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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역의 실장석 -3-

역의 화장실은 정말로 최고의 환경이라고는 말하기 힘들다.
그래도, 궁지에 몰린 인간에게 있어,
그곳은 그야말로 최후의 구원의 장소인 것이다.
아침의 바쁜 시간은 특히, 이 타일이 깔린 공간에는 사람이 몰리고 줄을 선다.

그런 곳에 실장석이 섞여들어와 봐야, 상냥하게 대해줄 여유가 있는 사람이 있을 턱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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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駅舎)의 실장석 (3/5)
  ~ 화장실의 실장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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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뎃데로케-...뎃데로게-...]

양쪽 눈 전부 빨갛게 된 실장석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체구는 크다고 말하기 힘들지만, 못보고 넘길 정도로 작지도 않다.
그런 실장석이 빤스를 벗어 한손에 들고 비척비척 서성거리고 있다.

제법 줄을 기다려서, 드디어 변소칸의 문이 보이기 시작해서야 비로소 나는
화장실 안의 상황을 눈치챘다.

어디서 흘러들어왔을까
아니면 역에 교묘하게 눌러앉은 개체일까
그야말로 출산이 임박한 그 실장석은,
물이 고인 곳을 찾아서 남자 화장실 안을 방황하고 있다.

문이 열린다.

선객이 나온 변소칸에 '살았다'라고 말하는 듯한 얼굴로 달려들어가는 실장석

그러나 인간의 보폭 쪽이 훨씬 길다.
줄의 선두에 있던 남자가 실장석을 앞질러서, 변소칸의 문을 닫는다.
문 앞에서 돌처럼 굳는 실장석.

더러운 역의 화장실에서 어쩔 수 없이 일을 보려고 줄을 서고 있는 것이다.
실장석 따위에서 순서를 양보해줄 기분일 리가 없고,
만에 하나 양보라도 했다가는 뒤에 줄을 선 전원에게 걷어차일 것이다.

다시 방황하기 시작하는 실장석

[뎃데로게-...뎃데로게-...]

실장석의 눈은 점점 빨갛게 물들고 있다.

다시 문이 열린다.
실장석이 다가간다.
인간에게 추월당한다.
그 자리에 굳어 못박힌다.

3번 정도 반복한 후, 드디어 실장석의 정신에도 금이 간 모양이다.

[데에에에엣스!  데갸아아아아앗스!]

줄 선 사람들 향해 위협을 시작한다.
이게 평소의 실장석이었다면 투분이라도 했을 테지만, 조금이라도 배에 힘을 줄 수가 없는 출산석.
한계가 가까운 남자들에게 있어서는 생각을 딴 데로 돌리게 하는 딱 좋은 소재에 불과하다.

빨간 눈물을 닦으려고도 하지 않고, 손을 바닥에 대고 위협을 계속하는 실장석.

그것을 냉랭하게 바라보는 줄 선 남자들.

변소칸의 문이 열린다.

엎드린 자세에서 튀어나가는 실장석.
그리고 무정하게도 추월당하는 똑같은 전개.

그러나, 이번엔 실장석도 포기하지 않았다.
이를 악물고, 빨간 눈을 크게 뜨고,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문에 달라붙는다.
무른 손으로 문을 퍽퍽 두둘기며, 비명을 지르며, 몸통박치기를 먹인다.
그래도 열리지 않는 문앞에 주저앉는다.

그리고 드디어, 라고 해야하나 간신히, 라고 해야하나.

문과 바닥 사이에 빈틈이 있는 것을 실장석이 알아챈 듯하다.

빈틈으로 옅보는 실장석.
분명히 별로 보고싶지 않은 광경이 보일 터이지만, 아마도 실장석의 눈에는 물웅덩이 밖에 보이지 않았던 걸까.

[데뎃스-웅♪]

환희의 소리와 함께 실장석은 그 빈틈에 머리를 밀어 넣는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변소칸에 있는 사람에게는 뒷쪽이라 마침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소리도 변소칸 안에서 들릴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
들어가 버리면 어떻게든 될거라고 생각한 건지, 실장석은 기어서 변소칸 안으로의 침입을 시도한다.

어느새 줄의 맨 앞에 와있는 나는, 그야말로 특등석에서 이 무모한 돌진을 지켜보게 되었다.

아무리 실장이 체구가 작다고 해도, 문의 빈틈은 그정도 큰 것이 아니다.
게다가 배가 엄청 부풀어오른 출산석이 지나갈 수 있는 레벨이 아니다.

그러나, 침입하는 걸 최우선사항으로 결정해버린 실장석에게 이론은 통하지 않는다.
맹렬히 뒷발을 움직여, 조금씩, 조금씩 몸을 빈틈에 밀어 넣어 간다.

부풀어 오른 배가 눌려서 찌부러져,
그리고 마침내 빈틈으로 보이는 짧은 다리 사이에서

찰팍

하고 물기있는 소리가 들린다.

바닥을 기느라 배를 눌러 흩는 바람에 출산석의 가랑이에서, 점액에 둘러싸인 녹색 덩어리가 굴러나온다.

찰팍    찰팍    찰팍    찰팍

구더기 실장들이 점막과 점액에 둘러싸인 채로 한덩어리가 되어 바닥에 고여 간다.
친실장이 점막을 핥아서 떼는 것은 호흡을 확보하기 위해.
친실장이 물이 있는 곳을 확보하는 것은 점막을 떼기 쉽게 해서 미숙아를 줄이기 위해.

마지막 구더기 실장이 점액 안에서 움직임을 멈춘 뒤,
친실장의 몸은 드디어 변소칸에 완전히 들어갔다.
그리고

[우, 우왁, 뭐야 이녀석! 오지마!]

잠시 소란스러운 시간 후에, 변소칸에 있던 사람이 물을 흘리는 소리와 함께 문을 열로 뛰쳐나왔다.
아직 허리띠도 조이지 않았지만, 본인은 그럴 때가 아니다.
손을 씻지도 않고 화장실에서 나간다.

나는 열린 문 안을 들여다 본다.

후들후들 일어 선 실장석은,
마치 똥싸는 것처럼 변기 안에 허리를 낮추고 있다.
그리고 감개무량해 하면서 다리를 벌리고 나서야, 눈치챈 모양이다.
배가 갑자기 홀쭉해진 것을.
토닥토닥 배를 친다.

[데에?]

머리를 기울인다.

[♪ 뎃데로게-   뎃데로게-]

태교의 노래를 불러 본다.

[데------ㅅ스  데------ㅅ스]

힘주어 본다.

물론 뱃속에는 아무도 없다.

[데에]

영문을 알 수 없는 상황에, 일단 주위를 둘러보는 실장석.
그리고 열린채로 있던 문의 밖에 낳아 버려진 대량의 구더기 실장을 발견했다.

[데?]

실장석이 굳는다.
적색과 녹색의 눈이 크게 떠진다.

뭔가 필사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듯 하지만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데 데 데]

옆 칸의 문이 열린다.
나는 교대하듯이 그 칸에 들어가 문을 잠근다.

[데갸--------------------!!!]

옆칸에서 들리는 절망의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마침내 한숨 돌리는 데 성공했다.



-끝

댓글 5개:

  1. 데프프프.. 멍청한 자실장인 데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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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래도 줄서서 기다릴줄 알다니 대단한 실장인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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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셀프 구제를 하다니 멍청하지만 괜찮은 놈인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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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역 직원들은 뭐하길래 분충들 돌아다니는거 방치하는 데스? 짤려도 할 말이 없는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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