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 차에 치여서 죽은 실장석을 발견했다.
겨울이 되면 먹이가 적어지니까 먹이를 구하러 공원에 나와서 차에 칠 수도 있다고 아빠가 말했었지.
조금 불쌍하다, 고 나는 생각했다.
2
가만히 보니, 뭔가 움직였다. 긴 네모꼴의 천 자루가 굼실굼실 움직이는 것을 깨달았다.
3
떨리면서 막대기로 자루의 입구를 벗겨 보자 우지쨩이 움직였다.
구더기와 나의 눈이 마주쳤다.
4
"레후레후??"
우지쨩은 나를 보고 방긋 웃었다.
자신보다 큰 내게 너무나도 약해 보이는 구더기쨩이 부드러운 배를 보이며 마음 속까지 기쁨밖에 없는듯한 그런 얼굴로 웃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왠지 지금까지 느낀 적이 없는, 정말로,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5
나는 우지 쨩을 살짝 집어 손바닥에 태웠다.
우지 쨩은 너무 가볍고 부드럽다.
작은 발의 느낌이 간지럽다.
"레후 레후? 레후레후?!"
우지쨩이 손 안에 삐약거린다.
마치 나에게 뭔가 말을 거는 것처럼.
나는 이 구더기 쨩을 키우기로 했다.
6
나는 우지쨩을 갖고 집에 돌아왔다.
엄마가 거실의 전화로 누구와 얘기하고 있는 것이 들린다.
구더기쨩을 키우는 것을 엄마에게는 비밀로 하기로 해서 나는 아무 말 없이 내 방으로 향했다.
7
"레 후...그..."
손을 열어 보니 우지쨩은 잠들어 있었다.
…손 위에다 똥을 쌋잖아.
동물이니까 어쩔 수 없네.
8
우지쨩이 무엇을 먹는지, 어떻게 키우면 좋은지 전혀 모르고 있기에 언제나 엄마 아빠의 일을 상담하고 있는 인터넷에 물어보기로 했다.
"음, 실장석을 키우니?"
상담사는 난처한듯한 느낌으로 왜 키우고 싶은 건지, 정말로 "실장석"을 키우고 싶은지 물어 왔지만, 내가 몇 번이나 부탁하자 구더기 실장에 대해 가르쳐 주었다.
9
"실장석은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 라는 말을 듣고 나는 두근두근 하여 바로 핸드폰의 "링갈" 사용법을 배워, 구더기 실장에게 말을 걸었다.
"...구더기쨩...응, 구더기 쨩? 내 말을 알아듣겠어?"
"들리는 레후. 구더기의 목소리 들리게 된 레후? 잘된 레후!"
애완동물과 얘기할 수 있다니!
나는 정신없이 구더기와 말했다.
살던 집의 일, 좋아하는 밥, 언니와 엄마의 일에 대해.
왜 가족으로 부터 떨어지게 되었는지 구더기쨩은 알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인간상은 왜 구더기 쨩을 데려왔던 레후?"
"...너의 엄마에게 키우게 해 달라고 했어."
"구더기쨩을 키워주는 레후? 렛후??!"
구더기쨩은 몇번이나 기쁜 듯이 울었다.
10
집에 있는 동안, 나는 아침도 밤도 쭉 구더기랑 놀았다.
나에게 공을 굴려 달라는 구더기.
배를 프니프니시켜 달라는 구더기.
몸을 씻는 것도 똥을 싸게 해줄 때도.
뭔가 해 줄 때마다 구더기는 활짝 웃는 얼굴로 기꺼히 기뻐해줬다.
나도 그것이 기뻤다.
하지만, 나에게는 한가지 걱정이 있었다.
11
구더기 쨩이 병이 났을 때에도, 의사님께 보여 줄 수가 없다는 거다.
엄마는 지금 너무 너무 힘드니까 "문제"를 일으킬 수는 없다.
다시는 병에 걸리지 않도록, 병이 생겼을 때에는 고칠 수 있도록 나는 구더기 실장의 몸에 대해 많이 공부했다.
