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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 (벚꽃)


친구에게서 실장석을 떠맡았다.
생후 반년이나 되는 기간동안, 철저하게 학대 받으며 자란 그녀는, 나에게 대해서도 심하게 겁을 내는 탓에 조수석에서 웅크리고는 내 안색을 살피며 쭈뼛쭈뼛하고 아첨하는 소리를 내 온다.

[무서워하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너를 구해주려고 데려온 거니까.]


놀라지 않게 하기 위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조용하게 말을 걸며 살짝 웃어 주었다.



집에 도착하여, 그녀를 방으로 안내한다.
낯선 광경에 불안해하며 주위를 둘러보는 실장석.
새삼스럽게 그 모습을 바라보니, 온 몸엔 멍과 상처.
머리털은 너덜너덜하게 쪼그라들고, 작은 녹색 옷과 신체는 피나 토사물이나 배설물로 얼룩이 져 있다.
아마도 지옥과 같은 나날을 보냈을 것이다.

[... 일단은 목욕으로 개운하게 해줄까.]

방에 들어가서도 나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실장석에게 조용히 밝은 목소리로 말을 걸어 본다.
말을 걸 때마다 움찔 하고 몸을 떠는 실장석. 이쪽을 올려보고는, [데 스 -...?] 하고 가는 목소리를 낸다.
무리도 아니다. 갑자기 나타난 타인을 신용하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무릎을 굽히고 그녀의 눈을 바라보면서, 천천히 약속하듯이 말한다.

[괜찮아. 나는 절대로 너를 학대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조금이라도 너의 마음과 몸의 상처가 낫도록 성심껏 노력할께.
 신뢰받도록 노력할 테니까, 에~ 그게, 그... 잘 부탁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그녀에게 꾸벅하고 고개를 숙였다.

[데, 데스우-.]

그녀는 고개를 숙이더니, 잠시 있다가 얼굴을 든다.

망설이면서도 다가와서, 그리고 내 옷 소매를 조그만 손으로 붙든다.


옷을 벗기셔 세탁기에 넣고는 욕실에서 그녀를 씻기기로 했다.
물소리나 증기를 보는 것 만으로도, 불안해져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그녀가 안심할 수 있도록 나도 함께 목욕하기로 했다.
귀금속이나, 벨트, 안경을 벗고는 욕실에 들어가, 옷을 입은 채로 샤워를 해 보인다.

[봐봐, 따뜻하고 기분 좋아.]

웃으면서 이리 오라고 손짓을 하니, 천천히 멈칫멈칫하며 다가 온다.
왠지 걷는 모습이 정상적이질 않다. 미지근한 물을 뿌리며 다리를 보니, 이동을 제한하기 위해서인지, 인대를 자르고는 재생하지 못하도록 태운 흔적이 있다.
실장석은 재생력이 엄청난 생물이다.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이 상처도 나을 것이다.

신체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가능한한 상처나 멍을 건드려서 아파하지 않도록 바디샴푸로 씻겨간다.
아직 긴장하고 있는 모양이라 몸이 조금 굳어 있다.
욕조에 물을 얕게 -그녀가 빠지지 않도록- 채운다.
이번에도 내가 먼저 들어가서 이리 오라고 손짓을 한다.
이번엔 고분고분하게 내 손에 뛰어들어 온다. 안아올려서 욕조에 살며시 내려놓는다.

[옷을 입은 채로 목욕하다니 뭔가 이상한 기분이네.]

나는 탕 속에 쪼그려 앉으면서 웃었다.

[데 스우-.]

끄덕이는 그녀.

[너, 내 말을 알아 듣는 모양이구나. 똑똑한 실장석이네.]

따뜻한 목욕물에 뺨을 빨갛게 물들이고 있는 그녀는 마치 부끄러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날부터 그녀와 나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나는 그녀의 마음과 몸의 상처가 충분히 나을 수 있게 시간이 되는 한 정성껏 노력했다.
그녀도 내 성의를 이해한 모양인지, 점점 마음을 열고, 조금씩 응석부리게 되었다.

