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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충충 -전편-

※주의 : 곤충에 관한 혐오스러운 묘사가 포함되어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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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공원의 보도를, 실장석 한 마리가 걷고 있다.
그녀의 배는 조금 부풀어 있다.
임신초기의 상태다.
배의 아이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많이 영양을 취하려고 하는 임산부실장이었지만, 몸이 무거운 그녀는 좀처럼 먹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데?]

그때, 임산부실장은 신기한 감각을 느꼈다.
조금 떨어진 수풀 쪽에 먹이가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휘청휘청하고 수풀 쪽으로 가니, 거기에는 통통하게 살찐 실장석 한 마리가 있었다.
그 실장석은 얼굴과 몸통이 통통하게 살쪄있었지만, 팔다리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얼굴 표면에 몇 개인가 융기가 나 있었다.
실장석의 얼굴을 지구의 대지라고 한다면, 얼굴의 여기저기에 나 있는 융기는 산맥처럼 보였다.

[데데!? 이쪽에 오지 마는데스!]

임산부실장을 인식하자마자 그 실장석은 겁내기 시작했다.
포식당할거라고 생각해서겠지.
팔다리가 없기 때문에 전혀 저항할 수 없는 것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임산부실장은 침을 흘리고 있다.
여태까지도 동족식을 안한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처럼 동족이 맛있어 보인 적은 없었다.
압도적인 고기덩어리, 그것은 지금까지 본 어떤 음식보다도 매력적이었다.
스테이크나 콘페이토보다도.

[출산에는 영양이 필요한데스... 잘먹는데스...]

임산부실장은, 눈 앞의 실장석의 배를 물었다.

[데에에에에에! 아파, 아픈데스우우우우!!]

지방이 듬뿍 채워진 뱃살은 맛있었다.
뭔가에 씌인 것처럼 임산부실장은 고기를 먹고 있다.

[고기...고기데스우...]

[먹게 해주는데스우...]

뱃살을 계속 먹다가 내장마저 보이기 시작할 무렵, 임산부실장은 주위에 누군가 있는 기척을 느꼈다.
정신을 차리니, 주위에는 실장석 몇 마리가 몰려들어 있다.
모두 멍한 눈을 하고 침을 흘리고 있다.
임산부실장과 마찬가지로 눈 앞에 있는 움직이지 못하는 동족에게 참기 힘들 만큼 식욕이 솟아 오른 것이다.

[데쟈아아아아!!!]

들실장 한 마리가 머리를 물고 이빨을 박은 것이 방아쇠가 되어 다른 들실장들도 잇따라 몸의 각 부분을 물어 뜯어 간다.

[위, 위험한데스]

임산부실장은 냉정을 되찾고,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났다.
고기 쟁탈전에 휘말려들면 자신마저 먹이가 될 수도 있었다.
아니나다를까, 고기 주위에서는 경쟁이 시작되었다.

[쟈아아아!! 고기! 고기이!]

[먹었으면 얼른 비키는데스!]

[통통하게 살찌다니 건방진데스!]

이제는 고기로 밖에 보이지 않는 실장석
그녀가 통통하게 살찐 덕에 평소보다 많은 들실장이 은혜를 누리게 되었을 것이다.
임산부실장은 비교적 많은 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운좋게 일번타자로 먹은 것이 행운이었던 것이다.

[오늘은 잔뜩 먹은데스. 건강한 자가 태어나는 데스우♪]

콧노래를 부르며, 임산부실장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이렇게 만족스런 식사는 오랜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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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공원의 골판지 하우스.
그 안에서, 원사육실장인 라라는 망설이고 있다.
손에 있는 고기 한조각.
이것을 먹으면 당분간은 배고픔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라라는 옆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는 자들 세 마리를 본다.
라라가 이 공원에 버려진 후에 태어난 아이들이다.
전부 똑똑하고 깨끗한 차림새를 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상냥한 인간에게 거두어져 다시 한번 사육실장이 되기 위해 엄하게 교육을 해온 결과다.
네 마리서 사육실장이 되는 꿈, 그리고 아이들에의 사랑이 없었더라면 라라는 훨씬 전에 쓰러져 죽었을 것이다.

