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실장의 친구사냥 -1-


− − 1−

이른 아침부터 산에 총소리가 몇번 울리고 있다.
집근처에 살고 있는 포수영감에게 내 몫을 받게 된다.
산돼지, 사슴, 너구리(오소리), 그리고 무엇보다 산실장이 기대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 집의 식용 출산석도 임무에서 해방.


그동안 낳은 자실장의 고기는 충분히 맛있었지만 그래도 산실장의 맛에 비하면 브로일러와 오리의 차이가 있다.
매주 출산으로 위석도 점점 소모되어 왔고, 독라의 출산석으로는 겨울 나기도 힘들다.



오늘은 평일이지만 휴식을 취했다.
근처에 살고 있는 포수 영감에게 전화해 예정대로 폐출산석을 오후에 가지고 가겠다고
말해 둔다.
출산석에게 봄부터 자실장 고기 신세를 졌지만 그것도 오늘로 끝이다.
마지막 임무를 맡겨볼까.

− − 2− −

데이 데로뎃-승
데이 데로데승
데ー데로데승데승...

나의 자들
나의 엄지
나의 구더기
나의 귀여운 자들
어디에 간 데스우-

아무리 낳아도 다 먹혀 지는 데스,
무서운 인간에게 "맛있게 되어버리는" 데스,
태어나도 행복하게 안되는 데스,

마마의 뱃속에 계속 있는 데스,
거기서 나오면
아픈 데스, 뜨거운 데스, 괴로운 데스,
계속 마마와 함께 있는 데스,
그것이 가장 큰 행복 데스,

데이 데로뎃승
데이 데로데승
데ー데로데승데승...오로로 오로롱

− − 3− −

출산석이 오늘도 서툴게
태교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매년 봄에 농협에서 사오는 식용 출산석.
올해 것도 충분히 도움이 되어 주었다.
그러나 월동시키느라 수고를 해도 쓸모가 없기

때문에 해를 넘겨주지는 않는다.

우리에 다가가면 출산석이 밖을 바라보며
데스ー데스ー하고 슬픈 듯이 울고 있다.
어제 밤부터 먹이를 주지 않아서
뱃속은 비어있을 것이다.
배가 고팠을까.
감나무 높은 가지에 남은 열매를
바라보던 모양이다.

출산석을 우리에서 몰아내
밖의 싱크대에 데려간다.
언제나처럼 강제출산으로
뱃속의 자를 앗기는 줄 알았는지 난동을 부린다.
귀찮아서 장화를 신은 발로 목을 밟고
양눈에 녹색 잉크를 떨어뜨린다.
이렇게 분만할 수 없도록 해 두지 않으면
출산석이 쇼크로 강제 출산 모드로
들어가 버리는 수가 있다.
그렇게 되면 태실장들이
분대 쪽으로 밀려나와 버린다.

녹색 잉크로 정확히 점안할 수 있게
아랫배를 밟아 고정한다.
여느 때와는 다른 패턴에
출산석도 의아해 하는 느낌이다.
배에 부엌칼을 대는 것을 본 출산석이
겁먹고 브리브리 탈분한다.

데스우-데샤아-

목숨을 구걸하는 출산석의 배를
부엌칼로 단번에 가른다.



− − 4− −

산에 가고 싶은 데스
맛있는 나무 열매가 많이 있는 데스
좋은 친구도 많이 있는 데스

자유롭게 되고 싶은 데스
행복해지고 싶은 데스

뭐... 뭐인 데스?
평소보다 빠른 데스?
뱃속의 자를 아직 빼앗지 마는 데쟈아아-
그만두는 데스우
얘기 한 데스우
이 자들은 계속 마마와 함께 있는 데스...

데에에에엥 데에에에엥

억지로 낳는 것 그만두는 데히이이이

낳는 것 싫은 데스ーー
배밖으로 내보내는 것 싫은 데스...
데?...?...자를 내가지 않는 데스

이상한 데스우,
어쩐지 평소와 다른 데스..

호, 혹시...
와타시가 "맛있게 되는" 것인 데샤아아아ーー!?!

싫은 데스ーー
아픈 것 싫은 데스.
뜨거운 것 싫은 데스.
괴로운 것 싫은 데스 야ー아ー데ー에스ー우ー!

구해주는 데스ーー"맛있게 되는"것 싫은 데스!



