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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충사 -3- 낙원의 학대

그곳은 자연이 풍성하게 펼쳐진 광대한 부지였다.
우거진 나무, 잔잔히 흐르는 깨끗한 개울.
누가 남겨둔지는 모르겠지만 딸기 등의 과일, 야채도 심어져 있었다.
천적인 커다란 육식 동물도 없다. 같은 실장석도 없다.
그녀들에게는 낙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장소였다.

"자, 여기가 너희들의 새로운 집이 될 장소다"


「」코가 케이지의 입구를 열어젖히자 안에서 친자 실장석이 모습을 드러낸다.
친실장이 한마리. 자실장이 여덟마리.
새끼들은 어미의 뒤에 숨어서 주변의 경치를 신기하다는 듯이 두리번거리고 있다.

"데스데스 (감사한 데스. 여기서 평화롭게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하는 데스)"

친실장은 부지런히 고개를 조아린다.
그녀는 현명한 실장석이다.

"인사라면 됐어. 분충을 돌보는게 일이니까"

「」코는 그렇게 말하고 친실장에게 발신기가 달린 목걸이를 채운다.

"이것은 네가 어디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기계다. 나는 이제 돌아가겠지만, 다시 모습을 보러 오지."
"데스데스 (알겠는 데스. 정말로 감사한 데스)"

자실장들이 떠나가는 자신을 향해서 손을 흔들고 있다.
「」코는 자신을 배웅하는 친자실장에게 이별을 고하고 돌아간 것이었다.

「」코는 단지 고객의 의뢰를 수행한 것뿐.
그녀들은 모른다.
이 곳은 낙원이지, 극락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충사 제 3화 - 낙원의 학대

이주 후.
「」코는 친자 실장과 이별한 장소를 향하고 있었다.
발신기가 달린 목걸이에서 발신되는 그녀의 위치를 기계로 살피면서.
두시간 후 「」코는 어느 나무 아래에서 멈춰섯다.
가까이에 반응이 있다..

주위를 살펴보자 나무에는 구멍이 나있었다.
그 안을 조사해보자 쇠약해진 친실장이 한마리. 자실장은 한마리도 없다.

"데...."

눈도 텅 비어 있고, 정신상태도 멀쩡하지 못하다.
「」코가 구멍에서 꺼내들지만 너무 가볍다. 볼이 홀쭉하니 너무 말라 있었다.

밖으로 꺼내들고 「」코는 수통의 물을 친실장의 머리 위에 퍼붓는다.
갑자기 머리가 차가워지자 친실장의 눈에 서서히 빛이 돌아온다.
「」코의 얼굴을 확인하자마자 「」코를 부여잡고 통곡한다.

"데에엣에에에엣에에-----엣!!"

비통하기 짝이 없는 울음소리였다.

눈물을 흘리며, 콧물을 흘리며, 그녀는 절규한다.
「」코는 친실장을 진정시키고 이제껏 무슨일이 있었는지를 물었다.
그녀는 오열을 터뜨리면서도 그 동안의 전말을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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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전.
그녀.. 그린은 자연이 풍성한 장소에 놓여졌다.
그녀는 사육실장이였다.
어릴 때 공원에서 어미에게 버려져 동족에게 먹힐뻔 한 것을 부자 주인이 주워준 것이다.
엄격한 훈육도 견뎌내며 하나하나 할 수 있는 일을 늘려갔다.

그것은 모두 주인님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종족을 초월한 사랑. 그것이 금지되어 있음을 알고 있다.
그래도 그린은 주인님을 진심으로 경애하며 평생 봉사할 것을 다짐했다.
새끼도 낳아 주인님과 같이 훈육을 하였고,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자실장이 되었다.
여덟 마리의 자실장도 마마를 사랑했고 주인님을 파파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어느 날 주인님이 병으로 쓰러졌다.
손쓰기 힘든 병. 그녀들은 손수무책이다. 결국은 실장석일뿐.

"테치테치-? (마마, 파파는 죽어버리는 테치?)"
"데스! 데스데스! (바보! 주인님이 죽을리가 없는 데스!)"

