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 -여름-
구름한점 없이 푸르른 하늘이 펼쳐진 공원.
분명히 쾌적하고 안성맞춤인 날씨일 것이다.
뜨거운 햇볕을 쏟는 태양이 없다면의 이야기겠지만...
태양의 열기로 땅에서 김이 솟아오를 정도의 열기.
실장석들도 더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었다.
그늘에서 움직이지 않는 녀석, 벤치에서 멍하니 있는 녀석.
토끼들도 없고 여름의 공원은 조용하고 매미의 울음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공원의 중앙에는 분수가 있지만, 거듭되는 무더위의 영향으로 단수가 되어 있었다.
바닥엔 물이 고여 있지만 아무도 손을 대려 하지 않는다.
직사광선에 노출된 물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는 실장석들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물을 마시려고 한 녀석이 있었는데 물에 손을 넣은 순간 비명을 지르며 굴러다니기 시작했다.
물은 이미 뜨겁게 끓어올라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지라 물은 그내로 방치되어 있었다.
하지만 공중 화장실은 태양에 노출되지 않었기 때문에 물의 온도는 오르지 않은 상태이다.
물을 구하려는 실장석들이 이점을 놓칠리 없다.
하지만 여기는 힘이 센 개체들이 이미 지배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렇기에, 힘이 약한 놈들은 물을 얻을수가 없었다.
물을 마실수 없는 녀석에게 기다리는 것은 죽음이라는 종착역뿐. 높은 기온에 따라 체내의 수분을 빼앗겨 간다
공원의 실장석들은 한마리 한마리 탈수에 의해 죽어 갔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도 살아가는 개체가 있다.
그것은 흔히 말하는 머리좋은 녀석들.
현명한 놈들은 공원을 관찰해 수분 보충 방법을 독자적으로 생각해 낸다.
그것은 여름아침의 풀들에 맺히는 이슬이다.
아침해가 뜨기전에 나와야 구할수 있다. 뜨거운 온도에 곧바로 증발해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친실장은 새끼들을 빨리 깨우고 아침이슬을 모으기 시작한 것이었다.
[오마에타치는 나뭇잎을 핥는 데스]
[테?! 물인 테치!]
[차가운 테치!]
이 방법을 멀리서 보면 풀을 핥고있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데프프 저놈들 더위에 머리가 이상해진 데스?]
[나뭇잎을 핥아서 뭐하려는 데스?]
대부분의 녀석들은 저 일가의 행동을 보고 웃고 있었다.
내일 자신들이 목말라 죽어갈 것이라는 것도 모르고.
다른 녀석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인간들에게 부탁하는 행동을 하는 녀석들도 있다.
미네랄 워터를 마시고 있는 인간을 찾아, 자신의 자를 들어올리고 물을 달라고 아첨한다.
애호파 성향의 인간이라면 패트병 째로 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학대파나 실장석을 싫어하는 사람들이라면 최악의 결과가 가디리고 있는 것은 자명하다.
[닌겐상 이 아이들에게 물을 좀 마시게 해주는 데스]
친실장은 자기 자들을 안아 올려 인간에게 보인다
인간은 작은 생물은 예뻐한다는 어중간한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 자실장은 구더기도 안고 있다.
불러세워진 인간은 그야말로 짜증난다는 얼굴을 지었다.
이 일가는 운이 나빴던것 같다.
[그렇게 물이 마시고 싶냐?]
인간에 말에 수긍하는 친실장.
답변을 듣자 바로 자실장을 집어 올린다.
친실장은 의아한 얼굴로 그 모습을 바라본다.
남자는 자실장을 분수까지 데려가 분수 속으로 자실장과 구더기를 던진다
[테에?!]
[레후?]
분수의 물에 빠진 순간 자실장과 구더기의 비명이 울려 퍼진다
[테챠아아아아!]
[레뺘뺘뺘뺘]
분수의 물을 뜨겁게 변한지 오래. 피부가 약한 자실장과 구더기에겐 너무나 뜨거운 상태였다
[테챠! 뜨거운테챠!아아아아!]
[레챠후! 우지챠 삶아지는것 싫은 레후]
첨벙첨벙 날뛰지만 상황은 바뀔리가 없다
[데에에에!?]
