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운 가운데 집에 돌아왔다.
문을 여니 후욱하고 불어닥치는 열풍.
"...다녀왔다."
"후우우...어서...오시는...테치이"
척 처척 하고 절도있는 동작으로 복도 저편에서 나타나는 나의 사육실장.
애저녁에 사이즈가 맞지않게 된 실장복은 벗어던지고,
이제는 팬티를 레오타드처럼 어깨부터 걸치고 있는 이녀석의 이름은 '하나코'
달아오른 얼굴은 귀까지 빈틈없이 근육이 붙어있고, 붉게 달아오른 전신이 움찔움찔 맥동하고 있다.
"...하나코"
"뭐인...테치이?(불끈)"
"아침에 볼적보다 근밀도가 오른듯한 기분이 드는데?"
"후우우...(울끈) 과연 주인님께선 보는 눈이 있으신...테치이 (불끈)
이미 와타치의 바디는... 12석력을 넘어선 테치이(발끈)"
기준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히 실장석 1타스단위정도는 날려버릴듯한 든든함이 하나코한테서 느껴진다.
웬지 더욱 터무니없는 파워를 숨기고 있을거 같긴 하지만, 무서우니까 그 이상은 건들지 말자.
"나가있던 사이에, 밥은 잘 챙겨 먹었냐?"
"후우우... 트레이닝에 정신이 팔려 잊고있었던테치이...(불끈)"
확실히 방 구석에 담아놓은 실장푸드에는 손도대지 않았다.
탄식한다. 이녀석은 사실 밥먹는걸 잊어버린게 아니다.
"지금 프로틴을 갖다줄테니까 기다리고 있어라."
"몸둘바를 모르겟는...테치이(울끈불끈)"
활배근이 가장 아름다워보이는 포즈를 취하고 하나코는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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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하나코는 이런 이상한 실장석은 아니었다.
사실 나는 실장석 사육에 관해서는 그럭저럭 경험이 있는편이다.
당초의 예정으로는 매우 평범하게 하나코를 기를 생각이었다.
어디서 잘못된건가 하니 모 서양영화가 안좋았다.
나 자신은 멍하니 화면을 보고있었을뿐인데, 살그머니 케이지의 틈새로 영화를 보던 하나코는 화면안에서 날뛰고있는 모 주지사님에게 빠져든 모양이다.
강한것은 정의.
근육이야말로 지고.
알기쉬운 파워의 연출은 조그만 실장뇌에 혁명을 일으켜,
그날부터 하나코는 집요하게 고행을 시작했다.
어디서 방법을 안건가 하니, 역시 내가 틀어놓은 텔레비전의 심야홈쇼핑에서,
씽긋 미소짓는 외국인이 웃는얼굴로 트레이닝을 하고있는걸 보고 배운 모양이다.
놀이용 볼에다 체중을 싣고 밸런스를 잡는다.
스펀지 블록에 주먹을 때려넣으며 옆구리를 단련.
좁은 욕조안에서 질주와 조깅을 반복하며 폐활량을 늘린다.
움직이지 않는 수조의 벽면을 밀어붙이며 근육에 부하를 가한다.
순발력, 지구력, 웨이트, 다이어트, 보디빌드, 갖가지 트레이닝을 되는대로 섭렵하기를 계속하여, 슬슬 복근에 왕자가 보이기 시작할 즈음 나는 당황해서 하나코를 의사에게 데려갔다.
엑스레이를 몇장 찍고, 의사는 진단을 내렸다.
"몸의 구성이 실장석과 달라지기 시작했군요."
"진짭니까."
의사왈, 실장석의 육체에는 본래 근육이라 불릴만한것이 없다.
혈액과 체액이 펌프와 같이 밀려들어가, 해면체 상태의 신체가 수축하여 활동을 성립시킨다고 한다.
하지만, 화면안에서 날뛰는 근육을 주시하기를 계속한 하나코는 틀리다.
(여기를 단련하면 이정도의 움직임이 가능한 테치...)
(여기에 근육이 있으면 좀더 다이나믹하게 움직일수 있는 테치...)
