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숍에서 판매되는 실장석은 실장치고는 상당한 지능을 가진다.
다수의 실장석에서 애완용으로 기본적인 훈육, 예를 들면 화장실이나 사육주에의 충성을 가지는 따위가 가능한 개체만을 골라내기 때문이다.
그러면 선택되지않은 실장석들은 어찌되는가.
답은 간단. 처리된다.
훈육을 새겨넣는 동안에 모든 실장석은 위석을 뽑아내고, 훈육의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당분을 포함한 수용액에 위석을 담가둔다.
그리고 최종시험에 합격하여 상품이 되는 똑똑한 실장석만이 가게에 서기 직전에 위석을 몸 안에 돌려놓는다.
가게에 서지 못하는 실장석들은 몇 단계 있는 시험에 떨어지는 시점에 위석을 파괴당해 즉사한다.
죽임당한 실장석들은, 남은 실장석들의 먹이가 되어 역할을 마친다.
실장석을 취급하는 가게라면 다소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능력 있는 개체와 그렇게 않은 개체를 선별하고있다고 알려져있다.
팔에 번호가 쓰여진 13마리의 실장석들이 교관 앞에 정렬해있다.
최종시험이 끝났다.
지능테스트, 체력테스트, 그리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성격진단.
이것들을 종합하여 당락을 결정한다.
「최종합격자는……1번, 9번, 그리고 12번」
교관이 기쁜듯이 말한다. 그는 실장석의 절망의 표정이 참을수 없이 좋았다.
한 순간의 침묵.
데에에에에에에ー!! 데스우ーーーー!! 테치이!! 데스우ー웅…데우ー웅…
번호가 불려지지 않은 실장석들이 다양한 반응을 보인다.
합격한 실장석들은 그저 안도의 표정을 띄우면서, 처리되는 실장석들에게 비웃음이 아닌 안쓰럽다는 표정을 향한다. 이 상황에서 데프프 하며 웃는다든가 하는 실장석은 최종테스트에서 튕겨나간다.
남아있는 것은 다소 상대방을 생각해줄줄 아는 개체인 것이다.
팔에 13이라고 쓰여진 실장석은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 아니, 하지 못했다.
지금까지의 노력이 의미가 없어졌다는 충격이 너무 컸다.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은, 한때 같이 있었던 모친과 자매.
잔뜩 있던 가족은 「어려운 것」을 시켜질때마다 줄어갔다…
요전의 「어려운 것」을 할 때에, 마마도 오네쨩도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그러니까 와타시는 울면서 마마와 오네쨩을 먹었다. 토해버리면 와타시도 소중한 돌을 부숴져서 움직이지 않게되어버린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먹었다.
「어려운 것」은 다음이 마지막, 이라고 무서운 사람이 말했기에 슬펐지만 필사적으로 먹었다.
움직이지 않게된 사랑하는 마마와 오네쨩의 몫까지 힘냈다.
그랬는데…그랬는데, 어째서, 어째서, 와타시는 안되는가.
데스우우우ーーーー!
누군가의 비명이 들린다. 흠칫 하며 얼굴을 들어보니 1번인 아이가 무서운 사람에게 뾰족한 것으로 팔을 후벼파이고있다.
무서운 사람이, 소중한 돌을 1번 아이의 상처 안에 억지로 집어넣는다.
1번 아이는 필사적으로 울음을 참고있다.
울어버리면 소중한 돌을 부숴버리니까…
「9번과 12번, 나와라」
각오를 굳힌듯이, 9번과 12번 아이들이 무서운 사람 앞으로 간다.
비명.
9번과 12번도 1번과 마찬가지로 팔을 후벼파였다.
1번의 팔은 무척 아파보인다. 반 정도는 찢어져서 피가 잔뜩 나온다.
그래도… 팔은 아문다. 와타시는 이젠 움직이지 않게 되어버린다………
싫어. 싫어. 싫어. 무서워.
교관은 위석을 실장석에 돌려놓는 동안 나이프를 이용해서 매직으로 쓰인 번호를 깎아낸다.
번호를 지우는것 만이라면 피부를 살짝 베어내면 되지만, 그의 취미로 조금이라도 실장석에게 고통을 주려는 것이다.
교관은 실장석 학대파였다. 실장석의 비명이 너무 좋아서, 학대를 즐기는 것을 일과로 하고있었다.
그의 실장석 조교의 솜씨는 확실했고, 실장석의 훈육에 관한 클레임이 온 적은 지금까지 전혀 없었다.
실장석 전문잡지에도 그가 조교한 실장석을 판매하는 펫숍이 독자가 뽑은 실장석숍 랭킹에 항상 상위에 놓일 정도였다.
