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나 -그녀의 실장석-



아침에 일어나보니 또 유카가 울고 있었다.
유카는 나와 동거하고 있는 여자친구다.
지난 달에 기르던 실장석이 죽고나서부터 그녀는 계속 울고있다.
「…나나가 또 꿈에 나왔어…」
나나는 죽은 실장석의 이름이다.
실장석 치고는 예외적으로 영리하고, 매우 견실한 녀석이었다.
내가 자실장때 부터 철저하게 예의범절을 가르쳤기 때문이지만.  

나는 전 학대파.
나나의 훈육이 거의 완벽하게 성공했고 여자친구 일도 있어 일단 학대는 쉬는 중이다.
유카는 딱히 애호파가 아니다.실장석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었고,
「별로 예의범절이 좋지 않은 생물」정도로만 생각하고있었다.
나와 사귀기 시작하고나서 처음으로 나나를 만났을 때, 
굉장히 예의바른 모습에 놀라워했다.
그 이후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점점 마음에 들었는지 
유카는 나나를 딸처럼 귀여워하게 되었다.
나나라는 이름도 유카가 붙어준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내가 학대파였던 것은 모른다.


어느 날. 둘이서 외출했을 때 공원에서 실장석 가족을 발견했다.
정말 별 볼일 없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추접스러운 들실장석이다.
그러나 유카는 무엇인가 깊이 생각하는 듯, 
그 실장석 가족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저 아이, 기를 순 없을까…」
나나가 죽은 이후 더 이상 실장석을 기르지 않겠다던 유카가 
대체 무슨바람이 불었는지 자실장을 기르고싶다고 말했다.
실장석 한 마리로 유카의 기분이 좋아진다면 안될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장석을 다루는 방법은 잘 알고있으니 걱정할것도 없다.

「네 아이를 보고싶은데,괜찮을까?」
나와 유카는 친실장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데스」
나나가 죽은 이후 실장 린갈은 방에 방치되어있다.
어미가 자실장 한 마리를 내밀었다.
「데스데스데스」 「테치」곧바로 어미와 자식이 함께 아첨을 시작했다.
하지만 유카는 그 곳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어미와 자식의 발밑에서 우리를 올려다보면서 아첨하는 자실장들중에 
자매들 뒤에 숨어서 몰래 우리를 훔쳐보고있는 자실장이 있었다.





「응…저 아이, 어쩐지 나나를 닮은 것 같아.」
유카가 나에게 귓속말을 했다.
전혀 닮지 않았다. 실장석치고 드물게 낯가림을 한다는 점이 닮은 것 뿐이다.
라고 말을 하려다 멈추었다.
유카가 최근에는 듣지 못했던 높은 톤으로 말을 했기때문이다.
「닮은…걸까」
애매하게 동의했다.
「역시 그렇지, 어쩐지 닮아 있다니깐. 얘야, 이리와」
자실장들에게 손을 뻗는 유카. 금새 자실장들이 테치테치 얽혀 따라 온다.
하지만, 정작 낯을 가리는 자실장은 허둥지둥 이쪽을 올려보고 있을 뿐이다.
「얘야, 어서 와」
간신히 손에 매달린 자실장을 유카가 안아 올렸다.
「아하하―, 겨우 와 주었구나―」
유카가 어루만지거나 쿡쿡 찔러도 자실장은 얌전히 있었다.
때때로 「테이」 「테치」라고 울면서도 유카의 손길에 가만히 몸을 맡긴다.
바로 그때 주위가 시끄러워졌다. 
나머지 어미와 자실장들이 데스데스 아우성치고 있다.
어차피 「 나도 귀여워하는데스!」라고나 지껄이고 있겠지.
유카는 자실장을 만지는 데 열중하고 있지만, 
나는 나머지 가족 실장들이 시끄럽고 냄새나서, 빨리 돌아가고 싶어졌다.
「유카, 이제 돌아가자」
「아, 그래」
유카가 이어서 말한다.
「저기, 이 아이 집에서 기르려고 하는데…」
「상관없어.」

「그럼 이 아이는 우리가 데리고가도 될까?」유카가 어미에게 질문했다.
「데스데스!」활기 차게 대답하는 친실장.
교섭 성립.
나와 유카는 걷기 시작했고 나머지 가족실장들도 우르르 쫓아온다.
「데스젯스♪」 「테츄테츄♪」 
아니나 다를까 이참에 자기들도 사육실장이 될 생각에 가득 찬 것 같다.
「어? 왠지 다른 애들도 따라오고 있는데, 이 아이가 막내라서 그런가.」
「유카, 먼저 돌아갈래?」나는 한가한 소리나 늘어놓고있는 유카를 먼저 보냈다.
유카가 모퉁이를 돌아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뒤 실장석들을 다시 이끌고 왔다.
「데스데스?」 「테치?」
여기는 아직 공원 안. 정리하는 수고는 줄일 수 있겠군.
오른쪽 다리를 내딛는다. 다리아래에는 자실장이 깔려있다. 왼발로도 짓밟는다.
땅에있는 자실장 전멸.
남은 자실장을 부모의 손으로부터 차서 떨어뜨린다. 밟는다.
이것으로 자실장은 처리 완료. 몇 초 만에 일어난 일이다.
멍때리고 있는 친실장을 냅다 걷어찼다.
신음소리 조차 내지않고 땅바닥에 누워있다. 머리가 상황을 따라가지 못한 것 같다.
얼굴을 짓밟히고 나서야 간신히 상황을 이해한 것 같다.
「데…규우우우」
뒤꿈치에 힘을 실어 입가를 짓눌렀다.
지금은 더러운 비명은 듣고 싶지 않다.
구두를 더 이상 더럽히고 싶지 않다.시간도 아깝다.
그대로 즈려밟는다.어중간한 구조를 한 두엽이 부서졌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이곳을 보고 있던 들실장석들에게 얘기한다.
「어이, 이거 먹어도 된다.」
「젯스♪」
이걸로 됐다.


「어서 와―」
내가 집으로 돌아오자, 유카의 목소리만 마중을 나왔다.
「자―, 나나, 깨끗하게 씻자―」
「테츄테츄♪」
욕실인가.
통으로 만든 즉석 실장 목욕탕에서 유카는 한창 자실장을 씻어 주고 있었다. 
「저기, 이 아이'나나'라고 이름지어줄까 하는데…」
「유카, 나나는 이미 죽었어」
「알고 있어, 그렇지만…하지만…」
침묵.
「테치?」
「아, 미안해.아직 씻는 중이었지」
어르는 유카.까불며 떠드는 자실장.벌써 유카를 완전히 따르게 된 것 같다.
잠시동안 우리 사이에 대화가 끊겼다.
「이 아이는 태어난 지 얼마나 된 걸까.」
「1주일 정도 되지 않았을까 」
또 침묵. 그렇지만 나는 유카가 무슨 말을 할지 알 것 같았다.
「이 아이, 나나가 다시 태어난 게 아닐까」
「………」
「분명 그럴거야 이렇게나 닮아있는걸.」
「………」
「나나, 또 돌아와 주었구나.」
「테치」
「돌아와 주었어…」
유카의 목소리에 오열이 섞인다.
「테츄?」
유카가 자실장을 꼭 껴안았다. 옷이 젖는 것도 상관하지 않고 강하게 꼭 껴안는다.
「텟테츄…테츄」괴로운 듯한 자실장의 신음.
「아, 미안!미안해!」
나는 욕실에서 나왔다.
유카가 코를 훌쩍거리면서 자실장을 씻는 소리가 당분간 이어졌다.


저녁 식사 후, 유카에 말을 건넸다.
「나중 일이지만 그 아이에게 예의범절을 가르치는 건 나에게 맡겨 주지 않을래?」
무릎 위에 자실장을 올려놓고 어르던 유카의 움직임이 멈춘다.
「유카는 실장석에 대해서는 아마추어잖아. 
  하지만 나는 일반인보다는 자세히 알거든
  실장석은 결코 기르기 쉬운 생물이 아니야, 내가…」
말을 잇지 못하고 멈추었다.유카가 잔뜩 찌푸린 눈으로 나를 노려보았기 때문이다.
불만에 가득 찬 표정이다... 그 기분 모르지만도 않지만.
「 그렇지만∼」
「내 방침에 따라 줘.」
「치사해.저번에는 무리였지만, 이번에는 내가 나나를 기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문제는 아니지만.
「솔직히 말해서 실장석은 개나 고양이와는 달라. 
  예의범절을 가르치기가 매우 어려워. 
  얼핏 보기에는 학대하는것처럼 보일 만큼 엄격한 훈육이 필요해. 
  그러니까 나나에게 상당히 심한 체벌을 할 수도 있어.」
유카는 놀란 표정이다. 역시 「학대」라고 하는 단어가 주는 충격이 큰 것 같다.
「안돼, 그런 건 훈육이 아니야」
큰일났다.오히려 마음을 더 굳힌것 같다.
「제대로 사랑을 가지고 타이르면 돼.」
착하다.너무 착해빠졌어, 
그게 유카의 큰 장점이지만, 그런 게 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뭐, 실장석도 개체차이가 상당히 있으니까. 
그렇게까지 심하게 가르치지 않아도 견실한 실장석으로 성장하는 녀석도 있어」
일단 보충적인 말을 하자 유카의 표정이 누그러졌다.
「그렇지―.나나는 반드시 괜찮을거야. 이렇게나 영리한 걸. 힘내자- 나나」
「테츄」
오늘은 여기서 이야기를 끝맺었다. 
유카는 잘 모르겠지만 말보다 실제로 겪어보는 것이 더 효과가 좋을것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유카의 훈육은 잘 되지 않았다.
주워 온 지 벌써 한 달이 지나려고 하는데, 자실장은 무엇 하나 제대로 하는게 없다.
「다녀 왔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평소처럼 참상이 펼쳐져 있었다.
먹이가 어질러져있고, 각종 물건이 사방에 널브러져있다. 아니, 오늘은 특히 심한데.
「아하하, 어서 와―」쓴 웃음을 지으며 유카가 대답했다.
유카는 걸레질 중이었다.자실장이 오줌을 싼 것 같다.
바로 그 자실장은 자기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는 듯 옆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다.
「갑자기 나나가 발작을 일으켜 버려서―, 난리가 났네.」
가볍게 말하지만, 요즘 유카가 피곤해 보이는 것은 나도 느끼고 있었다.
「역시 그 녀석에게 예의범절을 가르치는건 내가 하는게 좋을 것 같아. 
  유카도 이제 지친것 같은데.」
「어? 응…그럼 조금만 부탁해도 될까?」
「응. 맡겨줘」
그 때, 우리를 신경 쓰는 둥 마는 둥 놀고 있던 자실장이 주저 앉았다.
팬티를 내리고 그 자리에서 똥을 싸기 시작한다. 심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아 아, 얘가 또―!」
나는 당황해서 달려 오려고 하는 유카를 손으로 막았다.
자실장을 집어 올린다.
「테츄테츄」(똥 가득 나온테츄)
보면 안다.
「똥은 화장실에서 싸라.」
「테츄」(싫은테츄)
자실장의 오른팔을 꺾었다.
「테체아아아!」
「꺄 아 아 아!」유카가 비명을 질렀다.
멈추려고 매달리는 유카를 피하면서 계속한다.
「흘리지 말아라. 다음에는 왼팔이다.」
자실장은 필사적으로 똥을 참고 있다.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면서 나를 올려다보며 이빨을 딱딱 부딪치고 있다.
폭력이라는 것을 한 번도 겪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상당한 공포를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자실장을 마루에 내려놓았다.
「화장실에서 싸라.」
자실장은 몹시 당황하며 푹 고꾸라져 굴러가다시피 실장석용 화장실로 갔다.
「무슨 짓을 하는거야!」유카가 나에게 달려들었다.
「실장석에게는 이렇게 예의범절을 가르쳐」
「너무 심해! 이런 건 훈육이 아닌 학대야!」
「처음에 말했잖아.이 정도로 엄하게 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어.」
「테치…」
일을 끝낸 자실장이 이쪽으로 왔다.
제대로 엉덩이를 닦지 않아서 마루에 똥이 떨어진다.
내가 때리려고 팔을 치켜 든 순간, 옆에서 튀어나온 유카가 자실장에게 다가갔다.
「역시 안 돼!내가 가르칠거야!」똥투성이  자실장을 안는다.
「소용없을걸.」
「그렇지 않아! 내가 노력하면 돼…」
「나는 유카가 지쳐가는 걸 보고 싶지 않아, 
  더 이상 집이 더러워지는 것도 싫고. 이 방법이 최선이야」
「…저번에도 이렇게 가르쳤어?」
저번이라면... 선대 나나인가.
「그래」
긴 침묵이 이어진다. 선대 나나에게 내 훈육이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는 
유카가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좀 더 기다려줘.내가 더 노력해 볼 테니까」
「테츄…」(아픈 테츄)
「그러니까, 나나도 함께 힘내자…」
「테치테치」(손이 몹시 아픈테치)





