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풍물



찬바람이 강하게 불어 더욱 추위가 더해 가는 겨울 초. 
 이 시기가 되면 어느 공원에서도 매년, 실장석의 풍물이 싫어서도 눈에 들어온다. 
 가족이 총출동하여 부지런히 가을에 낳은 새끼실장들을 죽여 말리면서 겨울을 성실히 대비하는 일가, 그런 가족을 무자비하고 거리낌 없이 습격해 분충 일가 등. 싫어도 매년 겨울이 되면 그런 광경이 공원을 걸으면 보이기 시작한다. 실제로 어떤 공원에는 들실장이 되자마자 다른 들실장 무리에게 말 그대로 옷과 머리카락, 살점, 뼈까지 해체되어 버린 실장석과 한창 월동준비를 했는데 운 나쁘게 학대파에게 분충이라고 몰려 식량과 수건, 페트병 등의 가재도구와 같은 둥지의 모든 것을 빼앗긴 독라 들실장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한다. 그런 들실장들은 모든 걸 잃은 절망과 추위에 시달린 채 멍하니 앉아 있는 친실장과 그 뒤로 얼어 죽은 자실장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것이 보통의 풍경이다. 그리고 또 그 이상으로 많은 것이 ──

 "디에에에에에에엥!디에에에에에에엥!" 한마리 독라가 큰소리로 공원 한복판에서 통곡을 한다.
 "디에에에에에엥!" 

 독라 실장석의 처음 그 울음소리에 동조하듯 울부짖으며 터벅터벅 어디 갈 곳도 없이 찬바람 부는 공원을 무정하게 헤매고 있는 실장석이 있다. 아니 많다. 그 성가신 비명에 시선을 돌리면 독라 실장석들은 공원 광장 곳곳에서 각자 통곡하고 있었다.

 "디에에에에에에엥!왜, 왜 내가 이런 일을 당하는데스우!"

 "불행 데에에에스우우우! 나는 불행 데에스우!"

 "디에에에에에엥!" 

 자신에게 일어난 지나친 불행에 대해 분노에 거칠어진 노성을 올린다. 겨울의 맑고 푸른, 그리고 얼어붙은 하늘을 보며 한없이 주륵주륵 눈물이 그치지 않고 흐르는 독라의 무리. 

 그 중 한 마리는 독라가 되고, 사지는 모두 잘리고, 턱이 빠개지고, 양 눈이 빠진 채로, 눈구멍 사이에서 피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앞머리를 더듬는 자세로 얼어 죽은 자실장을 바라보고 있다. 물론 친실장도 그에 상응하는 학대를 받았다. 다행히 친실장은 한쪽 눈알은 남아 있었지만.

 한 마리 독라의 부모가 "데에에에에에엥! 왜인 데에스우! 도대체 와타치가 무엇을 잘못한 데에스! 와타치와 아이는 아무것도 잘못을 전혀 하지 않은 데에스! 이런 거 싫은 데에스!"하며 이미 살가죽이 죄다 벗겨진 피묻은 맨발로 진흙 바닥을 동동 구르고 있다. 아니, 다리는 발끝부터 뭉개지고 있어서 더 이상 동동 구를 수도 없다. 

 "왜인 데에스우! 정말 춤을 잘 췄던 아이였던 데에스우!! 그렇게 좋은 아이를 탁아 했는데 왜 이런 꼴을 당하는데에스!" 잔뜩 맞았는지 이가 너덜너덜해 완전히 무너진 피투성이의 입에서 찢는듯한 원망의 노성이 냉각된 대기 속에 울린다.

 "디에에에에에에엥! 왜인 데에스! 노래와 춤을 가장 잘 추는 귀여운 아이였던데스우! 왜 죽인 데에스우! 이 아이는 닌겐 상의 폐를 끼치는 어떤 일도 하지 않은데에스! 닌겐 상의 밥은 전혀 손대지 않은데에스우! 그런데도 왜 닌겐 상은 그렇게 화낸데에스우! 데에에에에에엥!" 

 자신의 정당한 행위를 제재한 닌겐에 하염없는 원망을 내뱉으면서, 죽은 자실장을 끌어안고 힘없이, 하염없이 울던 친실장.

 그 소리에 이어지는 다른 통곡 소리가 들려온다.
 "데에에에에에엥! 그런 거지새끼를 탁아에 낸 것이 실패였던 데에스! 군것질하지 않는 좋은 아이를 탁아았어야 했던 데에스! 데에에에에에엥!" 

 다른 독라도 울음 소리를 높인다.
 "데에에에에에엥! 와타치는 불행한데에스! 아직 봉투에 넣지 않았던데스우우우!!! 그런데 왜 이런 꼴을 당하는데에에엥!"
 "데에에에에에엥! 아이를 모두 다 살해당한 데에스!"
 "데에에에에에에에에에엥!! 또 와타치의 춍구멍을 불로 태운데에스! 이제 아기도 낳지 못하는데에스!"
 "데에에에에에에엥! 이제 탁아는 못하는데에스! 웰빙 생활할 수 없는 데에스!" 

 모두 그다지 다르지 않은 각자의 일을 줄줄이 말하며 결코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그저 자신은 불행하다고 울부짖는 독라들이 이 시기가 되면 싫어도 눈에 띈다.

── 그리고 오늘도 어느 공원에서 탁아를 시도하지 못해 독라의 들실장석들의 울음소리가 시끄럽게 소리 높였다고 민원이 들어와, 이젠 실장석이라면 정말 지긋지긋한 공원 관리인에 의해 소리없이 구제된다.

이것도 자주 있는 겨울 공원의 풍물이다

-끝

댓글 2개:

  1. 다른 분충이 독라가되는꼴을 보고도 정신을 못차린 분충들인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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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른 분충들의 말로를 보고도 깨닫지 못하고 고통 받는게 또 탁아 스크립트의 묘미인 데스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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