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폐쇄

여기는 S현에 있는 공장. 이 회사의 히트 상품인 「한입 구더기 실장 시리즈, 구더기 벗겼습니다」의 생산 현장

구더기 실장을 달짝지근한 소스에 담가 진공 팩에 넣은 「한입구더기 실장」.
머리카락과 옷이 방해되어 먹기 힘들다는 고객의 말에,
구더기 실장을 단순하게 벗기는 발상으로 히트친 「구더기 벗겼습니다」.


이 공장에서는 구더기 실장의 생산과 벗기는 작업을 실장석이 하고 있었다.

「레후레후레후」
「레치레치레치」
「레치레치」

벨트 컨베이어에 실려, 커다란 울음소리와 함께 구더기 실장이 흘러온다.
그 양 옆에는 백의를 입고 마스크를 한 실장석이 좌우 줄지어 있다.
위에서부터 옷 제거, 머리카락 제거, 대변 뽑기, 세정을 하는 식으로 작업이 진행된다.
가슴에 「E-14」라고 적힌 ID카드를 단 실장석은, 머리카락 제거를 담당하고 있다.

「레퍄- (마마-)」
「레히~ (어째서 닦아 주지 않는 레후~)」

위에서부터 흘러오는 구더기 실장은 옷이 벗겨지자 각자 불만을 호소한다.
처음에는 이 소리를 듣는 것이 싫었다.
출생한 바로 직후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갑자기 불합리한 처사를 받는 구더기 실장.
아직 가족과 살고 있었을 시절에, 귀여워했던 막내 여동생이 생각났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흘러 온 구더기 실장을 손에 들고, 무의식중에 머리를 조금 어루만진다.

「레후? 레후 레후···! (마마? 배 프니프니···!)」

뿌직!

출생하고 처음으로 상냥하게 어루만져 지는 것을 느낀 순간,
중요한 재산인 머리카락을 잃었다.
구더기 실장은 일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하고, 벨트 컨베이어로 다시
흘러가서 그제서야 불이 붙은 것처럼 울기 시작한다.
이따금 평균보다 귀여운 구더기 실장이 흘러온다.
불과 조금이기는 하나, 남아 있던 모성으로 인해 무의식중에 구더기를 쓰다듬을 때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라인을 멈출 수는 없다.

「(손이 아픈 데스···)」

라인이 가동하고 있는 동안, 끝없이 머리카락을 잡아 뜯는 작업을 한다.
한 개도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뽑지 않으면 안 된다.
머리카락을 뽑아 낼 때, 손에서 피가 나기도 한다.
한 번 피가 나면 작업을 계속 할수록 상처가 커져서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아파진다.
실장석의 치유력이라면 내일이면 낫지만, 오늘 하루의 작업이 보다 괴로운 것이 된다.

라인에 서있는 실장석은 묵묵히 작업을 계속한다.
그 중 한마리가 돌연 이성이 끊어진 것처럼 절규하기 시작했다.

「데개! 더 이상 못 참는 데스! 지친 데스!」

마스크를 벗고, 대단히 분해하며 날뛰기 시작한다.
주위의 실장석은 「또 인가」하는 귀찮은 얼굴로 잠시 그 실장석을 본다.
하지만, 작업하는 손을 멈추지 않는다.

「바보 인간, 빨리 고귀한 나에게 콘페이토와 스테이크··· 데!!」

실장석 특유의 발언을 끝마치기 전에 백의의 인간이 전기충격기로 기절시킨다.
그 실장석은 질질 끌려 철문 저 편으로 사라진다.
인내심이 없는 실장석은 가끔 이런 식으로 이성을 잃는 일이 있다.
감독하는 인간이 항상 눈을 번뜩이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데가가가가가!!」

잠시 후 한층 더 크게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짐작이 간다.

「(분충, 데스···)」

몇 번이나 이런 광경을 봐 왔던가.
인간을 상대로 무엇인가 요구해서 한 번이라도 그 요구가 들어졌던 적이 있었을까.
라인에 남아 있는 실장석은 인간에게 따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영리했다.