자들을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라라는 아이들에게 많은 먹이를 주었다.
그러나, 아이들이 커감에 따라 점점 필요한 먹이도 많아졌다.
자들에게 배고픈 경험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았던 라라는 자신의 먹이를 줄여서까지 아이들에게 먹이를 주었다.
그때문에 라라는 만성적인 공복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 라라를 볼 수 없었던 상냥한 이웃이 오늘 낮에 고기를 가져왔다.
격렬한 쟁탈전 중에 획득한 통통하게 살찐 너무나 맛있어 보이는 실장석의 고기였다고 한다.
대놓고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일단 고기조각을 받은 라라였지만, 쉽게 고기조각을 먹을 수는 없었다.
예전에 펫샵에서 받은 교육에서는 동족식은 금기라고 배웠기 때문이다.

[우우.... 동족의 고기맛을 알아버리면 끝인데스...그래도...]

혼자서 계속 고민하는 라라였지만 배고픔은 한계에 다달아 있었다.
어미인 라라가 굶어죽기라도 하면 아이들의 목숨까지 위험해질 것이다.

[한번뿐이라면...]

결국, 라라는 고기조각을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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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며칠 후, 카스미가세키(보건복지국이 있는 곳)에서, 어떤 긴급회의가 열렸다.
전국 각지의 대형공원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하는 들실장들의 변사체에 대해서다.
의원, 지자체, 경찰, 학자, 의사까지 여러 직종의 사람들이 모여있다.

[서둘러 의제를 시작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이 사진을 봐 주십시오.]

진행역의 남자가 입을 열자, 커다란 화면에 들실장의 사체 사진이 계속 표시되었다.

사체는 두 종류.

① 누군가에에 무참하게 먹혀버린 사체
② 팔다리가 줄어들고, 머리와 몸이 공기가 빠진 풍선처럼 줄어든 사체

였다.


[① 의 사체는, 동족식이나 들개의 습격 따위에 의한 것이 아닌가?]

의원은 솔직한 의문을 입에 담았다.

[예. 목격증언이나 유체의 검사에서, ① 의 사체는 틀림없이 동족식의 결과입니다.
 그러나, 부근에 서식하는 들실장의 수에 비교하면 ① 의 사체의 수가 부자연스럽게 많습니다.
 기아상태 등을 고려해도요.]

[동족식이 유행하는 건가?]

어떤 출석자가 불성실하게 농담조로 말했지만 진행역의 남자는 진지한 얼굴로 답한다.

[그렇게도 생각됩니다. 원래부터 다툼이 적고, 먹이가 비교적 풍부한 지역마저도 굳이 동족식을 하고 있습니다.]

회의장에 차가운 공기가 감돌기 시작한다.

[② 의 사체는? 이런 사체는 전혀 본적이 없는데?]

지자체의 대표인 남자가 질문했다.

[저도 처음입니다. 뼈과 가죽밖에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실제로, 살이 거의 남아 있지 안습니다.]

사체를 조금 확대한 사진이 표시되었다.
사체의 가죽 여기저기가 찢어져, 말라붙은 체액의 흔적이 남아 있다.
마치, 찢어진 가죽에서 살점이 도망친 것처럼 보인다.
주위에는 구더기 같은 사체도 있다.

[이 수개월간, 이런 두 가지 사체가 급속히 늘기 시작했기에 저희들은 사체를 몇 개인가 해부해 보기로 했습니다.]

화면이 전환되어, 들실장의 해부영화가 비추어졌다.

① 의 사체에서 살점을 꺼내어, 피를 씻고 조금 확대한 화면이 비추어졌다.

살점은 하얗게 염색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뭔가 이상하다.
화면을 점점 확대해보니, 실장석의 빨간 살점 사이에 쌀알같은 것이 촘촘히 박혀있다.

[웁....!]

출석자 중 한명이 입을 틀어막는다.
쌀알처럼 보인 것은 아주 약간씩 움직이고 있다.
그것은 살아있는 벌레였던 것이다.
전장 1미리에서 3미리 정도의, 구더기와 비슷한 하얀 벌레.
그 벌레가 조그만 살점 속에만 해도 수 백 마리 정도 기생하고 있는 것이다.

[육안으로는 확인하지 못하지만, 그외에도 유충과 알 같은 것이 수십배에서 수백개 존재하는 모양입니다.

[이 벌레가 변사체의 원인인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적이 없는 새로운 종입니다. 변사체가 발견된 공원의 들실장도 해부해 보았습니다.]

다음에 비추어지는 화면.

