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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대충 기르는 방법 -2-

초인종이 울려서 보니 친구가 서 있었다.

이전에 실장석을 맡기러 왔던 무책임한 친구였다.

"다시 실장석을 맡아 달라고 하면 거절한다."

"아니, 이번엔 아니야."



친구는 출장이 잦다.

이번에도 내일부터 급하게 약 1달간 출장을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주제에 이 친구는 뭔가 애완 동물을 키우고 싶어 한다.

전적으로, 적당한 성격이다.

그리고 이번에도 예전과 같이 펫 호텔의 예산도 없고, 다른 친구들에게 거절당하자,

이 대충남 차례가 돌아 왔다는 것이다.




"뭐야, 전이랑 같잖아."

"아니, 이번엔 맡아주었으면 하는 거는 이 녀석이야."

친구가 가지고 왔던 큰 가방을 열었다.

"다왓!"

붉은 옷을 입은 작은 생물

실장홍이다.



"나노다왓!"

짐처럼 취급하는 것에 실장홍은 분명 화가 나 있었다.

자기를 안은 친구의 팔을 찰싹찰싹 때렸다.

보기만 해도 건방진 태도에 남자의 미간에 주름이 잡혔다.

"부탁이야. 얘는 저번 실장석처럼 버릇 나쁘지 않으니까"

친구는 남자의 손에 돈을 어느정도 쥐어주었다.

펫 호텔에 보내기에는 조금 부족한 양이다.

"...야"

"그럼 시간 없으니까 이제 갈게. 잘 부탁해."

친구는 허둥지둥 달려갔다.



남자는 실장홍을 봤다.

"다와"

삐진 듯 홱하고 고개를 돌리는 실장홍.

...뭐야, 저번 거보다 훨씬 건방지잖아.

실장홍에 대한 남자의 첫인상은 최악이었다.









친구는 정말 급한 것 같았다.

실장홍 이외의 짐을 거의 들고 오지 않았다.

가방에는 실장홍 옷과 찻잔,

나머지는 메모와 실장 링갈 뿐이었다.

일단 메모를 읽는다.

먹이는 홍차라고 쓰여있는데, 나머지는 저번의 실장석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와다왓! 나노다와-!"

발밑에서 실장홍이 떠들었다.

현관 앞에서 메모를 읽고 있는 남자에게 빨리 실내로 안내하라고 하는 것이다.

"시끄러워, 좀 기다려"

발차기.

실장홍은 굴러갔다.



이 실장홍은 펫샵에서 팔리고 난 후,

애지중지 길러졌을 뿐 한번도 체벌을 받지 않았다.

덕분에 그 오만한 성격이 점점 자라나 인간을 완전히 내려다보게 되었다.

인간은 자신의 뒷바라지를 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런 자만심을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다.



 하인. 하인! 빨리 나를 안고 일으키는 다와!

 일으켜서 방으로 모시는 다와!



실장홍은 현관에 대자로 누워 계속 시끄럽게 굴었다.

"시끄러운 놈이네, 기분도 안 좋은데 계속 거기에서 자!"

남자는 실장홍을 힐끗 봤을 뿐 재빨리 안으로 쏙 들어갔다.

현관의 신발 위에 드러누운 채 방치된 실장홍.



 이 닝겐은 무슨 무례한 놈인 다와?

 하인 주제에 예의가 되어있지 않는 다와!

 어떻게 해서든 입장을 뼈저리게 깨닫게 해주는 다와!

 일으키러 올 때까지 용서하지 않는 다와!



실장홍은 결심했다.

남자가 자신을 공손하게 방으로 모실 때까지 이곳에서 움직이지 말자.

고귀한 자신이 하인에게 다가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럼 하인이 안고 일으키게 해달라고 머리를 숙이며 간절히 부탁해온다면

 다시 생각해 보아도 좋은 다와.



실장홍은 대자로 뻗어 남자의 마중을 기다렸다.

하지만 문 너머에서 티비 소리만이 들릴 뿐, 남자가 나타나는 일은 없었다.

실장홍은 남자를 기다렸다.

남자는 나오지 않았다.

실장홍은 더 기다렸다.

남자는 역시 나오지 않았다.

기다렸다.

나오지 않았다.

기다렸다.

나오지 않았다.



이러쿵저러쿵 결국 4시간 이상을 기다리게 됐고, 이제 실장홍은 화가 뻗쳤다.

이렇게 까지 소홀하게 다뤄진 기억은 오랫동안 없었다.

허리도 적당히 아팠다.

일어나면 끝나는 일인데 자존심이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그 새로운 하인이 무슨 일이 있어도 안아 일으키게 하지 않으면 기분이 풀리지 않을 것 같았다.



 하인! 하인! 꾸물꾸물 너무 심한 다와!

 허리가 아파서 참을 수 없는 다와!

 빨리 마중나오는 다와!

 지금 당장 오지 않으면 용서하지 않는 다와!



문을 째려보는 실장홍의 눈 앞에서 방 불이 꺼졌다.



 ...자는?......저 닝겐 자는 다와?...

 하인 주제에 와타시를 무시하고 자는 다와?...

 이 와타시를 내팽겨 놓은 채 자는 다와?!!

