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데이 애프터 투모로우


[응......?]

한겨울의 저녁무렵.
소년은 학원에 가는 도중에 지름길로 가던 중, 실장석 친자에게 가로막혀 발걸음을 멈췄다.

[뎃스~웅♪ 뎃테-스  (실장쨩뎃스~웅♪ 와타치들을 키워주길 바라는뎃스~웅)]
[테치-!             (와타치들을 집으로 데려가는테치!)]
[텟치잉!            (추워서 죽는테치!)]
[레루~♪            (닌겐상, 배 푸니푸니해주길 바라는레후~)]


한눈에도 들실장이라고 알 수 있는 더러운 친실장이, 자실장 두 마리를 안아들고,
머리 위에는 구더기실장을 올리고, 먹이를 달라, 키워달라고 필사적으로 어필하기 시작했다.
봄에 태어나, 가을에 자를 낳은 친실장은, 겨울을 모른다.
친실장의 어미는 그 무서움을 알려주기 전에 동족에게 잡아먹혀서 죽었다.
그러나, 나날이 추위를 더하는 북풍에, 본능적으로 위기임을 안 친실장은,
어떻게든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 때 소문으로 들은 [사육실장]이 되는 것 외에는
살아남을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닌겐]이 공원을 지날 때마다, 아첨을 하고, 울면서 따라가고, 어떻게든 키워질려고 열심이었다.
그 때마다 거절당하고, 무시당하고, 때로는 걷어차여 쓰러졌다.
부탁할 상대를 고를 정도로 똑똑한 개체는 아니었지만, 결코 포기하는 일은 없었다.
모두 내 귀여운 자들을 위해서였다.

순박한 소년은 초라한 친자의 필사적인 모습을 동정했지만,
가족에게 폐를 끼치는 거라는 생각을 못할 정도로 어리지도 버릇없지도 않았다.

[......미안해, 우리 집에서는 키워줄수 없어]
[데스우우! 데에-ㅅ수    (부탁인데스! 하다못해 자들만이라도 부탁하는데에-ㅅ수!)]
[테테치이이!            (싫어테치이이이!)]
[테에엥! 테에에--엥!    (이제 똥 먹는 건 싫은테ㅔ치! 테에에--엥!)]
[레후~♪                (닌겐씨, 놀아주길 바라는레후~)]


말은 알아들을 수 없지만, 소년의 미안한 듯한 표정과 말투에서 냉혹한 현실을 깨달은 실장친자는,
일제히 데스데스테치테치 하고 울기 시작했다.
추위에 체온을 뺏기고, 제대로 먹이도 그하지 못해, 최근에는 자신들의 똥까지 먹으며 배고픔을 달래왔다.
따뜻했을 무렵에는 많은 인간이 공원에 왔었는데, 추워진 후부터는 지나가는 일마저 줄어들었다.
얼마 남지 않은 체력을 쥐어짜서 목숨을 구걸했는데도,
그것도 성과없이 끝났다.

남은 건 이제 죽는것 뿐이라고 생각하니 친실장은 자들에게 맛난 것 하나 제대로 먹여주지 못했던 것이 슬퍼서 울고, 공복을 견딜 수 없었던 자들은 어미의 팔에서 울어 제낀다.
울면 울수록 체력은 더욱 소비하지만, 친자의 울음은 소년이 그 자리를 떠나도 멈추지 않았다.
친의 두건 위에 있던 구더기만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쾌활한 소리를 내고 있다.

일어설 힘도 없어 데에데에 하고 적록의 눈물을 흘리며 웅크리고 있는 친의 팔 안에서, 자실장 두 마리가 떠나는 소년의 등에 대고 계속 외친다.

[(살려주테치! 살려주테치! 살려주테치! 살려주테치!)]

소년의 등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자, 자들은 더욱 큰 소리로 울어댄다.

[[테에-엥, 테에에--엥!!]]

쇠약해진 실장석이 이정도로 소란을 피우면 주위의 동족의 주위를 끌어, 최악의 경우에는 잡아먹힌다.
그러나 공원은 이 친자의 주위 이외에는, 완전한 정적에 싸여 있다. 죽음의 침묵이었다.
유례 없는 한파가, 이미 다른 실장석의 목숨을 빼았았던 것이다.


