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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 실장



인근 자판기에 쥬스를 사러 나가자...
익숙한 형태를 한 하나의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그 녀석의 모습은 뭔가.. 언제나 보는 모습과는 달랐다.
주스자판기 투출구에 상반신을 쳐박아 놓고, 엉덩이만 밖으로 내밀고 있었던 것이다.

"뭐야 이건?"

내가 그렇게 말하며 가까워지는 순간, 엉덩이실장이 데스데스하며 떠들기 시작한다.

"우와! 뭐냐 너 살아 있었냐?"

데데스! 데스! 하면서 어쩐지 우쭐거리는 똥벌레...
당연인 데스! 라고 말하는 것인가..?
다음 데스데스라는 말은 어쩐지 필사적으로 구조를 호소하는 듯한 엉덩이실장.
분명 끼여서 나올수 없기 때문에 구조를 바라는 것이겠지.
이런 곳에 끼어서 용케 무사한걸 보면, 이 상황도 자업자득인걸까.
그럼에도 잘난 채를 하는 것이 똥벌레다.
나는 우선 다리를 당겨 보았다.

"데갸아아아아!!"

그러자 바로 비명지르는 엉덩이실장.
분명히 머리가 걸려 빠지지 않는듯 하다.

"흠 어떻게 된거지.."

머리가 걸려서 빠지지 않는다면 반대로 밀어 볼까.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조용히 자판기에 동전을 투입하여 캔 주스를 하나 산다.
그러자 탕 하는 소리와 함께, 주스가 떨어져..

"데굣!"

엉덩이실장의 머리를 직격한다.
흠.. 어쩐지 재밌는데?
나는 계속 동전을 투입해 미니 사이즈의 캔이나, 롱 사이즈에 지름이 넓은 캔 등을 연달아 사보았다.

"데뎃!"
"데갸아!"
"데교아!!"
"데챠아아!"

둔탁한 소리가 계속되는 것을 보니, 실장석의 정수리를 연거푸 강타하고 있는 것 같다.
축 늘어져 잇던 다리가 실룩실룩거리며 경련하더니, 바지에 푸짐하게 탈분해버렸다.
하지만 엉덩이실장은 빠질 기색도 없다.

"흐음.. 생각보다 어려운데.."
"데이... 데데스, 데스우~"

병약한 목소리로 뭔가를 호소하는 엉덩이실장.
빨리 구조해달라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멈춰 달라고 하는 것인지.
하지만 그런건 단번에 무시하자.
나는 다시 동전을 투입한다.
그리고 주스를 구입.
그리고 이번에는 조금 큰 소리가 울려 펴졌다, 라고 생각하자..

"데핏!"

엉덩이실장의 단말마가 들렸다고 생각되는 순간 몸이 경직한다.
곧 투출구에서 몸이 툴썩하고 떨어지지만, 거기에는 머리가 없다.
엉덩이실장의 몸뚱이가 빠지자 구입한 주스가 우르르 쏟아져 나온다.
나는 엉덩이실장의 으깨진 머리 체액 투성이가 되버린 캔 주스를 한 개씩 집어올렸고, 마지막으로 1.5L 페트병을 꺼냈다.

그 페트병에는 엉덩이실장의 눈과 함께 부서진 위석 파편이 달라 붙어 있었다.


-끝


댓글 2개:

  1. 도둑질하려는 똥벌레에게 어울리는 최후인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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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닌겐상 너무 상냥한 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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