하지만 내심 그린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주인님이 죽으면 위석이 견디지 못하란 법도 없다.
그렇게 되면 남겨진 이 자들은 어떻게 하지?
집에는 있을 수 없다. 주인님 이외의 가족은 실장석을 싫어한다.
가뜩이나 주눅든다. 학대당하지 않는 것이 유일한 안전이다.
그린의 걱정은 끝이 없다.

그러던 어느날 주인의 의뢰를 받았다고 하는 「」코라는 분충사가 나타났다.
그는 주인님의 소원을 그린에게 전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광대한 부지가 있다. 그곳은 낙원 같은 장소지. 내가 나을때까지 그곳에서 살고 있어줘. 언젠가 꼭 데리러 갈테니까"

주인님의 따뜻한 말을 듣고 그린은 훈훈함에 둘러쌓인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녀들은 이 자연이 풍성한 곳에서 잠시동안 안전히 살게된 것이었다.
....그래야 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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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실장이 아닌 그린에게는 자연의 나무들과 강은 미지의 존재였다.
그리고 태어나면서부터 인간의 집에서 길러진 자실장에게 있어서는 혹독한 환경.
그린은 새끼들을 지키기 위해서 여러가지를 해나간다.
우선은 잠자리를 만든다. 나무 아래에 비어있는 구멍으로 결정한다.
먹을 수 있는 것, 먹을 수 없는 것, 그것이 잠자리에서 어느 정도 떨어져있는지를 기억한다.

떨어져있는 열매, 버섯을 뜯어먹고 배를 앓아가면서도 먹을 수 있는 것을 알아간다.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가면 인공적으로 심어진 딸기나 체리.
채소밭도 있다. 강에는 작은 물고기가 헤엄치고 있다.
먹을것은 부족하지 않은듯하다.
그린은 주인님이 준비해준 부지에서 주인님의 사랑을 느끼고 있었다.

"테치테치 (마마, 딸기를 따온 테치~)"
"텟츄~♪ (고구마를 캐온 테츄)"
"테치테치츄 (빨래를 끝낸 테치)"

처음에는 환경변화에 미적거리던 자실장들도 점차 익숙해져 어미의 보조 따위를 하게 되었다.
원래 교육은 되어잇다. 옷이 더러워지면 물로 씻고 배가 고프면 교육받은 먹을것을 수확해 온다.
그린도 손이 가지 않는, 함께 생활을 보조해주는 자실장들을 든든하게 생각했던 것이다.



어느날.
그날도 식량인 딸기를 따러 그린 일가는 딸기밭으로 갔었다.

'테츄~ (따는 테치)"
"테츄테츄 (와타치 쪽이 커다란 테츄)"
"텟츄-! (와타치 쪽이 많은 테치!)"
"테츄치-! (아니, 와타치 쪽이 커다란 테치!)"
"테츄! 테츄테츄! (싸움은 다메 테츄! 모두 같이 먹는거니까 크기는 상관없는 테치!)"

그런 하잘것 없는 자매들의 싸움을 옆에서 평화스러운 표정으로 그린은 쳐다본다.
... 하지만.

"테츄우아아앗아아아앗아아앗아아아아-------앗!"

한마리 자실장의 비명이 밭에 메아리쳤다.

"데!"

놀란 그린은 다른 새끼들과 같이 소리가 들린 쪽으로 향한다.
거기서 그린은 믿을 수 없는 것을 보았다.
먹히고 있다.
사랑스러운 딸이, 머리부터 잡아먹히고 있다.

커다란 낫을 가진 녹색의 곤충, 사마귀에게.
커다란 낫으로 자실장을 잡고 머리부터 우적우적 먹고 있다.

'테-.... (마마...)"

이미 먹히있는 자실장은 저항도 하지 못하고 가냘프게 울고 있었다.

"데... 데스우우우우우!"

눈앞의 광경에 정신이 돌아온 그린은 자실장 정도 크기의 사마귀에게 달려든다.
새끼를 놓아준 사마귀에게 몇번이고 베여가면서도 그린은 새끼를 되찾는다.

"데스데스!"

머리를 먹힌 자실장의 뜯겨나간 부분으로 위석이 보인다.
위석은 낫으로 잘려나갔는지 이미 열상(裂傷)이 심하다.

그린과 자매들의 간호도 헛되이 수십분 후에 뜯어먹힌 자실장은 절명했다.