~ 수시간 후 ~


소년은 다시 공원을 방문했다.
밤이 깊어, 추위는 아까보다 훨씬 혹독해져 온도는 영하로 떨어졌다.
순박한 아이다운 정의감에서, 친자실장에 대한 죄악감을 느꼈다.
겨울에 들실장의 생활이 혹독하게 되는 것은 그의 책임이 아니었지만, 가능하다면 어떻게든 해주고 싶었다.

길이가 70 센치 정도나 되는 커다란 수조를 양손에 안고 있다.
이 수조는 예전에 열대어를 키울 때 사용하던 걸, 열대어가 죽고서는 버리는 데에도 돈이 들기 때문에 창고에 방치해둔 것이었다.
수압에 견딜 수 있을만큼 매우 튼튼하게 만들어져 들개나, 들실장정도의 힘으로는 끄떡도 하지 않는다.
이 크기와 무게에 비틀거리면서도 실장친자의 모습을 찾는다.

[.......데......]

쉰 듯한 목소리를 듣고 돌아보니, 수풀 속에 녹색 덩어리가 있었다.
친실장이 자 두 마리와 구더기를 양손에 끌어 안고 웅크리고 있다.
추위에 떨면서 눈으로 멍하게 소년을 보고 있다.

[아까는 미안. 이거 줄테니까, 어떻게든 힘내]

아마, 태어나 처음으로 들은 따뜻한 말일 것이었다.
그러나 추위에 떨고 있는 친자의 두건에 덮힌 귀에는 들리지 않았다.
휘몰아치는 북풍의, 죽음을 옮기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이제는 숨을 쉬는 것 만으로 힘들어서, 손발을 움직이는 것조차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공원의 구석에 있는 오두막이 소년의 눈에 들어왔다.
저 뒤라면 누구에게도 발견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오두막은 성장한 나무 사이에 파묻히듯이 지어져 있어, 일년에 몇 번 시의 직원이 열어보는 정도로만, 근처의 주민마저 대부분 존재를 잊어버리고 있다.
하물려 그 뒤쪽에서 뭔가 있는지 뒤지는 사람이 있을 턱이 없다.
공원의 전등 빛도 닿지 않는 장소에 수조를 놓고 이미 가사상태에 빠졌는지 반응이 없는 실장친자를 안아서 그 안에 담으려 했다.

[자 이리오렴........윽!]

실장 특유의 악취에 얼굴을 돌린다. 역시 집에 데리고 가지 않은 게 정답이었다.
소년은 실장친자를 반쯤 던지듯이 수조에 넣고는, 적은 용돈을 털어서 편의점에서 사온 몇 가지 물건을 그 안에 배치해 두었다.

실장푸드는 봉투를 열어서, 내용물을 흘리지 않도록 주의해서 수조 구석에 놓는다.
그리고 천연수 페트병은 뚜껑을 따서 다른 구석에 놓는다. 뚜껑은 버리지 않고 수조에 넣어둔다. 컵 대신으로 사용하라는 의도였다.
애호파가 하는 것에 비교하면 너무나 허술한 것이었지만, 소년은 할 수 있는 만큼 한 것이다.
실제, 들실장에게 있어서는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것이다.
마지막으로, 수조의 뚜껑을 덮어 들개따위에게 습격당하지 않도록 확실히 잠궜다.
물과 식량, 그리고 안전한 주거를 제공한 것으로 소년은 어느정도 달성감을 느꼈다.

[건강하게 살아]

부모가 걱정할 시간이 되기 전에 귀가하지 않으면 안된다. 소년은 뛰어서 공원에서 빠져나갔다.
감사를 기대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실장친자가 반응이 없었던 것은 왠지 아쉬웠다.



~ 다음날 ~



여기는 어디데스우?
따뜻한데스...... 햇님이 기분 좋은데스......
뭔가 좋은 냄새도 나느데스......
혹시 천국데스우?

[맛있는테치-!]   [맛나맛나테치이이--ㅅ!]

