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도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여기는, 거리의 어떤 백화점 빌딩 지하 1층에 있는 집하장.
운반 트럭 여러 대가 빌딩의 뒤쪽에게 있는 슬로프를 통해서 차례차례 출입하는 어수선한 장소이다.
무엇보다도, 지금은 이미 늦은 밤으로, 사람의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차가운 콘크리트가 냉기를 빚어내는 이 집하장에서, 그 실장석 부모와 자식은 이별을 슬퍼하고 있었다.
도시에 사는 실장석들중에는, 아이를 인간의 빌딩이나 지하 상가에서 월동시키는 부류가 있다.
인간이 생활하는, 따뜻하고 먹을 것이 풍부한 실내에서의 월동은
추위나 굶주린 들실장 및 개와 고양이에 의한 포식 등으로 위험한 실외에서의 월동보다는 살아남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 친실장도 그 예에 따라, 자신의 아이를 이 백화점에 「탁아」하기 위하여 잠입한 것이다.
아이의 수는 10 마리. 막내인 쥬우(十)는 아직 저실장으로, 확실히 장녀 이치의 가슴에 안겨 자고 있었다.
늦여름에서 초가을에 걸쳐 태어난 자매들은, 본래라면, 부모 자신에 의한 분충 솎아내기나, 천적에 의한 포식으로 더 수가 줄어 들었겠지만,
자식을 아끼는 이 친실장은 굳이 솎아냄을 하지 않고, 발견되기 어려운 불편한 장소에 둥지를 만들어 천적의 발견으로부터 아이들을 지켜 왔다.
그러나 짓궂게도, 그것이 일가 전원이 모여 월동하는 것을 어렵게 해 버리고 말았다.
자신을 포함한 가족 11 마리 전원이 깃들 수 있는 월동용의 둥지를 준비하는 것도,
식료를 확보하는 것도 이 선량하고 무능한 힘이 약한 모친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 친실장이, 이 백화점 빌딩을 「탁아」의 장소로 선택한데는 이유가 있었다.
친실장은 원래 사육 실장으로, 자실장이었을 때 이 백화점의 애완동물 판매장에서 팔리고 있었다.
그녀를 산 주인은, 그녀가 성체가 되어 귀여움을 잃자 그녀를 공원에 간단히 내쳐버렸다.
어쨌든 그녀는, 이 건물의 구조가 복잡하고, 자실장이라면 장기간 숨어 생활할 수 있는 장소가 여기저기에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좋은 데스, 평상시는 창고나 기계실에 숨으며 사는 데스. 결코 인간에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데스.
먹을 것은, 레스토랑의 음식물 쓰레기 두는 곳이나, 생선 판매장의 쓰레기장으로부터 조달하는 데스.
과자 판매장이나 반찬 판매장의 음식은 맛있지만, 반드시 손을 대서는 안된데스.
매물에 손을 대었던 것이 인간에 발각되면, 건물 안에 약을 뿌려져 살해당해버리는 데스」
「와타치들은 괜찮은테츄 , 그것보다, 어째서 마마는 함께 오지 않는테츄?」
둘째딸 니(二)가 외로운 듯이 중얼거린다.
「마마는 몸이 너무 커서, 곧 인간에 발견되어버리는 데스…. 그렇게 되면, 너희에게도 위험이 미친데스. 괜찮데스. 봄이 되면 또 만날 수 있는 데스.」
일가는 아이가 백화점, 친실장이 공원에서 따로 따로 월동해, 봄이 되면 다시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친실장은, 자실장들을 한마리 한마리 꼭 껴안으면서, 헤어지기 안타까운 듯이 데스데스하고 울었다.
「자, 가는 데스.우물쭈물 하고 있으면 순찰하는 인간이 와 버리는 데스.」
확실히 그 때. 친실장의 뺨을, 회중 전등의 빛이 휙 비추었다.
「젝!」
갑작스런 빛에 놀라면서, 친실장은 눈부심에 눈을 가늘게 했다. 빌딩의 경비원이 순찰 나왔던 것이다.
경비원도, 갑자기 비추어진 커다란 해충에, 한순간 깜짝 놀랐지만 곧바로 행동을 취해, 노호성과 함께 이쪽을 향해 온다.
「이 구더기들이! 어디서 들어왔나!」
다행히, 자실장들은 그늘에 있었기 때문에, 아직 발견되지 않는 것 같다.
「빨리 가는 데스! 자매끼리 서로 돕고, 모두 사는 데스!」
자실장들은, 친실장의 목소리가 떨어지자마자 콘크리트벽에 열린 통풍구로 차례차례로 뛰어들었다.
그것을 일별한 후, 친실장도 통풍구와 반대 방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자신이 미끼가 되어, 자실장들을 조금이라도 멀리 도망치게 한다.
「똥인간! 여기에는 자실장 같은 것 없데스. 와타시만 있데스! 너같은 바보에 잡히지 않는데스! 분하면 쫓아와 잡아보는데스!」
일부러 도발적으로 말하면서, 그늘에 숨으며, 지상으로 계속 되는 슬로프로 향한다.
무엇보다, 그런 욕설은, 린갈 등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비원에게는 데스데스 하는 불쾌한 울음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겠지만.
물론, 친실장은 여기서 잡힐 수는 없었다. 봄이 되어 자실장들이 공원으로 돌아와 올 때까지, 자신도 살아 남지 않으면 안 된다.
화물 비품이나 사방에 널부러진 골판지상자에 숨어 들어가면서 필사적으로 도망쳐 다닌다.
그러나, 실장석의 짧은 다리와 취약한 체력으로 인간으로부터 잘 도망치는 것은 지극히 힘든 일이다.
경비원은 리프트 카에 숨은 친실장의 뒤로 재빠르게 돌았다.
「젝!」
큰일났다는 표정으로 되돌아 보는 친실장. 그 순간, 경비원이 떨쳐 내린 경봉이 친실장 의 어깨를 맞추었다.
「데학!」
친실장은 폐가 망가져 기도로부터 역류 한 빨강 녹색의 피를 대량으로 토해내면서 경비원의 발밑에 무너져내렸다.
「어휴, 피곤하게 하기는」
경비원은, 정신을 잃은 친실장의 목덜미를 청소용의 집게로 집어들어 집하장의 근처에 있는 종업원 주차장으로 향했다.
거기서 낙엽 및 쓰레기를 태우고 있던 드럼통에, 친실장을 집어던졌다.
돌연히 가해진 열에 친실장은 의식을 되찾았다. 그러나, 불길이 타오르는 깊은 드럼통에서 빠져나갈 도리가 없다.
동면에 대비해 비축한 피하지방에, 금새 불길이 옮아왔다.
「데겓!」
드럼통을 안쪽으로부터 격렬하게 두드리지만 그 손도 곧 타닥타닥 타오른다.
불이 붙은 낙엽과 쓰레기를 감아올리면서, 친실장은 전신이 숯덩이가 될 때까지 드럼통내부를 계속 쳐 대며 지옥과도 같은 비명을 질러대었다.
*******************************************************************
한편, 자실장들은, 통풍관 내부를 계속 똑바로 달렸다.
「데겓!!!」
등 뒤로부터 친실장의 절규가 울려 온다. 그러나 멈춰 설 순 없다. 친실장은 스스로를 미끼로 하여 자실장들에게 시간을 벌어 주었던 것이다.3
「테치!」
선두를 달리고 있던 장녀 이치(一)가, 통풍관으로부터 깜깜한 방으로 뛰쳐나왔다.
「여기는 어디테치?」
어둠에 무서워하는 여동생들을 달래면서, 이치는 가만히 앞을 바라보았다.
아련하게 떠오르는, 무수히 쌓아 올려진 골판지상자.
그녀들이 도착한 곳은, 집하장에서 내려진 화물을 한데 쌓았다 각 층의 판매장에 나누기 위한 구분실이었다.
「테치?」
휘황찬란한 빛, 따뜻한 방, 언제나 흐르는 음악, 흘러넘치지는 음식과 장난감.
백화점에 도착한 다음, 그런 낙원과 같은 이야기만 모친으로부터 들어왔던 자실장들은,
예상외의 살풍경한 광경에 낙담을 숨길 수 없다. 어쨌든, 오늘 밤 잘 자리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
다행히, 집의 재료가 되는 골판지상자는 산만큼 널려 있다. 그렇지만, 어떤 골판지상자든 상품이 가득 들어 있기 때문에 자매 전원이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없다.
자실장들은 2, 3마리씩 나뉘어 제각기 적당한 골판지를 임시 거처로 결정해 손잡이의 구멍을 통해 안에 기어들었다.
피곤한 하루를 보냈기 때문에, 모두 각자의 상자 안에서 잠들어 버렸다.
아침.
셔터가 열리는 매우 소란스러운 소리에 의해 자실장들은 눈을 떴다. 백화점이 오늘치 활동을 시작했던 것이다. 인간이 이야기하거나 작업하거나 하는 소리도 들리기 시작한다. 자실장들은, 골판지상자 가운데에서 떨면서, 손잡이의 구멍으로 밖의 모습을 살핀다. 그곳에서는, 종업원들이 어제 저녁에 입고된 상품의 상자를 구분하고 있는 중이었다. 여기 지하 1층에는 집하장에 인접한 이 구분실이, 저 너머에는 신선식품 판매장이 있다. 지상 1층에는 화장품이나 브랜드 매장, 2층에서 3층에 걸쳐 여성복 매장, 4층에 신사복 매장이나 스포츠 용품 매장, 5층에 일용품이나 잡화 매장이 있으며 6층에는 장난감과 애완동물 매장, 최상층의 7층에는 다양한 레스토랑이 설치되어 있었다. 입고된 짐 중 상품이나 식재는, 이 구분실로부터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여 각 층에 보내지는 것이다.
자실장들이 숨을 죽이고 있는 골판지상자도, 그 내용에 따라, 플로어별로 정리되어 보내진다. 자실장들은 그 모습에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 골판지상자는 어디론가 뿔뿔이 흩어져 버리는 것 같다. 이대로는 자매가 떨어져 버린다. 어젯밤 나뉘어서 잠자리를 정한 것은 실패였다. 그렇지만 인간이나 리프트 카가 격렬하게 왕래하기 때문에 모두가 어디 한 군데에 모이는 것은 불가능했다. 상자들 중에서 1층 전용의 상자가 엘리베이터에 실어지기 시작했다. 여성용 향수가 찬 상자에 종업원이 손을 댄, 그 순간.
「테치? 테치치!
그 상자에 혼자 숨어 있던 9녀의 큐(九)가 손잡이의 구멍으로부터 밖으로 뛰쳐나왔다. 혼자만이라는 불안감에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치가 숨어 있는 야채 상자 를 향하여 테치테치하며 달려온다.
「텟! 오면 안된테치! 빨리 어디엔가 숨는테치!」
이치는, 울면서 이쪽으로 달려 오는 큐에 호소하지만 큐는 완전히 패닉 상태가 되어 있었다. 한편, 종업원은, 돌연 뛰쳐나온 벌레에 놀라 비명을 지르며 상자를 떨어뜨렸다. 상자안에서, 유리가 깨지는 소리가 들려온 순간, 향기로운 향기가 근처를 감쌌다. 윗사람같은 종업원이 무슨 일인가 하고 달려온다. 상자를 떨어뜨린 종업원이, 큐를 가리키며 선배 종업원에게 무엇인가 외친다. 그러자, 선배 종업원은 옆에 있던 스프레이를 손에 들어 이치의 상자에 겨우 도착하려 하고 있던 큐를 향해 단숨에 약제를 내뿜었다.
「테챠아아아아!!!」
그것을 맞은 순간, 큐는 마루에 격렬히 넘어져 기절했다. 큐는 좌우의 눈으로부터 피눈물을 흘리면서, 입에서는 적록의 토사물을 토해내고 있었다. 미숙한 큐는 평소부터, 자주 공포나 놀라움으로 빵콘 했지만, 지금 팬티에 흘러넘치는 대변의 양은 전에 없이 많다.
「마마, 언니, 도와주테치」
경련하면서 언니(누나)에게 도움을 요구하는 큐. 야박하게도, 거기에 대고 스프레이를 거듭 내뿜는 종업원.
「테챠아아아!!!」
다시 손발을 격렬히 떠는 큐. 이미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기 힘들어서, 이치와 함께의 상자에 숨어 있던 차녀 니가, 큐를 돕기 위해 뛰쳐나가려 한다. 그것을 필사적으로 막는 이치.
「떼어 놓는테츄, 이대로는 큐가 죽어버린테츄!」
「나오면 안 된테츄, 우리들도 살해당한테츄!」
「테츄? 언니는 자신이 살아나기 위해서 큐를 죽게 내버려두는테츄!」
치를 떨면서 항의하는 니. 눈에는 눈물이 빛나고 있다.
「언니를 원망하고 싶으면 원망한테츄, 그렇지만 여기서 나가면, 다른 자매들도 살해당해버린테치! 알았테츄?」
이치의 눈에도 눈물이 빛난다.
「..테챠아!」
큐는, 사지를 부들부들 떨면서, 입으로부터 검붉은 장물을 단번에 토해낸 후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그것을 보는 이치와 니의 뺨을 타고 눈물이 흐른다. 만약을 위해서일까, 종업원은 그 움직이지 못하게 된 큐의 작은 몸에, 약제가 떨어질 때까지 스프레이를 계속 내뿜었다. 자매는, 제각기 숨은 상자 속에서, 큐의 최후를 보면서, 소리를 내지 않도록 참으면서 울고 있었다. 다행히도, 인간들은 다른 자매들은 눈치채지 못하고, 짐싣기 작업에 복귀했다. 자매들은 그대로 꼼짝없이 엘리베이터에 실어져 짐과 함께 다른 층에 보내져 갔다.
*******************************************************************
3녀 미(三)와 4녀 시(四)가 들어가 있던 상자에는, 여러가지 색으로 염색되어 하나하나 비닐 봉투에 포장된 손수건이 들어 있었다. 이 짐과 함께 그녀들이 옮겨진 곳은, 3층 여성복 판매장의 일본옷 코너. 함께 보내져 온 다리 봉투, 비녀등의 상자는 도착하자마자, 판매장의 뒤뜰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남성 종업원의 손으로 열려 간다. 이윽고, 미와 시가 들어간 상자에도 손을 대었다.
「테치! 지금 상자가 열리면 발각되어버린테치!」
자신도 벌벌 떨면서도, 울먹이는 시를 다부지게 격려하는 미.
「좋테츄. 상자가 열리면 단숨에 뛰어나가서 어디든지 숨는테츄!」
「알았테치!」
인간 (으)로부터 피할 계획을 세우고 숨을 들이쉬면서 상자로부터 도망칠 순간을 기다리는 2마리. 주위의 껌 테이프가 벗겨지는 소리는, 영원만큼 길게 느껴졌다. 갑자기 소리가 그쳤다. 다음 순간, 상자의 뚜껑이 열려 눈부신 형광등의 빛이 2마리 의 눈에 꽂히듯이 들어왔다. 그러나, 주저 할 틈은 없다.
「테치!」
2마리는, 상자를 연 순간에 나타난 벌레에 깜짝 놀란 종업원을 한층 더 위협하듯이 외치면서 상자에서 뛰쳐나왔다.
「테치 테치!」
서로 반대로 향해 달리는 2마리.
「···거기 서!」
종업원은 전시되어 있는 옷(기모노)을 향해 달리는 시를 뒤쫓기 시작했다. 순식간이었으므로, 아무래도 미는 눈치채지 못했던 것 같다.
「테치? 오면 안된테치!」
타겟이 된 시는, 빵콘할 것 같았지만 필사적으로 참으면서 오른쪽으로 달렸다. 공포로 다리가 뒤얽혀서 생각했던 것만큼 달릴 순 없었지만 어떻게든 옷(기모노) 까지 겨우 도착해서 그 그림자에 숨어 살그머니 달려 온 방향을 내다보았다. 시는, 인간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 숨느라 신경쓰고 있었으나, 종업원의 눈에는, 옷(기모노)의 그림자에 뛰어드는 자실장의 모습이 분명히 보였다. 이래서는 숨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벌써 냉정함을 찾은 종업원은, 그 모습을 보고 무리하게 잡는 것을 멈추었다. 그는 실장석의 생태에 대해 다소 지식이 있어, 흥분하거나 공포에 몰렸을 때 실장석이 격렬히 분뇨를 배출하는 특성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 자실장이 숨어 있는 그늘을 만든 옷(기모노)은 500만엔. 그 겨드랑이 부분에 놓여져 있는 좌시에는 30만엔, 띠에는 100만엔의 값이 붙어 있다. 그 이외에도, 고가의 일본옷과 그 부속품이 줄줄이 늘어선 이 매점에서 자실장을 서투르게 자극하여 물건이 더럽혀지면 안된다.
종업원은 작전을 바꾸었다. 옷(기모노)을 지키면서, 천천히 뒤뜰로 돌아와, 휴식 시간에 먹을 생각이었던 비스킷을 가져 왔다. 그리고는 그것을 자실장이 먹기 쉬운 크기로 부수어 자신의 발밑에 두면서 상냥하게 혀를 차 시를 유인했다. 한편 시는, 인간의 추격이 그치고, 다소 침착성을 되찾았지만 아직 긴장을 풀지는 않았다. 인간의 상냥한 부름과 맛있을 것 같은 비스킷에, 무심코 옷(기모노)의 구석으로부터 얼굴을 내 놓아 버렸지만 빨리 덤벼드는 일은 하지 않았다. 종업원은, 생각했던 것보다 주의 깊은 자실장의 모습에, 내심 욕하면서도
「이봐 들, 달고 맛있는 비스킷이야―. 무섭지 않으니까 나와」
라고, 끊임없이 불러댔다. 그러나 5분 정도 지나도, 자실장은 이쪽을 가만히 보고 있을 뿐 나오려고는 하지 않는다.
(내가 보기 때문에 안 나오는 건가….)
그렇게 생각한 종업원은,
「여기에 놓아두니까 배가 고프면 언제라도 나와 먹어―?」
라고, 옷(기모노)을 향해 말을 걸고는 비스킷을 그대로 두고, 다시 천천히 뒤로 돌아왔다. 그리고 회장 설영용의 도구상자에서 몽둥이를 꺼내, 문의 그림자 속에 숨어 모습을 살폈다. 잠시 후에, 옷(기모노)의 구석도 밖 움직여,
「테츄♪
라고 환호성을 지르며 자실장이 뛰쳐나왔다. 실제로 시는 공복이었다. 어젯밤 가족 모두가 함께한 마지막 저녁 식사 이후, 이들 자매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백화점에 들어오면 맛있는 음식이 흘러넘치고 있다, 라는 자매의 기대는 빗나가 아직까지도 음식을 먹지 못한데다 예상치 못했던 위험에 계속 노출되어 계속 도망쳐 다녔다. 배가 비지 않을 리가 없다.