유카는 실장 린갈을 보지 않았다.
그 말이 통하지 않은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렇지 않으면, 눈치채지 못한 척 하고 싶은 것인가.
선대 나나를 만든 게 학대라는 것. 
자신을 전혀 따르지 않았던 자실장이, 팔을 꺾자 온순하게 화장실로 간 것.
오늘은 더 이상 유카에게 스트레스를 주고싶지 않았다.
「알았어.그렇지만 문제가 생기면 언제라도 나에게 의지해줘.」
「…응」
유카는 의기소침한 듯, 그리고 무서운 듯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그 이후 유카가 자실장을 대하는 태도는 바뀌어갔다. 
별로 좋지 않은 방향으로.
한마디로 말하면 여유가 없어졌다.
제대로 훈육하고 싶다.
자실장은 따르지 않는다.
폭력은 사용할 수 없다.
자실장은 따르지 않는다.
자신이 꿈꿔왔던 관계를 쌓아 올릴 수 없다.
하면 할수록, 신경쓰면 쓸 수록, 상대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허무함만이 쌓인다.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절대 용납할 수 없는 학대같은 훈육방식의 유효성을 생각나게 한다.
초조함이 초조함을 부르는 악순환이었다.
게다가 한 달 후, 자실장은 체격이 거의 성체 수준으로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내용물은 변함이 없다.
오히려 성체의 교활함을 깨달아서인지, 더욱 질이 나빠졌다고 말할 수 있다.
이전에 팔을 꺾인게 상당히 충격이었는지 내가 있을 때는 얌전하게 있지만, 
때때로 유카에게 건방지게 구는게 눈에 띄었다.
내가 없을 때의 모습은 대충 짐작이 가지만, 유카는 이야기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야기하면 당연히 내가 유카를 대신해 
자비없는 훈육을 실시한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어느 날, 내가 방에 있는데 거실에서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서둘러 뛰어가보니, 머리를 감싸고 주저앉아있는 유카의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주변에는 깨진 접시조각과 요리가 사방에 떨어져 있었다.
그 와중에 실장석은 테이블 위에서 아우성치며 날뛰고 있었다.
유카의 옆으로 가 보니 접시에라도 부딪친 듯 이마에 혹이 나 있었다.
파편에 베인 상처도 조금 있지만, 심해 보이지는 않는다.
「젯데숫젯스데스!」
실장석이 나에게 소란을피운다.아무래도 유카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 같다.
대충 「이 바보녀에 벌을 준 데스! 예의를 갖추는 데스!」라고 지껄이는 것이겠지.
다음 순간 실장석은 벽을 향해 날아갔다. 당연히 내가 때린 것이다.
벽 앞에서 널브러져 있는 실장석을 주우러 간다.
「데장데쟈아!」실장석이 공포에 휩싸여 비명을 지른다. 
아파서 움직일 수 없는 것 같다.




붙잡으니 버둥버둥 날뛴다. 신경쓰지 않고 오른쪽 다리를 당겨 잡아 뽑는다.
비명소리가 시끄럽다. 얼굴에 한 방 먹여서 이빨을 부러뜨려 주었다.
「데그」이제 좀 조용해졌다.
「거기서 얌전히 있어라. 울면 죽는다.」
실장석은 눈물을 흘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울음소리가 나오는 걸 있는 힘을 다해 참는 것 같다.
다시 유카에게 돌아가서 묻는다.
「괜찮아?」
「………」대답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을 받은 것 같다.
몸에 뭍은 것은 야끼소바인가. 곁에 큰 접시가 떨어져 있다.
이런 걸 뒤집어쓰다니,그것때문에 충격이 더 큰 것 같다.
그 때, 유카의 옷에 스며든 초록색 얼룩을 발견했다. 
빨래를 해도 쉽게 빠지지 않는 이 얼룩은....실장석의 똥이다.
이제는 유카를 노예취급하는건가, 이정도일줄은 몰랐다.
이제 더는 안 된다.
「유카, 들어봐…」
내가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 유카가 문득 일어났다. 
그리고는 흔들흔들 실장석에 다가간다.
「저기, 나나…」
「데숫데스!」실장석이 짖는다. 나를 대할 때 와는 달리 상당히 위세가 좋다.
「 나, 열심히 하고 있어…」
「데젯스젯스!」
「모두 나나를 위해서야…」
「데숫데쟈악!」
「어째서, 알아 주지 않는거야…?」
「젯젯데장데개아아아!」
「사람이 말을 하면 좀 들어!」






흠잡을데 없는 따귀였다.유카가 손을 드는 것은 처음 보았다.
따귀를 맞고 나가떨어진 실장석은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더니 곧바로 화를낸다.
노예 취급하던 상대에게 맞는다는 것은 실장석에게 대단한 굴욕일 것이다.
「데개아아아아!데에에에!」
엄청나게 날뛰지만, 오른쪽 다리를 박살내놔서 똑바로 일어설 수도 없다.
「시끄러워!」
다시 손바닥을 휘두른다.또다시 널브러지는 실장석.
좋은 현상이다.유카가 드디어 훈계하는데 체벌을 사용하게 되었다.
나는 약간의 만족감을 느끼면서 눈앞의 광경을 바라보았다.
점점 상황이 재밌어진다.
마음껏 울며 버둥버둥 날뛰는 실장석.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크게 울면서 실장석을 두들겨 패는 유카.
서서히 실장석의 저항이 약해진다.
그러나 유카는 전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큰 소리로 울면서,큰 소리로 무언가 지껄이면서 실장석을 계속 두들겨 팬다.
마침내 실장석은 얼굴을 감싸면서 울기 시작했다.
인간의 힘은 실장석을 압도하고 있다.
「데…데슨데슨」
「시끄러워! 뭘 잘했다고 우는거야!」
유카는 멈추지 않는다.실장석의 팔을 비틀어 잡아 당기면서 때린다.
주저앉으려는 실장석을 억지로 세워서 계속 때린다.
피하려고 하는 실장석을 질질 끌어 내서 팬다.
지치지도 않는지 점점 더 격하게 손찌검을 한다.
결국 유카는 한 시간이 넘도록 실장석을 두들겨 팼다.
「 이제 됐어..」
「…응…손이 아파…」
그렇겠지.손바닥이 잔뜩 부었다.
유카는 축 처진 채 숨을 내쉬고 있었다. 꽤나 지친 모양이다.
실장석을 보았다. 눈물과 피로 범벅이 된 얼굴은 너무 부어올라서 
원래 형태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데이…데슨슨…데이」가끔씩 경련하면서 흐느껴 울고 있다.
「이 실장석은 어떻게할까?」
「아,…치료 해 줘. 난 지금 손을 못 쓸 거 같으니까.」
처분해도 되냐는 뜻으로 물었는데.
「실장석은 회복력이 강해. 사흘 정도면 다 나을거야.」
「잘됐네,너무 심했던 것 같아. 나나 미안해.」
아니, 유카의 잘못이 아니다. 매우 적절한 대응이었다고 생각한다.
움직일 수 없는 실장석을 방에 던져넣고, 그 날은 오랫만에 둘이서 식사를 했다.
유카의 상쾌한 표정을 보는 것도 오랫만이었다.


결과적으로 지난번에 있었던「유카 대 폭발 사건」은 엄청난 효과가 있었다.
그 이후로 실장석은 매우 온순해졌다.
이 집에서 자신의 위치가 제일 낮다는 것을 알게 됐을 것이다.
유카와의 관계도 양호한 것처럼 보인다.
솔직해진 실장석을 보고 유카는 많이 기뻐하며, 
선대 나나를 대하는 것처럼 집안일을 가르치거나 함께 놀거나 하고 있었다.
다만 이따금 유카의 얼굴이 흐려지는 일이 있었다. 
그리고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유카가 실장석을 험악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일이 많아졌다.

