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충 교정시설

 ※인간과 실장석의 대화는 모두 링갈을 사용한 것으로 읽어주십시오



실장석이라는 생물은, 실로 천박하다.

아무리 선량해보이는 개체에서 태어난 녀석이라 하더라도, 자신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가장 존귀하고, 가장 우선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분충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또한 아무리 선량해보이는 개체라 하더라도, 그것은 어미와 조교사의 엄한 훈육에 의하여 그렇게 행동하도록 되어있는것 뿐이고, 조금이라도 어리광을 받아주거나 불합리한 처사를 받게되면 간단히 그 본성을 드러내어버린다.



그 본성을 알고 가장 실망하는 것은, 실장석이라는 생물에 대해 무지한 채로 애완동물로 삼아버린 라이트한 계층이다.

실장석을 다른 애완동물과 마찬가지로 생각하고, 그저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것 뿐인 생물로 생각하여 키우기 시작했는데, 분충화한 실장석에 실망하고 상처받게된다.



링갈을 쓰지않고 키우는 사람은 그나마 나은편인지도 모른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기에 분충화한 실장석의 매도와 욕설에 속이 뒤집힐일도 없고, 어린애 투정 비슷하게 어른의 대응으로 받아넘기기 때문이다.

격앙되어 똥을 던지거나 하는 심한 분충에 대해서는 개나 고양이와 비슷한 정도로는 훈육을 하려고하고, 그럼에도 손을 쓸 수 없는 경우에는 인상 한번 쓰고는 단번에 보건소로 보낸다는 냉철함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 많다.



아예 실장석이 아무리 분충화하든 긍정적으로밖에 받아들이지않는 애“오”파라도 되면 다행일지도 모르지만, 사실 그런 사람은 의외로 적다.

실장석을 진심으로 미워하게 되어 구제파가 되는 인간도 나름대로 있지만, 가장 많은 것은 『더이상 키우는건 싫지만 내가 죽일수도 없고, 보건소에 데려가는 것은 불쌍하다』라는, 우유부단하고 기만에 찬 위선자들인 것이다.



기실, 그러한 인간의 존재야말로 공원에 들실장이라는 것이 만연하는 원인이다.

키울수없다, 하지만 내 손으로는 죽이고싶지 않다는 기만때문에, 그들은 키우던 실장석을 공원에 버린다.

이것이 야생화하고, 들실장의 수는 항상 일정수를 유지한다.

관공서에서 아무리 구제를 실시한다해도 공원에서 들실장을 완전히 몰아내지 못하는 것은 이런 이유이다.



일반적으로 사육실장이라고 하면 야생에서는 약하고, 버려지자마자 다른 들실장으로부터 린치를 당해 죽임당한다는 이미지가 있지만, 실은 그렇게 되는 것은 아직 분충화하지 않은, 그저 사육주의 사정으로 버려졌을 뿐인 심약한 개체에 한정된다는 것은 의외로 알려져있지않다.



실제로는 실장석이라는 생물에 있어 들이든 사육이든 전투력에는 거의 차이가 없고, 싸움에 있어서는 그저 상대보다 기세가 있는 쪽, 말하자면 거만하고 자신감이 있는 쪽이 이기는 경우가 많다.

말하자면 분충일수록 강하다는 것이고, 분충화하여 버려진 사육실장이 영양상태가 안좋은 들실장을 물리치면서 공원에 굳건하게 뿌리를 내리는 일도 꽤 있는 것이다.



심지어 구제에 의해 실장석이 구제된 공원에 버려진 사육실장이 시조가 되어 번식하여, 또다시 공원을 들실장의 낙원으로 만들어버리는 경우도, 인간이 파악하지 않은것 뿐으로 실제로는 꽤 있다.



그렇게 항상 존재하는 들실장이라는 것을 공원에서 완전히 박멸하기 위해, 정부는 어떤 시설을 설립했다.

그것이 분충화한 사육실장을 무료로 맡아서, 엄한 조교를 가하여 다시금 사육주와 함께 지내게 하기위한 시설—————분충교정시설이다.



여기라면 훈육에 실패한 분충을 무료로 교정받을수 있고, 만에 하나 엄한 조교를 견디지못하고 죽어버린다 해도 『내가 죽인게 아니라 불행한 사고였다』라는 합리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육주는 그러한 “사고”의 가능성에 대해 동의를 하고 입소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도 또다시 한 마리의 분충이 이 시설에 수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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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가 눈을 뜨니, 그곳은 더러운 방이었다.

아니, 방이라기 보다는 넓은 수조 안이었다.



미도리가 자신이 있는 장소를 벽으로 둘러싸인 방이라고 착각한것은, 주위를 둘러싸고있는 유리가 너무나도 더러워 유리라고 인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마치 가재를 키우던 수조를 땡볕에 몇주간 방치하고는 물과 가재의 사체만 버리고 씻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게다가 냄새난다.

매일 목욕을 하던 사육실장이라 하더라도, 실장석이라는 생물 자체가 뭐라 형용키 어려운 화학취—————실장취라는 것을 내뿜기에, 실장석을 키우는 장소라는 것은 독특한 냄새가 나기 마련이지만, 거기에 더하여 실장석의 똥의 냄새가 몇년에 걸쳐 배어든 것 같은 악취가 난다.



사육실장으로서 마음껏 어리광을 부리고, 청결하고 호사스런 생활에 익숙한 미도리에 있어 이 상황은 견딜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뭐, 뭐인데스 여기는? 이봐, 노예닝겐! 노예닝겐은 어디에 있는데스우우우!!!」



미도리는 사육주에 막말을 하면서 그 행방을 찾는다.

