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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사육 노트

쇼와 50년 (1975년) 4월 7일: "동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

이로써 오랫동안 동물애호단체들로 부터 지적돼 오던 "아무 전문적 지식도 없는 집단에 의한, '교내 사육'이라는 이름의 동물학대"가 세간의 주목을 끌며 전국의 초등학교에서 잇따라 폐지된다.




헤이세이 10년 12월 14일: 문부성(현재의 문부과학성)이 새로운 초등교육 학습지도 요령을 고시.

소년범죄와 청년자살 등의 문제 때문에 "인성교육"을 중요시하게 된다. 다음은 그 주요사항.

-제3장 "도덕"
제3항 "자연이나 숭고한 것과의 관계에 관한 것"
(1) 자연의 위대함이나 신기함에 감동하고 자연과 동식물을 소중히 여긴다.
(2) 생명의 고귀함을 느끼고, 생명 있는 것을 소중히 여긴다.
(3) 아름다운 것이나 고상한 것에 감동하는 마음을 가진다.


이렇게 '동식물과의 교감'을 통한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언급됨에 따라 전국의 교육위원회에서 "교내 사육"의 재개가 건의된다

....하지만 이는 현장의 지식과 기술 수준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 교내 사육을 재개한다 해도 전문적인 지식·기술을 새로 교사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아니라서, 전국의 초등학교가 '동물의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 이전 상태로 롤백하게 된다.


이 사육 노트는 그런 시대의 교사와 아동, 그리고 실장석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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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세이 11년 (1999년) 4월 9일: 새 학기가 시작된지 4일째의 오후.

교육 위원회의 결정으로 올해부터 이 학군의 모든 초등학교에서는 고학년 반을 대상으로 "실장석 사육"을 실시하도록 결정됐다. 시 외곽의 양식장에서 학생수에서 따라 학교당 20~30마리의 새끼 실장이 배달됐다.

트럭 짐칸에서 내려진 강화 플라스틱제 운반 케이지에 가득 실린 건 그날 아침 갓 태어난 새끼 실장들. 말을 나누기는커녕 얼굴도 한번 못보고 헤어진 마마를 찾으며

"""테츄! 테츄! 테츄! 테츄!"""

하고 날카롭게 울어대는 모습은 축제날 팔리는 컬러 병아리를 방불케 했다.

새끼 실장을 납품한 양식장은 식용 새끼 실장 전문 업체로, 거기서 태어나는 새끼 실장에겐 아무 먹이를 주지 않고 목을 비틀어 버리는게 보통이었다.

그래서 그 새끼 실장들도 당연히 그날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그 자리에 실장 링갈이 있었으면

"마마! 마마! 어디 있는 테츄!"
"배고픈 테츄! 죽어 버리는 테츄!"

하는 절실한 호소가 화면 가득히 나열됐을 것이다.

그런 새끼 실장들이 겨우 그 작은 토끼입에 첫 음식을 넣은 것은 그로부터 몇시간 후, 종례까지 마친 후였다.

사방 2미터의 작은 방으로 나누어진 사육용 우리 속에서 이미 울음소리를 낼 힘도 없어 그냥 엉겨붙은 채 벌벌 떨던 새끼 실장들에게 각 조의 첫 사육당번들이 우유병을 들고 찾아왔다. 우유병과 함께 급식실에서 받아온 낡은 알미늄 접시에 찰랑찰랑 부어진 우유.

"""테에엣!"""

난생 처음 맡은 코와 위를 자극하는 냄새에 순식간에 벌떡 일어나서, 바닥에 깐 직사각형 신문지를 헤치며 접시에 몰려드는 새끼 실장들.

아직 선명한 녹색 실장옷으로 몸을 감싼 새끼 실장들이 아장아장 걸어와서 교성을 지르며 테�y-테�y- 우유를 마시는 모습은 아주 귀엽다.

하지만, 문득 옆을 보니

"테치이이이-! 테치이이이잇!"

다른 새끼 실장들보다 살짝 체격이 떨어지는 새끼 실장 한마리가 약간 늦었는지 그 우유접시를 둘러싼 무리 속에 못 들어가고 비통한 울음소리를 지르며 우왕좌왕하고 있다.


가끔 무리 속에 들어가려고 새끼 실장들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려 하지만, 원체 체격이 떨어지는 데다 아직 아무것도 먹지 못한 상태라 힘도 없다. 두세번 밀려 나온 뒤에는 눈물 젖은 얼굴을 신문지에 파묻고 전처럼 벌벌 떨고 있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못먹고 허탕친 이 새끼 실장은 이미 체력의 한계에 있다. 이대로는 곧 죽을 것이다.

이런 광경은 다산하는 포유류에서는 흔하다. 돼지의 예를 들면, 유방의 수는 7~14개인데 평균 출산수는 10마리를 넘는데다, 반드시 모든 유방에서 충분한 유량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새끼 돼지들은 다투어 유량이 많은 유방에 몰리게 되는데, 갓 태어난 새끼 돼지들에게 흥정과 전술 따위는 무의미. 대체로 그 체격순으로 승부가 나고, 그 후에 그 순서가 바뀌는 일은 없다.

