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의 크리스마스 원작:임금님의 「메리」에서−
[0]
어느 크리스마스 이브의 밤.
자실장 메리는 주인에게 혼이 난 후 알몸이 되어 베란다에 내팽개쳐졌다.
『테히이이이잇!
싫은테치이! 싫은테치이! 싫은테치이!
죄송한테치이! 죄송한테치이이이이!』
「하룻밤 거기서 반성해!」 드르르륵! 타악!
『테챠아아아아아!』
몇번이나 경험해온 벌에 공황을 일으키면서도 쫓아갔지만, 코앞에서 유리문이 닫히고 촤아악 하면서 커튼이 닫혀버렸다.
『테ー……』
나쁜 의도는 아니었다.
옆집 친구——히마와리에게 「선물은 애정의 증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금기로 교육받았음에도 끈질기게 조른 결과 주인의 분노를 사 버린 것이다.
『테에……테힉……테히이……어째서……테치이?』
오늘은 「크리스마스」라고 불리는 특별한 날이라는것을 알고, 혹시 주인이 애정을 보여주지는 않을까 생각한 것이다.
메리는 찬바람에서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해 에어컨 실외기와 등유통을 수납하는 컨테이너 사이에 들어갔다.
『테긋……테힛……테힉……
손씨……아픈테치이……
추운테힛……추운테힛……』
메리는 주인이 바닥을 때릴 때에 찢어져나간 오른팔의 뿌리부근을 끌어안고 웅크려앉았다.
이빨이 덜덜 부딛히며 흐느껴 울었다.
멍 투성이가 된 얼굴과 온몸도 아팠지만, 마음이 아픈게 괴로웠다.
고개를 들어보니 구름이 낀 밤하늘에는 반짝이는 별도 휘황한 달도 보이지 않았다.
슬픔에 빠진 채, 한때 마마와 지내던 공원을 생각한다.
[1]
그 때, 공원은 굶주리고 있었다.
기 주변의 들실장들은 추위에 대비해 체온을 유지할 칼로리를 보충하기 위해, 초겨울이 되면 근처의 식물원에서 도토리를 모아 비축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여름의 무더위의 영향으로 예년에 비해 도토리가 적게 영글었던 것이다.
그리고 겨울.
예외없이 메리도 그 가족도 장렬한 식량쟁탈전에 말려들었다.
『데프프……
이런데에 숨겨두었던뎃승♪』
『안되는데스!
가져가면 안되는데갸아아아아아악!』
『시끄러운데엣스!
더 맞아보고싶은뎃스?
데햐햐햐햐햐햐……』
『데에에엥! 데에엥! 데에엥!』
그렇잖아도 부족한 비축을 강도로 변한 동족에게 빼앗겨버렸다.
어디에서 손에 넣었는지, 강도는 뾰족한 대못을 가지고있었기에 메리의 마마는 비축을 지켜내지 못했다.
다행히 메리와 그 자매는 발견되지 않고 넘겼다.
하지만 몇날이고 몇밤이고 밥 없이 지내다보니, 자매들은 굶주림에 고통스러워하며 죽어갔고, 마지막으로 메리만이 살아남았다.
그리고 메리의 마마는 결국 이런 말을 하게 되었다.
『이젠 밥이 없는데스
이대로는 죽어버리는데스
그러니까 닝겐상에게 키워지는수 밖에 없는데스
좋은 닝겐상만 있는건 아닌데스
그래도……밥을 먹지 못하면 죽어버리는데스
살아있으면 분명히 좋은 일이 있는데스
죽어버리는 것 보다는 나은데스』
체념의 말을 되풀이하며, 후회에 잠길 여유도 없는 초췌한 얼굴이었다.
그것이 한계를 넘은 공복에 정신을 잃기 전에 본, 마마의 마지막이었다.
『테에?……마마는 어디인테치?
여기는……어디인테치?』
되살리기 위해 입에 넣은 설탕과자의 달콤함을 느끼며 의식이 회복되었을 때, 이미 여기에 있었고 마마의 모습은 없었다.
그 대신 강한 말투로 명령하는 닝겐이 있었다
「어쨌거나 그 더러운 옷과 몸은 씻어라. 그 정도는 스스로 해라」
탁아되었다는 것을 메리는 어렴풋이 알았다.
돌아갈 장소도 없다는 것도.
그것이 몇 주 전에 있었던 주인과의 만남이었고, 사육실장으로서 메리가 키워지게 된 날이었다.
[2]
사육실장이 되기 위해서는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
규칙을 지키지않으면 심상치않은 벌을 받는다.
몇 번이나 죽을뻔할 정도의 엄한 벌을 받으며, 메리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메리는 메리 나름대로 노력했다.
마마가 그리워질 때도 몇 번 있었지만, 어째서 자신이 탁아되었는지 잘 알고있었기에 공원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테, 테칫!
가, 가, 가, 감사한테챠아아아아아!』
어느 날, 주인이 목걸이를 주었다.
1천번의 채찍질에 대한 하나의 자그마한 사탕이었지만, 그 효과는 절대적이었고 메리는 태어나서 처음 받는 선물에 기뻐했다.
처음에는 벌이 무서워서 주인의 말을 들었지만, 곧이어 주인의 신뢰에 답하고 싶다는 생각함에 따라 적극적으로 노력하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이었다.
노력해왔기때문에, 주인이 애정을 보여주길 바랐다.