하지만 목소리는 수조 안에 울려퍼질 뿐이고, 그에 답하는 것은 아무도 없다.

분노한 미도리가 발을 구르며 다시 데갸아데갸아 소리지르고있으니,



「시끄러운데스으……」



미도리가 있는 수조 옆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자신 이외의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아챈 미도리가 더러운 벽을 손으로 훑어보니, 옆에도 똑같이 더럽고 커다란 수조가 있고, 그 안에는 더러운 실장석 한 마리가 있다.



「데데엣……이봐, 거기 오마에! 여기는 대체 어디인데슷! 어째서 와타시가 이런 냄새나고 더러운 데에 들어와있는데스으!」



미도리가 거세게 소리치지만, 더러운 실장석은 전혀 흥미없다고 말하는 듯한 모습으로, 힘없이 구부정하게 엎드려앉을 뿐이었다.



「대답하는데샤아아아!」



「갸아갸아 소리 지르지 않아도 금방 알게되는데스……」



더러운 실장석이 그렇게 중얼거린 다음 순간, 천정에 매달린 전구가 켜지면서 방을 밝게 비추었다.



「데햐앗!?」



갑자기 밝아져 눈이 부시자, 미도리가 비명을 지른다.

잠시 후 눈이 익숙해진 미도리가 얼굴을 들어보니, 거기에는 한 명의 인간이 서있었다.



미도리의 눈앞에 있는 인간은, 미국의 경찰관같은 제복과 선글라스를 갖추고 있어 표정은 읽을수 없다.

게다가 미국영화에 나오는 부패경찰처럼 껌을 짝짝 씹고, 가끔 풍선을 불고있다.

실물과 다른 것은, 오른손에 들고 왼손바닥에 두드리며 찰싹찰싹 소리를 내는것이 경관봉이 아니라 플라스틱으로 만든 자라는 것 뿐이다.



심상찮은 분위기에 한순간 압도당했지만, 이미 분충화한 미도리의 사전에 조심이라든가 분위기를 읽는다든가 하는 단어는 페이지째로 뜯겨나가있다.



「이봐 똥닝겐! 여기는 대체 어디인데스으!? 당장 와타시를 집으로 돌려보내지않으면, 와타시의 노예닝겐이 오마에를 쳐죽데샤아아아아아아!」



미도리가 그렇게 소리지르는 순간, 남자는 한마디 「포마드」라고 중얼거렸다.

그리고 다음 순간,



 ————— 철썩!!!!! —————



「데갸아앗!!!?」



풍선이 터지는듯한 소리와 함께, 미도리는 수조 벽에 내팽개쳐졌다.

부패경찰같은 남자가, 들고있는 자로 미도리의 뺨을 후려친것이다.



미도리는 뺨을 감싸며 뒹굴고, 성대하게 빵콘했다.

하지만 무슨 일이 벌어진것인지는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갑자기 뺨에 예리한 아픔—————아니, 뜨거움이 나타난 것이다.

지금까지 사육주에 맞은 경험조차 없는 미도리에게는, 이것이 인간에게서 주어진 아픔이라는 것 조차 이해할 수 없었다.



남자는 두건을 집어서 미도리를 허공에 들어올렸다.

그리고 또다시 「포마드」라고 중얼거리더니—————



 ————— 짜아아악!!!! —————



왕복따귀처럼, 방금 때린 반대쪽 뺨을 다시 한번 자로 후려갈긴다.



「데뱌아아앗!!!?」



다시 뺨에 생기는 격렬한 아픔.

그제야 미도리는 겨우 알아챘다.

이녀석이다—————눈 앞에 있는 이 인간이, 기다란 판같은 막대기로 나를 때린 것이다.



「무, 무슨짓을 하는데샤아아아앗! 데갸앗! 데규규아아앗!?」



미도리는 분노로 뚜껑이 열렸고, 이미 의미가 있는 말을 내지도 못한다.

남자는 그런 미도리를 수조 바닥에 내려놓더니, 다시 「포마드」하고 중얼거린다.

그리고 자를 들어올리더니—————



 ————— 철썩!!!!! —————



후려친다.



 ————— 철썩! 철썩! 짜아악! 퍼억! 쫘악! 철썩! 철썩! 짜악! 찰싹! 짜악! —————



때린다, 때린다, 때린다, 때린다.

넓은 부분으로, 좁은 부분으로, 끄트머리로, 뿌리부분으로.

가면라이더 히비키라도 이렇게까지 신나게 때리지 못할 정도로 두들겨팼다.



게다가 그 하나하나가 그저 힘으로 때리는 것이 아니라, 넓은 부분으로 때릴때는 스냅을 살려서 채찍으로 때리는듯한 대미지를 주고, 좁은 부분으로 때릴 때에는 뼈만 부러지고 손발이 뜯겨나가는 열상은 되지 않도록, 힘을 절묘하게 컨트롤한 것이었다.



「데갸앗!? 데베앗!! 부뱌앗! 데베엣!! 기에에엣!!!」



겨우 몇 초 동안에 미도리는 온몸 여기저기의 피부가 붉게, 그리고 푸르게 부어오르고, 손발은 여기저기 골절되어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게 되었다.

반대로 고통때문에 머리는 맑아진다.

그리고 미도리는 기억해냈다.



이 아픔은 기억이 난다.

(어디까지나 실장석에 있어서)머나먼 옛날, 자신이 실장숍에 진열되기 전에 실컷 맛보았던 아픔.

