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직하고 살이 터지는 소리가 울린다.
화분 안에 깐 낙엽과 풀 위에서 자실장은 붉게 물든 두 눈으로 눈물을 흘리며, 괴로운 목소리를 필사적으로 꾹 참는다.
큰 소리를 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주인님에게 발각되어 버린다....
이따금 도망친 자신을 찾고 있는 것인지, 주인님인 듯한 닌겐이 이 은신처의 풀숲 주위를 서성이는 일은 있지만, 아직 발견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러나, 방심을 해서는 안된다.
"데지지... 데지지..."
괴로운 테츄... 죽는 테츄.
이대로 자신은 죽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고통 일색으로 물들어 가는 의식 속에서 자실장은 과거를 상기한다.
그로부터 얼마나 지났을까?
공원에 살던 자신의 가족은 눈앞에서 참살되어, 어찌할 바 도리도 없이 붙잡힌 자실장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 주인님 』이라고 밝힌 남자에 의한 학대의 나날이었다.
정원의 온실 속에서 되풀이된 다양한 행위는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공포와 고통이었고, 그것은 아직 자실장 안에 새겨져 있다.
『 잘 됐네, 너는 임신했어. 』
『 알겠어? 마마가 되었다구 』
『 이제는 친자 함께, 언제나 같이 놀거니까 』
그렇게 말한 그때도 남자는 기분 나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눈을 가늘게 뜬 웃음의 표정인데도, 어딘지 부자연스러운 가짜 같은 미소.
그리고 목 안으로 비웃는 모습이 자실장은 무엇보다도 싫었다.
"쟈지이이... 쟈아아아..."
마마는 지지 않는 테츄... 반드시 열심히 하는 테츄.
문득 머리에 스친 남자의 말에, 자실장은 날아가려 하던 의식을 다시 되찾는다.
자실장은 몸을 젖히며 손을 버티고 힘을 준다. 좀 더다.
주인님의 손으로 다리 사이의 중요한 부분에 아픈 일이 몇 번이나 반복된 뒤, 두 눈이 녹색으로 된 자신의 모습을 거울로 보이며 임신 사실을 알리는 주인님의 말은, 살아남는 것조차 포기하고 있던 자실장에 도주를 결의시켰다.
뱃속에 있는 이 자를 자신과 마찬가지로, 주인님이 기분 나쁜 미소로 웃게 하기 위해서 괴롭힘당하는 존재로 태어나게 할 수는 없다. 자신과 언니들을 지키기 위해서 양손을 벌리고, 아무리 맞아도 아무리 걷어차여도 끝까지 주인님의 앞을 막아섰던 모친의 모습에, 생명을 걸고라도 태어나는 자를 지키고 싶었다.
수태고지로부터 날로 커져 가는 배를 감싸면서 기회를 노리고 있던 자실장은 잠금쇠가 빠져 있었던 케이지를 벗어나, 열려 있는 문틈으로 밖으로 나가 높은 담장을 따라서 계속해서 도망쳤다.
이윽고 겨우 도착한 깊은 풀숲 안에서, 버려져 있던 깨진 화분에 숨어 살면서, 자실장은 자기 혼자서 자를 낳으려고 하고 있는 것이었다.
"쟈아아아!"
이윽고, 바리리 하고, 유달리 큰 고기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가장 큰 격통이 느껴지면서, 참을 수 없게 된 자실장은 체내를 역류한 피와 비명을 토했다.
동시에 태내에서 하반신을 찢으며 녹색의 점막에 싸인 자가 태어났다.
자칫하면 의식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 자실장은 필사적으로 의식을 이어 붙이면서 터져서 움직이지 않는 하반신을 질질 끌면서 기어가, 굼실굼실 움직이는 자식을 힘없이 껴안았다.
"테치... 테테치..."
힘내는 테츄... 마마는 열심히 하는 테츄...
대량의 피를 잃고, 체력의 소모와 통증으로 금방이라도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자실장은 열심히 그 점액을 혀로 핥기 시작한다.
들러붙은 녹색의 점액은 태내에 있을 때는 강한 소화 효소에서 태아의 몸을 지키는 역할을
하지만, 산후에는 반대로 아이의 호흡을 가로막는 것이 된다. 출산 후 몇 분은 아직 폐호흡으로 바뀌지 않기 때문에 유예가 있지만, 빨리 이 점막을 떨어뜨리고 폐 호흡과 피부 호흡을 확보하지 않으면, 질식과 호흡 곤란을 원인으로 한 발육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레치이이... 레츄아아아..."
마마에게 배운 기억대로, 우선은 얼굴 부근를 핥자 아이는 크게 숨을 빨아들이면서, 호흡이 폐로 바뀌는 아픔에 가냘픈 첫 울음을 터뜨린다.
큰 머리와는 어울리지 않는 작은 몸... 태어난 아이는 엄지 실장의 특징을 갖추고 있었다.
통상이면 자실장으로 불리는 단계이지만, 그 발육 단계에 있는 유체를 강제적으로 수정시켜서 태어난 특수한 유체다.
"텟... 테에엣!"
안 돼, 울면 다메 테츄! 닌겐에게 들키는 테츄!
자실장은 과거 모친과 언니들에게 혼났을 때처럼 자신의 아이를 타이르려고 하지만, 갓 태어나서 아직 자의식이 없는 엄지 실장에게 말 따위는 무의미한 일이다.
안아 올려서 달래려고 해도 자장가를 불러서 재우려고 해도, 지금의 다 죽어 가는 자신의 몸으로는 그런 일을 할 수 있을 턱이 없다.
무엇보다 몸에 남은 점액을 제거하지 않으면 그 아이는 손발을 사용할 수 없어져, 평생을 기어다니며 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테치이"
...용서하는 테츄, 이것은 오마에를 위해서인 테츄.
생각한 자실장은 집 안에 옮겨서 둔 식량 중에서, 통 모양으로 된 식물의 줄기를 들고 엄지의 입에 그것을 깊숙히 넣는다.
엄지는 몸을 뒤로 젖히고 게에, 하고 목 속에서 울었다.