그 결과, 젖을 뗄 즈음에는 형제 자매 간의 체격 차이가 1.5배에 이르게 되고, 유량이 부족한 유방밖에 차지하지 못한 새끼 돼지의 대부분이 성장 도중에 죽게 된다. 물론 새끼 돼지의 수가 유방보다 많을 경우 밀려난 새끼 돼지의 운명은 아사 이외엔 없다.

체격이 뛰어난 새끼가 더 많은 유량이 나오는 젖을 독점하고, 뛰어난 유전자를 후세에 남긴다. 다산은 반드시 외적에 대비해서만 하는 게 아니고, 한꺼번에 많은 새끼를 낳아서 더 뛰어난 유전자의 보유자들이 태어날 확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미도 수유량이 적은 새끼를 굳이 도우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자리에 있는 것은 어미가 아고 초딩들..... 아무런 전문 지식이 없는 아이들에게 종의 보존에 관한 지식이 있을 턱이 없다.

"테에에엣? 테챠아아아아!"
"...테에에? 테-츙♪"

어린 그들의 윤리관적으론 '1마리만 왕따' 라는 상황은 허용할 수 없었을 것이다.

우유가 반쯤 사라진 단계에서 일등으로 접시에 도착했던 새끼 실장을 떼어 내친다. 대신 뒤에서 떨고 있던 새끼 실장을 접시 앞으로 끌어당겨 준다.

"테챠아앗! 테챠아아앗!"

내쳐진 새끼 실장은 당연히 거칠게 항의한다. 곧 접시로 돌아가 다른 새끼 실장들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려고 하지만

"어이, 안돼!"

금방 학생의 손에 저지당했다.

이렇게 다른 학생들이 사육실 청소를 끝내고 돌아올 때 쯤, 그릇의 내용물은 완전히 없어지고

"...테프프프"

공 사이즈로 늘어난 배를 문지르면서 느긋한 얼굴로 잠든 새끼 실장들 옆에서, 내쳐졌던 새끼 실장과 밀려나 있던 새끼 실장 2마리가 (충분한 양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빈 접시를 아쉬운 듯 핥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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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 노트] 4월 9일 (목) 맑음

사육실 A (6학년 1조 및 5학년 1반 담당): 새끼 실장 6마리
사육실 B (6학년 2조 및 5학년 2반 담당): 새끼 실장 6마리
사육실 C (6학년 3조 및 5학년 3반 담당): 새끼 실장 6마리
사육실 D (6학년 4조 및 5학년 4반 담당): 새끼 실장 6마리
평균 몸길이 10㎝
평균 체중 102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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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세이 11년 4월 10일: 새끼 실장들이 초등학교에 와서 2일째.

수업시작 전에 사육실 청소와 먹이 주기를 위해 일찍 온 사육당번이 지참한 우유를 (아침 우유는 각 가정에서 각자 가져오기) 접시에 붓자 마자

"테츄츄!"

눈을 빛내며 접시에 들러붙은 새끼 실장들.

그런 모습을 보며 웃으면서 새끼 실장의 물똥으로 더러워진 신문지를 걷던 학생들이 문득 옆을 보니 2마리의 새끼 실장이 바닥에 웅크리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자고 있으려니 했는데, 새끼 실장들 밑에 깔린 신문지를 치우려고 툭 건드린 순간 깨달았다. 어제 안았을 때에 그토록 따뜻했던 몸이 완전히 싸늘히 식어 있었다.

무심코 건드린 바람에 데굴 굴려진 새끼 실장의 시체. 함석 천장을 바라보는 적록의 눈동자들 - 어제까지 빛나던 두 눈은 탁해져서 죽은 새끼 실장들의 멍한 표정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었다.

그 뒤 아이들의 눈물, 콧물, 울음 투성이의 보고를 받은 교사들이 사육실을 조사한 결과, 4개 있는 작은 방의 어느 방에서도 1마리 내지 2마리의 새끼 실장이 죽어 있는 것으로 판명. 모두 외상은 없었다.

전체에서 1마리 정도는 가끔씩 체력이 뒤떨어져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됐지만, 전체의 몇할이 하룻밤 사이에 죽어버리자, 양식장에 문의가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 드러난 사실은 다음과 같다.

1. 새끼 실장들은 원래 식용으로, 출하까지 엄밀한 관리를 받으므로 (단 하루만에) 병사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
2. 새끼 실장들은 다른 포유류와 마찬가지로 갓 태어났을 때는 체온 조절 기능이 불완전하다.
3. 새끼 실장들만으로는 (비록 겨울이 아니더라도) 밤 사이에 동사할 가능성이 있다.
4. 먹이의 양이 불충분한 경우 그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진다.
5. 새끼 실장들만 사육한다면, 실내사육이나 그에 가까운 환경에서 사육해야 한다.
6. 적어도 실장 옷에 체지방이 스며들어 비바람에 어느 정도 내성이 붙게 되기까지는 그런 사육 환경을 유지해야 한다.