 이제! 절데 용서하지 않는 다와아아아아-!!!!



실장홍은 격분했다.

힘차게 벌떡 일어났다. 자존심은 이제 뒷전이다.

지금은 하인을 처벌하는 것이 우선이다.

"나노다와-!다와다와다와다와다와-!!"

실장홍은 문을 손으로 두드리고 트윈 테일로 때리면서 떠들었다.

그러는 사이에 방 불이 켜졌다.

문으로 다가오는 남자의 발소리가 들렸다.

그럼, 저 건방진 하이능ㄹ 어떻게 처벌할까?

머릿속에서 제멋대로 생각을 한 실장홍 앞에서 문이 열렸다.



"나노다와다와다..."

"닥쳐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실장홍의 계획은 남자의 발길질로 머리와 함께 박살났다.

"참나 지금 몇 시라고 생각하는 거야."

머리가 박살난 실장홍을 현관에 방치한 채, 남자는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









실장홍이 눈을 뜬 것은 다음 날 저녁이었다.

재생한 머리가 조금 아팠다.

어젯밤의 일을 떠올렸다.

또 벌컥벌컥 화가 났다.

"나노다와! 나노다와!"

여전히 현관에서 계속 소란을 피우는 실장홍.

그 때 남자가 얼굴을 내밀었다.

"벌써 재생했냐. 좀 더 혼내줬어야 됐나."

싫증난 얼굴로 실홍석을 봤다.



 도대체 그 눈은 무엇인 나노다와.

 하인의 버릇이 건방진 나노다와.

 

실장홍이 남자를 노려봤다.

하지만 물론 실장 시리즈의 표정은 알기 어렵다.

실장홍의 분노는 남자에게 요만큼도 전해지지 않았다.



 하인의 잘못에 일일이 신경쓰여도 어쩔 수 없는 다와.

 

실장홍은 어떻게든 자신을 납득시코고 남자를 향했다.

"나노다와. 다와." (하인, 와타시를 안아 올리고 방으로 안내하는 다와.)

남자는 실장홍을 쳐다 보고 있었다. 싫증난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나노다와. 나노다와." (자, 빨리 와타시를 방으로 안내하는 다와.)

그러나 실장 링갈을 쓰고 있지 않는 남자에게는 실장홍의 말이 전해지지 않는다.

남자는 한동안 생각에 잠긴 후 입을 열었다.

"너, 그렇게 현관이 좋아?"

"나노다왓-!!"(그럴 이유 없는 다왓!!)



 따지고 보면 하인이 나쁜 다와!

 와타시를 당장 못지 않으니까 이렇게 되는 것인 다와!

 아니, 침착하는 다와.

 이 닝겐은 너무 둔한 다와.

 이런 놈에게 기대한 내가 잘못된 것인 다와.

 

이것 저것 생각에 잠긴 실장홍은 고개를 숙이거나 남자를 노려보기 바빴다.

남자는 그 모습을 어이없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뭐, 상관 없나. 너 좋은 대로 해줄게."

남자가 방으로 돌아가려 했다.

"나, 나노다왓-!"

실장홍이 뛰쳐나갔다.

고민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이 문은 스스로 열 수 없을 것이다.

남자는 문을 닫을려고 했다.

실장홍은 틈새를 노리고 뛰어들었다.



광!

"다왓!"

"뭐야?"

남자가 소리가 난 방향을 보니 실장홍의 얼굴이 문에 끼여있었다.

"다...다와..."

울상인 채 노려보고 있는 실장홍을 남자가 방에 넣어주자

"나노다왓!"

언짢은 듯 성큼성큼 들어오는 실장홍.



현관을 그렇게 좋아하더니 방으로 가겠다고 한다.

저번 실장석도 이해가 안 가는 놈이었지만,

이 실장홍도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

남자는 실장홍과 앞으로 어떻게 지낼 지 잠깐 생각하다가 멈췄다.

문제 일으키면 때리면 되지 - 어차피 재생하니까

난폭하기 이를 데 없는 결론이었다.









"나노다와"

테이블 옆에 앉은 실장홍이 새침한 목소리로 말했다.

남자는 무시하고 있었다.

"나노다와"

다시 실장홍이 말했다.

그 시선은 남자가 마시는 맥주캔으로 향해 있었다.

"맥주 마시고 싶은 건가"

"나노다왓!" 실장홍이 고개를 저었다.

맥주를 마시고 싶어하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배가 비어있을 뿐이었다.

어제 낮부터 아무것도 입에 대지 못 했던 것이었다.

"나노다와!다와!다와!"

실장홍은 계속 소란을 피웠다.

잠자코 있으면 이 남자는 밥 주는 걸 생각치도 못할지도 모른다.



남자는 골치 아팠다.

저번 실장석은 단순하니 알기 쉬웠지만,

이번 실장홍은 뭘 생각하고 있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렇게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채로, 이렇게 눈 앞에서 시끄럽게 우는 것이었다.

단지 그 진지한 모습에서 무언가 호소하고 있는 듯 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실장 링갈이 있었지....

남자는 스위치를 켰다.



하인! 하인!



남자는 스위치를 껐다.

- 안 돼. 이 녀석 말이 안 통해.

남자가 엹게 웃으며 실장홍을 봤다.