친실장은 간신히 상황을 파악했는지 탄성을 내지른다.
[확실히 물 줬다? 그럼 간다]
공원을 떠나는 인간을 쫒는가 아니면 분수에 빠진 자기 자식을 구하는가?
친실장은 갈등하고 있었다
[마마아! 구헤주는 데치!!]
[레삐이이 우지챠 이제 다 삶아져 버린 레후]
파킨! 하는 소리가 친실장의 귀에 들려온다
[구더기쨩!? 구더기쨔아아앙!]
친실장은 분수에 달려가 오르려고 점프하지만 밟을 토대가 없기 때문에 허무한 점프를 계속한다
[테히...테히..]
자실장의 목소리가 약해진다
[기다리는 데스! 지금 가는 데스!]
입은 나불거리지만 솔직히 아무런 진전이 없다.
[...테...]
짧은 목소리가 들리고 파킨!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데에에에엥!]
한순간에 새끼를 두마리나 잃은 충격은 친실장에게 큰 피해를 주었다.
다른곳에서는 친실장이 나가 부재중인 때에 자실장과 구더기 한 마리가 집을 나와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인간에게 시원한 것을 요구한다.
인간이 아이스크림을 먹는것을 보고 구더기를 미끼로 조르기 시작한 것이다.
[닌겐상 그 차가운 아마아마를 좀 주는 테치]
구더기를 내밀며 인간에게 요구하는 자실장
[구더기쨩 더운 레후. 차가운것 원하는 레후]
그런 두마리를 보며 인간은 잠시 침묵한다.
침묵하더니 인간은 쑥 아이스크림을 내밀었다.
자기들에게 뻗은 아이스에 얼굴이 밝아진 자매
자실장은 구더기를 아이스크림 위에 올려놓았다.
순간 몸에 느껴지는 차가움에 구더기는 물똥을 뾱뾱 쏟으며 필사적으로 핥고 있었다
[차가운레후 아마아마한 레후]
핥짝 핥짝 짧은 혀로 아이스크림을 핥는 구더기.
그러자 남자는 침묵한채 가지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살짝 옆으로 옮긴다.
아이스크림을 타고있는 구더기는 닷맛을 맛보는데 열중해 무슨일인지 깨닫지 못한다
[테? 닌겐상 뭐하는 것인 테치?]
자실장도 인간이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들어올린 아이스크림이 멈췄다고 생각하면 순간 인간이 아이스크림을 180도 회전시켰다.
바로 위에 있던 구더기는 단숨에 수직 아래로 낙하해간다
[레후?]
높이는 30cm도 안되기 때문에 구더기도 떨어졌다고 죽을 정도는 아니지만 떨어진 곳이 좀 문제가 있었다.
거기엔 철제 맨홀 뚜껑 위였던 것이다.
탁 하고 뚜껑에 올려진 구더기는 잠시동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곧 자신에게 일어난 상황을 몸소 깨닫게 된다
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몸을 꿈틀댄다
[레뺘아아아아아아!]
맨홀이 뜨거운 날씨에 충분히 달구어진 철판으로 변했던 것이다.
[테에에에에!? 우지챠!]
자실장이 구더기를 도우려고 맨홀 뚜껑에 다리를 올리자,
치직! 짧은 고기굽는 소리가 나며 자실장도 바닥을 구르며 뜨거움에 몸부림친다
[테챠아아아! 뜨거워 뜨거워인테치!!]
자실장의 신발 바닥은 눌어붙어 뭉개져 있었다.
그 틈에도 구더기는 몸부림을 치며 뜨거움을 피하려 하고 있었다.
몸의 옷도 열에 늘어붙어 짜그러져 있었다
[레힛! 레뺫! 렛삐이이이!]
보고있으면 마치 철판위에 올려둔 생새우처럼도 보인다.
[테에에에! 우지챠!]
자실장이 도움을 주려 하지만 철판의 뜨거움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를 뿐이었다
[닌겐상 우지챠를 도와주는 테치!]
바로 그 인간이 구더기를 철판위에 올려놓은 장본인이라는것을 깨닫지 못했던 것인가?