갑자기 배어나오는 풋내가 나는 쓴맛에 엄지 실장은 그것을 토해 내려고 하지만, 자신의 입
사이즈와 엇비슷한 굵기를 목 근처까지 밀어 넣어져 있어서는 혀를 움직이는 정도 밖에는 아무래도 할 수가 없다.
숨은 어떻게든 쉴 수 있지만, 혀의 움직임을 방해받아서 엄지의 날카로운 울음소리는 소리가 되지 않았다.
"테츄우... 테츄우..."
참는 테츄, 마마도 열심히 할 테니까...이제 조금만 참고 견디는 테츄...
줄기 끝에서 목소리가 되지 않는 울음을 울리며 난폭하게 구는 자식의 몸을 단단히 꽉 누르면서, 빈사의 자실장은 그 몸의 점막을 계속해서 핥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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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숲 속에 숨어 사는 생활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발견되지 않도록, 알아차려지지 않도록... 하며 숨소리를 죽이고 지내는 것이 보통이었다.
거기에는 친자다운 대화나 따뜻한 생활은 없다.
무엇보다 주인님에게 발견되어 그 온실에 끌려간다는 공포감과, 모친으로서 아이를 보살피며 기른다고 하는 책임감, 그 두 가지가 자실장을 지배하고 있었던 것이다.
작은 소리로 최소한의 말만을 주고받고, 나머지는 단지 침묵하며 지낼 뿐.
여기에서는 보통 어머니들이 하는 것처럼 아이를 부르거나 떠들거나, 밖에서 자유롭게 놀게 하거나 하는 일은 바랄 수조차 없다.
회화도 미소도 없는 건조한 생활 속에서, 친자다운 접촉이라고 하면 침묵하고 있는 내내, 자실장이 엄지와 손을 맞잡고 있는 일이었다.
화분 속에 숨어 있을 때도, 식량을 찾으러 갈 때도, 바싹 달라붙어 잘 때도.
말이 없는 대신에, 친자는 꼭 그 손을 잡고 있었다.
그것이 유일한 친자다운 관계였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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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렛츄우!"
마마, 저 초록색 군침 도는 레츄!
어느 날 식량을 찾으러 간 곳에서 친자는 이곳에 있을 수 없는 물건을 발견했다.
규칙을 깨고 무심코 소리를 지르고 만 엄지를 꾸짖는 것도 잊고, 자실장은 그것을 보자마자
몸을 굳어져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왜 이런 것이...!
이것은 이런 곳에 떨어져 있을 리 없는 것인데!
그것은 은색의 접시에 담긴 작은 녹색 쿠키의 산.
떨어져 있는데도 여기까지 달콤한 냄새가 공기 중에 떠돈다··· 실장의 식욕을 돋우는 향료가 많이 사용된 실장 푸드다.
그것도 보통 주어지는 싸구려 맛없음을 두드러지게 하기 위해서 남자가 자실장에게 최초의 식사로서 주었던 최고급품이다.
"레츄우우우..."
맛있어 보이는 레츄...
엄지가 입가에 드리운 침을 닦다.
머리 속이 저릿저릿 하고, 가까이 이끌리려하는 충동을 필사적으로 참으며, 비실비실 다가가기 시작하는 엄지의 손을 이끌고 그 자리를 떠나려고 한다.
저것은 덫이다, 주인님이 자신들을 꾀어내기 위해서 둔 것이 틀림없다.
"렛츄, 렛츄―웅 ♪"
마마, 빨리 저것을 먹는 레츄, 반드시 맛있을 것인 레츄.
엄지는 거의 제 정신을 잃은 듯 게슴츠레한 눈으로 실장 푸드에 접근하려 한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엄지 실장이 먹은 것이라고 해봐야 자실장에게서 나오는 아주 적은 모유와 잡초를 자실장이 씹어서 부드럽게 만든 씁쓸한 음식뿐이다. 저렇게 맛있는 것 같은 냄새가 나는 것을 코앞에 두고서는,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것이다.
"텟츄, 텟치이이!"
"레츄아, 레챠챠아아―!"
달아나는 테츄, 닌겐에게 잡히는 테츄!
떼어 놓는 레츄, 맛있는 것 전부 먹는 레츄!
엄지는 몸을 비틀고, 모친의 제지를 뿌리쳐서라도 실장 푸드에 가까워지려고 한다.
덫이라는 사실을 설명했다고 한들 이 상태로는 도저히 무리다, 그 냄새에 식욕만 커져서 제대로 말을 들을 상태가 아니다.
무엇보다 지금은 이 자리에서 도망쳐서 몸을 숨기는 것이 선결 과제다.
그 냄새부터 멀리 떨어져서 조용히 시키지 않으면 주인님에게 들키고 만다.
"레챠아아아!"
"...텟?"
떼어 놓는 레치이이이잇!
그때 자실장이 작은 비명을 질렀다.
자갈에 걸려서 미끄러지는 바람에, 엄지의 손이 스르르 빠져나간다.
그대로 고꾸라졌다 자실장의 손이 허공을 움켜쥐고, 실장 푸드 이외에는 생각할 수 없게 되어버린 엄지는 푸드의 산에 돌진하여 머리부터 기어들었다.
아직 이빨도 제대로 자라지 않은 입으로 실장 푸드 하나를 물고 늘어지면, 반생인 표면이 혀 위에서 녹아서 무너지고, 머릿속이 질척질척해져버릴 것 같은 단 맛으로 바뀐다.
"렛츄―웅 ♪ 렛츄―웅 ♪"
맛있는 레츄! 맛있는 레츄!
그 순간, 그때까지 엄지 실장을 둘러싸고 있던 침묵과 은둔에서 형성된 무미건조한 세계가 격변한다.
처음 느낀 감동은 목소리와 눈물이 되어서 그 작은 몸에서 쏟아졌다.
그 기쁨을 모친과의 생활에서는 있어서는 안 되었던, 잊고 있던 목소리와 감정으로 표현하고, 엄지는 실장푸드를 몇 번이나 음미한다.
먹는 레츄, 핥는 레츄, 우적우적하는 레츄!