"나노다와"

 겨우 와타시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된 다와.

 정말, 느려.......

 

실장홍의 얼굴에 남자의 주먹이 깔끔하게 꽂혔다.

실장홍의 몸은 깨끗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바닥에 떨어진 실장홍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 했다.

남자의 주먹이 그렇게나 빨랐던 것이었다.

"...나노...다와"

얼굴이 납작해진 탓인지 시야가 이상했다.

입 압에서 피 맛이 느껴졌다.



"야"

낮은 목소리와 동시에 머리가 당겨지고 그대로 들렸다.

남자와 눈을 마주쳤다.

실장홍은 남자가 화내고 있다는 것을 이해했다.

하지만 그녀의 자존심은 너무 높았다.

그 자존심의 높이 때문에 하인에세 굴복하는 것을 거부했다.

"하인이라는 게 날 말하는 거야?"

"...나노다와"

실장홍은 떨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인에 대한 예의 범절 등 어리석은 생각이 아직 남아 있었다.

실장홍은 이 판국에도 아직 인간을 깔보고 있었다.



남자가 실장홍을 바닥에 놓았다.

"...다와!"

실장홍은 남자에게 강한 목소리로 울었다.

남자가 자신을 따랐다고 생각한 듯 위압적인 목소리였다.

"식객 주제에 까불지 마!"



실장홍의 정수리에 남자가 팔을 내리쳤다.

충격으로 목이 짓눌리고, 허리가 이상한 각도로 꺾이고,

실장홍의 몸은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잠시 후 찾아오는 격통.

목과 허리 부분의 등뼈가 산산조각 났다.

"누가 하인이라고?"

남자가 본격적으로 때렸다.

다리가 뭉게졌다.

얼굴을 감싼 팔이 뭉게졌다.

무방비가 된 얼굴을 마구 때렸다.



실장홍은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채 맞았다.

목은 벌써 맞아서 뭉게졌다.

비명도 못 지르고 그저 입을 뻐끔뻐끔하고 움직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격통과 공포로 머릿속이 마비되었다.



마비된 머릿속에 은근히 떠오르는 이미지.

눈 아의 남자와는 다른 공포의 이미지.

다른 사람이지만 남자와 어느정도 겹치는 것 같기도 하는 이미지.

하지만 실장홍이 그 정체를 알아차리기 전에 남자의 주먹이 실장홍을 날렸다.

이 집에서의 실장홍의 두번째 날은 이렇게 끝났다.









실장홍의 너덜너덜한 몸이 재생된 것은 3일 후였다.

의식이 돌아온 실장홍은 자신이 골판지 상자에 갇힌 것을 알아차렸다.



 이런 취급은 대체 무엇인 다와!

 와타시는 짐이 아닌 다와!

 빨리 이곳에서 내보내는 다와!

 하인! 하인!......

 

거기까지 말하고는 떠올렸다.

그 남자를 하인 취급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이 집에 와서 이미 두번이나 죽은 것이다.

이제는 대응을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자만심을 버린 실장홍은 또다시 판단을 잘못 내렸다.



 저 닝겐에게 와타시가 진 것은 무기를 쓸 수 없었기 때문인 다와.

 이번에는 머리카락으로 베어버리는 다와.

 닝겐에게 하인의 입장을 뼈저리게 깨닫게 하는 다와.

 

분수를 알지 못하고 목표를 내건 실장홍.



그 때, 남자가 골판지 상자를 들여다 보았다.

"오, 살아난건가"

"나노다와!"

투지를 다진 구현홍은 용감하게 울었다.

그러나 남자는 경계하고 있는 실장홍을 살짝 안아 올렸다.

"다와?!"

혼란에 빠진 실장홍이 테이블에 도착했다.

"너, 계속 자고 있었으니까. 배 고프지"

실장홍 앞에 찻잔을 놓고 차를 부었다.



 ...뭐야, 좋은 하인인 다와.

 조금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다와.

 

실장홍은 아까까지 적의만만했던 자신을 부끄러워했다.

"나노다와"

바로 앉아 다시 잔을 입가로 옮겼다.



푸훗.



성대하게 내뿜었다.

"아, 더러워" 남자가 몸을 피했다.

실장홍은 어깨를 떨며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너말야..."

"나노다와앗!!!"

실장홍이 울부짖었다.

어안이 벙벙한 남자에게 강하게 말했다.

"나노다와나노다와! 다와다와! 나노다와! 나노다왓!"

(도대체 이건 뭐인 다와! 홍차가 아닌 다와!)

"뭐라 하는 지 모르겠다고-"



실장홍은 잔을 가리키고 탁자를 두드리며 울상을 지었다.

"뭐야? 우롱차로는 안된단 말이야?"

"나노다왓!"

실장홍은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홍차도 우롱차도 차인건 같잖아. 신경 쓰지 마."

남자가 잔에 또 우롱차를 따라 줬다.

"다왓."

"우리집에서 홍차 같은 건 안 해. 우롱차로 참아.

할말이 있으면 마시지 마라."



  그래, 알았는다와

 조금이나마 다시 본 내가 바보인다와.

 오마에 같은 닌겐은 벌이 필요한 나노다와.

