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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에 소원을

공원의 나무 한 그루. 그 뿌리 틈에 있는 구멍 속에 엄지와 구더기 실장이 살고 있다.

그 둘의 마마는 어느 아침 먹이를 찾으러 나갔다가 그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며칠을 기다리던 두 마리는 마마가 다시는 안 돌아올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원래 살던 골판지하우스를 떠나, 친실장이 비상용으로 만든 지금 자리로 옮겨 살고 있는 것이다.

엄지는 마마 대신 먹이를 찾으러 다니며, 예전보다 구더기 실장을 더 아꼈다. 또 자신들을 괴롭히는 동족이 나타나면 결사의 공격으로 물리쳤다. 두 마리는 힘들지만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엄지는 여러날 마음 고생을 해서인지 어느 날 갑자기 쓰러져 버렸다.

"언니야, 괜찮은 레후? 할짝할짝 하면 바로 낫는 레후!"

구더기 실장은 고열에 시달리는 엄지의 이마를 핥았다.

"레치, 레치, 레치..."

하지만 엄지는 괴로와 할 뿐, 전혀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언니야가 다시 건강해지는 레후?"

구더기 실장은 고민했다. 그리고 전에 친실장이 말했던 것을 떠올렸다.


<레치, 예쁜 레치. 별님들 많이 날아다니는 레치>
<예쁜 레후♪>
<저건 별똥별인 데스. 인간들 사이에서는 별똥이 지나가기 전에 소원을 빌면 그게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는 데스>
<레치! 그럼 와타치들도 소원을 비는 레치!>
<하는 레후ー!>
<우리는 실장석이니 아마 안될 것인 데스. 그래도 옛날 내가 인간에게 사육될 때에, 실장석의 소중한 돌에 빌면 이룰 수 없는 일이 없다고 들은 적이 있는 데스>
<그럼 지금부터 비는 레치>
<구더기짱도 비는 레후>
<지금은 안 되는 데스. 그 소원은 자신의 목숨을 바쳐야만 이루어진다고 했던 데스. 정말 필요한 때만 비는 데슷!>





"...미마를 위해서는 빌지 못했던 레후. 하지만 언니야까지 죽게 하진 않는 레후!"

구더기 실장은 각오를 정하고 언니가 낫길 빌었다.
·
·
·
계속 빌었다.
·
·
·
?




이윽고 구더기 실장은 자신의 몸에 생긴 이변을 깨달았다. 코에서 실 같은 게 나와 엄지를 감싸는 것이다.

"!!!"

구더기 실장은 외쳤다...지만 목소리가 왜인지 안 나왔다. 엄지는 누에고치 형태로 여러 가닥의 실이 구더기 실장의 코와 연결된 상태.

두근-두근-

구더기 실장은 자신의 몸 속의 무엇이 실을 타고 언니의 몸으로 흐르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시간의 경과와 함께 무언가가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알아차린 레후...
목숨을 바꿔서 언니야가 건강해지는 레후...
그래도 좋은 레후...
언니야...
구더기짱은 이제 끝난 레후...
언니야...
구더기짱은 지금까지 정말 즐거웠던 레후...
언니야...
지금까지 감사했던 레...)

구더기 실장의 의식은 거기서 끊겼다.

잠시 후 엄지는 눈을 떴다. 그럭저럭 나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구더기짱은 어떻게 됐나? 하고 옆으로 눈을 돌렸다. 거기에는 바짝 마른 구더기 실장이 있었다. 탁한 흰색의 눈을 하고, 외모는 참혹 그 자체였다. 하지만 구더기 실장의 얼굴은 왠지 편안해 보였다.

"구더기짱? 구더기짜------------앙!!"

엄지는 울었다. 계속 울었다. 목이 쉬도록 울었다. 눈물이 마르도록 울었다.

울며 매달리다 겨우 침착을 찾은 엄지는 자신의 발밑에 있는 고치였던 것을 봤다. 그리고 엄지는 깨달았다. 구더기 실장이 과거 마마에게 들었던 것을 자기 목숨을 담보로 수행했었다는 것을.

엄지는 구더기 실장의 시체를 밖으로 나르고, 그 근처에 구멍을 파서 구더기 실장을 묻었다.

"구더기짱, 와타치는 구더기 짱에게서 받은 이 목숨을 소중히 하는 레치.
와타치는 구더기짱의 몫까지 행복하게 되는 레치.
언젠가 구더기짱을 낳아서 다 행복하게 레치.
그러니 구더기짱, 마마와 함께 천국에서 와타치를 지켜보는 레치."

엄지는 어두운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거기에 한가닥 별똥별이 흘렀다.




"으-! 부장놈! 도대체 술을 얼마를 쳐먹이는 거냐. 싸겠다, 싸겠어..어, 마침 좋은 나무를 발견. 여기서 쌀까나?"

찍!
"레퍄앗!"
"?뭔가 밟았나? 이쯤에서 쌀까? 나와라...나와라..."
·
·
·
"후-. 시원하다, 빨리 집에 돌아갈까나."

거기에 다시 한줄기의 별똥별이 흘렀다.

-끝

댓글 1개:

  1. 실장석의 아름다운 스토리따위 지나가는 개미만큼이나 부질없는레치 레프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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