말을 이해하는 지능이 있고 상대의 기분을 알아채는 상당히 똑똑한 개체인 모양이다.
화장실이나 식사교육은 되어있지 않아서, 이런 건 천천히 처음부터 하나하나 가르쳐 간다.
틀리면, 말로 혼내되, 될 때까지 지켜본다.
잘 했을 때는 칭찬한다. 결코 먹이 따위의 포상은 하지 않는다. 단지 칭찬만 한다.
실장석은 먹이로 훈육하면 기억을 잘 하지만, 그래서는 가축에게 재주를 가르치는 것이나 다름없어진다.
나는 교육을 통해서 그녀에게 존엄과 자존심을 가르쳐주고 싶었다.

그녀는 너무나 잘 배웠고, 항상 열심이었기에 별로 고생은 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녀는 내가 칭찬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모양이었다.
그녀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그것은...


[뎃스! 데스데스우~.]

그녀가 침대 위에 누워있는 나를 흔든다. 잠이 덜 깨어 안경을 걸치고 시계를 보니 바늘은 정각 8시를 가리키고 있다.

[안녕. 오늘도 날씨가 좋으네.]

[데스우~!]

그녀는 기쁜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오늘은 휴일이지만 평소와 마찬가지 시각에 깨우라고 말해 두었다.
약속한 대로 꽃구경 갈 준비를 하기 위해서다.

그녀가 내 집에 오고서 반년, 아마 만으로 한살이 되었을 것이다.
오늘을 생일로 하고, 그 날에는 꽃구경을 하자고 예전부터 약속해 두었다.

오늘은 특별한 날.
그녀는 이 날을 너무나 기대하고 있어서 어제는 잠들기 힘들 정도였다.
도시락을 만들고 있자니, 흥분한 그녀가 그림책을 들고 달리고 있다.
그림책을 펼치고, 엹게 색칠된 벚꽃을 나에게 보여주면서,

[데 뎃스! 데스데스우~!]

하고 야단법썩이다. 그녀는 아직 진짜 벚나무를 본 적이 없다.

[그래그래. 알았다. 그래도 진짜 벚꽃은... 훨~씬, 대단하다구.]

[뎃스우-----!!!!]

흥분한 나머지 뒹굴고 있다.

나는 웃으면서 주먹밥을 만든다.



도시락을 잔뜩 만들고서 나는 그녀와 밖으로 나갔다.
봄의 햇살이 기분 좋다. 얇게 입어도 조금 걸으면 땀이 날 정도의 날씨였다.
다리의 상처도 완전히 나아서 맘껏 뛰어다니는 그녀는, 기쁜 듯이 내 앞을 달리다가 서투르게 깡총거리며 재미나게 걷거나 한다.

앞을 가리키며,

[데스 데슷!]

[저건 우체통이라고, 편지를 전달해 준단다.]

평소에도 이렇게 그녀가 손으로 가리키면 내가 설명한다.
호기심이 왕성한 그녀는 이걸 좋아한다.
하늘을 가리켜 양손을 파닥파닥해 보인다

[데스우~!]

[저건, 새란다. 참새일까나? 작고 귀여운 새네.]

개를 가리키며 네 발로 엎드려서

[데슷! 데스데스!]

[하하하, 흉내를 잘 내는 걸. 저건, 개...]

갑자기 멈춰서서, 조용히 내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그녀.

[무슨일이야?]

나도 멈춰서서는 쪼그리고 앉아서 얼굴을 들여다 본다.
그리고 적색과 녹색의 눈이 촉촉해진 것을 보고서 놀란다. 말을 걸려고 하자

[뎃스!]

그녀는 얼굴을 돌리고는, 다음에 가리킬 대상을 찾은 듯이, 힘차게 저쪽으로 달려간다.

[...데스우-...]



공원에 도착한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시야 한쪽 면에 펼쳐지는 만개한 벚꽃이었다.
가볍게 바람이 불자, 벚꽃잎이 마치 눈송이처럼 흩날린다.
그녀는 그 광경을 보고서는, 단지 멈춰서 있을 뿐이었다.