 순종적인 하인이 되도록, 내가 가르쳐 주는다와!



실장홍이 잔을 손에 들었다.

남자에게 차를 퍼부었다.

"나노다와"(다시 하는다와)

빈 잔을 내밀고 새침한 어조로 명령했다.

"...어?!"

남자는 셔츠가 젖은 모습으로 변했다.

그러나 그 실장홍은 신경 쓰는 기색 없이 계속 말했다.

"다와? 나노다와"(안 들리는다와? 다시 하는다와)

남자가 화내는 것 따윈 계산이 되어 있었다.

그 때는 내 힘을 뼈저리게 알려 줄 뿐이다.



남자가 일어섰다.

"두 번이나 죽어도 자기 입장을 모른다니까."

사나이가 실장홍에게 손을 뻗었다.



휙.



실장홍의 머리에서 소리가 났다.

문득 남자가 손을 거두었다.

그러나 손등이 약간 흐릿하게 불어졌다.

"나노다와"

실장홍이 남자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었다.

마치 "어머, 무슨 일이지?"라고 하는 듯한 태도다.



"...그래. 알겠어."

남자의 목소리가 바뀌었다. 상황에 맞지 않는 침착한 목소리였다.

"나노다와"(그래, 알았다면 좋은다와)

실장홍이 대답했다. 관용을 가장한 교만한 소리였다.



남자는 몸을 굽혔다.

탁자 위의 대형 재떨이를 잡았다.

그 남자들의 움직임은 자연스러웠다.

그저 평범한 일상 생활과 같은 태연함에, 실장홍은 완전히 속고 있었다.

남자가 재떨이를 던졌다.

2 킬로그램이 넘는 재떨이는 실장홍의 얼굴에 직격했다.

두개골을 부러뜨리고, 이를 부러뜨리고, 살점을 깎은 재떨이는 실장홍을 날렸다.

사람이면 자전거가 얼굴에 부딪친 것과 같다.

머리털을 휘두를 틈도 없이 실장홍이 쓰러졌다.



잠시 의식이 흐려진 후,

실장홍은 자신이 큰 대 자에 쓰러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얼굴이 흘러나오는 피로 끈적끈적했다.

보니 남자가 바로 옆에 서 있었다.

"...자와!"

이가 부러진 탓에 비명이 흐려졌다.

그 남자는 실장홍의 머리카락을 잡았다.

모른다 할지라도 이 머리는 위험하다고 판단할 수 있었다.

주저없이 트윈테일을 잡아 찢었다.

"자와아아아앗!!"

실장홍이 절규했다.

실장홍에게는 머리는 재산이며, 무기이며, 소중한 스테이터스이기도 하다.

하지만 슬퍼서 울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한 남자가 실장홍을 잡았던 팔을 크게 휘두른 것이었다.



실장홍의 몸이 벽에 부딪쳤다.

굴러 떨어진 몸을 남자가 줍고 또 내동댕이쳤다.

몇 번이나 계속하는 동안에 벽에는 피가 흩뿌려졌고,

벽에 부딪치는 소리도 축축하게 변했다.



남자는 피를 흘리며 경련하는 실장홍을 바닥에 던졌다.

"...자와......자와..."

통증과 공포로 실장홍은 울고 있었다.

여기까지 당하고, 간신히 자신의 인식이 틀렸다는 것을 이해했다.



――이 닝겐을 하인으로 할 수 없다. 나보다 훨씬 더 강하다.



자존심만 높은 실장홍은 그 사실만으로도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아직도 자만심을 떨쳐 버리지 못했다.

어떻게든 홍차를 준비시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그 남자는 실장홍을 잠시 내려다보았다.

앞으로의 대응을 궁리하고 있는 것이었다.

어쨌든, 이 실장홍이라는 놈은 건방지고,

심지어 일부 사람들에게 해를 입히려는 의도도 있었다.

이런 불쾌한 생물과 한 달이나 같이 살아야 하는 것이었다.

평소에는 사용치 않는 적당한 두뇌를 남자는 드물게 풀 회전시켰다.



그 남자가 내린 결론은 '죽인다'였다.

실장홍을 죽여도 이삼 일 안에 소생하는 것은 확인한 바 있었다.

그럼 친구가 데리러 올 때까지의 기간 대부분,

이놈은 죽어 있어야 겠다.

단, 다시 살아났을 때 귀찮게 행동하는 것도 싫으니,

다시는 인간에게 싸움을 걸지 않도록 철저히 해 둔다.

이상 방침이 정해졌다.



그 남자는 허리를 숙이자 실장홍을 껴안았다.

"자와..."

이미 남자의 화가 가라앉았다고 판단한 실장홍은 작게 울었다.

하지만, 그것도 곧 탁한 비명으로 바뀌었다.

남자가 실장홍의 몸을 쥐어뜯기 시작했다.

온몸을 쥐어뜯는 격통으로, 실장홍이 울부짖었다.

그러나 아무리 울며 저항해도 남자의 손놀림은 멈추지 않았다.

실장홍의 손발이 누더기로 변해갔다.



"자자와아아!"



  미안한다와!

 내가 나쁜다와!

 이제 당신을 하인 취급하지 않는다와!