「어째서, 그런 일도 못 하는 거야?」
「데스…」(미안데스)
최근 자주 보이는 광경이다.
유카가 가르친다.실장석이 실패해서 유카가 꾸짖는다.이 패턴이다.
오늘은 DVD 비디오 데크의 조작법을 가르치고 있는 것 같다.
터무니 없는 일을 요구하고 있는 듯 하지만, 
선대 나나는 능숙하게 할 수 있었던 일이다.
실장석에게 손재주를 기대할 수 없었지만 
이 녀석은 꽤나 영리해 보여서 가능할 줄 알았다.
「예전 나나는 할 수 있었는데.」
「데슥」
선대 나나의 이름이 나오자 갑자기 힘을 내는 실장석.
언제나 비교당하고 있어서인지 라이벌 의식이 있는 것 같다.
필사적으로 설명서를 노려보고 있다.
요즘들어서 눈치챈 게 있다.
이 실장석은 꽤 영리하다.
예전에는 기본적인 교육조차 못 받은 상태라서 몰랐지만 
기억력도 좋고 머리회전도 빠른 편이다.
한자는 못 읽지만, 히라가나 카타카나는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실장석치고는 경이로운 지능이지만, 
안타깝게도 비교 대상인 선대 나나가 실장석의 한계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데스…」
실장석이 축 처져있다.
설명서를 이해할 수 없는 것 같다. 당연한 일이겠지.
전문 용어투성이에 한자도 잔뜩 들어가있고, 가로쓰기로 되어있다.
실장석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그럼 한 번만 더 가르쳐 줄게.」
「데슥!」
유카가 천천히 버튼을 조작한다.실장석은 진지하게 바라보고 있다.
「자, 해봐」
「데…데…」
당황하면서, 조심조심 버튼을 눌러 가는 실장석.
「에잇-!」
「젝」실장석이 뛰어 올랐다.
「왜 못 하는 거야!」유카가 분노에 휩싸여서 소리를 지른다.
「데스데스」공포가 섞인 아첨을 하는 실장석.
이제 유카는 실장석에게 맞춰주지 않는다. 선대 나나와 살고 있었을 때처럼 말이다.
반면에 실장석은 유카의 기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었다.
지난 번 사건 이후, 유카의 기분이 나빠지는 것을 비정상으로 무서워하게 되었다.
유카는 굉장히 온화한 성격이지만 실장석에게는 악마처럼 보이겠지.
자업자득이므로 동정은 하지 않는다.
「나나, 이제 됐어」실망한 목소리다.
「데숫데스데스!」(기다리는데스, 반드시 기억하는데스!)
더 이상 실장석때문에 유카의 기분을 해치고 싶지는 않다. 나는 얘기했다.
「유카, 그 녀석에게는 무리야」
「…응―, 그렇지만 예전 나나는 할 수 있었어」
「그 나나는 특별해.그렇게 영리하고 우수한 실장석은 대단히 드물어.」
「그래?」
「그래. 그런 실장석을 찾는 건 모래사장에서 바늘찾기보다 힘들 정도야.」
그렇지 않다면 내가 그 녀석을 살려 둘 리가 없었겠지.
「거기에, 이 실장석도 꽤 영리한 녀석이야」
「데슥」실장석이 기뻐하는 소리를 냈다.
「이것 봐, 이렇게 우리가 하는 말을 알아듣고 있잖아. 
  이것도 평범한 실장석에게는 어려운 일이야.」
「데스데스데스」
실장석이 나의 발밑에서 아첨하기 시작했다.자기 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나보다.
「 그렇지만, 이 녀석이 나나처럼 되는걸 기대할 순 없어.
기껏해야 수재 정도인데 천재 실장석이었던 나나와는 비교가 안되지.」
「데…」시무룩해졌다.
「역시 그런가 아…」
「데스데스데스!」(아닌데스 나도 영리한데스!)
「어려운 일을 시켜서 미안해 나나」
「데숫데스」(어렵지 않은데스!)
유카는 뒤로 돌아선다.
「밥먹을 준비해야지. 나나, 이제 더는 심부름 같은 거 할 필요 없어.」
부엌으로가는 유카.실장석이 헐레벌떡 쫓아간다.
「데스데스!」필사적으로 유카에게 달라붙는다.
「아-좀―, 방해 하지 마.」
쫓겨난 실장석이 맥없이 이쪽으로 돌아왔다.
나를 바라보면서「데스」라고 울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표면적으로는.
그러나 유카는 예전만큼 실장석에게 열정을 쏟지 않았다.
선대 나나가 있었을 때처럼 즐거운 생활을 누릴 수 없다는 걸 깨달은 것 같다.
실장석 때문에 울고웃는 일도 없어졌다.
처음엔 마치 자기 아이를 대하는 것 처럼 애정을 쏟더니 
이제는 그저 애완동물을 다루는 것처럼 변하였다.
오늘도 평소처럼 실장석과 논다.
그러나, 왠지 분위기가 식어있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 
예전만큼 중요하지도 않다.이제는 제 역할을 끝낸 실장석.
유카는 이제서야 이해한 것 같다.
나나와 이 실장석은 다르다.이 실장석은 나나의 역할을 감당할 수 없다.
아니, 사실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선대 나나를 잃은 슬픔이, 너무 큰 슬픔이, 현실을 계속 부정한 것이겠지.
마침내 유카는 내 말을 듣고 모든것을 이해했다.
매우 온화하게 현실을 받아들였다.
한편으로는 실장석도 유카에게 에전만큼 자신의 존재가 
크지 않다는 것을 눈치채고 있었다.
어설프게 영리한 것이 화가 되었다고나 할까.
사람의 관심을 추구하는 것은 실장석의 본능이다.
과거의 심한 경험을 통해 필사적으로 사람의 안색을 살피려는 노력을 하고.
거기서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릴 수 있을 만한 지성을 갖고있다.
그것들이 표면에는 나타나지 않는 무관심을 읽어내 버린다.
본능적 고통에는 변함이 없다.
「데스…」
주인의 관심을 되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린다.
그리고 결론이 나왔다.
결코 쉽지는 않지만, 그 방법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집안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눈에 띌만큼 배치가 변하거나.
딱히 큰 피해가 있던 것은 아니라서 가만히 두었지만,
마침내 그 진상을 알게 되었다.
실장석이 우리들이 없는 동안 집안일을 연습하고 있었던 것이다.
방에 설치해 둔 비디오 카메라에는 불안한 손놀림으로 
집안일을 흉내내는 실장석의 모습이 녹화돼 있었다.
청소기를 끌어낸다.청소기에 깔려서 운다.
다리미를 꺼낸다. 다리미에 데어 뛰어 오른다.
설거지를 하려고 싱크대로 기어올라간다. 
디딤판으로 쓰던 의자에서 싱크대로 떨어진다.
실장석은 필사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마치 NG 명장면집을 보는 것 같다.
이것으로 납득이 갔다.
요즘 실장석이 우리들의 행동을 가만히 지켜보는 일이 잦아졌다.
자신의 유능함을 증명하고싶지만 더 이상 유카가 일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관찰해서 배우려고 했겠지.
이 실장석은 굉장히 재밌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나도 이 눈물겨운 계획을 멀리서나마 도와주기로 했다.
그 이후 나는 실장석 앞에서는 일부러 과장된 움직임을 보여줬다.
DVD등의 가전 조작, 사소한 집안일 돕기 등 일부러 실장석이 보기 쉽게 말이다.

며칠 후, 우리들이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실장석이 일어서서 「데스」하고 자랑스럽게 울었다.
그리고는 선반으로 달려가 DVD 한 장을 가져왔다.
「뭐, 그거 보고 싶어?」
「데스」
유카가 그 DVD를 받으려고 했으나, 
실장석은 건네주지 않고 직접 DVD데크로 달려 간다.
그리고 디스크를 넣고 재생버튼을 눌렀다.



정지, 챕터 선택, 리모콘을 능숙하게 조작한다.
「어머 얘좀 봐?」놀란 것은 유카다.
「데숫젯스!」이쪽을 돌아보며 실장석이 자랑스럽게 운다.
정작 중요한 DVD는 실장석이 화면을 가리고 있어서 하나도 안 보인다.
「정말 잘했어!대단해―!」
유카가 실장석을 끌어 안았다.
「나나, 언제부터 이렇게 할 수 있게 됐어?정말 대단해!」
「데스데스젯스♪」
오랫만에 꼭 껴안아주니 실장석도 매우 기뻐한다.
「이거 봐! 얘도 천재인거 아닐까?」
「그래 이렇게까지 영리할 줄은 몰랐는데.」
천재는 아니다. 엄청난 노력의 결과이다.
인간의 환심을 사기 위한 한결같고 야비한 노력이다.
「대단해―, 역시 나나의 환생이야―♪」
「젯스젯스♪」
유카는 실장석을 꼭 껴안고 빙글빙글 돌고 있다.
그 뒤에 나오는 텔레비전 화면은 흐트러져있었다.
실장석이 디스크를 더럽힌 것인지 지지직거리는 소리가 계속 나고 있었다.
유카는 한 바탕 실장석을 어른 후, 무엇인가 생각난 것처럼 말했다.
「그래 나나한테 선물을 줄까?」
「데슥?」
「잠깐만 기다리고 있어♪」
「젯스~♪」
안쪽 방에 들어가서 하늘하늘한 옷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럼 이 깨끗한 옷을 나나한테 줄게-!」
「데숫데숫데스~♪」실장석이 기뻐 날뛴다.
그 옷은 유카가 선대 나나에게 크리스마스선물로 준 옷이다.
「지금 입혀줄게.」
유카가 실장석에게 옷을 갈아입힌다.군데군데 리본이 붙은 핑크색 옷.
지나치게 소녀취향이지만 실장석의 마음에는 쏙 드는 것 같다.
옷을 갈아입자마자 실장석은 거울 앞으로 달려갔다.
「데스데스~♪」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포즈를 취한다.
「데스데스!」이쪽을 보면서 운다. 자신을 봐달라고 말하는 것이겠지.
이제 좀 적당히 했으면 좋겠지만 
유카도 포즈를 받아주고 머리카락을 손질 해 주고 있다.
실장석은 매우 기쁜 듯 나에게까지 와서 포즈를 취한다.
무시하니까 「데스데슥!」 불만에 찬 울음소리를 내며 거울 앞으로 돌아갔다.
이제는 유카가 다른 옷도 꺼내 놓기 시작한다.
그 날은 밤 늦게까지 보기 흉한 패션쇼가 계속 되었다.


다음 날부터 실장석은 선대 나나의 옷을 입게 되었다.
유카도 예전같이 실장석을 귀여워했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 심하게 실장석을 어르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온순하던 실장석도, 일주일정도 지나니 점점 건방져졌다.
정말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놈이다. 
이걸로 엉성한 계획에 협력해 준 보람이 있겠지.
성과는 예상보다 빨리 나타났다.
어느 날 저녁 식사시간, 실장석이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데스데스젯스!」(이런 것 보다 더 맛있는 걸 먹고 싶은데스!)