자실장들의 소리에 친실장은 눈을 떴다. 어제 최후의 아첨에 실패하고부터는 기억이 안난다.
추위와 굶주림에 피로가 겹쳐서, 하다못해 바람만이라도 피할 생각으로 수풀에 들어가서
자들을 안은 시점에서 정신을 잃었던 것이다.
뻑뻑한 눈을 비비며 자의 모습을 찾으니 바로 눈 앞에 있다.

[테뺘아앗? 아직도 이렇게나 있는테치?]
[천국테치!  마마가 말한 건 정말이었던테치-ㅅ♪]

자실장 두 마리는 실장푸드 봉투 안에 상반신을 쳐박고, 감동한 나머지 녹색으로 더러워진 빤쓰에서 더욱 똥을 흘리면서 허리를 흔들어대며 실장푸드를 게걸스레 먹고 있다.

먹이? 어째서? 누가? 구더기쨩이 없어......?

물음표로 가득한 머리를 흔들어 완전히 잠이 깨자, 친실장은 자실장 두 마리에게 다가간다.
자들은 먹던 손을 멈추고, 웃음이 가득한 얼굴에 부스러기를 붙인 채 친실장에게 말한다.

[마마-! 밥이 이렇게 많이 있는테치!]
[와타치 전부 먹을 것 같은테치! 마마도 빨리 먹는테치!]
[이, 이건.......데스우, 데스우우우!]

친실장은 환희에 떨고 있다. 자들이 먹고 있는 것은 실장푸드.
예전에 공원에 놀러온 사육실장이 먹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닌겐이 실장용으로 만든 먹을 것이다.
이것이 있다는 것은, 혹시나 자신들은 염원의 사육실장이 될 것일까.

여기에는, 체온을 빼앗는 북풍도 불지 않는다.
지면의 감촉은 왠지 딱딱하지만 어째서인지 따뜻하다.
주위의 풍경은 나무들에 둘러싸여 간신히 서로의 얼굴이 보일 정도의 밝기 밖에 안됐지만,
어제까지 그녀들을 괴롭히던 것은 하룻밤 자는 사이에 사라져 있다.

닌겐에게 길러진 적이 없기 때문에 사육실장의 생활이 어떤 건지는 모른다.
그러나, 여태까지 절망하고 있던 친실장에게는 이제 그것이 현실이 되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너희들, 해낸데스! 이걸로 추운일도 배고픈일도 없는데스!
 와타시들은 사육실장이 된데스우!!]
[테......?]
[정말, 테치......?]
[데스우!]
[테......테치이이이이!]
[테츄-웅♪ 테츄-웅♪]

친의 환희는 순식간에 자들에게 전염되어 수조 안에는 환희의 소리로 가득찼다.
개나 고양이에 비교하여 결코 지능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높다고까지 할 수 있는 실장석이지만,
소망이 정보를 왜곡시켜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기 어렵게 하는 것은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능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다.
친자는 스스로가 놓인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로 기뻐하고 있다.

친실장은 오드아이를 빛내며 실장푸드 봉투를 들고 뒤집어 쏟아 버린다.
우르르 하고 기세좋은 소리를 내면서 [딱딱하고 예쁜 지면]에 흩어지는 실장푸드를
이번엔 친자가 함께 사이좋게 게걸스레 먹어치운다.
전부 먹어치우지 않고 며칠에 걸쳐 나누어 먹는다는 발상은 자신들이 사육실장이 되었다는 착각한 순간에 뇌리에서 사라져 버렸다.
동시에, 모습이 안보이는 구더기를 걱정하는 모성애도 사라져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끼는 포만감에 취해 묘하게 미끈미끈한 지면에 구르며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배를 문지르고 있는 친자들 중에서,
가장 먼저 그걸 눈치챈 것은 비교적 똑똑한 개체인 장녀였다.

아까까지 친실장이 앉아 있던 장소에, 마치 조그만 융단처럼 적색과 녹색의 얼룩이 퍼져 있다.
예전에, 이 광경은 본 적이 있다.
학대파로부터 미처 도망치지 못한 실장석이 큰 소리로 외쳤다고 생각한 순간 이런 모습이 되어 있었다.