 그러니까, 그러니까 이제 용서해주는다와!

 

동물의 울음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 외침에

있는 그대로의 사죄와 반성을 담아 실장홍이 울었지만,

링갈 없이는 그 남자한테 그 기분도 전해지지 않는다.



한 남자가 실장홍의 얼굴을 보았다.

그 얼굴은 변형되어 피와 눈물로 축축해졌다.

솔직히, 더럽다고 말해도 무방하지만 남자는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그 차갑고 차가운 눈이 실장홍의 시선과 겹쳐 있었다.

"아...!!"

실장홍은 가위에 눌린 것처럼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순간적으로 온몸을 감싸는 공포

자신이 잘 알고 있던 공포

몸에 배어 있던 옛 공포



  내가 잘못했던다와...

 닌겐을 거역해서는 안되는다와....



공포의 정체는 눈이었다.

남자의 눈은 자신이 가르쳤던 조련사와 흡사했다.

그것은 마치 물건을 다루는 것처럼 냉혹한 눈이었다.

사육실장홍으로 훈육되어, 교육받은 원칙은,

닌겐을 따라 거스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그 원칙을 지키지 못 한 것들은 모두 처분되었다.

-왜 이렇게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나.

실장홍이 마침내 이해 했다.

자기는 처분되는 것이다.



실장홍이 울었다.

도와줘.

죽이지 마세요.

미안해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목소리는 그 남자의 불쾌감을 자극하는 요소일 뿐이었다.



그 남자는 실장홍의 목을 움켜쥐었다. 팔을 비틀어 힘을 실었다.

실장홍의 시야가 휘청거리고 있었다.

"...나...야..."하고 쉰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실장홍은 죽음을 눈앞에 두고 기억을 더듬었다.

즐거웠을 것 같은 나날이 지금은 보기 힘들었다.

목이 아프다.

숨쉬기 힘들다.



  바보인 다와

 정말로 바보인 다와.

 가장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던 다와.

 나는 바보인 다와.

 

깊은 후회 속에서 실장홍의 의식은 사라졌다.









닷새 후, 그 실장홍은 다시 살아났다.

눈을 뜨니 욕조 안에 있었다.

이번에는 이전에 실장홍을 맡았던 때처럼, 가둬 두는 수조가 없었다.

그래서 남자가 실장홍의 격리 장소로 선택했던 곳은 욕조 안이었다.

여기라면 실장홍이 빠져나오건, 난리를 피우건, 문제는 없다.

옷을 벗기면 더러워지지 않는다.

알몸이라면 씻는 것도 편하다.

남자의 방 욕실은 욕실과 화장실이 함께 있었다.

그러나 목욕은 가까운 목욕탕하던 남자는 가끔씩 샤워를 할 정도였다.

이번 조치도 생활에 별 지장이 없었다.



"다와?! 나노다와!" 당황하는 실장홍.

욕조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자신도 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

다 없어져 버렸다.

살아난 것은 좋았지만, 이것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없다.

"나노다와! 나노다와!"

실장홍이 큰소리로 울었다.



목소리를 들은 한 남자가 욕실에 얼굴을 내밀었다.

"깼냐, 이것 좀 먹어"

꺼낸 것은 실장 푸드

원래 실장홍이 먹는 것은 아니지만 배가 몹시 고팠다.

실장홍은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다.

그 남자는 그걸 확인하고 욕실에서 나갔다.



2시간 쯤 후에 그 남자는 다시 실장홍을 비틀어 죽였다.

지난 닷새 동안에 그 남자도 공부하고 있었다.

육체를 되살리는 것은 위석에 큰 부담을 준다는 것.

너무 부담을 주면 위석이 깨져 죽어 버리는 것이다.

그 남자는 실장홍이 되살아날 때마다 체력을 회복시키고 또 죽였다.



그러나 그 남자는 학대파가 아니다.

이것은 순전히 처리하는 수고를 줄이기 위한 합리적 판단이었다.









실장홍은 소생할 때마다 생각했다.

죽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매일같이 당하는 남자의 처치에,

인간의 두려움은 철저하게 알고 있었다.

이제 실장홍에게 예전의 오만이 남아 있지 않았다.

어릴 적 받은 엄격한 훈육을 생각해 낸 실장홍은

사육실장으로써 적절한 상태로 돌아왔지만, 남자는 그것을 알지 못 했다.



이 실장홍의 지능은 평균보다 더 높았다.

자신과 인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

생각나는 타개책, 어찌 됐건 여기서 꺼내달라고 한다.

그리고 나서 남자의 심정을 개선하는 것이었다.



갇힌 장소가 욕실이었다는 것은,

그녀는 가장 큰 행운이었다.

이곳은 남자가 매일 이용하는 장소이기 때문이었다.









남자가 볼일을 보러 왔다.

"나노다와."

"또 살아났나"

사나이가 먹이를 가지러 가고, 돌아왔다.

"이봐, 먹어라"

그러나 그 실장홍은 먹지 않았다.

"나노다와."

남자를 보고 말을 걸었다.

"괜찮으니 먹어라"

남자는 좀처럼 상대하지 않았다.

"나노다와, 다와."

실장홍은 포기하지 않고 말을 걸었다.



  성급하게 굴면 안 되는 다와.