『테에……테, 테치이……』
주인을 화나게 해버렸다……
주인을 질리게 해버렸다……
주인을 실망시켜버렸다……
메리는 몽롱해지면서도 지금까지의 노력이 무로 돌아가는듯한 상실감에 괴로워했다.
촛점이 잡히지않는 오드아이에 하늘하늘 떨어지는 하얀 것이 비친다.
눈이다.
동사로 이끄는, 하늘로부터의 사자.
아픔도 추위도 새하얗게 되어 지워져간다.
아무것도 느끼지 않게 되자 공포 조차도 지워지고, 메리의 의식은 새카만 심연에 빠져들었다.
[3]
이튿날 아침은 맑게 개어 파란 하늘이 펼쳐졌다.
살짝 쌓였던 눈도 거의 녹아버렸다.
『테엣……테치?
꽃밭은 어디 간테치?』
메리가 삼도천을 한발 남겨두고 생환하니, 따뜻한 방 안이었다.
주인은 일하러 나갔는지, 인기척은 느껴지지않았다.
익숙한 방의 한 켠에 놓인 감귤박스.
유일한 침구인 신문지.
그리고 애용하는 플라스틱 먹이접시에는 실장푸드와 뼈에 고기가 약간 붙은 닭다리가 있었다.
『테에에!』
광희광란.
생각치도 않은 진수성찬에 달려들뻔하던 메리는, 가까스로 자제했다.
『테, 테치이……잘먹겠……습니다테치……』
손끝에 환상통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주인은 메리의 행실이 나쁘면 자주 이쑤시개로 손끝을 찔렀다.
그것은 인간이라면 손톱 사이에 바늘을 쑤시는 것과 마찬가지로, 커다란 어른도 소녀같은 비명을 질러버리는 아픔이었다.
그것을 생각한 것이다.
아삭아삭……아삭아삭……아삭아삭아삭……
쩝쩝……우걱우걱……쩝쩝……쩝……우걱우걱
『테힛……테큭……테에에−엥! 테에에−엥!』
메리는 실장푸드를 입에 쑤셔넣고 닭다리를 핥으며 배를 채우더니 소리높여 울었다.
주인이 구해주고 밥을 주었다.
기뻤다.
아직 주인에게 버림받지 않았다.
메리는 다시금 훌륭한 사육실장이 되어 주인에게 공헌하자고 마음속에 다짐했다.
[4]
주인은 조교계열의 학대파.
전능감과 지배욕을 채워주는 완구를 간단히 부수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죽인다든가 하는 바보짓은 하지 않는다.
살지도 죽지도 못하는 절묘한 경계에서 멈추는 것이 숙련된 학대사의 스킬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메리가 완전히 순종적이 되어 조교하는 보람이 없어질 때에는, 게슈타포 느낌의 고문플레이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넘겨줄 예정이었다.
조교할 필요가 없는 실장석 따위에는 흥미가 없는 것이다.
[5]
찰싹! 찰싹! 찰싹!
『테!』
오후.
베란다쪽 유리문을 두드리는 소리.
옆집 히마와리가 베란다의 비상용 파티션 아래를 통해 놀러왔다.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메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무무무, 무슨일인테츄!?』
메리가 창을 열자, 히마와리는 놀라 소리를 질렀다.
시합에서 진 복서같은 얼굴을 한 메리에게 놀란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테치……
그거 선물인테치?』
『그런테츄!
여기보는테츄!』
귀찮았기에 메리는 히마와리의 질문을 가볍게 흘리고 이야기를 꺼내게했다.
히마와리는 유행하는 아이돌의 의상을 모방한 코스튬으로 빙글빙글 돌더니, 손을 입가에 대고 아첨포즈로 「짜잔!」을 했다.
『지금까지 중에서 최고인 선물인테츄!
주인사마는 무척이나 와타치를 사랑하는테츄!
메리쨩은 뭐 받은테츄?』
메리는 귀여운 옷에 즐거워하는 히마와리를 보며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부러움에서 온 질투가 아닌, 순수한 마음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이녀석은, 귀엽지 않다.
추악하다.
메리에게는 물욕을 채워주는지 아닌지로 애정을 재려고 하는 히마와리가 추하게 보였다.
그리고 희한한 방향의 진리를 얻었다.
『아파아파는 와타치를 위한것인테치♪
주인사마의 마음씨가 담겨있는테치♪
이것이 「애정의 증거」인테치♪
최고의 선물인테치♪
치프프프……』
『테, 테츄〜?』
영문을 알수없는 소리를 하면서, 거무죽죽하게 부어오른 얼굴로 기분나쁘게 웃는 메리를 보며, 히마와리는 이젠 놀러오지 말까〜하고 생각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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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
작년의 크리스마스에 올릴 생각이었는데 이제서야 올리게 되었습니다……
말할 나위도 없이, 임금님의 미완스크인 「메리」를 제 나름의 해석으로 완결시켜보았습니다.
http://jissou.pgw.jp/upload_ss/j/view/0_2353.html
역주 : 보면 아시겠지만, 부론티아, 통칭 임금님의 스크 사육실장 메리의 2차창작입니다.
한동안 미완으로 남아있다가 부론티아 본인이 결말을 낸게 15년도였나 그렇다고 들었는데, 이 스크는 13년산이니 그런 미완성을 아쉬워한 사람이 쓴 것으로 보입니다.
원작을 생각하면 이정도면 해피엔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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