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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생긴 레후?


꼭 인간만이 실장석의 생존을 위협하는것은 아니다.


실장석의 멍청한 지능과 날카로운 손톱하나없는 약해빠진 사지육신은 자연히 실장석을 약육강식의 섭리에서 최하층에 속하게 만들었고 학대파의 숫자를 아득히 압도하는 먹이를 구하려는 동물들의 노림을 받게 만든것이다.


사실 통계를 내보면, 인간이 죽이는 실장석보다 먹여 살리는 실장석이 더 많다.
음식물쓰레기를 대충버린다던가, 실장석이 집재료로 사용할수 있는 물품을 마구 방치한다던가.


인간사회에의 기생은 실장석이 살아남을 유일한 방법이라 해도 무방하다.
인간사회와 단절되어 살아가는 산실장이란것도 있지만 성공적으로 정착한경우는 드물었다.


오늘도 이곳 공원에서 먹이사슬의 최하위를 노리는 습격으로 인한 비명이 울려퍼지고 있었다.


"데갸아아아아아!"


커다란 말벌들이 실장일가의 골판지하우스를 습격해온것이다.


습격해오는 독침에 맞서 친실장은 뭉툭한 손발을 휘둘러보지만 벌떼들에게 있어선 없는거나 다름없는 저항이다.


"데갸아아아아! 데갸아아아아아!"


말벌들의 독침을 온몸에 골고루 맞은 친실장은 몸의 이곳저곳이 독으로 부어올라 한쪽눈도 부풀어 오른 눈두덩으로 가려져 보이지 않는 처참한 몰골이었다.


팔다리를 휘두르고는 있지만 패닉에 빠져 살기위해 되는데로 몸부림치는 덧없는 몸짓이다.


자실장은 호우와도 같은 독침세례에 벌써 떡이되어서는 파랗게 질린 얼굴로 죽어버렸다.


"레후?"


골판지 하우스에 기어들어간 말벌들은 어렵잖게 목표물을 찾아냈다.
친실장이 겨울을 대비해 가을동안 살찌운 통통한 구더기들이었다.
멍청한 얼굴로 이쪽을 쳐다보는 구더기들을 움켜쥐고 말벌들은 다시 날아올랐다.


"날개가 생긴 레후!"


"이것은 새로운 프니프니인 레후?"


구더기를 움켜쥔 말벌의 다리가 복부를 조여들자 구더기들이 멍청한 소리를 했다.


노획물을 챙겨든 말벌들은 골판지하우스를 나와 계속해서 비명을 지르고있는 친실장을 지나쳐 둥지로 향했다.


"그런데 어디로 가는 레후?"


구더기들은 멍청한 얼굴로 말벌들에게 그렇게 물었다.
둥지에 돌아온 말벌들은 기다리고 있던 애벌레들에게 구더기를 던져주었다.


"친구가 잔뜩 있는 레후!"


비슷한 실루엣의 애벌레들을 친구라고 착각한 구더기들은 신이서 레후레후 울고 꼬리를 휘두르며 애벌레에게 다가갔다.


애벌레들도 구더기들에게 다가갔다.


"레후웅~"


구더기들이 꼬리를 흔들며 새 친구들에게 인사를 건냈을 때였다.
애벌레들이 구더기실장따위는 가볍게 씹어버릴수 있는 턱으로 구더기들을 물어뜯었다.


"레뺫!?"


살이 뭉터기로 없어진 구더기가 공포와 아픔의 비명을 질렀다.


"친구가 아닌 레후!"


"집에 돌아가는 레후."


"마마가 없는 레후..."


"왜 없는 레후?"


"날개가 사라진 레후!"


깜짝놀란 구더기들은 우왕좌왕하면서 집으로 돌려달라고 레후레후 울었지만 상대는 말벌떼, 자비따위는 당연히 없고 그저 눈앞의 통통하게 살찐 구더기들로 애벌레들의 배를 채울 생각뿐이다.


"레햐아아아아~"


애벌레들에게 물어 뜯기는 구더기들의 비명이 연달아 터졌다.


"저리 가는 레후! 구더기의 주먹맛을 보고싶은 레후?"


간혹 저항하는 구더기들도 있었지만 그럴때는 지켜보던 말벌들이 나서서 제압했다.
적록의 눈물과 체액이 벌집에 흥건해질무렵 애벌레들의 식사도 끝났다.
말벌들은 잡풀따위로 벌집을 닦아 청소한 후 다시 새로운 사냥감을 찾아 날아올랐다.


-끝

댓글 9개:

  1. 친구가 많은 레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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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씹지도 않았는데 그대로 애벌레한테 먹히다니 우지챠는 구더기보다 못 한 존재인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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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구더기의 주먹맛ㅋㅋㅋㄱ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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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구더기의 주먹맛이 여기서 나온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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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레후 배가 너무 아픈 레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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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애벌레:맛없지만 참아야한다,
    벌한테 찍히면 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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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식사가 된다는 것에 감사해야 하는 레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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