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가을-

나무의 잎들이 빨갛고 노랗게 물들어 갈 무렵,
공원의 실장석들의 행동의 변화를 볼수 있는 시기이다
지금부터 곧 방문할 계절, 겨울의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다.

공원에서 비닐봉지 가득 먹이를 모으는 실장석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똑똑한 개체들은 가을에 구할수 있는 모든 먹이들을 모아 겨울에 대비한다.

그리고 멍청한 놈들은 평상시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자 밥먹을 시간인 데스]

식탁에는 쓰레기장에서 주워온 음식물 쓰레기가 펼쳐졌다.

[밥먹는테치!]

[이거랑 이것도 그리고 저것도 와타시가 먹을 것인 테치!]

[테챠아아!, 오네챠 그건 와타치의 것인 테치!]

[싸우면 안되는 데스! 아직 먹을것은 많은 데스!]

친실장은 자신이 행운아라고 생각했다.
최근 쓰레기장에 오는 동족의 숫자가 적어진 것이다.
덕분에 최근에는 먹이를 모으는데 곤란할 것이 없었다.

허나 궁금한게 있다면 다른 동족들은 필사적으로 나무 아래에서 뭔가를 모으고 있다는것이 흔히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친실장의 시선으로는 그냥 정신나간 헛짓거리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데프프프프!]

무심코 웃음이 새어나온다

[마마 무슨일인 테치?]

친실장이 공원에서 보았던 다른 동족들의 이상행동을 자기 자들에게도 말한다.

[치프프프!]

[정신나간테치!]

친실장과 마찬가지로 웃기 시작하는 자실장들.
물론 이 자실장들이 분충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냥 자실장스럽게 지능이 낮을 뿐이었다
그렇기에, 다른 동족들이 하는 월동준비를 그냥 기행 정도로 치부해 버린 것이었다.


다음날 평소처럼 평소처럼 친실장은 먹이를 구하러 나섰다
쓰레기장에 와보니 역시 동족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조속히 가방을 열고 가져갈 물건을 고르기 시작했다.

다른 경쟁자들이 없기 때문에 천천히 먹이를 골라 본다.
어느정도 비닐봉지가 꽉 차자 귀로에 오르기 시작한다.
집에 가는길, 한 나무 아래에서 뭔가를 찾고있는 동족이 있었다
뭔가를 중얼거리며 찾고있는 모습에 친실장이 드디어 관심을 보였다.

[없는 데스, 여기에도 없는 데스..]

땅의 낙엽을 헤치며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친실장은 과김히 물어 보았다

[뭐하고 있는 데스?]

[데?]

누군가가 말을 건 것을 깨달은 실장석은 고개를 들어 친실장을 본다
그 동족은 치켜올라간 실장옷 스커트 자락을 손으로 다시 내리며 친실장에게 답했다.

[나무열매를 찾고있는데스]

[열매데스?]

[이런거 말인 데스]

그렇게 말하며 가방을 열고 내용물을 보여준다.
거기엔 크고 작은 다양한 열매들이 들어 있었다.

[그래서 그걸 모아서 어쩌려는 것인 데스?]

[앞으로 춥고 추운날이 오지 않는 데스, 그러면 밖으로 나갈수 없기에 이렇게 열매를 모아 저장해야하는 데스]

그 실장석은 월동을 대비해 나무열매를 모으고 있다고 답했다.
친실장은 그 이유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데프프프 먹이라면 쓰레기장에 가면 되지 않는 데스]

[데?]

[게다가 인간에게 아첨하면 얻을수도 있는 데스]

[데에..]

[게다가 그런 맛대가리 없는건 먹는게 아닌 데스]

[당신은 다른 무슨 계획이라도 있는 데스?]

[그런거 없는 데스 그냥 평소와 같은 데스]

[데에.]

동족은 가벼운 탄식을 내쉬며 그 자리를 떠나갔다.
친실장은 그런 동족의 등에 경멸의 시선을 보내고 귀로를 서두른다.
몇걸음 떨어진 곳에서 동족은 작게 중얼거렸다

[추운 날씨라는건 당신이 생각하는 것처럼 만만한 것이 아닌 데스]

마치 친실장을 작게 힐난하듯 중얼거렸다.




공원의 다른 곳에서는 또 다른 친실장이 낙엽을 모아 집에 깔고 있었다
바닥에 낙엽을 깔고 신문지를 깐다

[이제 겨울도 춥지 않을 데스]

[이제 따뜻따뜻한 테치!]

자실장은 새로 도배한 집 바닥의 감촉을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바닥 전체에 장판을 깔기에는 아직 나뭇잎이 부족하다.

