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감용 저실장 양식

어느 공원.
여기에도 어김없이 실장석이 살고있지만 지역주민의 모랄이 높았던 덕에 학대파도 거의 오지않고 어리광을 받아주어 타락시키는 애호파도 없다는, 절묘한 밸런스를 유지하는 환경이다.

실장석들도 사람에게 기대는것만이 아닌, 자신들 나름의 문화를 만들기위한 움직임이 보인다.
그 중 하나가 이 구더기 목장이다.

큼직한 골판지를 여러 개 짜맞춘, 얕고 넓은 지붕없는 골판지하우스 안에 다수의 저실장을 키우고있다. 출산때에 자실장이 되지못한 구더기는 여기에 모으는 것이다.

손에 여유가 있는 성체와 소꿉놀이를 좋아하는 자실장들이 교대로 돌보고있다.

「우지쨩, 밥인데스. 가득 내놓을테니까 오늘도 잔뜩 먹는데스」
돌보는 실장석이 그렇게 말하면서 골판지하우스 중심에 있는 어딘가에서 주워온 접시에 뿌지직 하며 똥을 싸고, 구더기들은 그 「밥」에 레후레후 모여든다.

밥을 주는것 만이 아니고, 각각에게 스킨십을 해주거나 배변의 뒷처리도 해주고있다.

「알겠는데스, 프니프니 해주는데스」
「우지쨩, 운치인테치？ 데려가줄테니까 거기에서 하는테치」

바지런한 돌봄을 받아 행복해하는 저실장들.
물론 공짜로 키우는 것은 아니다.
돌아보면 옷이 벗겨져있는 저실장도 있다.

「레후？ 어째서 우지쨩의 옷을 가져가는레후？ 추운레후ー」
「괜찮은테치, 우지쨩은 성-장-기-인테치. 잔뜩 운치 먹고 잘 자면 다시 옷이 자라나는테치, 자아, 프니프니해주는테치」
「레후ー웅♪ 프니프니 기분좋은레후〜웅」

알몸이 되어도 프니프니받으면 그런것은 잊고 무아지경이 되는 저실장.
벗겨진 옷은 한군데에 모여서 무리의 공유재산으로 비축된다.

그렇다. 여기는 목양綿羊이 아닌 복저服蛆를 둘러싼 목장인것이다.

몸과는 달리, 실장석의 옷은 한 번 파손되거나 잃으면 재생하지 않는다.
체모에서 생성된 것이기에 작은 구멍이나 타짐이라면 아물기도 하지만, 커다란 구멍이나 찢어짐에는 이 목장에서 키우는 구더기에서 벗겨낸 옷의 천을 사용한다.

파손된 부분에 똥 따위로 붙이고 하룻밤 정도 경과하면 붙인 구더기천에 체모가 얽혀서 정착한다.
처음에는 누더기처럼 어색하지만 1주일이 지나면 그 부분만 색이 다른 정도로밖에 눈에 띄지 않게된다.

생물은 어릴때에 신진대사가 활발하며 상처의 치유도 빠르지만, 그것은 실장도 마찬가지.
저실장은 옷을 벗겨도 충분히 먹이를 주고 스트레스가 없는 쾌적한 환경에 두면 다시 체모로 옷을 생성할수있다.

목장 안에는 솜털같이 가늘고 투명한 털로 온몸을 덮은 구더기도 많다.
거미집을 뒤집어쓴것같은 구더기도 있다. 여기에서 시간이 더 지나면 옅은 그물모양의 체모는 밀도가 증가하여 펠트처럼 되고 녹색으로 물든다.

구더기옷이 충분히 생기면 벗기고, 다시 재생시켜서 벗기는 것이다.

「우리집 자의 옷이 타진데스. 이걸로 한 장 나눠주길 바라는데스」
「도토리 4개인데스？ 가장 작은 구더기포대기도 6개는 되지않으면 안되는데스」
「데에에… 또 값이 오른데수우？」
「곧 있으면 겨울인데스, 다들 담요용으로 포대기를 원하고있는데스. 골판지라면 1장으로 되는데스」
「어쩔수없는데스… 도토리 6개 내는데스」

구더기포대기는 먹이나 건축자재가 되는것과 교환할수있다. 교환한 것은 목장을 관리하는 자들에게 분배된다.

이제 곧 겨울이 온다. 본격적인 겨울나기가 되면 이 목장도 일시적으로 접게된다.
내년 봄까지 휴업. 구더기들은 월동용 비상식으로 분배되어 각자의 집으로 데려간다.

「레후레후〜 이사하는레후〜♪ 다음 집에서도 마마와 오네챠에게 잔뜩 프니프니 받는레후〜」

주어지는 것은 똥과 프니프니 뿐, 그 다음은 실로 한 조각의 고기조각까지 착취되는 운명이 되는 저실장.
자신의 상황을 이해할 정도의 지능이 없다는것이 불행중의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하지만 내일조차 알 수 없는 신세라는 점은 실장석인 이상 어미들도 마찬가지.

이 목장이 앞으로도 제대로 계속될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확실한 것은 이 목장 안에 내년의 봄을 맞는 저실장은 없다는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