점심시간을 알리는 사이렌이 울린다.
공장의 라인이 잠시 멈추고, 실장석들은 모이장으로 향한다.

「드디어 점심 데스까···」

출혈이 심해진 손을 보면서 「E-14」는 한숨을 쉰다.
모이장에서는 실장석이 일렬로 줄을 서서 먹이 지급 담당 실장석에게 먹이를 받는다.

「옆의 놈보다 적은 데스···」
「불평 할 거면 먹지 마는, 데스」

각자 가지고 있는 접시에 녹색의 페이스트가 가득 담긴다.
재료는 상품으로 쓸 수 없는 기형 구더기 실장이나, 방금 전 끌려간 작업을 포기한 실장석.
그리고 출산석의 기능이 다해 쓸모가 없어진 실장석.
모이장에는 실장석용의 긴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서, 거기에 앉아 식사를 한다.
녹색 페이스트의 맛은 그렇게 맛없지는 않다.
단지 매일 거의 바뀌지 않고 같은 메뉴가 끝없이 계속 된다.
이따금 폐기용 실장석이 부족해져서 싸구려 실장 푸드가 나오는 일도 있다.
그 때는 약간 축제분위기가 되어 조금 모이장이 떠들썩해진다.
맛이 다른 식사는 그만큼 행운이었다.

「머지않아 빵콘을 손에 넣을 수 있는 데스」
「벌써 별 60인 데스!?」
「나는 콘페이토를 얻는데 사용해서 얼마 남지 않은 데스···」
「내가 노리는 것은 별 50의 고급 실장 후드데스,
　저것은 평상시의 식사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 맛있는 데스」
「별 80의 멋쟁이 세트는 굉장한 데스, 저것은 무조건 갖고 싶은 데스」

모이장에서의 수다는 금지되지 않았다.
별이란 하루의 노동으로 받을 수 있는 포인트 같은 것.
가슴의 플레이트에 ID로 기록하며, 실장석 사기 유지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덧붙여서 하루에 받을 수 있는 별은 1개.
교환할 수 있는 것은,

·10개 폐기용 한입구더기 실장 3마리
·20개 보통 실장 푸드 한 접시
·30개 콘페이토 다섯 알
·50개 고급 실장 푸드 한 접시
·60개 실장용 고급 샤프·빵콘 미니 보틀
·70개　1일 휴가(식사 첨부)
·80개 손 거울과 리본의 멋쟁이 세트

그리고 별 100개를 모으면 공장을 나갈 수 있는【퇴직】을 선택할 수 있다.
별 100개를 모을 수 있는 실장석은 드물다.
실장석은 대개 들에서는 구할 수 없는 매력적인 물건으로 교환해 버린다.
대체로 첫번째 관문인 별 30개의 콘페이토로 바꾸는 식으로 별을 사용해 버린다.
방금 전의 별 60개를 모은 놈만 해도 꽤 참을성이 많은 개체일 것이다.

「옆에 앉아도 되는 데스까?」

가슴의 플레이트에 「E-02」라고 적힌 실장석이 「E-14」의 옆에 앉는다.
이 실장석은 같은 그룹으로 같은 방을 쓰는, 잘 아는 사이다.
예의가 바른 것은 옛날에 사육 실장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쪽 귀에 사육실장이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흔적인, 귀고리가 빛난다.

「이제 곧 별 100개가 모이는 데스···」
「···」

「E-14」는 말없이 응했다.

「여기는 이제 한계 데스.
　실장석은 노동에 적합하지 않은 데스.」
「여기를 나가서 어떻게 할 생각 데스?」
「공원으로, 돌아가는 데스···」
「공원으로 돌아가서 어떻게 하는 데스?」
「···생각하지 않은 데스」
「여기는 힘들지만 식사가 나오고, 안전 데스.
　공원에 돌아가면 또 굶주림과 위험이 도사리는 데스」
「그렇지만! 나가고 싶은 데스!」

「E-02」는 조금 언성을 높이면서 말을 계속한다.

