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북쪽인 이 지방에도 온난화의 영향은 있었고, 옛날에 비해서 눈이 많이 줄어들었다.
노인들은 기후의 변화보다도 직접 생활에 관계되는 제설작업의 노동에서 해방된 것을 기뻐하고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것을 기뻐할 여유가 있는것은 인간이기 때문인 것이고, 인간 이외의 생물에 있어서는 힘든 겨울이 늘어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었다.
특히 야생동물에 있어 기후의 변화에 의한 먹이의 감소는 무시할수 없는 수준까지 일반화되었고, 요 몇년간 산에서 인가로 내려오는 곰과 멧돼지, 사슴 등에 의한 농가 피해도 무시할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특히 위기상황에 빠진 소수의 생물이 이 산중에도 있다.
인가도 드문 한 눈밭.
산에서 내려온듯, 그곳을 웅크린듯한 모양으로 나아가는 녹색의 무언가가 있었다.
너무 발효된 채로 굳어져버린 빵 반죽같이 뒤룩뒤룩한 얼굴은 이끼가 자라는게 나아보인다고 생각할 정도로 두껍게 겹쳐있었다.
때와 가느다란 튼살, 무언가의 충돌에 의한 부어오름, 곳곳에 부어오르지않은 이상한 함몰.
조각칼로 함부로 새긴 것 같이, 닫히지 않는 역삼각형의 입에서는 시궁창에 얼굴을 들이민듯한 냄새가 떠돌고, 두꺼비를 짓누르는듯한 독특한 탁한 울음소리가 천식처럼 반복되고있다.
입의 위에는 코딱지와 먼지가 막혀서 한숨 들이쉴때마다 귀에 거슬리는 호흡음을 내는 두개의 구멍이라고 밖에 할수없는 코가있다.
더 위에는 또한 피부에 구멍을 뚫고 채운것 뿐인것 같은 눈.
건조하고 부패한 토마토 같은 검붉은 한쪽눈과, 마찬가지로 푸른곰팡이가 핀것같은 곰팡이 색깔의 다른쪽눈이 부들부들 작게 경직하면서 바쁘게 주위를 보고 있었다. 눈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수상한 그 눈에서는 진흙을 물에 녹인 것 같은 눈물과 피눈물이 동시에
흐르고있다.
몸을 덮는 녹색 천, 두건도 그 정체는 불명이며, 피부의 변이와 함께 털의 변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그것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옷 같은 물건을 걸친 주제에 세탁도 벗는것도 모르는 그것은 당연히 태어난 순간부터 더러워지기만 한다.
지금은 녹색이 맞기나 한건지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로 더러워지고, 헤어지고, 몸에서 나온 때와 밖에서 온 더러움, 자신의 배설물이 묻어 여기저기 딱딱하게 변질된 그것은, 너덜너덜한 악취발생기였다.
머리에 있지만 두건이라고 부르기에는 뭣한 그것의 아래에 있는 아무런 의미도 없이 긴 머리카락은, 시든 뿌리처럼 초라하게 꼬여있어, 뭔가 걸릴때마다 아무런 저항없이 후둑후둑 끊어진다
탄력이고 뭐고 없는 그것은, 동물을 말할때의 털의 역할을 내던지고있다.
그것은 실장석..
산에 들어서면 곰이나 다른 동물에게서 예외없이 적으로 간주되어 죽임당하고, 사람 사는 마을에 다가서면 즉시 만에 하나의 예외도 없이 인간에게 미움받고, 쫓겨나고, 물고 늘어지면 빠루같은 것으로 머리가 박살난 후 악취를 막기 위해 흙에 파묻힌다.
각각의 이유는 단순.
해수이기 때문이라는 한마디로 귀결된다.
동물에게서조차 그런 취급을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산에 들어선 그것이 미움받는 이유를 보이는 것은 식사할 때.
동물조차도 본능에 새겨진 룰을 지키고, 내년의 결실을 위해 모든 것을 먹어치운다든가 하지않는 과일과 나무열매, 버섯, 씨앗 등의 임산물을, 보기만 하면 배가 고프거나 말거나 상관없이 뿌리채 먹어치운다.
게다가 쥐고 먹는 방법이 나빠서 있는 음식을 절반 가까이 떨어뜨리거나 밟거나 해서 쓸모없이 만든다.
보통이라면 어떤 동물이 먹다 남긴 과일 등도 다른 소동물이 먹거나 할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손 댄 물건은 그러한 자연의 재활용이 돌지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이 입을 댄 물건은 동물조차도 질릴 정도로 심한 냄새가 배게 되고, 덧붙여서 달라붙은 침 때문에 순식간에 부패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먹을 때의 추한 웃음과 상스러운 웃음소리는 동물에게도 기분이 상하는 모양이다.
어떤 행동인가하면, 그것은 대부분의 경우 식사 중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다음과 같은 행동을한다.
생물 피라미드 하층에 있는 대부분의 녀석은 항상 기아에 허덕인다.