 이제 거스르지 않는 것을 이해하게 하는 나노다와.

 

"나노다와."

과연 남자도 변화를 깨달았다.

먹이를 먹지 않는 것은 곤란하지만, 실장홍 자체는 날뛰거나 소란스러워 하는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평상시보다 더 차분해 보였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게 있나?"

"나노다와!"

실장홍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생각하다가 남자는 실장 링갈을 들고 왔다.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나노다와다와"(여기서 내보내 주는 다와)

"안 돼."

"나노다와나노다와"(건방진 태도여서 미안한 나노다와)

"......"

"나노다와, 나노다와다와."(아나타가 말하는 거 제대로 듣는 다와)

"......"

남자는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쓰는 방법은 확실히 편하지만, 정말로 죽어 버릴 위험이 따른다.

구현이 얌전하게 돌아가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알았어, 내보내줄게. 이상한 짓거리 하면 바로 여기에 다시 넣을 거니까."

"나노다와"(알았는 다와)

남자가 실장홍을 욕조에서 끌어 안았따.

한번은 적의를 향한 상대를 완전히 신용할 수는 없지만

무기인 머리카락을 잃은 실장홍을 두려워 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남자는 실장홍을 데리고 방으로 돌아갔다.









나온 후, 실장홍은 남자가 놀랄 만큼 고분고분해졌다.

원래 자존심이 강하다고는 하지만, 훈련받은 기억이 깊이 새겨진 펫 실장홍이다.

남자의 징계를 받고 본분을 떠올려 현재는 성장이 멈춰 있었다.

자존심도 좋은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뿐만 아니라 자신을 향한 엄격함도 되찾았다.

그러한 실장홍 본연의 고결함이 있었기 때문에,

자기를 반성하고 고칠 수 있는 것이었다.

남자의 실장홍에 대한 인상은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한편, 실장홍 쪽에서도 남자에 대한 의식이 변하고 있었다.

이 남자는 확실히 덜렁대기는 하지만 교활하고 비겁한 부분은 없다.

자신이 애완동물의 영역을 넘지 않는 한 화를 내지 않았다.

이 행동이 일관된 부분이 좋다.

그 때의 기분에 따라 끈적끈적하게 돌봐주는 본래의 주인보다도

실장홍은 호감을 가질 수 있었다.

남자들은 또 필요할 때를 제외하고는 거의 실장홍에 간섭하지 않았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외로움을 좋아하는 실장홍에게 고마웠다.



1주일 정도 지나니, 두 사람은 서로를 편안한 동거 상대라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남자와 실장홍의 생활은 계속되었다.

전혀 서로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평온한 생활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가 귀가하고 가방에서 페트병을 꺼냈다.

"야, 너 홍차 좋아하지?"

그것은 편의점에 팔고 있는 페트병 차.

"우리집에 와서 우롱 차만 마시게 했으니까"

실장홍은 놀라워 소리도 내지 못했다.



남자의 무관심은 편했다.

그러나, 이 곳은 임시 거처라는 의식도 있었다.

자기는 환영받지 못하는 식객.

무자비하게 굴지는 않지만 소중히 여기지도 않는다.

편하지만 남자의 무관심이 조금은 허전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나, 나노다와"

실장홍은 두 손으로 페트병을 받았다.

"나노다와, 나노다와."

몇 번이나 남자를 향해 머리를 숙였다.

"아니, 그런 주스 한 병 쯤이야."

남자의 대응은 여느 때와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기뻤을지도 모른다.

주인의 홍수와 같은 일방적인 애지중지와는 다르다.

자신을 향한 첫 배려

실장홍은 페트병을 꼭 껴안고 감격으로 굳어 있었다.



"야, 그럼 못 마셔"

남자가 페트병을 뺏더니 자기 잔에 차를 따랐다.

별로 좋아하지 않을 정도로 싼 홍차의 맛이

실장홍에게는 맛있게 느껴졌다.



"나노다와..."(고마운 나노다와...)

감사를 표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실장홍의 목소리는 작았고,

남자의 귀에는 희미하게 밖에 들리지 않았다.









약속의 1개월이 지났다.



실장홍을 데려가기 위해 남자의 방에 친구가 와 있었다.

트윈테일이 없어진 실장홍의 모습을 보고 처음엔 놀랐지만,

이유를 물었더니 '뭐, 어때'로 때우고 말았다.

그의 적당함은 이럴 때는 형편이 좋았다.



친구는 실장홍을 안았다.

"그럼, 참 신세졌네."

"아니, 힘든 건 처음뿐이더라"

"나노다와"

"너도 건강하네."

친구의 품 안에서 실장홍이 머리를 숙였다.



돌아가는 친구를 남자는 배웅했다.

친구의 어깨너머로 실장홍이 남자를 응시하고 있었다.

실장홍이 손을 흔들었다.

남자도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실장홍이 손을 계속 흔들고 있었다.

언제까지고 멈추려고 하지 않았다.

친구의 어깨에서 몸을 내밀어 남자에게 열심히 손을 흔들었다.

친구가 이제 그만하라고 하는 것 같은데, 실장홍은 멈추려 하지 않았다.



남자는 둘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배웅했다.