− − 5− −

똥을 빼지 않은 이유는,
이놈을 먹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래된 출산석의 고기 따위는
먹을만 한 게 못된다.
하지만 뱃속의 태실장은 저녁 식사다.
아까우니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이용하자.

통증과 공포로 기절한 출산석의 분대를
세로로 자른다.
실장석의 분대는 자궁을 겸한 장기이다.
분대 속에 탁구공을 반으로 쪼갠 듯한
반구가 몇개 보인다.
반투명의 막 안에 태실장들이 있다.
모두 땅딸막한 구더기 실장 형태다.

어두운 체내에서 밝은 외계의 빛에 노출된
태실장들이 눈을 꿈뻑이고 있다.
놀라서 둥근 막 속을 빙글빙글 돌고 있는
건강한 자도 있다.
이제 2,3일 지나면
자력으로 막을 깰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성장단계에서는
모체로부터 강제 출산 신호가 오지 않는 한
막이 터지지 않는다.

분대 벽에서 숟가락으로 태실장을 도려내고
식힌 탄산수를 채운 그릇에 넣는다.
따뜻한 모태에서 억지로 끌어내진 태실장이
막 속에서 여러 차례 부들부들 경련해 움직인다.
질식에 의한 가사 상태다.
단번에 가지고 가면 신선도가 유지된다.
가사 상태의 태실장은 이대로 조리해도 좋고,

2-3일 정도라면 고농도 산소주입 생수에 담그면
금방 되살아난다.

태실장은 구더기 실장 이상으로
취약한 신체 구조라서 액체 안이 아니면
자력으로 몸을 가누기조차 어려운 지경이다.
구더기 실장을 실장 새우 (지소에비) 라고 하듯,
그 여린 모습에서 태실장은
실장굴 (지소가키) 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겉모양이 주는 분위기가 비슷하기도 하고 해서,
"구더기" 실장으로 이미지가 나빠져
고생했던 식도락업계가 붙인 이름이다.
이름대로 굴 대용품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성장에 필요한 양분을
미숙한 몸에 듬뿍 포함한 태실장은
노른자와 굴을 합친 것 같은 맛에
포근한 단맛이 난다.
게다가, 구더기 실장과 달리
출산 과정을 거치지 않아,
태실장은 위생적으로도 안전하다.
문제는 제왕 절개 비슷한 과정이 필요해
수고스럽고, 모체에 부담을 준다는 것.
업체의 전용 무균 플랜트를 쓴다면 몰라도,
집의 출산석에서 이걸 얻는 것은
폐기하는 마지막 순간에만 가능하다.

가장 작은 태실장만은 취하지 않고 남겨 놓자.
다 꺼내면 출산석의 임신 상태가 해제되고 만다.
마지막 임무에 사용하려면
임신 상태 그대로 있어 주는 것이 좋다.

− − 6− −
,

,

,


...한참 옛날...

……마마와 같이 있었을 때...

그때는 언니짱도 동생짱도 있었던 데스

가족이 있었던 데스

그 시절이 다시 돌아올거라고 믿었던 데스

처음 낳은 자를 저 인간이 가져가기 전까지는...



− − 7− −

저녁 식사용 태실장들을 취한 김에
출산석의 위석을 보자.
출산석의 위석은 좀 까맸지만
아직 금이 가지 않아
충분히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다공질의 특수 수지로 코팅된 위석이
심장을 겸한 굵은 혈관 근처에 있다.
취미로 실장석을 다루는 사람 중에는
위석을 순간 접착제로 표면 경화해
자괴를 막는 일이 많다고 들었다.
그렇게 위석 표면을 완전히 접착제로 덮어버리면
심신의 각종 능력, 특히 재생 능력과 출산 능력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출산석처럼
업무용 전용 수지로 코팅하면 양분 보급이나
출산에 필요한 위석성분의 용출을 막지 않는다.
그래서 위석 수명도 오래가고
태어나는 자실장의 육질에도 좋다.

심장을 겸한 굵은 혈관에
위석 보호용의 또 하나의 특수장치가 보인다.
작은 캡슐이 혈관 봉합되어 있다.
캡슐에서는 돌기가 나와 있어
혈관에 박히게 되어 있다.
그 축에는 혈류로 돌리는 톱니바퀴가 달려 있다.

이 캡슐은 일종의 오르골 역할을 한다.

귀을 기울이면 캡슐에서
치- 치- 하고
지극히 작은 소리가 간신히 들려온다.
몇년전, 이를 집음 링갈로 번역해 본 적이 있다.