설마, 라고 생각하고, 이런일이 하고 부정한다.
똑똑한 탓에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면에 들러붙은 적색과 녹색의 질척질척에 얼굴을 가까이 하고, 킁킁 냄새를 맡는다.
수초 후, 장녀의 얼굴에서 환희가 사라지고 비통한 소리가 울펴퍼진다.

[구더기쨩......? 구더기챠아아아아아앙!]




-------------------------------------------------------



[데스우우우! 데에에-ㅅ스!       (누가 이런 짓을 한 데스우? 와타시들이 뭘 했다고 하는데에에-ㅅ스!)]
[테치이이이ㅅ!                  (구더기쨔아아아앙!)]
[테에에에에.......              (구더기쨩......)]

한동안 친자가 함께 운 후에, 조금씩 냉정을 되찾은 세 마리는, 구더기의 사체를 피하듯이 수조의 구석에 밀어놓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상한데스, 사육실장이 되었는데 닌겐의 모습이 안보이는데스...]
[닌겐씨 숨어있는테치?]
[분명히 닌겐이 구더기쨩을 괴롭힌테치! 나오는테치!]
[데엣? 그런 말 하면 안되는데스우!]
[닌겐씨에게 대들면 와타치들 모두 살해당하는테치이이!]
[테치이이-ㅅ!]

가장 먼저 열받은 건 차녀였다. 수조의 벽을 찰싹찰싹 두둘기며 초조함을 드러낸다.
실제로는 구더기는 소년의 팔에서 떨어질 때 친실장의 엉덩이에 깔려 죽은 것이지만 기절하고 있던 그녀들이 그걸 알리는 없었다.

[어째서 여기서부터 앞으로 못나가는테치? 와타치들을 가두어둘 속셈테치?
 닌겐! 뭔가 말하는테치! 들리는테치?]

사태의 변화가 차녀의 안에 잠자고 있던 분충요소를 개화시킨 모양이었다.
이런 좁은 곳에 가두지 말라고 어필하는 것처럼 벽에 손을 댄채로 수조의 바닥을 빙 한바퀴 돈다.
올려다 보면 검은 하늘(수조의 뚜껑)이 있다.

[못나가는테치! 생각없는 인간테치!]
[이제 그만두는테치이!]

똑똑한 장녀가 차녀의 입을 막는다.
어디에서 닌겐이 듣고 있을지 모른다.
모처럼 비바람을 피해서 맛있는 먹이도 먹게 해주었는데.
구더기에게는 안됐지만 모든것을 잃는 어리석은 짓은 피하지 않으면...... 라고 하는 판단은
차녀에게 전해지는 일 없이 차녀는 지쳐 떨어질 때까지 날뛴다.



~ 이틀째 ~


친자 세 마리는 수조의 안에서 하루를 보냈다. 천정에 뚤린 공기구멍에서 외풍이 들어오지만 그래도 들판의 추위에 익숙한 친자에게 있어서는 따뜻하고 쾌적한 장소였다.
그러나, 실장푸드는 이미 떨어지고 페트병의 물도 다 마셨다.
먹이를 구하려 가려해도 튼튼한 수조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자실장보다 두 배 이상 큰 친실장이 손을 뻗어도 천장에는 손이 닿지 않는다.

[마마-! 배가 고픈테치이이! 밥 먹고 싶은테치!!]
[틀린데스우, 어디에도 출구가 없는데스우......]
[마마, 와타치를 안아주는테치]

타개책을 생각해낸 건 장녀였다.
친이 한계까지 뻗은 팔의 위에 서서 자신도 힘껏 발돋움한다. 작은 팔은 드디어 천정에 닿았다.

[언니쨩 힘내는테치! 여는테치이-ㅅ!]
[......테에~~~~~......테치이이----ㅅ! 테에에에......]

힘을 주고 단숨에! 전력으로 천정을 미는 자실장.
그러나 확실히 잠겨 있는 수조의 천정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몇번 도전해도 될 것 같지가 않았다.
초조한 나머지 자실장은 친의 팔 위에서 발을 헛디뎌 미끄러져 버린다.