            퍽

실장석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빨리 손찌검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도 이렇게까지 쉽게 손을 댈 줄은 몰랐다.
「나나는 그렇게 이기적인 말을 하지 않아!」
유카는 분노에 휩싸였다.
「데…데…」실장석은 공포에 얼어붙었다. 
덜덜 떨면서 눈물, 콧물, 똥오줌을 지리고 있다.
고약한 냄새가 난다. 팬티안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대충 짐작이 간다.
밥 먹는데 이런 더러운 꼴을 봐야되나.
「지금 뭘 흘리는거야!」
「데…」
「당장 저쪽으로 가!」
「데스…」
「여기서 식사는 못할거 같은데, 내 방으로 가자.」
각자 접시를 들고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너는 여기를 청소해놔라. 원래 대로 돌려놔야 돼.」
「데슨데슨」
「―, 어쩐지 식욕이 없어져 버렸어…」
1시간 후, 거실로 돌아오니 실장석이 실장 푸드를 먹고 있었다.
아직도 훌쩍 훌쩍 울고 있다.
유카가 성큼성큼 다가간다. 실장석이 무서워하며 뒤로 물러난다.
「이 옷도 벗어!이건 나나의 옷이야, 똥으로 더럽히지 말라고!」
팬티는 갈아입었지만, 굉장히 마음에 들어하던 옷은 벗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유카는 실장석을 붙잡고 억지로 옷을 벗긴다.
「데에데」실장석은 울면서 격렬하게 저항한다.
「날뛰지 마!옷이 찢어지잖아!」
유카가 따귀를 날린다.저항을 멈추는 실장석. 눈물이 주륵주륵 흘러넘친다.
「나나는 음식가지고 투정부리지 않아! 똥도 지리지 않고, 그런데 너는 대체 뭐야!」
「데슨데슨」
「 이제 나나의 옷 입지 마!」
「데에에에에에에인!」
「시끄러워!」
유카의 분노가 격렬하다. 예전같이 무작정 감정을 폭발시키는 게 아니라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나는 이걸 기다리고 있었다.
유카에게 선대 나나는 성역이다.
유카는 항상 이 실장석에게 나나를 투영해 보고 있었다.
그러니까 실장석이 나나만큼 해내지 못하면 낙담하고, 
나나가 하지 않을 행동을 하면 분노한다.
게다가 예전에 한 번 때리고 나서 체벌에 대한 저항도 사라졌다.
실장석이 선대 나나를 따라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 태생부터가 다르다.
유카에게 의존하고 있는 실장석은 앞으로도 필사적인 노력을 계속해야만 한다.
능력도 행동도, 분수에 맞지 않는 성과가 요구된다.
만약 기대에 응하지 못한다면 운이 좋아야 체벌, 
최악의 경우에는 버려질 지도 모른다.
실장석은 억지로 나나의 위치까지 올라가 버렸으니까.
더이상 떨어질 수 없다. 더는 단순한 실장석으로 돌아갈 수 없다.
다음에 떨어졌을 때에는 「나나의 위조품」이 된다.
죽을 때까지 노력해라 실장석. 내가 응원해 줄 테니.


다음 날 아침, 실장석은 맨 먼저 유카에게 달려갔다.
「데숫데스데스」(어제 일은 미안한데스)
「아 그래.반성하고 있는 것 같으니까 봐 줄게.」
「데스데스」(고마운데스)
그러나 실장석은 아직도 우물거리고 있다.
「뭐? 또 할 말 있어?」
「데스데스데스」(또 깨끗한 옷을 입고 싶은데스)
「----그래, 더 이상 더럽히진 않겠지?」
「데슥」
「자 좋아」
「젯스♪」(고마운데스♪)
실장석이 옷을 갈아 입는다.
유카에게 보이지 않게 데프프하며 웃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정말로 어리석은 생물이다.그 옷은 구속복같은 것인데도 좋다고 입다니.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그 이후 실장석이 얻어맞는 빈도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서투르게 기대치를 올려놓은 탓에 과대 평가된 것도 있고
선대 나나와 겹쳐서 보고있는 만큼 유카의 판단 기준도 높아졌다.
원래는 어쩔 수 없는 능력 차이가 
「게으름 피워서 그렇다」라고 잘못이 되어버린다.
무엇보다 유카에게 있어서는 눈앞에서 나나와 비슷한 모습을 한 물건이
나나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추태를 연발하니까 
마치 나나를 모독하는 것 처럼 보일것이다.


오늘도 유카의 질책이 이어진다.
「왜 또 음식을 흘리는거야! 흘리지않고 먹을 수는 없는거야?」
실장석은 대개 음식을 더럽게 먹는다.
「데, 데스」
실장석이 또 시무룩해진다.
그러면서도 실장푸드를 입으로 옮기지만, 이윽고 그 손도 멈추었다.
「뭐야 지금 빈정거리는거야? 나나는 그렇게 불쾌한 행동 한 적 없었는데!」
「데스…」
「이제 됐어 먹기 싫으면 먹지 마!」
「젯데숫데슥」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으며, 당황해서 실장푸드를 쓸어넣는다.
「데훅!브혹!」그리고는 다시 게워낸다.
「………#」
「이제 됐어, 그 녀석은 내버려 둬.」
「…응.그럴게.」
내버려 두라고 하는 말에 상처라도 받은건지,
코를 훌쩍거리면서 털어 놓은 실장푸드를 줍는 실장석.
요즘에는 계속 이런 상태다.
실수를 한다>화를 낸다>위축 된다>더욱 더 실수를 하기 쉬워진다.
이런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 사랑스러운 옷을 벗으면 유카의 비위에 거슬리는 일도 조금이나마 줄어 들겠지만,
실장석은 완고하게 계속 입는다.
덕분에 나는 재밌는 구경을 할 수 있다.

요즘들어 유카는 상당히 신경질적으로 변했다.
이제는 유카가 실장석을 꾸짖는 이유도 하찮은 것이 대부분이었다.
일이 바쁠 때에 응석부렸다.
음식투정을 했다.
화장실 뒤처리가 제대로 안 됐다.
집 안에서 시끄럽게 돌아다녔다.
장난감 정리를 제대로 안 했다.
아마도 실장석이 나나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에 대단히 화가 나 있을것이다.
누가 보면 이런 집에서 생활하는 것이 힘들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 집에서 사는 게 정말로 즐겁다.
하루하루 지나면 지날수록, 편안한 생활에 길들여져있던 실장석이 
조금씩 감옥에 갇혀가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즐거워서 견딜 수가 없다.
상황은 보다 즐겁게 변해가고 있다.
곧바로 운다.
곧바로 아첨한다.
그리고 간단하게 결정을 찢는다.
모두 자기 자신을 위한 일이다. 뼈를 깎는 노력도, 기특한 태도도, 
상대를 속여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것일 뿐이다.
아무리 그럴싸한 포장을 해도 결국은 제멋대로인 생물.
굉장히 상냥하고 배려심이 넘치던 나나와는 다르다.
겉모습만 비슷 할 뿐 내용은 완전히 다른 천한 물건.
확실하지는 않지만, 유카도 희미하게 눈치채는 것 같다.
실장석이라고 하는 생물의 본성을 깨닫기 시작한 것 같다. 

어느 날 밤, 우리들은 다 같이 근처에 있는 비디오 대여점에 갔다.
실장석은 처음으로 와보는 장소다.그래서인지 굉장히 기분이 좋아보인다.
「나나, 보고싶은거 있으면 골라.」
「젯스♪」
아니나 다를까 손에 잡히는 대로 잔뜩 집어왔기 때문에, 
그 중에서 3개만 고르게 했다.
「극장판 AIR」
「반딧불의 묘」
「아이언 자이언트」
좋은 선택이다. 게다가 앞에 두 개는 선대 나나와 같은 작품을 선택했다.
「그걸로 할래?」
「데스」
집에 돌아가자마자 감상을 시작했다.
유카는 실장석을 무릎에 앉혀놓고 말을 건넸다.
「이 영화구나, 예전 나나도 좋아했었어.」
「데스?」
「아하하, 같은 영화를 고르다니―」유카는 꽤나 기분이 좋아보인다.
영화가 시작되자 그녀들은 진지하게 화면을 바라보았다.
유카와 나는 전에도 본 적이 있는 영화다.
솔직히 나에게는 지루한 영화다. 한 숨 자기로 했다.
잠든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실장석을 크게 꾸짖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보면 실장석이 마루에 웅크리고 앉아 울고 있었다.
조금 위치가 떨어져 있다. 유카가 집어 던진 것일까.
유카는 일어서서 분노로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어깨가 들썩거린다. 무엇인가 이야기하려고 하지만 
목이 메어서 말이 잘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실장석을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다.
텔레비전에는「반딧불의 묘」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예상했던 대로다.
내가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 여기서 잔 것은, 지금부터 일어날 사태를 보기 위해서이다.






「너는!」
말이 잘 나오지 않는 것 같다.
「역시 나나가 아니야!」
눈을 부릅뜨며 외친다.
「나나의 위조품! 꼴도 보기 싫어!」
그 눈에는 명백한 증오심이 불타오르고 있다.
근처에 있던 쿠션을 실장석에게 집어 던진다.
리모콘, 재떨이, 잡지, 닥치는 대로 내던진다.
「데에에에엔!데에에에에에엔!」
실장석이 울부짖으면서 도망친다.
도망치는 실장석을 보고 한층 더 이성을 잃는 유카.
지나치게 흥분한 나머지 몸이 제대로 따라오지 않는다.
재미가 없다.
나는 돌아다니는 실장석을 잡았다. 냄새가난다 또 똥을 지렸다.
얼굴에 한 방 먹이고 실장석 방에 집어던졌다.원래는 선대 나나의 방이다.
「거기서 얌전히 있어라.」
문을 닫고 자물쇠를 잠근다. 이 방은 열쇠구멍이 바깥에 달려있다.
문을 두드리면서「데스데스」라고 우는 소리가 들린다.
시끄러워. 너는 나중에 상대해주마.
문을 걷어 차니까 좀 잠잠해졌다.
다시 거실로 돌아오자 쓰러진 채 헐떡거리는 유카가 보였다.
흥분한 나머지 호흡이 흐트러진 것 같다. 등을 문질러 심호흡을 시켰다.
서서히 안정된 것 같지만, 이번에는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나에게 매달려 울면서 얘기한다.
군데군데 못 알아 듣는 부분이 많았지만, 
실장석이 웃는 것을 용서 할 수 없었다는 것 같다.
영화의 마지막, 이른바 울음 포인트다. 
거기서 불행한 남매를 보고 실장석이 데프프하며 비웃은 것 같다.
정말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생물이다.
물론 그 정도 가지고 유카는 이렇게까지 화를 내지는 않는다.
이 영화는 유카에게 있어서 특별하다.
예전에 유카는 선대 나나와 함께 이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아직 나나와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이다.
이 최루가스 같은 슬픈 영화를 보고 둘이서 부둥켜안고 펑펑 울었던 것이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 후 나나는 유카에게 
실장 린갈을 사용해 열심히 말을 건넸다고 한다.
유카를 위로한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하면 그 남매가 행복해질 수 있었는지 필사적으로 생각해보고
주륵주륵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유카에게 전했다고 한다.
그 때 유카는 나나에게 반한 것 같다.
매우 상냥한 마음을 가진 아이. 깊은 배려심을 가진 실장석.
그 추억은 유카에게 큰 보물이다.

그 추억을 실장석이 더럽혔다.
할 수 있는 한 애정을 가지고 길러 왔는데,
나나라고 생각하면서 길러왔는데,
나나와 같은 옷을 입고, 나나와 같은 장소에 앉아, 나나와 같은 얼굴을 하고서,
나나가 절대로 하지 않을 천한 행위를 태연하게 한 것이다.
조소, 모멸, 다른 사람의 불행에 기뻐하는 무서운 우월감.
이건 뭐지?
위조품.
더 이상 유카의 마음속에 실장석에 대한 애정은 남아있지 않았다.
나는 실장석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물어봤지만
죽이는 것은 안되고 들에 버리는 것도 
다른 사람들에 폐가되니까 안된다고 해서 어쩔 수없이 계속 기르게 되었다.
그녀는 학대파가 아니다.이런 대답이 나올거라는 것도 나는 예상하고 있었다.