한눈에 보기에는 건강해 보이는 들실장의 팔을 잘라내서 팔의 근육을 확인해 본다.
아까전에 본 영상정도는 아니지만 역시 벌레가 기생하고 있다.
꿈틀꿈틀 움직이고 있는 것은, 실장석의 살을 파먹고 있기 때문일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포획한 들실장의 6할 정도가 벌레에 기생되어 있었습니다.
 숙주의 살을 파먹고 체내에서 번식하는 모양입니다.]

계속해서 화면에 비추어지는 들실장들.
건강상태에는 차이가 있는 모양이지만 어느 것이나 벌레가 기생하고 있다고 한다.
몸상태가 안좋아 보이는 들실장일수록 왜인지 팔다리가 줄어들어 있다.
넘어진 오뚜기처럼 바닥에서 데-데- 하고 울고 있다.

[...벌레에게 몸을 먹힌 말로가, ② 의 사체로구만]

[벌레들이 먹을 살점이 없어지자 숙주의 피부를 뚫고 밖에 나왔다는 건가. 그러면 몸도 줄어들겠지.]

계속해서 비치는 것은 들실장 뇌의 X 선 사진이었다.
크기는 달라도, 인간 뇌와 형태는 매우 비슷한 뇌.
그 안에 부자연스럽게 하얀 그림자가 퍼져있다.
잘 보면 그것도 또한 벌레였다.
벌레는 서로 뭉쳐서 뇌의 조직과도 융합하고 있다.
치료하려고 해도 그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서로 융합한 작은 벌레들의 집합이 커다란 거미처럼 보였던 것이다.

[어떤 목적으로 뇌에 침입하는 겁니까?]

[모르겠습니다. 뇌에 기생하는 기생충도 있는 모양입니다만...]

[잠정적인 연구결과로는, 벌레의 인간에의 감염의 가능성은 낮다고 하는 것이지만, 완전히 부정은 못합니다. 그래서, 여러분께는 긴급대책을 의논하기 위하여....]

기생충이나 실장석관련의 학자를 중심으로, 긴급 대책이 계속 제시되었다.
임시 대책의 하나로, 변사체가 발견된 부근의 들실장을 철저하게 구제하는 것이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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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도 연구를 계속한 결과, 다음의 사항이 판명되었다.

・ 벌레가 실장석 이외의 생물의 체내에 번식하는 일은 없다.
   벌레는 실장석의 우레탄질을 먹이로 증식하기 때문이다.
   만약 다른 동물의 체내에 침입했다고 해도, 충분히 움직일 에너지를 얻지 못하고 죽어간다.

・ 벌레는 실장석의 체내 이외의 환경이나 약에 약하여, 바깥 공기에 노출된 상황이라면 20분 정도에 사멸해 버린다.

・ 실장석으로부터 실장석으로의 감염은, 주로 동족식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벌레의 존재를 아는 사람들은, 벌레에 관한 정보공개를 보류하기로 했다.
벌레의 정확한 정보가 알려지면, 그 그로테스크함에 엄청난 공황사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아차 실수하면 경제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다행이, 대부분의 사람은 아직 벌레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
실장석 이외에의 감염가능성은 아직 낮고 외부의 환경이나 약에도 약하다면
이걸로 충분하다고, 집중적인 구제와 약물의 살포로 대응하기로 했다.

벌레의 탄생에 관한 결론도 정리되어 가고 있었다.
벌레는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만들어, 흩뿌린 것은 아닌가하는 것이다.
신종의 벌레가 갑자기, 동시에 일본의 각지에서 맹위를 떨치기 시작한 것은 너무나도 부자연스러웠기 때문이다.

생물을 만들 정도의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실장석의 대량학살을 꾀하는 인물.
그 인물은 금방 특정되었다.
과거 유전자공학의 젋은 희망이었던 후타바박사 (52세) 였다.

박사는 5년 정도 전에, 교통사고로 처와 사랑하는 딸을 잃었다.
박사의 처자는 차로 드라이브 중, 갑자기 도로에 튀어나온 들실장을 피하려 하다가
그대로 반대차선의 차와 격돌하여 사망했다고 한다.

박사는, 처자의 목숨을 앗아간 원인이 된 실장석을 격렬하게 미워하기 시작했다.
기생충의 유전자를 조작해 실장석을 근절하는 생물의 연구를 몰래 했던 것이다.
그러나 사소한 계기로 연구가 노출되었다.
박사는 엄청난 비난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연구의 속행을 주장한 탓에, 결국 학계를 영구추방당했다.
그리고 그 건은 종결되었다고 생각되었다.




[그럼 박사는 묵묵히 연구를 계속했다, 는 건가]

취조실 안, 젊은 수사관이 눈 앞의 후타바교수에게 말했다.