「걸렸군 똥벌레!」
갑자기, 뒤로부터 몽둥이를 든 종업원이 뛰쳐나왔다.
「테치? 어딘가 가고 있던 거 아닌테치!」
놀라 뛰어오르는 시. 그러나, 이번에는 도망치기 위해서 되돌아 볼 틈도 없이 시의 머리 위로부터 온 힘을 실은 몽둥이가 거듭 내리쳐진다.
「테챠아!」
후두부를 맞아 시의 안면은 석류나무처럼 두동강으로 갈라졌다. 그곳에서부터 얼마 되지 않는 뇌가 뇌수와 함께 흘러넘쳐 마루를 더럽혔다. 종업원은, 엎드려 넘어져 경련하는 시의 등에 다리를 싣고 체액이 흩날리지 않게 발을 천천히 내렸다. 시의 체내로부터, 빠드득거리면서 무언가 갈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테챠아아악!!!」
괴로움에 신음하며 비명지르는 시. 거기에 신경쓰지 않고 발목을 2, 3회 비튼 종업원이 발을 떼면, 마루에는, 적록 피 투성이가 된 간 고기가 되어버린 시의 육괴가 남아 있었다.
「쳇, 시시하기는?」
종업원이, 목장갑을 한 손으로, 살그머니 시의 육괴를 따 비닐 봉투에 넣으려고 한, 그 순간이다.
「테츄우우우?!」
시가 살해당하는 순간을 본 미의 비명이 판매장에 울려 건넜다. 등골이 오싹해져 뒤돌아 본 종업원의 눈에, 피눈물을 흘리면서 벌벌 자실장 한 마리의 모습이 비쳤다. 그 발밑에는, 지난 주말에 판매 예약되어 옷이 될 일만이 남아 있는 견포가 놓여져 있었다. 공포감에 미가 흘린 분뇨가 천천히 스며들어 퍼져 가는 그 옷감은, 300만엔 정도 하는 고급품이다.
「이익!」
비명을 지르는 종업원.
「테챠아악!」
거기에 호응하듯 한층 더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면서 미는 종업원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부풀어 오른 팬티를 당겨 질질 끌면서, 바동바동 달리기 시작했다. 미가 손발을 휘두를 때, 대변이 흩날려, 주위의 물건을 더럽혀 간다.
「테챠아악!!」
「아아악!」
도망치는 미도, 쫓는 종업원도, 눈물을 흘리면서 절규한다. 100만엔의 견포가, 20만엔의 여자 나막신이, 50만엔의 빗이, 10만엔의 버선이, 차례차례로 미의 짙은 녹색 대변을 받고 더러워진다.
「이 놈!」
자신의 손이나 옷이 더러워지는 것도 상관하지 않고, 종업원은 미의 몸체를 잡으면서 그 얼굴을 노려본다. 종업원도 미도, 눈물과 콧물로 얼굴이 지저분하다.
「테치이익!」
몸통이 잡힌 채로 공포에 휩싸여 종업원의 얼굴을 겨냥하고 대변을 내던지는 미.
「!」
그 공격을 재빠르게 피한 종업원이었지만, 등 뒤로부터 들려 온 「철퍼덕」하는 소리를 듣고는 얼굴이 새파래졌다. 거기에는, 방금전 시가 숨어 있던 옷(기모노)이 장식되어 있었던 것이다. 조심조심 뒤돌아 본 종업원의 눈에, 소매가 대변 투성이가 된 옷(기모노)이 들어왔다. 그것을 본 순간, 종업원은 미를 잡은 채로, 힘 없게 그 자리에 주저앉아 바보 같은 표정으로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이 15분 동안 판매장이 낸 손해액은 천만 엔을 웃돌 것이다. 이 손해를 본점에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 것인가. 예약 완료된 상품도 있었다. 고객에게 어떻게 사과하면 좋은 것인가. 종업원은, 멍하니 지금부터 해야 하는 방대한 양의 사무처리를 떠올리고 있었다.
문득 정신을 차린 종업원은, 손 안에서 날뛰는 미에게
「어이」
하고 말을 걸었다.
「??」
놀란 것처럼 종업원의 얼굴을 보는 미.
「절대로 용서하지 않아」
조용하지만, 살의를 가득 채운 그 시선에 다시 날뛰어 대는 미를 꽉 쥔 채로 종업원은 사라져 갔다.
***************************************
5녀 고(五)와 6녀 무(六)가 잠복한 골판지상자가 옮겨진 곳은 5층의 일용품·잡화 매장이었다. 골판지상자는, 판매장에 도착했을 때 곧바로 개봉되지 않고 안쪽의 재고물품창고에 쌓아졌다. 2마리는 사람의 기척이 없어졌음을 확인하고 살며시 상자 밖으로 나왔다. 재고물품창고를 대충 살펴보지만 그 안엔 세제라던가 하는 물건들이 쌓여 있을 뿐으로 음식도, 숨는데 적당한 장소도 없다.
「이런 곳에 있으면 아사해버린테치. 음식이나 숨을 곳을 찾는테츄!」
2마리는, 열려 있는 재고물품창고의 문으로 고개를 내밀어 주위의 모습을 확인하고, 타이밍을 맞추어 한꺼번에 매장으로 뛰쳐나왔다.
*******************************************************************
「음식은, 어디에도 없테츄. 여기의 어디가 낙원테츄?」
불만이 뚝뚝 넘쳐흐르는 고. 다소 몽상가 타입인 고는, 「백화점은 낙원 데스」라는 모친의 한 마디에 따뜻한 태양의 빛이 찬란히 쏟아지고 별사탕이나 스테이크가 여무는 나무가 여기저기에 흐드러진 초원을 상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춥지는 않기는 하지만 단단한 돌의 마루에, 먹을 수도 없는 상품의 선반이 열을 지어 있는데다 재미있지도 않은 장소이다. 기대하지 않아도 좋은 곳이었다. 그 때, 문득 고의 비강을 간질이는, 달콤한 향기가 감돌았다.
「테츄??」
무심코 멈춰 서는 고. 그 향기는, 바로 옆쪽에 있는 꽃가게에 놓여진 여러 가지 색의 꽃이 내는 것이었다. 궁금증을 참지 않고, 생화 판매장으로 향하는 고.
「테츄우!」
생화 판매장 안은, 고가 상상하고 있던 낙원을 빼닮은 광경이었다. 판매장의 입구에는 아네모네, 베코니아, 크로커스가, 하치안 등이 꽃을 피우고 있었다. 안쪽에는, 드라세나, 벤저민 등, 대나무 등 실내 관상용 수목이 잔뜩 전시되어 있다. 열대성 식물을 위해서, 판매장 내부 온도는 여름 날씨처럼 조절되고 있다. 샹들리에와 같이 머리 위에 매달리는, 큼직한 후크시아의 꽃이 피어 있는 나무 아래를 통과해서 고는 매장에 비집고 들어갔다. 흐드러지게 피는 꽃들의 사이를, 넋을 잃고 걸어 다니는 고.
「여기는 매우 멋진 곳테츄. 반드시 여기가, 마마가 말한 낙원테츄!」
그 때, 고의 작은 배로부터,
「꼬르륵」
하고 사랑스러운 소리가 울었다. 누가 듣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무심코 얼굴을 붉히는 고. 식욕이 왕성한 자실장이다.
「여기가 낙원이라면, 반드시 음식도 가득 있테츄!」
라고 중얼거리며 산책을 속행한다. 한동안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고는, 열매가 열린 화분 한 무리를 찾아냈다. 히메린고, 딸기, 라즈베리, 체리, 토마토, 킨칸, 키이등이, 제 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좀 작으면서 휘어있는 과실을 붙이고 있었다. 고는 주변에 많이 있는 유스라매화의 둥글고 붉은 열매를 입에 넣었다. 새콤달콤한 맛과 상쾌한 향기가 가슴 가득 퍼진다.
「테츄우」
당분간 그 여운에 잠겨 있던 고이지만, 곧바로 닥치는 대로 주위의 과실들을 마구 먹기 시작했다. 한바탕 만족스럽게 먹고 난 후 부푼 배를 안고, 화분의 흙 위에서 누워 조금 쉰다.
「틀림없테츄, 여기가 마마가 말한 낙원테츄. 여기서 봄까지 보낸테츄♪」
배가 꺼지면, 고는 도시락 대신에 체리의 열매를 하나 집어들고 화분으로부터 폴짝 뛰어내려 산책을 계속하여 매장의 안쪽으로 걸어갔다. 매장의 안쪽에는, 꽃이 나는 식물은 거의 두지 않고 초록의 잎이 무성했다. 그 크기도 소테트, 판아, 난요우스기 등 입구 부근보다 상당히 큰 것이 놓여져 있다. 자실장에 있어서는, 마치 정글과 같은 경치이다. 습도도 입구 부근보다 높다.
「왠지 무섭테츄」
웬지 모르게 불안을 느끼는 고. 그런 나무들의 사이로부터, 부드러운 젖과 같은 향기가 감돌아 왔다.
「무슨 향기테츄?」
고는, 향기의 근원을 찾아서 하치의 틈새를 기어들어가며 움직였다. 겨우 도착한 향기의 근원은 높이 150센치쯤 됨직한 키가 크고 굵은 풀의 화분이었다. 그 풀뿌리에서는 가는 가지가 몇 개 나 있고 그 끝에는 위아래로 붙은 잎 2매가 입을 벌린 조개 모양으로 달려 있었다. 그 중 아래쪽의 잎에 쌓인 유액으로부터 이상한 향기가 감돌고 있었다. 하치 위에 기어 올라, 그 이상한 풀에 가까워지는 고. 잎 위로 올라타서 고인 유액에 조심조심 혀를 접근해 핥는다. 그것은, 틀림없이 저실장의 무렵에 어머니의 가슴으로부터 맛보았던 젖의 맛이었다.
「테츄우♪」
그리운 향기와 맛에, 열중하는 고. 그러나 정신없이 유액을 핥고 있는 동안에, 살그머니 위쪽의 잎이 내려와 유액이 고인 아래의 잎과 합쳐져, 잎과 잎 사이의 공간에 고를 가두어 버렸다.
「??」
그 일을 눈치챘지만 멍하니 있는 고. 고를 입에 문 잎사귀는 그대로, 천천히 올라간다. 얇은 반투명의 잎 가운데에서는 밖의 상태를 볼 수 있다. 엘리베이터와 같이 올라가는 주위 풍경에 놀라는 고였지만, 어찌할 바도 없다. 이윽고, 고를 가둔 잎이나 가지도 딱 중간에 붙어 버렸다. 가지가 멈추고 나서 주위를 바라보면, 그 사이의 곳곳에 반투명의 주머니 모양 의 방이 있고 안에는 자실장이 한마리씩 갇혀 있다. 고의 오른쪽 위에 있는 주머니에도 자실장이 한마리 갇혀 있었다. 그 자실장은, 고가 당황하고 있는 모습을 무릎을 끌어안고 앉은 채 가만히 보고 있었지만 다음 순간,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날뛰기 시작했다.그 봉투에 소화액이 주입된 것이다.
이 식물은, 일부 매니아에게 인기가 있는「코짓소우카즈라」이다. 굵은 줄기에 촉수 모양의 가지 몇 개를 가지고, 그 끝 부분에 있는 상하2매의 잎이 딱 맞물리게 되어 있다. 아래의 잎은, 자실장을 꾀어내는 모유의 향기를 내는 유액을 만들 수 있어 이것에 자실장이 현혹되어 오면 위의 잎이 내려와 자실장을 가둔다. 그리고 가지는 자실장을 놓치지 않게 떠오른다. 가지가 부상하면, 다음 사냥감을 잡을 수 있도록 줄기으로부터 또 다른 가지가 나 온다. 잎에 잡힌 자실장은, 안의 유액을 섭취하여 한동안은 살지만, 식물의 영양상태에 따라 그 감옥화한 잎 안에서 차례로 소화되어 간다. 이 무서운 식물의 인기의 비밀은, 자실장을 가두는 잎이 반투명인데다 주머니 모양의 반투명 잎 속에서 소화되어 가는 자실장을 관찰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점에 있었다.
「테게아아악!」
고의 바로 옆 잎사귀에 갇혀 있던 자실장은, 소화 액의 주입을 깨닫고 손발을 바동대며 날뛰기 시작했다. 그러나 탄성이 있는 봉투의 벽은 차든지 두드리든지 부서지지 않는다. 어느 새 잎사귀 안에는 소화액이 가득 차서 자실장은 그 중에 빠져 버렸고 이윽고 소화되기 시작하기 시작했다. 옷이, 머리카락이, 피부가, 눈이 차례차례로 녹아간다. 너덜너덜해져서도 잎사귀 안에서 발악하고 있던 자실장이지만 어느 새 움직임이 무디어지고, 이윽고 완전하게 움직이지 못하게 되자 흔적도 없게 소화 액안에 사라져 버렸다. 그 모습을 미동도 하지 않고 바라본 고는, 두려워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팬츠로부터 빠진 녹색 대변이 무릎까지 쌓인 유액에 녹아 간다. 겨드랑이로부터 떨어뜨린 체리가 유액에 떠올라 맴돌고 있었다.
*******************************************************************
무는, 여러가지 식기를 늘어놓은 진열대가 늘어선 코너를 방황하고 있었다. 그녀는 진열대 아래로부터 또 다른 진열대 아래로, 인간의 기척을 살피면서 움직였다. 그리고 겨우, 냄비라던가 하는 식기들이 가득 늘어선 식탁 아래에 도착했다. 망 모양의 식탁보가 깔린 위에 여러가지 크기의 철냄비나 사기냄비, 프라이팬, 가스레인지 등이 늘어서 전시되고 있다. 그 옆에는, 비디오 일체형의 텔레비전이 놓여져 있어 냄비 요리용 식기의 CM비디오가 반복적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화면에는 김이 나는 냄비 요리가 차례차례로 비추어진다. 김치찌개, 오뎅, 순두부, 스끼야끼. 거기에 이어 냄비 주변에 둘러앉는 단란한 가족. 그리고 그 가족들의 애완용 사육실장도 인간들과 함께 여러 냄비 요리를 마주하고 있다.
「 이제 배부른 데프~♪」
그 실장석이, 부풀어 오른 배를 문지르면서 뒤집히자 주위의 인간들은 와 하고 웃고, 그 머리를 어루만졌다. 그런 정경이 일순 흘러가면 화면은 다시 최초로 돌아와, 동일한 영상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흔해빠진 CM비디오를 열심히 보는 손님같은 건 없다. 물건을 구경하는 손님은 텔레비전 화면엔 시선을 돌리지도 않고 지나간다. 그러나 텔레비전을 보는 것도, 냄비 요리를 보는 것도 처음인 무는 다르다.
「테츄우...」
행복을 구체화시킨 것 같은 그 영상에 시선을 못박은 무의 작은 입에서 군침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저 유리상자 안에는 따뜻하고 맛있는 먹을 것이 잔뜩 있는 테치? 상냥한 듯한 인간도 있었테츄! 와타치도 저 상자 속에 들어가 봄까지 보살핌을 받는테츄!」
그렇게 결심한 무는 식탁 위로부터 바닥 근처까지 내려온 망 모양의 식탁보를 타고 올라 텔레비전 화면의 옆까지 달려갔다. 그러나, 어디에 입구가 있는지 모른다.
「테치?」
텔레비전의 주위를 한번 휙 둘러봤지만 구멍도 문도 없다. 화면에서는 조금 전과 같은 영상이 다시 흘러가고 있다. 그 낙원과도 같은 광경을 눈 앞에 둔 무는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무의 등 뒤로부터 인기척이 가까워졌다.
「테챠아!」
큐가 처참하게 살해당한 광경을 기억하는지라, 무는 순식간에 근처 사기 냄비 속으로 숨었다.
나타난 인간은, 식기 매장을 담당하는 종업원이었다. 종업원은 무가 숨어 있는 것은 눈치채지 못하고 TV에 접근해, 아래쪽의 동그란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화면이 어두워지면서 기계음이 들려왔고, 비디오의 개폐구가 열리면서 테이프가 나왔다. 그 테이프를 회수한 종업원은 등을 돌려 다시 떠나갔다.
「테츄, 저런 곳에 입구가 있었테츄♪」
종업원의 일련의 행동들을 사기 냄비 안에서 바라보던 무는 사기 냄비로부터 기어나와 다시 텔레비전에 접근했다. 그리고 비디오의 개폐구에 몸을 밀어넣으면서 안으로 들어갔다.
「테츄?」
아까와는 달리 텔레비전안에는 따뜻한 방도 냄비 요리도, 그리고 상냥해 보이는 인간 가족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작은 자실장 한 마리가 머무를만한 공간도 없다. 거기에 있는 것은 복잡한 기계 장치와 전선뿐이었다.
「이건 뭔테츄? 장난이면 심한테츄!」
무가 화를 내면서 비디오 덱 내에서 방향을 틀어 기어 나오려 했던 그 때. 갑자기 출입구로부터 검은 플라스틱 상자가 넣어졌다. 무가 데크 안에서 당황하고 있는 동안에 조금 전의 종업원이 다른 CM비디오 테이프를 가져 왔던 것이다.
「테게에에?!」
무는 테이프에 밀려 데크의 안쪽까지 집어넣어졌다. 데크의 가장 안쪽에서, 필사적으로 버티면서 상자의 진입을 방해하려고 했지만 저항한 보람도 없이 무의 부드러운 배는 끔찍하게 눌러져 부숴졌다.
「테게아악!」
입과 총 배설구로부터, 무의 체내에서 갈 곳을 잃은 핏물이 흘러넘쳤다. 아무것도 모르는 종업원은 담담하게 리모콘의 재생 버튼을 눌렀으나 그 데크에서는 「비잉, 빙」하는 흐린 기계 소리가 날 뿐 전혀 비디오 테이프가 재생되지 않는다. 의심스럽게 생각한 종업원은 기기를 점검하기 위해 일단 테이프를 꺼냈지만, 다음 순간 「꺄악!」하고 비명을 지르고 그것을 떨어뜨렸다. 비디오 테잎에는, 적록의 추접스러운 육즙이 대량으로 묻어 있었던 것이다.