물론 평소 최하층 중의 최하층에있는 그것은 아사 직전에 덤불에 휘감긴채 자라고있는 붉은 열매를 발견하자 방금까지 녹색의 음식물 쓰레기가 애벌레처럼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 스프링처럼 튀어 일어난다.
그리고 어떻게 그런게 가능한지 신기할 정도로 침을 퍼뜨리면서 열매에 다가가서는 땅에 가지를 꽂아 연것 같은 코를 킁킁거리며 익은 열매의 향기를 맡는다.
보통의 생물이라면 기뻐하면서 먹겠지만, 그것은 한순간 사상의 누각에 올라서 행동을 시작한다.
배가 비명처럼 꼬르륵거리고, 기뻐하는 장이 제멋대로 똥을 흘린다.
좋은 냄새가 나던 그곳은 한순간에 진흙색과 악취로 덮인다.
그것은 냄새를 맡더니 손가락이 없는 손으로 열매 한송이를 꾸직꾸직 으깨면서 집는다
핥짝 하고 한번 핥더니 흥 하고 비웃는듯한 얼굴로 붉은 열매를 내려다본다.
그 얼굴은 이렇게 말하고있다. 고귀하고 최강의 존재인 자신에게 먹힐 수 있으니까,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감사하게 먹히도록 해라, 라고.
그것은 식물에 대해서조차 자신이 굉장한 존재라고 말하지 않으면 기분이 풀리지 않는 것이다.
그러고나서야 그것은 열매를 씹는다.
세계의 상스럽다는 단어를 집약해서 물질화한듯한 먹는 방법으로.
아무에게도 넘겨주지않는다. 모두 내것이다. 그것이 당연하다. 먹혀서 고맙겠지. 더 먹혀라. 독특하고 거슬리는 소리로 그것은 그렇게 외치는 모양이다.
대체 이 썩은내는 무엇인가, 하고 식사 현장에 나가선 동물에 대해서도, 그것은 하등동물을 경멸하는 시선과 함께 흥 하고 콧방귀를 뀐다.
코에서 청녹색의 콧물을 흘리면서.
그리고 짧은 손을 입에 갖다대고, 천박하고 상스러운 저능한 생물이다, 라고 말하는듯한 몸짓으로 몸에서 악취와 더불어 깔보는 오라를 내뿜는다.
그때의 눈동자는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로 혐오스러운 웃음을 띄우고있다.
그리고 보통의 경우, 마지막은 쉭쉭 하면서 손가락이 없는 손을 우아한 몸짓이라는 듯이 흔들어서 동물을 쫓아내려고 하고, 두꺼비의 단말마같은 트림과 축축한 소리의 방귀를 동시에 내뱉는다.
그 추악한 행동을 한세트 보고 냉정할수 있는 동물은 없다.
곰의 경우
그때, 성체는 세마리였다
일단 나무조차도 쓰러뜨리는 그 발톱을, 한마리의 썩은 토마토같은 감촉의 얼굴에 달리게한다.
뿌직, 하고 순간적으로 고름이 터지는듯한 소리가 나지만, 거의 동시에 지면까지 파헤칠 정도의 힘으로 땅에 내동댕이 쳐진 그것은 이미 소리 하나 내지 못하고 완력에 의한 용호난무로 십초도 지나지않아 흙투성이의 다진고기가 된다.
남은 두마리는 그 박력에 놀라 똥을 지리며, 서로를 앞으로 밀면서 변색한 눈물을 흘리며 추하게 목숨을 내밀게 하고있다.
한마리의 다리가 휘청이며 얼굴부터 땅에 쓰러진다.
다른 한마리가 얼씨구나 하고 후두부에 뛰어올라, 별로 무겁지도 않은 체중을 실어 몇번이고 널뛰기를 한다.
그리고 왜인지 곰을 향해서 가슴을 편다.
그것은 이렇게 말하고있다.
나쁜 녀석은 해치웠다.
그리고 뽐내는 채로, 이번에는 손을 내밀고 자, 자, 하고 제스처를 한다. 그 의미는 이러하다.
나쁜 녀석은 이녀석이다. 이녀석을 해치웠다. 그러니까 뭔가 먹을 것을 내놓아라. 얼른 해라 이 눈치없는놈아.
곰은 그 구역질나는 제스처에 자제심을 잃고 울부짖는다.
그 소리에 서있던 한마리가 놀라서 똥을 뿌린다.
동시에 쓰러져있던 한마리 위에 올라있던 한마리의 머리위에 곰의 굴강한 다리가 떨어진다.
바위가 떨어지는듯한 강렬한 일격, 두마리는 한순간에 흙투성이의 녹색의 얼룩이 된다.
여우의 경우
성체와 새끼가 두마리 있었다.
여우는 나름대로 높은 지능다운 지능이 있었기에, 물면 입에서 냄새가 나게된다는 것을 순간적으로 알아챈다.