또, 일부 학급에서 아동들이 먹이의 양을 의도적으로 조정한 것이 (밀려난 새끼 실장과 내쳐진 새끼 실장의 건) 드러나자 "먹이 부족"과 "방한 대책 미비"가 겹친 것이 새끼 실장들의 동사로 이어졌다는 결론이 났다.

당초엔 "그런 중요한 사실을 전달하지 않은 업체에도 책임이 있지"라는 의견이 일부 교사들로부터 나왔지만, 원래 양식업자와 애완동물업자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

"실장석은 생명력이 강하다"라는 일반적인 이미지만으로 실장석을 사육 동물로 선정하고, 단순히 가격이 싸다고 양식업자로부터 새끼 실장의 일괄 구입을 결정한 교육위원회 측과 아무런 전문지식도 없으면서도 그 같은 결정에 네, 네, 하고 따른 학교 측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양식업자측이 맹반발하자 그날 중으로 교장과 교감이 직접 결례를 사과해 일을 정리했다.

또, 죽은 새끼 실장들은 모두 바지가 물똥으로 얼룩졌으며, 바지를 내리고 배변을 한 개체보다 체온을 잃기 쉬운 상태에 있었다. 그런 사소한 지능의 차이도 새끼 실장들의 생사에 영향을 미쳤다.

생태계적으로 가장 저변에 위치하는 실장석, 그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존재인 새끼 실장에게 근소한 지능의 차이는 성체까지 성장할 수 있는지 여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그 지능은 주로"탄생 전의 태교" 와 "새끼 실장 시절의 훈육" 두가지에 크게 좌우된다.

하지만 이 새끼 실장들의 친실장은 양식장 생산라인에 몸이 고정되어 끊임없이 반복되는 임신 출산에 지성의 대부분을 잃은 개체들이고, 당연히 애완동물업자가 키우는 친실장 같은 고도의 태교는 바랄 수 없다.

"테츄우..."

새로 사육실 안에 추가된 골판지 상자 속에서 낡은 타올을 다투듯 하며 자는 새끼 실장들.

당일 아침 동사한 새끼 실장들과 같은 몸에서 태어난 자매일지도 모르지만 그 죽음을 안타까워 하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아니, 어쩌면 자매의 수가 줄어든 것조차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바지를 내리고 배변을 한 것도 결코 위생 관념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단순히 바지가 젖어 기분 나빠질 것을, 근소한 지성,거의 직감으로 기피했을 뿐이다.

태어난 환경 때문에 그 정도의 지능밖에 갖지 못한 것이다. 실장석의 생태에 대해서 아무런 전문지식이 없는 아마추어 집단이 사육을 계속한다면, 앞으로도 새끼 실장들의 지능 발달은 어려울 것이다.

그날 오후, 종례에서 새끼 실장들의 사인은 단순히 "동사"로 발표되었다. 아동들에게 트라우마가 생기는 것을 피하려고 먹이의 양에 문제가 있었고, 본래 1마리가 죽는 걸로 끝났을 피해가, 아동들의 참견 때문에 2마리로 늘어난 것 등은 덮어 버렸다.

어디까지나 '교내 사육'은 새끼 실장의 사육을 통한 아동들의 인성교육이 목적이며 새끼 실장들의 죽음도 당연히 넘어야 할 이벤트의 하나에 불과하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자극은 불필요했기 때문이다.

아동들이 죽은 새끼 실장들의 죽음을 애도하고, 남겨진 새끼 실장들을 훌륭히 키우겠다고 결의를 다지는 가운데 교사들은 2일만에 이 '교내 사육'이라는 제도가 갖고 있는 잔혹성에 놀랐지만, 새끼 실장들이 태어난 양식장에서는 그 순간에도 수만에 이르는 새끼 실장들이 친실장과 말 한마디 못 나눠보고 식육으로 처리되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비록 미흡한 양이었다 하더라도) 우유를 마실 수 있었고, 하루라도 더 살 수 있었던 새끼 실장은 운이 좋았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납득시킬 수 밖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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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 노트] 4월 10일 (금 )맑음

사육실 A: 새끼 실장 4마리
사육실 B: 새끼 실장 5마리
사육실 C: 새끼 실장 5마리
사육실 D: 새끼 실장 4마리

평균 몸길이 10.5㎝
평균 체중 108그램

방에 골판지 상자 (낡은 타올 첨부)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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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1. 데뎃!? 어찌 된 것인 데스우? 내용이 중간에서 끝나는 데스가, 설마 짤린것인 데스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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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돼지같은 그림체가 자실장에대한 혐오를 더 부추기는 것같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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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어우 진짜 찢어죽이고 싶네 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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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실제로 동물기르는거 애들한테 별로 안좋음..
    귀여운줄 알았던 짐승의 역겹고 잔혹한 장면에 트라우마가지는 애들도 다수 생김
    대표적인 예가 햄스터가 자식 잡아먹는거. 스트레스좀 받는다고 지새끼 처먹는거 애들이 이해할 리가?
    토끼도 의외로 잘뒤지고 개도 손 많이가서 나중에는 질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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