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맛 3

 논과 밭 사이에 택지가 끼어든 모양의 신흥주택지 주위에는 자연이 꽤나 남아있다.

 저녁에 산책을 하다가 공원을 둘러싼 울타리에 자라고있는 잡초 사이에 산달래가 자라고있는것을 찾았다.



 산달래는 야생 파의 친척으로 줄기가 작은 양파같은 모양을 하고있다.



 이곳은 눈이 쌓이는 곳이기에 공원의 실장석은 겨울 동안에 거의 전멸해버린다. 실장석이란건 따뜻해지면 어디에선지 나타나 공원에 서식하게되는 것이지만 아직은 눈에 띌 정도로 번식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이 시기에 보이는 들실장은 대부분 이사시즌에 두고 떠나진 원 사육실장이기에 먹을수 있는 들풀의 구분따위는 모르는 것이다.

 큼직한 비늘줄기가 붙은 것 만을 취하고 나머지는 땅에 다시 묻어둔다. 공원의 수도가에서 흙을 씻어내고, 덤으로 민들레꽃을 예쁜것으로 골라 꺾어서 돌아온다.



 가져온 산달래는 뿌리와 껍질을 제거한다. 산달래는 파와 달리 줄기가 의외로 단단하다. 그 줄기를 비늘줄기에서 10cm 정도를 남겨둔다.

 기름을 튀김냄비에 붓고 불에 올린 후 튀김가루를 작은 냄비에 넣고 물로 개어둔다.



 냉장고에서 독라인 생식용 자실장 한 마리와 저실장 몇 마리를 꺼내온다.

 생식용 자실장을 대접에 놓아두면 자실장은 테츄〜〜웅 하면서 예의 그 포즈로 아첨을 해온다. 무심코 민머리에 민들레꽃을 얹어주니 텟츄ー하면서 기쁜듯이 운다.

 키친타올을 깐 트레이에 옮긴 저실장들은 벌써부터 레후레후 프니프니 하며 시끄럽다.



 태어나자마자 땅이 움직여서 마마가 멀리 가버린테츄

 모르는 오바쨩들이 머리털도 옷도 전부 뺏아가버린테츄

 차가운 목욕에서 씻고 다른 자 둘과 함께 좁은 곳에 갇혀버린테츄

 그리고는 춥고 어두운 곳에서 계속 괴로웠던테츄

 다른 두 자는 닝겐상이 데려가버린테츄

 아타치만 혼자 남아버린테츄

 드디어 닝겐상이 아타치를 좁은 곳에서 꺼내준테츄

 손씨와 발씨가 움직일수 있는테츄

 닝겐상이 아타치의 귀여운 모습을 보아주는테츄

 벌써부터 닝겐상이 예쁜 꽃을 준테츄

 배가 페코페코하니까 콘페이토를 원하는테츄

 닝겐상이 우지쨩들을 데려다준테츄

 아타치가 오네쨩이되어 프니프니해주는테츄

 이젠 외롭지않은테츄



 민머리에서 금방 미끄러져 떨어지는 민들레꽃을 얹어보려고 몇번이나 악전고투하는 자실장을 집어올린다.

치이ー치이ー하고 우는 자실장의 시끄러운 입에 가장 큰 산달래의 줄기를 꽂아넣고 그대로 밀어서 총배설구에서 단단한 줄기가 빠져나오게한다. 둥근 비늘줄기가 입에 걸려서 재갈처럼 되어 읍읍 거리고있는 자실장의 손발을 잘라내고 대꼬챙이에 민들레꽃과 번갈아 꿴다.

 매콤한 맛을 가진 산달래를 입에 넣고 눈물을 흘리는 자실장을 키친타올로 닦아서 물기를 없앤다.

 나도 모르게 액센트를 주기 위해 민들레꽃을 이쑤시개로 머리에 찔러넣었다.

 나머지 저실장도 자실장과 같은 식으로 입에 산달래 줄기를 찌르고 비늘줄기가 멈출때까지 끼워넣는다.



 머리털이 없으니까 꽃이 떨어져버리는테츄

 얹어두는테츄

 닝겐상의 큰 손이 아타치를 안아주는테츄

 꽃이 아래로 떨어져버린테츄

 높은 곳은 무서운테츄

 하얗고 둥근 것이 있는 테츄 분명히 저게 콘페이토인테츄

 닝겐상이 가장 큰 것을 집어준테츄

 콘페이토의 길쭉한 모서리를 입에 넣어준테츄

 생각한것과 다른테츄 왠지 매운테츄 맛없는테츄

 밀어넣지마는테츄 필요없는테츄 배가아픈테츄! 괴로운테츄ーー!


 손발이 떨어져서 저실장과 함께 몸을 비트는 자실장들에 튀김옷을 뿌린 후 총배설구에서 빠져나온 산달래 줄기를 잡아서 머리부터 기름에 집어넣는다.

 살아있는 실장을 튀김으로 만들때에는 되도록 손발을 잘라내서 움직이지 않도록 꼬챙이로 찔러두지않으면 날뛰다가 뜨거운 기름이 튀는 경우가 있어 위험하다. 또한 실장복을 벗겨두지 않으면 생 오징어의 껍질처럼 포함하고 있는 물이 튀기도 하므로 저실장이라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실장의 껍질 자체는 부드러우므로 따로 처리할 필요는 없다.

 자실장들이 얼추 튀겨지면 대꼬챙이에 민들레꽃과 함께 꿴 자실장의 손발도 튀긴다.

 접시에 담아내고 소금을 뿌리면 완성.


 산달래의 비늘줄기와 자실장의 머리를 씹고, 이어서 산달래의 줄기를 따라서 따끈따끈한 몸통을 입에 넣는다. 시골의 정취가 넘치는 산달래의 풍미는 양식 특유의 냄새도 잡아준다. 민들레꽃의 쌉쌀한 맛도 괜찮은 액센트이다.

 단단한 줄기의 섬유는 입 안에 남으니까 자실장의 눈알과 함께 뱉는다.

 손발과 민들레의 꼬치를 집기 전에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목에 흘려넣는다.

 오늘도 술이 맛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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