조교사라는 이름의 악마에 의해 몇번이나 몇번이나, 육체가 아닌 위석=혼에 새겨질 정도로 맛보았던 아픔이다.

두뇌보다도 본능이 먼저 공포를 떠올리고, 미도리는 바들바들 떨었다.



남자는 그저 「데휴ー……데휴ー……」하고 실낱같은 호흡을 하며 떨고있는 미도리를 내려보더니, 그 눈 앞에 딱 한알의 실장푸드(맛은 최악이지만 활성제가 들어있어 상처의 회복에 최적인 것)를 놓고 그 자리를 떠났다.

옆의 수조에 있는 더러운 실장석(그린이라는 이름이다)에는 가장 랭크가 낮은 싸구려 푸드를 최소한으로 주었다.



그린은 마구잡이로 퍼먹거나 하지않고, 시종일관 머리를 들지않은 채 그 푸드를 아작아작 깨물어먹었다.

그리고 다 먹고나니 부복하는 것같은 포즈를 취한 채로 부들부들 떨면서 남자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남자는 그것을 확인하더니 조명을 어두운 보안등으로 바꾸고 방을 나갔다.

그린은 그것을 확인하고서야 겨우 고개를 들고, 살았다는 표정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더니 그대로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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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아침—————이라고 해도, 이 방에는 창문이 없기에 시간을 알 수 없다.



그린이 눈을 뜨니, 옆 수조에 있는 미도리는 여전히 어제와 같은 자세로 웅크리고있다.

눈 앞에 놓인 실장푸드도 그대로라, 겉보기로는 자고있는 것인지 실신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이봐, 일어나는데스. 닝겐상이 오기 전에 얼른 그 푸드를 먹는데스. 그렇지않으면……」



그린이 거기까지 말한 순간, 방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데히잇!?」



방에 들어온 부패경찰같은 남자는, 미도리가 어제의 자세 그대로인 채 푸드조차 먹지 않은 상태인것을 보고, 미도리 앞에 놓여있던 푸드를 옆에 있는 쓰레기통에 던져넣었다.

그리고 품에서 녹색의 액체가 든 주사기를 꺼내들고, 다시 한마디 「포마드」라고 중얼거린 후 미도리의 몸에 찔러넣었다.



「데기……」



바늘이 난폭하게 찔러들어오는 고통에 미도리가 정신을 차리고 신음을 낸다.

남자가 주사한 것은 거의 원액에 가까운 실장활성제였다.



「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활성제의 힘으로 미도리의 피해가 서서히 회복되어간다.

남자는 그것을 확인하고, 아무말없이 방을 나갔다.







몇 시간 후, 남자는 다시 방에 들어왔다.

그 손에는 최하급의 실장푸드를 약간 담은 먹이접시를 두 개 들고있다.

남자는 그것을 그린과 미도리 앞에 두고, 턱을 움직이도록 가리켰다.



그린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남자와 눈을 마주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먹는다.

하지만 온몸의 상처를 회복시키는데 위석의 힘을 소모한데다 어제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한 미도리는 무언가를 생각알 여유따위는 없다.

그저 개처럼 엎드려서, 눈 앞의 푸드를 씹는다.

하지만—————



「부베엣! 뭐, 뭐인데스 이 맛없는 밥은!? 고귀한 와타시가 이런걸 먹을수 있느냐는데스!」



그것을 들은 그린은 무심코 「아, 저 바보가」하는 표정을 지었다.

황급히 남자 쪽을 보니, 남자는 미도리 앞에 버티고 서있다.

그리고 남자는 미도리의 앞머리를 몇 가닥 잡고, 한마디 「포마드」라고 중얼거린 후 미도리의 앞머리를 쥐어뜯었다.



「데, 데갸아아아아앗!? 무, 무슨짓인데스웃ー! 아름다운 와타시의 머리털을……」



미도리가 「아름다운」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린 순간, 남자는 또다시 「포마드」라고 중얼거리고 이번에는 미도리의 옷에 붙은 앞치마를 잡아뜯었다.



「데에에엣ー!?」



남자는 뜯어낸 앞치마를 잘게 조각조각으로 찢고, 그것을 망연자실하게 쳐다보는 미도리의 머리 위에 뿌렸다.



「어, 어째서인데스……어째서 와타시가 이런 꼴을 겪지않으면 안되는데스……」



남자는 대답하지 않는다.



「오마에는 대체 뭐인데슷! 닝겐은 모두 와타시의 노예일터인데스! 당장 와타시 앞에 우마우마한 밥과 콘페이토를 대령하는데샤아아!!!」



어제 그런 꼴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미도리의 태도는 일점의 변화도 없다.

정확히는, 미도리뿐이 아니라 분충화한 실장석이란 이런 것이다.



미도리가 폭언을 쏟아내자마자, 남자는 예의 그 「포마드」라는 대사와 함께 미도리의 머리를 양옆으로 움켜쥐고, 좌우로부터 힘을 주었다.

당연히, 웨하스보다 부실하다고 이야기되는 실장석의 두개골은 으직으직 하면서 찌그러진다.



「데갸아아아아앗!?」



일그러진 눈구멍에서 두 눈알이 툭 튀어나오고, 시신경만으로 이어져있는 눈알은 파티폭죽처럼 데롱데롱 매달린다.

게다가,



 ————— 붕붕붕붕붕붕……………! —————



「데에에엣!? 데엣!? 데게아아아앗ーーーーーー!?」



남자는 미도리의 머리를 거세게 흔들었다.

좌우로, 그리고 앞뒤로.