「이제 그 슬픈 구더기들을 보는 것은 싫은 데스···
　그 자들은 무엇 때문에 태어나는 데스?
　너무 슬픈 데스, 불행 데스!」

잠시 간격을 두고「E-14」는 응한다.

「당신이 자유롭게 되어도 여기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데스.
　영리한 원사육 실장인 당신이라면, 알 것인 데스···」

그 뿐, 두 마리는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았다.
점심시간이 끝나자 다시 라인이 가동을 시작한다.
오후에도 끝없이 반복되는 작업, 체력의 한계가 가까워지기 시작했을 때 작업 종료를 알리는 사이렌이 울린다.
작업을 종료되면 백의를 벗고, 그것을 담당 실장석이 회수하여 세탁한다.
전라가 된 실장석은 일렬로 목욕탕으로 향한다.
체력이 다해 쓰러진 실장석은 그대로 철문의 저 편에 끌려 가서 저녁밥이 된다.
목욕탕이라고 해도 위의 샤워기에서 냉수가 나올 뿐이지만,
자기 몫의 샴푸를 얻은 실장석들은 우아하게 머리를 감는다.

「···데···」

「E-14」는 상당히 아픈 듯, 자신의 머리카락을 본다.
공원의 화장실 비누를 쓰던 들실장 생활 쪽이 아주 조금이나마 더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목욕탕에서 나오면 각자의 실장옷을 입고 저녁 식사를 한다.
저녁 식사도 낮과 아무런 다를 바 없는 메뉴.
그리고 약간의 자유시간 후, 취침 시간.
실장석이 자는 장소는, 비교적 큰 축사.
안에는 10~15 마리가 들어갈 수 있는 우리가 벽 옆에 일렬로 설치되어 있다.
중앙에는 TV가 설치되고 있어
주 1회 퇴직한 것으로 보이는 실장석의 모습을 촬영한 비디오가 흘러 나온다.

「데스~ 벌써 배가 가득 부른 데스~」

화면에는 상쾌한 색상의 실장옷을 입은 실장석이,
자실장과 함께 미소 짓고 있는 모습이 비추어지고 있다.
나레이션은 이 실장석은, 공장을 나온 바로 그때 상냥한 주인에게 주워져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고 말한다.
어처구니없는 작화지만, 그것을 보는 것 외에는 다른 오락거리가 없는 이 공장에서는
대부분의 실장석이 화면에 빠져 들어갈 것처럼 보고 있다.
멀리서 동족들의 상태를 보고 있던 「E-14」는, 그 중에서 「E-02」의 모습을 찾아냈다.
다른 실장석과는 달리 무엇인가 깊은 생각에 빠진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럼 이제 자는 데스···」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E」라고 적힌 자신의 우리 안으로 들어간다.
안에는 이불 대용의 타올 밖에 없는 살풍경한 침상.
「E-14」는 공원에서 가족과 함께 이 곳으로 데려와졌다.
처음은 얘기가 다르면서 분노하여 노동을 하는 것을 거부했다.
그러나 자신과 마찬가지로 그것을 거부한 동족이 처참하게 살해당하는 장면을 보고,
선택사항이 없다는 것과, 그것을 따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가족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다.
이 공장 라인 어디엔가 있는지,
출산석으로서 끝없이 구더기 실장을 계속 낳고 있는지,
혹은 또 벌써 처분된 것인지.

자신은 아직 운이 좋은 편이다.
여기에서는 괴로운 작업을 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들에 있는 것보다는 나은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안전한 침상이 있고, 먹이를 받을 수 있고, 샤워를 할 수 있으며
별이 모이면 그것으로 받을 수 있는 매력적인 포상이 있다.
가령,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어도, 가족이 없어도,
스스로 자를 낳아 기르는 것은 할 수 없지만.

욕망에 충실한 실장석의 본능을 억누를 정도로
공장의 작업은 실장석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었다.


어느 날 밤.

「내일, 여기를 나가는 데스」

마침내 별 100개를 달성한 「E-02」가 「E-14」에 그렇게 털어 놓았다.