********************************************************************
********************************************************************
7녀의 나나(七)와 8녀 하치(八)가 기어들어간 골판지상자가 옮겨진 곳은 6층의 장난감·애완동물 매장이었다.
그 골판지상자는 판매장 도착 후 즉석에서 열리지는 않고 안쪽의 재고 창고에 차곡차곡 쌓아졌다. 2마리가 잠복하고 있던 골판지상자의 내용물은 이른바 「식완」이었다. 엘리베이터로 옮겨지는 도중 , 골판지상자 속에서 공복을 참지 못한 2마리가 열어젖힌 상자 속에는 황동제 로봇 인형과 초콜릿맛 웨하스가 나왔다. 웨하스를 본 적도 없는 두 마리이지만 그것이 음식이란 것은, 웨하스로부터 풍겨지는 달콤한 향기로 곧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2마리는 웨하스를 열심히 먹어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험하는 「단맛」에, 2마리는 감격해 떨면서 총배설구로부터 대변을 질질 흘렸다.
재고 창고로부터 사람의 기척이 없어지자 두 마리는 골판지상자에서 살며시 나왔다. 벌써 영업 시간이 되었기 때문에 재고 창고의 출입문 틈새로부터는 매장의 빛과 경쾌한 음악이 비쳐 오고 있었다. 2마리가 호기심에 져서 살그머니 판매장을 들여다 보니 거기에는 흘러넘칠 정도로 많은 장난감이 작은 바다와도 같이 늘어서 있었다. 그들 일가가 공원에서 살고 있을 때의 장난감이라 하면, 인간이 버린 도시락에 딸려 오는 고무줄이라던가 플라스틱 포크, 공중화장실에서 주운 화장지 심 따위였다. 그림을 그리러 온 아이가 잃어버린 붉은 크레용과 친실장이 쓰레기장에서 주워 온 다 낡은 고무 인형은 특히 자매의 마음에 드는 것으로, 서로 가지고 놀기 위해 싸우다 혼나고는 했던 것인데 그런 추억이 초라하게 느껴질 정도로 호화로운 장난감들이 쌓여 있는 광경에 그 2마리는 시선을 빼앗겼다. 그 장난감들은, 한창 놀고 싶어할 나이의 자실장들에게는 너무 매력적이었다.
「테프프프♪」
두 마리는 환성을 지르면서 장난감 매장으로 돌진했다(여기는 사실 낙원이었던테츄?!). 큐가 눈 앞에서 참살된 것을, 나나와 하치는 이미 잊고 있었다.
********************************************************************
나나는 봉제인형 판매 가대에 기어올랐다.
「테, 테츄?」
거기에는 크고 작은 봉제인형 여러 가지가 널려 있었다. 팬더나 개와 고양이 등 동물의 모양을 본뜬 봉제인형, 원이나 사각형을 한 기묘한 모양의 봉제인형, 크고 둥근 귀를 가진 검은 쥐라던가 빨간 셔츠를 입은 노란 곰이라던가 하는 희한한(역자주: 아마도 미키마우스나 푸우) 캐릭터의 봉제인형도 갖추어져 있었다.
「테츄우!」
나나는 옆쪽에 있던 자신의 키와 비슷한 곰 모양의 봉제 인형에 안겼다. 말랑말랑한 봉제 인형에 안겨 있으면 마치 친실장에게 안겨 있는 것처럼 안심이 된다.
「결정했테츄! 이것은 나나의 것 테츄♪」
나나는 곰 인형을 끌어안은 채로 전시대 위에서 데굴데굴 굴렀다. 그러나 다음 순간, 나나의 귀에 인간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인간이 온테츄! 발견되면 죽는테츄!」
나나는 가까스로 인간에 발견되었을 때의 위험을 생각해냈고 그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궁리했다. 그러다가 문득, 나나는 자신이 안고 있는 곰인형의 등에 구멍이 빠끔히 열려 있는것을 눈치챘다. 데굴데굴 구르고 있던 중간에, 등의 지퍼가 열렸던 것이다. 그 구멍에서는 좋은 향기가 하는 건조한 꽃잎이 찬 봉투가 넘쳐 흘러나와 있었다. 이 봉제인형은 꽃잎이 든 봉투를 집어넣고 그 향기를 즐기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물론 완구 메이커의 그런 생각을 나나가 알 리는 없었다. 나나는 이것 다행이다 싶어서 꽃잎이 든 봉투를 끄집어내고 자신이 그 안으로 들어갔다. 곰인형으로 위장해서 인간을 피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윽고 발소리의 주인이 나타났다. 여자아이 한 명이었다. 그 여자아이는 오늘 10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때문에 그 선물을 구입하기 위해 백화점에 들른 것이었다.진열대에 열을 지어 늘어선 커다란 봉제인형을 바라보던 그녀의 눈에, 큰 봉제인형들의 그림자 속에 숨듯이 놓여져 있는 작은 곰 인형 하나가 들어왔다. 불행하게도 그것은 나나가 숨어 있는 곰 인형이었다. 여자아이가 그 봉제인형을 살며시 들었다. 긴장했기 때문에 나나는 여자아이의 손 안에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어라?」
여자아이가 이상한 듯 봉제인형을 바라보았다. 그 봉제인형은 살아 있는 것처럼 따뜻했고, 불안한 듯이 떨리고 있었던 것이다.
「무서워하지 말렴」
여자아이가 상냥하게 말을 걸어주자 나나는 마음을 놓았다. 동시에 무심코 본능적인 반응을, 즉 「아첨하는」 포즈를 취했다.
「테츄?♪」
손을 입가에 대고 고개를 기울이는 그 곰인형의 모습에 여자아이는 완전히 매료되었다.
「귀엽다! 결정했어! 엄마, 아빠! 이 아이로 결정했어요!」
여자아이의 더없이 기쁜 듯한 소리를 듣고 부모가 건너왔다. 여자아이의 손에 들린 곰인형을 보고 아이의 모친이 물었다.
「그걸로 괜찮겠니? 더 큰 것도 있잖아」
그러나 여자아이의 마음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이게 좋아요! 이 아이는 특별해요!」
여자아이는 곰 인형을 양손으로 들고 부모님의 앞에 과시하듯 내밀었다. 커다란 인간의 앞에 놓여진 나나는 또 다시 긴장해서「아첨하는」 포즈를 취해 버렸다.
「테츄우??♪」
그 행동을 보고 아이의 부모님도 미소지어버렸다.
「뭐, 귀엽네」
「과연- 요즘 봉제 인형은 잘 되어 있구나. 이것, 좋은데?」
「아셨죠? 이거 살래요!」
「그러렴. 소중히 해야 한다?」
여자아이는 환성을 지르며 뛰어올랐다. 부모와 자식은 봉제 인형을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이걸 봉지에 넣어 주세요」
아이의 부친이 점원에게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선반에서 알록달록한 봉지를 꺼내려 하는 점원에게 여자아이가 항의했다.
「안 돼요! 이 아이는 살아 있단 말예요! 안고 돌아갈 테니, 봉지에 넣지 않아도 괜찮아요!」
볼을 부풀리는 여자아이에게 점원과 부모의 상냥한 시선이 돌아갔다.
「그래, 친구를 비닐봉지 같은 것에 넣으면 불편하겠구나」
성장과 함께 여성다운 정서를 익혀 가는 사랑스러운 딸의 머리카락을 모친이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러면 대신 리본을 붙여 드릴께요」
여성 종업원이 선물용 리본을 꺼내어 곰의 귀에 살그머니 붙였다.
「고마워요 언니! 곰에게 잘 어울려요」
여자아이가 기쁘게 웃는 얼굴에 어른들의 얼굴도 밝아졌다. 한편, 곰인형 안에 들어가 있는 나나도 감격에 떨리고 있었다. 특별...? 귀엽다..? 친구? 그런 칭찬을 받은 것은 태어난 이래로 처음이다. 이 여자아이는 자신을 친구라고 말했다. 어째선지는 모르겠지만 「곰 」이라는 이름까지 받았다. 인간은 무섭다고 생각했지만 이 여자아이는 매우 상냥하다. 자신은 이 멋진 인간 가족의 사육 실장이 된 것이다.
기쁜 듯한, 쑥스러운 듯한, 간지러운 듯한, 그렇지만 나는 것과도 같이 행복한 기분이었다. 공원에 살고 있었을 때, 가끔 근처의 사육실장들이 주인에게 이끌려 산책 나와 있었다. 사육실장들은 예쁜 옷을 입고, 아름다운 머리를 하고, 맛있는 먹이를 먹어서인지 둥글게 살쪄 있었다. 그리고, 공원에 올 때마다 들에 사는 동족에게 먹이를 뿌렸다. 깨지기 십상인 그 먹이를 서로 빼앗는 동족들을 사육 실장들은 신과 같이 굽어보면서, 불쌍해하고 업신여겼다. 먹이 쟁탈전을 벌이는 실장들 가운데에는 나나의 모친도 섞여 있었다. 아이들을 위해 동족들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모친, 그리고 그것을 높은 곳으로부터 구경하며 데프프 데프프 하며 바보처럼 웃던 사육실장들. 부럽고, 샘이 난다. 나나의 마음 속에는 스스로에 대한 비굴함과 사육 실장에 대한 동경, 그리고 경멸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부터는 와타치도 따뜻하고 안전한 방에서, 맛있는 것을 배부르게 먹고 여러 가지 장난감으로 즐겁게 노는테츄!) 나나의 머릿속에는 지금부터 펼쳐질 생활에 대한 망상이 전개되고 있었다.
「아가씨, 좋은 아이를 선택하셨어요. 그 아이에게서는 매우 좋은 장미 향이 납니다」
여성 종업원이 여아에게 설명한다.
「우와~ 그렇구나♪」
여자아이는 가슴에 안은 곰 인형에 얼굴을 대고 가슴 깊이 그 향기를 들이마셨다.
나나가 태어난 장소는 공원 내 공중 변소의 대변기. 실장석에 빼앗겨 관리도, 청소도 되지 않은 대변기이다. 태어난 뒤에는 날마다 쓰레기를 먹고, 시궁창 물을 마셔 왔다. 집은 쓰레기장에서 주워 온 골판지상자. 거기다가 대변을 무의식중으로 흘리기 때문에 속옷은 잔뜩 더러워져 있었다. 옷이나 속옷을 세탁할 물도 없고, 그렇게 할 지혜도 없기 때문에 한 번도 세탁해 본 적은 없었다. 여자아이는, 그런 나나의 냄새를 가슴 깊이 들이마셨던 것이다. 다음 순간, 여자아이는 툭, 하고 나나가 들어 있는 곰 인형을 떨어뜨렸다.
「테챠악!」
갑자기 떨어져 엉덩방아를 찧은 나나는 「테챠! 테챠!」하고 손을 휘둘러 여자아이에게 항의했다. 한편 여자아이는, 눈이 뒤집어진 채로 어깨를 바들바들 떨면서 양 손으로 입가를 막고는 2, 3걸음 비틀비틀하다 쿵 쓰러졌다. 그 입으로부터 토사물이 잔뜩 불거져 나왔다.
「꺄아악!」
「어억!」
부모의 비명이 층 전체에 울려퍼졌다. 여성 종업원이 당황해서 의무실에 전화를 걸자, 즉시 의사와 간호사가 달려와 여자아이의 입 속에 있는 토사물을 제거했다. 여자아이는 의식을 되찾았지만 숨이 막히는지 눈물을 흘리면서 구토를 반복했다.
「이제 괜찮습니다만, 혹시 모르니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 두시는 편이 좋을 겁니다」
의사가 여자아이의 등을 두드리면서 부모에게 얘기했다. 갑작스러운 일로 얼굴이 파래졌던 부모였지만, 의사의 얘기를 듣고는 안심하여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런데 부친의 눈에, '테츄테츄'소리를 높이며 도망치는 곰인형의 모습이 들어왔다. 나나는 갑작스럽게 상황이 변하자 겁에 질려 그 자리에서 달아나려 했던 것이다. 부친은 그런 곰인형을 덥석 움켜쥐고, 등의 지퍼를 끄집어 내렸다. 그러자 그 내부로부터 자실장 한 마리가 나타났던 것이다.
부친은 분노가 너무 커서인지 미간에 핏줄을 세웠다. 그 입술이 바들바들 떨리고 있다. 부친은 여종업원에게 그 자실장을 들이대면서 크게 외쳤다.
「이 가게에서는 이런 속임수를 쓰고 있나! 봉제인형 속에 지저분한 실장석을 집어넣고는, 아이들을 속이는 건가! 일류 백화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기억나지 않는 일이다. 여종업원도 놀랄 뿐이다.
「딸아이의 생일이 엉망이 되었잖나! 그냥 넘어가지는 않아!」
변호사이자, 시의회의 의원이자, 이 백화점의 대주주이기도 한 부친은 벌써 빵콘해 속옷에서 후끈후끈 김을 올리는 나나를 여성 종업 원의 손에 꽉 눌렀다. 그리고는 딸의 등을 어루만지면서 부인과 함께, 의무실 의사를 따라 가는 것이었다. 무슨 일일까 하고 웅성거리는 주변 손님들 가운데에 홀로 남겨진 여종업원은 딱딱하게 얼어붙은 듯 서 있었으나 이윽고 고개를 떨구어 수중에 남겨진 자 실장에게 시선을 주었다.
「테츄?♪」
그 시선을 보고, 나나는 다시 아첨해 보였다.
「특별히 와타치를 기르게 해준테츄♪」
손 안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손발을 내젓는 자실장에게 여종업원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절대 용서하지 않겠어」
********************************************************************
나나와 같이 장난감 매장에 뛰쳐나온 하치는 터벅터벅 걸음을 옮기다가 어느 새 애완동물 매장에 도착했다. 주변에는 개와 고양이 여러 종류가 유리 케이스 안에서 뒹굴면서 놀고 있었다.
거리에서 생활하는 들실장에게, 들개나 도둑고양이는 천적이다. 하치도 도둑고양이의 추격에서 가까스 도망친 경험이 있었다. 이 곳의 개나 고양이는 케이스 안에 들어 있기 때문에 덮쳐 오진 않는 것 같았으나 이런 곳에서 침착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빨리 나나와 합류해야겠테츄....」
하치는 당황하면서 애완동물 매장으로부터 나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지만, 방향치인 하치는 애완동물 매장의 안쪽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
개와 고양이 케이스가 있는 곳으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는 각종 실장종들이 들어가 있는 케이스가 있었다. 늠름한 실창석, 고아한 실장홍, 사랑스러운 실장금…. 이들은 널찍한 케이스 안에서 자거나 놀거나 하고 있었다.
그런 실장 코너의 한쪽 구석에, 자실장이 몇십 마리 담겨져 있는 케이스가 놓여져 있었다. 케이스의 바닥은 눈이 촘촘한 그물로 되어 있어 자실장들이 흘린 분뇨는 바닥 밑에 깔려진 신문지 위로 떨어지는 구조로, 안에 담겨 있는 자실장들의 청결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케이스의 크기에 비해 안에 넣어진 자실장의 수가 너무 많아 각자 움직임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아마 안의 습도도 상당히 높을 것이다. 테츄 테츄 하면서 떠드는 자실장들이 토해 내는 숨이 케이스의 유리를 안쪽으로부터 하얗게 흐리고 있었다.
하치는 그 케이스에 접근해서, 안에 있는 자실장 중 한 마리에게 말을 건넸다.
「왜 너희들은 그런 곳에 있테츄?」
그 자실장은 지저분한 모양을 하고 있는 하치를 케이스 가운데에서 빤히 바라보면서, 업신여기는 듯한 어조로 대답했다.
「와타치들은 이 케이스 안에서 인간에게 귀여움을 과시하고 있는테츄. 인간은 케이스 속에서 마음에 드는 자실장들을 선택하고 사육 실장으로 해 준테츄. 사육 실장이 되면 매일 따뜻한 방 안에서 맛있는 밥을 배부르게 먹을 수 있테츄♪」
「진짜테츄?」
처음으로 알게 된 「사육 실장이 되는 방법」에 눈을 반짝이는 하치. 하치도 사육 실장의 풍족한 생활에 대해서는, 인간에 이끌려 가족이 사는 공원에 산책하러 나오는 동글동글하게 살찐 사육 실장의 모습을 보고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또, 원사육실장인 모친의 이야기 중에 나오는 인간의 집의 쾌적함이나, 인간이 주는 음식의 맛있음도 작은 하치에게 강한 인상을 안겨 주었다.
어떻게 하면 사육 실장이 될 수 있을지, 그 방법에 관해서는 지금까지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그렇지만 이 케이스 안에서 기다린다면 사육 실장이 될 수 있다니.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와타치도 케이스 안에 들어가면 좋겠테츄! 와타치도 사육 실장이 돼서 행복한 생활을 하고싶테츄!」
케이스 안의 자실장에게 간절히 부탁하는 하치.
「안 된테츄! 행복한 생활을 하려면 깨끗하고 영리하지 않으면 안된테츄! 더럽고 냄새나는 바보는 사육 실장이 될 자격이 없테츄!」
자실장의 대답은 쌀쌀하다.
「테챠아아! 심한테츄! … 와타치도 그 케이스 안에 들어간테치! 와타치도 깨끗하고 영리한테츄!」
지금 이 케이스 안에 들어가지 못하면 봄까지 살아남아도 또 들에서의 비참한 생활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어떻게 해서든지 이 찬스를 붙잡아야 한다.
우연이었을까. 케이스의 뚜껑이 열려 있었다. 격자 모양의 뚜껑은 케이스 벽에 비스듬히 기대어져 있어, 케이스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가 생겼다. 그것을 눈치챈 하치는 뚜껑을 테치테치하고 뛰어 올라 자실장들이 빽빽히 담긴 케이스 안으로 확 뛰어들었다.
갑자기 끼어들어온 냄새나고 지저분한 하치에 케이스 안의 자실장들이 동요했다. 방약무인한 하치의 행동에 다른 자실장들의 야유하는 소리가 난다. 케이스 내에 자실장 한 마리가 증가하면 그만큼 인간에게 선택될 확률이 낮아지는 것을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잖아도 누울 공간조차 없을 정도로 이 케이스는 혼잡하다.
「테츄...?」
하치는 살기마저 어린 다른 자실장들의 기색에 당황했다. 케이스 내부는 일촉즉발의 위기이다. 그러나 때마침, 나란히 늘어선 진열대 사이에서 인간 한 명이 나타났다. 그러자 모든 자실장들이 하치는 잊은 듯이 그 쪽을 향해 목을 기울이며 「테츄~?,테츄?♪」하고 아첨하는 울음 소리를 흘렸다.
