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의 일상 풍경 1

[점장님, "지로씨" 일가가 오셨습니다-]

[언제나처럼 정중하게 개인실로 안내해드려-]

[알겠습니다-]

편의점 입구에 울려퍼지는 일상적인 평범한 대화.
평소처럼 아르바이트 여자점원이 뒷편의 청소도구함으로 가서 커다란 쓰레기 집게와 마대자루를 손에 들고 돌아온다.

입구 근처에는 실장 친자가 있다.
쓰레기통 뒤에 숨어서 편의점에서 나오는 손님에게는 보이지 않게 숨어 있을 셈이겠지만, 뒤에서 보면 뻔히 보인다.

[손니-임]

마침 편의점에서 나오려 하는 남자 손님에게 점원이 말을 건다.

[죄송하지만, 왼손을 앞으로 내밀어 주시겠습니까?]

[...이렇게?]

[테갸아!]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비닐 봉투를 든 손을 들어 올린 손님의 발 밑에서 자실장의 비명이 들린다.
친실장이 발돋움을 하고 손님의 비닐봉투에 자실장을 집어넣으려 손을 놓은 순간이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그 높이에서 떨어지게 되어버린 자실장이 아스팔트에 충돌한 것이다.
경련하면서 피거품을 뿜으며 까무러친다.

[예, 되셨습니다.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아]

웃는 낯으로 고개 숙여 인사하는 점원에게, 남자손님은 쓴웃음을 지으며 손을 흔들고는 떠나갔다.

편의점에서 실장석에 의한 피해는 막심하다.
24시간 언제나 사람이 있고, 많은 음식이 있으며, 쓰레기통에는 손님이 버리고 간 잔반이 넘치고 있다.
이렇게나 조건이 좋은 장소를 들실장이 그냥 내버려 둘 리가 없다.

쓰레기통이나 점포의 폐기물 콘테이너를 뒤질 뿐 아니라,
손님 뒤에 숨어서 점내에 침입하여 식품을 들고 튀거나,
문 근처에 잠복하다가 물건을 사고 나가는 손님에게 먹이를 조르거나 심지어 빼앗으려고 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질이 나쁜 것이 방금 할려고 했던 "탁아"라는 행위다.
물건을 사고 나가는 손님의 비닐봉투에 자신의 자를 몰래 넣는 것인데, 특히 편의점의 입구가 노려지기 쉬운 장소다.
인간에게 키워지도록 해서 편하게 살게 해주려는 어미의 마음인 모양이지만,
손님이 봉투 안에서 우는 자실장을 눈치챘을 때, 모처럼 산 상품이 무참하게 먹어치워지고, 똥투성이가 되어버려져 있으면
그 뒤의 운명은 뻔한 것이다.

[뎃스우-! 데엣즈아아!]

점원의 발 밑에서 친실장이 분노의 소리를 지른다.
이젠 움직이지 못하게 된 자실장을 가리키면서, 어떻게 책임질 거냐고라고 말하는 것처럼 데스데스 하고 반복해서 울어댄다.
남은 자매들도 죽어버린 자매의 복수라며 점원의 다리를 때리거나 차고 있지만,
그러다 지쳤는지 1 마리는 죽은 자실장의 손발을 물어뜯고 있다.

곤란한 표정을 한 점원이 유니폼 주머니를 뒤지자, 금새 실장 친자의 시선이 거기에 집중된다.
친실장은 아까 전까지의 행패는 벌써 잊어버렸는지, 뭔가 줄까하고 기대하면서 침을 흘리며 애교 섞인 소리를 낸다.

[자, 여기 주목하렴... 됐어?]

마침내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어, 움켜쥔 채로 친자에게 보라는 듯이 놈들 머리 위에서 몇번이나 좌우로 왕복시킨 다음에
갑자기 그것을 친자 뒷편으로 던지는 시늉을 한다.
펼쳐진 손바닥에서 날라간 것은 아무 것도 없지만, 실장친자는 있지도 않은 것을 쫓아서 일제히 그쪽으로 달려나간다.

[데스우, 데스우!]

[[[[[테츄-, 텟츄우-!]]]]]

점원은 후우 하고 한숨을 내뱉고서는, 쓰레기 집게로 죽은 자실장을 집어서 마대자루에 넣는다.
그 다음에 자실장들을 휙 휙 집어서 마대자루에 넣어가지만,
정신없이 땅바닥을 바라보며 찾고 있는 자실장은 바로 옆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채지 못하는 모양이다.

[데엣스우!]

친실장이 기쁨의 소리를 지른다.
뭔가를 발견한 듯 하지만, 그 뭉퉁한 실장석의 손으로는 집어 들지도 못하고 땅바닥을 긁어대고만 있다.
뒤쪽에서 넘겨다 보던 점원이 손을 뻗어서 은색을 띈 물건을 집어 든다.

[아, 100 엔 동전이다, 나이스]

그것이 점원의 윗주머니에 미끄러지듯 들어가자
친실장은 그걸 돌려달라는 듯이 분노하며 칠칠맞게 눈물 콧물을 흘리며 점원의 다리를 때려댄다.
자신의 아이가 죽었을 때보다도 더 몰두하여, 자신이 쓰지도 못하는 것을 원하다니 실장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

점원은 살짝 다리를 들어서 신발 끝으로 친실장의 이마를 누르는 정도의 세기로 반대편으로 굴린다.
열받은 친실장이 일어나자마자 양팔을 휘두르며 다시 돌진해오기에 이번에는 조금 더 힘을 주어 굴려준다.

[뎃갸아아-!]

드디어 놀림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모양이다.
슬슬 정신줄을 놓고서, 전속력으로 박치기라도 할 셈인지, 고개를 숙여 머리를 앞으로 내밀고 돌진해 온다.

점원이 친실장의 진로에서 살짝 비켜서며, 마대자루의 입구를 펼치자 친실장은 거기에 곧장 뛰어든다.
갑자기 어두운 장소에 갇혀서 서로 끌어 안고 울고 있던 자실장들 중 몇 마리가
돌진해온 모친의 머리에 눌려 찌부러져 무참하게 압사한다.

[... 이런이런]

질렸다는 듯이 말하고는,
점원은 마대자루 입구의 끈을 조여서 가볍게 묶고는, 뒷문 쪽으로 옮겨서 실장석 전용 폐기 콘테이너 뚜껑을 연다.

오늘은 벌써 "지로씨" 일가 3조가 들어 있다.
뚜껑이 열린 걸 알아챈 실장친자가 자루 속에서 날뛰거나,
일가족 함께 불쌍한 듯한 울음소리를 내지만,
늘상 있는 일이기에게 그 위에 4번째 조를 던져 넣고,
벽에 걸려 있는 "지로씨 전용"이라고 매직으로 쓰여진 분무기로 마대자루 전체를 적시도록 뿌리고는 뚜껑을 덮는다.

실장코로리와 같은 효과가 있는 용액에 단지 설탕물을 섞은 것이다.
그대로라도 서서히 실장석을 약화시켜가지만,
설탕물의 단맛을 눈치챈 개체는 마대자루에 스며든 액체를 핥아 먹기 때문에 제법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지로씨" 일가의 대접, 끝났습니다-]

[여, 수고했어]

여자점원이 가게 안에 돌아와서 손을 씻고 카운터에 돌아오자 벨이 울린다.
상품을 진열하고 있던 점장도 고개를 들고, 아르바이트생과 동시에 매뉴얼 대로 소리를 지른다.

[어서오세요-]



이것은 평소와 마찬가지인 편의점의 일상, 평소와 마찬가지인 편의점의 풍경.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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