12
"토시오 군, 오늘은 구더기쨩 곁에 있었으면 하는 레후"
어느 날 밤에 구더기 쨩이 말했다.
"왜?"
"구더기 쨩은 동글동글한 달님의 밤에 빛을 입고 자실장이 될수 있는 레후.
그래서 달님을 자주 보고 싶은 레후."
구더기쨩이 "고치"가 되어 자실장이 되는 것은 공부하여 알고 있었지만, 달빛의 밤에 그것이 일어나는 줄은 미처 몰랐다.
"춥기 때문에, 옷 가져다 줄게."
"따뜻한 레후..."
"달님, 부탁 레후. 구더기쨩에게 빛을 주세요. 레후... 부탁 레후...부탁인 레후..."
구더기 양은 진지하게 달님에게 부탁했다.
불안한 목소리로 몇 번이고 부탁을 한다.
나와 구더기쨩은 그날 밤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밤 늦게까지 함께 달님을 지켜보았다.
다음날 아침 일어나자마자 구더기쨩을 살펴보니 변하지는 않았다.
"안 된 레후..."
구더기쨩은 상자 속에서 풀이 죽어 있었다.
"분명, 구름이 달님을 가린 레훗."
"그렇네. 다음에는 꼭 구름 없는 달님이 보인다."
내가 달래면 구더기쨩은 다시 기운을 내어 준다.
13
다음의 보름달의 날은 구름 한점 없는 예쁜 달님이 보였지만, 구더기쨩은 끝내 실을 얻지 못했다.
구더기쨩은 상당히 실망했는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울기 시작했다.
"레후... 레훅.. 레훅..."
슬프고 떨고 있는 구더기의 얼굴 아래 하얀 비닐 끈의 리본이 흔들렸다.
"구더기쨩이 오네쨩 같은 리본을 원한다고 하니, 엄마가 준 레후. 구더기쨩만의 것인 레후."
내가 리본의 얘기를 물어봤을 때, 구더기쨩이 그렇게 말했다.
내가 밥 먹기 전에 간식을 먹고 싶어할 때 엄마는 간식을 주지 않았었다.
생일의 근처에 장난감을 원했던 때도 엄마는 사 주지 않았다.
조금만 더 있으면 받을 수 있으니까, 원하는 선물을 받을 때까지 참으라고 엄마는 말했다.
구더기 쨩에게 리본을 주었다는 것은 '자실장의 리본'이란 구더기쨩에게는 "앞으로" 손에 넣을 수 없기에 주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14
보름달의 밤이 지나면 구더기쨩은 기운이 없고 밥도 잘 먹지가 않았다.
밤에는 늦게까지 일어나 달을 쳐다봤다.
구더기쨩이 집에 와서 2개월 됐는데 조금 살쪘을 뿐 몸은 커지지 않았다.
이는 "미숙 구더기"의 특징이라고 책에 씌어 있었는데 "미숙 구더기"는 엄마의 젖을 안 먹으면 몸이 자라지 않고 장애가 있어서 아무리 소중하게 길러도, 1년 정도에서 대부분 죽어버린다.
구더기 실장이란 존재는 자실장이 되지 못하면 오래 살지 못한다.
구더기가 자실장이 되는 방법은 알고는 있지만 그렇게 하려면 구더기의 몸을 훼손하지 않으면 안된다.
게다가, 왠지 구더기 쨩은 지금 그대로 있어도 좋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며칠 망설였지만, 어느 날 저녁 구더기한테 물었다.
15
"구더기쨩은 자실장이 되고 싶어?"
" 되고 싶은 레후! 오네쨩처럼 달리고 싶은 레후.... 원하는 레후."
"...가령... 자실장이 되다 죽어 버릴지도 몰라도?"
"... ...구더기 양은 엄마한테 리본을 받은 레후. 동글동글한 달님이 있어서 구더기쨩은 달님에게 라이트를 받고 자실장이 될 수 있다고, 엄마가 말했던 레후... 그것이 거짓이면 죽는게 나은 레후...레훗......"
구더기의 말을 듣고 나의 마음은 정해졌다.