믿음은 위석에 지령을 내린다.
스펀지였던 육체에 보조용의 힘줄이 생겨나고, 보잘것없는 끈에 불과했던 근육이 쑥쑥부풀어올라, 결국은 비대해진 근육에 압축된 스펀지는 경도를 가진 골격이 되었다.
껍질이 없는 무척추동물이, 외압으로 강제로 척추동물로 개조당한 모양새에 가깝다.
즉, 요약하자면,
"마라실장의 마라를 해체해서 갖다붙여놓은거랑 비슷하군요."
"우째이런일이"
나는 의사의 해설에 나도모르게 얼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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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렇다 치고, 기르려고 하니 의외로 나쁜일도 아니다.
무엇보다 지리는 일이 없다.
괄약근이 활약하고 있는걸테지.
시험삼아 공포영화를 틀어본다.
영화 초반의 분위기조성으로 비호감 날라리년이 무참하게 살해당하는 신 인데도...
"가소로운...테치이(불끈)"
몸에 맞추어 마음까지 마초로 전락...이 아니고 승화시킨 하나코는 콧방귀를 뀌며, 굴곡이 선명해진 궁뎅이를 보이며 화면앞에서 인왕세로 서서는, 한발짝 물러남없는 태세로 2시간을 버텨낸것이다.
대신 쌀때는 제대로된 똥을 싼다.
거의 사람의 그것과 색깔이외에는 큰 차이가 없어진 그것을 싸게된 하나코에게는
스스로 화장실의 처리를 하도록 다시 훈육할 필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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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의 산보도 달라졌다.
외출용 후드티를 입히고 나가는데, 들실장들의 반응이 조금 틀리다.
보통 사육실장에게는 적의와 억누른 동경의 시선이 쏠리게 되겠지만,
하나코에게는 웬걸,
"...끌리는데스..."
"메차쿠차당해버리고 싶은테치..."
핑크...라기보다는 질척거리는 고깃집 전등색 시선이 쏠리는것이었다.
생각해 보니 무리도 아니다. 실장석 중에서도 호색을 대표하는건 마라실장이지만, 이놈들은 자신의 충동을 억누르지 못하고 주위에 폭행을 휘두르는것 빼고는 할줄아는게 없는놈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하나코는 전신에 마라가 가진 페로몬을 풍기면서도 자신만만하고 힘차게 활보하고 있는것이다.
한번은 진짜로 마라 집단에게 습격당한 일이 있었다.
하지만 하나코는,
"흠(울끈불끈)"
"데데엣!? 와타시의 마라가 튕겨나간 데스우!?"
"쪼임이...부족한테치이...(불끈)...빈틈인,테치(푹작)"
"데게옷!?"
"어디한번...테치이(울끈불끈발끈)"
"보아~~~~~~~ㅅ!?"
괄약근만으로 마라의 침입을 저지한것은 물론, 단련된 한팔을 마라의 총배설구에 찔러넣고, 근육의 맥동만으로 그자리에 있던 마라실장을 죄다 격퇴해버렸다.
양손을 마라의 똥물로 적신채 니힐하게 승리의 웃음을 짓는 하나코를 본 나는
'아, 지금 방치해버리고 집에 돌아가는게 이놈과 연을 끊을 마지막 기회 아닐까-'
하고 한순간 생각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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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세월은 흘러, 하나코의 육체는 케이지안에 담기지 않게 되었다.
지리는 일도 없었으니 방에 풀어놓는걸 허락하고, 물을 채운 페트병이나 잡지묶음다발등의 트레이닝 용품을 조달하고, 방안의 물건들을 망치지 않는것을 전제로 비교적 자유롭게 지내도록 하고있다.
한번은 침입을 위해 창깨기를 시도하려고 마당까지 비집고 들어온 들실장일가가 있었으나, 창너머로 하나코의 모습을 보고는 생물로서의 우열을 눈앞에 들이댄것 마냥 맥없이 물러났다.
그리고 지금,
하나코의 근육은 초겨울의 추위에도 아랑곳않고 성장을 계속하고 있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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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님..."