다음날, 실장석이 있는 방으로 갔다.
유카는 더 이상 실장석과 엮이고 싶지 않아 하므로 나의 차례가 온 것이다.
문을 열자 고약한 똥냄새가 코를 찔렀다.
갇혀있느라 화장실에 갈 수 없어서 이렇게 된 것 같다.
실장석은 자고 있었다. 침대도 똥 범벅이 돼있다.
「일어나라」침대에서 밀어 떨어뜨린다.
「데젝!」눈을 뜬다.
「데스」나의 얼굴을 보고 불안한 듯 울었다.
언제나 유카가 깨우러왔는데 오늘은 내가 와서 신경이 쓰이는 것 같다. 
계속 내 뒤를 바라본다.
「유카는 더이상 너를 돌봐주지 않는다.」
「데스!」충격을 받은 것 같다. 눈에 물기가 고인다.
그리고 곧바로 나의 옷자락을 붙잡는다.
「데스」우는 얼굴을 하고 필사적으로 아첨을 한다.
정말로 지조가 없는 생물이군.
일단 냅다 밀친다.
「우선 그 옷부터 벗어라, 그리고 여기있는 똥을 다 치워.」
「데스데스!」불만인 것 같다. 아마도 옷 때문이겠지.
예전에 내가 자기 팔을 박살냈다는 걸 까먹은 것 같다.
나는 실장석을 향해 쪼그리고 앉았다. 마치 어른이 아이에게 말을 거는 것처럼.
그대로 실장석의 손을 잡는다.
「데스?」별 생각이 없어보인다.
조금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
「데스♪」곧바로 아첨을 한다.
다음 순간, 실장석의 팔을 비틀었다.
「데데데데데데데!」
「이제 좀 기억이 나냐.」
실장석이 눈물을 흘리면서 몇번이나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나, 나는 그대로 팔을 또 꺾었다.
「데개아아아아!」
「시끄러.」
실장석은 진땀을 흘리면서 비명을 참았다.
마침내 포기했는지 옷을 벗기 시작했다.
꺾인 팔을 감싸면서 조심스럽게 옷을 벗는다. 때때로 아파서 얼굴을 찡그린다.
옷을 벗자 내가 그 옷을 빼았었다.
「데숫데스!」
「너는 이제 이 옷을 입을 수 없어.」
「데에에인!」
「그 똥 투성이 팬티는 남겨주마, 하지만 이제부터는 직접 빨아야 해.」
「데스데스!」
「냄새를 풍기면 그것도 갖다 버릴거야, 그러기 싫으면 제대로 빨아입으라고.」
「데…」
「알았으면 빨리 가.」실장석을 쿡쿡 찌르면서 방에서 내쫓았다.
뒤처리를 하라고 했지만 실장석이 침대 위의 대변을 처리하는건 불가능하다.
이건 세탁소에 맡길 수 밖에 없겠지.
방에서 나와 자물쇠를 잠갔다.이제 실장석이 이 방을 쓸 일은 없을것이다.
유카는 자기 방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다.
가끔씩 상태를 보러 가지만 굉장히 낙담한것처럼 보인다.
오늘은 일을 쉬었다.저런 상태로 있는 유카를 혼자 두고 갈 수는 없지.
거실에서 느긋하게 쉬고 있는데, 빨래를 끝낸 실장석이 왔다.
일단 기본적인 훈육은 끝냈기때문에, 젖은 채로 돌아다니지는 않는다.
방 문을 가리키며 데스데스 짖는다. 문이 잠겨있다는 얘기겠지.
「 이제는 그 방에 들어가면 안돼.」
「데슥!」하나 하나 놀라는 실장석이다.
「그 방은 나나의 방이지 네 방이 아니야.」
「데잇데익!」나나의 이름을 듣자 격렬하게 화를 낸다.
날뛰는 실장석의 머리카락을 잡아 복도로 끌어냈다.
「데데데데데」
복도의 끝에 있는 골판지 상자에 던져 넣는다.
실장석이 빨래하는동안 준비 해 놓은 것이다. 
안에는 신문지와 낡은 수건이 깔려 있다.
이 녀석이 원래 입고있던 초록색 옷도 넣어두었다.
「이제부턴 여기가 네 방이야.」
「데!데…」항의하려고 일어서지만 내 눈치를 보더니 물러난다.
「화장실 갈때가 아니면 여기서 나오면 안돼. 알겠냐?」
「데스…」
내가 돌아서자마자 불에라도 데인 듯 울면서 아우성친다.
「데숫데숫데슥!데스데슥!」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실장석을 후려갈겼다.
상자 안이 실장석의 코피로 더러워졌다.
「젯데후…」
내가 거실로 돌아오고 나서도 실장석의 훌쩍거리는 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실장석이 유카의 방 앞에 서 있었다.
노크 하려고 팔을 올리더니 내가 보고있다는 걸 눈치챘다.
곧바로 복도로 도망친다.
실장석이 내 눈을 피해서 돌아다닌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집 안을 더럽히지는 않길래 어느정도 봐주고있었으나 
결정적인 현장을 놓칠 수는 없다.
복도 끝으로 실장석을 따라갔다.
「데슨데슨」필사적으로 아첨을 한다. 아니 목숨을 구걸한다고 해야되나.
그 때, 유카가 복도로 얼굴을 내밀었다.
「아, 저기 있잖아…」나를 찾고 있는 것 같다.
실장석이 내 겨드랑이 밑으로 빠져나와 달려가기 시작했다.
「데스데스데스데이스!」울상을 지으면서 유카에게 매달린다.
유카의 다리에 매달려서 눈물 콧물을 마구 흘리면서 아우성친다.
「데스데스데스데스!」무엇인가를 필사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도와줘라, 어떻게든 해 봐라, 저 녀석이 괴롭힌다.
실장린갈이 없어도 무슨 말을 하는지 확실하게 알 것 같다.
「저리 가! 옷이 더러워지잖아!」
난폭하게 떨쳐지는 실장석.
그러나 단념하지 않고 또 매달리러 간다.
마침내 유카가 실장석을 차 날렸다.
평소처럼 따귀를 날리는 게 아니라 
걸리적 거리는 물건을 치우는 것 같은 발길질을 했다.
혐오감을 숨기지도 않고 내뱉는다.
「더는 나한테 달라붙지마! 꼴도 보기 싫으니까! 
죽일 수는 없으니까 여기 살게 해주는것 뿐이야, 쓸데없는 착각 하지마!」
「데, 데에엔…」
나는 당황한 실장석을 잡아서 상자 안으로 던졌다.
「유카는 네가 싫대, 이제 더는 달라붙지 마.」
「젯데숫데스…」
실장석은 격렬하게 흐느껴 울고 있었다.
이제는 자기 편이 없다는 걸 알게 된 것 같다.
유카에게 말을 건넸다.
「뭐 할말 있어?」
「응, 이제 좀 괜찮아진 것 같은데 오늘은 밖에서 밥먹으면 어떨까 해서.」
「좋아, 그렇게 할까」
「실장석 얼굴도 보기 싫었는데 걷어 차니까 좀 괜찮아졌어.」
「그래, 잘 됐네.」
골판지 상자 안에서는 실장석이 눈물을 글썽거리며 우리를 바라보고있었다.


유카가 사진을 거실에 장식했다. 유카에게 안긴 선대 나나의 사진.
자실장을 주워왔을 때 유카가 신경을 써서 치워두었던 것이다.
이제 유카는 마음을 제대로 정리한 것 같다.
표정도 예전처럼 돌아왔다.
포기를 못한 실장석이 유카에게 바짝 다가가는 일이 있지만,
그럴 때마다 유카는 웃는얼굴로 실장석을 차 날리고 있다.
우리들의 생활은 거의 평소처럼 돌아왔다.

실장석은 서서히 여위어 갔다.
환경의 변화와 스트레스때문일 것이다.
실장석 학대파의 기준으로 보면 파격적인 대우를 받고 있지만,
그런 걸 알리가 없는 실장석은 매일 자신의 불행을 한탄하며 울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생활이 몇 주 정도 계속되던 어느 날 밤.
유카는 먼저 잠들었고 나는 거실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그 때 거실로 실장석이 들어왔다. 
선반에서 실장린갈을 꺼내 오더니 나의 곁에 와 마주 앉았다.
「데스」
나는 이 녀석과 실장 린갈로 대화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이 실장석은 자신의 의지를 전하려 하고 있다.




제멋대로인 욕망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 진지하게 말을 건네려고 하는 것이다.
재미있다.역시 이 실장석은 영리하다.
실장 린갈을 받았다.
「데스데스데스」(이전 나나를 가르쳐 주셨으면 하는데스)
「알아서 뭐하려고?」
「데스데이스」  (나나와 같은 것을 하는데스)
「그래서?」
「데데스데스데스」(같은 것을 하면 유카상은 칭찬해 주는데스)
「데스데스젯스」(같게 되면 유카상은 좋아해 주는데스)
「데스데이스데스」(나는 나나보다 대단한 것이 되는데스)
「데이스데데이스」(그러면 나를 나나 보다 소중히해 줄 것인데스)
'적을알고 나를알면 백전불태'라는건가.
「알았어. 나나를 찍은 DVD가 있거든.그걸 보여 줄게.」
「젯스」(고마운데스)
진열장에서 엄청난 양의 디스크 케이스를 꺼낸다.
「나나와 함께 vol.1~15」
유카가 쓸데없이 화려한 목차를 붙인 시리즈다.
「젝!」
나나와 유카가 함께 찍은 표지를 본 것만으로도 실장석이 괴로운 신음소리를 낸다.
벌써부터 그렇게 나오면 끝까지 버틸 기력 남아돌지 않을텐데.
이 안에는 나나와 유카가 함께 있는 모습을 
찍은 영상이 지겨울만큼 가득하기 때문이다.
DVD를 재생했다.
실장석은 화면을 응시한다.
쓰러뜨려야 할 적을 연구하기 위해서 
한순간도 놓치지 않으려고하는지 매우 진지하다.
그러나 그런 실장석의 살기도 서서히 약해져간다.
때때로 「데…」라고 힘 없는 소리가 새어 나온다.
영상에 나오는 선대 나나는 실장석의 예상을 아득하게 뛰어넘는 강적이었다.
요리중인 유카, 옆에서 돕는 나나.
두 명의 호흡은 딱 맞았다. 나나의 솜씨는 완벽했다. 
유카에 맞추어 물 흐르듯이 작업을 진행시킨다.
노래방에서 함께 노래를 부르는 유카와 나나.
유카에게 맞춰서 코러스를 부르는 나나. 
영어 가사도 무난하게 부른다. 데스데스라고 밖에 들리지 않지만.
시뮬레이션 게임을 하고 있는 장면.
나나가 화면의 일부를 가리키고, 데스데스 말한다.
무엇인가 잊고있던 것을 알아채고 놀라는 유카.
「와와―」칭찬 받을만한 일인것 같다.
「젯데데에에에에에!」
실장석이 아우성쳤다. 실물을 눈앞에서 보니 
자신과는 격이 다르다는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같은 실장석이라서 영상에 나오는 나나의 말을 직접 이해할 수 있는 만큼 
더 충격이 큰 것인지도 모른다.
장면이 바뀌었다.
크리스마스 영상이다.
나나를 껴안고 큰 소포를 꺼내는 유카.
소포에서 나온 것은 그 핑크색 사랑스러운 옷이다.
「데개아아아!」
실장석이 눈물을 흘리면서 큰 소리로 비명을 지른다.
그것은 내 옷이다, 손대지 마라, 입지 마라, 내 것이다, 손을 대지 마라…
실장 린갈에 차례차례 실장석의 비명소리가 번역되어 간다.
영상은 계속 나온다.
「이것은 「」이 주는 선물♪」유카가 소포를 또 하나 꺼낸다.
그 소포에서 나온 것은 작은 푸른색 가방.
예전에 지갑을 둘 장소가 모자란 적이 있어서 내가 선물한 것이다.
핑크색 옷을 입고 푸른색 가방을 멘 나나는 매우 기뻐며 빙글빙글 춤추고 있다.
「데개!데개아아아아아아아!」
실장석이 반쯤 정신이 나가서 울부짖는다.
마루를 두들기더니 머리카락을 흩뜨리며 절규한다.
가방, 가방, 안돼 그 가방은, 안돼ㄴ…
실장 린갈의 번역이 아무 의미도 없는 절규에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화면 안에서는 나나가 콧노래를 부르며 빙글빙글 춤추고 있다.
마루 위에서는 실장석이 얼굴을 일그러뜨면서 기괴한 춤을 추고 있다.
보기 흉하다.
실장석을 발뒤꿈치로 걷어 찼다.
「데브……!」
배를 얻어맞아서 소리도 내지 못하고 경련하고 있다.
「밤에는 조용히 해라.」
몇번이나 고개를 끄덕이는 실장석. 언제나 이 모양이다.
「똑바로 봐 둬라, 네가 보여달라고 했잖아.」
화면 앞에 억지로 앉힌다.
그러나, 실장석은 고개를 떨군 채로 아무것도 보려고 하지 않는다.
마루에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실장석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다만 조용히 울 뿐이다.
「이제 알겠지.」
「데스…?」
「넌 나나를 이길 수 없어.」
「!…데스…」
「유카의 얼굴을 봐.」
「…데에…」
「너에게는 평생 보여준 적이 없는 표정을 하고있지?」
「데에에에!」
「유카는 나나를 대신해줄 게 필요했던거야.」
「데!데…데스…」
「너를 그저 나나의 대용품이라고 생각해서 귀여워해준 것 뿐이야.」
「데스…데스…」
「하지만 너는 나나의 대용품 역할마저도 제대로 못했지.」
「!데, 데스데스!」
「유카는 너 따위에게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어.」
「데에에에스!데숫데숫데숫데숫데숫데숫데스!」
이제 그만두는데스, 이제 그만두는데스, 
부탁인데스 이제 그만두는데스, 부탁인데스…
실장 린갈에 간신히 말처럼 보이는 것이 표시되었다.