「테치? 뭐 하는 테츄?」
갑작스런 자실장들의 태도 변화에 놀라는 하치. 그러자, 최초로 말한 자실장이 하치의 등을 떼밀었다.
「너도 빨리 귀여운 포즈를 해라테츄! 와타치들을 사 주는 인간일지도 모른테츄!」
그것을 듣자 하치도 필사적으로 아첨하는 포즈를 취한다. 다들 필사적이다. 이 케이스 안은 너무 살기 불편하다. 빨리 인간에게 선택되어 살기 좋아졌으면 좋겠다….그렇지만, 케이스에 가까워진 것은 이 애완동물 매장의 아르바이트 점원이었다. 하치도, 다른 자실장들도 손님과 점원을 구별하지 못한다. 점원이 케이스 앞까지 가까워져 가게 마크가 찍힌 앞치마가 선명하게 보여도, 테츄테츄 울며 아첨을 계속했다. 점원은 자실장 따위에겐 시선을 돌리지도 않고, 공 모양 먹이를 자실장들의 위에 뿌리고는 케이스의 뚜껑을 닫았다. 그리고 등을 돌려 떠나려고 한다. 그 모습에 실망한 자실장들은 한결같이 아첨하는 포즈를 관두고 침울한 얼굴로 서로의 머리 위에 실린 먹이를 손에 들어 부스럭대며 먹기 시작했다. 그러나 점원은 케이스로부터 등을 돌린 채로 멈춰 있다가 갑자기 돌아와, 일부러인 듯 케이스 안의 자실장들을 하나하나 바라보기 시작했다. 방심하고 있던 자실장들은 깜짝 놀라 갉아먹고 있던 먹이들을 내던지고는 당황해서 아첨하는 포즈와 응석부리는 듯한 울음소리를 냈다.
「테츄?? 테츄♪」
점원과 시선이 마주친 자실장들은 한층 더 큰 소리를 내면서 주변의 자실장들을 떠밀며 어필을 계속했다. 그런 자실장들의 모습을 히죽대며 바라보던 점원은
「너희들, 매일 먹이를 주러 오는 나하고 손님의 구별도 못 하는 거냐? 그러다간 3일도 못 가 버려질 거다」
하고 쿡쿡대며 웃은 후 가격표를 고쳐 달고는 떠나갔다.
가격표에는 화려한 서체로 「1마리 100엔! 2마리 이상 구매시 1마리는 공짜!」하는 문자가 춤추고 있었다. 그런 점원의 혼잣말의 의미는 몰랐지만, 결국 자실장들은 아무도 선택되지 않은 것을 깨닫고 식사를 계속했다. 다른 자실장들이 들어오기 이전부터 케이스 내에 있었던 다소 큰 자실장들만이 끝까지 케이스의 저편을 응시하고 있었다.
모두를 흉내내어 맛 없는 먹이를 갉작갉작 갉아 먹는 하치에게 방금 전의 자실장이 말을 걸어왔다.
「저 녀석은 뭘 모르는 바보테츄, 여기에 있는 와타치들은 어려운 훈련을 거친 선택된 실장석테츄」
「테츄? 무슨 훈련인테츄?」
「와타치들은 먼 공장에서 태어난테츄. 그리고 곧바로 마마와 떨어져 자매들과 함께 어려운 시련을 거쳤테츄. 시련을 버텨내지 못한 아이는 살해당했테츄. 그리고 사육 실장이 될 자격이 있는 아이만이 걸러져 이 백화점에 왔테츄」
「마마와 떨어져 살았테츄? 불쌍한테츄」
「마마와는 태어날 때부터 헤어졌테츄. 자매들도 시련을 거치면서 차례차례 죽어갔테츄」
옛 일이 생각났는지, 자실장은 울먹거렸다.
「그러니까 와타치는, 마마와 자매들의 몫까지 행복해질 의무가 있테츄!」
눈물어린, 그리고 결의에 찬 시선을 케이스 밖으로 던지는 자실장. 하치는 자신의 눈에 고인 눈물을 살그머니 훔치며 그 손으로 자실장의 등을 위로하듯 어루만지면서, 궁핍했어도 모친과 자매들 사이에 애정이 충만했던 자신의 삶을 반추하고 있었다.
****************************************************************************
그 곳에 또 다시 애완동물 매장의 앞치마를 입은 사람이 나타났다. 이번에는 여성이다. 그녀는 실창석이나 실장홍을 한마리 한마리 케이스로부터 꺼내어 린갈 너머로 말을 건네며 배에 청진기를 대거나 하고 있다. 그녀는 이 애완동물 매장 전속 수의사였다. 수의사는 가방에서 주사기를 꺼내, 상의를 벗은 실장홍에게 찔러 넣었다. 실장홍은 떨면서 비명을 질렀다. 하치는 그 광경을 케이스 안에서 벌벌 떨면서 지켜보고 있었다.
「테츄? 저 인간 누군테츄! 저 빨간 아이, 심한 일 당하고 있테츄! 불쌍한테츄!」
떨리는 하치의 등을 이번에는 자실장이 어루만지며 달랬다.
「괜찮테츄! 저 인간은 우리의 가짜 남편님이테츄. 시시한 녀석들은 남편님의 얼굴도 기억하지 않았테츄. 하지만 와타치는 제대로 기억한테츄. 남편님에게 아픈 일 당하는 건 저 근처뿐이테츄. 와타치들은 특별한테츄」
사실, 이 애완동물 매장에서는 실장석에게는 감염 방지 예방 주사를 놓지 않았다. 한마리 20만~30만엔이나 하는 고급품인 실창석이나 실장홍이라면 몰라도, 머릿수도 많은 재고품 실장석에게 하나하나 주사를 놓아서는 채산이 맞지 않는 것이다. 실장석에 대해서는 머리서부터 소독제를 뿌리던지, 소독액에 담가 씻는 정도가 보통이었다. 수의사가 자실장 케이스의 바로 앞에 왔다. 긴장으로 딱딱해진 하치는 제쳐 두고, 자실장들은 다시 테츄! 테츄! 하면서 아첨하기 시작했다. 자실장 대다수들은 이 수의사의 얼굴도 기억하지 못했다.
「네, 바보들~ 오늘도 건강하구나―♪」
수의사는 농담을 하면서 린갈의 스위치를 0 N에 넣었다. 그때 액정화면에 흘러넘치는 번역 문자를 거들떠 보지도 않고, 수의사는 케이스안의 자실장들에게 말을 걸었다.
「자 평소처럼 특별한 자실장들은 오늘도 특별한 소독액에 들어가서 깨끗이 해요∼♪ 조금 아플지도 모르지만, 특별하니까 참지 않으면 안돼요∼♪」
수의사는 손에 고무 장갑을 끼고 자실장을 하나하나 안아 올렸다. 그리고 알루미늄 대야에 채운 소독액에 옷도 벗기지 않고 담그었다.
「어머나 너희들, 어쩐지 오늘은 냄새나네. 정성스럽게 닦아서 없애지 않으면 손님들이 싫어해요∼♪」
수의사는 스펀지로 평소보다 더 꼼꼼히 자실장들을 씻어나갔다. 한마리 다 씻을 때마다 진료기록카드에 무엇인가 적어나간다. 일련의 작업을 물 흐르듯이 계속하던 수의사이지만, 하치를 손에 잡고 소독액에 담갔을 때 퍼뜩 손을 멈추었다.
「테츄??」
왜? 하는 듯이 목을 기울이는 하치. 수의사는 그런 하치의 눈을 가만히 응시했다.
「처음 보는 얼굴이네. 너는 어디서 왔니?」
그러자 하치는 처음으로 「가짜 남편님」에게 자기 소개를 하지 않았던 점을 기억하고는 부랴부랴 입을 열었다.
「와타치는 하치라고 하는테츄. 어젯밤에 이 건물에 와서 조금 전에 이 케이스에 섞였테츄. 아무쪼록 사육 실장이 되고 싶테츄♪」
목덜미를 들어 올려진 채로 수의에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하치의 말을 린갈 넘어로 확인한 수의사는
「으음….」하고 천정을 올려보며 신음했다. 그리고 다 씻은 자실장들과 하치를 케이스 안에 되돌리고는 이 일을 점장에게 보고하기 위해 안쪽의 사무실로 걸어갔다.
**************************************************************************
실장종을 애완동물로서 기르는 것이 유행하기 시작한 몇년 전부터 실장석을 취급하는 일을 하는 사람에게 특히 어려운 위생 관리를 요구하는 법률이 시행되고 있었다. 본디부터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생활·번식하는 경향이 있는 실장석은 애완동물로서 인간의 생활 환경에 비집고 들어갈 경우 전염병의 매개 등이 되는 문제를 일으킬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애완동물용의 실장석의 육성 환경에 관한 그 법안에는, 들실장과의 교배나 접촉을 금지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악질적인 애완동물 업자가 포획한 들실장을 애완동물용이라고 칭해 판매하거나 다산인 들실장을 애완동물용 실장과 교배시킨다던가 하는 것을 금지하고자 하는 취지의 조항이었다. 애완동물 업자는 들실장과 접촉한 애완동물용 실장이나, 들실장과 애완동물용 실장의 교배로 난 자실장을 즉시 폐기하도록 의무지어졌다. 잠시 뒤에는 아르바이트 점원과 수의사가 함께 케이스 앞으로 다가왔다. 분위기가 조금 이상하다. 자실장들은 불안한 기분이 되었다. 아르바이트 점원은 그런 자실장들이 잔뜩 들어 있는 케이스를 들어올리고 수의사에게 외쳤다.
「선생님, 이 녀석들 전부 내버리면 되는 건가요?」
「네, 그래 주세요….」
수의사가 대답했다. 그러나 그녀는 주의깊지 못하게도 린갈의 전원을 켜 둔 상태였다.
「테츄?」
아르바이트 점원과 수의사가 나눈 대화를 들은 자실장들은 모두 갸우뚱하고 고개를 기울였다. 그러다가 다음 순간,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깨닫고는 케이스 내부에서 공황 상태에 빠졌던 것이다.
「테츄! 어째서인테츄! 납득이 가지 않는테츄! 이유를 설명한테츄!」
자실장들 모두가 사육 실장이 되는 것만을 꿈꾸며 지옥과 같은 나날을 버텨 왔던 것이다. 울기 시작하는 것, 분노하기 시작하는 것, 날뛰는 것, 망연하는 것 등 반응은 여러가지이지만, 어쨌든 케이스 안에서는 큰 소란이 일었다. 그러나 아르바이트 점원은 콧노래를 부르면서, 사무실에 인접한 작업실로 케이스를 옮겨 갔다. 이 애완동물 숍에서는 너무 성장하여 구매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지 않게 된 실장석들을 도살하여 가루로 만들어 야채 쓰레기등과 혼합, 새롭게 입하한 자실장들의 먹이로 하고 있었다. 조금 전 하치들의 머리 위에 뿌려진 둥근 먹이도 실제로는 이렇게 도살된 실장석 가루와 야채 쓰레기를 물에 개어 만든 것이다. 실장석 가루는, 작업장에 설치한 가루 제조기로 자동적으로 만들 수 있다. 폐기 실장석을 제조기에 투입하면 제조기의 입에 짜넣어진 2개의 롤러가 그 골육을 움켜 잡는다. 잘 다져진 폐기 실장석들의 골육은 그물에 한번 걸러진 후 그대로 건조되어 뼛가루가 된다.
하지만 이번에 폐기될 이 자실장들에겐 다른 실장석의 먹이가 될 예정은 없었다. 실장석의 신규 입하 예정이 없기 때문이다. 잡아진 자실장들은 젖은 산업 쓰레기로 폐기되는 것일 뿐이다. 실장석을 애완동물로서 기르는 유행은 이미 과거의 것이었다. 실제로 자실장들이 팔리지 않고 대량으로 남았고, 상당히 값을 내려도 전혀 팔리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먹이는 많이 먹는데다 배설물은 많고, 쓸데없이 수가 많아 관리에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실장석을 더 취급해봤자 이로운 점도 없었다. 지금 남아 있던 자실장들의 폐기는 피할 수 없었다.
가루 제조기의 입구로부터 들여다 보이는 롤러에는, 요전날 처분된 실장석의 옷의 자투리나 머리카락 의 털이 붙은데다 끈적끈적하게 늘러붙은 체액이 형광등의 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처음 본 뼛가루 제조기가 자아내는 흉흉한 분위기에 압도된 자실장들은 본능적으로 케이스 내부에서 이를 피하려고 발버둥쳤다. 케이스를 기어오르려고 하거나, 유리를 쾅쾅 두들기거나 하지만 부질없는 일이다.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와, 공황에 가까운 주변 분위기에 하치는 이유도 알지 못한 채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지금부터 어떻게 되는 테츄?」
방금전의 자실장의 팔에 매달려 묻는 하치. 그러나 이 자실장은 자신들이 버림받는 이유가 하치에게 있음을 눈치채고 있었다. 자실장은 하치의 손을 뿌리치면서 잔뜩 화가 나 이마에 주름이 잡힌 얼굴을 하치의 눈 앞에 디밀고 외쳤다.
「태워 없어진테츄! 네가 케이스에 섞여 왔기 때문에 태어나서 지금까지 해 온 노력이 전부 허사가 됐테츄! 죽여버리겠테츄!」
분노에 미쳐버린 듯한 형상을 하고, 자실장은 하치에게 날듯이 달려왔다. 하치는 깜짝 놀라면서 머리를 움켜잡고 몸을 둥글게 말았다. 그러나 자실장이 치켜올린 팔이 하치의 머리를 두드리기도 전에 그 자실장의 두건이 아르바이트 점원의 손가락 끝에 잡혀 들어 올려졌다.
「날뛰는 녀석부터 천국행이다∼!」
바동바동 손발을 털면서 저항하는 자실장이었지만 그 저항은 허무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었다. 점원은 그 자실장을 막 움직이기 시작한 롤러의 입구에 가차 없이 집어던졌다.
「테챠아아아악!」
발부리가, 무릎이, 허리가, 눈 깜짝할 사이에 롤러 한가운데에서 으적으적 하는 소리를 내며 다져졌다.그러나 배까지 다져졌을 때, 갑자기 롤러의 회전이 멈춰 버렸다.
「어? 무슨 일이지?」
가루 제조기의 갑작스런 가동 정지에 당황하는 아르바이트 점원. 기계에 붙여진 매뉴얼 스티커를 읽으면서 원인을 찾는다. 한편 자실장은, 배까지 롤러로 끌여들여진 채로 실룩실룩 경련하고 있었다. 그러나 의식은 있는 것 같아서, 자기 몸을 사이에 둔 롤러를 작은 손으로 두들긴다. 아르바이트 점원은 일단 자실장을 빼내기 위해 롤러를 역회전시켰다. 롤러 사이에서 빼내진 자실장의 하반신은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부수어져 적녹 액체로 뒤덮여 있었다.
「테츄... 테츄....」
피눈물을 흘리면서 가끔 꿈틀, 하며 몸을 진동시키는 자실장. 한편 아르바이트 점원은 가까스로 고장 이유를 밝혀냈다. 요전날 이 기계를 거쳐간 자실장의 머리카락이 롤러에 얽혀 있었던 것이다. 롤러를 분해하여 핀셋으로 머리카락을 제거하자 기계는 다시 활기차게 가동하기 시작했다.
「기다리게 했지? 미안. 이젠 잘 돌아간다」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아르바이트 점원은 반죽음 상태의 자실장을 주워들어 다시 뼛가루 제조기의 입에 던져넣었다.
「테게아아아악!」
자실장은 조금 전보다 더 격렬한 비명을 지르면서 죽어갔다. 배가, 가슴이 매끄럽게 다져지면서 역류한 장액이 구강안에 모여 뺨이 부푼다. 약간 큰 머리는 기계에 조금 압력을 줄 수 있는 것 같아서, 당분간 롤러의 회전을 무디어지게 했었지만 그것도 오래 되지 않았다.
「저주해... 준... 테츄...」
분노와 증오로 찬 시선을 아르바이트 점원에게 던지며 중얼거리고, 「파킹」하는 파열음을 내며 뺨에 고여 있던 장액을 토해내면서 자실장은 롤러에 먹혀 갔다.
「고쳐졌네. 좋아 좋아♪」
아르바이트 점원은 안심한 후, 케이스 안에서 흩어진 자실장들을 한 마리씩 집어올려 롤러안에 던져나간다.
「테챠아아악?!」
「테게아아악!」
자실장들은 피를 토하며 절규하고, 죽어간다. 당분간 그런 식으로 작업을 계속해 나가던 아르바이트 점원이었으나, 이윽고 귀찮아졌는지 케이스를 거꾸로 뒤집어 자실장들을 모두 기계의 입구에 집어넣었다. 롤러 위에 수북히 쌓인 자실장들은 아래롤 잇달아 당겨지며 죽어간다. 작업실은 자실장 수십 마리의 비명이 울려퍼지는 지옥도를 연상케 했다. 조금 힘 있는 녀석들은 자신만큼은 살아나려고, 다른 자실장들을 밀어젖히며 위로 위로 피해간다. 차곡차곡 겹쳐진 자실장들에게 걷어채이면서 하치도 살기 위해 발버둥쳤으나 다리가 롤러에 잡혔다.
「테챠아아아악!」
피눈물을 흘리고 절규하면서 하치의 모습도 점차 사라져 갔다.
**************************************************************************
이치, 니, 쥬우 세 자매는 아채가 가득 찬 골판지 상자 내에 들어간 채, 업무용 엘리베이터로 최상층인 7층·레스토랑 플로어의 식재 창고로 옮겨졌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손잡이의 구멍으로부터 골판지상자 안으로 형광등의 빛이 비추어 왔다. 그 골판지상자는 작업 인력의 손으로 엘리베이터로부터 꺼내져 다른 상자와 함께 차례차례 쌓아졌다. 그 광경을 긴장한 표정으로 손잡이 구멍을 통해 지켜보는 이치. 한편, 이치의 팔에 폭 안긴 막내둥이 쥬우는 아무 것도 모른 채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쥬우를 안은 채로, 열심히 밖의 모습을 살피는 이치의 등을, 니의 날카로운 시선이 찔렀다.
(언니는 귀염둥이 큐를 죽게 내버려 뒀테츄. 용서하지 않는테츄….)