당연하지만, 실장석 전문잡지에 정기적으로 이름이 실리면 매상도 늘어난다.
그래서 펫숍도 교관의 실장석에 대한 필요이상의 학대를 묵인하고 있었다.
「방금 선별작업이 끝났습니다. 이번 합격자는 세 마리입니다.
…약 300마리에서 3마리니까요.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시는것도 지당하신 말씀입니다만, 역시 실장석이라는 생물의 성질 상, 이 정도까지 추려놓지 않으면 애완용으로 만족할만한 수준의 개체는 선별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예, 물론 이번 합격자도 애호파 콘테스트에 나갈 수 있을 정도의 양질입니다. …네. 그러면 언제나처럼 조교료의 지불은 예의 계좌로 부탁드립니다. 그러면 합격자를 데리러 와주실수 있으실까요.
…네. 언제나의 장소입니다. 합격자 세 마리는 수면약 먹이로 재워서 다른 방으로 데려다 놓겠습니다.
지금부터 남은 실장석을 『처리』해야하니, 잠시 여기에 있겠습니다.
…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교관이 전화를 하는 동안, 도망치려 하는 개체도 있었다.
하지만 유일한 출입구에는 선별테스트에서도 학살역할로 활약한 실창석이 문지기로 서있었다. 실창석은 교관이 키우는 실장들 가운데에서도 특히 실장석을 제거하는데에 능숙한 개체였다.
이대로라면 죽는다고 본능적으로 느낀 세 마리가 문을 향해 전력질주한다.
그렇다고해도 인간이 보면 걷는것으로 생각될 정도로 느렸지만.
세 마리를 구태여 무시하며 전화에 정신이 팔린 척 하면서 그 결말을 지켜본다.
실창석을 보고 굳어버리는 세 마리.
그저 도망치지 않으면 죽는다는 기분이 실장석들을 움직였다.
결과는 명백했다.
각성 수장석을 여럿 상대로 싸우는 것을 매일의 훈련으로 삼는 실창석에게 통상의 실장석이 세 마리 동시에 달려든다 해도 실장석이 살아남을 확률은 한없이 0에 가깝다.
실창석은 애용하는 거대한 가위로 덮쳐온 실장석을 고깃덩이로 바꿔간다.
선별작업이 시작한 단계에서 위석을 빼내어 보관하고 있기에, 보통이라면 즉사할 아픔에도 죽을 수 없다. 목소리 같지 않은 목소리가 방 안에 메아리친다.
생지옥이란 그야말로 이런 모양이리라.
가사와 재생을 몇번이나 되풀이 하고 나서야, 세 마리에게 간신히 진짜 죽음이 찾아왔다.
와타시는 어느샌가 똥을 지려버렸다.
커지고 나서는 한 번도 지린적이 없었는데.
무섭고 무서워서 견딜수가 없다.
방금까지 건강했던 저 아이들이, 이젠 움직이지 않는다.
왠지 모르지만 눈물이 차오른다.
어째서 이런 꼴을 당하지않으면 안되는걸까.
와타시는 그저, 좋아하는 마마와 오네쨩들, 이모토쨩들과 계속 지내고싶었던것 뿐인데. 그것뿐인데.
「그럼, 실장석 제군」
무서운 사람이 말한다.
「너희들은 잘 해주었다. 실로 훌륭하다. 그러니까…너희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지. 너희 가운데에서 한 마리만 풀어준다. 남은 녀석들은 안됐지만 저녀석들 처럼 된다.」
그렇게 말하면서 무서운 사람은 방금 도망치려다가 질척질척하게 된 아이들을 가리킨다.
「누가 남을것인가는… 너희들끼리 정해라.」
웅성웅성…웅성웅성…
무서운 사람이 하는 말은, 아마도 다른 아이들에게…아픈 것을 하라, 라는 의미이리라.
데갸아아아아ーー! 데스, 데스우!!
옆에 있던 아이들이 주먹다짐을 시작했다. 와타시의 뒤쪽에서도 피투성이가 되면서 싸우는 아이들이 있다.
와타시가 상처입는 것도, 누군가를 상처입히는것도 이젠 싫다. 그러니까, 와타시는…
이런이런… 예상대로지만, 알기 쉬운 놈들이야.
남은 한 마리는 머리털과 옷을 빼앗아 공원에라도 버려줄까, 따위를 생각하면서 추악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녀석들 가운데에서 한 마리의 실장석이 내 쪽으로 걸어나왔다.
팔에 쓰여있는 번호는 13. 링갈을 ON으로 한다.
