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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는 없다

낮이라기에는 아직 많이 남은 시간대, 주민들이 출근한 후의 조용한 주택가를 한 명의 남자, 토시아키가 자전거를 타고 씩씩하게 달려나간다.

가난한 토시아키는 대학의 여름방학에 시골에 있는 친가에 돌아가야하는데 돈을 아끼기 위해 자전거로 2, 3일이 걸리는 길을 열심히 나가고 있었다.



「테쟈아아아ーーーー! 테치테치테치ーーーー!!」




주택가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에서 자실장의 비명이 들려왔기에, 신경이 쓰인 토시아키는 자전거를 멈추고 주위를 둘러본다.

비명을 지른 자실장은 방치되었다고밖에 생각할수 없는 더러운 자동차 한 대가 있는 공터에서 있었고, 자세히 보니 자동차 근처에 자실장 몇 마리가 끌어안고 떨고있다. 그 언니인지 조금 커다란 자실장 한 마리가 막대기를 휘두르며 고양이를 쫓아내려고 하던 중이었다.

자실장은 자매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막대기를 휘두르지만, 마구잡이로 휘저을 뿐이라 고양이에 맞을리가 없다. 가볍게 피하는 고양이도 장난기가 동했는지, 단번에 숨통을 끊지않고 피하는것과 동시에 발톱으로 약간씩 자실장에게 상처를 입혀간다.

토시아키를 눈치챈 고양이는 자실장에게 일격을 날린 후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

고양이도 도망쳤으니 돌아가려고 하던 토시아키였지만, 자동차 쪽에서 자실장의 슬퍼하는 목소리가 들려왔기에 상태를 보려고 다가간다.

토시아키가 나타난게 조금 늦었던 것일까, 거기에는 고양이 발톱에 온몸이 할퀴어져 죽은 자실장을, 눈과 같은 색의 눈물을 흘리며 필사적으로 흔드는 자실장 세 마리가 있었다.

토시아키를 알아챈 자실장들은 도망치려고 했지만, 토시아키는 휴대전화의 실장링갈 어플을 켜서 해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전했다. 이해를 한 것인지 진정한 자실장들과 함께 죽은 자실장을 차 옆에 묻어준다.



「너희들 가족은 여기에 살고있는거니?」

「그런테치. 저기의 자동차라는 것 아래에 마마가 집을 만들어줘서, 거기에 살고있는테치」



살아남은 세 마리 가운데 가장 큰 자실장의 말을 들은 토시아키가 자동차 아래를 살펴보니, 지면이 조금 파여있고 골판지하우스가 제대로 짜맞춰져있다. 이 자실장들의 어미는 현명한 들실장이겠지. 여기라면 비로 골판지하우스가 무너질 일도 없고, 뜨거운 태양의 햇살도 자동차가 가려준다. 게다가 자동차 아래에 둥지를 설치하면 인간과 까마귀에게 발견될 가능성도 적다. 다만 이번처럼 땅을 기는 동물에게는 들키겠지만.



「그러고보니 너희 어미는 아직 안 돌아오는거냐?」

「마마는 지금 밥을 가지러 간테치. 언제나 마마는 햇님이 맨꼭대기가 될때까지는 돌아오지 않는테치. 와타치들은 언제나 집 안에서 얌전히 집을 보고있는테치. 그랬는데 오늘은 가장 아래 이모토챠가 참지못하고 밖에 나가버려서, 데려오려고 하던 오네챠가 고양이한테 들켜서……테에에엥, 테에에에엥」



언니를 떠올렸는지 다시 울기 시작하는 자실장을 달래며, 토시아키는 친실장이 돌아오는 것이 나중이라면 다시 고양이가 덤벼들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자실장이 울음을 멈추는 것을 확인하고는, 방치된 자동차를 조사한다.

겉보기에는 더러웠지만, 유리창도 깨지지 않았고 조금만 정비하면 지금도 달릴수 있을것 같다.



「테? 닝겐상 뭐하는테치?」

「그건 자동차테츄ー♪ 와타치 알고있는테츄ー♪」

「아아, 너희 어미가 돌아오는게 늦을것같은데, 이대로라면 또 고양이가 공격해올지도 몰라. 그러니까 안전한 장소가 없나해서 보는중이야」



위해를 가하지 않는 토시아키에 안심한 것인지, 나머지 두 마리의 자실장도 토시아키에 말을 건다. 거기에 답하면서 차의 손잡이를 당겨보니, 열쇠가 잠겨있지 않았는지 간단히 열렸다.



「테에에에. 자동차가 열린테치. 대단한테치」

「좋아. 차 안에서 어미가 돌아오는것을 기다리렴. 여기라면 고양이한테 당할 걱정도 없어. 어미가 돌아오면 꺼내달라고 하고」



자동차의 문이 열려서 환성을 지르는 자실장들을, 토시아키가 상냥하게 한 마리 한 마리 들어서 자동차 시트에 놓아준다.



「굉장한테치ー. 와타치 자동차 안은 처음 들어와보는테치ー♪」

「땅바닥이 푹신푹신한테츄ー♪」

「넘어져도 전혀 아프지 않은테치ー」



시트 위에서 까부는 자실장들을 잠시 바라보던 토시아키는, 집에 돌아가던 도중이었다는 것을 떠올렸다.