스시
스테이크
컨페이토우

목욕
돈가스
프니프니
푸아그라
......

하고
실장석이 좋아할 만한 말이 무한으로 흘러 갔다.

이 캡슐은 몇번이나 자를 낳는 출산석의
스트레스를 경감하는 안정제 역할을 하고 있다.
절망한 출산석은 태실장들의 성장에 악영향을
주는 태교의 노래를 부르는 경우도 있다.
앞으로 태어날 세계에 대한 절망을 들은
태실장은 생육 저하가 되어 육질이 나빠진다.
그뿐인가,
태어난 순간에 위석이 자괴하는 것도 있다.
하지만 태내에서는 태교의 노래 이상으로
이 장치가 발하는 내용이 큰 영향을 미친다.
이 특수 효과 덕에 출산석 모태에서 만들어진
자는 모두 앞으로의 실장생에
기대 만만해서 태어나는 것이다.

이런 위석 처치에서 보듯
최근의 식용석 업계의 노력은 크다.
우선 품종 개량에 의해 똥문제가 대폭 경감됐다.
애완실장 같은 세뇌 교육과 철저한
개체 감별에 의해 사육의 수고도 많이 덜게 됐다.
더해서, 제대로 육질도 향상되고 있다.
처음에 식용 출산석을 키운 때에는
봄에서 장마때까지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똥을 던져 오던 녀석,
몰래 똥 먹기 하던 녀석,
자를 먹던 녀석,
썩은 구더기밖에 낳지 못하는 녀석도 있었다.

지금은 편안하게, 맛있는 자실장을 준다.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품종 개량과 사육 기술이 발전해도
자연산에 미치지 못한다.
힘이 남아있는 동안 마지막 봉사를 시킨다.

위석 상태 확인도 했으므로,
찢은 출산석을 면사로 대충 꿰맸다.
영양 상태가 좋은 실장석이라면
배를 찢은 출혈 정도로 죽지는 않는다.
머리를 부서뜨리거나 장을 뺐다면 몰라도,
이 정도 상처라면 하루도 있으면 재생된다.

분대를 상하로 꿰매 실타래를 가운데로 묶으면

태실장 옆으로 매듭이 지어진다.

너의 자매는 울음 소리 한번 못내고,
오늘 밤 저녁밥이다.
너는 가장 꼬맹이였기 때문에 먹히지 않았어.
운명 따윈 모르겠어.
이제 만날 일도 없겠지만 잘 가게.

분대를 꿰매고 중간생략하고 밖을 봉합한다.
바느질이라기보다
송곳 구멍에 비닐 노끈을 꿰어 매는 것 같다.
이것으로 충분.

다 꿰매면 똥으로 더러워진 엉덩이를 씻고
양동이에 넣는다.
원래 기르던 우리에서 이불을 대신하던
자실장 옷들을 양동이에 넣는 것으로 마무리.

준비가 됐다.
점심을 마치고 바로 나갈 계획.



− − 8− −

늘 그렇게 와타시가 낳은 자를 가지고 간 데스
모두가 기뻐하며 나온 자들 데스…

불쌍한 자들...행복하게 해 주려고 했던 데스...

인간에게 옷을 빼앗기고 머리를 뽑히고
모두 모두 울면서 "맛있게 되어버린" 데스우

,

,

,

아픈 테치이ー
뜨거운 테치이ー
괴로운 테치이이이ーー



− − 9− −

영감의 소형 트럭으로 약 한시간 산길을 오른다.
숲길 옆에 차를 대고
거기서 30분 정도 걸어 산속을 헤치고 들어간다.
여기는 이 포수 영감이 가진 산이다.

전후에 삼나무를 심었지만
변변한 손질을 하지 않았다.
나무 손질하는 노임이 비싸게 먹혀서
어쩔 수 없었단다.
돈안되는 삼나무가 매년 무의미하게 굵어진다.

어두컴컴한 숲 사이로
야생 매실이 붉게 익어 가고 있다.
잡초가 죽어 가는 수풀 속에서
빨간 열매는 눈에 잘 띈다.
어린 시절 간식 대신 잘 먹었다.
나온 김에 몰래 먹어 봤지만…너무 시다.
게다가 먹을 수 있는 부분보다
씨앗 부분이 더 많다.

숲을 건너 근처에
계곡물이 흐르는 전망 좋은 자리에 오른다.
여기는 옛날에 다락밭이 있던 곳이다.
잡초가 무성한 평지 군데군데에 관목이 나 있다.