한 달 후, 남자는 그 친구를 만나고 있었다.



둘이서 걷다가 문득 친구에게 물어 봤다.

"그래, 걔 잘 지내?"

"걔라니?"

"우리 집에 맡겼던 실장홍말이야."

"아, 그거. 버렸는데."

"뭐?"

너무나 무책임한 말이 술술 나왔다.

아니, 이 녀석이라면 당연하다고도 할 수 있다.

전과가 산더미처럼 많았던 것이다.



"언제?"

"그저께지. 새로 실장등이 키우고 싶어져서.

아니 실은 실장등, 지금 여기 데려왔어."

친구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남자는 따졌다.

"어디에 버렸는데?"

"보건소에 연락해서 거기다 넘겼지"

남자가 친구를 등졌다.

"잠깐...실장등 봐봐. 엄청 귀엽지?"

남자는 잠깐 뒤돌아보았다.

"너, 애완동물 다시는 키우지 마."

그 말만 하고 달리기 시작했다.



"르트."

홀로 남겨진 친구의 가슴 주머니에서 실장등이 얼굴을 내밀었다.

"도대체 뭐야?"

친구가 실장등을 손 위에 올렸다.

"르트르트."

실장등은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올랐다.

하지만 친구 주위를 2~3바퀴 정도 돌자 그냥 날아가 버렸다.

"아, 도망가 버렸다. 비싼데..."









그 남자는 보건소를 향했다.

친구와 헤어지고 즉시 전화를 걸어서 위치를 확인하고 있었다.



도착하는 대로 사전에 연락했었던 그 사실을 전하고, 안으로 보내달라고 한다.

야생 동물은 정기적으로 처리한다.

그 예정을 확인해 보니, 그 처분이 다음 주에 있을 예정이었다.

실장홍은 아직 무사할 것이다.



들 실장석의 수용 장소에 왔다.

보건소에서는 일일이 실장 시리즈를 나누어 보관하지 않는다.

원래 들실장의 90%이상이 실장석인 것이다.

우리 반대쪽의 넓은 방 안에 실장석이 가득했다.

전혀 훈육 되어 있지 않은 들실장 무리는

냄새도 소음도 심하다.

"야! 실장홍! 있어?!"

남자가 큰 소리로 실장홍을 부르는데, 반응이 없었다.



"죄송합니다. 안으로 들어가고 싶습니다."

남자는 직원에게 부탁했다.

"그건 곤란합니다. 허락할 수 없습니다"

말싸움 끝에 직원이 들어가 같이 찾게 되었다.



"데스!"

"데스데스!"

크게 소리 지르는 실장석을 헤치며 직원이 방안을 조사했다.

"여기 있습니다!"

직원이 붉은 물건을 주었다.

너덜너덜하고 지저분했지만, 그것은 남자가 찾던 실장홍이었다.



남자의 손에 이끌려 온 그 실장홍은 심한 상태였다.

실장석에게 린치를 당한 것이다.

온몸이 상처투성이였다.

이 실장홍은 무기가 되는 머리카락을 잃었다.

실장석에 저항하지도 못하고 계속 아파할 뿐이었다.



"야, 살아있어?"

남자가 실장홍의 뺨을 가볍게 두드렸다.

실장홍이 약하게 눈을 떴다.

"...다와..."

"다행이다, 살아 있었네."

남자의 말은 별로였지만, 걱정하는 마음은 진짜였다.

실장홍이 남자를 알아챘다.

"...나노다와..."

별반 변하지 않는 표정에서도 확실히 알 수 있는 놀라움.



  왜 이 사람이 있는 다와?

 나는 버려져 버린 다와.

 이 사람이 도와준 것인 다와.

 다시 한번 만나고 싶었던 이 사람이 도와준 것인 다와....

 

금세 눈에서 눈물이 넘쳤다.

"나노다와!"

실장홍이 남자에게 달라 붙었다.

지옥에서 끌어올려져 단번에 긴장이 풀린 것 같았다.

몸을 가늘게 떨고, 소리내어 울고 있었다.

보기만큼 약해져 있지는 않은 것 같았다.

남자가 실장홍을 안아 들었다.

"죄송합니다. 이 실장홍을 데려가고 싶은데..."









이렇게도 실장홍은 남자의 집에서 살게되었다.

이전과 크게 바뀐 것도 없고, 기본적으로 서로 불간섭의 관계이다.

아니, 불간섭인 것은 남자 뿐일지도 모른다.

실장홍은 이전보다 남자에게 친근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최근 실장홍은 홍차에 열중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싼 차의 맛을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의 연구에 여념이 없다.

홍차가 실장홍의 주식이다, 남자도 나중에 알았기 때문에,

지금은 홍차는 빠뜨리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남자의 주머니 사정으로는 초고급품에 손을 댈 리도 없고,

자연스럽게 싸구려 홍차를 사게 됐다.

실장홍도 그 사정은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이전처럼 오만하게 투덜대지 않았다.



"질이 낮은 것은 아이디어로 커버" 를 모토로 오늘도 실장홍의 노력은 계속된다.

"나노다와!"

홍차의 맛에 만족한 듯 소리를 내는 실장홍.

바로 남자 몫의 홍차를 붓고 트레이에 실어 아장아장 나른다.