16
나는 다음날 하교 길에 공원에 간다.
공원의 나무 그늘이나 화장실 뒷면을 보고 실장석의 집을 찾았다
곧 골판지나 비닐이 헝클어진 듯한, 실장석의 집을 하나 찾은 나는 골판지의 천장을 억지로 열었다.
"데에..."
"태 챠!"
"성체" 실장석 한마리와 자실장 한마리, 구더기 실장 3마리가 있었다.
나를 보고 무서워하고 있는데 떠들거나 도망 치지 않았다.
말라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 하면서, 구더기 실장의 후드를 벗겨, 회중 전등의 빛에 쏘아 3마리 조사했다.
역시 이 집의 구더기 실장은 안 된 나는 천장을 닫고 다음 집을 찾았다.
다음에 발견한 집의 가족도 마르고 기운이 없고 구더기 실장도 찾고 있던 구더기 실장이 아니었다.
17
세번째 집은 나뭇잎으로 가려져 찾기 어려웠다.
나는 천장을 벌렸다.
성체 한마리, 자실장 4마리, 구더기 실장이 한마리 있었다.
많은 도토리와 메마른 음식, 천 쪼가리들이 어째서인지 갖춰져 있었다.
"뎃!……데에에...데, 데스 데스 데데데 스, 데에데, 데스우."
성체 한마리가 나에게 열심히 말해오고, 새끼 실장은 엄청난 기세로 뛰어다니면서 울었다.
모두 건강하고 마르지도 않은 실장이기에 기대감과 함께, 나는 자실장이 안고 있는 구더기 실장을 뺏었다.
"테챠아아!"
"레후?"
후드를 넘겨서, 회중 전등의 빛에 쏘였다... 그렇지만 이 구더기 실장도 찾는 구더기 실장이 아니었다.
18
구더기 실장을 돌려주고 다음 집을 찾을까 하던 때 안쪽에 있던 천쪼가리 안에서 구더기 실장이 한마리 나왔다.
"레 후? 레후 레후?"
"테치!"
"데스우!"
무엇이 일어나는지 모르는듯한 구더기 실장을 붙잡고 빛에 비췄다.
그 구더기 실장의 머리에는 빛을 가로막는 어둠이 보였다.
찾았다!
"이 구더기, 빌릴게."
"데데에? 데스! 데스우!! 데에데데스우!"
"테챠아아!"
나는 구더기 실장을 가지고 급히 집으로 돌아갔다.
19
내가 찾던 것은 태어난지 얼마 안된 구더기 속에만 있는, "영양".
구더기의 형태로 태어나 아기 실장 형태로 바뀔 때 "영양"의 힘으로 손발이 뻗어 머리가 난다.
컴퓨터로 실장석을 좋아하는 어른이 가르쳐 줬다.
이것을 구더기한테 넣으면 구더기의 몸은 고치의 실을 만들기 시작한다.
나는 구더기 실장을 갖고 집에 돌아가서 아빠의 방으로 들어갔다.
여기라면, 지금은 아무도 없다.
엄마의 술에 설탕을 녹지 못할 정도로 많이 넣어 구더기 실장에게 먹였다.
"레후~..."
맛있게 점점 핥아 나갔다.
나는 링갈의 스위치를 넣었다.
" 맛있어?"
그렇게 말하면서 구더기 실장의 옷을 벗겼다.
20
"오이치이 레후, 오이치이 레후..."
구더기 실장은 옷을 벗겨도 깨닫지 못했다.
귀 뒤를 칼로 쿡쿡 찔러 봐도 모르는 것 같다.
나는 칼로 구더기 실장의 귀 뒤 쪽을 천천히 썰었다.
"오이치이 레후! , 오이치이 레후, 오이치이 레후, 오이치이 레후.."
머리 뼈를 뚫고 5mm정도 칼을 밀어 넣어에서 옆으로 당겨서 구더기 실장의 머리를 둥글게 잘른다.
끊어진 뒷머리를 들어내자, 반들반들한 피부색의 마가린 같은 "영양"이 보였다.
