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역의 실장석 -完-
사랑받는 실장석도 있지만, 애정이 부족한 가정에서 길러지고 있는 것도 있다.
외출할 때 함께 데려가는 실장석은 행복한 부류에 포함 될 것이다.
그러나, 행복한에 항상 행운이 따른다고는 말할 수 없다.
더군다나 사육주의 비호가 미치지 못하는 곳에 왔다면, 그 결말은 뻔히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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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駅舎)의 실장석 (5/5)
~ 분실물 센터의 실장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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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의 미아실장이라고 하면,
목줄 없이 풀어놓고 키우는 애호파위에서서 떨어져 나온 실장석뿐이라고 상상하기 마련이지만,
전철 안에서 잃어버린 실장석도 의외로 많다.
실장석에게는 인간의 것보다 할증된 승차권이 필요하고
(리스크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더욱이 사육주는 동반한 실장석을 케이지에 담아서 타야 한다.
그래도 만원전철 안이라는 것 따위의 이유로 케이지의 잠금장치가 풀리면, 참을성 부족한 실장석이 너무나 덥고 숨쉬기 힘들어 케이지 안에서 뛰쳐나와 사람 다리 사이나 좌석 아래를 비집고서 어딘가로 가버린다.
다른 어딘가의 역에서 내려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대로 종점까지 가버리는 패턴도 있다.
그리고, 주인에게서 떨어져 버린 실장석은,
살아 있는 경우에 한해서 분실물 센터에 옮겨지는 것이다.
[어이, 오늘 3 개째 분실석이다.]
[진짭니까 선배, 좀 봐주세요]
역 안을 헤메고 있던 사육실장은 센터에 보호된다.
보호라고 해도 시간을 기록한 태그를 붙이고, 분실석 보관함에 넣어둘 뿐이다.
그날 보호된 세 마리째 실장석은 조금 눈에 띄는 개체였다.
핑크색, 파란 리본.
목걸이 대신 장식을 추가한 턱받이가 붙어 있고,
거기에는 [그륜]이라고 이름이 수놓아져 있다.
* * *
[데브루우우우우우!? 이 똥닌겐! 뭐하는데스우우우우!?]
그륜이 짖어댄다.
그러나 보관함의 뚜껑은 이미 닫혀서, 인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어둠 속에서 대답이 들려온다.
[데, 시끄러운 놈데스. 조용히 하는데스]
[그렇게스. 낮잠을 방해하는 분충은 죽는게 나은데스]
그륜이 뒤돌아보니, 거기에는 꽤 작은 체구인 보통차림의 실장석과, 제법 좋은 옷을 입은 실장석이 있다.
[데에에에 너희들은 뭐데스! 뭐하는 놈데스]
[와타시는 도미-라고 하는데스]
[너에게 댈 이름은 없는데스]
[그런 소리 하지말고 가르쳐주는데스. 이쪽은 메론쨩데스]
[데야아! 주인님게 받은 소중한 이름을 이런 분충에게 가르쳐주는 게 아닌데스!]
침착한 분위기의 보통실장과 조금 거만하게 구는 상급실장.
현란실장인 그륜은 즉시 상대를 나보다 밑이라고 설정했다.
원래부터 지금까지의 실장생에 있어서, 그륜 앞에는 항상 자기보다 아래인 상대밖에 없었지만.
[데프 도미-에 메론인가. 그러면 여기에 있는 동안 이 그륜님의 하인이 되는 것을 허락하는데스]
[그륜쨩이라고 하는데스까]
[데아아아! 어딜 썩어 문드러진 소릴데스 이 분충! 누가 누구의 하인데스!]
[물론 너희들 두 마리데스]
[데에 어째서 그륜쨩은 그런 소릴 하는데스?]
[그런건 너희들이 와타시에 비해 엄청나게 뒤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정해져 있는데스]
[어떤 분충이 분충스런 소릴 분충이 분충의 분충이이이이이!]
* * *
[오늘의 분충들은 정말 시끄럽구만]
[참으라고, 이제 곧 교대니까]
[아-, 그렇네요...]
* * *
[메론쨩, 너무 상대를 똥벌레라고 하면 안좋은데스]
[그래도 이녀석은 틀림없는 분충데스!]
[데에에 아까는 그렇게 상냥했는데 어떻게 된데스...]
확실히 그륜이 올 때까지 메론은 도미-에게 상냥했다.