그렇기에 일단 성체에서 제일 냄새가 적은 옷 끝을 일단 물어서 움직이지 못하게한다. 원래부터 걸음걸이의 서투름에 있어서는 비교할바가 없는 스펙이지만, 여우의 분노는 어떤 방법의 도주도 허용하지 않는다.
성체는 무슨짓이냐 이 짐승아, 하면서 분노로 얼굴을 일그러뜨리지만, 다음 순간 그 눈이 튀어나올것처럼 부릅떠진다.
몸이 하늘을 날아 휘둘러진다.
여우는 주저앉아 똥을 흘리고있는 새끼 두마리를 향하여 성체를 집어던진다.
그것은 한마리에 직격하였고 성체의 머리는 절반 함몰, 새끼의 머리를 완전히 박살냈다.
여우는 다시 소매를 물어서 이번에는 성체를 망치처럼 휘둘러 남은 새끼에게 몇번이고 내리친다.
새끼는 진흙에서 거품이 올라온다고밖에 생각되지않는 소리로 몇번이고 비명을 지르지만, 근성이 없는 육체는 순식간에 형체를 잃고 찌부러진다.
성체는 괴로워하면서도 아직 숨이 붙어있다.
그 순간, 성체는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가장 높고 비장한 목소리로 울었다.
실제로는 트림과 별 차이없는 소리였지만.
여우는 처음으로 성체를 용서해줄까 하고 생각했는지 입을 뗀다.
냄새때문에 코가 삐뚤어질것같을 정도이니, 두번다시 얼굴을 보이지만 않는다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손도 발도 제대로 움직이지 않게되었음에도 해방되었다 → 자유의 몸 → 모든것이 생각대로 → 자신이 최고, 라고 사고가 제한없이 부풀어버린 성체는 사타구니에 손을 넣어 똥을 집고, 여우를 향해 이거나 먹어라, 하며 집어던지려고 했다.
여우의 분노가 끓는점에 도달하였고, 농담처럼 꼴사납고 느릿느릿한 투척자세로 승부가 될수 있을리가 없다.
여우는 태어나서 처음이라고 할만한 살기를 내뿜으며 그것의 옷을 물고, 몸이 떠오를만한 힘으로 휘둘렀다.
다음 순간, 그것은 탄환처럼 바위에 날아가서 처음으로 도착한 머리는 흙탕물이 들어간 물풍선같은 소리를 내며 바위의 얼룩이 되었다.
원숭이의 경우
성체가 세마리, 자실장이 여섯마리, 구더기가 열마리였다
몸의 일부가 없는 자실장도 있다.
하지만 세마리의 성체는 일단 자신의 식사를 무엇보다 우선시켰다.
자실장은 자실장대로, 조금만 덤불 곁으로 오면 다른 열매가 있을텐데도 한가운데가 가장 맛있다, 한가운데에서 먹는게 가장 위대하다, 가장 아름다우니까 자신 이외에는 있을수 없다, 등의 아무 근거도 없는 자신감과 이유로 성체 사이에 억지로 파고들려고 하고있다. 방해받은 성체는 분노의 소리를 올리고 일그러진 동그라미로밖에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자실장의 정수리를 때린다.
눈이 절반 날아가고 입과 코에서 체액을 뿜는다. 성체라고는 해도 그 미약한 힘으로 때린것인데 이정도이니, 자실장의 몸이 얼마나 허술하게 만들어져있는지 상상도 가지않는다.
자실장는 녹색의 거품을 뿜으며 졸도했다.
남은 자실장들은 그 자실장을 보고 도와주려고도 하지않고, 그저 뒤에서 낄낄거리며 입에 손을 대고 웃고있다.
바보같은 놈, 머리가 좋은 자신들과는 차이가 난다, 그렇게 생각하는것을 추악한 웃음에서 읽을수 있다.
그리고 그런 자실장들이 머리가 좋은것인가 하면 물론 그런것은 아니고, 그저 허세를 떠는 것이 고작으로 다리가 움직이지 않을 뿐이다.
구더기는 졸도해있는 자실장의 가랑이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똥에 어그적 어그적 소리를 내며 기어가 모여서, 귀를 막고싶을 정도의 소리로 그것을 홀짝홀짝 소리를 내며 후루룩거리며 마신다.
지옥과 같은 광경이다.
거기에 악취의 발생을 알아챈 원숭이가 두마리 와서 나뭇가지 위에서 그것들을 발견한다.
척후의 두마리는, 떠도는 악취에 입을 막았다.
성체의 한마리가 나무 위의 원숭이를 눈치챘다.
썩은 올리브같은 눈으로 자신을 보고있다고 알아챈 원숭이는 그것만으로 등골이 서늘해진다.
공포가 아닌 기분나쁨으로.
영장류로서 감정이 풍부한 그들은 그 눈동자가 얼마나 역겨운지, 그 눈동자의 바닥에 있는 어떤 추함이 있는지를 이해할수 있었다.
세마리는 손가락이 없는 손으로 원숭이들을 가리키고, 입에 손을 대며 개구리의 단말마같은 소리로 웃는다.