그것을 숟가락을 사용해 모두 받았다.
뒷머리를 스카치 테이프로 붙이고, 후드를 씌워 부모 실장에 돌려 줬다.
21
다음은 구더기의 머리에 "영양"을 넣지 않으면 안 되지만 이젠 엄마가 직장에서 돌아오는 시간이다.
엄마와 밥을 만드는 일을 거들고, 함께 밥을 먹었다.
"...중요한 이야기가 있어."
식사 후에 엄마가 말을 꺼냈다.
싫은 이야기를 할 때는 늘 이같은 목소리였다.
엄마의 이야기를 계속 듣고 있었을텐데,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이 힘없이 방 문을 닫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구더기쨩이 상자 안에서 나를 올려다보았다.
22
"왜 그러는 레후?"
"아무것도 아니야. 구더기쨩은 자실장이 되면 무엇을 하고 싶어?"
"많이 있는 레후!"
구더기쨩은 하고 싶은 일을 줄줄이 말한다.
나와 함께 밖으로 가고 싶다
나와 함께 달리고 싶다
나와 함께 들판에서 낮잠을 자고 싶다
나와 함께 공 던지기를 하고 싶다
나랑 매일 즐겁게 놀고―
계속 함께 있고 싶다고.
구더기쨩은 그렇게 말했다.
"나도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고 말하자 구더기쨩은 굉장히 기뻐했다.
23
나는 갑자기 두려워져서 수술을 그만두고, 구더기에게 제대로 설명하자고 생각이 들었지만 구더기쨩도 태어난 지 벌써 3개월 가까이 지나서 미숙 구더기쨩이 이제 언제 죽어도 이상하지 않았기에 용기를 내어 오늘 구더기의 수술을 하기로 정했다.
구더기한테 마취 대신 설탕을 녹인 술을 먹였다.
"오이치이 레훗! 오이치이 레후!"
구더기쨩은 자꾸 핥고, 1분 정도에서 잠든다.
나는 구더기의 머리를 넘겨, 칼로 뒷머리를 분리하기 시작했다.
24
구더기의 머리 속에는 "영양"이 없었기에 나는 그 자리에 공원의 구더기 실장으로부터 취한 "영양"을 가득 채웠다.
구더기쨩은 구더기 실장보다 작아서 조금 남아 버렸다.
25
구더기쨩은 수술 후 아무일도 없었던 듯이 계속 잠들어 있었기에 나는 무척 불안했다.
꼭 아침에는 눈을 떠 주길.
내일은 마침 보름달.
꼭 구더기의 엄마가 말한 대로 보름달의 날에 고치가 될거야.
나는 그렇게 기원했다.
26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아무것도 하지 않으니 불안과 슬픈 기분으로 가득 차서 싫은 일만 머리에 떠올라 왔다.
―이제 아빠와 엄마는 서로가 필요없어졌단다.
싫은 말, 기억하고 싶지 않은 말이
나는 이불을 쓰고 눈을 꼭 감고는 잠이 들기를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27
다음날 아침, 나보다 빨리 구더기쨩은 일어났다.
구더기 쨩이 깨어나 있어서 안심했다.
"머리가 무거운 레후..."
머리에 채워진 "영양"의 무게 때문에 드러누운채 일어날 수 없는 것 같아 그날의 구더기의 시중은 어느 때보다 손이 걸린다.
구더기. 너는 내가 필요하다.
그렇게 생각하니 기분이 그리 싫지만은 않았다.
28
"레훗, 레훙쯔! 레퓻!..."
밤이 되면 갑자기 구더기 쨩이 기침을 시작했다.
나는 감기라도 걸린건 아닐까 걱정이 됐다.
"레훗!"
큰 기침과 함께 하얀 실이 둥실 공중에 떠올랐다.
"여기 있는 레후! 엄마 말대로 레후!!"
구더기쨩은 걷잡을 수 없이 실에 싸여 소프트 볼 정도의 너비로 뭉쳤다.
29
다음날 저녁, 고치가 갈라지고 자실장의 모습의 구더기 쨩이 나왔다.