[데이, 나뭇잎을 더 모아오는 데스]

자실장들에게 똑똑히 전달하고 친실장은 밖으로 나갔다
나무 주변을 걸으며 마른 나뭇잎을 찾는다.
거기에 비닐봉투를 가진 한 실장석이 다가왔다


[뭐하는 데스?]

[나뭇잎을 모으는 데스]

그렇게 말하며 손에 쥔 나뭇잎을 보여준다.

[그거 모아서 어쩌려는 것인 데스?]

[집안 바닥에 가득 깔아야 하는 데스, 추운날을 대비해야 하는 데스]

다시 낙엽을 줍기 시작한 실장석에게 친실장이 말한다.

[데프프프 그런걸 모으지 않아도 집안은 따뜻한 데스]

[데?]

[추워지면 인간씨에게 부탁해서 집에 들어가면 되는데스]

[데]

[게다가 그렇게 추워지다니 거짓말인 데스]

[당신 무슨 생각인 데스?]

[추운날 따윈 없는 데스]

[데..]

자신만만하게 쿵쿵 가슴을 두드리고 실장석은 떠났다
그런 실장석의 등을 보고 다른 실장석은 한숨을 내쉬었다

[겨울의 추위는 지옥인 데스]

누구에게 말할것도 없이 중얼거리며 다시 낙엽 모으기를 재개했다.




다음날 평소처럼 쓰레기장에 와보니 다른 동족 한마리가 있었다.
오늘은 모을수 있는 먹이의 양이 좀 적을것 같다, 그렇게 친실장은 생각했다
하지만 잘 보면 그 동족은 먹이를 찾아서 이곳에 온것은 아닌것 같다
모포와 헝겊을 열심히 모으고 있다.

[뎃스! 뎃스웅!]

펄럭! 하는 의성어가 들리는것같은 헝겊 한 장을 주웠다
그 멀쩡한 헝겊을 보고 동족은 기쁜듯 했다

[뭐하는 데스?]

[이불을 모으고 있는 데스]

이불이라며 방금 주운 헝겊을 보여준다


[데프프프 그런거 없어도 아무렇지도 않은 데스!]

[데?]

[그깟 거적때기로 막을만한 추위면 그냥 가만히 있어도 멀쩡할 데스]

[데..]

[우리 실장옷이 있으면 아무렇지도 않은 데스]

그렇게 말하며 먹이찾기를 시작하는 친실장
그런 친실장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동족은 다시 천조각을 모으기 시작했다
대강 먹이를 모아 친실장은 그 자리를 떠났다
친실장의 등을 보며 그 동족이 중얼거렸다

[겨울의 밤을 너무 얕보고 있는 데스]





그렇게 몇달후
겨울이 가까워짐에 따라 기온이 낮아지기 시작한다.
월동 준비를 마친 실장석들은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초초한 것은 그 친실장이었다.
기온이 너무 내려가 본능적으로 위험하다고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이라도 월동 준비를 하면 그럭저럭 늦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전 동족의 월동준비를 바보취급했던 전과가 있기 때문에
같잖은 싸구려 자존심에 아직 월동준비를 하지 않았다

[어 어쩌면 좋은 데스!!]

필사적으로 열매를 모으는 실장석, 친자할것없이 모두 튀어나와 부랴부랴 낙엽을 모으는 모습
그들을 멀리서 바라보며 친실장은 매우 심란해 있엇다

[마마. 바보들이 있는 데스!]

[치프프프 이상한 놈들인 테치!]

자실장이 동족을 보고 웃는다
그런 마당에 월동 준비를 한다면 자식들에게까지 바보취급 당할지도 모른다
친실장은 그래서 끝까지 월동준비를 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그, 그런데스. 저놈들 갑자기 정신이 나간 데스]


오늘 아침, 쓰레기장에 가보니 동족들이 헝겊이나 종이쪼가리를 앞다투어 빼앗아 모으고 있었다
음식물 쓰레기따위는 안중에도 없는지 그냥 멀쩡하다.
친실장은 언제나처럼 먹이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런 친실장을 보고 다른 동족들이 웃었다

[데프프프 저놈 이제 겨울에 뒈질 모양인 데스]

[아직까지 음식쓰레기나 모으고있다니 바보 아닌데스?]

[닥치는 데샤아아아! 뭐라 지껄이는 데스!]

버럭 소리를 지르지만 아무도 귀담이듣지 않는다
집단으로 조롱당한 친실장은 참지 못하고 그 자리를 달려 도망쳤다

[데에에에엥]

집에 도착하기 전까지 울음을 멈춘다
자들에게 보이면 부모로서의 위엄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다녀온데스]

[온 테치, 마마!]

집에 들어가보니 자신의 자들이 방한도구 대신 신문지를 둘둘 감고 있었다
최근들어 아침 기온이 크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밤은 밤대로 기온이 내려가고 친실장에게 안겨서 자는 상태가 많아지고 있다.