[텟?]
[데에스우우우-ㅅ!]

양팔을 뻗은 자세였기 때문에 친실장은 낙하하는 자기 자를 받지 내지 못했다.
퍽 하고 물풍선이 바닥에 내리쳐진 소리가 났다.

[텟......테에에에......테에에-엥! 테에에에에----엥!]

하반신이 부서져나가, 찢어진 총배설구에서는 내장이 튄다.
너무나 심한 통증에 소리를 지르는데도 시간이 걸렸지만, 하반신의 감각이 사라진 것을 지각한 순간부터 불이 붙은 것처럼 큰 소리로 울어 대기 시작했다.

[데데데,테스우, 테스우.......오로로로-롱]

친실장은 할 수 있는 게 없어 울 뿐이었다.
안아서 달래주고 싶지만 서투르게 움직이면 내장이 전부 빠져나와 버린다.
아무리 실장석이라 해도 내용물을 전부 잃으면 죽게 되는 것이다.
하다못해 치유를 빠르게 하는 방법만이라도......

[데스우...... 그렇데스, 와타시의 딸을 위해서데스......데스우우!]
[테치? 마마......마마-!?]

차녀가 외친다.
친실장은 스스로 팔을 물어 뜯어, 흘러 넘치는 피를 상처입은 자에게 마시게 하기 시작했다.
동족식을 하는 실장석의 힘이 세지는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실장석에게 있어서 실장석 자신의 혈육은 최대의 영양원이 되는 것이다.

[이걸 마시고 건강하게 되는데스우]
[테치이......마마 미안한테치......]

피를 마실때마다, 자의 통증이 사라져간다.
어제 먹은 실장푸드의 영양과 어미의 생명이 실장석이 가지는 이상한 정도의 회복력을 작동시키기 시작했다
통증이 수그러들자 자실장은 움직이게 된 양손으로 자신의 턱받침을 잡아찢었다.

[뭐하는데스우!?]
[마마가 죽어버리는테치......그래서 이렇게 하는테치......]

자는 아까까지 자신의 일부였던 턱받침으로 친의 팔을 묶어서 지혈했다.

[와타치는 이제 괜찮은테치, 걱정끼쳐서 죄송한테치!]

친의 불안을 쫓아내려 하듯이 애써서 쾌활한 목소리로 말하자 친은 방울방울 눈물을 흘린다.

[너는 와타시의 보물데스우......]

차녀는 그 상황을 수조의 구석에서 불쾌한 듯이 바라보고 있다.
원래, 친에게서 분충이라고 간파되어 솎아내기 예정의 자였다.
그러나 한파로 다른 자매가 죽어가는 중이라 분충이라해도 [슬픈일]을 할 수가 없어 오늘까지 버려지지 않고 왔던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자매의 목숨을 빼았은 한파야 말로 차녀의 목숨을 구한 것이다.

(마마는 언제나 언니쨩만을 귀여워하는테치......)

공복과 초조함, 어디에도 도망갈 수 없다고 하는 극한상태가 차녀의 분충도를 가속시켜 그렇지 않아도 낮은 판단력을 더욱 빼앗아 간다......



~ 사흘째 ~



친실장이 눈을 떳을 때는 점심무렵이었다.
스스로 물어뜯은 팔은 재생했지만, 그 탓에 평소보다 많은 수면이 필요했던 것이다.

[데스우......?]

장녀의 모습이 없었다. 먼저 일어나 있던 차녀에게 물으니 눈길을 피하며 대답한다.

[모르는테치. 와타치가 일어났을 때도 이미 없었던테치. 분명히 어딘가 간테치]
[여기에서 나갈 수 있는데스우?]
[그래서, 모른다고 한테챠아아!]

짜증내며 큰 소리로 외치는 차녀는, 자신도 모르게 입을 크게 벌려버렸다가 당황해서 다문다.
친은 그 수상한 움직임을 놓치지 않았다.
먹을 것이라고는 이제 자신들의 똥밖에 없을 터인데, 차녀의 이빨에는 고기 찌꺼기가 끼어 있던 것처럼 보였다.
꺼림직한 생각이 머리속을 맴돈다.