"데....데스우.... (아아.. 도대체 무슨 일인 데스....)"
"테츄.... (슬픈 테츄....)"

눈물을 흘리며 슬픔을 삼키는 친자는 죽은 자실장을 조용히 묻어 주었다.
자실장은 덧없다. 같은 크기의 곤충 상대로는 이길 수 없다.
그린은 다시는 딸기밭에 접근하지 않기로 하였다.



친실장 한마리, 자실장 일곱마리가 됐지만 슬픔을 견디면서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날 더러워진 옷을 빨기 위해서 그린 일가는 깨끗한 연못에 와있었다.
얕은 곳이라면 자실장이 들어가도 괜찮다.
빨래도 끝내고 젖은 옷을 잎 위에 올려놓은 후 햇볕에 말린다.
오늘은 좋은 날씨다. 분명 금방 마를 것이다.

새끼들은 연못가에 누워있거나 얕은 곳에서 물장난을 치고 있다.

"테츄~! (받아랏 테치!)"
"테, 텟츄! (차가워라! 해버린 테치네-!)"

새끼는 한마리 죽어버렸지만 평화로운 일상이라고 그린은 생각하고 있었다.

"데스데스? (마마도 옆에서 자도 되는 데스?)"
"텟츄~♪ (같이 자는 테츄♪)

포근한 날씨 속, 그린은 새끼 옆에 누워서 얕은 잠에 들려고 하고 있었다.

""테츄아에아아에아에에에--------엣!!"

난데없는 비명 소리.
그린이 벌떡 일어나 주위를 살펴보니 연못의 여울에서 놀던 자실장의 근처에 붉은 물체가...

커다란 가위로 알몸의 자실장을 찝고선 연못 쪽으로 끌어당긴다.

"테츄아아아아앗아에아아아아아-------! (마마, 아픈 데츄!! 살려줘 테츄-!!)"

몇마리 가재가 두마리의 자실장을 연못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 것이었다.

"데! 데스에에에에엣에에! (기다려! 자들을 내놓는 데스우우우우우!)"
""테츄아아! 테츄테.. 뽀글뽀글 테츄 꾸억 에아 고바아-----! (마마, 아픈 테츄! 살려, 뽀글뽀글..)"

깨끗한 연못 덕에 새끼 두마리가 물 때문에 고통스러워 하면서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가재들에게 끌려가는 모습이 리얼하게 보인다.

"데스우우웃우우우우우우우!"

그린은 비명을 지르고 눈물을 흘리며 물 속으로 쫓아가려 하지만 다른 자매들이 뜯어말린다.

"테츄! (다메테치!)"
"테치, 테츄아아 테츄! (마마, 와타치들은 수영 못하는 테츄! 마마가 죽어버리는 테츄!)"

자실장들이 물 속에서 입 속의 산소를 뽀글거리며 뿜어댄다.
그리고 연못의 진흙 속으로 서서히 서서히 산 채로 끌려간 것이었다.
잠시 후 진흑 속에서 적색과 녹색의 액체가 떠오른다.
새끼들의 피.

연못 바닥에서 가재들의 잔치가 시작된 것이다.
진흙이 꿈틀거리는 것을 알 수 있다. 깨끗한 물이니까.
먹고 있다. 저 아래에서 자신의 새끼를 먹고 있다.
새끼의 살점 같은 것도 진흑 속에서 튀어나온다.
그린과 새끼들은 그 광경을 눈물을 흘리며 보는 수밖에는 없었던 것이다.

망연자실한 상태로 그린은 잡먹힌 새끼들의 마른 옷을 들고 둥지로 돌아간다.
뒤따라 걷는 새끼들도 울고 있었다.
아직도 자매를 연달아 잃은 쇼크와 공포에 떨고 있다.
뒤로 그걸 보면서 그린은 자신이 좀 더 똑부러져야겠다고 마음을 고쳐먹는다.
앞으로 연못에는 절대로 가지 않는다. 씻으려면 냇가로 간다.
그렇게 결심하고 그 날은 겁먹은 새끼들을 껴안은 채로 잠자리에 들었다.



여기에 온지 일주일도 안되서 여덟마리 있던 자실장이 세마리나 죽었다.
그 충격을 달래기 위해 그린은 남은 다섯마리 자실장들을 데리고 꽃밭을 찾아간다.
예쁜 꽃만이 피어있는 장소.
아직 가족이 전원 있었을 때 발견한 장소다.