큐의 처참한 죽음을 눈 앞에서 목격한 니는 큰 충격을 받고 있었다. 자매가 여름에 공원에서 태어난 이래로, 영리하진 않았지만 애정이 깊었던 모친은 솎아내기도 하지 않은 채로, 동족의 공격이나 인간의 구제를 잘 면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그 자식을 한 마리도 잃지 않았던 것이다. 처음으로 자매를 잃은 니의 마음의 상처는 깊었다. 게다가 큐를 도우려 했던 니를 이치가 제지한 것이 니의 마음 속에서 언니에 대한 불신이 되고, 응어리가 되었다.
식재 창고에 잔뜩 쌓여 있던 골판지상자는 내용물에 따라 차례차례로 냉장고나 냉동고로 나뉘어 간다. 그 모습을 깨달은 자매는 본능적으로 이 상자에서 도망쳐야 하는 것을 깨달았다. 작업원이 등을 돌린 틈을 타, 주저 하지 않고 골판지상자에서 뛰쳐나오는 이치와 니. 이치에 안긴 쥬우는, 변함 없이 조용한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3마리는 어젯밤 백화점에 침입했을 때 했던 것과 같이 벽에 입을 연 통풍구멍에 기어들고는 안전한 방을 찾아 걸었다. 좁고 깜깜한 관 안에서 얼마나 걸었을까. 이윽고 어슴푸레하고 습기찬, 창이 없는 작은 방에 도착했다. 인간의 기색은 없다.
그 방은, 이 플로어의 각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폐기물들의 최종 집하장이었다. 파랗게 칠해진 거대한 철제 쓰레기통 주변에는, 그 안에 다 들어가지 못했던 쓰레기봉투가 소용돌이 모양으로 높게 쌓아 올려져 있다. 쓰레기통 안에는 골판지상자 유리병, 캔, 플라스틱등이 분리되어 집적돼 있었다.
「테츄~♪ 이 방이라면 인간에 발견되지 않고 봄까지 숨을 수 있테츄♪ 즉시 안의 골판지상자로 집을 만든테츄♪」
간신히 찾아낸 안전한 장소에 기뻐하는 니.
「방에서 살면 안된테츄! 사는 곳은 이 관 내부인테츄」
냉정하게 니를 타이르는 이치.
「테츄?…! 어째서인테츄! 이런 좁은 관 안에서 사는 것은 싫테츄! 게다가 이 관 안에서는 바람이 다녀서 춥테츄! 어차피 방 안엔 인간이 없기 때문에 안전한테츄 . 널려 있는 골판지상자를 집으로 하고, 방 안에서 살면 된테츄!」
자신의 의견에 찬물이 끼얹어지자 발끈하는 니.
「방안에 집을 만드는 건 위험한테츄. 여기에 있는 것이 쓰레기라고 해도, 인간의 물건이니만큼 반드시 인간은 돌아온테츄. 인간의 건물 안에서 안전한 곳은 인간의 눈길이 미치지 않는 그늘짓 곳이나 관 안뿐인테츄. 이 관은 여기저기 있는 방에 통하니까, 비록 인간에게 발견되어도 바로 다른 방으로 도망칠 수 있테츄. 게다가, 춥기는 해도 얼어 죽을 정도는 아닌테츄」
더듬더듬 설득하듯이 중얼거리면서, 이치는 재빨리 젖은 쓰레기봉투에 달려들었다. 그리고 쓰레기봉투에서 비어져 나와 있는 감자의 껍질이나, 새의 뼈를 끌기 시작해 통풍구멍으로 옮겼다. 당황해서 그것을 쫓는 니.
실제로 이 통풍관은 복도, 주방, 이 플로어의 모든 객석과 관리실로 통하고 있었다. 지금 이렇게 간단하게 손에 넣은 음식물 쓰레기만 하더라도 밖의 세계라면 들개와 도둑 고양이나 동족과 격렬한 쟁탈전을 벌여서 얻지 않으면 안 되는 물건인 것이다. 확실히 여기는 밖의 세계 에 비하면, 살기 쉬운 장소였다. 그러나 모친의 이야기로부터 떠올린 낙원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다. 실망하면서 이치를 쫓아 다시 감자 껍질을 향하는 니. 이치가 말하는 것이 일리는 있으므로 따른 니였으나, 분명히 불만에 찬 얼굴이다. 간신히 눈을 뜬 쥬우도, 레후~ 하는 환희의 울음 소리를 올리면서 새의 뼈를 갉아먹고 있었다.
(내일부터는, 이 관 내부를 조사해본테츄….)
여동생들의 심중을 깨달을 리 없는 이치는 간신히 부푼 배를 문지르면서, 쉬지 않고 다음에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렇게 하여, 이들 자실장 자매들의 긴 하루가 끝나가고 있었다. 뭣보다도 7층의 레스토랑 플로어에 도달한 이치, 니, 쥬우를 제외한 나머지 자매들은 모두 각 층에서 끔찍한 최후를 맞이한 것이지만.
*******************************************************************************
한편, 백화점의 영업 시간도 거의 끝나갔다. 백화점 내 매장에는 「개똥벌레의 빛」 의 멜로디가 흐르기 시작했다. 가게 안에는 아직 빛이 흘러 넘치고 있었지만, 이미 건물 외부는 깜깜하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손님들이 계산을 끝나고 떠나가는 어수선한 소리가 들려왔다. 손님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면 빛도 사라지고, 아주 조용해진 어슴푸레한 각 플로어의 판매장에선 백화점의 종업원들이 상품을 정리하거나 계산대의 정리를 하는 소리가 조각조각 부서져서 들려왔다.
이윽고 종업원들도 잔무 정리를 끝내고 차례차례 건물에서 나간다. 백화점의 하루는 이렇게 끝나려 하고 있었다.
깊은 밤. 평상시라면 경비원 몇 사람을 제외하면 이 백화점은 무인지경이 되지만 이 날은 인간들 몇이 아직껏 회의실에 남아 회의를 계속하고 있었다. 머잖아 날짜가 바뀌는 시간이지만 토론은 끝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곳에서는 각 층의 대표자와 백화점에 입점한 가게의 점주들이 이 날 돌연 나타난 실장석에 의한 피해에 대해서, 보고 및 대책의 검토를 계속하고 있었다. 이 날의 손해는 금전적으로도, 백화점의 신뢰성이란 면모에서도 매우 컸다. 회의실의 탁자에는 피해 상황의 보고서와 그 자료가 놓여 있었다. 자료에는 진공 팩에 채워진 자실장 2마리의 시체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것들은 일본옷 매장과 장난감 매장에서 포획된 것이다. 포획시에 시간이 걸린 것인지 자료에는 훼손이 현저했다.
2마리의 시체에는 격렬하게 얻어맞거나 잘리거나 한 자국이 생생하게 남아 있었다. 도망치지 않도록 현장의 담당자가 취한 조치라고 생각되지만, 2마리 모두 손발의 근육이 끊어져서 뼈가 노출이 되어 있었다. 게다가 한마리는 미싱으로 체내가 누비어져 있었고 한마리는 몸에 찔린 곤충 채집용 바늘로 발포스티로폴 판에 고정되어 있었다. 점장은 이 외의 플로어 책임자나 경비원으로부터도 실장석이 발생했다는 보고를 몇 건인가 받고 있었다.
이 백화점과 같이 불특정 다수의 인간이 출입하는 건물에서 쥐, 해충, 실장석 등의 비위생적인 생물이 발생했을 경우 건물의 위생 관리 책임자는 관할 지구의 보건소에 보고함과 동시에 건물 자체를 일시 봉쇄하고 해충 구제를 실시해야 한다. 실제로, 이 날 실장석의 피해를 입은 플로어의 책임자나 입점자의 대표는 위생 관리 책임자인 백화점의 점장에게 시급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기가 나빴다. 연말 판매 경쟁을 앞두고 같은 지구의 라이벌점과 대결해야 하는 이 시기에, 임시 휴업 등의 느긋한 조치를 취할 수는 없다는 것이 출석자들 대다수의 의견이었다. 거기다가 위생상 임시 휴업을 했다는 것이 알려지면, 안 좋은 소문이 돌 수도 있다.
결국, 일자를 넘기면서 행해진 이 회의에서 결정된 대책은, 일단 보건소에는 신고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해결한다는 것이었다. 실장 끈끈이를 이들 실장석이 움직여 다닐 것 같은 장소에 배치하고 영업을 계속하면서 상태를 본다, 라고 하는 절충적인 것이었다. 실장 끈끈이란, 조립식 종이 상자 내부에 별사탕 등의 실장석이 좋아하는 물건을 건 점착 시트를 깔아 둔 실장 구제용 제품으로서 먹이의 냄새에 매혹되어 안에 들어온 실장석을 붙여 생포하는 장치이다. 비위생적인 실장석이라 하더라도 대량 발생하지 않는 한은 이 정도의 대책으로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하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었다. 피해를 입은 입점자의 대표는 불만 어린 표정을 숨길 수 없었지만, 다수의 점포가 입점해 있는 백화점에서는 이러한 타협도 이뤄지기 힘든 것이다. 간신히 회의가 끝나자 출석자들은 기지개를 켜거나 얘기를 나누거나 하면서 우르르 방에서 빠져나갔다.
*******************************************************************************
자매가 백화점에 도착한 지 수 주가 지났다. 이치, 니, 쥬우 세 자매의 생활은 위에서 언급한 대로이다. 침식은 통풍관 내에서, 식료는 하루 몇차례 통풍구로부터 쓰레기 집적장에 기어 나와 인간이 반입하는 쓰레기를 뒤적거려 확보한다. 추위는 주운 비닐 봉투를 껴입어 견디고, 낮에는 가급적 돌아다니지 않으면서 이치와 니가 교대로 쥬우를 어르면서 가만히 보내고 있었다.
살아나가는 것 뿐이라면 충분한 생활이지만 쾌적한 생활은 아니었다. 소리높여 까불고 떠드는 것도 할 수 없다. 즐거운 장난감이나, 맛있는 음식이 있는 생활도 아니다. 한창 놀고 싶고, 식욕이 왕성할 나이인 자실장들에게는 너무나 지루하고 단조로운 나날이다.
장녀 이치는 그런 생활을 그럭저럭 참아 나가고 있었지만 차녀 니는 하루하루 지나갈 때마다 불만이 강해졌다. 자매는 처음 며칠간 통풍관을 조사해, 어떤 곳으로 통하는지 조사해 왔다. 그 결과, 이 관은 중식, 프랑스식, 일식 등의 레스토랑의 주방이나 테라스의 옥외 유원지에로 통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이치는 그러한 장소를 발견해도 절대 구멍에서 나와 놀거나 음식물을 찾으려 들거나 하지 않았다. 니는 그것이 불만이었다. 이렇게 멋진 장소가 여기저기 있건만 어째서 과감히 밖으로 나가려 하지 않는 것인가. 인간에게 들키지 않게 조심하면 될 뿐 아닌가….
하지만 결국, 이치는 안전하지만 어둡고 으스스한 쓰레기 집적장 부근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점점 니는 이 지루한 생활이 계속되는 것은 겁쟁이 언니 탓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한 니의 불만은 이윽고 입 밖으로 나왔다. 처음에는 쥬우를 향해 「싫증난테츄? 그런데∼.」 「더 맛있는 걸 먹고 싶은테츄? 그런데∼.」 하면서 이치가 들으라는 듯 말을 걸고 있었다. 물론 쥬우는 니가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지 못하고, 단지 레후~ 레후~ 하면서 까불고 떠들 뿐이다.
이치는, 그런 니의 불만을 들으면서도 모르는 척 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니는 점차 이치에게 직접적으로 항의하게 되었다. 그때마다 이치는, 「안전한 게 최고인테츄」라고 니를 훈계하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치는 니와 쥬우가 후끈후끈 김이 올라오는 찐만두를 손에 넣어 먹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 어디서 난테츄?」
니에게 묻는 이치. 따뜻하고, 모양이 무너지지도 않은 음식물을 쓰레기장에서 주웠을 리는 없다.
「…주웠테츄….」
니는 이치의 얼굴에서 얼굴을 돌리고 난처한 듯이 대답했다.
「그런 거짓말 하면 안 된테츄. 솔직히 말한테츄」
이치는 화를 눌러 참으며 재차 질문했다.
「…통풍관을 거쳐 간 방에서 주웠테츄」
자백하는 니. 니는 이치 몰래 중화 레스토랑의 주방에 참입하여 조리된지 얼마 안 되는 요리를 집어 왔던 것이다. 아마, 이번이 처음은 아닐 것이다. 이치의 노성이 났다.
「마마가 인간의 음식에 입을 대지 말라고 했던 일을 잊은테츄? 와타치들은 여기에 옮겨지는 젖은 쓰레기 이외의 물건을, 함부로 먹으면 안된테츄!」
그러나, 니도 지지 않았다.
「여기 온 이후로 마마가 말한 것 같은 생활이 어디 있었테츄? 여기는 전혀 낙원이 아닌테츄! 무서운 인간 여럿 있고, 언제 잡힐지 모른테츄! 장난감도 음식도 잔뜩 있지만 모두 와타치들과는 상관없테츄! 멋진 것들이 잔뜩 있어도 와타치들은 불행한테츄!」
다음의 순간, 이치의 손이 니의 뺨을 쳤다. 니는 갑자기 맞아서 놀란 얼굴을 했지만 흘러넘치는 눈물을 참고, 지긋이 이치를 노려보았다.
「때렸테츄….」
「때렸테츄! 그렇게 아우성치고 있으면 기분이 풀리는테츄?」
「언니는 싸구려같은 실장석이테츄!」
이치의 손이 다시 날았다.
「마마에게도 맞은 적이 없는데, 두 번이나 쳤테츄!」
복받치는 분노에, 니는 지금까지의 불만을 터뜨리면서 고함쳤다.
「이렇게 춥고 어두운 곳에서 봄이 올 때까지 가만히 참고 있으라니, 참을 수 없테츄! 조금만 가면, 재미있는 장난감이나, 맛있는 음식이 놓여져 있는 방이 가득 있테츄!」
니는 자매가 무엇을 위해 백화점에 왔는지 잊어버리고 있었다. 자매가 백화점에 온 이유는 어디까지나 얼어죽지 않을 만큼만 따뜻하고, 최저한의 식료가 있는 환경에서 무사히 겨울을 나는 것이었다. 그러나 레스토랑으로부터 풍겨오는 맛 좋을 듯한 음식의 냄새를, 플로어에 흐르는 부드러운 음악이나 따뜻한 공기를, 옥외 유원지에서 까불며 떠드는 인간의 아이들의 기쁨에 찬 소리를 매일 느껴오면서 그 혜택으로부터 떨어뜨려진 스스로에게 어느덧 강한 소외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이 쓰레기장에 있으면, 추워도 동사하진 않을 것이다. 맛있는 음식은 먹지 못해도 잔반은 손에 들어 온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저한의 조건은 갖추어져 있다. 그러나, 그 바로 근처에는 따뜻한 세계가 있고, 즐거운 놀이터가 있고, 향기로운 요리가 있다. 스스로는, 지금 이 순간에도 찬 날씨아래에서 얼어죽고 굶어죽는 들실장들보다는 행복하다. 하지만 바로 근처의 인간들에 비하면 분명히 불행하다. 조금만 용기를 내어 밖으로 걸어나가면 인간들과 같은 행복을 누릴 수 있는데, 언제까지 참아나가지 않으면 안 돼?
「와타치는 나간테츄. 나가서, 매일 따뜻한 방에서 맛있는 것을 먹고, 즐겁게 즐기면서 산테츄」
「레후레후, 쥬우도 니 언니를 따라간레후~.」
잔반만 가지고 돌아오는 이치보다 맛있는 음식을 주는 니를, 어느 샌가 쥬우도 더 따르게 되었다. 쥬우를 껴안은 니는 이치에 등을 돌리고, 통풍관의 안쪽으로 향해 달려 나갔다.
「돌아온테츄~!!」
이치가 외치는 부르는 소리를, 니는 뿌리치듯이 계속 달렸다.
*******************************************************************************
니와 쥬우가 새로운 거처로 한 장소는 프렌치 레스토랑의 주방이었다. 자욱한 김과 흩날리는 기름, 어수선하게 쌓아 올려진 식재와 비품 상자, 매우 시끄럽게 왕래하는 요리사들의 다리와 소리.
니와 쥬우는, 그런 인간들의 빈틈을 보고 세면대 아래의 선반에 잠입했다. 거기에는 수도와 가스의 배관이 왕래할 뿐, 그 밖의 아무것도 놓여지지 않았다. 인간의 물건이 아무것도 놓여지지 않다고 하는 것은, 인간은 평상시에 이 선반에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낮에는 바로 밖을 왕래하는 인간들의 소리가 시끄럽지만 따뜻하고, 곧바로 맛있는 음식이 손에 들어 오는 이 환경은 통풍관 안보다는 낫다고 니는 생각했다. 니는 처음으로 얻은 자유를 만끽하듯이 크게 기지개를 켰다. 그리고 당분간, 니와 쥬우는 세면대 아래의 선반을 거점으로 해서 넓은 주방 안을 여기저기 숨어 다니면서, 요리나 식재를 훔쳐 가며 생활하고 있었다. 주방 안을 당당하게 활보하는 것은 폐점 이후로 한정되었지만 2마리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레스토랑의 종업원들에게 발각되지 않았던 것은 연말 판매 경쟁을 앞두고 전장과 같이 어수선한 주방 내부에선 종업원들이 해충 발견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었을 뿐더러 여기저기 놓인 상자와 파이프가 이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들은 대담하게도 영업 시간중에 주방에 나오기도 했으나 그럴 때는 냉장고의 뒤나 스틸선반의 그늘, 골판지상자 내부 등에 숨고 종업원의 눈을 속여가며 이동하면서, 간혹 버르장머리 없게도 손님들에게 제공되어야 할 요리에까지 손을 대었다. 농후한 프렌치에 싫증이 나면, 2마리는 통풍구에 기어들어 다른 레스토랑으로 「원정」을 나가기까지 했다. 또, 테라스에 설치된 옥외 유원지로 향해 폐점 후에 사람이 없어질 때쯤 지금까지의 지루했던 날들을 만회하듯이 까불며 떠들어 돌았다.
이 옥외 유원지에 설치된 탈 것이나 망원경은 동전을 투입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것이었고, 배팅 센터도 관계자로부터 용구를 얻지 않으면 본래의 노는 방법대로는 할 수 없는 것들이었으나 그런 일은 모르는 2마리는, 이 컬러풀한 공간이 자신들의 점유하라는 사실만으로도 신나했다.