「데게에에에………게로에에프……………우게에에에에에………………」



눈이 늘어져있어서 시야는 어디를 향하고있는지도 알수없고, 두개골이 부서져 머리 안쪽의 뇌를 몇번이나 때린다. 미도리는 비어있는 분대로부터 위액만을 우웨엑 하면서 토하였다.

말하자면 격렬한 멀미와 같은 상태이다.

아무리 배가 비었다고해도, 이런 일을 당하면 기분이 안좋아져서 뭔가를 먹을 수 있을리가 없다.

남자는 더러운 실장석 쪽을 흘끔 쳐다보고, 제대로 푸드를 남기지않고 먹었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미도리의 눈알을 눈구멍에 다시 눌러 돌려놓는것 뿐인 치료를 한 후 미도리가 남긴 푸드를 회수하여 방을 나갔다.







또다시 몇 시간 후, 남자가 다시 방에 들렀다.

시간적으로는 저녁식사 시간이리라.



남자가 가지고있는것은, 또다시 두 접시의 실장푸드.

그린쪽은 새롭게 접시에 담은 것이지만, 미도리의 접시에 담긴것은 아까 남긴 것이다.



이번에도 똑같이 그린은 얼굴을 숙인 채 조심하면서 푸드를 먹는다.

그리고 미도리는 으스러진 머리뼈는 아침에 주사한 활성제가 아직 듣고있어서 회복되었지만, 그때문에 위석의 힘을 너무 소모했기 때문에 비쩍 말라있다.

게다가 꼬박 하루 반을 아무것도 먹지 않았기에, 육체적으로는 거의 한계에 가깝다.



어쩔수 없이, 미도리는 준비된 최하급 실장푸드를 먹기로 했다.

몸을 질질 끌면서 먹이접시까지 기어가서, 그릇에 머리를 처박는 모양으로 푸드를 먹는다.



「데에에……맛없는데스………어째서 와타시가 이런 것을 먹지않으면 안되는데스으……………」



최하급 실장푸드라는 것은 성분의 대부분이 실장석의 똥을 반죽한 것으로 되어있다.

실장석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루는 사람을 위해서 일단 소독은 했지만, 영양적으로는 녹차로 말하자면 재탕삼탕 우려낸것과 마찬가지이고, 맛도 그야말로 똥과 다르지 않다.

사육실장으로 진수성찬을 원없이 즐겨온 미도리가 견뎌낼수 있는 맛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것을 보고있던 그린의 동정하는 듯한 눈은, 초라한 식사를 하는 것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미도리의 바로 위에, 남자의 손이 닥쳐왔다.



남자는 미도리의 두건을 쥐고 공중에 들어올렸다.



「데에에엣? 무, 무슨짓인데스으!? 이젠 그만두는데스으으ー!」



남자는 외치는 미도리를 무시하면서, 품에서 펜치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포마드」라고 중얼거리더니, 그것을 미도리의 입 안에 찔러넣어 혀를 잡아 끄집어낸다.



「레뱌아아아앗ー!?」



마치 저실장같이 비명을 지르는 미도리.

남자는 거기에 나이프를 꺼내들고, 수조 옆의 테이블에 놓인 알콜램프에 불을 붙여 나이프의 칼날을 달군다.

그리고 나이프가 충분히 뜨거워지자 펜치로 매달아놓은 미도리의 혀를 뿌리에서부터 태워자른다.



「레뱌아아아아앗ーーー!!!!!」



수조 바닥에 철퍼덕 내동댕이쳐진 미도리는 지금 막 먹은 것을 전부 똥으로 바꾸어 속옷 안에 쏟아내며, 입을 붙잡고 데굴데굴 구른다.

그것을 본 남자는 히죽히죽 웃음을 띄우며, 아직 푸드가 남아있는 미도리의 먹이접시와 비워진 또 한마리의 먹이접시를 회수하여 방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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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악취가 떠도는 수조 안에 향기로운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눈을 뜬 미도리와 그린이 무슨일인가 하여 얼굴을 들어보니, 거기에는 믿을수 없는 광경이 있었다.

그린의 먹이접시에 담겨있는 것은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최하급의 푸드였지만, 미도리의 눈 앞에 놓인 접시에는 실장석의 한입사이즈로 잘라져있는 스테이크와 별사탕이 담겨있었다.

막 구워낸 스테이크의 냄새에, 그린도 무심코 주루룩 침을 흘린다.



「베에에에엣!? 후테ー키데훗(스테이크인데스)! 콘훼이훠붸훗(콘페이토데스)! 훠오, 훠레호소와타히니 후화하히이하붸모모베후우(이거야말로 와타시에게 어울리는 음식인데스)!」



혀가 태워져서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미도리가 교성을 지르며 먹이접시에 다이빙하고, 스테이크와 별사탕을 함께 으적으적 씹어먹는다.

그렇게 먹으면 오히려 맛없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그런 걱정은 필요없다.



「붸에………아, 아기가히나이베후(맛이 나지않는데스)………헷하끄 흐헤ー키호콘후에이풔우바아후후오히(모처럼 스테이크와 콘페이토가 있는데)………벤벤 오이히끄나이붸후우(전혀 맛있지 않은데스)!」



미도리는 두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바닥을 탕탕 때리며 분통을 터뜨렸다.

맛을 느끼기 위한 혀가 태워져 없어졌으니 맛이 나지않는게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어차피 맛을 알수없는거라면, 와타시한테 내놓으면 되는데스으……」



자신의 먹이접시에 담겨있는 것이 언제나의 실장푸드였던 그린은 무심코 중얼거려버렸다.

그리고 입을 손으로 막으며 「아뿔사!」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그린의 눈 앞에는 부패경찰같은 남자가 서있었다.