삽화 : embabong1

"테츄-♪"

꽃밭에 도착하자마자 자실장들이 꽃의 융단으로 뛰어든다.
색채가 화려한 꽃들과 꿀의 달콤한 냄새가 친자를 달랜다.
그린은 꽃밭의 중앙에 앉아서 꽃의 줄기를 묶으며 관을 만들어 나간다.
옛날, 주인님에게서 배운 것이었다.
그것을 새끼들의 머리에 올려주자 자실장들은 "테치테치♪"거리며 매우 기뻐한다.

꽃밭에서 신나게 뛰어다니는 자실장들을 바라보면서 그린은 오랜만에 미소를 짓고 있었다.
여러가지 위험한 장소도 있지만, 주인님이 마련해둔 이곳에는 이렇게나 아름다운 꽃밭이 있다.
마치 주인님의 마음과도 같다고 그린은 생각했다.

"테츄--------!"

자실장이 비명을 질렀다.

그린의 마음속에서 기분나쁜 오한이 벌써 세번째로 치밀어올랏다. 설마...
소리가 난 장소로 가보니, 자실장이 기묘한 풀 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다.

"테츄테츄♪ (마마, 속은 테츄♪)"

자실장이 심술궂은 얼굴로 그린을 놀린다.
그 모습을 보고 갑작스럽게 깨닫는다.

나를 놀린 것이다..라고.
그린은 한숨을 짓고 기묘한 풀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자실장을 꾸짖었다.

"데스데스! (참! 마마를 놀래키지 않는 데스!)"

그린은 머리를 살짝 밀쳤고, 자실장은 장난스럽게 혀를 내밀어 보였다.

"테츄테츄 (하지만 마마 기운 없었던 테츄. 그래서 힘내길 바랬던 테츄)"

자신을 걱정한 새끼가 자신을 격려해 주었다.
그 자실장의 말에 감격을 느끼며 가볍게 눈물 지으며 미소를 보인다.

"데스데스데-스우 (정말이지, 곤란한 자들인 데스. 빨리 내려오는 데스)"
"테츄 (알겠는 테츄)"

자실장은 마마가 건강해진 것을 확인하자 풀로부터 내려오려고 하지만...

"테? 테테테? (어라? 나갈 수 없는 테츄?)"
"데스데스 (이제 농담은 그만두는 데스)"
"테츄테츄 (우웅, 정말로 빠지지 않는 테츄우)"

자실장이 몸을 비틀면서 빠져나가려 하지만 빠지지 않는다.

"데스데스 (어떻게 들어간 데스?)"
"테츄테츄 (달콤한 냄새가 나는 풀 속으로 들어가니 갑자기 위로 올라갔던 테츄)"
"데.... (에...)"

그 자실장의 설명에 그린은 에전에 주인님에게서 배운 어떤 식물이 뇌리에 떠올랐다.

"테츄아아에아아아아아------앗!!"

갑작스럽게 고통스러운 절규를 지르는 자실장.

"테츄아아에아아, 테츄아아에아에아! (아픈 테츄, 뭔가가 풀에서 나와서 그게 아픈 테츄-!!!)"

코짓소덩굴풀... (★자실장 덩굴풀)
달콤한 냄새로 자실장을 유인한다.
잡으면 높이 솟아 올른 다음 안에서부터 천천히 녹여서 포식해 나가는 식실장식물.
그린이 뒤늦게 그것을 떠올리지만, 자실장은 지금 바로 눈앞에서 녹아내린다.

"데스우우! 데스우우우!"

놔줘! 놔줘!
그린은 풀을 물어뜯고 뽑으려고 하지만 코짓소덩굴풀은 요지부동이다.
다른 자실장들도 도음을 주지만 효과가 없다.

"테츄아아아아아아-----앗!"

눈 앞에서 자실장이 이쪽을 보며 도움을 청하고 있다.
하지만, 손이 닿지 않는다.

"테츄... (아마한 냄새가 나는 테츄)"

다른 자실장들도 코짓소덩굴풀이 발하는 마약과도 같은 감미로운 향기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다른 자실장들도 위험하다!

