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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한 인간

"공원에서 아이들이 놀수 없게되다. 실장석의 피해 확대"
"오염된 강변, 인간의 쉼터가 또다시 사라지다"
"실장석 오염확대, 미온적인 정부. 실장관련기업으로부터의 로비인가?!"
"재평가하는 실장석과의 생활, 단절된 공존"
뉴스에서 강경한 표정의 캐스터가 외치고있다.

안된다.

인간에게 민폐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자 가만있을수 없어 밖으로 뛰쳐나갔다.

벌써 한밤중이다. 심야 두시가 지났다.
나는 길거리 덕분에 약간 밝은 공원에 서있다.
아이들이 잊고갔는지 야구방망이가 떨어져있기에 그것을 쥐었다.

안돼. 이건 안돼.

공원에는 실장석의 분뇨가 흩뿌려져 희미하게 냄새가 난다.
수돗가는 특히 심했다. 들러붙은 똥이 몇겹이나 겹쳐져있어 눈을 돌리게된다.
화단은 엉망이되고, 놀이도구는 더러워지고, 벤치는

벤치는

"데갸아!!"

한번만 소리를 지른 실장석은 그대로 아무것도 말하지 않게 되었다.
나는 몇번이나 방망이를 내리휘둘렀다.
마지막에는 뼈도 살도 피도 무언지 알수없는 더러운 질척한 액체로 변했다.
그 액체에서는 이 공원의 냄새가 났다.

안된다.

나는 방망이를 던져버리고 도망치듯이 집에 돌아왔다. 청바지와 운동화에는 실장석의 똥이 붙어있다.
그것들을 약간 난폭하게 비닐봉투에 쑤셔넣고 쓰레기통에 버린다.
따끈한 샤워를 하고, 죽은듯이 잠든다.

다음 날, 공원에 나갔다.
토요일의 낮인데도 아이들은 한명도 없다.
한밤중과 다름이 없다.
화단은 엉망이되고, 놀이도구는 더러워지고, 벤치는 족색으로 물들어있다.

공원 앞에 우뚝 서있는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노파가 있었다.

"이 공원도 말이지, 전에는 깨끗하고 아이들도 노는 곳이었지만"
"실장석, 그게 살기 시작하면서 말이다"
"저 화단, 나는 저기의 꽃을 키우는게 즐거웠단다"
"시의 사람들도, 이런 작은 공원은 아무것도 해주지 않더구나"

듣자하니, 노파의 돌아가신 남편은 이 공원의 관리인이었던 모양이다.

안된다.

나는 공원의 청소를 시작했다
"젊은이, 청소를 해도 금방 더러워질게야"라고 노파는 말했지만, 나는 듣지않았다.
풀을 뽑고, 똥을 씻어낸다.
도중에 몇 마리인가 실장석을 발견했지만, 무시했다.
자실장이 다가와서는 나에게 똥을 던졌다. 무시했다.

그러자 몇 마리인가 실장석이 다가왔다.
분명히 똑똑한 실장석이리라. 내가 무엇을 하고있는지 이해한듯 하다.
내가 이 공원을 인간이 쓸 수 있는 것으로 되돌려놓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실장석들은 그것을 방해했다.
똥을 던지는 실장석.

안된다.
나는, 나는 말이지. 공원은 즐거운 장소라고 생각해.
아이들이 놀고 노인들이 쉬는, 그런 장소라고 생각해.
그런데 어제의 나는 무엇을 했나? 실장석을 때려 죽였다. 그런 장소에서.
그런데 지금 너희는 무엇을 하고있나? 똥을 던져 더럽히고있다. 그런 장소에서.
나는 어제 던져버린 방망이를 잡았다.

안된다.
아무리 그럴듯한 이유를 늘어놓아도 얼굴이 웃어버린다.
아아, 안돼. 얼굴이 풀려버린다. 너희들을 죽이는게 즐겁던 때로 돌아가버린다.

해가 기울어 어두워진 공원에서 나는 배트를 내리치고있다.