자실장은 남자에게 간청한다.
남자는 조용히 자실장을 들어 구더기와 마찬가지로 맨홀 위로 가져간다.
[니..닌겐상? 이거 장난치는.. 테치?]
남자의 얼굴이 잠깐 웃은 것처럼 보였다.
자실장의 다리에 남자의 손가락이 다가가, 그대로 힘을 주어 자실장의 다리를 간단히 부러뜨린다
[테챠아아아! 다리가 부러진 테치이이!]
좌우가 반대방향으로 굽어진 다리를 보고 자실장이 소리지르기 시작한다.
남자는 자실장을 집고 그대로 맨홀 위에서 손가락을 연다.
[테갸아아아! 뜨거운 테치!! 뜨거워인테치!}
필사적으로 맨홀에서 도망치려하지만 다리가 부러져 있기 때문에 움직일수 없다.
그래도 상반신만을 이용해 도망치려고 하는것은 살기에 필사적이기 때문인가?
필사적으로 바둥거봐야 mm단위로밖에 움직이지 못하기에 뚜껑 탈출은 희망일 뿐이었다.
[마마! 마마아 도와주는 테치!]
[오네챠아아아!]
바둥거리는 자실장 위에 완전히 몸이 쭈글쭈글해진 구더기를 내려놓는다.
[테챠아아! 꺼지는 테치! 쓰레기는 빨리 죽어버리라는 테치이이!]
방금까지의 자매 사랑은 어디로 내다버린건지.
고작 구더기가 올라옴에 자실장은 철반 위에서 움직일수 없게 되었다.
그런 사이에도 옷은 열에 눌어붙어간다.
[살 것인 테치! 마마와 행복하게 살것인 테치이!]
필사적인 자실장 앞에 남자의 손가락이 나타난다.
자실장은 아무말없이 그 손가락에 달라붙는다.
남자가 손가락을 올려 자실장을 위로 들어 올린다
[살은 테치...]
안도의 표정을 짓는 자실장.
하지만 다음 순간 남자의 손가락은 철판으로 다시 돌아온다.
게다기 이번엔 등으로.
완전히 타버린 배 부분과 다르게 등짝은 아직 멀쩡했다.
다시 등에서 뜨거움의 고통이 온몸에 작렬한다.
[테갸아아아아아아!]
고기굽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벗어나려 하지만 남자의 손가락이 배를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팔다리를 퍼덕거려봐야 힘의 차이는 명확하기에 쓸데없는 발버둥으로 끝날 뿐이다.
[레히..레..레히이..]
구더기의 목소리가 약해지는가 싶더니 마른 소리가 들려 온다.
전신을 노릇노릇하게 구워져 탁한 눈을 하고 숨을 거둔 것이다.
자실장도 점점 저항하는 힘이 약해져 간다.
[테히..테치..마..마마...파킨!]
드디어 자실장도 죽었다.
남자는 흐뭇한 얼굴로 공원을 떠났다.
이렇게 여름 더위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학대파들이 오늘도 공원으로 발길을 향하는 것이었다.
[오늘은 먹을것을 많이 구한 데스]
불룩한 봉지를 가진 실장석이 공원을 걷고 있다
돌아가서 자들과 한끼의 멋진 식사를 할 것에 기대감과 기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돌아가는 길에 이상한 광경을 보았다.
[꽤 솜씨좋은 요리사가 왔다간 데스! 맛있는 데스!]
[레어 스테이크인 데스!]
몇마리의 들실장들이 맨홀뚜껑 주변에서 뭔가를 먹고 있었다.
뭔가를 뜯으며 그것을 입으로 나르고 있는 그런 광경이었다
[뭐인 데스?]
관심이 끌리긴 했으나 집에는 자식들이 기다리고 있다
[빨리 돌아가는 데스]
그러며 친실장은 자실장과 구더기를 떠올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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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야~ 해피 엔딩인 데스
답글삭제뭐가해피엔딩인데스?? 분충먹는 분충이 밟혀 터져야 해피엔딩아닌데스? 오마에 뭘 모르는데스..
삭제모르는건 오마에인 데스 실장석은 존재 자체로 분충인 데스 그러니 누가 터지든 상관없는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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