이제서야 과연 친실장도 초조함을 느꼈다. 너무 늦어버렸다
겨울이 오면 모두 죽는다.
그렇게 생각한 친실장은 결단을 내렸다

[내일 떠나는 데스]



다음날 친실장은 자들을 데리고 근처의 편의점으로 향했다.
공원에서 나오면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고 바로 갈수 있으므로 공원 실장석의 집합장소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편의점 측도 바보가 아니다
실장석을 제거하기 위해 장비와 점원들의 실장석 퇴치법의 철저한 교육.

그래서 한때는 실장석들의 비명이 하루종일 들려온 적도 있었다.
따라서 현재는 실장석도 무서움을 알았는지 여기에 오는 실장석의 숫자도 줄어들었다.

친실장은 편의점에 도착해 가게 앞까지는 가지 않았다.
앞에 가버리면 문답무용으로 점원에게 제거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장석은 도로 가장자리에 있는 편의점 간판 아래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다.

[좋은 데스. 이제부터 오마에타치를 옮기는 데스]

[테에?]

자실장들은 이해가 가지 않는지 친실장을 쳐다본다.

[상냥한 인간들에게 오마에타치를 맡기는 것인 데스]

[마마와 작별하는 테치? 그런거 싫은 테치!]

부모와 헤어지는 것이 싫은 모양인지 스커트 자락에 매달리는 자실장들.
그런 자실장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타이른다.

[그래도 괜찮은 데스? 이대로 가면 오마에타치는 추워서 죽을 것인 데스]

오늘 아침, 편의점에 오기 전에 공원의 가로등 아래에서 자실장 한마리가 죽어있었다.
어떠한 사정으로 집에서 쫒겨난 것인지, 그 자실장은 독라의 모습이었다.
피부는 하얗게 얼어붙고 눈도 탁한 흰색으로 혀를 빼물고 있는 자실장의 시체가 방치되어 있었다.
그 모습을 기억했는지 자실장들은 공포에 떨고 있었다.

[마마는 오마에타치가 죽는것을 바리지 않는데스, 그래서 인간의 집에서 따뜻하게 살게 만들어 주려는 것인 데스]

[하지만 마마는..]

[괜찮은 데스, 제대로 인간 뒤를 쫒아갈 것인 데스. 그리고 인간의 집에서 같이 사는 데스]

[테에.. 알겠는 테치!]

이해해준 자실장들에게 친실장은 만족하였고 그때 편의점에서 한 사람이 나왔다

[데. 저 인간 상냥해 보이는 데스]

그렇게 말하며 2마리의 자실장을 집어들며 준비를 한다.
인간은 친실장의 바람대로 간판 앞까지 걸어왔다
게다가 비닐봉지 한쪽은 손에 잡지 않고 그대로 열려있다.
이것은 엄청난 기회다!

그렇게 생각한 친실장은 인간의 뒤쪽으로 달려간다
처친 봉투 입구가 더더욱 넓어지고 있기에 탁아는 아무 문제없이 실행할수 있었다
봉지에 2마리를 넣고 그 자리를 일단 떠난다

몇분정도 기다렸다가 자실장의 냄새를 쫒아 그 뒤를 쫒는다.

[이제 겨울도 문제없는 데스]




몇분전,
편의점에서 잡지를 서서 읽고있는 청년이 있었다.
어제와 오늘 막 발매된 만화 잡지를 읽고 있을때 간판 주변에 친과 자실장의 눈에 들어왔다
이 편의점은 실장석이 보이는대로 속속 쳐죽이는 것을 청년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여기에 알짱거린다는 것은 탁아가 목적이라고 청년은 직관적으로 이해했다

잠시 생각하던 청년은 편의점을 나와 걷기 시작했다.
우선 적당한 물건을 골라 산 이후 밖에 나갔다가 뭔가 사는걸 잊은게 있다는 핑계로 다시 편의점으로 되돌아간다.
그리고 비닐봉지를 달라고 했다. 만약 실장석이 발견되면 편의점 측에서 바로 쳐죽일 테니까.

두번째 쇼핑을 끝마치고, 구입한 물건들을 봉지에 넣는다.
그리고 봉지의 손잡이를 한쪽만 잡고 최대한 입구를 벌려 놓았다
간판 부근까지 걸어가면 아니나 다를까 빈 봉투에 무언가가 담겨오는 느낌이 들었다

청년은 내심 기뻐했다.

[오랜만에 친자모두 학대할 거리가 생겼다]고




뭐, 결과적으로 보면 실장 친자는 따뜻한 방에서 살수는 있었다.
자신의 자식을 눈앞에서 학대당하고 자신은 영원한 정신적 학대를 받으면서 말이지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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