"영양"이 많아서 그런지 보통의 자실장보다 뒷머리가 길었다.
고마운 테치! 토시오 군 덕분에 커져서 오네쨩과 똑같이 된 테치!
자실장의 몸이 된 구더기쨩은 매우 기뻐하고 있었다.
그리고 기뻐해주는 나도 기뻤다.
단지, 그토록 좋아하던, "배 프니프니"를 해 주겠다고 하자 "구더기쨩이었을 때에만으로 충분했던 테치"라며 거절하게 된 것은 조금 슬펐다.
30
다음 날, 집에 오니 구더기쨩은 상자의 벽을 사용해 캐치볼 같은 놀이를 하던 중이었다.
놀이에 정신없어 내가 온지도 몰랐다.
내가 왔다는 것을 깨닫자 "토시오 군! 어서 오는 테치! 같이 놀아주는 테치!"
구더기 실장 시절 내가 돌아올 때까지 상자 안에서 혼자 기다리다 지치다 못해 잠만 자고 있던 구더기쨩은 내가 돌아오거든 항상 놀고 싶다고, 똥을 뿌리며 졸라왔다.
그랬던 구더기쨩이 이젠 혼자 즐겁게 놀고 있던게 왠지 초조해서 "피곤하니 잘꺼야"라고 말하자
놀아주지 못한 구더기쨩은 놀지 못하는 것보다 내 몸을 걱정한다.
내가 잠든 척하는 동안, 작은 공이 구르는 소리가 들렸다.
31
다음날, 어제 구더기랑 놀아 주지 않았던 것을 나쁘다고 생각해서 많이 놀아 준다고 생각하고 빨리 집으로 돌아갔다.
구더기쨩은 다시 혼자 공 놀이를 하고 있었다.
내가 놀아 주겠다고 하자 너무 구더기쨩은 기뻐했다.
하지만 왠지 휘청 휘청 하고 숨이 금방 찬다.
내가 없는 동안 혼자 놀고 있었기 때문에 피곤하는 것 같다.
그래도 무리하고 놀려고 한다.
마치 나랑 놀아 주고 있는 것 같고 왠지 재미가 없었다.
32
그런 날이 며칠 있고, 나는 마침내 구더기쨩한테 말했다
"내가 없는 때는 놀면 안돼. 공 소리에 엄마가 눈치 채시면 안 되니까."
"테에... 알겠는 테치..."
그날 돌아오자 구더기쨩이 공놀이를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공의 한쪽 부분이 약간 찌그러져 있었다.
"공을 가지고 놀았구나? 알겠다."
"텟? 놀지 않았던 테치, 다만 공을 안고 있었던 테치!"
나는 상자에서 공을 빼어, 머리를 기울여 공을 쳐다보는 구더기의 눈앞에서 스티로폼 공을 잘게 찢었다.
테챠테챠 떠들기 시작한 구더기한테,
"말을 지키지 못하는 아이에게는 처벌이야. 이제 공은 주지 않는다."
하고 그 날은 놀아 주지 않았다
"미안한 테치...테웃.......미안 테치..."
구더기쨩은 공 조각을 안으며 계속 울고 사과하였다.
33
공이 사라지고 며칠 지나자, 구더기의 상자 안이 점점 더러워지지 않게 되었다.
내가 없는 한가한 동안 청소하는 것 같다.
가르치지 않았는데 구더기쨩은 배변도 가리고 옷 빨래도 몸을 씻는 것도 스스로 할 수 있게 됬다.
구더기쨩이 자기일을 스스로 하게 될 때마다 나는 재미없는 기분이 된다.
34
"구더기쨩"
어느 날, 평소처럼 내가 부르자, 조금은 지친 모습으로 구더기 쨩이 말했다.
"테치... 구더기쨩 말고 이제 자실장이 된 테치. 다른 호칭을 원하는 테치...이름이 필요한 테치"
구더기쨩 이라고 부르지말라고?
모습도 목소리도 몰라보게 변하였는데 이름까지 바뀌면 그것은 어디가 "구더기쨩"일까.