*******************************************************************************
그 날도, 인기척이 없어지자 니는 쥬우를 안은 채로 낮 사이 숨어 있던 세면대 아래의 선반에서 주방으로 기어 나왔다. 여느 때처럼 냉장고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이 프렌치 레스토랑의 주방에는 대형의 업무용 냉장고 외에, 보통 가정용 냉장 고가 1대놓여져 있었다. 니는 그 냉장고 안에 다음날 이용하는 요리의 사전 준비나 야채, 쥬스, 디저트 등이 보관되어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자실장의 힘으로 냉장고의 문을 여는 것은 꽤 힘든 것이었지만, 여기에서 매일같이 냉장고 안을 뒤지는 동안 별로 힘을 쓰지 않고 문을 여는 요령이 생겨났다. 니는 냉장고 본체와 문의 틈새에 포크의 끝을 쑤시고는, 포크에 체중을 전부 걸듯이 하면서 눌렀다. 그러자, 파콘, 하는 마른 소리가 나면서 냉장고의 문이 열렸다. 문만 열면, 나머지는 간단한 일이다. 쥬우를 옷의 후드에 넣고 냉장고에 기어오른다. 그리고는 쥬우와 함께 음식을 마루 위에 떨어뜨리고, 냉장고로부터 나온 다음 문을 닫는다. 그리고는 마루에 떨어뜨린 음식을 줍고, 세면대아래의 선반으로 돌아와 느긋하게 맛보면 된다. 오늘은, 냉장고 안에 조각나 소스에 담겨진 닭고기, 그라탕 용의 화이트 소스, 해동중인 라이치, 그릇에 들어가 있는 푸딩 등이 잔뜩 담겨 있었다.
니는 그것들을 스푼으로 조금씩 떠올려 비닐 봉투에 던져넣고는 햄 조각이나, 토핑용 포도알이나 딸기를 마루에 던지고 단 생크림의 뚜껑을 열어 주운 시럽용 작은 컵에 충분히 따르고, 옷의 후드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선반 위에서 뛰어 내린다.
「구더기쨩, 이제 돌아간테츄~」
하고 아직 선반 위를 돌고 있는 쥬우에게 얘기했다. 쥬우는, 푸딩의 컵 위에 기어올라 트램폴린에 올라앉은 듯이 날뛰면서 푸딩의 부드러운 탄력을 즐기고 있었다. 이윽고, 거기로부터 감돌아 오는 달콤한 향기를 깨닫고는 덥석 갉아 먹는다. 그 순간 뇌를 직격한, 혀를 녹이는 듯한 달콤함에 기절하듯 하면서 느슨한 대변을 흘리는 쥬우
「단 레후~ 죽을 정도로 단 레후~♪」
「구더기쨩, 적당히 한테츄!」
화난 듯 쥬를 다그치는 니. 그 때, 레스토랑 출입구의 열쇠가 찰칵찰칵 소리를 냈다. 그리고 문에 장착된 방울이 딸랑거렸다. 탈의실에 물건을 두고 간 레스토랑의 종업원이 돌아왔던 것이다.
「테챠악!」
생각지도 못한 사태에 놀란 니는 당황해서 마루에 널부러진 식료를 긁어 모으고는 강철 테이블 아래로 기어들었다. 그 순간, 무언가에 발이 묶여 구르는 니.
「테츄?」
무심코 양 무릎, 양 손을 마루에 대었다. 그 바람에 들고 있던 식료품이 바닥에 떨어진다. 그 마루의 감촉의 위화감에 니는 얼굴을 찡그렸다. 일어서려고 해도 두 무릎과 손이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테츄.. 테츄...!」
무릎을 꿇은 채로 얼굴을 진빨강으로 물들이면서 손발을 올리려고 하지만, 어떻게 된 것인지 완전히 동작을 잡혀 버렸다.
「뿌지직」하는 소리가 나면서 대변이 새 나왔다. 이 레스토랑에서도 요전날의 회의 후 백화점으로부터 배포된 실장 끈끈이를 각처에 걸고 있었다. 니는, 스틸 테이블 아래에 설치된 실장 끈끈이에 스스로 뛰어들어 버렸던 것이다. 고개를 뒤로 돌려 반쯤 열려 있는 냉장고의 문의 틈새로부터 안쪽을 보면, 쥬우는 아직 푸딩 컵 위에서 꼬리를 털고 있다. (구더기쨩, 빨리 숨는테츄!) 식은땀을 흘리면서 마음 속에서 필사적으로 호소하는 니. 종업원은 주방을 건너 탈의실로 향하는 도중 , 냉장고의 문이 열려 있는 것을 깨달았다.
「마지막에 냉장고를 쓴 사람이 누구야? 칠칠찮게스리….」
종업원은 차분한 얼굴을 하고 냉장고의 문을 닫았다. 문득, 종업원은 스틸 테이블의 발밑에 잔반이 흩어져 있는것을 발견했다. 다시 미간에 주름을 잡는 종업원. 주방의 마루는, 매일 폐점 전에 대걸레로 청소를 한 후 뜨거운 물을 흘려 소독하는데. 바닥을 구르는 포도 알갱이를 주워든 종업원의 눈에 실장 끈끈이에 잡힌 자실장이 들어왔다.
「에, 진짜 나왔잖아!」
기분 나쁜 듯이 중얼거리는 종업원. 한편, 인간과 눈이 마주친 니는 손발이 끈끈이의 점착 시트에 잡힌 채로 이빨을 드러내며 종업원을 위협하고 있었다. 무릎을 꿇은 모습인 채로 「테츄?! 테츄?!」라고 당장 달려들기라도 할 듯이 치아 사이로부터 공격적인 숨을 흘리는 자실장을 종업원은 코웃음치며 비웃는다. 종업원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자실장을 포획한 것을 백화점의 점장에게 보고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해서이다.
전의 회의 이래, 백화점내에서 실장석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다시 실장석이 발견되거나 한다면 백화점을 봉쇄한 다음 소독을 한다던지 하는, 보다 어려운 대응을 강요받을 것이다. 그것은 이 레스토랑에 있어서도 고마운 것이 아니다. 게다가, 이 레스토랑에서 실장석이 발견되었다고 하는 것은 실장석의 둥지가 이 레스토랑안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전 다른 플로어나 세입자에게 손해를 낸 실장석도 여기로부터 발생 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렇다는 것은 세입자에 대한 손해의 보상이나, 레스토랑의 위생 상태에 대해서 그 책임을 추궁당하게 된다. 잡은 실장석을 백화점의 점장에게 제출하고, 발견한 것을 정직하게 보고해도 좋은 일은 없을 것 같다. 다행히도 여기에는 자신 한 명 밖에 없다. 몰래 처분해 버리면 될 것이다.
종업원은 청소용구 함에서 푸른 플라스틱제의 물통을 꺼내어 물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니를 잡은 실장 끈끈이를 집어올려 그대로 물통 속에 집어던졌다.
「테챠! 테챠!」
갑자기 입과 코에 물이 들어오자 바둥대는 니. 가라앉아 가는 실장 끈끈이에 붙은 채로, 어떻게든 떠오르려고 필사적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손도, 다리도 전혀 움직이지 않는 상태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 머리와 엉덩이를 바동바동 움직이는 니를 붙인 채로, 실장 끈끈이는 물통 바닥에 가라앉았다. 손발을 점착 시트로부터 떼어 내기 위해, 니는 물 속에서 더욱 버둥거린다. 이미 숨은 턱 끝까지 차 있다. 그러자, 오른손이 실장 끈끈이로부터 떨어졌다. 손바닥의 피부가 시트에 들러붙은 채로 손으로부터 벗겨졌던 것이다. (벗겨졌테츄!) 간신히 보인 한줄기 광명. 그러나, 행운도 거기까지였다. 문듯 기분이 느슨해진 순간, 니는 남아 있던 숨을 죄다 토해내 버렸다. 물통의 수면에 보글보글하고 대량의 거품이 인다. 난처한 나머지 들이 마신 물이, 니의 폐에 흘러든다. (괴롭테츄! 괴롭테츄! 마마! 언니!) 니의 절규는, 물통의 수면을 조금 떨게 했다. 피부가 벗겨진 오른손이, 수중에서 해초와 같이 하늘하늘 움직이고 있었다. 니가 움직이지 못하게 된 한참 후에도, 멍하니 열려 있는 니의 두 눈에서는 피눈물이 계속 흘러 물통의 물에 녹아 갔다.
한편, 레스토랑의 종업원은 담배 연기를 내뿜으면서 물통의 수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지만, 담뱃불을 재떨이에 비벼 끈 다음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메일을 쓰기 시작했다. 작은 액정화면을 주시하면서 메일에 열중하는 종업원. 15분 정도 지나고, 핸드폰을 주머니에 집어넣은 점원이 막 생각났다는 듯 수면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 그 수면은 아주 조용해지고 있었다. 종업원은 수중에서 실장 끈끈이를 꺼낸 후 타는 쓰레기 봉투에 그대로 담고는 물통에 남은 물을 변소의 대변기에 흘렸다. 그리고 물통을 청소용구함에 던져 넣고, 코트를 아무렇게나 걸친 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레스토랑을 등졌다.
*******************************************************************************
쥬우는, 문이 닫혀 갑자기 깜깜해진 냉장고 안에서 놀라고 있었다.
「레후?!」
푸딩의 컵 중(안)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언니를 부르는 쥬우. 그러던 중 점점 추위를 느끼기 시작했다.
「추운레후 ….」
따뜻해지기 위해 푸딩 속을 파고들어가는 쥬우. 쥬우는, 어느덧 푸딩 안에서 몸을 말아 가사 상태에 돌입했다. 쥬우가 눈을 뜬 것은 그로부터 반나절 후였다. 몸 표면에서 느껴진 따뜻함이 이윽고 몸 깊숙이까지 스며들게 되자, 쥬우는 푸딩 안에서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쥬우가 들어간 푸딩은 벌써 냉장고로부터 꺼내져 접시 위에서 휘핑 크림과 딸기잼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푸딩을 장식하는 종업원은 푸딩의 바닥에 있던 작은 구멍을 눈치는 챘지만, 기포나 다른 것일 거라고 생각하고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 날, 이 프렌치 레스토랑에는 한 자녀 동반 부부가 식사하러 와 있었다. 이 부모와 자식은, 요전날 장난감 판매장에서 심한 결함품 때문에 딸아이가 상해를 입은 바로 그 사람들이었다. 보상 교섭을 위해 백화점을 몇 차례 방문한 후, 오늘에서야 보상 내용이 결정되고 화해의 표시로서 이 레스토랑에 초대된 것이다.
도시의 시의회 임원이자 이 백화점의 대주주이기도 한 부친은, 거리의 경제를 이끌어 나가며 개인적으로도 큰 이익을 가져와 주는 이 백화점과의 화해를 기뻐하고 있었다. 동석해 있던 백화점의 임원들도, 응어리가 녹고 식사를 즐기게 된 현 상태에 감사하고 있었다. 이윽고, 한사람 한사람에게 따뜻한 스프가 옮겨져 온다. 모친의 옆에 앉는 여자아이의 팔에, 작은 곰인형이 안겨 있었다. 이 봉제인형은 예전에 그녀가 손에 들었을 때에는 따스하고, 애교도 부렸었지만 지금은 차갑고,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그녀는 처음으로 이 사랑스러운 곰인형과 만났을 때, 즉석에서 부모님에게 사달라고 했다가 돌연 속이 메스꺼워져, 손으로부터 떨어뜨려 버렸던 것이다. 깨달았을 때에는, 병원의 병원 침대 위에 누워 있었다. 컨디션이 회복된 다음에 곧바로 부모님께 간절히 부탁하여, 오늘 간신히 그 봉제인형과 재회하게 되었으나 봉제인형에게서는 이미 이전과 같은 느낌은 없어져 버렸다. 그녀는 격렬한 후회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 때, 이 봉제인형을 손으로부터 떨어뜨려린 탓에 안에 있던 곰의 요정이 도망쳐 버렸던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 때 손안에 느낀 생명의 따스함을, 부드러움을, 덧없음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 봉제인형을 가지고 계속 기다리고 있으면, 한번 더 곰의 요정이 내게 와 주는 것은 아닐까…. 그런 일말의 소망에 걸고, 부모님의 엄격한 반대에도 상관하지 않고 애원, 이 곰인형을 손에 넣었떤 것이다 그러나 어르듯이 여자아이가 계속 말을 거는 그 곰인형에게, 옆에 앉은 모친은 끊임없는 시선을 던지는 것이었다.
빈 메인 디쉬의 접시가 내려지고, 코스도 드디어 마지막의 디저트로 향하고 있었다. 모두의 앞에, 크림과 딸기잼이 충분히 얹어진 푸딩이 늘어놓아졌다. 살짝 떨리는, 맛좋아 보이는 푸딩에 이미 배부르다고 생각했던 사람들 모두 식욕이 동하여 스푼을 손에 집어들고 있었다. 여아의 푸딩도, 마치 만화처럼 계속 흔들리고 있었다. 그 희극적인 움직임을 보고, 언제나 침울한 표정이었던 여아의 얼굴에 조금 미소가 돌아왔다. 그러나나 어른들은 모두 대화에 열중했기 때문에, 그런 여아의 변화를 눈치채는 사람은 없었다.
크림을 흘리지 않게 주의하면서, 살그머니 푸딩을 한 스푼 떠올리는 여자아이. 스푼 위에서도 더 꿈틀거리는 푸딩을 곰인형의 입가에 가져갔다. 역시 봉제인형에게는 아무 움직임도 없다. 여아는, 조금 실망한 모습으로, 스푼으로부터 떨어질 듯이 흔들리는 푸딩을 아 하고 자신의 입에 집어넣었다.
다음의 순간, 여자아이의 입 안에서 씹어진 저실장의 냄새나는 육즙이 퍼졌다.
「아픈레후우우우우우!」
쥬우의 절규가 여아의 입 안에서 들려온 것은 그것과 거의 동시였다.
쥬우가 태어난 곳은 공원안에 있는 공중 변소의 대변기였다. 실장석에 지배되어, 관리나 청소가 방폐된 공원의 대변기이다. 태어나고 나서는, 젖은 쓰레기를 먹이로 하는 어머니나 자매의 대변을 먹고 시궁창의 물을 마시며 성장해 왔다. 집은 쓰레기장에서 주워 온 야채를 담던 골판지상자. 옷은 언제나 흘린 분뇨로 젖어 있었다. 옷의 세탁 등을 스스로 한 일은은 물론 전혀 없고, 친실장도 그럴 만큼 영리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한번도 옷을 세탁한 적도 없다. 여자아이는, 그런 쥬우가 섞여 온 푸딩을 입 가득 베어 물어 버렸던 것이다. 그녀는 달그랑, 하고 스푼을 떨어뜨리고 입 안의 푸딩과 꼬리가 씹어진 저실장을 토해냈다.
「레후?!」
갑자기 토해 떨어지는 바람에 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레후, 레후!」
하고 아픔에 구르는 쥬우. 한편 여자아이는 눈을 뒤집은 채 어깨를 떨면서 손으로 입을 누른 채 비틀비틀거리며 2, 3 보 걸은 후, 의식을 잃고 넘어졌다. 그 입에서 토사물이 비어져나온다. 「꺄!」 「어억!」 부모님의 비명이 울려퍼졌다. 웨이터가 당황해서 의무실에 전화를 건다. 즉시 의사와 간호사가 달려와 여아의 기도에 막힌 토사물을 제거했다. 여아는 의식을 되찾았지만, 숨이 막혀 눈물을 흘리며 구토를 반복한다.
「이제 괜찮습니다만, 혹시 모르니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편이 좋을 것입니다.」
의사가 여자아이의 등을 문지르며 부모에게 말했다. 갑작스런 일로 얼굴이 파래졌던 부모였지만 안심하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한숨 돌린 부친의 눈에, 토해내진 푸딩의 파편과 토사물 투성이가 되어 데굴데굴 구르는, 꼬리가 씹어 잘린 저실장이 나타났다. 그 저실장은 인간의 눈으로부터 피하려고, 꼬리가 끊어진 채로 주방을 향해 엉금엉금 기어간다.
「이 놈!」
격앙 한 부친은, 테이블 위에 있던 나이프를 잡아 그 구더기 실장 의 배에 칼날을 꽂았다.
「레후아?!」
젤리와도 같은 붉은 장물을 배로부터 질질 넘쳐흘리고 피눈물을 흘리면서, 소리를 높여 울부짖는 쥬우. 간신히 의식을 되찾은 여아의 눈앞에서, 바둥거리며 돌아다닌다. 보기 흉한 고구마벌레와 같은 몸에, 조화를 이뤄내지 못하는 크게 부푼 얼굴은 고통으로 비뚤어지고 있었다. 아직 치아가 나지 않은 입에서 나오는 지옥과도 같은 외침에 여아는 다시 패닉상태에 빠져, 실금해 발 아래에 오줌 구덩이를 만든다. 그 안에서 더욱 파닥거리며 날뛰는 쥬우.
「히익!」
「레히아아악!」
여자아이와 쥬우의 비명은 사람이 가득 들어찬 레스토랑에 울려퍼졌다. 이윽고, 여아의 소변 속에서 쥬우는 천천히,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 갔다.
겨울의 백화점과 실장석 - 현황일람
친실장(사망) - 지하 1층 쓰레기 집하장
이치(생존) - 7층 레스토랑 환기구
니(사망) - 7층 레스토랑
미(사망) - 3층 예복 코너
시(사망) - 3층 예복 코너
고(사망) - 5층 생화 코너
로쿠(사망) - 5층 식기점
나(사망) - 6층 완구점
야(사망) - 6층 애완동물 코너
큐(사망) - 지하 1층 구분실
쥬(사망) - 7층 레스토랑
애완동물용 자실장(전원 사망) - 6층 애완동물 코너
************************************************************************
장녀 이치는, 차녀 니, 막내 쥬의 여동생 2마리와 헤어진 이래, 통풍관 속 에서 일어나고, 쓰레기 집하장에 운반되는 부엌 쓰레기의 자루를 잡아서 나날의 양식을 얻는 생활을 계속하면서, 2마리를 찾고 있었다. 2마리를 찾아내서 설득하고, 다시 안전한 생활로 되돌리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매끼리 서로 돕고, 모두 살아남는 데스!” 라고 하는 어머니의 이별할 때의 말은, 이치의 귓속에 아직 남아있었다. 그리고 여동생들과 무사히 겨울을 보내, 공원에 살고 있을 어머니에게 데리고 돌아갈 책임은, 장녀인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만큼 이치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한 채 큐를 죽게 내버려 둔 것에 마음속 깊이 비통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마음속에 “더 이상, 여동생들은 어느 한마리도 슬픈 일은 하게 하지 않는 테치...” 라고 하는 단단한 결의를 품고 있었다.