영감이 손도끼로
그 주변의 억새와 관목을 몽땅 자른다.

그 사이에 나는 늘 하던 작업을 한다.
가지고 온 삽으로 평지의 한 구획에
원형의 얕은 구덩이를 판다.
중심을 깊이 파서 굵은 PVC 파이프를 꽂는다.

거기에 영감이 관목의 줄기를 잘라 만든
막대기와 억새를 가져다 준다.
억새는 적당한 길이와 굵기의 다발이 되게
상하를 끈으로 동여맨다.
억새 다발이 적당히 되면
영감은 다시 나무 하러 돌아간다.
건강한 영감이야.

그런 다음,
PVC 파이프에 관목 막대기를 끼워 넣는다.
하나만 가지고는 미덥지 않으므로,
몇개 더 마련해 탄탄한 기둥으로 한다.
기둥에 끈으로 억새 다발을 동여매서,
구덩이에 맞춰 원뿔형이 되도록 건다.

실장석용 오두막 집이다.

8할 정도 완성되면 바닥에다
양동이에 담아 가지고 온 자실장 옷을 깐다.
그 위에 트럭 재떨이에 넣어 온
방향제 구슬을 뿌린다.

준비가 다 돼서,
이제 가져온 출산석의 상태를 본다.
아직 혼절해 있다.

출산석을 오두막 안에 두면서
『선물 』을 잊지 않고 넣어 둔다.
배추 한 포기를 손질해 만든 작은 통이다.
속에는 고등어 소금절임이 들어 있다.

틈을 메우고, 숲 사이에 떨어진 나뭇가지를 휘어
출입구를 만들면 완성.
아주 잘 지었다고 생각하지만
만약을 위해 영감에게 확인을 받는다.
영감은 출입구의 땅을 좀 더 파헤쳤을 뿐
"좋아"라고 말해 준다.
나도 점점 익숙해져 가는구나.

이 시기는 1년 중 해가 가장 짧다.
지금은 3시가 좀 지나 아직 밝지만,
곧 해가 진다. 빨리 가야지.

지금까지 신세를 졌군, 출산석.

잘 해!



− − 10− −

죽고 싶지 않은 테치이이이
마마- 구해주는 테치-이이이

,

,

,

아무것도 못한 데스
아무것도 못해 준 데스
유품인 옷을 내줄 때마다
언제나 언제나 울기만 했던 데스...

하지만...이걸로... 끝나는 데스..
어찌 됐던 끝난 데스
불쌍한 와타시...
행복해 지고 싶었던 데스우....


− − 11− −

산을 내려오기 시작했을 때는 아직 환했는데,
마을에 도착한 무렵에는 상당히 어두워져 있다.
영감과 다음 일요일에 만날 약속을 하고
돌아온 때에는 벌써 날이 저물었다.
아직 6시도 안 되는데 깜깜하다.
춥다
춥다.

집에 돌아오면 태실장과 브로콜리가 가득한
크림 스튜가 기다리고 있다.
올해 출산석에게서 얻은 마지막 음식이다.
감사히 먹겠습니다.


− − 12− −
,

,

,

죽은 게 아니었든...데스
인간에게서 버려진 데스........

자유 데스...
쭉 꿈꿔왔던 데스...
우리에 갇혀서 줄곧 꿈꾼데스
저기 가면 행복해 질거라 생각한 데스..






...그러나...

현실은 어려웠던 데스우...

맛있는 나무 열매라고는 전혀 없던 데스
작은 풀씨밖에 없던 데스
있더라도 가시가 잔뜩나서 쿡-쿡-한 데스
다 참으면서 열심히 모은 데스

겉보기에 빨갛고 반짝 반짝 빛나고 컨페이토우

같았던 데스
집어들면 찌부러져 버린 데스
먹으면 시어서 퉤퉤한 데스…

물이 근처에 흐르던 데스
예쁜 물이었던 데스
마시러 내려가면
빨간 등딱지의 가재가 있던 데스
움켜잡으려 하면 집게로 철-컥-한 데스
아팠던 데스

붕붕 하면 바위가 미끈거리던 데스
떨어져 꽈당한 데스
몹시 차가왔던 데스
죽는 줄 안 데스
빨강집게로 부터도 도망 쳐야 했던 데스…

흠뻑 젖은 데스우...
정말 추운 데스
점점 어두워진 데스
오늘은 집에 가는 데스
배고픈 데스
슬픈 데스
푸성귀의 잎과 짜고 냄새나는 이상한 것 밖에
음식이 없는 데스
그 인간 이제 없는 데스...
이제는 밥 주지 않는 데스...