「데햐아아아아앗!? 지, 지금 그건 그냥 어쩌다 나온말인데스으! 용서해주시는데스으으으!」



그린은 필사적으로 용서를 구했지만, 남자는 개의치않는다.

남자는 한마디 「조청엿」이라고 중얼거리고, 더러운 실장석의 혀를 펜치로 잡아뽑은 후 어제의 미도리와 똑같이 만들어주었다.



「베뱌아아아앗ーーーーーーー!!!!!」







그로부터 일주일간, 두 마리의 먹이는 계속 스테이크와 별사탕이었다.

하지만 당연히 맛은 전혀 느끼지못한다.

두 마리는 실장석이 생각할수있는 최고의 식사가 주어졌음에도 맛보지 못한다는 지옥을 듬뿍 맛본 후, 태워진 혀를 다시금 뿌리부분으로부터 잘려졌다.

태워진 부분보다도 깊숙히에서 절단된 혀는 호화로운 식사로 비축된 영양에 의해 이틀정도만에 재생되었지만, 그날부터는 먹이가 최하급의 맛없는 실장푸드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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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도 남자에 의한 두 마리에의 학대는 계속되었다.



정해진 시간 이외에 먹이를 요구하면 오래된 세탁기에 넣고 탈수를 한시간동안 돌려 토악질로 강제적으로 식욕을 빼앗는다.

푸드가 맛없다고 불평하면 혀를 태우고, 일주일간 맛을 느낄수없는 호화로운 식사를 준다.

자신을 가리켜 「고귀」하다든가 「귀엽다」라든가 하는 단어를 사용하면, 그때마다 옷을 조금씩 찢어내고, 머리를 뽑고, 자신의 똥을 뒤집어씌우고, 나날이 비참해져가는 모습을 거울로 하루 종일 보도록 한다.



그런 생활을 계속하는 동안, 미도리도 또한 먼저 와있던 그린과 마찬가지로 여기의 시스템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요는 자신의 분수에 맞지않는 요구를 하거나, 자신의 입장에 맞지않는 발언을 하면 거기에 대응하는 부분을 잃거나 손상되는 학대가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학대전에는 반드시, 미도리에게는 『포마드』, 그린에게는 『조청엿』이라는 단어를 중얼거린다.



미도리가 그것을 깨달은 이후로는 비교적 평온한 나날이 계속되었다.

두 마리 모두 가끔씩 실수를 해서 아픈 꼴을 보기도 했지만, 여기에서는 기본적으로 의식주가 보장된다.

아무런 희망도 없는 나날이지만, 목숨의 위험만은 없다는것 만으로도 들실장보다는 나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한 어느 날—————







그린이 그 말을 입에 담은 것은, 정말로 그저 어쩌다보니 그런 것이었다.

지금의 대우에 만족하고 있는것도 아니고, 결코 감사따위를 하는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입에서 무심코 흘러나와버린 것이었다.



그 날도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먹이접시에 맛없는 실장푸드가 담겨있었다.

거기에 대해, 그린은 그저 한 마디



「가, 감사합니다데스우……」



언제나처럼 남자와 눈을 마주치려하지않고, 머리를 조아린 채였지만, 확실히 그렇게 중얼거렸던 것이다.



다음 순간, 그린은 남자에게 두건을 잡혀 공중에 들어올려졌다.



「데, 데햐아아아앗ー!? 죄송한데스우ー!」



그린은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알지 못했지만, 그저 일단은 사과했다.

하지만 남자는 그런 말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그저 그린을 움켜쥔 채로 방 밖으로 나갔다.

미도리는 그 광경을 떨면서 바라보았지만, 결국 그 이후 그린이 이 방에 돌아오는 일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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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그린이 없어져 비게 된 옆 수조에 새로운 실장이 들어왔다.

과거의 미도리와 마찬가지로, 보고있기 어려울 정도의 분충이었다.



「데에에엣!? 대체 여기는 어디인데스으? 노예닝겐은 어디에서 쳐놀고있는데스우!?」



과거의 미도리와 똑같이 소리지르는 신입 실장석은, 불과 몇 분 동안에 한때 미도리가 당했던것과 똑같은 체벌을 받고, 초죽음이 되어 널부러진다는 추태를 보이게 되었다.

미도리는 그 모습을 과거의 자신과 겹쳐보면서, 어이없는건지 불쌍해하는건지 알수없는 표정으로 그것을 지켜보았다.







그로부터 몇 주간에 걸쳐, 신입 실장석도 또한 미도리와 마찬가지로 이곳의 룰을 몸에 익히게 되었다.

다소 행실이 좋아지긴 했어도 아직도 실수도 많다는 정도였지만.

미도리는 그 모습을 반면교사로 삼으면서 매일 행동을 바르게 하였지만, 어느날 문득 생각을 하였다.



(혹시, 나는 그 전의 실장석에게도 저 신입처럼 보이고 있었던 것일까?)



거기에 생각이 이르니, 자연히 과거의 자신의 추태에 부끄러움을 느꼈고, 그 행동을 바르게 해준 이곳의 생활에 감사하는 마음이 샘솟는다.



(그래, 나도 옛날에는 숍에서 받은 훈육을 확실히 지키고, 주인님에게 귀여움 받았다. 그런데도 어느새 주인님에게 어리광을 부리며 훈육을 수포로 만들어 버린것은 나 자신이 아닌가)



그리고 다음 날 아침식사, 눈 앞에 푸드가 놓인 먹이접시가 놓여진 미도리는, 남자를 향해 그 말을 말했다.



