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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야의 분충

「심판의 해」이후, 한때 북미대륙이라 불리던 이 땅을 여행하는 자는 거의 없다.

각 마을에서 위임된 조사관이나 연락원, 또는 조사와 연락을 겸하여 여행하는 나같은 호사가 이외에는.



대륙서부를 남북으로 종단하는 최저고도 800m, 평균고도 1000m 이상인, 이전에 로키산맥이라 불리던 벽.

이 벽에 의해 대륙의 서해안과 동부는 완전히 차단되어있다.


남쪽 파나마 부근은 적도를 중심으로 300km에 걸쳐 북쪽은 태평양으로부터, 남쪽은 대서양으로부터 각각 80노트 가까운 격류가 흐르고있기에, 적도 아래에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항상 발생하고있다.

북쪽은 한여름에도 영하 20도까지밖에 오르지않는 극한의 땅.

그런 대륙을 나는 여행하고있다.



한때 지상을 지배하던 고속운송망, 통신 등의 문명의 이기는 「심판의 해」에 완전히 파괴되었고, 이 별의 땅 위에서 사라졌다.

인간이 다시 통신장비로 전파를 발신했지만, 이 별의 대기는 전파의 존재가 못마땅하다고 하는듯이 1m 정도의 거리에서도 통하지 않았다.

남은 유선에 의한 통신이 이제서야 마을에서 마을로 시작되었을 뿐이다.

당연히 도로는 형태도 없이 소멸되어있고, 녹은 용암이 그대로 굳어버린듯한 모습의 땅에, 대규모의 평지를 만들 정도의 여력은 지금의 인간에게는 없다.

차도 비행기도 쓸수없는 세계.

대신해서 사용되는것이 기계말이다.

과거에 지상에 존재했다는 말을 흉내낸 보행기계.

발의 수가 많을수록 성능도 가격도 올라간다.

특히 8개의 다리를 가진 이 「슬레이프닐8」은 최신형이라 안정성과 이동속도가 뛰어나다.

동력은 태양발전에 의한 전지구동이고, 1시간 충전으로 4시간은 움직인다고 판매원이 설명했었다.





벽에서 불어내려오는 바람에서 겨울의 낌새가 느껴지기 시작하는 날.

기계말의 배터리가 「EMP」에 가까워졌기에, 이르지만 점심식사를 하기로 한다.

마침 전방에 쓰러져있는 나무가 있었다.

그 곁에 기계말을 멈추고, 충전모드로 하여 대기시킨다.

근처에서 오목한 곳을 이용하여 나무를 잘라 장작을 만들고 불을 피운다.



기나긴 여행의 피로를 달래주는 몇 안되는 즐거움 「식食」



짊어진 배낭을 내리고 안에서 종이에 싼 훈제 고기와 양파 1개를 꺼낸다.

고기를 적당한 크기의 덩어리 8개로 자르고, 양파는 껍질을 벗겨 세로로 자른다.

남은 장작으로 즉석 꼬치를 만들어 고기 덩어리와 양파를 교대로 2개씩 꽂아, 지면에 찔러 불에 그을린다.

4개째를 만들 즈음에는 처음 꼬치에서 향긋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배어나온 기름이 지글지글 끓는 소리와 고기와 양파의 향기가 식욕을 돋운다.



그때, 시야의 오른쪽에서 녹색의 작은 생물이 기어서 다가오고있었다.

얼굴을 향하면 움직임을 뚝 멈추고, 잠시 가만히 있는다.

얼굴을 다른 방향으로 향하면 다시 움직인다.

관찰해보니, 몸길이 2, 30cm, 녹색의 옷, 머리에 뒤집어쓴 같은 색의 두건.

그 두건에서 밤색의 긴 롤헤어가 2줄기, 같은 색의 앞머리도 두건 앞에서 삐져나와있다.

둥근 얼굴에 A 모양의 입, 녹색의 왼눈, 빨간 오른눈, 뒷다리에는 옷과 같은 색의 신발.

그렇다는건 이녀석 2족보행인가?



「텟치 텟치 텟치 질질질」



그 닫히지 않는 입에서 침이 흘러나오고, 시선은 굽고있는 꼬치에 쏠려있다.

녀석의 목표는 꼬치이다.

하지만 정체도 알수없는 생물에게 귀중한 식량을 베풀어줄 정도로 내 인심이 좋지는 않다.

원래라면 미확인생물로 포획, 수집하지 않으면 안되겠지만, 남의 밥을 가로채려고 하는 생물은 용서할수없다.



굽고있던 꼬치에 슬그머니 손을 뻗으려하는 그녀석의 왼쪽귀에서 오른쪽귀로, 비어있던 꼬치를 꿰어 관통시키니 움찔움찔 하더니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보기 껄끄러우니 조금 떨어진 장소에 던진다.



그러자 이번에는 왼쪽에서



「치프픗♪」



하고 웃는 소리.