특별한 건 없다. 자신보다도 조금 보기에 뒤떨어지는 도미-에게 메론이 우월감을 가지고 대했을 뿐이고
거기에 나타난 그륜의 현란한 모습에 메론은 질투한 것이다.
[하인들이 시끄러워서 못참겠는데스 하인닌겐이 맞으러 올때까지 그런대로 내게 봉사하는데스]
[데샤아아아! 와타시에게도 멋진 주인님이 있는데스! 곧 맞으러 오는데스!
주인님이 오면 분충스런 너 따위 엉망진창으로 패주는데스!
[데프프...너희들은 맞으러 오지 않는데스]
[[데에!?]]
[어째서 그런 소릴 하는데스]
[간단데스. 너희들은 닌겐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있는데스]
[데에에! 주인님의 험담까지 할 셈인데스!?]
그륜이 뎃프픗 하고 웃는다.
도미-는 슬픈듯이, 메론은 이제는 그륜에게 달려들 기세였다.
도미가 오도카니 말한다.
[...와타시는 주인님에게 사랑받고 있는데스]
그러나 그륜은 도미-의 상태 변화조차 알아채지 못한다.
[데프- 그것은 거짓말데스. 그렇다면 어째서 그런 초라한 차림세을 하고 있는 데스
그러니 와타시에게는 마중이 오는데스. 너희들에게는 안오는데스우---!!]
[이놈 이 분충... 지 멋대로 지껄이고...데스...]
[리본이 있으면 오는데스?]
[[데?]]
[리본이 있으면 주인님 와주는데스?]
한발 앞으로 나오는 도미-
반대로 냉정해지는 메론.
반사적으로 한발 물러서는 그륜.
[너의 리본이 있으면 주인님 와주는데스?]
[데에에 그 이상 가까이 오지 않는데스 이 하인놈...]
한발, 한발 하고 나아가는 도미-
이미 그륜은 구석에 벽에 몰려 있다.
[데에에 도미-쨩 어떻게 된데스]
[메론쨩...메론쨩은 주인님이 맞으러 오길 바라지 않는데스?]
[데에?]
[저녀석의 물건이 있으면 주인님이 맞이하러 와주는데스]
[주인님이...]
두 쌍의 눈이 광기에 물든다.
[와타시에게 손을 대면 하인닌겐이 가만히 안있는데스...]
[리본을 떼버리면 안오는데스]
[추레한 너희들따위 먼지나게 패주는데스...]
[옷을 빼앗으면 되는데스]
[저 멋진 앞치마는 메론쨩에게 주는데스]
[고마운데스]
[데에에...]
일찍이 없던 공포에 그륜은 다리가 풀린다.
지방이 투실한 엉덩이가 찰진 소리를 낸다.
때마침 도미-의 눈에 리본이 흔들린다.
그런 리보을 도미-는 천천히 쓰다듬는다.
[멋진 리본데스... 이걸로 주인님과 만나는...데슷!]
리본 채로 그륜의 귀를 잡아찢는다.
두건의 틈으로 피가 흘러넘친다.
[데갸아아아!! 와타시의귀가! 와타시의 리본이이이 데스우우우우!!]
[안되는데스. 멋진 앞치마가 더러워지는데스...]
[손을 뗴는데스 하인! 이것은 와타시의 것데스! 너따위에게 안어울리는데스우!]
[귀없는 놈이 시끄러운데스... 머리털도 뽑아주면 얌전해지는데스?]
[만지지마데스!]
[메론쨩, 와타시가 이쪽의 머리털을 뽑을 테니 그쪽을 뽑으면 되는데스]
[데에에...너희들, 지금이라면 용서해주는데스...
...자 닌겐! 똥닌겐! 와타시를 구하는데스!!
데에...데에에...데에에에에에에!!!]
* * *
[자, 특히 전달 없음, 인계 종료]
[도장 안찍혔는데, 여기]
[아-, 사인해도 될까]
[그만둬, 저번 감사 때 지적당했잖아]
[어쩔 수 없나]
[어이, 먼저 간다]
[어, 선배 기다려주세요]
[근데, 저 시끄러운건 뭐야?]
[아- 오늘 분실석. 괜시리 힘이 넘치고 넘쳐서]
[진짜로... 인계 최악이네]
[조만간 지쳐서 조용히 될테니까, 뒷일 부탁해[
[어이! 이제 가버린다!]