[그대로다, 완성에는 엄청 고생했지만.]

박사는 담담히 답한다.

경찰은, 시골 별장에서 사는 박사를 24시간 마크했다.
어느 날, 박사는 별장의 차고에서 실장석을 수십마리 꺼내어 승합차에 태워 이동을 시작했다.
그대로 옆 현(일본의 행정구역)까지 가서, 대규모 공원에 차례차례 실장석을 풀어놓았다.
박사가 뿌린 실장석은 팔다리가 없이, 통통하게 살쪄있었다.
시험삼아 해부해 본 결과, 실장석의 체내에는 대량의 벌레가 발견되었다.

사육실장을 부당하게 폐기했다는 명목으로 경찰은 후타바 박사를 구속했다.
그리고, 그대로 벌레에 대해서 추궁한 것이다.
박사는, 비교적 솔직히 취조에 응했고 압수한 자료로부터도 갖가지 사실이 판명되었다.

실장석이 증오스러운 것.
벌레는 자신이 만들었다는 것.
가능한한 많은 들실장에게 먹히게 하기 위해 일부러 살찌운 실장석에게 자신이 만든 벌레를 기생시켜 모폭탄으로 이름붙여 각지의 공원에 뿌린 것.
벌레를 생고기에 섞어서 뿌리려고 했지만, 들실장이 먹는다고는 한정할 수없고 효율이 나쁘기에 그만 둔 것.

추리는 맞았다.
박사는 실장석 근절을 목적으로 벌레를 만들어 각지에 뿌렸다고 한다.
모폭탄의 고기를 먹은 들실장은 자폭탄이 되어 벌레를 퍼뜨렸다.
박사의 진술이나 자료에 의해, 벌레의 생태에 대한 해명이 단숨에 진행되었다.
벌레의 생태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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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는 실장석 근절용의 생물병기이다.
실장석의 체내에 기생하여, 숙주인 실장석의 목숨을 빨아먹으면서 다음 숙주를 찾아 전염되어 간다.
구체적으로는 다음 4 단계를 거친다.
또한, 각 단계 1 에서 3 까지의 기간은 대략 2 주 정도이다.

단계 1

실장석의 체내에 침입하는 벌레는 두 종류이다.

A충: 실장석을 몸 내부에서부터 먹어들어가, 체내에서 폭발적으로 번식하는 벌레

B충: 실장석의 뇌내에 침입하여 실장석의 행동을 어느정도 콘트롤, 번식이나 전이를 돕는 벌레이다.



실장석의 체내에 침입한 두 종류의 벌레는 각각 몸의 각부에 향한다.

A충은 몸의 표층에 가까운 부분, 특히 생명유지에 직접 필요 없는 손발들의 살부터 먹기 시작한다.
중요한 기관인 부분부터 먹기 시작하면 숙주가 죽어버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살을 먹고서는 급격히 성장하여, 수천개의 알을 낳아 그것이 체내에서 부화하여 다시 살을 파먹는 형태로 폭발적으로 번식해간다.

B충은 뇌내에 잡입하지만 번식은 안한다.
B충은 뇌내의 조직과, 또는 B충 끼리 융합하여 실장석의 행동을 부분적으로 컨트롤하기 위해 신경네트워크를 구성한다.
섬세하고 복잡한 작업이기 때문에 번식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실장석에게 아직 여유가 있다.
몸의 각 부분에서 미약한 통증이 느껴지지만 그것은 근육통이나 두통의 범위를 넘지 않는다.


단계 2

실장석 몸의 5% 정도가 벌레에게 먹혀 벌레로 바뀐 상태이다.
이쯤되면, 실장석들도 스스로 몸의 이변을 눈치챈다.
몸이 무거워지고 전신에 격통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벌레에게 몸속을 먹히니까 당연하지만.

그러나, 실장석들이 죽는 경우는 드물다.
신경네트워크을 완성한 B충이 뇌나 위석을 컨트롤하기 때문이다.
실장석이 스트레스死할 것 같은 경우는 강제적으로 갖가지 쾌락신호를 보내 스트레스 그 자체를 쾌락으로 지워버린다.
육체적 위험이 닥친 경우는 위석의 에너지를 풀로 작동시킨다.
벌레에게 먹힌 부분 중에 생명유지에 필요한 부분만을 급속히 재생시키는 것이다.
위석을 혹사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실장석의 수명을 줄이는 결과가 되지만, 벌레에게는 상관없다.
숙주는, 다음 숙주에 옮겨갈 때까지만 살아 있으면 되는 것이다.


