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바람 없는 겨울날 새벽.
분지에 있는 지방 도시의 도로변에 중형 트럭 한 대가 멈추어 섰다.
운전사는 엔진을 끄고 좌석을 뒤로 눕혀서, 낮잠을 잤다. 장거리 담당 운전수인 것이다.
그리고 운전수가 완전히 곯아떨어졌을 무렵, 트럭 짐받이에서 바스락 바스락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공원 옆에 있는, 작은 막과자 가게.
이 가게는, 이제 완전히 허리가 굽어 버린 노파가 혼자 경영하고 있다.
올해로 개점 48년째를 맞은 이 낡은 가게의 외관은 주위와 견주면 완전히 튀었지만, 그래도 근교 주택가의 어린 아이들에게는 인기 있는 장소였다. 오늘도 하교한 손님들이 몰려들어 있다.
『 다다미결 』
집에서 키우는 실장석이 다다미의 눈을 세고 있다.
'데...데...데...데...'
최근 별로 상대를 해주지 않다보니, 자기 혼자 시간을 보내는 법을 생각해낸 모양이다. 조금 불쌍해보였기에 말을 걸어본다.
'공원이라도 갈까'
그렇게 말하고, 녀석의 어깨를 건드리자,
'뎃!! 데샤아아아!! 데샤아아아!!!' 하고
후타바시의 변두리, 정확하게는 부지의 절반은 시의 바깥이었지만 어쨌든 『후타바 동물원』이라고 자칭하는 동물원이 있었다. 판다도 고릴라도 없는 초라한 라인 업. 그 중 인기 있는 것은 두 마리의 코끼리였다. 그것을 중심으로 동물 교류 코너나 승마 체험으로 지탱하고 있는, 지역주민 관람객이 많은 동물원.
심야에 산책을 하던 도중, 골판지 상자를 발견했다.
길에서 벗어난 나무뿌리 근처, 가로등도 닿지 않는 곳에, 조립된 상태로 놓여 있었다.
나는 그 골판지를 발끝으로 눌러 보았다.
조심스럽게 가볍게 한 번, 다음은 강하게.
상자는 비어있어서, 약간 기울어지더니 지면을 미끄러져 마른 소리를 냈다.
빗속에서 울고 있던 자실장은 정말 불쌍했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에게 부탁해서, 기르게 해달라고 했다.
어머니는 처음에는 안 된다고 했지만, 스스로 자실장을 돌보고,
집안일도 많이 돕겠다고 하면서 열심히 부탁했더니,
"...어쩔 수 없네. 그래, 좋아."라고 허락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