그리고 잠시 후, 이번에는 갑자기 원숭이들을 향해서 이빨을 드러내며 화낸다.
원숭이는 갑자기 웃더니 뜬금없이 화낸다, 의미를 알수없다, 이녀석들 미친건가? 하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 이유는 이러하다.
처음에 세마리는 원숭이들을 보고 약속한것처럼 근겅벗는 자신과 이유로 비웃음을 지었다.
얼마나 추하냐, 꼴보기싫은 생물이다, 거기에 비해서 어째서 자신들은 이렇게나 고귀하고 아름답고 머리가 좋을까,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웃고있었다.
그런 거만함이 이번에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저런 추한 것에게까지 안쓰럽다고 생각하다니, 자신들은 얼마나 자비심 깊고 겸허한 존재일까.
이렇게 머리가 좋고 아름답고 완벽한 존재인 자신들은, 보게 된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 일생 받들어 모실 신과 같은, 아니, 신이 맞다.
그런데 저 추한 놈들은 위에서 자신들을 내려다보고있다.
저런 무례한, 저런 염치없는, 저런, 거만한 놈들이 있나.
용서할수 없다. 일단은 도게자를 시키고 그 머리를 이 아름다운 발로 밟아주마.
그리고 달콤한 것을 산처럼 가져오게 하자.
그 후에는 기분좋은 침상을 준비시키고 몸을 씻기고 아름다운 이 몸을 가끔씩 볼수있게 해주자.
그러니까 지금 당장 자신들 앞에 내려와서 도게자를 해라. 뭐하는게냐? 어째서 너희가 말한 약속을 지키지않느냐. 이 악독한 놈들아. 추한 쓰레기들아!
세마리는 그 잠깐동안의 시간으로 여기까지 원숭이들을 깎아내리고, 서로 한마디도 말도 의사도 나누지 않았음에도 약속까지 하고있었다.
자신들의 머리속에서.
원숭이들은 그런것을 알지못한다.
눈 앞에 있는 것은 악취를 풍기며 추한 모습을 비비꼬면서 귀중한 식량을 오물투성이로 하는 시끄러운 오물.
그런 것이 어째서인지 자신들에 대해서 무례한 일을 생각하고있는 모양이다.
그걸로 충분하다.
두마리는 길게 울음소리를 냈다.
아래에 있는 그것들은 그 커다란 소리에 예외없이 주저앉아 똥을 흘렸다.
구더기 한마리가 주저않는 성체의 아래에 깔려 축축한 진흙같은 단말마를 올리며 문자 그대로 똥투성이가 되어 절명한다.
몇 분 후, 주위의 나무 위에는 원숭이의 무리가 몰려와있다.
땅위에도 같은 수의 원숭이 무리.
총 수는 50마리는 있는 모양이다.
그들은 이 산에서도 큰 편의 무리였다.
백개 가까운 눈이 하나도 남김없이 적의에 차서 빛나고있다.
태어나기 전부터 분위기를 읽는 신경을 어딘가에 잊어먹고 온 그것이라고 해도, 이것은 안좋은 상황이라고 알아챈다.
성체는 주위를 둘러보고, 포위되었다는 것을 안다.
아이들은 머리가 찌그러져 경직해있는 자실장을 중심으로 굳어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도 상황을 이해할수없는 구더기는 절명한 한마리를 제외하고는 행복한 얼굴로 자실장이 흘린 똥을 핥고있다.
성체가 갑자기 구더기 한마리를 집어든다.
구더기 중에서도 가장 뒤룩뒤룩 살쪄서, 백돼지에서 손발을 떼고 녹색으로 칠한듯한 개체.
그리고 그것을 가장 눈빛이 날카로운 보스원숭이에게 내밀었다.
보스원숭이는 무엇을 하는것인가 살짝 흥미를 가진다.
그러더니 그것은 구더기를 갑자기 가운데에서 와직 하고 접어 꺾는다.
구더기가 지금까지 겪은적 없던 고통과 공포로 방귀같은 비명소리를 올린다.
성체는 구더기의 접힌 부분에서 흘러나온 체액으로 얼굴과 몸을 더럽히며, 거슬리는 비명과 경직이 몸에 전해지는 것에도 상관하지않고 그대로 물어 뜯어서 두조각으로 찢는다.
구더기는 양 눈알이 절반 이상 튀어나왔고, 썩은 생선회같은 색의 혀를 입에서 잔뜩 내놓은 채로 절명해있다. 찢어진 쪽에서는 녹색의 물감과 진흙을 섞은듯한 체액과 젓갈같은 내장이 흘러나와 떨어진다.
보스원숭이 이하, 모든 원숭이가 말을 잊는다.
저녀석 지금, 무슨짓을 한거야?
원숭이가 말을 잊게 만든 그것은, 원숭이로서는 믿을수 없는 행위를 한다.
접어져서 찐고구마처럼 된 구더기의 한쪽을 갑자기 으적으적 씹는 것이다.