……, 산은 괴로운 곳이었던 데스

보는 것 만이라면 예뻤던 데스
꿈꾸는 것 만이라면 즐거웠던 데스
하지만 이것이 진짜 세상이었던 데스
이제는 여기서 사는 데슷
뱃속의 자식을 위해서도
절대로 포기 안 하는 데스우



− − 13− −

일에서 돌아온 뒤 오랫동안 사용한 철장을
대충 물로 세척한다.

전에 만든 "말린 아귀" 자실장들이
노을의 차가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슬슬 좋은 맛으로 말라 간다.

서쪽에 석양이 지는 산이 보인다.
영감과 어제 갔던 곳은 저 근처?
아, 출산석은 어떻게 됐을까.
잘 해 줘야 하는데.



− − 14− −

뎃데로게ー
뎃데로게ー

마마는 너희들을 빨리 만나고 싶은 데스~
꼭 행복하게 해 주는 데스,


뎃데로게ー

무서운 인간은 없는 데스,
이제 "맛있게 될 일" 없는 데스,


뎃데로게ー

마마는 이제 울지 않는 데스,
힘내고 산에서 사는 데스~


뎃게로게ー

옛날 일은 잊는 데스,
행복하게 사는 데스~


뎃데로게롱게~~♪

너희들이 태어나면 마마도 행복 데스,
몸도 마음도 따끈따끈 되는 데스~
그래서, 빨리 태어나는 데스~


뎃데로겟스, 〜 C♪

사는 건 멋진 데스,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데스,
살아 있으면 행복하게 되는 데스~

언젠가 온 산을 와타시의 자로 다 채우는 데스...

뎃데로...게・・・




− − 15− −

포수 영감과 폐출산석을 두고 온 장소에 간다.

오늘은 영감이 키우는 3마리의 사냥개도 간다.
여름철 부진을 만회하려고
왕왕캬우캬우 짖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도중, 전에 뚫었던 야생매실의 수풀이
다시 무성해져 있다.
폐출산석이 발견되어 먹혔는지도 몰라.
그 녀석은 맛있게 되어버린 건가?
그렇게 생각하면서 걸음을 재촉한다.


억새로 만든 오두막 집은 사라졌다.
안에 깔아 놓은 자실장 옷은 한장도 없고,
고등어 소금절임을 넣은 양동이도 없어졌다.
거기에 억새 다발까지 가져가 전혀 남지 않았다.
터에는 관목의 지주만이 우뚝 서있다.
폐출산석은 어디에도 없다.

피투성이의 땅에 폐출산석의
찢어진 팔과 귀가 나뒹군다.
이 근처에 사는 산실장에게 쫓겨나서
어디론가 달아난 것 같다.

같은 실장석이면서
들실장과 산실장의 이미지는 천양지차다.
들실장은 그 추악한 생태와
주변 주민에 대한 성가신 행동으로
최악의 불쾌 해충로 혐오된다.
그러나,
산실장은 아동용 그림책이나 고기의 패키지에도
사슴, 다람쥐, 산토끼 같은 숲의 동료들과
함께 그려진다.
온후하고, 싸움을 피하고,
뻔뻔한 인간에 영합하지 않는다.
자기 자식 먹기, 동종 먹기등이
거의 습관에 없는 것도 그(녀)들의 인상을
좋게 만든다.

사실 싸움을 피하는 것은
투쟁에 할애할 노력을
식량 확보 등의 생존 노력에 쓰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고,
사람에게 아양떨지 않는 것은
먹힐 위험을 무릅쓸 만한 이점이 없기 때문이다.
안이한 자식 먹기, 동종 먹기는
산실장 콜로니를 파멸로 몰고 갈 위험성이 높다.

게다가 동종 먹기를 하면 체취가 강해져
포식자에게 발견되기 쉬워진다.
또 전염병의 위험에 더해지고,
원사육실장의 위석 정보가
자신의 위석에 전염되 새겨지는 것도 위험하다.
들실장과 사육실장이 아는 인간세계의 사치가
산실장 커뮤니티의 가치관을
붕괴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왠지 구더기 실장만은 자로 인식하지 않고
이 동족식의 금기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 같다.
이는 구더기 실장의 작은 위석이라면
위석 정보에 끼치는 영향이
지극히 작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듯.
덧붙인다면 성체보다 자,
자보다 구더기가 체취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실장은 상냥한 산의 요정은 아니다.
생존에 엄할 뿐이다.
원래 산실장은 배타적이고
뜨내기 실장석을 환영하지 않는다.