가을무렵, 태어난 직후부터 이미 장녀와 차녀는 사이가 나빴다고 해도, 똑똑하고 올바른 장녀에게 어리석고 비열한 차녀가 지적받는 패턴이 대부분이었다.
차녀가 그걸 그만둔건, 단순히 한파로 그렇게 할 체력이 없어졌기 때문일 뿐이었다.
친실장은 차녀가 분충이라는 것을 떠올리고 장녀실종의 이유를 깨달아갔다.

[...... 뭐 먹었던데스우......?]
[마마......?]
[입을 벌리는데스우]
[싫은테치]
[테스우!]

친이 차녀의 입을 강제로 벌리자 늘어선 이빨 안에 익숙한 것이 있었다.
장녀의 귀 끝이었다. 태어나기 전, 뱃속에서 자매에게 밟힌 상태였기 때문에 자실장으로 태어나서도 접힌 채로 커진 귀다.
이빨 사이에 끼여 있었다.
손가락이 없는 실장석에게는 후벼서 꺼내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입 안에서 녹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데스우우우우----우우ㅅ!!]
[아픈테치이이! 마마-ㅅ! 마마-ㅅ!!]
[이 분충이! 와타시의 귀여운 딸에게! 이년! 이년!]
[와타치도 마마의 딸인테치이이-ㅅ!  그만테치! 그만테치! 죽는테치!]
[너따위 와타시의 딸이 아닌테스우! 분충데스! 죽어데스!
 죽어서 그 아이를 와타시에게 돌려주는데스! 데샤아아아아---ㅅ!]

파킹!

위석이 깨지는 소리에 친실장은 정신을 차린다.
정신이 들어보니, 장녀를 찾아서 차녀의 배를 잡아찢어 어디에 있는지 내장을 하나하나 꺼내서 확인하고 있었다.
소화되지 않고 남아 있던 장녀의 적색과 녹색의 눈알을 발견하여 아직 숨이 남아 있는 차녀의 눈 앞에서 끌어안은 순간 차녀의 머리에 있던 위석이 깨져버린 것이다.

장녀, 차녀, 구더기......

자기 자들의 피와 살에서 적색과 녹색으로 더렵혀진 수조의 바닥에 주저앉아, 친실장은 잠시 멍하게 있는다.

[뎃......뎃데로게~♪ 뎃데로게~♪]

갑자기, 태교의 노래를 부르더니 자신의 녹색눈을 파내고 장녀의 빨간 눈을 거기에 끼운다.
양눈이 빨갛게 된 친실장의 배가 갑자기 부풀어 올라 총배설구의 안쪽에서 엄청난 기세로 세포분열이 시작되어 자의 근본이 되는 저실장이 샘솟듯이 생겨난다.

[너희들은 귀엽고도 귀여운 와타시의 자뎃스~웅♪ 건강하게 태어나는뎃스~♪]
[이 세상에는 맛있는 것이나 즐거운 일이 가득뎃스~♪]

친은 차녀의 사체를 먹기 시작했다.
이미 제정신을 읽은 친에게 망설임은 없었다.
뱃속의 자가 먹기 쉽게 뼈까지 잘근잘근 씹어서 삼키자 뱃속에서,

[레후-♪] [맛있는레후-♪] [행복 가득레후-] 하고 기뻐하는 소리가 들린다.

[빨리 태어나서 마마와 함께 즐거운 것만 하며 사는데스우~♪]

실장석에게 있어서 가장 참기 어려운 것은 고독이었다.
장녀의 눈을 뽑지 않는 한, 한없이 체력을 소비해서 죽을때까지 계속 자를 낳게 되지만 그 괴로움마저 친에게 있어서는 고독보다 훨씬 나았다.
태어난 자의 대부분은 다른 자매나 자신의 식량으로 삼기 때문에 [슬픈 일]이되겠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추운 일도 무서운 일도 없는, 마마와 너희들뿐인 낙원뎃스~웅♪]

[[[레후~~~~♪]]]


-끝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