그 눈은 과자를 먹고있는것과 같은 황홀.
그리고 한쪽의 그것을 원숭이를 향해서 내민다.
입안을 적녹색의 고깃조각과 액체로 채운 채로, 양치질하면서 웃는듯한 섬뜩한 소리를 숲에 울린다.
그것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렇게 맛있는 구더기를 너희들에게 절반이나 먹도록 해주겠다. 그러니까 보내달라, 라고.
잠시의 침묵 후, 보스원숭이의 빨간 얼굴이 불이 붙은 모양으로 격렬하게 붉게 변한다.
이녀석들은 방금 자신의 아이를 죽이고, 그리고 먹었다.
웃으면서 자식을 먹고있다
게다가 봐라.
떨어진 체액을 탐하여 새끼와 구더기까지도 상대를 밀치며 그것을 핥으려고 하지않느냐.
원숭이들의 분노는 말로도 표현되지 않았다.
보스원숭이가 유달리 큰 소리를 낸다.
그것은 전투개시의 신호.
소리에 주저앉은 그것들은 이미 금붕어처럼 입을 뻐금뻐끔거릴수밖에 없었다.
지면의 젊은 원숭이가 다섯마리, 각각 손에는 두꺼운 물건이나 가느다란 물건, 나뭇가지, 버려진 각목을 들고 그것들에 덤벼들었다.
일단은 구더기를 먹은 그것에게 녹슨 못이 박힌 각목을 후려갈긴다. 머리통은 피했지만 얼굴 앞에 그것이 스치면서 못이 오른눈을 할퀴고 그대로 얼굴의 아래까지 피부를 찢어벗긴다.
성체는 입이 찢어진 채로 탁한 비명을 올린다.
소리가 마음에 들지않았던 다른 한마리가 예리하게 갈라진 나뭇가지를 입안에 쑤셔넣는다.
나무의 가시가 주위의 살을 찢어발기면서 완전히 목을 관통했다. 가지는 도중에 솔잎과 같은 모양으로 크게 갈라져서, 목과 등쪽으로 튀어나왔다.
다섯마리의 원숭이는 일단, 어쨌거나 구더기를 먹은 성체를 집요하게 두들긴다.
한대 칠때마다 머리가 움패고 머리와 몸체에서 체액이 흩날리면서 손발이 너덜너덜하게 형체를 잃어간다.
고통으로 제정신을 차린건지, 겨우 남아있는 한쪽눈이 원숭이를 노려보았다. 무슨짓이냐, 이 쓰레기놈들이, 하고.
다섯마리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그 노려봄은 대단한 것이었다.
한마리가 눈알에 가지를 찔러넣고 그대로 빙글빙글 하고 뇌를 휘젓는다.
일그러지고 경직된 그 모습은 섬뜩한 것이었지만 다섯마리의 공격은 더욱 격렬해졌다.
이윽고 한마리가 가지를 버리고, 커다란 돌을 양손으로 들어올린다.
다른 원숭이는 무엇을 하는건지 즉시 알아채고 후다닥 몸을 뒤로 뺀다.
원숭이 앞에는 옷을 입은 다진고기처럼 된 그것이 숨을 쉬고 있는지 어떤지도 알수없는 모양으로 모로 누워있다.
돌을 들어올린 원숭이는 외마디 소리와 함께 그것을 떨어뜨렸다.
머리에 떨어진 돌이 두부라도 으깨는것처럼 저항없이 머리를 눌러부수고, 그대로 돌은 지면에 부딛혔다.
부위에 녹색의 토사물같은 오물을 뿌리면서.
보스원숭이가 소리를 올리자 다섯마리가 물러갔다.
물론 이걸로 끝이 아니다.
다시 한번 소리를 내자 이번에는 남아있던 그것들에게 나무 위에서 돌과 나뭇가지가 비처럼 쏟아진다.
무슨일이 일어나는지 알지못한 성체 한마리는 얼굴에 떨어진 돌이 턱을 부수고 목이 막힐때까지 아픔을 느끼지못했다.
다른 한마리는 덤불로 도망치려고 했지만 둘러싼 원숭이들이 돌을 던지기 시작했기에 마찬가지로 얼굴에 돌을 맞아 진흙같은 피를 뿜으면서 데굴데굴 구르게 되었다.
구더기는 돌맹이 하나로 간단하게 뿌직하고 찌그러지고, 자실장도 둘이나 셋 정도의 돌과 나뭇조각에 맞는것 만으로 뼈가 함몰되고 피부에 가지가 꽂혀서 고통에 일초도 버티지못하고 절명했다.
잠시 후, 보스원숭이가 다시 소리를 내어 원숭이들에게 공격을 중지시켰다.
썩은내가 나는 그것들이 있던 장소. 그곳은 냄새는 변하지 않았지만 살아있는 생물은 없게 되어있었다.
녹색의 액체, 겨우 고체형태가 남은 고깃조각, 녹색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옷같은 잔해를 남기고, 생명은 사라져있다.