『이젠 그만두길 바라는데스. 어째서…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데스까
와타시도, 모두들도 행복해지고 싶은 것 뿐인데스. 치고받는것은 슬픈데스……와타시의 소중한 돌을 아나따에게 드리는데스.
그러니까, 이젠 모두를 살려주길 바라는데스…』
「일단 확인하겠는데, 이 돌은 네 목숨과 같다는거 알고있겠지」
『알고있는데스… 그 돌을 부수면 움직이지 않게되는데스.
와타시의 가족처럼 되는데스…』
「알았다. 너희 전원을 풀어주지. 그리고 네 소중한 돌도 필요없어」
화악 하고 얼굴이 밝아지는 실장석.
「다만, 네 예쁜 머리털과 옷을 주면, 말이지」
한 순간의 침묵.
『알겠는데스…… 와타시의 머리털과 옷을 아나따에게 드리는데스……』
문지기인 실창석을 불러서 옷을 벗긴 13번의 머리털을 자른다.
싹둑. 싹둑. 실창석이 가위를 움직일때마다 실장석의 얼마 없는 재산인 머리털이 바닥에 떨어진다.
몇 분도 지나지 않아, 13번은 민머리의 알몸실장이 되어버렸다.
눈에 눈물이 촉촉하지만 모두를 구했다는 사실에 순수하게 기쁨의 표정을 띄우는 실장석.
머리를 자르는 동안에 나는 추악한 싸움을 하고있던 실장석들에게, 전원을 살려준다고 알렸다. 내가 이유를 설명하자, 실장석들이 모두 13번에게 모여들었다.
감사의 말을 하는 실장석들. 하지만 그 눈에 민머리가 된 알몸실장에의 모멸이 스며있다는 것을 나는 놓치지않았다.
실장석의 세계에서 머리털과 옷은 절대적인 가치를 갖는 재산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져있다.
그 재산이 없어진 개체는 이미 실장석이 아니고 다른 생물이라고 인식해버리는 것이리라. 실장석 끼리는 생각해주더라도, 독라에게는 잔혹해지는 실장석이 존재하는 것도 상술한것 같은 인식의 문제가 기저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13번을 불러서, 남은 위석을 모두 13번의 손에 쥐어주었다.
스트레스로 몹시 부서지기 쉽다는 것을 설명하면서.
그야말로, 실장석의 힘으로도 부술수 있을 정도로 무르다는 것을.
「이 돌들은 이 방의 밖에 나가고나서 모두에게 나눠주거라.
돌이 부서지면 모두들 움직이지 않게 되어버리니 말이지.
네가 조금만 힘을 주어버리면… 부서져버리니까 조심하고.」
『알겠는데스.』
다른 실장들을 슬쩍 본다.
역시, 실장석 특유의 데프프 하는 웃음을 독라가 된 13번에게 보내고있다.
알기 쉬운 놈들이다.
위석을 손에 쥐고, 다른 실장석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는 13번.
하지만 등 뒤에 있는 실장석들은 이미 작은 목소리로 13번을 실컷 괴롭히다가 잡아먹자는 꿍꿍이를 하고있다는 것을 내 링갈은 표시하고있다.
실장석들이 나간 후 5분, 펫숍의 점원이 도착했다.
나는 이번의 선별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합격자 세 마리가 있는 방에 점원을 안내한다.
「그러고보니 오는 도중에 희한한 것을 봤습니다.」
「어떤것 말씀이십니까」
「실장석들이 싸우고있었습니다. 한 마리 알몸에 머리털이 없는 실장석이 있어서 괴롭힘 당하고 있더군요.
물론 이것만이라면 별로 드물지 않은 일이지만, 그 알몸실장이 손뼉을 치니까 왠지 그녀석을 포함해서 전원이 일제히 자빠져버렸습니다. 어째서 그런일이 생긴건지…
게다가 그녀석이 죽는 얼굴이 뭐라 말할수 없었던것이… 그야말로 절망했다, 라는 얼굴이었습니다.
실장석의 얼굴로 그런 복잡한 표정을 만들수 있다니, 처음 알았습니다.
…선생님, 무슨일이신가요. 왠지 기뻐하시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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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및 후기
작자코멘트:
후기
실장석 학대는 줄곧 읽을 뿐이었습니다만 금번에 처음으로 쓰는 쪽이 되어보았습니다.
정말 어렵군요.
여러가지 아이디어는 나오는데, 그것으 문장으로 만들면 매끄럽게 되지않아서…
언제나 읽고있는 작품이 얼마나 굉장한 것인지 새삼 느꼈습니다.
앞으로도 소소하게 학대물을 써보고싶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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