처음으로 실장석을 죽였을 때를 떠올렸다.

"너 그런거 하는 녀석이었구나"

친구가 그렇게 말하며 나를 보았다. 노려보는것도 아니었는데 무서웠다.
나는 필사적으로 변명을 했다.
이녀석들은 공원을 더럽힌다. 이녀석들은 강아지 먹이를 훔친다. 이녀석들은.

"너, 얼굴이 웃고있어"

아무리 이유를 늘어놓아도, 나는 실장석을 죽이는 일이 즐거웠다.
이런저런 이유를 찾으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고싶었다.
인간은 약하다. 실장석은 인간에 해가 된다. 죽일수밖에 없잖은가.
몇번이나 친구에게 달려들었지만, 말도 붙이지 못했다.
그는 내가 미쳤다고 내뱉었다. 나는 실장석을 죽이는 것을 멈추었다.
그 친구는 작년에 죽었다. 그냥 사고였다.
오토바이를 타던 중에 뛰어든 실장석을 피하려다가 넘어져서 죽었다.
내가 좀 더 실장석을 죽였더라면, 그를 구할 수 있었을까.
그 날 이후, 나는 실장석을 잔뜩 죽였다. 기계적으로.
하지만 얼굴이 풀려버린다.
웃어버린다. 웃어버린단 말이다.
몇번이나 청소원이나 처리센터 직원을 그만둬야했다.
웃지마. 웃지마. 웃지마.
자네같은 학대파는 곤란하다.
세간의 눈을 생각하면 어떻겠느냐.
우리가 미친놈 데리고있는것 같잖은가.


정신을 차려보니 공원의 실장석은 어지간히 죽여놓았다.
나머지는 골판지와 화장실에 숨은 놈을 사무적으로 죽이고, 사체를 전용 비닐봉투에 담는다. 피라든가 하는것은 물을 뿌려 얼버무린다.
몇번이나 그만둬버렸다고는 하지만, 꽤나 베테랑인 것이다.

쓰레기장에서 공원으로 돌아오니 실장석이 한 마리 남아있었다.

"어째서 죽인데스? 어째서, 마마와 여동생들을 죽인데스?!"

곤란하네. 실장석과 이야기하는건 이게 처음이야.
나는 한 마디, 실장석은 인간에 해가 된다고 말했다.

"어째서 해가 된다고 단정하는데스! 와타시들은 한적한 공원에서 살고있었던것 뿐인데스!!"

실장석, 인간은 말이지, 약해. 약하니까 죽이는거야.

"오마에들은, 데갸악!!!"

보라구, 죽였잖아. 네 반론이 무서우니까.
너는 아마도 정론을 말하겠지. 누구도 죽고싶지는 않을거야.
인간에게 잘못이 있다는 것은 알고있어. 그러니까 죽이는거야. 약하니까.
인간은 약한 마음밖에 가지고있지 않지만, 그에 어울리는 강한 힘을 가지고있지.
실장석의 사체를 전용 비닐봉투에 넣는다.

다음날, 노파에게 고맙다고 몇번이나 인사를 받았다.
인간은 약하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얼굴로 감사를 받아들였다.
이대로 여기의 관리인을 해주면 안되겠냐고 했지만 그것은 정중히 사양했다.
이젠 여기에 약한 인간의 거주를 어지럽히는 무서운 실장석은 없으니까.


그로부터, 나는 프리랜서의 청소원이라는 것을 하고있다.
일처리가 세심하다든가, 성공률이 높다든가, 이런저런 이유로 번창하고있다.
그로부터 한번도 실장석과 이야기한 적은 없다.
그로부터 한번도 웃지않고 실장석을 죽인 일은 없다.
그렇기에 청소작업은 밤이 아니면 하지않는다.


-끝

댓글 4개:

  1. "그는 영웅은 아니지만 침묵의 수호자이자 우릴 지켜보는 보호자,어둠의 기사란다."-다크나이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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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다크나이트 토시아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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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똥으로 더럽히는 것들이 한적하긴 개뿔
    잘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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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저 청년 일 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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