「가, 감사합니다데스우……」



다음 순간, 미도리는 두건을 남자의 손으로 붙잡혀—————먼저 있던 실장석, 그린과 마찬가지로 방에서 데려나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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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는 남자가 데려간 후, 입고있던 옷을 벗겨지고 그것을 모두 태웠다.

거듭된 체벌로 이미 너덜너덜해졌다고는 하나, 실장석에 있어서는 머리털과 마찬가지로 어미의 뱃속에서 태어날때부터 입고있던 것이고, 피부와 마찬가지로 소중한 것이다.

미도리는 한탄했지만, 그것은 바로 의식으로부터 몰아내어졌다.

실장석의 사이즈에 맞춘 소형 세차기같은 것에 갑자기 내던져져, 거품이 들어간 물줄기와 회전하는 솔로 온몸을 뽀득뽀득 문질러진 것이다.



「데햐아아아아앗!?」



아침식사를 건너뛴데다 여기에 오는 동안에 저압 도돈파로 똥빼기를 했기에 탈분하는 일은 없었지만, 딱딱한 솔로 온몸이 문지러지는 것이, 마치 몸의 표면을 연마하는 것 같다.

세척이 끝나고, 온몸을 덮은 때를 벗겨내어 깨끗해진 미도리는, 완전히 새것인 수조에 옮겨진 후에도 온몸이 따끔따끔 쓰라려서 괴로워했다.



그리고 약 삼십분 후, 미도리 앞에 또다시 남자가 나타났다.

손에는 프릴이 붙은 분홍색의, 사육실장의 징표라 할 수 있는 신품 실장복을 들고있었다.



「이것을 입어라」



남자가 『포마드』와 『조청엿』이라는 단어 이외에 목소리를 내는 것은, 미도리가 여기에 와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거기에도 놀랐지만, 그 내용에도 놀랐다.

이런 예쁜, 그것도 사육실장에게만 허용되는 옷을 내가 입어도 되는걸까?

하지만 거역하면 그것도 그것대로 벌을 받을지도 모른다.

미도리는 우물쭈물하면서, 분홍색 실장복에 소매를 끼웠다.



「다, 다 입은데스……」



바들바들 떨면서 옷을 갈아입은 것을 남자에게 보고한다.

지금의 미도리에는 아름답게 된 자신의 모습에 감탄할 여유따윈 없다.

그저 공포로 빵콘하여 신품인 옷을 더럽혀 남자의 노여움을 사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고작인 것이다.



「됐고……그럼 다음으론 이것을 먹어라」



그렇게 말한 남자가 미도리의 눈 앞에 놓은 것은, 별사탕이 가득 쌓여있는 먹이접시였다.

미도리는 한순간 눈을 빛냈지만, 금방 이성을 되찾고 직립부동의 자세로 돌아갔다.



「저, 정말로 먹어도 되는데스……?」



「『먹어라』라고 말했을텐데……?」



「아, 알겠습니다데스으!」



미도리는 황급히 먹이접시 앞에 앉아, 별사탕을 씹기 시작했다.

오랫만에 잊고있던 단맛을 느끼자 「뎃스〜웅♪」하는 분충스런 교성이 나오려고 하지만, 간신히 「뎃스……」에서 입을 막으며 참아냈다.



「전부 먹을 생각이냐?」



별사탕의 산이 반 정도로 줄었을때, 남자가 미도리에 물었다.

분명히, 접시에 쌓인 별사탕의 양은 한번에 먹기에는 너무 많다.



「확실히 이렇게 많이는 먹지못하는데스…… 이젠 배도 부르니까, 아깝지만 여기까지하고 잘먹었습니다데스. 모, 모처럼 내어주신건데 남겨서 죄송합니다데스으……」



미도리의 태도는 사육실장으로서는 완벽했다.

자신이 다 먹지 못할 양이라도 끝없이 탐하는 고집은 자취를 감추고, 인간이 내어준 먹이를 남겼다는데에 댛나 사죄도 하고있다.

과거에 인간에 대해 못들어줄 폭언을 토해내던 시절의 분충성은 보이지 않는다.



「좋아, 합격이다」



남자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미도리를 부드럽게 안아올려 신품인 케이지로 옮겼다.

그리고 케이지의 손잡이를 쥐고, 건물 밖으로 나섰다.



「데에에엣!? 눈부신데스웃!」



건물밖에 나선 미도리가 본 것은, 몇 개월 만에 보는 태양과 푸른 하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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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도리가 들어간 케이지를 실은 차는 한적한 주택가를 달린다.

나름대로 유복하다고 생각되는 커다란 집들이 창밖으로 지나간다.



그 풍경을 바라보며, 미도리는 어떤 사실을 알아챘다.

자신은 이 풍경을 본 적이 있다.

분명히, 과거에 사육주가 데리고나와 걸었던 길의 풍경이 이러한—————



미도리의 기억이 이어짐과 동시에, 차가 멈추었다.

그리고 케이지가 뒷좌석에서 내려지자, 미도리는 입을 쩍 벌렸다.

여기는—————과거에 자신이 키워지던 집이 아닌가.



남자는 현관의 벨을 누르고, 인터폰으로 집의 사람에게 말을 건다.



「실례합니다. 방금 전화드렸던 분충교정시설에서 왔습니다. 댁으로부터 맡아두었던 미도리씨를 돌려드리러 왔습니다」



『아아, 드디어 돌아왔군요!』



인터폰 저쪽의 목소리는 이미 통화를 끊고, 서둘러 현관으로 달려나온 모양이다.

밖에 있어도 후다닥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집의 문이 벌컥 열리더니, 미도리의 사육주인 이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달려온다.