[예쁘네.]

[...데스우.]

우리들은 말 수가 적어진다.
여기서는 그녀의 표정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뒷모습이 조금 떨리고 있는 것이 보인다.
마침내 그녀는 쪼그려 앉아서 벚꽃잎을 줍기 시작한다.
그리고 내게로 달려와, 조그만 양손에 가득히 꽃잎을 담고 내게로 들어 올린다.

[응? ... 나한테 주는거니?]

[데 뎃스! 데스데스! 뎃데!] 크게 고개를 옆으로 젖고는 뭔가 열심히 울음소리를 낸다.

[아아, 그거구나.]

[뎃스!] 끄덕인다.

[얼른, 도시락을 먹을까.]

[데!?]

비교적 조용한 장소를 찾아서 돗자리와 도시락을 펼치고는, 조금 이른 점심겸 조촐한 잔치를 시작하기로 했다.
어째서인지 불만이었던 그녀도, 평소보다 화려한 요리를 보고, 기쁜 비명을 지른다.
양손을 마주치고는

[잘먹겠습니다.]

[데스.]

나는 캔맥주를 비우며, 벚꽃과, 즐거운 듯이 먹고 마시고 즐기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다.


[데스! 뎃스~웅♪.]

문득 바라보니 들실장석이 3 마리 다가와 있었다.
아첨하는 소리를 내며, 시선은 도시락에 못박혀 있다.

[여유있게 만들지 않아서, 미안한데 나누어 줄 건 없다.]

나는 그리 말하지만, 그 3 마리는 이해하지 못한 듯 내 다리에 뺨을 비비고, 도시락에 손을 대려 한다.
나와 그녀는 당황해서 말린다.
해꼬지를 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아챘는지, 애교부리던 소리가 단숨에 항의하는 듯한 거친 울음소리로 바뀐다.
그리고 나를 때리고 잡아당기기 시작한다. 옷이 더럽혀지고 들실장 특유의 불쾌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뎃스우----!!]

그녀가 화낸다. 큰 소리로 그 들실장석들을 위협한다. 그리고 덤벼든다.
들실장들과 그녀가 싸우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는, 역시나 느긋하게 있을 수는 없었다.
그 3 마리를 붙잡아서 [이놈들!] 하고 큰 소리로 혼낸다.
놀란 들실장석들은 즉시 아첨하는 몸짓과 비굴한 울음소리를 낸다.


[얼른 가버려.] 하고 놓아주니 세 마리는 황급히 도망가고, 멀리서 이쪽에 대고 화난 소리를 지르지만,
결국은 다른 자리에 가서 아첨하며 끼어든다.
그녀는 흥분한 탓에 거칠게 숨을 쉬며 어께를 떨며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다.
평소의 얌전하고 겁많은 그녀의 모습에서는 상상도 못할 만큼 용맹스런 모습이었다.

[나를 도우려고 애썼구나. 고마워.]

그렇게 말하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그녀는 내 품에 뛰어들어, 달라 붙는다.
나는 그녀가 정말로 착한 아이로 자라, 나를 잘 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석양 속에서, 나는 그녀를 무등 태운채 귀가길을 걷는다.
강변의 수면이 하늘빛을 반사해서 오렌지 빛으로 빛난다.

[데 뎃스 데~ 데 데, 데스 데~스우~♪.]

그녀가 갑자기 가락이 안맞는 음정으로 노래하기 시작했다.

언제나 들어온 노래인 탓에 나는 어떤 곡인지 금방 알아챘다.

[*엉덩이를 내민 아이 일등상~?] (* 역주: TV 만화영화 주제가)

[뎃스!]

머리 위로 양손을 들고 팔딱팔딱 흔드는 그녀.

[... 해질무렵 질무렵 내일또다시~ 내일 또~다~시~♪.]

[데스 데스, 데뎃스, 데~ 데~ 데~♪.]

