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론티아씨와 작품을 주고받다가 만든 것 같은데, 페로동화를 개그물처럼 각색한 것이 꽤 재미있네요.
서신. '부론티아님에게'
요전날 소생의 변변치 않은 스크립트에 아름다운 삽화를 받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왕국이 건국되어 국왕에 즉위되었으므로, 삼가 기쁠 따름입니다.
본 투고는 왕국이 더더욱 발전하기를 기원하여 헌상하는, 국왕폐하에게 바치는 공물입니다.
아무쪼록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동네 한 모퉁이에, 역에서부터 조금 멀리 떨어진 주택가에 실장왕국의 임금님이 사는 성이 있었습니다.
매우 큰 성으로, 주위의 건물과의 조화에는 대단히 방해되는 데다가,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인해
착각을 한 커플들을 끌어들이는 재난까지 불러들이는 위용이었습니다만, 임금님이니까 아무래도 좋습니다.
임금님은 퇴근길에 목욕탕에 들른 후, 편의점에서 쇼핑을 하는 것이 일과가 되어 있었습니다.
계절은 벌써 겨울을 앞에 두어, 부는 바람도 점차 쌀쌀해지고 있었습니다.
이날도 임금님은 여느때처럼 편의점에서 쇼핑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편의점의 밖에서는, 어느 실장석 모녀가 이별을 아쉬워하고 있었습니다.
이 친실장은, 아이를 기르면서는 심한 겨울을 극복할 수 없다고 생각해, 실장왕국의 임금님에게 아이를 맡기려고
출구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테츄테츄, 마마와의 작별은 외로운테츄."
눈물을 흘기는 장녀를, 모친은 상냥하게 어루만지며 달랩니다.
"너를 맡아주는 것은 실장왕국의 임금님인데스. 반드시 실장석을 귀여워해주시는데스.
가까운 시일 내에 여동생도 임금님 밑으로 가게 되어 쓸쓸하지 않게 되어 좋을 것이데스."
이윽고 임금님이 쇼핑을 마치고 가게에서 나왔습니다.
"가는 데스!"
"알았테치!"
각오를 결심한 자실장, 모친의 손으로부터 힘차게 임금님이 손에 든 비닐봉투로 몸을 날립니다.
"응?"
임금님은 비닐봉투에 기어들어오는 자실장에게 시선을 돌렸지만 과연 임금님, 특별히 신경쓰는 모습도 없이
유유히 실장모녀의 앞에서부터 걸어나가 자리를 떠났습니다.
비닐봉투 안의 자실장은 즉시 임금님이 산 음식을 낚아내려 합니다만, 임금님이 산 것은 캔맥주와 닭꼬치 통조림과
잡지 뿐이었습니다. "테챠아아앗!" 아무리 이빨을 세워도 꿈쩍도 하지 않는 캔에 이가 들어가지 않아 분개하는 자실장.
과연 임금님, 실장석에게는 작은 틈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성으로 데려져 와서 들어온 자실장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너무나 평범한 보통 사육실장의 생활이었습니다.
매일 먹이를 받아 먹고, 임금님이 없는 낮 사이에는 많이 있는 방에 자유롭게 출입하고, 놀러다니며 살았습니다.
그러나 성의 가장 안쪽에 있는 방의 문에는 언제나 열쇠가 걸려 있고,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자실장은 '이 방에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라고 수상하게 생각했습니다.
어느 날, 성에 돌아온 임금님이 말했습니다.
"어이, 자실장아, 내일부터 나는 당분간 성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열쇠를 너에게 맡기마."
"테챠? 어디로 외출하는테치?"
"… 사람의 이야기를 중도에서 방해하지 마라…. 일이 있어 오사카에 출장을 다녀올 뿐이다."
"테치이~? 임금님도 일을 하고 있었는테치?"
"나도 좋은 어른이니까. 일하고, 스스로 벌어 밥을 먹고 세금을 내는 한 사람일 뿐이다."
과연 임금님, 훌륭한 사회인입니다.
"… 이야기가 빗나갔다. 내가 성에 없는 동안, 성의 가장 안쪽에 있는 방 문의 열쇠를 너에게 맡겨두겠다.
그러나 결코 이 열쇠를 사용해서 방 안에 들어가서는 안된다."
"데? 그 방 안에는 무엇이 있는테치?"
"이 세상의 희열, 지고의 쾌락이다. 그러나, 너는 보면 안돼."
"알겠는테치. 제대로 집을 보고 있을테니 안심하고 다녀오시는테치."
이렇게 말하고서, 임금님은 나갔습니다.
그런데 자실장, 처음의 몇일간은 임금님이 말한 것을 듣고 안쪽의 방에 들어가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만,
이윽고 호기심을 억제할 수 없게 되어 마침내 그 문을 열어 버렸습니다.
방 안에 있었던 것은, 자작이나 타작의 실장석 학대 화상이나 플래시, 임금님의 마음에 드는 스크립트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방 구석에는 학대된 실장석들의 끔찍한 시체가 널려 있었습니다.
이 방은, 임금님의 학대 보관고였습니다.
실장왕국의 정체는, 실장학대왕국이었던 것입니다.
"테챠아아아! 임금님은 신사인 척 하고 있지만 터무니없는 사이코 놈이었테치! 이것은 진짜배기 학대의 미치광이인테치!
여기서 빨리 달아나지 않으면 나도 위험한테치!"
떨리는 자실장, 그러나, 방에서 도망쳐 나오려고 하는 자실장을, 옆에서 나타난 그림자가 가로막았습니다.
어느새인가, 임금님이 돌아와 있었던 것입니다.
"그토록 봐서는 안된다고 말했거늘…. 어리석은 녀석. 이제부터 너는, 지옥의 맹렬한 불에 내던져질 것이다."
"테챠아아아! 어느새 돌아와버린테치!"
"… 사람의 이야기는 똑바로 들어. 지금부터 너는, 태어난 것을 후회할 정도의 고통을 맛볼 것이다. 큭큭큭…."
공포에 표정이 일그러지려 하는 자실장.
"정말로, 보게 하고 싶지않으면 굳이 열쇠를 맡기지 말아야하는 테치!"
"실장석 주제에 시끄럽군."
자실장의 정론을, 사실 여부와는 관계없이 몰아붙이는 임금님. 역시 대단합니다.
무서워하는 자실장을 가둔 채로, 방의 문이 쾅 하고 닫혔습니다.
그날 밤, 문의 안쪽에서는 밤새 자실장의 비명과 신음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다음날, 여기는 평소의 편의점 앞.
오늘도 임금님은 편의점 안에서 쇼핑을 하고 있습니다.
요전날의 친실장이, 칭얼거리는 둘째를 달래면서 타이릅니다.
"네가 가는 곳은, 실장왕국의 성인데스. 먼저 간 언니도, 건강하게 기다리고 있는데스."
이윽고, 쇼핑을 끝낸 임금님이 가게를 나왔습니다.
"가는 데스!"
친실장이 각오를 결심한 자실장을 팔에 안고 자세를 취합니다.
그곳은 실장왕국, 실장석을 학대하는 사람의 낙원입니다.
<임금님과 실장석 - 마침>
전반부에 언급되는 스크립트가 https://dechajissou.blogspot.kr/2016/08/blog-post_699.html 이게 아닌가 싶은데.
알만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푸른 수염 이야기의 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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