맛있는 레츄. 더 먹고 싶은 레츄!
기분 좋은 레츄! 기분 좋은 레츄!
닥치는 대로 먹이를 한 입 갉아먹고는 버리고, 다시 새 것에 손을 내민다.
엄지는 식욕을 채우는 쾌락에 도취하여, 오로지 거기에 빠져가고 있었다.
"테츄우우웃!"
달아나는 테츄―웃!
그 때, 먹는 행위 이외의 모든 것을 알 수 없게 될 정도의 쾌감 속에서, 엄지는 자기 배의 아래에서 울리는 쩔꺽하는 기계음을 눈치채지 못했다.
넘어지는 순간에 머리를 부딪치고, 불과 몇 초이지만 정신을 잃고 있었던 자실장이 외치며 달려갔을 때에는 이미 늦었다.
실장 푸드가 담긴 접시의 밑바닥에서 내뿜는 흰색 연기가 엄지를 순식간에 기절시키고 있었다.
연기의 발생은 오래 가지 못했지만, 너무 가까이 다가간 자실장에게도 그 효과를 발하고 있었다.
들이마신 연기의 효과로 몸이 마비되고, 땅에 널브러진 채로 움직일 수 없다.
몽롱해지는 의식 속에서 어떻게든 자식의 품으로 가려고 손발을 움직이지만, 그 끝은 힘없이 지면을 긁을 뿐.
"테... 테치... 테테테..."
기다리는 테츄... 마마가 도와주는 테츄.
조금 목소리는 나왔지만, 저린 혀도 턱도 침을 흘리며 간신히 움직일 뿐이어서 뜻대로 되지 않는다.
자실장의 소원도 헛되게, 엄지는 실장 푸드의 산에 엎드린 채 꼼짝도 하지 않는다.
이윽고 친자의 위로 그림자가 비치고 두개의 손이 뻗어나와, 둘을 들어 올렸다.
각각 옷의 목덜미를 잡힌 채, 축 늘어진 자실장과 엄지.
"오랜만이다, 아직 이런 곳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었어?"
그렇게 말한 남자가 미소를 지었다.
눈을 가늘게 뜬 상냥한 미소이지만, 어딘가 만들어 놓은 것 같은 부자연스러운 그 표정... 발견되어서는 안 되는 인간의 손에 떨어진 사실에, 자실장은 끝까지 떼어 놓지 않으려고 하던 의식을 자신도 모르게 놓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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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치이이이, 레챠아아아!"
멀리서 엄지의 목소리가 들린다.
울면 안 되는 테츄, 울면 인간에게 들키는 테츄.
"레에에에, 레챠아아아!"
"태...테치이이..."
기다리는 테츄, 마마가 갈 테니 기다리고 있는 테츄.
어둠 속에서, 자실장은 허우적거렸다. 납처럼 둔한 손발을 어떻게든 움직이며, 그 울음소리 쪽으로 다가가려 했다.
그 때마다 온몸에 둔한 통증이 느껴지지만 개의치 않는다. 저 아이가 있는 곳으로 가지 않으면...
그때 어디에선가, 딱, 하는 소리가 났다.
"테뱌아아!"
"레치이이이!"
자실장의 비명에 엄지도 자기 일처럼 비명을 지르다
동시에 등을 가르는 날카로운 통증에 자실장은 순식간에 의식을 되찾고, 온몸을 젖히며 테이블 위를 굴러 다닌다.
주인인 남자에게 다시 붙잡힌 자실장을 기다리고 있던 것은 『 훈육 』이라고 하는 가혹한 추궁이었다.
한시간여동안 길게 이어진 문책에 의해 알몸이 된 자실장의 온몸에는 상처와 멍이 무수하게 생겨나 있다.
긴 밤색 머리와 녹색 옷은 이미 없다.
도망친 벌로 주인인 남자에 의해 무참하게 잡아 뽑히고, 흔적도 없이 태워져 버린 것이다.
"아직 건강한 것 같구나... 한 번 더 어때? 또렷하게 눈을 뜰 수 있을 거야."
"쟈아아아... 테지이이이..."
용서하는 테츄, 『 딱 』은 용서하는 테츄, 주인님...
몸부림치는 자실장에게 남자가 작은 금속 상자를 다시 가까이 가져가자, 자실장은 도리질을 치면서 뒤로 물러난다.
‘딱’은 자실장에게는 느닷없이 닥치는 공포의 상징 그 자체였다.
계속되는 괴로운 나날에 지쳐서, 진흙처럼 자는 수밖에 없는 자실장을 남자가 괴롭히러 왔을 때, 일어나 있지 않으면 무조건 이 특출나게 아픈 ‘딱’ 소리로 깨어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낡은 가스 버너에 설치됐던 전자 점화 장이다.
압전 소자에 충격을 주는 것으로 순간적으로 전압을 발생시켜, 그것을 단자 부분에서 불꽃을 방출시키는 점화 부품으로, 예전에는 라이터에 사용되는 소형 물건이 뜨끔하게 저리게 하는 장난감으로 판매되던 시기도 있었다.
라이터에 사용하는 것은 정전기에 접촉하는 정도의 작은 아픔밖에 없지만, 가스 버너에 사용되고 있었던 이것은 그 장난감 몇 배의 전압을 발생시킨다.
그 위력은 벌에 쏘이다 통증과 비슷하다.
다만 단순히 찌르는 것이라기보다는, 찔려진 통증에 저려오는 그 상처를 더욱 들쭉날쭉하게
찢는 것 같은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레챠아아아, 레챠아아―앙!"
미안한 레츄, 약속 어겨서 미안한 레츄, 정말 나쁜 아이였던 레츄!
등을 부딪치고 멈춘 자실장의 뒤, 수조 속에서 엄지가 눈에 눈물을 글썽이면서 유리를 두드리고 있었다.
꽤 오래도록 그러고 있었을 터인, 그 두 손이 붉게 부은 엄지 실장은 유리를 두드리는 것을 그만두지 않았다.
"레챠아아아, 레챠아아―앙!"
"테, 테츄우, 테치이이!"