이런 모양으로, 실장석과 만난 생물은 예외없이 그것들을 적으로 보게 되고, 만에 하나 적대심을 가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생물조차도 자신들의 방약무인한 태도로 적대심을 불러일으킨다.
모든 동물의 행동에서 공통되는것은 고기 한조각 조차도, 어느 한마리도 먹으려고 하지않는다는 것.
사냥감으로서의 가치는 완전히 제로니까.
귀중한 먹이를 망쳐놓는데도 그것 자체는 피 한방울조차 먹을 가치가 없다.
실로 동물에 대해서조차 백해무익인 최저최악의 존재가 실장석인 것이다.
지금, 눈 위를 기어가는 그것은, 방금 원숭이의 공격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성체였다.
공격에 의한 부상에 의해, 그냥도 기분나쁜 그 모습은 실로 요괴같은 모양이 되어있었다.
그러한 외견의 불쾌함, 끓어오르는 악취, 귀를 막고싶어지는 울음소리를 내는 그것이, 새하얀 눈 위를 기듯이 걸어간다.
기어가는 이유는 물론 걸을 수 없기때문이다.
보통이라면 그 몸이 만들어지길 그모양이라 눈 위에서 제대로 걸을수도 없겠지만, 그래도 네발로라도 걸을수가 있다.
하지만 지금의 그것에는 몸 전체로 기는것 이외에는 나아갈 방법이 없다.
일그러진 손발손발, 소모된 체력, 멀쩡한 곳이 없는 뼈와 내장.
이것이 모든것.
눈 위를 나아갈때마다, 그 나아간 자국에는 적녹색과 악취가 남는다.
느닷없이 곱사등이처럼 불룩한 등이 꿈틀 하면서 움직이고, 약한 소리가 들린다.
등에는 한마리의 구더기가 있다.
도와주려고 한 것은 아니다.
그때에 구르면서 필사적으로 덤불로 도망가려고 한 때, 한마리의 구더기를 방패로 삼으려고 엉겁결에 집었고, 그 구더기는 옷 안에 도망친 것 뿐이다.
다행히 살아남았다고는 하지만, 이미 상당히 두들겨 맞았고, 그 얼굴은 이게 얼굴이라고? 하고 실장석조차 고민할 정도로 망가져있다.
몸을 움직일 체력도 없고, 그저 기어서 산을 내려가는것이 고작이지만, 등의 구더기는 일단은 숨을 쉬고있다.
1미터에 1분정도 걸려서, 5미터나 나아간 그것은 헉헉거리며 거창한 호흡음을 내며 눈에 얼굴을 부딛히며 모로 누웠다.
물건을 집는것을 포기한 물고기조차도 뼈에는 손가락의 흔적이 남아있건만, 실장석의 손발에는 그것이 없다.
실장석의 뼈는 개체에 따라서도 수가 다르다고 하는 이상한 구조때문에, 말단으로 갈수록 간략화 되어있다.
아무도 그럴 생각이 없었기에 세어본일도 없고, 알 필요가 없었기에 아는 사람도 없지만 실장석의 뼈의 숫자는 성체에서 두개골의 나눠짐을 포함해서 겨우 40개 전후이다.
잘못 만들어진 공기돌을 소매에서 보이는듯한 모양의 손은, 피부와 근육의 신축으로 물건을 집는다
섬찟하다는 한마디로 표현할만한 움직임의 그 매니퓰레이터는 보이는바에서 상상할수 있는대로 저성능. 이동범위도 겨우겨우 입에 닿는 최저한의 길이밖에 안되고, 자신의 정수리를 만질수 있는 개체도 없다.
형체가 없는 부드러운 것을 잡는데에는 적합하지 않은 손으로, 어떻게든 눈을 입에 집어넣으며 마른 목을 축인다.
몇분 후, 죽은듯이 엎어져있던 그것이 얼굴을 들어올린다.
그 질릴정도로 더러운 얼굴의 근육이 사람을 불쾌하게하는 악의가 있다고밖에 생각할수 없는 모양으로 추악하게 일그러진다.
도대체 웃음이라는 단어에 이렇게까지 절망을 담을수 있으려면 어떤 경과를 거쳐야할까.
썩은 색의 눈이 닿는 곳에는 한 채의 집이 있다.
벽은 없고, 집의 굴뚝에서는 모락모락 연기가 올라온다.
바람에 실려서 막 지은 달콤한 쌀의 향기가 흘러온다.
쓰레기 뿐인 콧구멍에 쌀의 향기가 닿았을 때, 실장석의 사타구니에서 점착질의 점토가 공기와 함께 나는듯한 불쾌한 소리와 함께 딱딱한 똥이 뿌려진다.
속옷이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갈색에 구멍투성이의 그것의 여기저기에서 악취와 함께 똥이 흩어진다.
게다가 등 안에서도 작은 배변의 소리가 들리고, 그렇지않아도 더러운 녹색이 문드러진 상처처럼 짙은 색이 된다.