「생각이 변하지 않은 데스까···」
「당신에게는 신세를 진 데스.
　그렇지만 이제 한계 데스.
　내일의 작업을 극복해낼 자신이 없는 데스」
「그런 데스까···」
「당신도 빨리 여기에서 나가는 데스.
　여기는, 「지옥」인 데스.」

아침이 되자 이미 「E-02」는 침상에서 사라져 있었다.
점심 식사 시간이 되자 「퇴직」한 「E-02」가 화제로 대화가 오갔다.
상냥한 주인에게 길러져서 호화롭게 살고 있다든가,
애완동물 숍에 고급 실장으로 진열되어 있다든가, 하는 식으로
그 소문은 실장석 특유의 행복 회로로 꼬리에 꼬리를 물며 퍼져나갔다.
「E-14」는 그런 소문을 반 정도만 들으면서,
약간 그녀의 행복을 바라는 기분과
자신도 나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후회의 기분을 들었다.

「E-02」와는 서로 깊은 교류는 없었지만, 가장 오랫동안 알고 지내왔다.
자신도 별을 모아서 나가는 편이 좋은 걸까?
속마음으로부터 초조함 비슷한 마음이 솟구치기 시작할 무렵에,
같은 테이블의 실장석이 무엇인가를 토해냈다.

「데기, 펫펙, 밥에 무엇인가 들어있는 데스?」

테이블에 쨍그랑 소리를 울리면서 작은 금속이 「E-14」의 앞에 굴러온다.


시선을 빼앗긴다.

그것은,

「E-02」가 하고 있던,

귀고리였다.

식은땀이 전신을 적시고, 추위가 심해진다.
절규를 참지 못하고, 입을 열려고 한 그 순간,
점심시간 종료를 알리는 것 치고는 시간이 이른 사이렌이 울린다.

「오후의 작업은 중지입니다.
　전원 의복을 벗고 탈의실로 집합해주세요.
　반복합니다···」

동족이 제각기 기쁨의 소리를 높인다.
이런 일은 처음이다.
여기저기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며 기뻐한다.
「E-14」는 더욱 더 식은땀을 계속하여 흘린다.

「이상한 데스, 이상한 데스, 이상한 데스,
　이상한 데스, 이상한 데스, 이런 일, 이상한 데스!!」

백의를 벗고 목욕탕에 밀어닥치는 동족에게 떠밀려
마음에도 없이 목욕탕까지 들어갔다.
목욕탕에서는 자신만 옷을 입은 채이지만, 그것을 비난하는 인간은 없다.
뒷문이 소리를 내며 닫힌다.

찰칵 하고 열쇠를 잠그는 소리가 이상하게 귀에 남는다.
그리고 수도꼭지를 비트는, 귀에 거슬리는 소리와 함께,
샤워에서 물은 아닌, 안개와 같은 것이 쏟아져 나와,
절망적인 죽음을 마구 뿌렸다.









어느 양과자 공장에서 일으킨 식품위생 문제가 발단이었다.
주간지는 유사한 공장이 없는지 취재를 시작했다.
거기서 주목한 것이, 우연하게도 이 공장이었다.
지면에는 실장석이 생산 라인에 있는 것을 문제시하며
철저하게 그 공장을 공격했다.
위생 문제보다는, 실장석을 노동에 개입시키고 있는 것이 생리적인 혐오감을 부추겼다.
상품이 구더기 실장인데도 말이다.

이렇게 하여 공장에 있던 400마리 가까운 실장석이 가스실에서 처분되고, 공장은 폐쇄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실장석을 노동에 사용하는 공장이 많은 가운데, 이 공장은 실장관을 사역하는 공장 중에서도, 꽤 좋은 대우를 해주고 있었다.
먹이를 주고 목욕탕을 준비하고, 침상도 제공하여 희망도 주었다.

그런데도 여기에서 나가려고 한 실장석과
여기에 머물려고 한 실장석.
같은 환경인데 두 개의 선택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 어느 쪽이든, 죽었다.

어느 쪽이 보다 행복한 선택이었을까.
이제 와서는, 그것을 알 수가 없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