미안한 레츄, 약속 어겨서 미안한 레츄, 정말 나쁜 아이였던 레츄!
괘, 괜찮은 테츄, 마마가 곧바로 도우러 갈 테니까... 기다리는 테츄!
약속을 어긴 데다 모친의 손을 뿌리쳐버린 것을 엄지는 후회하고 있었다.
빌어도 사과해도 되돌릴 수 없다. 좋아하는 마마는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 이 투명한 것에 가로막혀서 언제나처럼 손을 맞잡을 수도 없다.
이렇게 떨어져 버린 것은 자신 때문이다.
그때 마마의 말을 듣고 참아서 그 장소에서 벗어났다면, 이런 꼴이 되지 않았을 텐데...
"...텟! ...테칫! ...텟, 테치이!"
"이봐, 그런 꼴로 어떻게 그 놈을 도울 생각이야?"
불안한 발걸음으로 유리를 전력으로 밀고, 두드리고, 달려와 부딪치는 등 허약하게 몸싸움을 반복하는 자실장에게 남자가 물었다.
그런 것은 알고 있다. 이전에 이 남자에게 붙잡히고 갇혔을 때, 처넣어진 이 장소에서 도망 치려고 여러 가지로 시도했던 것이다.
그러나 여러 방법을 몇 번이나 되풀이하고 나서야, 수조에서는 혼자 힘으로는 도저히 나가는 것은커녕, 수조에 흠집 하나 내지도 못 했다.
그런 것은 뼈저리게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 앞에 자실장은 눈물을 뚝뚝 흘린다.
좀 더 시간이 지나서 엄지가 자라면, 친자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곳을 찾아 이곳을 떠나려고 했지만 그것도 이제 끝이다.
"...테챠아, 테츄아아!"
...왜 ...왜 내버려두지 않는 테츄!
몇 번째인가 몸으로 부딪친 다음, 튕겨 나와 테이블 위에 구른 자실장은 비틀거리며 일어서서, 있는 힘껏 용기를 쥐어짜 남자에게 물었다.
와타시타치는 친자로 살고 싶을 뿐인데.
시끄럽게 떠들어대거나 하지 않고 계속 조용히 숨어 있을 뿐인데.
주인님에는 아무것도 폐를 끼치거나 하지 않았는데.
마음 속에 있는 의문은 곧 말이 되어 토해 내진다.
넘쳐 나오는 말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격앙된 감정으로 요설이 된 자실장의 입에서 계속해서 넘쳐 나온다.
그것은 저항할 수 없는 불합리에 대한 최소한의 저항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냥."
자실장의 말을 끊으며 남자가 말했다.
반복되는 자실장의 말에 남자가 어이없다는 듯 새어나온 한숨이 대답 그 자체였다.
남자는 이 자실장의 이런 미숙하고 건방진 부분이 싫었다.
달아난 자실장이 엄지를 낳고, 정원에서 필사적으로 엄마 놀이를 하고 있는 모습은, 그것을 알아차리고 장치해 놓은 감시 카메라의 영상으로 알고 있었다.
그것을 지금까지 보름 가까이 내버려둔 것은 단지 남자의 변덕이다.
그리고 일부러 덫을 놓은 것도, 이런 문답을 허용하는 것도.
"그리고, 너희들의 사정 따위 나에게는 아무래도 상관없다."
"테챠아아아아!"
남자가 손을 뻗어 오자 자실장은 비명을 질렀다.
그것은 남자의 손에 잡히는 것에 대한 공포였지만, 그 외침은 중간에서 의미가 바뀌었다.
들어 올려진 남자의 손은 자실장이 아니라 어항 속의 엄지 실장을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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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챠아아아!! 레뱌아아아!"
"테츄아아아아―앗!"
지금까지의 생활에서 있을 수 없는 높이로 들어 올려진 엄지는 울부짖으며 손발을 휘두르고, 남자의 손가락에서 달아나려고 한다. 만약 남자의 손끝이 미끄러지거나, 변덕스럽게 열리거나 하면 엄지의 몸은 떨어져서 내동댕이 쳐질 텐데.
남자의 손이 내려가고, 자실장의 머리 위로 이동했다.
간신히 참으며 필사적으로 내민 손은, 엄지의 몸에 닿기까지 아주 조금 모자랐다.
그 거리를 메우려고 뛰고 있던 자실장이 중심을 잃고 앞으로 넘어지면, 눈앞에까지 얼굴을 맞대고 있던 엄지의 몸은 다시 손을 댈 수 없는 높이로 들어 올려진다.
조금 뒷면, 모친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던 엄지는 멀어져 가는 자실장에게 손을 뻗고 더 거칠게 울부짖었다.
"레에에에엥, 레햐아아아앙! 레챠아아앙!"
"...마마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
입가에 엷은 웃음을 붙인 남자가 속삭였다.
순간 엄지는 꼭 울음을 그치고, 눈을 깜박거리면서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였다.
"테치이이이, 테치이이이이잇!"
안 돼 테츄, 그 닌겐의 말을 들으면 다메 테츄!
엄지의 모습에 자실장은 외침을 올린다.
저렇게 웃는 주인님은 평범하게 그런 것을 해줄리가 없다. 뭔가 지독한 짓을 꾸미고 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지만, 남자가 엄지의 뒤에 다른 손으로 손가락 고리를 만들어 가까이 가져가자 자실장은 입을 다물지 않을 수 없다.
저 모양의 손가락의 일격을 자실장은 여러 차례 경험했다.
징계에 사용되는 저것으로 맞으면 눈앞이 번쩍하고 간단하게 기절해버릴 정도의 위력이 있다.
자신보다 작은 엄지라면, 저것에 맞았다간 죽어 버릴지도 모른다.
"레츄웃, 레칫!"
돌아가고 싶은 레츄, 마마에게 꼭 안기고 싶은 레츄!
엄지는 남자에게 필사적으로 호소한다.
자신을 해치려는 인간의 유혹에 빠진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본심을 내보인다.
