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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더기 융단


어쩌다 이런일이 일어난 걸까.

확실히 어젯밤 귀가할때엔 아무것도 없었을텐데 지금 나의 발밑에는
현관부터 복도까지 대량의 구더기 실장들이 넘치고 있다.

기분나쁘다. 그냥 본다해도 불쾌한 실장석인데 하물며 내가 제일 싫어하는
구더기 실장들이 복도를 가득 메우고 있는건 무슨 일인가?


나중에 따지기 위한 물증을 삼기위해 디카로 그 광경을 우선 촬영한후
어찌해야할지 몸둘바를 모르고 있었다.

덕분에 상쾌한 아침이 엉망이 되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이쪽의 존재를 눈치챘는지 놈들이 일제히 내 발밑에 모여 배를 위로 향하게 뒤집으며
레후, 레후 하며 울음소리를 지껄이는 것이다

이것이 소문으로 듣던 프니프니인가 하는 그건가

복도는 이미 녀석들이 빼곡히 기어다니며 배설물 흔적을 남겨 희미하게 구더기 실장의 냄새가 감돌고 있다.
할말을 잃고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지들이 무시되고 있는줄 알았는지 구더기들이 갑자기 흥분하기 시작했다.
울음소리의 소리가 높아지고 돌기같은 작은 팔다리를 아둥바둥 격렬하게 흔든다.
실장 링갈을 사용해 보니 [빨리 우지챠를 프니프니하는 레후!] 라고 번역되어 온다.

어..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처리를 하려고 해도 공교롭게도 실장 코로리 스프레이는 그제 침입을 시도하던 실장 일가를 죽이는데 다 사용해 버렸던 것이다.

이러고 있던 사이에도 울음소리는 점점 시끄러움을 더해 가고 있어 인내에 한계가 오고 있었다.

복도는 공공 장소인 관계로 그냥 밟아서 죽일수는 없다
게다가 이런 때에 옆집의 이웃들은 전혀 일어나지 않은 상태인것 같다

잠깐? 구더기 실장은 급격한 변화에 매우 약하다고 이전에 들은적이 있다.

그렇다면....

결심한 나는 욕실로 향해 온수를 틀었다.
온수의 온도를 맨 끝까지 올려서 양동이에 물을 받는다.
그리고 그것을 구더기들이 바글대는 복도에 여러번 나뉘어 뿌렸다.

[[[[[레뺘아아아아아앗!]]]]]]

수많은 단말마와 함께 구더기 실장들이 밀려나 간다
후미 부근은 물 온도가 내려가 죽지 않은 놈도 있는것 같은데
대부분의 구더기들이 급격한 뜨거움에 스스로 위석을 자괴하여 절명했다.

또한 똥자국 따위의 얼룩도 물 덕분인지 깨끗해졌다.

휴 드디어 평화로운 휴일 아침을 되찾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아침을 먹을까 했더니 곧 프리큐어5가 시작할 시간이다
무엇보다 이 청소에 시간을 뺏긴것이 조금 우울했다.




다음날 나는 이번 일을 촬영한 디카를 가지고 아파트 관리인에게 알렸다.
관리인은 즉시 경찰에 신고를 했다.
또한 이 이상한 구더기들의 대량 발생은 근처에서도 소문이 나서 펴져 나갔다.

며칠후 복도에 대량의 구더기들을 뿌린 용의자가 잡혔다고 한다.
범인은 위층에 살고있던 젊은 남자.

사건 이틀전, 이 아파트에서는 애완동물의 사육이 금지인데 파충류를 사육하던것이 발각되어
경고를 받고 처분할것을 권고받아 아래층 인간의 밀고 때문이라고 생각해 분풀이로 먹이용 구더기를 대량으로 사서 복도에 뿌린 것이라고.

범행이 발각된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구더기들을 아주 대량으로 구매한 것이 계기였다

펫샵의 주인이 초대량의 심상치 않은 양을 한 남자가 사 갔다는 것을 기억한 것이다.
소문을 듣고 펫샵 점주가 관리인이게 연락하고 그날 관리인이 위층 남자에게 가서 추궁했더니 시원스럽게 인정했다고 한다

키우던 파충류가 발각된 이유도 먹이로 주던 구더기 실장을 학대하며 가지고 놀아 구더기의 울음 소리가 시끄러워서 옆방 사람이 관리자에게 신고한 것이라 자업자득 이었으나 뭘 착각한건지 아래층 사람을 의심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건으로 남자는 방을 강제 퇴거 처분받고 그 주 내에 쫒겨나듯 아파트에서사라졌다.

실장석에 깊이 관여한 사람은 불행해진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하면 그 역시도 실장석에 매료됬던 사람중 하나가 아닌가 한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좋다. 그런 구더기 융단은 두번다시 용서할 생각 없으니까 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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