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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티켓

"갸보! 테챠아아아아아아아!!!"

귀에 거슬리는 새된 비명이 어두컴컴한 뒷골목에 울려 퍼진다.
잠시 후 고기가 땅에 떨어지는 둔탁한 소리.
더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얼어붙을 듯한 찬바람만이 무심하게 지나간다.

"테에에......"

자실장 한 마리가 죽어가고 있었다.

고양이에게 습격이라도 당했는지 옷과 머리카락이 갈기갈기 찢어져 엉망이다.
피투성이 몸뚱이는 구멍이 뻥 뚫려 적나라하게 노출된 내장이 주변에 흩어져있다.
입과 상처에서 대량의 체액을 벌컥벌컥 쏟았다.
하반신을 반쯤 잃은 모습을 볼 것도 없이 이제 오래 가지 않으리라는 것은 누가 보아도 명백하다.
그러나 그런 상태임에도 그 자실장은 차갑게 식어가는 팔다리를 경련하듯이 움직여 필사적으로 한 장소에 도달하려 발버둥 치고 있었다.

"...가는...테츄우...마마한테......꼭..."

그 불운한 생명을 간신히 붙들어 맨 행운은,
먼지와 진흙이 쌓인 자동판매기 아래는 물론 개천에서 하수도에 이르기까지 쏘다니며 물건을 찾는 바람에 온몸에 터무니없이 지독한 오물과 악취가 들러붙어서,
고양이가 한 번 물고는 흥미가 식었던 것.

다른 하나는, 작은 팔로 꼭 끌어안고 있던 동전 덕분에 몸놀림이 둔해지는 대신 가슴 속의 위석이 지켜져 치명상을 면한 것이다.
하지만 그런 얼마 안 되는 행운으로 타오르고 있는 목숨의 잔불도 곧 꺼질 것이다.


"쿨럭! 오...네챠...테에...마...마아......"

빛을 잃어가는 자실장의 눈에 다정한 엄마와 언니의 모습이 오가는 것일까.
갑자기 그토록 소중하게 끌어안고 있던 500엔 동전이 짤랑하고 경쾌한 소리를 내며 뒷골목에 나뒹굴었다.

"테에에......!!"

마지막으로 날카롭게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이름도 모르는 자실장은 절명했다.
손에 넣은 '은 티켓'이 약속하는 콘페이토를, 올 리 없는 꿀 같은 내일을 꿈꾸며......

      ◆

언제부터 그 소문이 들실장들 사이에 퍼졌는지는 불분명하다.
버려져서 들실장이 된 사육실장이 사람과의 생활에서 알게 된 견문을 전수한 것이 계기라고도 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들실장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실컷 미화되고 전달되는 동안 제멋대로 창작이 더해져 갔을 것임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으며,
지금 와서는 여러 설이 분분하여 확실한 것은 아무도 모른다.
다만 그 소문이 마을의 들실장들에게 도시 전설이나 종교 마냥 반쯤 신앙 받는 것은 확실한 듯하다.

그런 연유로 부득이하게 부정확한 부분이 많겠지만,
일단 '은 티켓'이라 불리는 소문의 전말을 소개하겠다.





처음으로 소문의 존재가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은,
구제를 그토록 반복해도 뿌리 뽑지 못한 실장석들의 모습이 일시적이나마 공원과 뒷골목에서 홀연히 사라진 사건이 계기였다.

이상히 여기는 사람들 앞에 실장석들이 다시 모습을 보인 것은
예전 이상으로 흙투성이가 된 더러운 모습으로 의기양양하게 어느 물건을 들고 상점의 처마 끝이나 슈퍼마켓 입구에 떠들썩하게 몰려왔을 때였다.

버려진 병뚜껑이나 녹슨 게임 코인, 장난감 화폐와 뭔지 모를 둥근 금속 조각,
그런 다양한 쓰레기를 들고 몰려드는 들실장들의 행동을 이상히 여기는 사람들을 향해 실장석들은 저마다 소란스럽게 지껄였다고 한다.

"데, 데쟈ㅡㅡㅡ앗! 뎃! 데에에에! 데뎃! 데에데에~? 데스~웅♪"

(뭐 하는 데스, 바보 닝겐! 약속대로 티켓하고 바꿔서 콘페이토를 내놓는 데스!
친절하고 관대한 와타시가 기다려주는 동안 얼른 내미는 게 좋은 데스우!)

어느 애호파의 적선이었는지, 과감하게도 인간과 협상을 시도한 슬기와 용기를 기리기 위함이었는지,
그것이 한 번뿐이었는지 여러 번 오갔는지는 모르지만
주웠을 동전과 바꿔서 실장석에게 상품을 판 가게가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상품을 파는 점포로부터 일상적으로 호된 박해와 구제를 받아온 들실장들의 입장에서는,
평소 몸을 숨기는 공원의 수풀이나 공중화장실, 그리고 건물 틈새나 자동판매기 아래 등,
그 존재를 끊임없이 보고도 눈길 한번 주지 않았던 녹슨 금속 조각을 들고 가면
폭력을 당하기는커녕 좋아하는 콘페이토를 얻을 수 있으니
그 반가움과 놀라움을 헤아릴 수 없었을 것임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아무도 모르게 묻혀있던 동전과 콘페이토를 바꿔주는 가게가 어딘가에 존재한다.
당장은 믿기 어려운 소문은 순식간에 들실장들 사이에 퍼져 일련의 사건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은 티켓'이라 불리는 소문 덕분에
그렇지 않아도 짧은 목숨을 동전을 찾기 위해 위험에 노출시키게 되어,
상상력이 풍부한 자실장이나 생각이 부족한 들실장들 다수가 다양한 사고나 들새, 들고양이에게 걸려 아무도 모르게 그 삶을 마치고 있었다.

이것이 지금도 가끔 어디선가 주웠거나 훔친 동전을 소중하게 안은 자실장이 휘청휘청하며 불쑥 가게 앞에 찾아오는 이유다.

인간 입장에서도 굳이 찾을 수고를 덜고 쉽게 대량의 실장석을 구제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소문대로 가끔 콘페이토와 동전을 교환하는 가게가 지금도 있다던가 없다던가.

      ◆         

"데프프프... 뎃스ㅡ 뎃스♪"

앗,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들실장 한 마리가 가게 앞에 모습을 드러냈네요.
어때요. 소문이 정말이지요?
겨드랑이에 면죄부처럼 끼고 있는 것은 500엔 동전일까요?
손과 몸집이 작은 자실장은 들고 나르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하는 500엔 동전을 여러 개 들고 실실 쪼개고 있는 것은 여유의 표현일까요.
사물의 이치를 모르는 실장석도 작은 100엔 동전과 큰 500엔 동전 중에
어느 것이 인간과 더 많은 콘페이토를 교환할 수 있는지 아는 모양입니다.

그 손에 든 은 티켓이 실장석에게 천국의 문을 열어줄지 지옥의 문을 열어줄지,
그것은 당신의 몫━━



-끝

댓글 1개:

  1. 100퍼 코로리로 교환해주겠네ㅋㅋ구제대상 해충한테 콘페이토를 줄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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