그렇게 느낀 그린은 서서히 녹아가는 자실장을 두고 가기로 결심했다.

"데스! 데스데스! (오마에타치! 돌아가는 데스!)"
"테츄!? 테츄테츄! (에? 마마, 오네챠는 저기에 있는 테츄! 도와주는 테츄!)"
"데-....., 데스데스 데-스우... (이제, 무리데스. 저 자는 이제 구할 수 없는 데스...)"
"테!? 테츄아아아에아아------! (마마!? 와타치는 아직 살아있는 테츄! 살려줘 테츄우-----웃!"
"테츄! 테츄테츄! (마마, 와타치는 남는 테츄! 오네챠를 구하는 테츄!)"
"데! 데스데-스 데스우우! (다메데스! 오마에도 저 자처럼 되고싶은 데스!?)"
"테-...."

그린의 한마디에 자실장들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아직까지 비명을 지르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자실장을 남겨두고, 그린과 남은 자실장들은 그 곳을 떠나간다.

"테츄아에아앗에아아------! (마마, 모두들! 기다려 테츄-!! 와타치는 아직 살아있는 테츄-!! 아픈 테츄-!! 혼자는 싫은 테츄-! 아픈 테츄-!)"

새끼의 절규가 친자의 귀에 박혀들지만, 친자는 눈물을 흘리며 꽃밭을 뒤로 한 것이었다.
그린은 꽃밭에도 다시는 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날부터 그린은 항상 새끼를 데려나갈 때에는 두마리는 둥지에 남기고 두마리만 데려가는 방식을 취했다.
둥지에서 자고 있으면 안전하다.

"텟츄-♪ (다녀오시는 테츄)"
"텟츄! (갔다오는 테츄)"

그렇게 남는 측과 마마를 따라나가는 측의 자실장들의 인사.
무슨 일이 있어도 나와서는 안된다고 남아있는 새끼들에게 당부하고, 그린과 다른 두마리는 먹을 것을 가지러 가거나 세탁을 하러 간다.

그런 어느날, 냇가에서 빨래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음식을 조달한다.
귀가를 기다리는 자실장 두마리의 곁으로 데려온 자실장들과 함께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돌아가지만..
둥지에 돌아와보니 그린은 새끼 두마리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데!? 데-스우! (에? 어디 간 데스!!)"

데려갔던 두마리와 함께 집을 지키고 있어야 할 두마리를 찾지만 둥지에는 없다.

둥지 밖까지 찾는다.

"데-스!"
"텟츄-!"
"테츄-!"

친자의 외침이 메아리치지만, 대답은 없다.

"데..."
"테, 텟츄- (분명, 어딘가로 놀러간 테츄)"

불안해 보이는 그린을 격려하듯이 자실장들이 말한다.
그때 근처의 수풀이 사사삭하고 움직였다.

"데!"
"텟츄-♪"

분명 자매일 것이라고 뛰쳐나가지만, 나타난 것을 보고 말문이 막힌다.
뱀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살모사.
살모사는 혀를 취익취익 내밀고선 흥미가 없다는 듯 그 자리를 뒤로 하지만..
그린은 살모사의 배를 보고 얼굴색이 변했다.

부풀어오른 배. 그것은 바로 자실장 두마리분의 크기...

"데스우우우우우웃우!!"

안색이 변한 그린이 미친듯이 맞서 나간다.
이 이상 새끼가 없어지는걸 참겠느냐!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뱀을 들이박지만, 뱀이 이빨을 들이민다.

살모사에는 맹독이 있어 실장석이 물리면 절명한다는 사실은 이전에 주인님에게 들었다.
어떻게든 대응해보지만, 어찌할 수가 없다.
하지만 그때 한마리의 자실장이 과감히게도 치고 들어온다.

"테츄-! (모두를 돌려줘어 테츄-!)"
"데! 데스우우우! (다메! 가면 다메!!!)"

그린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달려온 자실장은 이를 드러낸 살모사에게 배 부분을 물린다.

"테츄----!"

자실장의 절규. 그린은 스스로의 몸은 상관하지 않고 떨어진 막대기를 주워서 새끼를 문 뱀을 때렸다.
뱀도 막대기에 얻어맞자 자실장을 놓고 그자리를 떠난다.
결국 잡아먹힌 자실장 두마리를 구하지 못한 데다가 또 한마리가 물려버리고 말았다.