「너는 나나보다 나은 점이 하나도 없어.」

「데에에에에에!데에에에에에!데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엔!」
실장석은 고장난 시계처럼 울고 있었다.

그 때 방 문이 열리고 유카가 나왔다.
「시끄러워! 지금이 몇 시인줄 아는거야…어?」
나와 실장석이 거실에 사이좋게(?) 
앉아있는 굉장히 희귀한 광경을 보고 당황한 것 같다.
「뭐 해?」
「모범적 실장석이 되기 위한 공부」TV를 가리킨다.
「아―!설날에 찍은 DVD?나도 볼래―♪」
바로 소파에 뛰어들더니 옆자리를 손으로 두드린다. 
나보고 거기 앉으라고 하는 것 같다.
「방해하지말고 저리 가.」실장석을 쫓아버렸다.
「데슨데슨」실장석이 눈물을 닦으면서 복도로 터벅터벅 걸어간다.
그러나 문 앞에 서서 이쪽을 되돌아 보았다.
코를 훌쩍거리면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유카는 화면안에 있는 나나를 보는 일에 열중하면서 
이것 저것 추억이야기를 혼자서 말하고 있다.
실장석은 아직 이쪽을 응시하고 있다.

유카가 웃고 있었다.
화면에 비치는 선대 나나를 보면서.
자신에게 한 번도 지어준 적 없는 표정을 하고.
재미없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자신이 아닌 다른 실장석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허락할 수 없다
문득 떠올린다.
어렸을 때는 좋았다. 자신이 제일 훌륭했다. 
모든 게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졌다.
그런데도 지금은 이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실장석이 되어 버렸다.
그렇게 노력했는데!
그렇게 참아 주었는데!
그렇게 마음대로 하게 해 주었는데!
자신에게 상냥하게 대하지 않는 차가운 여자.
자신을 따르지 않는 건방진 여자.
자신에게 신경쓰지 않는 나쁜 여자.
이 여자때문에 내 삶이 이렇게 형편없어져 버렸다.

「데에에에에에엣스!」
갑자기 실장석이 달려들더니 유카의 다리를 후려갈겼다.
「뭐야?」
실장석은 더욱더 유카를 때린다.
「데스데스데스데잇스!」
(네가 와타시를 주운 것이 잘못인데스! 너의 탓인데스!)
실장 린갈에, 제멋대로 지껄이는 소리가 차례차례 표시된다.
「적당히 해!」유카가 실장석을 걷어찼다.
그런데도 실장석은 다시 달려든다.
또 걷어차여 날아갔다. 똥이 흘러나와서 마루가 더러워졌다.
똥이 묻은 유카를 보고 실장석은 데프프하고 웃는다.
팬티에 손을 집어넣더니 똥을 꺼내서 집어 던진다.
「아 뭐야∼」소파 뒤로 유카가 숨었다.
그것을 보고 더욱 더 건방을 떠는 실장석.똥을 사방에 던지며 방 안을 어지른다.
내가 앞으로 나선다.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실장석이 똥을 집어 던지지만 소용없다.
실장석이 내가 다가가는걸 눈치챘을 때는 이미 늦었다.
목덜미를 잡아 들어 올린다.
「데…」
시끄럽게 굴게 둘 수는 없다. 목덜미를 붙잡고 얼굴에 주먹을 날린다.
평소처럼 이빨이 부러진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이다.
유카 앞에서 본격적인 학대를 해도 되는 것인가.
「유카, 실장석 잡았는데 어떻게 할까?」
「잡았어?다행이다.」소파 뒤에서 유카가 나왔다.
「이제 더는 못 봐줘 …!」
무슨 일일까하고 뒤돌아 보면, 유카가 사진 장치를 보고 온 몸을 떨고 있었다.
「나나의 사진에…」사진 장치의 표면에는 똥이 흠뻑 붙어 있었다.
울먹거리면서 나에게 다가온다.
「 이제 더는 못참아! 이 녀석은 대체 무슨생각인거야!」
「자기가 불행해진게 너 때문이라면서 화를 내는데.」
유카는 
뭐?
라고 얼굴에 쓰여있는 것 같다. 그럴만도 하지.
「실장 린갈에 나오고 있어. 봐봐.」
실장 린갈을 들여다보는 유카의 어깨가 서서히 떨리기 시작한다.
「실장석은 이런 생물이야.」
유카가 그 자리에 푹 주저앉는다.
머리를 감싸 쥐더니, 투덜투덜 중얼거리다 마침내는 울기 시작한다.
유카는 몇 번이나 이 실장석에게 시달렸을 것이다.
「…이젠 내탓이야?…기분 나빠! 
  대체 무슨생각을 하는거야! 도무지 이해 할 수가 없어!
  어째서 그렇게 제멋대로인거야? 이제는 지쳤어!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
「나는 지금부터 이 놈에게 벌을 줄 생각인데 괜찮을까?」
「몰라! 더는 꼴도 보기 싫어! 빨리 갖다 버려!」
「알았어.」
「…미안해, 괜히 너한테 화풀이해서. 
  그렇지만 계속 하다가는 정신이 나갈 거 같아.」
「아니 나야말로. 편히 쉬어. 뒷정리는 내가 해 둘게.」
「그럼 부탁할게…. 미안해.」
유카는 지친 발걸음으로 방에 돌아갔다.