어려서 순수하고 단순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간단하다, 지금부터 무슨 일이 있어도 열심히 ‘가만히’ 있는 거다. 그렇게 할 수 있으면 마마가 있는 곳으로 돌려 보내 주마."
"...레츗!"
...약속 레치, 다시 마마에게 안기는 레츄!
엄지가 긴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남자는 아, 하고 대답하고는, 엄지의 몸을 테이블 위에 마련된 작업대 위로 내려놓았다.
"테쟈아아아아아아!"
순간에 외침이 자실장의 목을 찔렀다.
엄지가 그 위에 올려진 의미를 이해하자마자 자실장은 비명을 지르며 작업대에 돌진하고, 자기 키만한 그것을 기어올라서 엄지를 탈환하려 한다.
자실장의 뇌리에 가장 선명하게, 가장 무서웠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그 작업대 위에 얽매어고, 남자가 한 『 수술 』에 의해서 몇 번이나 몸을 엉망진창이 되었는지 모른다.
그런 짓을 당하면 저 아이는 틀림없이 죽고 말 것이다.
"...테츄우웃!"
"레츄우우!"
...빠, 빨리 마마와 달아나는 테츄. 무조건 죽는 테츄!
마마―!!
자실장의 양손이 상반신을 작업대로 끌어올렸을 때, 남자는 그 후두부에 가까이 가져간 점화 장치의 버튼을 강하게 밀어 넣었다.
딱.
"쟈뱌아아!"
닿기 직전의 친자의 손이 서로 허공을 긁었다.
비명을 지른 자실장의 몸은 움찔 몸을 젖히고, 테이블 위로 굴러 떨어진다.
"레챠아아아아아ー!"
엄지도 그것을 쫓듯 아래를 들여다보려고 하였지만, 균형이 나쁜 체형 때문에 추락을 예측한 남자의 손가락으로 인하여 작업대 위에 벌렁 나자빠졌다.
그것만으로도 엄지는 자력으로 일어나지 못하고, 행동 불능이 된다.
감전과 추락의 통증에 몸부림치면서도, 또 다시 작업대에 도전하려고 엎드려 기어가는 자실장의 등에 점화 장치를 꾹 누르고 남자는 계속해서 버튼을 눌렀다.
딱, 딱
"테뱌아, 테비이이이!"
신경에 직접 자극을 주는 전격의 통증에 자실장은 그 손발을 경련하면서 몸을 젖힌다.
마비를 일으킨 근육은 자실장의 뜻을 거스르며 오동작을 일으키고, 몸에 있는 다양한 구멍에서 체액이나 배설물이 흘러 나온다.
"레에에에엣! 레치이이잇!"
"테테... 테... 치이이..."
자실장의 모습을 목소리로 밖에 인지할 수 없는 엄지가 불안함으로 격렬하게 모친을 부른다.
남자는 자실장의 몸을 집어 들고 가까이 있던 유리병에 처넣은 다음, 그것을 도구를 올린 작은 서랍 위에 내려놓았다.
남자의 정면에 위치하고, 작업대를 내려다보는 위치에 있다.
"너는 그 특등석에서 참관하고 있어라... 참, 응원이든 비명이든 얼마든지 목소리를 내도 상관하지 않겠다만, 그 이외에 이상한 짓은 하지 말라구."
그렇게 말한 남자는 서랍에서 케이스를 몇 개 꺼내더니 그 내용물을 트레이 위에 늘어놓는다.
그것은 무수한 수술 도구였다. 그것도 끝 부분이 몹시 작다.
남자가 자실장을 괴롭히기 위해서 그 작은 체형에 맞게 제작한 것으로, 특별 주문품뿐이다.
메스를 비롯한 다양한 형상의 도구가 늘어섰지만, 게 중에는 사용 목적을 예상도 할 수 없는 형상의 것도 몇 가지 보인다.
그것은 보통 사람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망상의 산물일까.
남자의 손이 탁자 모서리에 설치된 스윙 라이트 스위치에 닿으면, 눈부신 흰 빛이 작업대 위의 엄지를 비추었다.
"얌전히 있어. 이게 끝나면 확실히 마마의 품으로 돌려보내 줄 테니."
이제부터 시작되는 일에 대해 말할 수 없는 불안으로 자꾸 주위를 둘러보는 엄지에게 남자는 상냥하게 말했다.
떨리는 그 몸에 살짝 손을 갖다대고, 핀셋으로 정성스럽게 그 미니어처 같은 녹색 옷을 벗겨낸다. 알몸이 된 엄지를 작업대에 눕히고, 거기에 무수히 난 가느다란 고무 밴드로 엄지의 몸을 큰대자로 고정한다.
"...레츄우, 레치이이..."
...와타시는 반드시 참는 레츄. 그래서 마마를 돕는 레츄.
마음 속에 있는 죄악감이 엄지에게 그런 말을 하게 했다.
잡혀버린 것은 자신의 탓이니까,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떤 짓을 당할지는 모르지만, 마마를 구해기 위해서라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 괜찮아, 괜찮아."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고, 선뜻 대답하며 손에 든 두 개의 바늘을 아무렇게나 엄지의 양 어깨에 찔러 넣었다.
"레챠아아아아아!"
"어이, 참아, 참으라고... 마마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지?"
마치 어린 아이를 타이르는 것 같은 말에 엄지는 필사적으로 그 비명을 삼키자, 그 모습에
남자는 그 가짜 같은 미소를 지었다.
바늘과 코드로 연결된 측정 기기의 스위치를 켜면, 모니터 화면은 전자 소리와 함께 엄지의 바이탈 사인의 표시를 시작한다.
남자는 시계 수리 등에 쓰이는 확대경을 꺼내더니 그것을 한쪽 눈에 채우고, 트레이의 위에서 메스를 집어들었다.
"착하지... 잘하면 마마와 함께 밖에 놓아 주마, 힘내라."
"레히이이이..."
조명을 받아 번쩍하는 칼날의 빛에 엄지는 경련을 일으키며 목소리를 흘린다.
처음 보는 도구가 갖는 불길한 모습에, 엄지는 이제야 겨우 자신이 무엇을 참지 않으면 안되는 것인지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한 것이다.