[좋겠네 좋겠네
인간은 좋겠네
모두들 사이좋게 참방참방 목욕
따뜻한 이불속에 잠이 들겠네
나도 돌아갈래 집에 갈래
데굴데굴 굴러서
바이 바이 바이~♪.]

[데스 데스 데스우~♪.]


노래가 끝나고, 나와 그녀는 기분좋은 침묵을 즐기면서, 무들을 태운 채 집 근처까지 왔다.

[오늘은 즐거웠어?]

[데스우-...]

[집에 왔다, 자, 착지...]

그렇게 말하면서 어께에서 내려주려고 하자, 그녀는 그순간 내 뺨에 입을 댔다.
그리고 바닥에 뛰어내려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현관 앞으로 달려간다.
지금까지 그녀는 이런 애정표현을 한 적이 없었다. 게다가 수줍어하기까지 하고 있나.
나는 맘 속 감동을 자제하면서, 포커페이스로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현관문 자물쇠를 푼다.
그녀는 나를 지긋이 올려보고 있다.
나는 갑자기 그녀를 보고서, 씨익 하고 웃어준다.

[데, 뎃스!!?]

[하하하, 그렇게 당황할 것 까지야.]

현관 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쥔 그 순간, 내 머리에 충격을 느끼고, 나는 쓰러졌다.


[여아, 오랫만이야.]

뻔뻔스런 목소리에 나는 정신이 든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방 안에 쓰러져 있고, 손은 뒤로 돌려져서 묶여 있다.
목소리의 주인은, 그녀의 원래 주인이자, 내 친구, 그리고 철저하게 학대를 좋아하는 남자였다.

[내 것을, 돌려 받으러 왔다고. 이 도둑놈아.]

그의 발차기가 내 배에 박힌다. 나는 ㄱ 자로 구부려서 신음한다.

[데, 데데스---!!]

그녀는, 무사한 모양이다. 엎드린 내 몸을 흔든다.

[꽤나 길이 든 모양이네... 맘에 안드는 걸. 조금 답례를 해주어야 겠,네!]

얼굴에 충격이 달린다. 다음 순간, 얼굴 중심에 쓰거운 것이 치밀어 올라, 뚝, 뚝, 코피가 떨어진다.

그것을 보고, 그녀는 비명을 지른다. 그리고 그를 향해 위협하는 소리를 지른다.
그는 내 코피와 그녀를 보고, 꿈틀하고 눈썹을 찌푸리고 입을 다문다.

[나는 괜찮으니까 도망쳐!]

그래도 그녀는 움직이지 않는다. 손을 크게 벌리고, 떨면서 나를 감싸고 있다.

[호오, 짐승이 건방지게, 주인을 감싸는거냐.]

그는 히죽하고 웃는다.

[좋아, 네가 얌전히 나를 따라오면, 이 이상은 주인님에게 손을 대지 않으마. 알아듣겠냐?]

[데...]

움찔하고 그녀는 크게 떨더니, 그리고 지렸다. 그와 보낸 지옥같은 나날의 기억을 떠올린 것일까.

[그녀만은, 그만 둬. 데려가지 말아 줘!]

그는 아무말 없이 히죽히죽 웃고 있다.
그녀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간다.

[착한 아이다.]

그녀를 안아들고서, 그는 뒤돌아선다.

[자, 주인님에게 작별인사라도 해 두라고. 이제 두번 다시 살아서는 못 만날 테니까.]

[...데 ...데우! 데스! 데스! 데스!!] 부들부들 떨면서 그녀가 외친다.

[...기다리고 있어, 금방, 갈테니까. 반드시, 반드시 너를 구하러 갈테니까!]

나는 코피를 뿜으며, 울면서 절규한다.
그녀는 친구의 팔 안에서 울부짓으며 몇번이나 몇 번이나 끄덕인다.
친구는 아무말 없이 나를 힐끗 바라보더니, 그대로 난폭하게 문을 닫는다.
밖에서 차의 시동음이 들리고, 배기음은 마침내 멀어져셔, 사라졌다.
그녀석과 그녀는 가버리고 말았다...