말할것도 없이, 등의 구더기도 마찬가지로 똥을 분출하는 것이다.
걸어간 선상을 오염시킨 오물이, 한순간에 주위 1미터를 오물로 오염시킨다
대체 무엇이 일어난건가?
아무일도 아니다.
밥의 향기를 맡은것 만으로 반사적으로 식욕이 돋고, 거기에 연동하여 똥을 뿌린 것이다.
내장의 반사는 한천을 뽑아내는 기계보다 단순하다.
실장석은 공복을 무엇보다 싫어한다. 근성이 없으니까.
그렇기에 어지간해서 이러한 느낌은 움직이지않지만, 가끔씩 그게 맞으면 나와야하는 똥을 제한없이 모아두게 된다.
배가 부풀면 배가 부른 느낌이 드니까.
이러한 조악한 방어기제는 희미한 밥의 냄새를 맡는것 만으로 붕괴했다.
똥 만으로 가마니처럼 부풀어있던 몸체는 어느새 홀쪽해졌고, 그 체형은 어슷하게 시들어있었다.
체력따위는 거의 없을터.
하지만 그것은 몸을 일으킨다.
똥이 배출되어 몸이 가볍게 된 때문일까.
밥을 먹을수있다. 아무런 근거도 없는 확신이 몸을 움직이는 것인지도 모른다.
근성은 없지만 욕망은 배 이상으로 있는 것이다.
그 집에서는 점심준비가 한창이었다.
양친이 안 계시지만 그거야 겨울 동안에는 자주있는 일이고, 집을 지키고있는것은 고등학생의 오빠와 초등학교에 막 들어간 여동생이었다.
나머지는 된장국을 끓이면 끝.
그 순간, 갑자기 오빠가 직감적으로 위기를 느꼈다. 정확히는 코가 움직인것 뿐이다.
하지만, 그것은 이 땅에서 살기 위해 필요한 직감이었다.
곤란해.
오빠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거름통에 썩은 음식물쓰레기를 던져 섞은것같은 시큼한 냄새.
틀림없다.
그것이 가까이에 있다.
오빠는 여동생에게 절대로 창문을 열지말라고 말하고, 만약을 대비해서 빠루같은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생각한다.
여동생은 알았어ー 하고 대답한다.
하지만 이 여동생은 아직 실장석을 본 일이 없었다. 그것이 비극이 되었다.
여동생도 처음 맡는 이상한 냄새를 느끼고있었다.
오빠는 기억할 필요가 없으니까 잊으라고 했지만, 이 냄새는 한번 맡으면 싫더라도 뇌가 위험한 냄새로 기억해버린다.
당부를 지켜 방에 있던 여동생이지만, 문득 점심식사용의 절임채소가 떨어졌다는 것을 생각해낸다.
무엇이 밖에 있는지는 모르지만, 뒤편의 오두막에 가는 정도라면 괜찮겠지.
고양이 잠옷을 걸친채로 체크무늬 미니스커트에서 맨다리를 내놓는다.
추위에 강한 것은 어린아이 특유의 성질이다.
그리고 여동생은 스폰지밥의 장화를 신고 밖으로 나선다.
밖에 나서니 쾌청한 하늘에 어울리지않는 이상한 냄새가 떠돌고있다.
확실히 이건 이상하다, 하고 여동생도 위기감을 느끼고 빠른 발걸음으로 오두막에서 단무지를 하나 집어들고 안채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 순간, 현기증이 날 정도로 진한 악취에 저도 모르게 멈춰서서, 그 방향을 보아버렸다.
여동생은 소동물처럼 작은 비명을 올렸다.
거기에는 지옥의 악귀를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서있는 실장석이 있었다.
부자연스러운 호흡으로 거슬리는 간헐적인 울음소리, 한발자국마다 강해지는 악취, 비척비척 서서히 다가오는 괴물 그 자체인 모습에 여동생은 몇년만에 실금을 했다.
여동생이 본 그것은, 몸을 흔들어 등에서 구더기를 난폭하게 떨어뜨렸다. 얼굴부터 떨어진 구더기는 작게 울고는 몸을 경직시켰다.
그것만으로 여동생은 위액이 북받쳤다.
성체는 꼬리를 가진 구더기를 들어올리고, 모양만은 모친이 아기를 안는 자세를 만든다. 얼굴과 엉덩이가 반대방향이 아니었다면 실로 그러했을 것이다.
그것을 본 여동생은 순수한 본능으로 도와주고싶다고 생각한다.
정신은 위험신호를 보내고있지만, 어린 영혼은 아직, 이 괴물에게 정을 보이고싶다고 생각하고있다.
여동생은 젖은 하반신의 불쾌감을 참으면서 쭈뼛쭈뼛하며 그것에 다가간다.
실장석도 반보 물러섰지만, 그 이상은 움직이지않았다.