"테-.... 테츄우.... (마마, 고통스러운 테츄...)"

물린 부분을 지혈하기 위해 남은 자실장이 눌려 보려고 하지만 그린이 말린다.
독이 손에 닿아서는 안된다.
물린 자실장은 점점 안색이 나빠지고 있었다.
독이 몸속을 돌기 시작했을  것이다.

둥지에 돌아가 필사적으로 한 간병에도 소용없이, 물린 자실장은 한시간 후에 독으로 타계했다.
눈물을 흘리는 그린의 옆에서

"테-...."

남은 자실장이 벌러덩 쓰러진다.

"데!?"

갑자기 넘어져서 놀랐지만, 금방 이해했다.
위석이 스트레스로 부서진 것이다.
낯선 환경에서 자매가 차례차례로 미지의 생물에게 잡아먹히고, 살해당해 간다.
그것을 끝까지 보고 있었던 최후의 자실장은 현실을 견디지 못하고 절명했다.
최후의 자실장의 시신을 끌어안은 그린은 피눈물을 흘리며 절규하였다.

"데스우우우우에에에에에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아아아!!"

이 낙원은, 자실장들에게는 그저 지옥이었을 뿐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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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은 「」코에게 지금까지의 일을 이야기했다.
「」코는 조용히 들어줄 뿐.
그린의 등을 쓰다듬어주자 그녀는 다시 울기 시작한다.
「」코는 그런 그린에게 한 장의 DVD 디스크를 꺼내든다.

"여기에 주인님으로부터의 영상편지가 있다"

주인님이라는 말에 그린은 고개를 들어 반가운듯한 미소를 짓는다.

"데스데스 데-스우!? (정말인 데스? 주인님 나은 데스!?)"

그녀의 얼굴에 생기가 조금 돌아왔다.
새끼들을 모두 잃었지만 그녀에게는 아직 사랑하는 주인님이 있다.
「」코는 노트북 컴퓨터로 영상편지를 틀어준다.

그러자 그린이 아는,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이 나타난다.

"어이 그린. 오랜만이구나. 건강하니?"
"데스데스! (주인니임, 그린은 건강한 데스!)"

그린은 눈물을 흘리면서 화면에 다가갔다.

"그곳의 생활은 어떻니? 포식하는 무서운 육식 동물도 없잖아?"
"데, 데스우..."

주인님의 말에 그린은 우물거린다.

"너에게는 낙원과도 같은 곳이었을 터이다. 내가 심은 딸기, 고구마나 야채. 거기에 꽃밭도 있었지? 깨끗한 물을 준비하는 데에도 고생했다고? 하지만 너는 경계심이 부족하니까 조금 심각한 꼴을 당하진 않았을까? 사마귀라던가, 가재라던가, 식실장식물이라던가, 뱀이라던가. 그런 것들밖에 없긴 하지만 자실장들에게는 천적이잖아?"
"데? (주인님?"

웃고 있는 주인님.
하지만 그 웃음은 차갑다.
그린이 본적도 없는 차가운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다.

"너희 가족이 작고 약한 존재들에게 잡아먹히는 꼬라지를 숲에 설치한 카메라로 게속 보고 있었단다. 이야~ 걸작이었어. 멍청한데다 경계심도 없는 분충들이 작은 생물들에게 잡아먹히는 모습! 최고였다! 너희 가족이 죽는 꼬라지는 최고였어! 아하하하하!"

미친듯이 웃는 주인님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린이 바라보고 있다.

"사실말야. 그 숲은 자실장이 딸린 친실장을 학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별한 부지란다. 친실장은 죽이지 않아도, 자실장이라면 고통스럽게 죽일 수 있는 절묘한 밸런스로 말야. 지금까지 몇번이고 너희 같은 현명한 실장석 친자가 그곳에서 고통스러워하며 죽어갔다고!! 너는 오늘, 이 날을 위해서 길러졌을 뿐이란다! 하지만 너도 독하더라아~. 코짓소덩굴풀에 붙잡힌 자실장은 엄청난 표정으로 죽어갔다고? 여기"

화면에 작은 병에 들어있는 코짓소덩굴풀에 붙잡힌 채 절망스러운 얼굴로 죽어있는 자실장이 비친다.
코짓소덩굴풀은 줄기 부분부터 잘려나가 있다.