"레치레치레치... 레레레..."
엄지는 떨면서 딱딱딱 자라다만 이를 부딪친다.
몇 번이나 "마마, 도와줘" 라고 반복했지만, 제대로 말을 할 수 없었다.
무서워서 도망치고 싶지만, 마마를 위해서라도 도망가서는 안 된다.
작은 뇌내를 채우는 상반된 감정이 충돌하여, 뭐라고 불러야 좋을지 모를 이 복잡한 감정에 엄지는 혼란스러워하다가... 그리고 웃었다.
"...레레레, 렛츄우우웅 ♪"
...닌겐상, 상냥하게 대해 주었으면 하는 레츄.
엄지는 자신이 무엇을 지껄이고 있는지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스스로도 감정의 물결을 제어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한껏 미소를 만들어 보였다.
고정되어 움직일 수 없는 목과 오른손이 자유라면 반드시 입가에 손을 대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행동을 해보였을 것이다.
생사의 경게에 서서 여전히, 웃고, 아양을 떨면서 인간에게 매달리려 한다... 그것은 실장석
로서의 본성인가.
"아, 좋고말고. 상냥하게 하고 말고."
"렛츄웅 ♪"
남자의 말에 엄지가 한번 울고는,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멍청해진 듯한, 어딘가 초점이 맞지 않는 모습이 된 엄지의 몸에서 힘이 빠지고, 허공을 올려다본 채, 비정상적인 리듬으로 무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잠들기 전에 자실장이 작은 소리로 불러 주고 있었던 실장석에게 전해지는 자장가였다.
"그럼 시작이다."
엄지의 소망대로, 남자는 그 신체에 상냥하게 메스를 미끄러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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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실장은 절규했다.
남자의 손이 움직일 때마다, 자식의 몸이 서서히 파괴된다.
그때마다 온실 안에 울리는 날카로운 비명 소리에 귀를 막지도 못하고, 다만 그 몸을 염려하며 유리병의 내벽을 두드리며 미칠 듯이 울었다.
남자는 실내에 비통함이 가득 찬 모습에 만족하고, 다양한 도구들을 바꿔 쥐면서 자신의 이미지한 『 수술 』을 반복한다.
이 행위 자체에 목적은 전혀 없다.
내장에 있는 병소를 제거하기 위한 수술도, 그 신체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해부도 아니다.
대상이 된 엄지 실장을 마음대로 찢고, 그 반응을 관찰할 뿐이다.
그 때문에 끔찍한 용도로 만들어진 수술 도구의 일격이 그 작은 생명에 치명상이 가지 않도록, 정밀 기계를 다루듯 한쪽 눈에 낀 확대경으로 들여다보며 신중하고 정성스럽게 몸을 만지작거리고, 중요한 장기를 상처 입히지 않도록 서서히 서서히 말단부터 파괴해 나간다.
남자는 이따금, 그 모습을 보는 시각을 바꾼다.
상처 자리의 비명을 볼 때는 확대경 쪽의 눈으로, 고통스러운 몸짓과 표정을 볼 때는 감고 있던 한쪽 눈으로.
『 수술 』이 낳은 고통으로 엄지가 그 몸을 비틀어 절규하고,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구속에서 빠져 나가 어떻게든 도망치려고 버둥대는 모양을 바라보면서... 그리고 웃는 것이다.
그 가짜 미소가 아니라 진짜 미소로.
마치 아이가 못된 장난에 열중하고 있는 것 같은, 그런 표정으로.
몇 분에 한번, 엄지에게 이어진 측정 기기가 귀에 거슬리는 알람 소리를 울린다.
동시에 수치를 붉게 물들이며 경고를 표시하자, 남자는 망설이지 않고 주사기에 가득한 금색 액체를 엄지에게 투여한다. 그것도 머리에 위치한 위석에 직접 작용시키기 위해서, 엄지의 붉은 오른쪽 눈을 찌르고, 그 속에서 깊숙이 약물을 밀어 넣는다.
그리고 얼굴을 가까이 갖다대고 상냥하게, 이렇게 속삭이는 것이다.
『 마마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지?』
그것은 약물의 효과인가, 모친에 대한 그리운 마음인가.
그것만으로도 생명이 위험하다는 수치를 보이던 바이탈 사인은 몇 초를 지나지 않아 급격히 회복하고, 섬약해지고 있던 고통의 절규도 육체의 반응, 또한 남자의 가학심을 자극하는 커다란 것으로 복귀한다.
그때마다 자실장은 그저 절규했다.
엄지가 살아난 것에 감사하면서, 엄지가 더 이상 시달리지 않고 죽기를 바랐다.
가끔 남자가 얼굴을 들고, 이쪽으로 시선을 돌릴 때마다 자실장은 필사적으로 "자신이 대신이 될 테니까" 하고 유리병을 흔들고 외쳐 보지만, 남자는 다시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얼굴을 숙이고 『 수술 』에 몰두해버려, 상대해 주지 않는다.
저 편에 있는 기계로 와타시타치의 말을 알 텐데도
왜...? 와타시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건가?
일부러 크게 소리를 지르며, 유리병을 두드려도 남자는 반응하지 않는다.
자실장은 무력감을 되새김질하며, 쓸데없는 짓임을 알면서도 그것을 반복한다.
그렇게 하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잠시 후.
남자는 메스를 트레이 위에 내려놓고 크게 숨을 내쉬며 의자 등받이에 깊숙이 몸을 내던진다.
드디어 『 수술 』가 끝난 것이다.
그것은 엄지의 몸에 수술 도구가 닿지 않은 개소가 없어졌다... 아니, 남자의 손에 의해 파괴되지 않는 개소가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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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치이이잇! 테챠아아아아앗!"
"...레치... 레츄..."
유리병에서 해방된 자실장이 자식의 몸을 흔들다.
마찬가지로 구속 도구에서 해방되어, 힘없이 작업대 위에 굴러다니는 엄지를 얼굴이 창백해진 자실장이 부르지만 엄지의 반응은 너무도 희미하다.