「테엣? 닝겐상 돌아가는테치?」

「와타치 닝겐상이랑 더 놀고싶은테츄」

「나도 그러고는 싶은데, 집에 가는 도중이었거든. 워낙 멀어서 서두르지 않으면……. 그러면 잘있거라」

「닝겐상 바이바이테치ー♪」



토시아키는 차에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한 후에 문을 닫고, 자전거를 타고 공터를 떠났다.





토시아키가 공터를 떠나고 몇 시간 후.

뜨거운 햇살이 쏟아지는 가운데, 비닐봉지에 음식물쓰레기를 가득 담은 친실장이 땀을 뻘뻘 흘리며 둥지로 돌아왔다.

그리고 차 근처에서 멈춰서서 주위를 둘러보아 경계한 후, 서둘러 차 아래의 골판지하우스 안에 들어간다.



「오마에들, 기다린데스ー. 오늘은 밥을 잔뜩 가져온데스ー. 사과 심도 있……데데엣!? 자들이 없는데스ー!!」



친실장이 의기양양하게 둥지 안에 들어갔지만 새끼들이 없다. 황급히 손에 든 봉지를 내려놓고 뛰쳐나와 소리를 지르며 주위를 둘러본다.



「오마에들ー 어디인데스ー? 마마가 돌아온데스ー. 이리로 오는데스ー」

「테에에에……마, 마마……. 꺼내주는테치……」



그러자 자동차 안에서 희미한 자실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친실장은 차를 두드리면서 자실장에게 말을 건다.



「어째서 자동차 안에 있는데스ー! 다른 자들도 안에 있는데스ー? 마마가 바로 꺼내주는데스ー!」

「마마아… 너무 더운테치…… 이모토챠들도 있는테치…….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모토챠들이, 입에서 거품을 뿜더니 움직이질 않는테치……」

「데가아아아아! 자동차가 엄청 뜨거운데스ー! 그래도 질수없는데스ーー!」



내리쬐인 햇볕에 창문도 열려있지 않은 차 안은 사우나같은 상태. 인간도 견딜수 없는 자동차 안에서, 자실장 세 마리 중 한 마리를 제외하고는 이미 더위로 사망. 남은 한 마리도 다 죽어가고있다.

차 안에서 약해진 자실장의 목소리를 듣고는, 친실장은 허겁지겁 뜨거운 달궈진 차체에 손을 대지만 화상을 입어 손이 못쓰게 되었고, 몸통박치기를 하면서 필사적으로 문을 열어 자실장을 구하려고 한다.

하지만 결국 실장석의 힘으로는 자동차에 상처도 내지 못했고, 몸통박치기를 하면 튕겨나가고 또다시 몸통박치기를 하는 의미 없는 행동을 하고있는 것 뿐이었다.



「마…마마. 와타치 죽고싶지 않은테치……꺼내……」파킨

「데? 어떻게된데스ー! 금방 마마가 꺼내주는데스ー! 그러니까 말을 하는데스ー!! 죽으면 안되는데스ー!」



새끼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게 되어도, 필사적으로 말을 걸면서 몸통박치기를 계속하는 친실장. 결국 힘이 다하여 그 자리에 드러누워버린다. 몸통박치기로 차에 닿은 곳곳에 화상을 입어 끔찍한 상태이다.



「데에에에에……몸이 움직이질 않는데스. 이게 무슨일인데스. 와타시는 아무것도 나쁜것 하지않은데스…… 그저 자들과 행복하게 지내고싶었던것 뿐인데……」파킨



새끼도 구해내지 못하고, 몸도 움직이지 않게 된 친실장은 어째서 이렇게 되었나 절망에 몸부림치다가, 위석이 소모를 견디지 못하고 깨지면서 사망했다.







「덥네ー. 그러고보니 그 자실장들은 잘 있으려나ー. 지금쯤 어미와 밥을 먹고있을지도 모르겠네. 나도 빨리 집에 가서 엄마 밥 먹고싶다ー」



토시아키가 선의로 자실장들을 차 안에 넣어준 것이 실장친자를 전멸시켜버린 것이었지만, 토시아키는 그런 사실을 알지 못한다.

오히려 오늘은 착한 일 했네ー라고 생각하면서, 페달을 힘주어 밟아 뜨거운 햇살을 가르면서 친가로 가는 먼 길을 달려나갔다.


-끝

댓글 7개:

  1. 악의는 모르겠고 바보인 건 알겠네...
    저리 넣어주면 당연히 못나오지...
    물론 그게 좋은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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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해충 번식을 줄였으니 착한일은 맞는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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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거리를 더럽히는 똥벌레들 구제했는데 착한일했지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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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인분충인데스..지능이 낮은걸보니 직장에서도 암걸릴게 분명한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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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대가리가 있었다면 2,3일이나 걸리는 거리를 무식하게 자전거로 갈 게 아니라 알바를 하든, 돈을 빌리든 해서 차타고 갔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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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꽤 많은 숫자의 영아가 매년 차안에서 질식해서 죽음. 무식한 부모둔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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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공원수호자의 탄생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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