그 분기가, 이치의 생활태도를 극단적으로 신중하게 해 버렸다. 여동생 2마리가 자신으로부터 도망친 것은, 그 지나친 신중함이 너무 따분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인간의 건물 안에서 실장석이 장수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신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설득하면, 니도 쥬도 자신에게 돌아와 준다고, 이치는 아직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봄이 되면 재회할 약속의 어머니도, 니, 쥬를 비롯한 여동생들도, 모두 이 백화점의 각자의 플로어로 끔찍한 죽음을 맞은 것을, 이치는 알 방법이 없었다.
이치가 니와 재회할 수 있었던 것은, 2마리가 헤어지고 나서 2주일 정도 지났을 때다.
그 날도 이치는, 통풍관을 더듬어 가서 7층 플로어의 몇 개의 방을 돌면서 여동생 2마리의 모습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그러나 결국 아무런 단서도 얻지 못한 채 밤을 맞이하고, 쓰레기 집하장 부근에 되돌아 온 것이었다.
하루 종일 돌아다녔기 때문에 발이 막대기처럼 굳을 정도로 지치고, 몸은 추위로 조금씩 떨리고 있었지만 오늘밤의 식료를 확보해야 한다. 그녀는, 평소와 같이 통풍구에서 쓰레기 집하장으로 기어 나와 쌓아올려진 쓰레기 자루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문득, 어떤 가연 쓰레기 자루가 그녀의 눈에 뜨였다. 그 반투명의 자루 안에는, 더럽혀져서 쭈글쭈글해진 걸레가 들어 있었던 것이다.
“테츄∼웅♪ 좋은 것 찾은 테치! 저 두꺼운 천이라면, 잘 때에 바람막이가 되는 테치♪”
그녀는 기쁜 듯 중얼대며 자루에 달려들어 밑바닥에 이로 작은 구멍을 뚫었다. 그 구멍으로부터 자루 속에 머리를 집어넣어 목표의 걸레의 모서리을 잡고, 질질 밖에 억지로 끌어낸다. 손에 넣은 걸레를 쫙 펼쳐 보니 전체가 거무스름하고 여기저기 커피나 케첩의 얼룩이 남아있지만, 큰 구멍도 없고, 충분히 쓸 수 있을 것 같다. 실장석 수준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물건이었다.
그 때, 자루 속에서 툭, 하고 소리가 났다. 걸레가 빠진 자루 속 쓰레기가 안에서 무너진 것이었다. 그 소리에 깜짝 놀라 자루에 시선을 돌린 이치의 표정은, 다음 순간 얼어붙었다.
자루 속에서 나타난 것은, 피부가 흙빛으로 변색된 니의 사체였다. 그 눈은 이미 빛을 잃고, 눈두덩이는 움푹 패여 있었다. 입만이 삐뚤어진 채로 열려, 죽음의 순간의 공포와 고통을 내보이고 있었다.
“테챠아아아!! 니! 정신차리는 테치!”
몹시 놀라서 다시 자루 속에 머리를 집어넣어 니의 오른팔을 당겨 자루로부터 억지로 끌어내려고 하는 이치. 그러나 니의 다른 수족은, 봉투의 실장 끈끈이에 달라붙고 있어, 그것이 방해가 되서 자루로부터 꺼낼 수 없다.
“지금... 꺼내 주는 테치...!!”
눈물을 필사로 참는 이치. 드디어, 니의 오른팔이 삐걱삐걱 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결국 겨드랑이로부터 빠져 떨어져버렸다.
“테챠아아아아!!!”
니의 끊어져 떨어진 오른팔을 잡은 채 채 뒤집히고, 바닥에서 머리를 쳐박는 이치. 일어서서 자루 속을 보면, 니의 사체에는 오른팔의 뼈만이 남고, 불어서 썩기 시작했던 고기의 부분이 이치의 입에 들어가 있었다.
“테챠아아아악!!!” 반 광란이 되어 울부짖는 이치.
“와타치가... 와타치가 더 강하게 만류했다면 니는 죽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테치......” 이치는 회한에 들볶아져, 눈을 크게 뜬 채 뚝뚝, 원통한 눈물을 흘렸다.
이대로라면, 니와 함께 간 쥬의 생존도 절망적일 것이다.
“쿠소닌겐... 절대로 용서못하는 테치... 닌겐따위 모두 죽어버리면 좋은 테치...”
눈물을 가득 채운 눈동자의 안 쪽에, 깊은 증오의 불꽃을 태우면서, 인간에게 저주의 말을 퍼붓는 이치.
이미 식료를 모을 힘도 없어진 이치는, 걸레를 움켜쥐고 비틀비틀 일어서서 통풍구 안으로 되돌아갔다. 그 밤은, 이치의 오열이 밤새도록 통풍관 안에서 메아리쳤다.
다음날. 이치가 눈을 떴을 때는, 이미 낮이었다. 일어나서 곧, 플로어의 분위기에 위화감을 느끼는 이치. 이상하다. 언제나 아침이 되면, 오고 가는 인간들의 발소리나 이야기하는 소리로, 저절로 눈이 뜨이게 되지만 오늘따라 왠지 조용하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이치는, 통풍관을 기어가서 복도부근의 구멍에 가까이 대고, 철제의 격자뚜껑의 틈으로부터, 살짝 복도의 모습을 살폈다. 평소라면, 쇼핑객이나 점원의 발이 허겁지겁 여기 저기 움직이고 있는 그 복도이지만, 오늘은 누구 한 사람도 걷지 않고 있다.
이치는 두려운 마음으로 통풍구에서 복도에 기어 나오고, 종종걸음으로 부근을 돌아다녔다. 건물 안에는 소리 하나 하지 않는다. 에어컨도 음악도 멈추고 있다. 아무래도, 이 층 뿐만 아니라, 백화점 전체가 사람이 없는 건물로 변한 모양이다.
만약을 위해 레스토랑, 옥상유원지등, 다른 장소도 돌아봤지만 인간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닌겐이 사라진 테치...” 이상해 하면서도, 이치는 신중한 판단을 버리지 않았다. “와타치들을 안심시켜서 꾀어내는 올가미일지도 모르는 테치. 앞으로 2, 3일 상황을 보는 테치” 이치는, 다시 통풍구 안으로 몸을 숨겼다.
그로부터 3일이 지났다. 그러나 건물에 인간이 되돌아오는 기색은 없다. 이치는 문득, 요전에 “닌겐따위 모두 죽으면 좋은 테치!” 라고 중얼댄 것을 상기했다.
“신님이, 니와 큐를 죽인 잔혹한 닌겐들을 모두 죽이기로 한 것이 틀림없는 테치!”
귀여운 여동생들을 무참히 죽음을 당하고, 인간에게 대한 증오를 태우고 있었지만, 그 인간이 모두 사라져버렸다고 생각해 기뻐하는 이치.
“그렇다면 이 건물은 이미 와타치들의 물건 테치! 남은 자매를 찾아내고, 봄까지 즐겁게 사는 테치♪” 여동생들을 잃은 것은 슬펐지만, 이 음식물이나 장난감이 넘치는 건물이 모두 자신들의 물건이 된 것에, 이치는 기쁨을 숨기지 않고 “치푸푸푸” 라고 웃었다.
우선은, 다른 플로어에 있는 여동생들을 찾아내고, 맛있는 음식물이 가득히 있는 곳을 찾아내 따뜻한 침상에 누워 봄까지 모두 사이좋게 살아가자. 봄이 되면, 공원에 되돌아가 마마도 이 건물에 데리고 오자. 이미 야생 고양이 또는 개나 성질이 거친 동속이 무서워 살금살금 숨어서 쓰레기통을 뒤져 굶어죽는 것만 면하는 비참한 생활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이제부터는, 안전하고 풍요로운 생활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 정기적으로 보급되어 있었던 부엌 쓰레기는, 인간이 없어져서 보급이 끊어져버렸다. 레스토랑이 있었던 방에도, 왠지 음식물은 일체 남겨지지 않고 있다. 거기다 인간과 함께 즐거운 음악이나 따뜻한 공기까지 없어져버렸다. 그것은 유감스러웠지만, 풍부한 자원이 이 건물에는 남겨져 있을 것이다.
이미, 인간의 눈을 무서워하면서 통풍관으로 이동할 필요는 없다. 이치는 통풍관에서 나와 복도의 한복판을 달리기 시작했다. 전에 알아본 바 복도의 막다른 곳에 계단이 있어, 그것이 쭉 밑의 층까지 통하고 있는 것 같다. 계단을 더듬어 가서 플로어를 이동하면서 여동생들을 찾아내고, 사는데 적당한 장소를 천천히 발견하는 것으로 하자.
하지만 인간용의 계단은, 자실장의 몸으로는 한 층 내려가는데도 대단한 고생이다.
한 계책을 생각해낸 이치는, 변소에 쌓여 있는 화장지를 안아 와서 그것을 계단 위로부터 바닥까지 굴러 떨어뜨리고, 종이로 미끄럼대와 같은 슬로프를 만들었다.
필경 화장지이므로 언제 밑바닥이 빠질지 모르고, 조금 불안하지만, 이 슬로프 위를 걷는 것이, 효율적으로 다른 층으로 이동할 수 있다.
화장지로 만든 슬로프를 신중하게 기어가 이치는 6층의 장난감, 애완동물 매장에 내려왔다. 애완동물 매장에서는, 이미 모든 애완동물이 철수되어, 다른 곳에 옮겨져 있었지만, 장난감 매장에는 아직 상품이 남겨져 있었다.
“테에에...” 자매중 제일 신중한 이치라고는 해도, 아직 한창 놀고 싶을 때의 자실장이다. 눈앞의 많은 장난감을 보면서 눈동자를 빛냈다.
이미 무서운 인간은 없다. 이 장난감은, 전부 자신들의 물건이다! 기뻐진 이치는, 테치테치 환성을 지르면서, 장난감 매장에 뛰어 들었다.
그 때, 이치는 문득 그리운 냄새를 희미하게 느껴서 발을 멈추었다. 그 부엌 쓰레기와 오수와 똥이 섞인 냄새는, 틀림없이 7녀 나와 8녀 야의 냄새다.
“나! 야! 어디에 있는 테치? 누나가 마중온 테치!” 큰 소리로 여동생들을 부르는 이치.
그러나, 그 목소리는, 매장에 허무하게 울릴 뿐 대답은 없다. “무서운 닌겐은 이미 없는 테치! 나와도 괜찮은 테치!” 이치는, 여동생들의 냄새를 찾으면서 걷기 시작했다.
여동생들의 냄새는, 테이블 위에 높이 쌓여진 된 작은 상자들 사이에서 느껴지고 있다. 하지만 거기는 자실장의 신장으로 오를 수 있는 높이가 아니다. 이치는 주위를 둘러보고, 소방차 장난감을 데굴데굴 밀어 와서 사닥다리를 당겨 테이블의 높이까지 드리우고, 그것을 타서 테이블 위까지 겨우 도착했다.
그 상자는, 과자와 작은 장난감이 세트로 들어간 상품이었다. 제일 밑의 상자의 구석에, 조금 녹색의 얼룩이 보인다. 거기에 코를 가까이 하고, 벌름벌름 냄새를 맡는 이치.
“야의 똥 테츄...” 2마리가 최근까지 이 플로어에 있었던 것은 틀림없다. 상자를 갉아먹어 열어 보면, 안에서는 쵸콜렛을 넣은 웨하스와 로봇 인형이 나왔다.
달콤한 향기가 나는 웨하스에 겁내면서 입을 대는 이치. 다음 순간, 입에 퍼지는 미지의 맛에, 이치는 엉겁결에 “테츄~웅♪” 이라고 환희의 소리를 질렀다.
여동생들의 수색을 계속하고 싶었지만 배도 부르고 오늘은 이미 늦다. 이치는, 빈 상자를 테이블 밑에 내던지고 소방차 사닥다리를 타서 밑바닥에 내려가 오늘밤의 잠자리를 찾기로 했다.
이 층은 지나치게 넓어서, 에어컨이 없으면 조금 춥다. 이치는, 폭신폭신한 봉제 인형이 나란히 놓여진 상품선반을 찾고, 여기를 오늘밤의 잠자리로 하는 것으로 정했다. 평소의 바람이 불어 지나가는 으스스하고 추운 통풍관과 다르고, 부드럽고 따뜻한 잠자리에, 이치는 바로 “스피~스피~” 숨소리를 세우기 시작했다.
여동생들과 함께 백화점 안에서 신이나 떠들면서 뛰어다니는 꿈이라도 꾸는 것일까, 이치는 “테치치...” 라고, 자면서 때때로 웃어 소리를 질렀다.
얼마 전에 이 백화점의 레스토랑에서, 손님에게 내놓은 식사에 실장석이 들어가 있었던 사실은, 순식간에 보건소에 알려졌다. 그리고 레스토랑에서의 사건 이전부터, 다른 층에 실장석의 서식이 확인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이 유효한 대책을 취하지 않은 사실도 동시에 표면화 되었다.
백화점 측에는 고의로 보건소로부터의 경고를 소홀히 한 의혹이 제기되고, 사태를 무겁게 본 시는 레스토랑이외의 플로어를 포함하는 건물전체에 대해서 1개월간의 영업 정지를 명한 것이었다. 단, 이 백화점이 이 정도의 장기의 영업 정지 명령을 받은 것은, 일부 시의회의원들이 뒤에서 부추겼다는 소문도, 그럴듯하게 들려왔다.
또 이 사건은 널리 보도되어, 신문이나 텔레비전 뉴스에 의해 그 지역에 두루 알려져 버렸다. 이 때만은, 어설픈 일류 백화점으로서의 지명도가 역날이 되었다. 두드러진 사건도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주간지들은 사회 정의와 보도의 자유의 미명 아래, 이 불행한 사건을 필요 이상 센세이셔널(Sensational)하게 조목조목 쓰고, 백화점을 공격했다.
백화점 측에서는 생선식품과 같이 금방 썩는 것과 폐점 이후 보살핌이 필요한 애완동물, 식물 등을 조속하게 빼내 창고나 같은 계열의 백화점으로 이송시켰다. 남겨진 상품도, 남의 눈이 없는 심야에 순차 옮겨 내보내는 것이 되고 있었다. 1월 중순에는, 남겨진 모든 상품의 철거를 끝내고, 계속해서 건물전체가 대규모의 청소와 해충, 해수 등의 구제를 실시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다.
영업 정지 기간 동안 사업자는 위생상태개선을 위한 계획을 책정하고, 보건소에 제출해서 승인을 받는 동시에 청소, 해충 및 해수 구제, 공기조절 설비의 보수 점검을 실시하고, 보건소의 현장 감사를 받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동안 백화점에서는, 경영간부나 건물관리 부서의 종업원 이외 심야에 상품을 이송하기 위한 작업원이 가끔 방문하는 정도로 대부분 무인이 된다.
불쌍한 많은 종업원들은 새해가 된 후 자신들의 직장이 과연 남아있을까, 라고 생각하면서 자택에서 불안한 연말을 맞이하고 있었다.
결국 이 백화점은 아주 중요한 연말 판매 경쟁을 폐점 상태로 보내는 것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된 이상, 철저하게 위생상태의 개선을 행하고, 사회적 신용을 되찾는 것 이외에 백화점이 살아남는 방법은 없다. 특히, 영업 정지의 원인이 된 실장석을 몰살시키는 것은, 경영 간부 이하 백화점 종업원의 총의가 되고 있었다.
인간이 백화점에서 종적을 감추고 나서 1주일이 지났다. 이치는, 연일 여러 층을 이동해서 여동생들의 모습을 찾아 헤매고 있었다. 그러나 여동생들의 흔적을 발견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모습을 발견하는 것은 전혀 할 수 없었다.
“모두, 어디로 간 테츄...”
이치는, 여동생들의 생존에 대해서, 서서히 불안을 느끼기 시작했다.
게다가 건물 내에는 음식물이나 물자는 대부분 남아있지 않다는 것을 알아챘다. 원래 이 건물 내에 있었던 물품은, 인간에 적합한 상품만이다. 인간이 없어지면, 철거되는 것은 당연했다. 게다가 기묘하게도 밤에 자고 있는 사이에 건물 내의 물품이 조금씩 사라져 가는 것이다. 이대로는, 이 낙원은, 머지않아 거대한 텅 빈 상자가 되어버린다. 이치는, 자신들 가족의 재산을 훔쳐가는 범인을 밝혀 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범인은 오늘 밤도 올 것이다. 오늘밤은 불침번을 해야 하다.
밤. 4층의 남성의류 매장에서 넥타이로 몸을 감싸서 추위를 견디어 내면서 졸린 눈을 찔러서 도둑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이치. 시계바늘이 12를 지났을 때, 드디어 도둑은 나타났다. 아래 층계로부터 계단너머에, 인간들이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린다. 드디어 그 목소리의 주인들은 이치가 숨은 플로어에 모습을 보였다. 쫙 켜진 밝은 빛에 놀라고, 계산대 카운터 밑에 몸을 감추는 이치.
온 인간들은, 아직 건물 내에 남아있는 상품을 밤사이에 이송하기 위해서 온 백화점의 작업원이다. 그들은 연배가 있는 작업감독의 지시를 받고, 제각기 층 내의 옷이나 마네킹 인형을 옮겨 내보내기 시작했다.
“닌겐놈들... 질리지도 않고 또 온 테치...!!” 옮겨 내보내지는 상품을 뒤에서 바라보면서 이를 가는 이치. 그것은 우리 가족의 물건이다! 멋대로 훔쳐가지 마라! 뻔뻔스럽게도 다시 모습을 나타낸 뒤, 자신들의 재산을 도둑질하는 인간들을 보며 분노로 몸이 굳는 이치.
1주일동안 백화점의 주인으로 군림한 이치는 이미 인간들을 무서워하지 않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인간들의 귀환을 만족해서 받아들일 마음 따위 없었다.
“이 건물은 이미 와타치들 가족의 물건테치! 닌겐 따위 내쫓는 테치!”