내가 불렀던 "구더기쨩" 이라는 호칭을 버리는구나.
―마치 아빠처럼
나와 함께 있고 싶다고 말한 주제에 완전히 바뀌어 버릴 생각이냐.
35
머릿 속이 두근거리고 내 눈 앞이 조금 어둡게 된 듯한 기분이 든다.
그 어둑어둑한 방에서 눈 앞에 보이는 구더기 쨩이 스으윽 조그맣게, 멀어져 가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 토시오 군, 괜찮은 테치!?"
자실장이 걱정하게 하는 것이 들렸다.
나는 조금 동안 멍하니 했었던 것 같다.
"괜찮아"
이 자실장에 이름을 붙이지 않으면 안된다.
이 자실장을 어떻게 부를까 생각하면 바로 이름이 떠올랐다.
36
"배신자."
"테?"
"네 이름은 "배신자"라고 했어."
"티치! 와타치는 "배신자" 테치이!"
눈 앞의 자실장은 몇번이고 감사의 말을 전하며 기쁘게, 춤을 췄다.
"야 "배신자". 너의 부탁을 들어줬으니까 내 부탁을 딱 한개만 들어 주지 않을래..."
"물론 테치! 토시오 군의 부탁이라면 무엇이라도 하는 테칫!"
37
"그럼, 구더기쨩으로 돌아가."
"테에...?"
"구더기 실장으로 돌아와. "배신자"따위는 필요 없어! 원래 구더기쨩으로 돌아가!!"
"텟!…… 못하는 테치… 무리 테치이... 왜, 왜 그런 말을 하는 테치?
...테웃크, 테에에에엥, 테에에에에에엥..."
나는 슬프게 흐느끼는 "배신자"를 거칠게 잡았다.
"테엣 !?"
부리릿 비명과 동시에 똥을 싼다.
더러운 녀석이다.
38
"미안한 테치, 똥 흘려서…텟치!"
"돌아갈 수 없으면 되돌려 줄게. 구더기쨩은 이런 머리카락 있지않았다"
그렇게 말하며 뒷머리를 잡아 당겼다.
"다메테치! 빠져 버리는 테찌, 그만두는 테찌!"
개의치 않고 머리를 빼버렸다.
"텟챠, 테즈아아아아아!"
39
반대쪽 뒷머리에 손을 댔다.
"그만두는 테찌! 주인님! 그만두는 테치이!"
주인님?
계속 "토시오군" 이라고 불러 주었었는데.
나에게 "아첨"하다니 정말 마음에 안 드네.
친구라고 생각했었는데 "또" 배신하고 있다.
40
개의치 않고 나머지 머리도 뽑아버린다.
"테엣!..."
"배신자"를 잡은 손에 "배신자"의 심장이 크게 두근 두근 움직이는 것이 울렸다.
"…테챠아아아아앗!!! 아타치의 머리이이이!"
41
"구더기쨩은 이런 옷 입지 않았어."
옷의 목 주위에 손가락을 걸고 잡고 옷을 찢었다.
"배신자"의 붉은 리본은 같이 찢어지지 못하고 아직 붙어 있었다.
42
"구더기 쨩은 기어다닐 수 밖에 없었다고."
나는 "배신자"의 손발을 전부 쥐고 으깨서 뜯어냈다.
43
"배신자"는 이제 자실장의 형태는 아니다.
주룩 주룩, 눈과 입에서 물을 흘리고
엄청난 기세로 울며, 피부가 더러워져갔다.
...이런, 구더기쨩이 아니잖아.
나는 공작으로 쓰는 칼을 잡았다.
44
이대는 돌아갈 수 없어.
어디로든.
어느 것도!, 어느 것도!, 어느 것도!, 어느 것도!, 어느 것도!, 어느 것도!
"테에에에에에에!!!테에에에갸아아아아?????...아----!!"
쭈글쭈글하게 정리된 귀도
눈물을 흘리고만 있는 눈도
비명만 울리는 입도
나는 다 잘랐다.