"뭐냐 하나코"
"절봐주시는...테치(불끈 울끈불끈)"
"아 그래. 잘봐달라는거지? 나쁜짓이라도 했냐."
"후우우...테치"
결국 함께 저녁밥을 먹게된 나와 하나코.
프로틴을 한술뜸과 함께 포징을 취하던 하나코가, 웬지 불쑥 미안해하고 있었다.
사료를 남긴데 대한 사죄인걸까... 하긴 보통이라면 용서받을일이 아니지만,
내 목적을 위해서라면 프로틴을 섭취하는걸로도 별로 관계없는데...
"주인님도... 와타치가 역겨워 보이신...테치?(불끈)"
"응. 존나."
"테지이"
그건 분명히 해두고 싶었기 때문에 즉답한다.
풀이 죽는 하나코.
뭐 그래도, 기죽이려고 한 소리는 아니니까 뒷말을 잇는다.
"뭐, 역겹다고 딱히 별일이 생기는건 아니니"
"테에에...후우우..."
"재미있으니까 하고싶은대로 하게 두는거야. 조금 역겹다고 니가 미안해할 일은 아니지."
"테에"
오래간만에 보통의 자실장 처럼 얼빠진 소리를 내는 하나코.
웬지 미묘한 분위기가 되어버렸지만, 내가 재촉하자 하나코도 식사를 재개한다.
딱히 거짓말을 한것도 아니니까.
그것이 나의 본심이다.
하나코의 육체가 이상적인 식육이 되어준다면, 살아있을때의 외견같은건 아무래도 좋다.
나는 애호파가 아니다.
하지만, 학대파도 아니다.
물론 관찰파도 아니다.
냄비파가 제일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나는 축산파.
실장석을 훌륭히 키워내서, 최고급의 식육으로 만들어, 실장육가게에 넘기는것이 나의 명제다.
지금까지 내가 보내준 실장석들은, 높은 평가와 함께 부업으로써는 상당한 수입이 되어 주었다.
그런나에게 있어서 이만큼이나 육질이 틀린 실장석은 처음이다.
눈앞에서 근육질과 함께 씨익(역겹다)웃는 이녀석은, 얼마의 가치가 매겨질 것인가.
억누르듯 조그맣게 웃는 나를, 눈앞의 극상급 식육은 눈치채지 못한 모양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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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일담.
"왜 못사겠다는거야!"
"아니 그게, 이놈 구성성분이 인육이랑 거의 같다며? 아무도 먹으려 들지 않을거라고!"
"아니, 보통 인육의 맛같은건 모를거 아냐?"
"그럼 너라면 냄비안에 잘익은 작은 인간의 활배근을 뜯어먹을수 있겠냐?"
"무리"
"포기해라."
"으윽..."
"주인님, 왜그러는...테치? 후우우"
"암것도 아냐! ...이렇게 된이상 그쪽 세계의 정점이라도 노려볼까 제길"
"문제 없는....(불끈)테치이...후우우"
하나코가 세계대회에서 어떤 활약을 보였는가는 또다른 이야기에서.
천조석이 연상되는 강한 실장석인 Death
답글삭제로망을 품은 실장석이라니 ㅋㅋㅋㅋ 응원해주고싶어진테치
답글삭제마초석 vs 머슬
답글삭제마초석 vs 머슬
답글삭제고깃집 전등색 시선ㅋㅋㅋㅋㅋㅋㅋㅋㅋ듣도보도못한 세레브한 비유인데스넼ㅋㅋㅋㅋㅋㅋㅋ
답글삭제마초 실장석..그것도 개념에 운치도
답글삭제안흘리는 끈육 끈육한 녀석이라니...
개쩔자나?!
헬창석인 테
답글삭제치
삭제마라도 아닌데 마라실장의 기운을 뿜어낸다니ㅋㅋㅋㅋㅋ저부분 읽고 '어?주인공실장 마라실장이라는 묘사가 있던가?'하고 다시 위로 올려서 확인해봤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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