여러 층으로부터 물품이 사라져 가는 광경에 초조하게 굴면서도, 이치는 인간을 격퇴하는 기회를 붙잡기 위해, 숨을 죽여서 작업의 상황을 보아 지키고 있었다.
몇 시간 후, 작업인부들은 조금 휴식함 때문에 모여서 밑바닥에 앉은 채 담소하면서 마실 것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하기 시작했다. 바닥 위에 두어진 재떨이에는, 차례로 꽁초가 떨어져 갔다.
그것을 보고 이치는 공원에 살고 있었을 때, 인간이 버린 담배의 꽁초에 근처의 자실장이 접촉해서 대화상을 입은 것을 상기했다. 저 꽁초의 위력이라면 인간들 따위 죽일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다.
드디어 인부들은 일어서고, 작업 재개 전에 어떤 자는 쓰레기를 버리러, 어떤 자는 변소로 걸어갔다. 그것을 적당히 가늠하고, 이치는 방치된 되어 있었던 재떨이에 접근하고, 신중하게 꽁초를 선별한다. 그리고 아직 불이 꺼지지 않고 있는 꽁초를 집어 옆에 안아 아까 작업원의 한 사람이 향한 변소로 달렸다.
이치는 변소로 들어가서 인부의 한 사람이 독실에 들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독실 벽과 바닥과의 틈으로 그 독실 안에 몸을 비틀어 박고 무방비인 있는 인부의 배후로 갔다. 독실 안에 있었던 것은, 작업감독이었다. 감독은, 용변에 집중해서 이치의 모습은 알아차리지 못한 채 바지를 꺼내고, 일본식의 변기에 앉아서 힘주고 있었다. 이치의 눈앞에, 중년 남성의 거대한 엉덩이가 펼쳐진다.
“으으으...” 변비인가, 잠시동안 신음하고 있었던 감독이었지만, 드디어 신음소리가 한층 더 강해지고, 천천히 항문이 펴져 간다. “쳐먹는 테치!” 이치는,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항문을 목표로 해서 곧장 불이 켜진 꽁초를 찔렀다.
“으아아앗” 다음 순간, 감독의 절규가 변소에 울려 퍼진다. 감독은, 당황해서 일어선 순간에, 도어 노브에 머리를 부딪쳐서 넘어졌다. 갑작스런 고통에 기절하는 감독.
“치푸푸푸푸푸~ 멍청한 테치! 꼬락서니 보는 테치! 치푸푸, 푸푸푸푸”
기습에 성공한 이치는, 독실의 구석에 두어진 삼각 코너 안으로 뛰어들어가서 모습을 숨겼다. 한편, 감독의 비명을 들은 인부들이 무슨 일인가와 변소에 급히 달려 와 온다. 감독이 들어 있는 독실을 몇 번이나 노크 하지만, 대답은 없다.
과감하게 도어를 차 부순 일동이 본 것은, 엉덩이를 노출하고 항문에 담배를 꽂은 채, 기절하고 있는 감독의 모습이었다.
그 날의 작업은 중지가 되었다.
다음 날 밤. 어젯밤의 이치의 용감한 공격으로 타격을 받은 것에도 관계없이, 또 인간들은 왔다. 이치는 모습을 숨기면서, 인부들의 소지품을 훔치거나, 짐에 똥을 문질러 바르는 등의 게릴라 전술로 대항했다. 그러나 인부들은 조금도 철수하는 기색이 없고 담담하게 상품의 옮겨 내보내 작업을 계속한다. 다음 밤도, 그 다음 밤도, 인부들은 시간을 교대해 가며 상품을 옮겨 내보내고, 결국 백화점에서는 일절의 상품이 이송되어버렸다. 이치의 눈앞에는, 낮의 사이에 통풍관에 운반해 둔 미량의 식료나 물자가 남았을 뿐이다.
인간에 의한 불합리한 처사에 원통한 눈물을 흘리는 이치.
“어째서 닌겐은 와타치들을 그냥 놓아 두어 주지 않는 테치... 와타치들은, 단지 따뜻한 잠자리와, 굶주리지 않는 정도의 음식물과, 안전한 생활을 원하는 것인 테치...”
어머니나 자매와 함께 보낼 것이었던 풍요로운 생활의 꿈이 부수어져 이치는 “테에에에엥” 이라고 울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한편 인부들은 각처에 남겨진 똥이나, 계단에 산란한 화장지로 아직 건물 내에 실장석이 생존하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고 있었다. 상품을 이송하는 인부들은 가까이 증오스러운 실장석이 잠재해 있을 것인 것에 이를 갈면서도, 후일 예정된 대규모 청소와 해충 해수 구제가 행해질 것을 알아 단지 묵묵히 준비를 진척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또 1주일이 지나갔다. 건물 안에는 식료가 가 될만한 것은 일체 옮겨지거나 폐기되었다. 이치는 소중히 간직해 둔 식료를 다 먹어버린 후 최후까지 남아있었던 관엽 식물의 잎을 갉아먹으면서 굶주림을 견디어내고 있었지만, 결국 그것조차 운반되어 버렸다. 이치에게는 화장실의 일본식변기의 밑바닥에 쌓인 물 이외에는 배를 채울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또 3일이 지났다. 지방이 쌓여 뚱뚱했던 몸은 바싹 마르고, 창백한 피부에 갈빗대가 떠오르고 있었다. 마침내 마음을 굳게 먹고 똥을 먹어 공복감을 채우고 있었던 것도, 하루조차 가지 못했다. 영양이 모자랐기 때문에 똥의 양조차 줄어들어 가 드디어 움직이는 것도 귀찮아져버렸다. 음식물을 찾아서 각 층을 돌면서도 이미 이치의 의식은 몽롱해지고 있었다.
“더이상 안되는 테치...” 결국 힘을 잃고 바닥에 무너지는 이치. 그녀는 “테, 테...” 지친 듯 숨쉬면서 전부 포기한 것 같이, 어렴풋이 바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때, 돌연 이치의 눈에, 한 사람의 인간의 모습이 비쳤다. 그 인간은, 건물의 청소를 온 청소원이었다. 이 날은, 건물의 대규모청소를 실시하기 위해서, 아침부터 수십 명의 청소원이 백화점에 와 있었던 것이다. 영양실조로 감각을 상실한 이치는 많은 인간의 기색조차 알아차리지 못하게 된 것이었다.
이치에게 있어서는 아주 싫은 인간이라고는 해도, 몹시 약해진 자신을 구할 수 있는 최후의 희망이라고 멋대로 결론지었다.
“여기에서 도움받지 못하면, 굶어 죽는 테치...”
인간 중에는 실장석을 소중히 여겨 주는 좋은 자도 있다고 듣고 있었다. 지금은 그 가능성에 거는 수밖에 없다. 이치는, 남은 힘을 쥐어짜서 영양실조 때문에 후들거리는 발로 일어서서 뼈와 가죽껍질 뿐인 팔을 입에 대서 “테츄웅~♪” 이라고 필사적으로 울었다.
“닌겐씨, 와타치는 이미 배가 등가죽에 붙어 몹시 약해진 테치... 일주일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테츙, 이대로라면 죽는 테츄... 이런 불쌍한 와타치를, 아무쪼록 도와주었으면 싶은 테치...”
한편 청소원쪽도 이치의 모습을 알아차리고, 엉겁결에 비명을 질렀다.
“으아 더러워! 똥벌레다!” 이 청소원은, 실장석을 극도로 싫어했다. 창백한 얼굴로 부들부들 떨면서 아양떠는 포즈로 도움을 추구하는 이치의 따귀를, 빗자루로 마음껏 두들겨 팼다.
“테츄왓!” 이치는, 빗자루에 맞아 날아가 안면을 벽에 박았다. 그 때문에 으스러진 코에서 난 코피가, 벽에 적녹의 꽃을 피운다. “썅, 이 빌어먹을 똥벌레가!!” 청소원은, 빗자루를 휘둘러서 이치의 전진을 두들겨 팬다. “테직! 테쟉!!!” 압도적인 힘의 차이를 느끼고 약해진 몸을 질질 끌면서, 여기저기 도망쳐 다니는 수밖에 없는 이치.
한편 청소원도, 수많은 병균을 보유하고 있을 것이 분명한 더러운 실장석을 손으로 움켜 쥐는 것이 싫기 때문에 단지 빗자루로 찌르거나 두들겨 패고 있을 뿐이었기 때문에 치명상은 되지 않고 있었다.
“테에에엑!” 평소와 같이 벽에 입을 벌린 통풍구 안으로 뛰어드는 이치. 이 좁은 구멍 안으로 들어가면 도망칠 수 있다. 대단한 인간도 그것 이상 어떻게 할 수도 없다. “테헤, 테헤, 테헥... 어떻게든 달아난 테치...” 거칠게 숨을 하면서 안도하는 이치. 그러나 구멍의 철제 격자뚜껑으로 엿보는 청소원의 얼굴은, 별로 분한 것 같지 않다.
“그런가... 그런 곳에 숨어 살고 있었던 것인가!” 오히려, 묘하게 잘됐다는 표정을 하고, 등을 돌려 유유하게 통풍구로부터 떠나갔다.
몇 시간 후, 매우 지친 이치는, 통풍관 안에 눕고, 어느 사이인가 자고 있었다. 그 잠은, 관의 안 쪽에서 들려 온, “슛” 이라고 하는 공기가 새는 것 같은 소리에 방해받았다.
“테?” 누운 채, 소리가 하는 쪽으로 귀를 기울이는 이치. 본능이 위험을 느껴 이해하고 있었다.
드디어 소리가 나고 있는 방향에서, 뭉게뭉게 흰 연기가 흘러들어 온다. 그 연기에 쫓기는 듯이 바퀴벌레 몇 마리도 이쪽을 향해서 도망쳐 온다. 그러나 얼마 안 가 몸을 뒤집은 채 털투성이인 발을 버둥버둥 경련시키며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연기의 정체는, 훈증식의 살충살저(쥐)제였다. “테챠아악!!!” 남은 힘을 쥐어짜, 일어서서 도망치려고 하는 이치. 그러나, 바싹 마른 발로는 서는 것조차 뜻대로 안된다. 드디어, 이치 의 몸도 흰 연기에 둘러싸여 갔다. 처음 조금의 사이는, 연기를 빨아들이지 않기 위해 숨을 멈추고 있었지만, 드디어 참지 못하고 숨을 내쉬기 시작해, 가슴 가득 연기를 빨아 들여버린다.
순간, 혀에, 목에, 폐에, 점막을 태우는 것 같은 격렬한 고통을 느끼는 이치. “테학, 테각, 제핫” 비명을 지르며 목을 쥐어뜯지만 그럴 힘조차 없었다. 약제에 접촉한 피부가 진물러서, 전신을 경련시키는 격통이 온몸을 휘감는다. 목의 내벽이 새빨갛게 변하고 호흡은 더욱 급하게 변해 갔다. 콜록거릴 때마다 부은 목의 점막이 상처받고, 넘친 피가 입으로부터 토해져 왔다.
드디어 연기가 흘러 떠난 후 움직이지 않게 된 바퀴들에게 섞여, 이치는 전신이 경직된 채 누워있었다.
“물을 원하는 테치....” 이치는 전신의 아픔을 견디어내면서 간신히 기어가서 통풍구에서 빠져 나와 변소로 향했다. 변소의 도제 타일의 밑바닥에는 어느 사이엔가 흰 가루가 가득 뿌려져 있었지만, 물을 찾는 것에 열중한 이치에게는 그런 것을 알아차릴 겨를이 없다.
변소 안에 기어 들어가자마자, 가루가 먼지처럼 공중으로 떠오르고, 그것을 빨아들인 이치는 구강을 태우는 듯한 격통을 느낀다. 계속해서, 체내의 구멍이라고 하는 구멍으로부터 적녹의 피가 토해진다. 또, 가루가 눈에 들어간 순간, 눈꺼풀을 열고 있을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 느껴진다.
“테챠아악...!! 눈이... 눈이..!!” 양 눈을 감싸고 데굴데굴 구르는 이치. 구르다가 독실의 일본식 변기 속으로 굴러가 떨어졌다. 떨어진 순간 찰싹, 하고 소리를 내면서 물이 튀어 오른다.
그 흰 가루는, 강력한 독성을 가진 즉효성의 살저(쥐를 죽임)제였다.
일본식 변기 속에서 등이 물에 잠긴 채, 이치는 변소 천장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약제에 당해서 시력은 대부분 상실되고 있어, 단지 자신을 감싸는 그늘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는 정도에 불과했다.
지금, 이치의 의식 속에서는, 태어나서 지금까지의 사건이 주마등과 같이 벌어져 있었다. 가난해서 비참한 생활이었지만, 어머니나 여동생들과 지낸 애정 넘치는 시간이 임종의 순간 선명하게 되살아난다.
‘니, 큐... 지금 가는 테츄...’ 굶주리고, 쫓기고, 약에 당해 정신이 나가기 직전이었던 아까까지의 마음이, 거짓말처럼 온화해져 갔다.
그 때, 천장의 형광등이 쫙 밝아졌다. 이미 시력을 거의 상실한 이치의 눈도, 그 밝음을 잡을 수는 있었다. ‘테... 천국으로의 문이 열린 테츄...?’ 이치는, 이미 행복회로를 풀 회전 시켜서 위석을 자괴하려 하고 있었다.
그런 이치가 굴러가 떨어진 일본식 변기 속을, 한 사람의 인간이 들여다봤다. 아까와는 다른 청소원이다.
“뭐야, 자충인가... 아까의 약제 살포에 당한 것이구나. 스스로 무덤으로 굴러 들어와 인간님의 수고를 아껴주다니, 기특한 놈이잖아? 좋아, 볼일도 끝났으니 단숨에 흘려보내 주마”
청소원은 이치를 향해서 그렇게 말을 건 후 바지를 벗어 이치의 바로 위에서 힘주기 시작했다. 배출된 대변이 몹시 약해진 이치의 몸 위에 덮친다. 그 냄새와 무게에 이치는 “테츄...” 라고 고통스러운 듯 섬약하게 울었다.
용건을 마친 청소원은, 일어서면 발로 변기의 옆에 있었던 바를 밟았다. 순식간에, 변기 안(속)에 심한 수류가 일어난다.
“테쟉!! 마마앗!!!“
그 물줄기에 휩쓸려, 안에서 이쪽저쪽 부딪치면서, 이치는 컴컴하고 좁은 하수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차가운 오수로 가득 찬 격류 속에서 이치는 발버둥치고, 관 속을 필사로 할퀴면서 흘려져 갔다.
청소원은 이치의 단말마의 비명이 하수관의 안 쪽으로 사라져가는 것을 끝까지 보고 확인한 후, 조용히 손을 합쳤다.
1월 말. 백화점 있어서는, 기다리고 기다렸던 영업 재회의 날이 왔다. 작년 말에 업무정지 명령을 받은 이래 백화점 종업원들은, 영업 재개를 위해 보건소와의 사이에서 방대한 사무처리를 잘 다루어 왔다. 그리고 요전에 최후의 현장감사에 승인을 받고 떳떳하게 영업 재개가 된 것이다. 백화점의 종업원들은 새로운 치장 개점에 즈음하여 아침부터 몰려든 손님을 유도하는데도 쫓겨 있었다.
한편, 백화점에서의 사건으로 인해 치밀하게 행해진 실장석 구제에 의해, 거리의 공원에서도 실장석은 일소되어 있었다. 작년 이맘때쯤 이라면 혹독한 겨울을 넘긴 얼마 안 되는 실장석들이 봄을 맞이해 일제히 만발하는 꽃의 화분으로 수정하고, 단숨에 숫자를 늘렸을 터이지만 올해는 공원에서 귀에 거슬리는 자실장들의 우는 소리가 들리는 일은 없었다.
공원에서의 일제구제와 더불어 일찍이 이치 일가가 살고 있었던 골판지 하우스도, 안에 모아서 저축되어 있었던 잡동사니들과 함께 폐기되었다.
이렇게 해서, 이 가족은 세상에 자그마한 흔적조차 남기지 못한채, 티끝없이 사라졌다.
-끝
이걸 빼놓고 왔었네. 아마 졸린 와중에 한국 작품 마트의 실장석과 헷갈려서 그랬나봄.
이런 명작을 몰랐다니 감격한데스웅~!
답글삭제테에..닝겐 꼬마가 불쌍한 데수웅..
답글삭제띵작인 데승
답글삭제데프프프 교육도 안시켜서 분충자식만 낳은거 보니 원사육실장이라는 친도 분충이라 쫓겨난게 분명한데승 데프프프
답글삭제「때렸테츄!」「마마에게도 맞은 적이 없는데, 두 번이나 쳤테츄!」ㅋㅋㅋ 건담 패러디 ㅋㅋㅋㅋㅋ
답글삭제와 이 더러운 똥벌레씹버러지새끼들은 싹 다 조지고 십대를 멸해야 한다 생물이 아닌 순수 쓰레기 그 자체
답글삭제과몰입 존나하네 찐따년
삭제위석을 적출해내 잘게잘게 썰어서 재생할때마다 반복시키는 그런 최후를 원했는데 아쉽군요..
답글삭제진짜 빡치게 만드는 세레브한 작품 ㅇㅈ 이때까지 본 참피물 중에선 역대급 민폐인듯
답글삭제사이다~
답글삭제진짜 여자애는 무슨 죄냐ㅋㅋㅋ실장석 냄새를 깊이 들이마신 다음 저실장까지 한입 먹음ㅋㅋㅋㅋㅋㅋ
답글삭제여자애 진짜 불쌍하네 ㅋㅋㅋ
답글삭제으으 찢어죽이고싶다
답글삭제우지챠 사과하는 레후...꼬마애에게 사과하는 레후... 미안한 레후...
답글삭제진짜 띵작. 착한 실장석이라 함은 죽은 실장석 밖에 없지. 양충이니 모성애나 우애가 깊다니 해도 결국 모든 실장석은 민폐짓만 하고 이기적인 쓰레기 이하의 생물일 뿐.
답글삭제분충 일가 덕분에 죄없는 백화점이 엿먹네 ㅋㅋㅋ
답글삭제개씨발 좆같은 해충때문에 몇명이 피해를 본거야?
답글삭제진짜 착한 참피는 죽은 참피 밖에 없네 ㅋㅋㅋ 저 일가 하나로 몇 명의 인간들을 엿먹인거냐 ㅋㅋ
답글삭제진심으로 죽이고싶은건 이번이 처음인것 같다 ㅋㅋㅋㅋ
답글삭제와 진짜 씹분충이네
답글삭제글 잘쓴다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