옷도 머리도 잃은 전신은 상처투성이에, 여기저기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일그러져 있다.
빠지고, 도려내지고, 구멍이 뚫려... 사지는 남아 있지만 살아날 수 있을 것 같은 상황이 아니었다.
성체와 비교해서 그 취약성만이 눈에 띄는 엄지 실장을 죽이지 않고, 그 작은 몸을 여기까지 발겨 나간 남자의 편집적인 집중력은 대단하다고 해야 할지.
남자는 약속대로 계속 견디고 살아남은 엄지 실장을 모친의 곁으로 되돌려 주었다.
『 수술 』이 성공하고, 거기에 만족해서 일종의 허탈 상태에 빠진 남자에게 있어서는 다 죽어 가는 반응이 희미한 엄지에도, 병 속에서 울부짖는 자실장에게도 관심이 엷어져 있었다.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그 촌극 같은 모습을 나른한 듯이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레치... 렛치..."
마마... 어디 레치... 추운 레츄.
엄지의 손이 천천히 허공을 긁고, 마마를 요구한다.
주사 바늘로 손상당한 붉은 눈만이 아니라, 다른 한 쪽의 녹색 눈도 도려내져서, 시력은 이미 상실되었다.
"텟츄, 텟츄"
마마는 여기에 있는 테츄, 이제 걱정 하지 마는 테츄.
자실장이 금방 떨어지는 것 같은 그 손을 꼭 자신의 양손으로 잡고, 안심시키듯 호소하자 엄지는 얼굴을 이쪽으로 돌렸다.
그 만신창이가 된 표정은 아무래도 웃고 있는 것 같았다.
엄지의 혈액 상실은 계속되고 있다.
아직 닫히지 않은 무수한 상처에서 흐르는 피와 체액을 온 몸에 칠하고, 가냘프게 우는 엄지의 모습은 제아무리 생명력이 강한 실장석의 유체라고 한들 남은 목숨이 그렇게 길게 있을 리가 없다.
그것은 자실장들도 알고 있을 터.
"텟츄우! 텟치, 텟츄―!"
부탁 테츄, 주인님!
아까의 약을 주는 테츄, 이대로 이 자가 죽는 테츄!
이제 말을 걸어 보아도, 몸을 어루만져보아도, 엄지의 반응이 점차 사라져가는 모습에 어떻게 할 수도 없어진 자실장이 남자를 향해 소리 쳤다.
남자가 그 통에 들어간 약을 밀어넣는 것만으로도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았던 저 아이가 감쪽같이 건강해졌다.
분명 저것은 굉장히 좋은 약일 거다.
...그렇지만, 그런 일을 하면 남자를 만족시킬 뿐이다.
그것을 발판으로 삼고, 더욱 고통 받을 것은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
"...이거?"
"테츄―웃, 테츄웃!"
남자가 주사기를 집어들고, 실린더를 가볍게 누르자 안에 남은 약물이 호를 그리며 흩날린다.
목에서 손이 튀어나올 정도로 원하고 있던 약이 무의미하게 소비되어 가는 모습에 자실장이 비명을 지르자, 남자는 주사기를 든 손을 엄지 위에 가져간다.
"놓으면 아마 죽을 걸."
"텟... 테엣!?"
"이걸 한 번 더 놓으면 그 놈은 죽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놓을까?"
자실장의 표정에 당황과 절망의 빛이 떠오른다.
이 약품은 치료약이 아니라, 위석의 힘을 억지로 쥐어짜내서 실장석을 소생시키는 촉매제라고 설명했지만 이 자실장의 지능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투여된 실장석은 급격히 생명력이 높아 지지만, 그 대가로 위석이 현저히 열화된다.
유체용으로 농도를 희석시키고 있다고는 하나, 연속된 사용으로 엄지의 작은 위석은 붕괴 직전이다.
위석에 남아있는 힘을 소진하면 그것으로 끝... 엄지는 죽을 것이다.
"이제 포기해라... 약속대로 밖으로 보내주마. 그 놈은 잊어라."
남자가 주사기를 트레이 위에 내려두고 일어선다.
다음은 이 자실장을 문 밖으로 내보내고, 뒷정리를 하면 끝이다. 다 죽어가는 엄지 따위 정원 구석에 방치해 놓으면 하루 이틀 만에 벌레나 새가 정리해줄 것이다.
그런 것은 언제나의 일이다.
"테치잇, 테치―잇!"
마마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를 지키는 테츄! 여기를 나가는 것은 이 자와 함께 테츄!
자실장은 남자의 말을 거부하면서, 엄지의 몸 위에 자신의 몸을 덮고 되풀이해서 말한다.
그 모습에 남자의 한쪽 눈썹이 꿈틀하고 움직인다.
모처럼 자가 목숨을 걸고 만든 기회를 헛되이 할 셈인가?
그것도 내가 호의로 밖으로 내보내준다고 하고 있는데...
남자는 피우다만 담배를 손에 옮기고 언제나처럼 재떨이처럼 불의 뒤처리를 하도록, 머리를 잃은 자실장의 후두부에 그 끝을 비틀면서 꽉 누른다.
"포기하라고"
쥬우우우...
꽉 눌러진 담배가 자실장의 두피를 태우자, 단백질이 타는 역겨운 냄새가 풍겨 나온다.
약 700도의 고온은 자실장의 피부에 재생 불능이 되는 화상을 남길 것이다. 주위의 피부로 따로 재생시키지 않는 한, 이 화상은 앞으로 사라지지 않고 있는 흔적으로 남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래도 자실장은 비명을 지르지 않았다.
그것은 어떤 일이 있어도 자를 돕겠다고 하는 자실장의 각오의 표현이었다.
두 다리에 힘을 주고 이를 악물고 눈물을 흘리면서도, 엄지를 감싸는 것처럼 그 몸을 덮고 계속 참다가...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상당한 모녀간의 사랑이다... 아니, 아니지. 기다려라. 그러고 보니 이런 방법도 있었군."
문득 남자는 무언가를 떠올렸다.
담배꽁초를 내던지면서, 다시 의자에 털썩 앉아, 서랍 속에서 다시 몇 가지 도구를 꺼낸다.