"나노다와"

"또한 홍차 넣었어?"

"다와"

"이제 홍차는 됐어."

"나노다와!"

상당히 자신있는 듯, 오늘의 실장홍은 좀처럼 물러나지 않는다.

"알았어 알았어."

남자는 잔을 받아 입술을 붙였다.



"다와? 다와?"

남자의 입가를 바라보는 실장홍의 눈은 진지하다. 무표정한 얼굴로는 알기 어렵지만.

오늘의 홍차는 회심의 솜씨였다.

실장홍이 이렇게 노력하는 것은 자신을 위한 것도 있지만,

남자에게 맛있는 홍차를 마시게 하고 싶다는 것이 이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사람은 식사를 즐긴다는 생각이 없는 다와.

 가만히 두면 맛없는 것만 먹고 있는 다와.



의외로 이 실장홍은 원래는 남을 돌봐 주는 성격이었던 것 같다.

남자에게 이것 저것 지시는 안하지만,

텔레비전이나 잡지에 괜찮은 물건을 발견하면 남자들에게 열심히 권한다.



  저건 건강에 좋은 나노다와.

 저 옷은 아나타에게 어울릴 것 같은 나노다와.

 그 게임은 아나타가 좋아할 거 같은 느낌인 나노다와.

 

아 그래~ 하고 남자가 흘려 듣는 것은 매번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전과는 다른 의미로 시끄럽게 된 실장홍에

남자는 그다지 불만이 없었다.

남자에게 하는 요구는 별로 끈질기지 않았고

무엇보다 실장홍과 같이 살면서 방이 깨끗해졌다.

이 꼼꼼하고 고지식한 성격의 실장홍은 쓰레기를 치우고 선반을 정리하고

작은 체구이면서도 남자의 방을 잘 관리하고 있다.

그 남자는 내심 실장홍에게 감사해하고 있다.



남자가 차를 마시고 있다. 잔을 놓고 한마디.

"...맛 없어..."

"나노다와..."

사실 남자는 별로 차를 좋아하지 않는다.

게다가 매일 마셔서 완전히 진절머리 나 있었다.

잔을 내리는 실장홍. 뒷모습이 풀 죽어 있다.

"아, 그렇게 풀 죽어 있진 마. 이거보다 비싼 차 사다 줄게."

"나노다와..."

"어이, 실장홍..."



부르고 나서 남자가 문득 생각했다.

벌써 3개월 가까이 기르고 있고, 언제까지나고 실장홍이라고 부르는 것도 그렇다.

이름이라도 붙여 줄까.

이 남자, 생각 나면 즉시 행하는 간단한 성격을 하고 있다.

"실장홍, 이름 갖고 싶지 않아?"

확 돌아 선 실장홍. 상당히 반응이 좋다.

 

  이름?

  와타시로 이름 붙여주는 다와?

  사실 계속 원했던 것이지만,

  왠지 "특별 대우"를 요구하고 있는 것 같고,

  좀처럼 꺼내지 않고, 주눅도 들었고,

  하지만 언젠가는 붙여줬으면 좋겠다고 쭉 생각하고 있었던 다와....

  와타시의 이름, 아나타가 붙여 주었으면 좋은 나노다와....

  와타시가 붙여 줄 수 있다면 어떤 이름이라도 무척 기쁜 나노다와....

 

머릿속이 흥분으로 과열된 실장홍은 겉으로는 침묵했다.

부자연스러운 침묵 상태에서 남자가 묻는다.

"역시, 지금까지 처럼 '실장홍'이 좋을까?"

"나 ... 나노다와!"

격렬하게 고개를 저어 부정하는 실장홍.

"음, 그러면..."

남자가 팔짱을 끼고 고민한다. 약 5초 동안.

"'홍차'다. 너, 홍차 좋아 하니까."

"나노다왓!"



실장홍이 온몸으로 항의한다.



  전언 철회인 나노다와!

 아나타가 단순하고 대충인 인간인 것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아무리 그래도 너무 대충인 다와!!

 

"뭐야, 이상한 이름이면 내가 잊어버리잖아."

"나노다와..."

남자의 주장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홍차'라는 이름은 너무 안이하다.

코처는 남자의 대충대충함을 무시했던 자신을 뉘우쳤다.



"이름이 간단하니까 간단히 죽진 않을 거 아니야. 신경 쓰지 마."











































...이지만 있어도 괜찮은 덤









"야, 홍차."

"나노다와."

결국 '홍차'라는 이름은 금방 익숙해진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다와.

  그 사람 나름대로 생각해 준 이름인 나노다와.

  세세한 것은 신경 쓰지 않기로 하는 다와.



두 사람의 만남은 최악 이었지만 지금은 대체로 좋은 관계이다.

두 사람은 느긋하게 어깨에 힘주지 않고 함께 사는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 듯하다.




-끝

댓글 6개:

  1. 데자와 짜이티 실론티 립톤블랙티 너무너무 맛있는뎃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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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종 나오는 것 중에선 이게 괜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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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암만 봐도 남자 경계선지능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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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치프픗 인분충 주제에 건방진데슷
      직장은 다니기는 하는 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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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아종 나오길래 바로 뒤로가기 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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