산의 생활은 어렵다.
먼저 식량이 충분하지 않다.

다른 계절에는 동종 간의 투쟁을 피하려는
산실장이지만, 이 시기만큼은
먹이터확보를 위한 텃세가 극단적으로 강해진다.

눈내리기 전의 산실장은
최후로 한번 많이 먹어둘 식량과
월동용 식량 확보에 매달린다.
식량의 풍부한 시기에는 싸우는 노력을
식량 확보에 돌리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러나
그 시기가 지나가면 한정된 먹이터에 대한
세력권 다툼이 생긴다.
만약 겨울에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
그 집단은 다른 군락을 습격하여
월동 둥지를 약탈하기도 한다.

이는 생존을 위한 본능이다.

『산실장의 친구 사냥』은
산실장의 이 본능을 이용한 사냥이다.

세력권 의식이 강해지는 이 시기,
뜨내기 실장이 자신들의 지역에
침입한 것만으로도 적의를 돋운다.
하물며,
정착해 자까지 낳아 늘리겠다고 하면 어떨까.
내쫓기는 건 정해져 있다.
뜨내기 실장의 집은 완전히 파괴.
모았을 식량은 물론 약탈해 간다.
추운 겨울을 나겠다는 본능이
산실장들을 극단적으로 공격적이게 만든다.

그리고 산실장이 원하는 것은
기호품, 사치품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필요한 실용품이다.
겨울에 도움이 되는 자실장 옷,
그리고 소금을 얻지 못할 산 속에서 생선 절임은

컨페이토보다 값진 보물.

미끼로 사용되는 실장석, "미끼 실장" 을
습격한 산실장 그룹은 전리품을 약탈해
의기양양 자신들의 월동 구멍으로 가져간다.
『선물』로 들어 있는 방향제를 묻힌 자실장 옷,
바닥이 뚫린 양동이에 넘쳐나는 강한 생선 냄새.

이 냄새를 따라 사냥개에게 미행을 시키면
산실장의 겨울 구멍까지 안내해 준다.
그곳을 일망타진.
운이 좋으면 10마리 정도 잡히기도 한다.

땅에 흐른 폐출산석의 핏자국이
밖으로 이어지고 있다.
피의 흔적은 골짜기의 옆에서 끊어져 있다.
강으로 도망가다 떠내려갔거나,
산실장들에게 던져진 걸까.

동종에 습격된 들실장이라면 우선 먹히거나,
아니면 노예로 둥지에 끌려가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산실장은 원래 동종 먹기를 싫어하고,
노예를 사역하는 풍습이 없다.
사역의 수고나 식비,
주거 환경에 끼칠 악영향을 생각하면
메리트가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미끼 실장"은 반죽음이 되어
영역에서 쫓겨날 뿐
직접 죽음을 당하는 경우는 적다.

부근을 조사하지만 폐출산석은 없다.
"미끼 실장"의 재이용은 어렵다.
다음부턴 방치된 장소에서
금방 도망 치려고 할테니까.
만약 폐출산석을 찾으면 "처분"할 생각이었다.

마지막은 같은 것이다.
저 폐출산석은 원래 독라였지만,
"미끼 실장"은 대개 독라로 만들어
산 속에 방치한다.
이유의 하나는 만들어 준 둥지에서
임의로 떨어져 나가기 어렵기 때문.
또 하나는,
산실장에게 납치당한 이후에 살아남은
"미끼 실장"이 마을에 내려와
폐를 끼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산에서 사는 지혜를 가지지 않는 가축이
이 시기의 산 속을 살아남기란 불가능하다.

사냥개들이 들썩거린다.
폐출산석의 핏자국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이어지는 냄새를 맡은 것 같다.
삽과 실장석을 잡을 갈고리 장대를 가지고
영감과 사냥개들을 따라 뛴다.
올해도 잘 잡히면 좋겠다.


-끝

댓글 2개:

  1. 실장석을 요리하거나 먹는 작품은 빨리빨리 넘기게 되는데스.... 똥벌레는 당연 똥맛이 나는게 정상아닌데스우?

    답글삭제
  2. 음식을 가리는 자는 분충데스우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