"무심코 보존해버렸어. 좋은 죽어가는 얼굴이지? 너에 대한 원망이 담긴 눈길이란다. 어째서 두고간 거야 마마? 이렇게 괴로운데 와타치를 남겨두고 가는거야 마마? 용서하지 않아 마마. 절대로 저주할테니까 마마!!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린은 이미 눈에서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신뢰하고 있던, 진심으로 흠모했던 주인님에게 배신당한 충격.
그것이 새끼의 죽음으로 무너지고 있었던 위석을 덮친다.
그녀는 이미 절명 상태였다.

"고마웠다고. 너는 사명을 다해줬어. 나는 그저 만족할 뿐. 너희들의 절망과도 같은 생활을 보고 대만족이였단다. 그러니까, 이제 너한테 볼일은 없다. 그린, 너는 이제 필요없어. 잘가"

거기서 영상은 끝낫다.
파킨.
그런 작은 소리가 나더니 그린은 쓰러졌다.
눈에는 생기가 아니라 주인을 원망하는 듯한 눈빛을 띤 채로 절명했다.

"....어쩔 수 없네. 너도, 네 주인도"

「」코는 그렇게 말하고, 그린을 안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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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에 커다란 거목이 있었다.
「」코는 그곳에 짐을 내리고 항아리 같은 것을 꺼낸다.

"자, 도착했다"

그것은 유골함.
「」코는 그린의 시신에게 이야기한다.

"그린, 네 주인이 병에 걸렸다는 것은 정말이었다. 여명이 얼마되지도 않는 상태라 의사조차 포기하고 있었지. 그가 마지막으로 요구한 것은 너희들 친자가 학대를 받는 모습. 이 숲에 너희들을 두고, 그 절망적인 모습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그는 보고 있었다. 너희들 친자가 죽는 모습을 보고 있었을 때의 그는 너무나도 생생했었지. 예정보다 수명이 연장되었을 정도로 말야"

「」코는 나무 밑에 구멍을 파고 그곳에 유골함을 넣었다.

"그의 마지막 유언이이야. 이 부지에 묻어달라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학대사로서의 긍지라는 듯하다."

주인의 유골함을 다 묻은 후 「」코는 그린을 묻기 위한 구멍도 파내었다.

"....너희들은, 기이하게도 그에게 최후의 순간까지 도움이 된 셈이다."

구멍에 그린을 묻고 흙을 덮는다.

「」코는 커다란 나무를 올려다 보았다.

"역시 이 숲은 학대사에게도 분충에게도 어울린단 말이야. 이곳은 단순한 숲에 지나지 않을뿐이니까.."

그렇게 말한 뒤 「」코는 그 곳을 뒤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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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은 자연이 풍성하게 펼쳐진 광대한 부지(敷地)였다.
우거진 나무, 잔잔히 흐르는 깨끗한 개울.
누가 남겨둔지는 모르겠지만 딸기 등의 과일, 야채도 심어져 있었다.
천적인 커다란 육식 동물도 없다. 같은 실장석도 없다.
그녀들에게는 낙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장소였다.

하지만, 낙원에서 극락의 기분을 맛볼 수 있는 것은 숲에게 허락받은 자뿐.
적어도 분충의 극락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끝


 두번째 삽화가 노무현 사진 그거 아니냐는 키배가 벌어지기도 했었음.

댓글 9개:

  1. 데에에에..역시 부자는 학대 방법이 아주 돈지랄인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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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초장기 올렸다 떨어뜨리기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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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두번째 삽화에서 "그분" 떠오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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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갑자기 나오시면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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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그분 백퍼 맞는데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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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그분 백퍼 맞는데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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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분충 일가에게 너무 과분한 죽음인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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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갑자기 그렇게 튀어나오시면... 실장석을 보는데 왜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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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데..?정치알못이라 그런가 두번째 짤 아무리 뜯어봐도 모르겠는데수으....침흘리는 자실장 표정 말하는거인데스?(구글에 뭐라고 검색해야 비슷한 짤이 나오려나 감도 안잡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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