마침내 나에게 실장석을 처리할 권리가 생긴 것이다.
「짧은 시간이겠지만, 잘 부탁해.」
발버둥치는 실장석에게 인사를 건넨다. 실장석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짧은 시간」이라는 말을 듣고 
자기 목숨이 얼마남지 않았다는것을 알아차린 것 같다.
목덜미를 좀 더 강하게 움켜쥔다.대답을 들을 생각은 없다.
힘껏 실장석을 마루에 내던졌다. 바닥에 부딪히더니 내 가슴께까지 튀어 올랐다.
코피를 마구 뿌리면서 튕겨나간다.
벽에 부딪쳐 튀어오른 실장석은 
금붕어처럼 입을 달싹거리면서 계속 경련하고있었다.
담배에 불을 붙이며 잠시 쉰다. 실장석이 회복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나 한 개비를 다 필 때까지도 실장석은 일어날 기미가 안 보인다.
조금 불안해졌다.
아직 아무것도 즐기지 못했는데 위석이 손상되면 재미가 없다.
담뱃불을 실장석의 얼굴에 지진다.
「데지…」허약하게 신음했다.
이제 몸에 큰 피해를 주는 방법은 관두자.
아픔만 주는 도구를 찾아야 겠다고 생각하니 파리채가 떠올랐다.
파리채를 찾는 김에 옛날에 사용하던 실장석 학대 도구도 찾기 시작했다.
학대 도구라고 해봐야 공구상자 정도다. 믹서나 수조를 버린 것이 후회된다.
거실로 돌아왔지만 실장석은 아직도 누워있다.
얼굴을 두들겼다.
「데슥!」일어났다. 자는 척을 한건가.
「옷 벗어.」
「데스?」파리채 일섬.「데히!」
스멀스멀 옷을 벗기 시작했다.
내가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는지 얼굴을 붉히고 있다. 기분 나쁘다.
팬티 고무줄이 뱃살을 파먹고 있다.
요즘 좀 말랐다고 해도 워낙에 살이 많이 쪄있어서 그런 것 같다.
「팬티도 벗어.」
실장석은 잠시 주저하더니 똥이 잔뜩 들어있는 팬티에 손을 댔다.
조금 전 과는 반응이 다르다. 수줍어 하는듯이 허리를 흔든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 굉장히 끔찍한 망상을 하는 것 같다.
추접스러운 속옷을 벗더니 다리를 이쪽으로 벌리고 아첨한다.
「데스~젯스~」최악의 아첨이다.
「팬티를 먹어라.」
「데슥?」실장석이 예상한 요구가 아니었던 것 같다.
잠시 당황하더니 다시 아첨하기 시작했다.
「데스데스데스~」열심히 허리를 털어댄다.
완전히 발정 모드가 된 실장석은, 어떻게 해서든지 나를 유혹하고 싶은 것 같다.
「데스데스~, 데스데스데스~」
(너를 기분 좋게 해 주는데스~, 나를 안으면 죽일 수 없게 되는데스~)
이 정도 무서운 요구를 하면 나도 참을 수 없다.
파리채를 마구 휘두른다. 파리채가 모두 실장석의 양 뺨에 보기좋게 들어간다.
울어도 멈추지 않는다. 순식간에 실장석의 양뺨이 붉게 부어 오른다.
땅에 엎드려서 빌어도 멈추지 않는다. 순식간에 실장석의 등이 붉게 부어 오른다.
「데데에에에에에인!데에에에에에인!」
웅크리고 앉아 우는 실장석을 계속 때리면서 다시 명령했다.
「팬티를 먹어라.」
실장석이 파리채에 맞아 가면서 똥 투성이가 된 팬티를 주웠다.
입가까지 가지고 가더니 얼굴을 찡그렸다.
「빨리 먹어라.」
마음을 다잡은 것처럼 덥석 물었다. 구역질을 하면서도 어떻게든 삼켜 간다.
「데브브혹!데게에에에에에!」
갑자기 토왁질을 했다. 똥냄새와 위액의 시큼한 냄새가 섞여서 심한 악취가난다
실장석이 나를 올려본다. 
눈물과 콧물과 코피와 토사물로 얼룩진 얼굴은 못 봐줄 정도이다.
「데스…」부탁하는 듯한 불쌍한 소리로 운다.
「빨리 먹어라.」
아연실색하는 실장석.
겨우 팬티를 입 안에 집어 넣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손으로 무리하게 밀어넣는다.
악전고투 하면서, 어떻게든 다 삼키는 것에 성공한 것 같다.
「잘 했어.」칭찬해 준다. 조금이라도 당근을 줄 필요가있다.
「지금부터 네가 더럽힌 걸 청소한다. 알겠지?」
「데스」
나의 어조가 평소처럼 돌아와 안심했는지, 실장석도 다소 힘을 낸다.
「조금 기다려라. 걸레를 만들어 줄 테니까.」
나는 빼앗은 실장석의 옷에 가위질을 한다.
「젯데에에스!데스데스!」
실장석이 달려든다. 다 예상했던 행동이므로 발로 밟아서 억누른다.
「데젯젯젯젯데데데데데!」
나에게 밟혔음에도 제법 요란하게 날뛴다. 
그래봤자 결국은 실장석의 힘에 지나지 않지만.
울면서 버둥버둥 날뛰는 실장석의 눈앞에서 옷은 자꾸자꾸 찢어진다.
나는 옷을 실장석이 사용하기 쉬운 크기로 자르고 나서 발을 떼었다.
발밑에서 훌쩍훌쩍 우는 실장석에게 헝겊을 한 장 건네준다.
「그걸로 몸을 닦아.」
「데슨데슨」얌전하게 내 말에 따른다. 몸을 뒤덮은 똥을 닦기 시작한다.
몸을 거의 닦은 실장석을 안아 올렸다.
「데슥?」
실장석을 거꾸로 뒤집는다. 다리를 열어 총배설구를 확인했다. 아직 똥이 남아 있다.
「데!데스데스!」날뛰는 실장석. 나의 의도를 모르는 것이다.
겨드랑이에 실장석을 끼우고 헝겊으로 실장석의 뒷치다꺼리를 해 준다.
「데훈데훈!데후후~♪」숨을 난폭하게 내쉬고 있다.
총배설구 주위를 깨끗이 닦고 순간 접착제를 꺼내 발랐다.
지금부터 방을 청소하는데 
또 똥을 흘리면 견딜 수가 없으니 이렇게 예방 조치를 하는 것이다.
「데후후~♪」
아무것도 모르는 실장석은, 차가운 감촉에 한층 더 흥분하고 있는 것 같다.
실장석을 던졌다.
「자, 청소 시작해라.」
실장석은 기분 좋은 행위가 중단되어 불만이었지만 
파리채를 한번 휘두르니 점잖아졌다.
「걸레는 이 헝겊을 사용해라. 똥은 전부 닦아내라. 닦기 힘들면 핥아서 처리해.」
「데, 데숫데슥!」
무엇인가 불만이 있는 것 같다. 나는 파리채로 대답해 주었다.
실장석은 열심히 일했다.
나의 감시는 엄격했다. 파리채가 가차 없이 날아 온다.
휙 「젝!」휙 「데슥!」휙 「데슨슨」
예상보다 시간이 걸렸지만 방은 거의 원상태로 돌아갔다.
「수고했어 배고프지?」
「데슥♪」일을 끝낸 해방감때문인지 실장석은 기분이 좋아보인다.
「그것을 먹어라.」대변 투성이가 된 헝겊을 가리킨다.
「………데에에에스!」이제서야 벌 받는 중이라는걸 생각해 낸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이 곧 있으면 죽는다는 것도.
필사적으로 땅에 엎드려 고개를 조아리고 머리를 마루에 문지른다.
조금이나마 당근을 주기로 했다.
「죽기 싫으면 내가 시키는대로 해. 열심히 하면 살려 줄수는 있어.」
「데슥!데슥!」몇번이나 크게 고개를 끄덕인다.
「자, 그걸 먹어라.」
주저하고 있는 실장석. 
똥을 먹는다는 행위자체도 문제지만 그 무지막지한 양도 문제다.
자신의 몸을 감싸는 옷 으로 된 똥 걸레를 먹어야만 한다.
파리채가 휙휙 소리를 낸다.
「데스…」
실장석이 먹기 시작했다. 매우 느려 터졌다.
실장석의 엉덩이에 파리채를 휘두른다. 
포동포동한 엉덩이에 파리채 그물코 모양 얼룩이 생겼다.
「데스!」울면서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유치한 시간 벌기를 하다니.
서서히 걸레의 산은 줄어 들고 실장석의 몸은 부풀었다.
「데,데 , 데슨데슨」
빵빵해진 배를 문지르면서 실장석이 나를 바라본다.
부푼 배, 부어 오른 얼굴, 눈물과 콧물과 군침으로 엉망진창이 되었다.
「데스데스데슨」( 이제 살려주는 데스카)
무엇인가 착각 하고 있는 것 같다. 화가 나 있는 것은 내가 아닌 유카다.
「그건 유카가 결정할 일이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실장석은 유카의 방으로 가려고 했다.
「유카는 잠들었어.」냅다 밀쳐 쓰러뜨렸다.
「사과하려면 성의가 필요해.」
실장석은 무슨 말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
「너는 유카의 소중한 물건을 더럽혔으니까.」
똥 투성이가 된 나나의 사진 장치를 가리킨다.
「너도 네 소중한 것을 내 놔.」
「데, 데스데스!」(와타시를 주는 데스!와타시가 나나를 대신하는데스!)
이 지경까지 됬는데도 그런 헛소리를 늘어놓다니 정말 대단한 놈이다.
「좀 더 알기 쉽게 말해 주지. 위석이나 머리카락 둘 중에 하나를 내 놔.」
「데…데스데스…」뒤로 물러나면서 절레절레 고개를 흔든다.
「자 그럼 죽어야지.」
「데에에에에!데슥!데슥!」한층 더 격렬하게 고개를 흔든다.
실장석이 도망가려고 하지만, 배가 잔뜩 부풀어서 달릴 수가 없다.
나는 실장석을 집어 올렸다.
「데스데스데스데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는 걸 깨달은 실장석은 
필사적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잡아 내게 내밀었다.

「머리카락을 주겠다고?」
「데스」눈물지으면서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그대로 머리카락을 잡고, 힘껏 뽑아 냈다.
「데데데데데데데데데!」
머리카락을 거의 다 뽑고 나서 실장석을 마루에 던진다.
「데이」실장석은 축 처진 채로 움직이지 않는다.

소중한 옷과 머리카락을 빼앗기고 
자신의 똥까지 먹은 실장석은 그 높던 자존심이 무너져 버렸다.
이제 유카에 대한 분노도 없어지고 있었다.
나나에 대한 질투도 사라졌다.
왜 자신은 여기에 있는지, 왜 이런 괴로운 일을 당하는 것인지.
왜 자신은 이렇게 약하고, 허무하고, 하찮은 존재인지.
아프고, 분하고, 슬퍼서, 모든 게 괴롭고,
단지 살고 싶을 뿐이다.
유카에게 용서를 받아서 살아남는 것만을 바라고 있었다.
옛날로 돌아가고 싶다. 즐거웠던 그 옛날로.
대체 어느 정도로 옛날인지
실장석도 그것은 모른다.

「안됐네.」
실장석에게 말한다.
실장석이 공허한 눈으로 나를 올려보았다.
「그 대답은 '안돼'야.」
「데……」가냘픈 소리로 신음했다.
「유카는 똥으로 배가 가득 찬 독라 실장석을 좋아하지 않아.」
「네가 사과를해도 유카는 받아주지 않을 걸.」

「데이…」
또 눈물이 넘쳐 나온다.
이미 소리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실장석은 단지 조용하게 눈물을 흘린다.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눈물을 흘려 왔지만, 이런 눈물은 처음이었다.
잇달아 굵은 물방울이 넘쳐 흐른다.
눈물과 함께 자신의 중심에 있던 것이 흘러 나오는 것 같았다.
이제 됐다.
이제 다 어찌되든 상관없다.
실장석의 몸 안쪽에 단단한 아픔이 전해졌다.
몸이 가볍게 경련했다. 위석에 얕게 금이 간 것이다.
그 때였다.


나는 실장석에 말을 건넸다.
「그렇지만, 너는 굉장히 열심히 노력해 주었어.」
정말로 그렇게 생각한다. 이건 진심이다.
「그러니까, 나는 너를 죽이지 않기로 했어.」
실장석의 눈에 빛이 돌아온다.
「데…데스데스…」비틀비틀거리며 일어선다.
나를 올려보는 얼굴에는 기대와 감사가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더는 이 집에서 기를 수 없어. 그러니까 너는 나와 함께 가 줘야해.」
「데, 데스…」실장석은 푹 낙담한다.
「그 대신에 동료가 있는 곳으로 데려가줄게. 너를 주운 공원이야.」
「데스…」불안한 것 같다.
독라 실장석이 들실장의 세계에서 최하층계급인 것은 
이 실장석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대신 옷이나 머리카락정도는 줄게.」
「데스♪」
초록색 비닐 봉투에 구멍을 뚫어 간단한 옷과 모자를 만들었다.
머리카락은 유카의 가발을 잘라서 만들어주었다.
적당히 손질을 하고 실장석과 함께 집을 나섰다.
「갈까」
「데스」


시간은 벌써 오전 4시를 지나고 있었다.
가끔 자동차 소리가 들려 올 뿐 주택가는 매우 조용하다.
「데숫데스」
실장석의 발걸음에 방금전까지의 허약함은 없다.
죽음의 불안에서 해방되었고 잃어버린 재산도 다시 얻었으니 상당히 기쁘겠지.
몹시 서투른 스킵으로 뛰면서 내 뒤를 따라 온다.
「즐거워 보이네.」
「데슥!」
손을 내밀자 매우 기뻐하며 내 손을 잡았다.
둘이서 손을 잡고 천천히 걷는다.