일그러진 상처투성이 얼굴에 이빨을 보이고있지만, 순수한 여동생은 무서워하고있어서 그런거야, 하면서 요전에 키우기시작한 새끼고양이도 처음에는 그랬으니 같은 거라고 생각해버린다. 차원이 다른거라는 것도 모르고.
여동생은 맛있는거야, 하면서 단무지를 하나 꺼내서 눈 위에 놓는다.
실장석은 위협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단무지에 시선이 못박힌다.
여동생은 눈에까지 스미는 악취에서 멀어지기 위해 코를 감싸쥐면서 뒤로 물러났다.
원래의 거리로 돌아왔을 때, 실장석은 구더기가 깔리는것도 상관하지않고 엎드려서 단무지를 씹었다.
하지만 너덜너덜한 이빨에는 단무지를 베어낼만한 힘이 없다. 오히려 단무지에 박힌 이빨이 빠져나가는 아픔에 진흙을 토하는듯한 비명소리와 똥을 동시에 분출했다.
여동생은 일련의 추한 행동을 보고 다시금 몸을 떨면서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분노로 얼굴을 일그러뜨린 그것은, 발칙하게도 반쯤 찌그러진 구더기를 여동생을 향하여 던졌다.
사고를 당한 사체를 연상케하는 망가진 얼굴의 구더기가 눈앞에 닥쳤을때, 여동생은 무심코 상상한적도 없는 죽음을 각오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여동생에게 날아온 구더기는 두꺼운 가죽장갑에 가로막혔다.
오빠가 삽과 빠루같은 물건을 들고 집에서 뛰쳐나온 것이다.
얼굴을 덮을 정도로 큰 마스크와 고글을 쓰고.
그 이유는 금방 알수 있었다.
일단 오빠는 받아낸 구더기를 힘껏 성체를 향해 던졌다.
얼굴에 부딛힌 구더기는 그대로 액체로 변해 튀었고, 성체의 얼굴도 원래부터 뼈가 이상하게 되어있었기에 한층 일그러진 얼굴이 되었다.
오빠는 숨쉴틈도 없이 삽으로 그것을 후려친다. 그것은 삽의 충격의 벡터를 그대로 받아서, 찢어진 쓰레기봉투처럼 하늘을 날았다.
설국에서 자랐던 하반신은 일그러져있었기에 공기저항이 커서 낙하가 느린 실장석이 떨어지기 전에, 낙하지점에 달려가서 다시금 삽으로 하늘에 날린다.
이것은 조금이라도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오물을 몰아내기 위함이다.
두번, 세번 그것을 반복하자 그것의 형태가 점점 작아진다.
한번 때릴때마다 몸이 끝에서부터 바스러지기 때문이다.
밭 바깥으로 그것이 나갔을 때, 오빠는 마무리로 혼신의 힘을 담은 삽으로 최후의 일격을 날렸다.
실장석의 몸이 박살나면서 눈 위에 오물을 흩뿌린다.
오빠는 간신히 그것이라고 알아볼 수 있는 얼굴을 보며, 꼼꼼하게 빠루로 으깨놓는다.
어떻게해서든 되살아나지 말라는 미신과, 여동생에게 한 짓에 대한 앙갚음도 있다.
그 후에 눈으로 몸을 닦고 돌아온 오빠를 보고, 여동생은 아기처럼 안겨서 울었다.
이것으로 완전히 실장석에 대한 혐오감이 뇌에 심어졌을 것이다.
언젠가는 그리 되었을테니 좋은 기회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처럼 고쳐졌던 오줌싸는 버릇이 재발하면 곤란하다.
오빠는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아직도 암모니아 냄새를 내면서 우는 여동생을 서둘러 목욕탕에 넣은 후 함께 목욕을 하면서 실장석에 대한 마음가짐, 무서움, 대처방법을 조금씩 가르쳤다.
목욕이 끝난 여동생은 남아있는 쇼크와 피로로 금새 잠들었다.
오빠는 여동생을 이불로 옮겨서 재웠다. 나가려고 할때, 여동생의 손이 소매를 잡고 놓아주질 않았다.
오빠는 이런이런, 하고 웃으면서 옆에 누웠다.
이걸로 점심밥은 완전히 식어버렸지만, 어쩔수 없지.
오빠는 다시 내리기 시작하는 눈이 뿌려지는 창밖을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오늘의 일은 잊을수는 없겠지만 가능하다면 떠올리지 않으면 좋겠다. 이 어린 여동생에게는 아직 자극이 너무 강하다.
겨울의 환상이겠거니 하면서 받아들이고, 일어날때에는 잊어줬으면 좋겠다.
오빠는 그렇게 생각하며 여동생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오물로 더러워진 눈밭이 다시 하얀색 일색으로 돌아가는 것은, 그 잠시 후의 일이다.
-끝
묘사가 구체적이고 좋은데스
답글삭제분충을 너무 미화한데스
답글삭제여기 댓글들만 해도 인간이 인분충이네 인간이 잘못했네 이러면서 벌레들 감싸고 돌던데 고것들은 직스충 아니면 운치성애자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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