[이런, 미안합니다. 지금 갑니다.]
* * *
다소의 체형차가 있어도, 싸움경력 제로의 사육실장끼리의 싸움은 머리수로 결정된다.
그륜의 드레스는 갈갈이 찢어져, 레이스만이 간신히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멋진 턱받이는 살짝 피가 튀어 더렵혀진 채로 메론의 목에 걸려 있다,
도미-는 빼앗은 리본을 머리털에 달고 매우 기뻐하고 있다.
그리고, 현란실장이었던 그륜은 옷뿐만 아니라 머리털도, 귀도 잃어버린채,
상자의 구석에 멍투성이의 몸을 둥굴게 말고 덜덜 떨고 있다.
너무나 일방적인 폭행약탈극이었다.
그륜의 말로는 여기서 결정났다.
그리고, 다른 두 마리도 또한, 크게 길을 벗어나버린 것이었다.
* * *
[예, 분실물센터입니다.
아아, 실장석말이지요. 떨어진 시간은 아십니까?
...예, 예, 확실히 몇마리 와 있습니다.
...그러니까, 핑크색 옷에, 리본을 단 실장석이라고요...
...그러니까, 리본을 단 실장석은 있지만, 핑크색 옷이지요?
안됐지만 없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혹시 모르니 연락처를....]
[예, 센텁니다.
실장석입니까. 특징은?
그러니까, 매우 보통입니까? 리본은 달고 있지 않아요...?
이름이라던가 알아볼 수 있는 것은...메론이라고합니까?
아아, 확실히 보통의 실장석은 있네요...
아, 그래도 이 실장석은 그륜이라는 이름이 있는 모양입니다...
죄송합니다. 없는 모양입니다.]
[예, 실장석말이지요?
지금 이쪽에는 리본을 단 실장석과, 턱받이를 단 실장석,
다음에는 독라의 실장석이 와 있습니다.
예, 리본도 턱받이도 달고 있지 않다...
예, 작은 체구의 실장석은 리본을 달고 있네요.
와 있지 않습니다.
예? 혹시 그 독라는 습격당한 우리 아이일지도 모른다고요?
아아, 그럴 걱정 없습니다, 아까전에 작은 체구의 실장석이라고 하셨는데,
한아름은 되는 뚱뚱한 실장석이니까, 그쪽이 찾는 작은 체구의 도미-쨩과는 다르다고 생각되네요.
예, 예, 특징에 해당되는 실장석이 혹시 도착하면, 그쪽에 연락 드리겠는 걸로...]
* * *
[...안오는데스...]
[뭘하는데스...주이...]
[데프프...꼴-조...ㅎ...데]
* * *
주인이 나타나지 않은 분실물 실장석은 3일정도 보관되고, 그리고 처분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버림받은 실장석이 끊이질 않고, 또 그 유지비도 막대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먹이는 주지 않고, 실장석들은 고독 속에서 잔혹한 밤을 보내게 된다.
무엇보다, 3일 후의 처분 때까지 살아남은 [혜택받은] 실장석이 드물지만
그걸을 알고 있기에 생각있는 사육주는 없어진 자신의 실장을 서둘러 찾는다.
그리고 많은 경우, 그것은 헛수고로 끝난다.
실장석이 역무원에게 무사히 보호될 확률은 너무나 낮다.
그러나, 보호된 실장석이 사육주에게 돌아갈 확률은 그것보다 훨씬 더 낮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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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과 헤어짐을 연출하는 역사.
수많은 인간드라마가 여기서 태어나고 사라져간다.
그것은 우연히 인간사회에 흘러들어온 실장석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녀들에게 준비된 해피엔딩으로 가는 열차는 어디에도 없다.
오늘도 삐걱대는 쇳소리와 함께, 어딘가에서 불행한 실장석이 영원한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끝
이거 뒤에 따로 한편 더 발견됨. 출장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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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여운... 캬
답글삭제분충들의 최후는 언제나 깨소금데스우~
답글삭제캬... 띵작!
답글삭제분충들이긴 하지만 일단 분실센터인 주제에 링갈도 없고, 이름확인도 안하는 시점에서 별로 맘에드는 작품은 아닌듯
답글삭제분실물 센터지 분실석 센터가 아닌 데스. 링갈 안 써도 분충들에겐 할 말이 없는 데스.
삭제오마에와 물건이랑 대화하는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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