45
깨달아서 보니 손 안의 것은 가볍고 작은, 구더기를 집에 데리고 왔을 때 손에 느낀 가볍고 부드러운 작은 덩어리.
내 손 안에는 실룩 실룩 떨리는 작은 생물이 있었다.
눈도 귀도 입도 손도 발도 머리카락도 없이 스스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생물.
나랑 구더기의 관계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어서 와, 구더기쨩."
"휴…후…"
구더기쨩은 딱 한번 대답하고 죽었다.
마지막.
다음날 나는 집에서 꽤 멀리 떨어진 강으로 갔다.
구더기를 데려오기로 마음먹었던, 아빠와 자주 왔었던 강이다.
강변에 구더기쨩을 채우고 무덤을 만들었다.
구더기가 잘 볼 수 있을까하고 강의 경치를 살펴 보던 중 건너편에 산책하고 있는 부자가 보였다.
나의 아빠였다.
나보다 작은 아이의 손을 잡고 즐겁게 걷고 있는 아빠에게는― 저런 아이 따위는 없었다.
나는 저 사람을 이제 뭐라고 부르면 좋을까 생각하자, 호칭은 바로 정해졌다.
나는 알아채리지 못하게 "배신자"를 미행했다.
------끝
사이코새끼
상당한 문장 개조를 거쳤습니다.
모든 책임은 제게 있습니다.
후우 다시 한번 개정함. 지난번에 올릴 때도 나름 많이 고쳤다 생각했는데 아직도 고쳐야할 부분이 한참 남았었네.
오늘은 여기까지.
명작인 레후
답글삭제명작인데스웅
답글삭제읽다가 감동해서 운치해버린테치!
답글삭제이렇게 자실장은 성체실장이 되는것인 데스우 통과의례인데스우
답글삭제원문을 보니 처음 역자가 놓친게 너무 많은레스. 노고의 감사를 표한레스.
답글삭제쓰레기같은 인간새끼, 분충도 짜증나지만 자길 좋아해주는 분충을 죽이는 새끼는 더 짜증남
답글삭제아까운 개체를 죽이다니.. 10000개체 당 하나 나올까 말까한 확률인 데스, 닝겐 분충인 데치까.
답글삭제이번엔 애호물이겠지 하고 봤다가 배신당했네요. 역겨운 개싸이코 새끼;;
답글삭제분충이 아닌 인충물인레후...
답글삭제난 정말 이해안되는게 애초에 실장석이라는 컨텐츠가 근 10년동안 학대를 컨셉으로 한 마이너하고 매니악한 캐릭터인데 작품 속 인물들이 개념실장을 죽이건 개념없는 분충을 죽이는 걸 가지고 불쾌하다 그러면 대체 왜 보는거임? 실장석이라는 거 자체를 안보면 되지 않음?
답글삭제학대든 뭐든 사람들마다 느끼는건 다른거고 댓글쓰는건 개인자유임 님이 이만화 그린거아니면 이래라 저래라할 수준안됨
삭제ㅈㄹ헌다 븅신새끼. 학대소설에도 설정상의 컨셉이 있는건데 그걸 왜 무시하고 씨부림? 닌 길거리에 고양이들이나 개들도 저렇게 죽이는거 좋다고 쳐 볼새끼네. 에라이 병신아.
삭제너같은 새끼들이 분충 똥닌겐인 데스웅 치프픗 재기하는데스웅
삭제"병신같은 닝겐은 분충만큼 짜증난다"
삭제는건 내용에 학대가 있었냐 없었냐와는 별개의 문제인데
태클거는 멍청이들은 어디다 대고 쉐도우복싱 하는테치?