「미도리! 어서 돌아오렴!」



「데데에엣!? 주, 주인사마아아ー!」



남자의 손에 의해 케이지에서 꺼내진 미도리가, 달려온 사육주와 부둥켜안는다.



과거 주인을 “노예닝겐”이라고 부르던 미도리가, 지금은 똑바로 “주인사마”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교정시설의 직원으로서 일을 완수했다는 달성감을 느낄법한 광경이지만, 뼛속까지 학대파인 남자는 사육주와 재회의 포옹을 나누는 미도리의 모습을 보면서 사육주에게 보이지 않는 각도로 땅바닥에 침을 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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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도리보다 먼저 시설을 떠났을터인 그린은 그 후 어떻게 되었는가.



방에서 데려나가진 그린은 미도리와 마찬가지로 몸을 깨끗히 한 후 새로운 옷이 주어졌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별사탕이 가득 쌓인 접시를 눈으로 본 순간—————그린의 안에서 억압되어있던 분충성이 또다시 분출해버렸다.

그린은 먹이접시에 다이빙하고는 무아지경이 되어 별사탕을 퍼먹고 「뎃스〜웅♪」이라든가 「데햐햐햐햐ㅋㅋㅋㅋㅋ」라든가 하는 분충스런 교성을 내는 실태를 범해버렸다.



분충적 행동을 하면 학대의 방아쇠가 된다고 잔뜩 배웠으면서, 미도리가 처음에 혀를 잘리고 스테이크와 별사탕의 식사를 받았을때 무심코 입에서 흘려버렸던것처럼,

애초에 그린은 식욕에 관해서는 분충화하기 쉬운 개체였던 모양이다.



그린은 배가 가득 찰때까지 별사탕을 즐긴 후, 문득 정신을 차리고 황급히 몸가짐을 고치려고 했지만 이미 때는 늦어버렸다.

남자의 손이 눈 앞까지 닥쳐온 것이다.



「데갸아아아아!!! 죄, 죄송한데스! 안되는데스! 안되는데스으으읏ー!!!」



필사적인 외침도 헛되이, 그린은 입고있던 신품 옷이 벗겨지고, 머리털을 한가닥도 남김없이 뽑혔다.

옷이라면 몰라도 재생불가능한 머리털을 남김없이 빼앗는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맡아둔 실장석의 취급이 아니다.

그린은 이 시련을 버텨내면 사육주의 품으로 돌아간다는 것 자체를 알지 못했지만, 이제 그 길은 완전히 끊어져버렸다.



「데에엑………데승………데승………」



독라가 된 그린은 훌쩍거렸지만, 남자는 오히려 이 전개를 기다렸다는듯한 웃음을 띄우고있었다.

이 시설의 최종시험에 불합격이 되어 『사회복귀부적합』의 낙인이 찍힌 실장석의 처우가 어찌되는지, 그 말로를 떠올리고 있는 것이다.



그린은 그대로 케이지에 넣어져 미도리와는 다른 장소로 데려가졌다.



그곳은  실장숍같은 유리 케이스가 늘어서있었지만, 위생상태는 숍의 그것과는 비할수 없을 정도로 더럽다.

어둡고, 냄새나고, 불결하고, 케이스에 들어있는 실장석들은 모두 독라가 되어 절망의 눈물을 흘리고있다.

그야말로 사형을 기다리는 죄인들의 대합소라는 느낌이다.



그린이 자신이 저질러버린 일을 후회하고있으니, 남자가 자신을 데려오기 위해 드나든 것과는 반대편의 문을 열었다.

들어온 것은, 분명히 이곳의 직원이 아닌 보통의 옷을 입은 두 명의 인간이었다.



보통의 옷—————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실장석의 눈으로 보는 경우이고, 인간의 눈으로 보면 그 인간들은 꽤나 기이한 복장을 하고있다.

한 명은 가죽으로 된 상하의에 가시가 달린 어께보호구, 헤어스타일은 모히칸이라는게, 아무리 봐도 제대로된 인간은 아니다.

또 다른 한 명의 안경낀 남자도, 청바지에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려진 셔츠를 입고, 천연 파마의 부스스한 머리에 모자를 눌러쓰고있는 것이, 이것도 또한 “보통”이라고는 말하기 어려운 차림새이다.



「야, 키모야마, 정말로 이런 데에서 분충을 무료로 받을수 있는거냐」



모히칸의 남자가 안경낀 남자에게 말을 건다.



「저, 정말이래두」



「그나저나 이놈도 저놈도 죄다 독라구만」



「우리같은 학대파한테 무료로 넘겨주는건, 원래는 맡은 물건을 야생에 버리는것도 죽이는것도 관공서로서는 곤란하다는게 이유니까. 원래라면 죽여서 처분할 분충이지만, 애호파에게 받아들여져서 연명해도 곤란하니까, 학대파 이외에는 인수자가 오지않는거야」



「그ー렇구만. 애호파란 놈들은 애초에 자그마하고 귀여운 애완동물을 원할 뿐인 놈들이니까. 독라로 만들어두면 학대파 이외에는 눈길도 주지않는다는건가」



「무료라고 버리거나 하면 안된다? 여기 분충들은 올라간 녀석을 떨어뜨리고 올리고 또 떨어뜨리고……하는걸 되풀이한 놈들이라 내성이 붙어서 어지간하면 파킨하지 않으니까 학대하는 보람이 있어」



「호오ー, 그거 기대되는군. 오, 이녀석 어때? 보기좋게 절망하고있는게, 도와준다고 하면 금방 따를거같은데. 역시 인간을 따르는 바보같은 실장석의 신뢰를 저버리는게 가장 재미있으니까」



그렇게 말하면서 모히칸 남자가 수조에서 잡아든것은, 이미 눈물도 말라버렸다는 듯한 모습으로 힘없이 「데에ー……」하고 짖기만 하는 독라였다.