나는 휘청휘청 일어서서, 욕실로 갔다. 그리고 묶인채로 서투르게 면도날을 손에 쥐었다.



다음날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제는 미안했다. 힘 조절은 했었는데. 코는 괜찮아?]

[아니, 상관없어. 상의한 대로였고, 덕분에 멋진 연출이 됐으니까.
 단지 너무 세게 묶어서 밧줄을 끊는데 고생했다. 그런데 그쪽 상황은 어때?]

[음. 참을 수 없을 만큼 좋아. 간당간당할 때까지 몰아 붙이고, 그 때마다 네 이름을 부르면 눈에 생기가 돌아온다.
 질까보냐 하고 이를 악물지. 희망을 가진 똑똑한 실장석, 씩씩해서 괴롭히는 맛이 있어. 정말 최고야.
 한동안은 이대로 느긋하게 즐겨주도록 하자.]

[오호, 불쌍하게도, 불쌍한 그 아이...
 내 애정이 얼마나 그녀의 마음을 지탱해주고 있는지, 맘껏 느끼라고.]

[아아, 네가 구하러 올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지. 진심으로 너를 신뢰하고 있나봐, 저녀석.]

어제까지 방에서 활기차게 뛰어다니던 그녀를 떠올린다, 나는 조금 숙연해진다. 이제 그녀가 자유롭게 뛰어노는 일은 없다.

[기특하구만. 정말로, 기쁜걸...]

[이봐, 언젠가 우리 집에 오라고. 네 입에서 진상을 들으면, 이녀석 어떤 얼굴을 할지. 보고싶지 않냐?]

[아니, 처음에 한 약속 대로, 나는 더 이상 만날 생각은 없어. 나는 그 아이에게 있어서 계속해서 희망으로 남고 싶어.]

[... 너란 녀석은 정말로 이상한 녀석이구만.]

[네가 어떻게 그녀를 학대하고 있는지. 그래도 그녀는 나를 생각해주고 있는지. 그걸 듣는 것 만으로 만족한다.
 나는 귀여운 실장석을 너무 좋아한다. 그리고 슬픈 실장석도 너무  좋아하지, 단지 그것 뿐이다.]

[이런, 애호파놈.]

수화기 너머로 서로의 웃음 소리가 울린다.

[그것보다 다음은 어떤 쪽으로 키워볼까?]

[그러게 말이야... 다음번 실장석은...]

다음번에 걸릴 가엾은 실장석을 기대하면 가슴이 뛴다.

[그러고 보니, 너, 그녀석에게 이름 붙여주지 않았었던데.]

나는 적당히 답하면서, 테이블 위에 시들은 벚꽃잎을 바라본다. 어제 본 벚꽃은, 정말 아름다웠었다.
그녀가 정말로 원했던 것...

[... 사쿠라(벚꽃)일까.]

[뭐?]

[네가, 사쿠라라는 이름을 지어 주라고.]

나는 히죽하고 웃으면서 말했다.

[분명히 좋은 목소리로 울거다.]





-끝


오늘은 졸려서 여기까지.

댓글 8개:

  1. 애호파인줄 알았는데... 또.. 똥닌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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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데뎃 애호파인 줄 알았던 닌겐상이 사실 학대파라는 전개는 이젠 너무 많이 우려먹힌 장르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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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애호파인줄 알았더니 학대파라는건 흔한 레파토리이지만,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엄청나게 아마아마해지는데스!
    훌륭한 스크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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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올렸다 떨구기의 모범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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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뜻한 목욕물에 뺨을 빨갛게 물들이고 있는 그녀는 마치 부끄러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개좆같네 진짜 지랄맞은 어휘만 골라서 처넣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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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녀는 그순간 내 뺨에 입을 댔다.]

      씨이바알....학대를 위한 올리기라는걸 알면서도 참을 수가 없네 ㅂㄷㅂ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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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마음속 감동'이 혹시 죽1여버리고 싶은 충동 자제하는걸 돌려말한건가 했는데 아무래도 맞는거같은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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