내용에 아무리 고어하건 잔혹하건 평화롭건 상관없이 병신같은 닝겐이 나오면 좆같은건 똑같은거데스우
닝겐 입장에선 분충스러워보이는 닝겐이 분충만 죽이고 끝나는걸 보면 아직 덜 죽은게 있는것 같아서 찝찝한데스
그냥 지가 애미애비 잘못 만난걸 실장석한테 푸는거니 기분좋을리가 있냐? 실장석 학대물이 인기있던건 분충새끼들 분충짓하는거 되돌려주는 맛인데 이건 인간새끼가 분충짓하는건데
답글삭제님 토시아키 굉장히 싫어하실듯;; 토시아키는 착한 실장석이든 분충 실장석이든, '실장석'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학대 아닌 학살을 하고 다님. 토시아키물을 보면 착한 실장석을 좋아하는 애호파들도 학대파로 돌아서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이 있음. 꼭 보시는 걸 추천!
삭제토시아키는 그냥 실장석물 주인공 이름으로 많이 쓰이는거지 학대의 대명사같은게 아님. 학대물이 많아지다보니 착각하는 사람들 많네
삭제토시아키물이 대체 뭐임;;; 걍 참피소설 주인공 이름을 토시아키로 하는게 일종의 유행같은건데 토시아키물은 개뿔
삭제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삭제다른 참피물도 주인공이 별볼일 없는 놈인 경우가 많은데 뭘
삭제와타치는 T 작품이 너무 좋은테치! 분충새끼들이 분충짓해서 죽는거는 뭔가 결자해지 같은면이 있어서 감흥이 없는 데슷! 개념있는 개체들을 죽여야 진정 학대물인 데스! 개념 있는 개체일수록 더욱 고통스럽고 잔인하게 죽여야 학대물로써의 진정한 빛을 바라는 데슷! 따라서 세레브한 와타치는 작가를 응원하는 데스!
답글삭제결자해지가 아니라 자업자득인 것 같은 레후;; 오네챠는 우지챠보다 못한 분츙인 레후?
삭제착한 개념실장이 죽어서 슬픈테치.. 계속 키웠으면 좋았을테치
답글삭제학대물만 봐서 그런가 감흥이 없네
답글삭제현실에도 저런 인간많지.. 힘들때 진심으로 도와주고 같이 있어주는데 그걸 못마땅히 여기고 화풀이하는 새끼들. 예를 들면 방구석 여포와 어머니
답글삭제구더기 불쌍한테치 ㅠ
답글삭제분충 괴롭히고 죽이는건 재밌는데 착하고 정많은 실장석이 당하는건 왜이리 마음아프고 슬플까..
답글삭제와 진짜 개싸이코...혐오스럽다
답글삭제똥닌겐새끼 ㅡㅡ 개념있는 구더기쨩 아니 자실장에게 학대라니ㅡㅡ
답글삭제주인공이 분충급 멘탈닝겐 데스. 명예분충으로 분충과 동일한 고문을 해주고 싶은 데스
답글삭제명작인 레후
답글삭제마스터피스인 데스우
답글삭제이상하게 욕하는 놈들 많네 다른건 잘만 보면서 오히려 이게 다른거보다 낫지 이거는 학대하는 명확한 이유가 있으니까 부모가 사이가 안 좋고 자신이 기댈 게 구더기 뿐이었는데 그 구더기가 달라졌으니 학대하는거지 근데 다른 소설은 이유가 어딨냐 그냥 재미로 하는거지 어느쪽이 싸이코패스냐
답글삭제상식적으로 이게 싸이코가 아니면 뭐가 싸이코?
삭제애자새끼인가
역시 이런건 T가 최고야
답글삭제ㅋㅋ병신들 진짜 존재하지도 않는 쓸데없는 걸로 싸우네
답글삭제그야말로 명작 데-스우
답글삭제데..엄마한테 걸려서 구더기쨩 처분당할까봐 쫄면서 보고있었는데 갑자기 주인공이 급발진해버린데스...이럴려면 양분넣어주는 수술해주지 말던가 왜 자기가 자실장으로 진화시켜주고선 남탓하는데샤앗 못된 똥닌게에엔
답글삭제이 블로그에 있는 것 중에 이게 가장 명작인데스
답글삭제초A급 양충인데 팔면 돈이 얼마노 아깝노....
답글삭제분충새끼 학대하는맛으로 학대물 보는건데 이건 사람새끼가 분충짓하니까 기분이 좆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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