「그걸 눈앞에서 말해버려서야 의미없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음, 그러면 나는 이녀석으로 할까. 오늘 여기에 막 떨어진 녀석인 모양이니, 가장 기운이 넘칠거야」



「니놈의 학대는 끈질기니까. 확실히 터프하고 기운이 좋은걸 중시하지않으면 안되겠지」



안경 낀 남자가 수조에서 집어든것은, 방금 여기에 끌려온 그린이었다.



「데샤아아아!? 시, 싫은데스으ー! 학-대-파-의 닝겐에게 가고싶지않은데스으으읏ー!」



「데후후후후ㅋㅋㅋㅋㅋ 이거이거. 이렇게 아둥바둥 날뛰는 실장석의 손발을 끄트머리부터 잘근잘근 뭉개는건 최고라니까. 후히히히히ㅋㅋㅋㅋㅋㅋ」



두 남자는 각자 고른 실장석의 머리를 쥐고, 상자에 담지도 않은 채 방을 나섰다.

그리고 출구 근처에 있는 빠찡코의 탈법 환전소같은 카운터에서 간단한 수속을 마치고, 밖에 세워둔 차의 뒷좌석에 실려있는 녹슨 케이지에 두 마리를 던져넣었다.



「시, 싫은데스……………살려주는데스………살려주는데스으으으읏ーーー!!!!!」



그린의 비통한 절규가 울려퍼지는 차를, 부패경찰같은 남자가 내심 즐겁다는듯한 표정으로 배웅한다.

일반적으로는 최후의 모습을 보지못하는 것이 유감이라고 생각할만도 한데, 그는 그것을 상상하는것 만으로도 즐거워하는 슈뢰딩거파라고 불리는 학대파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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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개월 후, 사육주의 품으로 돌아간 미도리는—————



「데갸아아아아스! 뭐인데스 이 맛없는 밥은! 고귀하고 귀여운 와타시에게 이따위는 걸맞지않은데스으!」



「꺄악!」



미도리가 먹이접시에 담긴 대용량 푸드를 사육주에게 던진다.

고작 삼개월만에, 미도리는 또다시 명실상부한 분충으로 떨어져있다.



그것도 당연한 일이다.



애초에 사육실장이 분충화하는 원인은, 실장석이라는 생물의 근간에 있는 분충성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사육주의 대응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정말로 고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은, 사육주의 의식쪽인 것이다.



그러면, 그 분충교정시설은 아무런 존재의미도 없는 것일까?

절대로 그렇지는 않다.



사육주는 슬픈 눈으로 분충화한 미도리를 바라보더니, 뜻을 굳힌듯 미도리의 앞에 버티고서서, 그저 한 마디—————



「포마드」



하고 중얼거렸다.



사육주가 그렇게 중얼거리자마자, 미도리는 한순간 흠칫 하고 떨더니, 이를 덜덜 부딛히면서 빵콘한다.

그리고—————



「까, 까불어서 죄송한데스우……」



하고 말하면서 부복했다.



인간이 아무리 엄하게 훈육을 한다 해도, 실장석이라는 생물이 태어나면서 갖춘 분충성이라는 것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어떤 키워드와 함께 트라우마를 심어주면 어느 정도의 효과는 있다.



「알았으면 됐어, 미도리. 자아, 제대로 밥을 먹자꾸나」



「아, 알겠는데스우」



그렇다고는 해도, 한 번 분충화한 개체라는 것은 아무리 표면을 꾸민다해도, 언젠가는 그 언동에 의해 자멸한다.

미도리와 그 사육주의 관계도 또한, 언젠가 분명히 파국을 맞을 것이리라.

아무리 뒤로 미룬다해도, 결국은 이 『포마드』라는 단어의 마력이 다할때까지밖에 안되는 이야기인 것이다.



「아아, 미도리는 역시 착한 아이야. 나쁜 아이가 되어 그 시설에 맡길 때에는 걱정했는데, 착한아이가 되어 돌아와서 다행이야」



모르는 것은 그 사육주 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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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후기



이번에는 쓰고있는 도중에 다른 분이 비슷한 주제의 작품을 올리셨기에 저도 올릴까 말까 고민했습니다만……

뭐, 모처럼 도중까지 쓴거고해서,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완성시켰습니다.

(슈뢰딩거파라는 고도의 학대파의 설정에 있어서는, 그린 쪽 이야기를 마무리하는데 쓰기 좋았기에 빌렸습니다)



처음에 생각한 플롯은, 무언가의 키워드를 말함과 함께 학대를 가하는 것으로 트라우마를 심고, 실장석의 분충성을 억누를수 있지않을까……라는 이야기였습니다만……

덧붙이자면 키워드 자체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고, 그냥 도시전설로 유명한 『입 찢어진 여자』의 좋아하는것 싫어하는것을 사용한것 뿐입니다.



지금도 실장석학대는 무척 좋아하고, 질리거나 하지도 않았습니다만, 역시 학대소재에 관해서는 고갈되었기에 다음작품은 또다시 재미있는 학대방법이 떠올랐을때가 될듯 합니다.

잠시 기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댓글 3개:

  1. 닝겐도 만만찮은 똥분충인데스 데프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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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여기 학대파는 왜 다 옷이 북두의 권이냐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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