실장석은 나에게 여러 가지 말을 건넨다.
「데스데스데스」(빨리 모두를 만나고 싶은데스)
「데이스젯스」(고마운데스, 당신은 좋은 사람이었던데스)
「데데이스데스」( 나는 영리하기 때문에 반드시 모두의 리더가 되는데스)
그러나, 실장석의 발걸음이 점점 뒤쳐지고있었다.
평상시라면 잘 시간인데다가 오늘은 특히 더 피곤하겠지.
실장석을 안아 올렸다.
「피곤할 거야. 조금 자 둬.」
매우 놀란 듯 내 품 안에서 나를 가만히 바라본다. 약간 얼굴이 붉어졌다.
「젯스데스데스…」
(상냥한 데스…나 매우, 매우 기쁜데스…)
실장석은 수줍게 내 가슴에 얼굴을 꼭 파묻더니 곧바로 숨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실장석을 주운 공원은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
실장석을 줍고 나서 여기에 오는 것은 처음이다.
역시나 이 시간에는 공원의 실장석들도 자고 있는지 매우 조용하다.
벤치에 앉아서 실장석을 깨운다.
「이봐 도착했어.」뺨을 가볍게 두드린다.
실장석은 스멀스멀일어나더니. 주위를 두리번 두리번 바라보고 있다.
자신의 기억속에 있는 장소가 맞는지 매우 기뻐하고 있다.
「데스!데스!데스!데스!」
(기억하고 있는데스! 여기데스! 이 공원데스! 돌아온데스!)
나를 돌아보며 데스데스 환성을 지른다.
한 바탕 이리저리 뛰어다니더니 나의 곁에 와 고개를 숙였다.
「데데스데이스」(정말로 고마운데스.)
「아니, 됐어.」
「데이스데스데이스데스…」( 나는 가족에게 돌아가는데스.안녕히 가는데스…)
「응. 건강히 잘 지내.」
실장석은 잠시 나의 발밑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지만, 
이윽고 결심한 것처럼 고개를 들었다.
「젯스젯스데스!데스데스」(당신을 좋아했던데스! 안녕히 가는데스.)
그렇게 말하면서 달려갔다.
도중에 되돌아 보면서 몇 번이나 인사를 하더니 수풀로 들어갔다.
당신을 좋아했다…라고. 정말로 싼 생물이다.


나는 그대로 벤치에서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10분 정도 지났나. 실장석의 비명이 들렸다.
「데즈우우우!」 「데에에엔!데에엔!」
공원의 안쪽에서 실장석이 달려 온다. 그 뒤를 마라 실장 2마리가 쫓아 온다.
가족을 찾다가 마라의 거주지를 들여다 봐서 놈들에게 발견된 것 같다.
배가 부풀어 무거운 실장석은 움직임이 둔하다.
금새 잡혀서 넘어뜨려졌다. 열심히 저항하지만 허무하게 능욕이 시작된다.
그러나 총배설구는 내가 순간 접착제로 막아놨다.
마라 실장들은 마라를 돌진할 수 없다.
이에 광분한 마라 실장들은 평상시 이상의 폭행을 가하기 시작했다.
실장석은 마라 실장 2마리 사이에서 두들겨 맞는 샌드백 신세가 되었다.
「데에에에에인!데에에에에인!」
실장석이 째지는 소리로 비명을 계속 지른다.
이쯤이면 됐나.
나는 마라들이 린치를 하는 현장으로 다가갔다.
갑작스런 인간의 출현에 당황하는 마라 실장.
마라 2마리를 차 날린다.
실장석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다.
위기에 빠진 여주인공을 구하러 온 기사님을 보는 듯한 경악, 안도, 
그리고 황홀감에 가득 찬 표정이다.
곧이어 실장석은 크게 통곡하면서 나에게 매달렸다.
볼썽사나운 여주인공이 격렬하게 흐느껴 운다.
이미 가짜옷도 가짜머리카락도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은 독라로 다시 돌아가있다.


나는 벤치에 앉았고 실장석을 옆에 앉혔다.
「데슨데슨」
실장석은 울고 있다.
하지만 내가 옆에 있어서 안심했는지,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다.
「데스데스…」( 나의 가족은 없었던데스…)
「데스…데스데스…」(찾아보았지만 마마도 자매도 모두 없었던데스…)

「내가 죽였거든.」

정말 멋진 얼굴이다. 역시 이 녀석은 정말로 영리한 실장석이다.
「데스?」
「네 가족은, 내가 모두 밟아 죽였어.」
「데스?」
「네 가족은, 내가 모두 밟아 죽였어.」
한번 더 반복했다.
「데스데스!」(거짓말 하면 다메데스!)
「내가 거짓말을 한 적이 있나?」
「데!……」
「너는 외톨이야.」
실장석의 두 눈에서 또 눈물이 흘러넘친다.
입가가 움직였다. 한탄하듯이. 웃듯이.
「데스스스스스스…」
말라 비틀어진 작은 웃음소리가 새어나온다.
처음으로 듣는 실장석의 비웃음이 아닌 웃음소리.

「젝…젝…」
실장석은 억지로 눈물을 계속 닦았다.
자신이 할수 있는 모든 힘을 총동원해서 열심히 억지 웃음을 지으려고 한다.
잠시동안 그러고 있더니.
「데슥!」
기운찬 목소리를 내면서 실장석은 일어서서 고개를 들었다.
나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본다.
「데스데스!」  ( 나는 당신에게 길러졌으면하는데스)
「젯스데스!」 (당신은 나를 가장 잘 이해해 주고 있는데스)
「데스데데스!」 (다른 실장석과 비교하거나 하지 않는데스)
「데스젯스!」 (어려운 데스가 상냥한 사람인데스)
「데스데스!」  ( 나는 당신을 좋아하는데스)
「젯스젯스!」(그러니까, 나는 당신에게 길러졌으면 하는데스)
그리고는 오른손을 뺨에 대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첨을 했다.
「데스」
그래 평소처럼 아첨을 했다.
하지만, 불쾌하지 않다.
이 실장석에게는 욕구도 타산도 없다. 아니, 오히려 그 반대다. 모든게 있다.
즐거웠다
괴로웠다
안심한다
무섭다
고맙다
허락할 수 없다
곁에 있고 싶다
도망가고 싶다
당신을 좋아한다
당신이 밉다
그러니까 나에게 길러졌으면 하는 것이다.
모순 투성이인 감정을 부여잡고, 짜내진 마지막 한 방울.
있는 힘을 다해 나에게 아첨을 떠는 것이다.


「나는 너 같은 건 기르지 않아.」





나는 이 순간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다.
떠오르는 아침햇살을 받으며 실장석의 뺨에 눈물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몇 번이나 울어대면서 흘렸던 그녀의 마지막 눈물 한 방울이었다.
그녀는 웃는 얼굴로 죽었다.


나는 그녀의 시체를 가지고 돌아갔다.
마지막 집이었던 골판지 상자에 시체를 넣어 강에 흘려보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게 다였다.


나와 유카는 둘만의 생활로 돌아왔다.
문득 그녀가 입을 연다.
「미안해. 처음부터 네 말을 들었으면 나나와도 잘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아니,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어.」
「그래? 가끔 넌 되게 심술궂어.」
「이제야 알았구나.」
바깥 날씨는 쾌청하다.
「있잖아. 애완동물 숍에 가자.」
뜻밖의 제안이다.실장석은 이제 싫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나도 배웠어. 상대에게 이상적인 것만 요구하면 안된다는 걸 말이야.」
그 상대에는 나도 포함되어 있는 거겠지.
「이번에는 제대로 선생님의 지도에 따를거야. 가자.」
「그래. 그럼 갈까.」
나는 앞으로도 실장석을 계속 기를 것이다.
그 신에게 버림 받은 것 같은 천한 생물이 극히 드물게 보이는, 
그 더러움 안쪽에 숨어있는 빛.
그렇게 간단하게는 볼 수 없는, 학대의 끝에서 볼 수 있는 마음의 조각.
한번 더 그것을 보고 싶기 때문에, 나는 학대를 계속한다.

-끝




 삽화가 3종이나 되는 개씹명작


댓글 26개:

  1. 너무 명작이라 보다가 운치해버린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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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분충실장뿐 아니라 분충여친까지 학대하다니 그야말로 학대의 귀감인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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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분충여친도 교육하다니 학대파 닌겐상 정말 대단한 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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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기대하지않았었는데 다섯 손가락안에 꼽히는 대애단한 명작이 나온데스. 천재 선대 실장석의 망령과 경쟁하는 범재 실장석과 그로인한 말로가 재밌는데스우.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좀더 다른 방향으로 끝내는게 여운에 남았을거같은데스우..비교적 허무한데스우. 하지만 마냥 순진무구한 여친이 서서히 특유의 광기랑 어울려 학대파로 변해가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던데스우 데프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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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유카가 분충데프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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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백전백태? 남주도 여주도 실장도 식자도 모두 분충인 데스우..! 모두가 분충이었다는걸 알리는 갓띵작인 데스. 여주는 특히 최악의 똥닌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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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여주가 애오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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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여주 같은 인간이 애완동물 좋다고 데려와선 두드려패다가 유기해버리는 전형적인 인간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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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반딧불의 묘는 테프프하며 보는게 맞음. 분충이 영잘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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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실장석은 개와 고양이와는 다르게 멈청한 주제에 교활한 데숭, 그래서 처 죽일 수 밖에 없는 운명인 데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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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중간에 분충짓하다 걷어차이는 일러 작가가 누구인데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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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여자도 결국 씹분충이였네.. 다른 자실장과는 다르게 뒤에 숨어서 경계했던걸 억지로 잡아다가 나나라는 병신분충틀에 가둬놓고 뜻대로안되니 우디르마냥 태세바꿔서 결국 올렸다내리기 해버렸자너 ㅋㅋㅋㅋ 내가 저 남자였으면 저 싸이코년도 같이내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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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정말 최고지만 실장석특유의 설정때문에 좀 찝찝한 결말이 되었데스. 파킨으로 자체 안락사하는것데스... 위석을 뽑고 특제영양제로 더더욱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게 해줬으면 더 좋았을것인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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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참피역사에 길이남을 띵작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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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씨발 참피가 불쌍한건 처음이네 미친년 ㅋㅋㅋㅋㅋㅋ 사이코패스 여친도 같이 죽여줫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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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저런 씹분충이 불쌍하다는 놈은 최소 직스충이냐... 시발 저런걸 불쌍하다고 하다니 뇌에 운치가 가득한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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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따지고 보면 가당치도 않은 미물을 데려와 원하는대로 안한다고 학대하는 닌겐도 잘한건 없는 데스 말하자면 아인슈타인이 필요하다고 미분적분도 할 줄 모르는 유치원생을 데려다 왜 똑같이 못하냐고 학대하는거랑 다른게 없는 데스 물론 저 똥분충도 잘한건 없는 데스 둘 다 똥분충이었다고 보는게 옳은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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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마라까는소리말고 처보기나하는데스
      댓글이나 대댓글이나 상분충들밖에없는데스(절레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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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분충에다 인분충 환장의 콜라보인 레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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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실장석 학대하는 거 보면 뭔가 비뚤어진 쾌감 같은 게 느껴짐..역시 난 똥닌겐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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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묘하게 감정이입이 되는게 꽤나 수작인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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