그것은 남자의 변덕이었다.
문득 생각난 연명법의 하나를 시험하고 싶었는데, 그것을 테스트할 수 있는 대상이 눈앞에 있는 것이다.
이것을 시험하지 않는 법은 없다... 남자의 탐구심이 몹시 욱신거렸다.
"그렇게 아이와 함께 있는 것이 좋다면 그렇게 하게 해주지."
남자는 다시 메스를 집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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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걱거리며 대문이 열린다.
시각은 이미 저녁때를 지나고 있다.
하늘은 저녁놀로 물들고, 긴 골목 너머에 빨갛게 짓무른 태양이 떨어져가는 중이다.
모든 것이 오렌지색으로 물든 황혼의 골목길에는 아무도 없다.
남자는 지면 가까이에서 트레이를 기울이고, 위에 올라탄 작은 친자를 지면에 굴려 떨어뜨린다.
남자는 "그럼"하고 짧게 말하고 대문을 닫았다.
약속은 여기까지다,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되든 그것은 남자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
"...테, 텟츄"
"레레... 레츄우..."
괜찮은 테츄?
괘, 괜찮은... 레츄.
엎드린 자세로 넘어진 자실장이 일어나려고 상처투성이의 엄지의 몸을 떠받쳐서 세운다.
비틀거리는 엄지의 몸을 두 손으로 떠받치기 위해 다른 한 손을 들어 올리려고 하자 순간, 그쪽으로 느껴지는 통증과 무게에 자실장이 비명을 질렀다. 마찬가지로 엄지도 비명을 질렀다.
나란히 서있는 친자의 연결된 손은 결합되어 있었다.
손바닥에 해당하는 피부를 잘라내고, 포개진 서로의 손은 라이터의 불꽃에 구워져 완전히 유착하고 있다. 그 뿐이 아니라 빠지지 않도록 순간접착제로 굳혀지고, 그 가운데를 큰 안전핀으로 꿰뚫려 고정되어 있다.
『 손이 떨어지면 아이는 죽는다... 기억해 둬라. 』
그것은 친자의 손을 맞잡게 한 다음 남자가 남긴 말이다.
친자의 육체를 결합시킴으로써, 엄지의 열화되고 약해진 위석의 기능을 자실장의 위석이 보완하여 엄지의 생명을 연장한다... 이것이 남자가 한 엄지 실장을 연명시키기 위한 방법이었다.
"테츄우"
아프겠지만 힘내는 테츄.
모친의 말에 엄지가 고개를 끄덕이자, 친자는 서로를 의지해서 비틀비틀 걷는다.
자실장의 위석의 힘이 공급된 엄지는 신체의 상처는 아물기 시작하고 있지만, 아직 통증이
사라진 것도 치유된 것도 아니다.
도려내진 상처... 특히 없어진 두 눈은 아직 출혈을 계속하고 있다.
이 자를 잠시 쉬고 하고 싶지만,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떠나서 안심할 수 있는 은신처를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마음이 변한 주인님이 다시 잡으러 오지 않는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1미터도 못 가서 무릎을 꿇은 것은 자실장 쪽이었다.
"레, 레츄우?"
"테... 테치이"
마마, 왜 그러는 레츄?
아무것도 아닌 테츄... 조금 발이 걸린 테치.
물론, 이 연명 방법에 무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본래 한 마리 분의 에너지밖에 없는 위석을 타인과 공유하는 것이다.
망가진 위석은 바닥에 구멍이 난 그릇 같아서, 한쪽에서 아무리 그 힘을 쏟아 넣어도 힘이 차지 않고 그 가장자리에서 새어 나온다.
그 부족한 양만큼, 실장석의 생명력과 재생력을 현저히 저하시키고 강한 부하를 위석에 준다.
마지막으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똑같이 위석의 열화에 의한 쇠약사다.
그것은 동시에 위석을 공유하는 자의 죽음을 뜻한다.
어차피 이 방법은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열화한 위석은 어떤 방법을 써도 회복하지 않는다.
생명 유지만 하는 것뿐이라면 몰라도, 엄지의 깊은 상처의 회복까지 하게 되면 자실장의 위석의 열화도 그렇게 멀지 않을 것이다.
"...테츄, 테츄우..."
.. 보는 테치, 석양이 매우 아름다운 테츄.
문득 얼굴을 들자 거기에는 붉은 노을이 있었다.
신체의 부진을 감추는 것처럼 일어선 자실장은 상기한다.
"테츄―..."
"레츄우"
미안한 테츄, 오마에는 눈이...
아니... 매우 아름다운 레츄.
난생 처음 볼 것인 석양에, 엄지가 동굴처럼 된 두 눈을 하늘을 향하고 장렬한 미소를 보인 후, 친자는 다시 비틀거리며 걸었다.
"...렛츄?"
"테치, 테츄우"
...이제 어디로 가는 레치?
안전한 집을 찾으러 가는 테츄, 우선 이대로 석양의 너머로 가보는 테츄.
엄지의 말에, 자실장은 그렇게 대답했다.
쭉 이어지는 골목길의 저 쪽에는 둥글고 붉은 노을이 있다.
근거는 아무것도 없지만, 저 석양이 있는 곳까지 가면 친자 둘이서 조용히 살 수 있는 장소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레츄"
"...테츄"
...마마와 함께라면 괜찮은 레츄.
...계속 함께인 테츄.
접합한 부분으로 엄지의 손이 움직이자, 자실장도 그 손을 살며시 살짝 쥐어 돌려준다.
튼튼하게 이어진 이것은 이제 자신들의 의사만으로는 떼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이것으로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질 일은 없는 것이다.
이윽고 친자는 어느 쪽도 맞지 않는 곡조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오래 전부터 모친이 된 실장석이 계속해서 자들에게 전해온 자장가를 함께 부르면서,
작은 친자는 석양으로 향해 계속해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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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현탐와서 착한 척 하는 거 보소.
아아, 저걸 보는 테츄. 굉장한 석양인테츄.
답글삭제아아, 정말인레츄.
Marchy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