단계3

실장석 몸의 15% 정도가 벌레로 바뀐 상태이다.
이 단계는 다음 숙주에게 본격적으로 전이하기 위한 단계이며, 실장석의 몸은 크게 변형된다.

먼저, 팔다리를 볼 수 없게 된다.
잘려나가는 것이 아니라, 팔다리였던 작은 가죽이 바람빠진 풍선처럼 붙어있을 뿐이다.
팔다리의 영양은 벌레들에게 먹혀서 이젠 가죽밖에 안남은 것이다.
팔다리가 없기 때문에, 실장석은 도망가는 것도 저항하는 것도 할 수 없다.

또한, 위석 에너지의 불필요한 소비가 억제되어 그 에너지는 벌레의 번식에 사용된다.
물이나 먹이를 먹지 않아도 숙주인 실장석이 죽는 일은 없다.
체조직을 분해하여 얻은 에너지의 일부를 벌레들이 숙주에게 나누어 주고 있기 때무이다.
벌레는 머리와 몸체로 이동하기 때문에 머리와 동체는 벌레의 부피로 조금 부풀어 오르게 된다.
그때, 두부는 뇌의 염증과 벌레의 이주로 커다랗게 부풀어 동체와 비슷한 크기가 된다.

몸의 표면에는 몇 개인가 융기가 일어나서 그것들이 때때로 꿈틀거린다.
융기는 벌레가 지나가는 통로다.
체내가 벌레로 다 채워졌기 때문에, 외피에 가까운 부분을 지나지 앟으면 이동할 수 없는 것이다.

몸속에 벌레가 전이하여, 어느 부분의 살을 떼어봐도 벌레가 확인되는 상황이 되면 뇌내에 침투한 B충이 본격적인 전이의 명령을 내린다.
실장석에게 특수한 페로몬을 뿜게 하는 것이다.
그것은, 실장석의 [동족식]을 유도하는 페로몬이다.
마침내 페로몬에 이끌린 실장석이 몰려든다.
몰려든 실장석들은 감염된 개체를 먹어치운는데 몰두한다.
살 안에 벌레가 있는 것을 알아채는 개체도 있지만, 페로몬에 의해 식욕이 증폭되어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다.
동족식이 유행하고 있는 원인은 이 페로몬 탓이다.

동족들에게 먹히고 있는 동안 감염한 개체는 쉽게 죽지 않는다.
뇌내에 침입한 벌레가 위석을 풀로 작동시켜 재생능력을 늘렸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살을 장기의 재생으로 돌리고, 동족에게 계속하여 먹히는 고통을 맛보면서 살아 있게 된다.
최후의 순간까지 페로몬을 내뿜으며 가능한한 많은 개체를 끌어들이기 위해서이다.
마침내 재생에 사용할 살점도 없어지고, 격통을 느끼는 뇌마저도 먹혀 버렸을 때 간신히 죽는 것이 허락된다.
동족을 새로운 제물로 제공하는 대신에.


단계 4

단계 3 에 도달해서도, 다른 동족에게 포식당하지 못한 실장석의 모습니다.
벌레가 지나는 길인 융기가 몸속에도 뚤리고 마치 주름투성이의 노인처럼 보인다.
몸의 40% 이상이 벌레로 바뀌어 중요한 장기까지 침식되어 있는 상태다.

예정된 시간 내에 다른 실장석에게 전이되지 못한 탓에 실장석 한마리의 체내에 벌레가 넘치도록 밀집하고 있다.
벌레는 대량번식하여 역으로 먹을 살은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여태까지 별로 손대지 않았던 장기의 고기까지 먹는다.
재생능력을 넘어설 정도로 장기가 손괴되기 때문에 이 단계에 이르러 목숨을 잃는 실장석이 다수 나온다.

그러나, 실장석에의 능욕은 끝나지 않는다.
실장석이 죽어도 벌레는 사체의 고기를 먹고 증식을 계속한다.
사체의 고기마저 없어지면 벌레들은 부패한 실장석의 몸을 뚫고나와 계속하여 바깥 세상에 기어나오는 것이다.
뒤에 남은 것은 뼈와 여기저기 가죽이 찢어진 사체뿐이다.

카스미가세키의 회의에서 표시된 ② 의 사체.
그것이 이 단계 4 의 종착점인 것이다.


-후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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