소리는 반대인 왼쪽에서 났다.

보니까 방금과 같은 정도의 크기인 녀석이, 서서 왼손을 입에 대고 웃고있었다.

그 시선은 방금 죽은 녀석을 보고있다.

마치



「꼬라지 좀 보소」



라고 말하기라도 하는듯이.



그러더니 그녀석은 시선을 2개째로 찔러둔 왼쪽 꼬치로 향하고, 살금살금 꼬치에 다가왔다.

내가 눈치채지 못했다, 라고 생각하는건가.

마치 내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다가오고 있는 모습이, 또 다른 1마리의 죽음으로 「눈치채지 못하도록 다가간다」만이 머리에 남아있고, 중요한 「내가」 부분은 흘려버렸다는 느낌이다.

목적은 역시 꼬치인가.



그녀석이 눈길을 주고있는 꼬치를 빼어들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준다.

헤벌쭉 입을 벌리고 바라보고있더니 뭔가 화났다는 몸짓을 하기 시작한다.



「테에에 테엣! 텟챠아아ー앗! 테치테치테치 텟치ー잇! 텟챠아아ー앗!」



그 고함과 꼴이 신경을 건드리기에 입에서 정수리까지 다 먹은 꼬치로 꿰뚫어주었다.

움직이지 않게 된 그녀석을 처음 녀석이 있는 곳에 던져버리고 식사를 계속한다.





3개째를 다 먹을 즈음



「테에에ー엥 테에ー엥」



하고 짖는 소리가 났다.

보니까 방금의 2마리의 사체 옆에 같은 정도 크기의 1마리가 2마리의 사체를 열심히 흔들고있다.

새된 짖는소리가 시끄럽다.

무시하고 3개째를 먹는다.



「테에에에ー엥 테에에에에ー에엥 테에에에ーー엥」



3개째의 꼬치를 다 먹었는데도 아직도 울고있다.

너무 시끄럽기에 일어서서 다가가, 그녀석의 정수리에서 사타구니까지 일직선으로 관통시켜주었다.



「테에에・・・ 테엣?」



벌러덩 자빠져서 혀를 움찔움찔 하더니 움직이지 않게되었다.

드디어 조용해졌기에 식사를 재개한다.



마지막 1개를 다 먹을 즈음,



「데엣? 뎃쟈아아ー앗!」



하고 짖으며 이쪽을 향해오는 녀석이 있었다.

크기로 보아하니 3마리의 어미인 모양이다.



「데슷!? 데슷데스데스데스우우웃? 데에에! 데에에에ー엥! 데에에ー엥!」

「데에에 데에 데스우・・ 데스데스데스우 데즈우우우! 데우우우우!」



사체를 앞에두고 뭔가 지껄이면서 몸을 떨고 오른손을 휘두르며 나를 노려보고있다.



「데샤아아아ー앗! 데즈우아ー앗!」



그렇게 외치면서 치마를 걷어올리고 오른손을 속옷에 찔러넣더니, 뭔가를 집어들고 나를 향해 던졌다.

하지만 녀석과 나의 거리가 조금 있었던데다, 녀석이 제구가 안되었던 점, 게다가 녀석이 맞바람을 맞고있었다는 점,

이상의 사실로 인해 녀석이 던진 똥은 나에게 닿기는 커녕 오히려 자신에게 직격해버렸다.



어미고 새끼고 식사를 방해하는게 괘씸해서, 어미의 코에 방금 먹어치운 꼬치를 찔러넣고 그대로 불 안에 차넣었다.



「데그우우우우ー웃!? 데우우ー웃! 데우우ー 데에・・・・」



처음에는 날뛰었지만, 장작으로 눌러서 움직이지 않게 만들고 새끼의 사체와 남은 장작도 던져넣는다.

머리털과 똥과 생살이 타는 왠지 지독한 냄새가 나기에 조금 후회했다.

불이 잦아들고 옅은 연기를 내기 시작할 즈음에 옥수수 증류주로 목을 축인다.

짐을 실은 배낭을 메고, 잿불같은 덩어리에서 희미하게 연기가 오르는 옆에서 기계말에 걸터앉는다.

충전은 거의 완료되어있다.

기계말을 빠른걸음으로 걷게한다.

이 자리에서 빨리 떠나고싶으니까.



하늘을 올려다보니 구름 가는게 심상치않다.

폭풍우가 될 모양이다.

이런이런, 쏟아져내리기 전에 다음 마을에 도착하면 좋겠는데.



-끝

댓글 3개:

  1. 꼬챙이로 찔러죽인 얘기만 쓸 거면 전반부의 설정은 왜 그렇게 길게 쓴거냐... 설정만 존나 잡아서 참신하게 보이려고 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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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냥 야영왔다가 생긴 일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거 같은데 웬 병신같은 설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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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설정 길게말하길래 뭐있는줄알았더니 아무상관도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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