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런일이 일어난 걸까.
확실히 어젯밤 귀가할때엔 아무것도 없었을텐데 지금 나의 발밑에는
현관부터 복도까지 대량의 구더기 실장들이 넘치고 있다.
기분나쁘다. 그냥 본다해도 불쾌한 실장석인데 하물며 내가 제일 싫어하는
구더기 실장들이 복도를 가득 메우고 있는건 무슨 일인가?
겨울이 도래하고 공원에도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눈이 즐거운 자실장이 이리저리 방방 뛰어다니다가 다음날 얼어죽고 친실장이 슬퍼한다.
그런 평범한 일상이 언제나처럼 펼쳐지고 있었다.
하지만 눈이라는것은 항상 정해진 자리에서만 내리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눈이 내리지 않는다면 평화로울까.
나무의 잎들이 빨갛고 노랗게 물들어 갈 무렵,
공원의 실장석들의 행동의 변화를 볼수 있는 시기이다
지금부터 곧 방문할 계절, 겨울의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다.
공원에서 비닐봉지 가득 먹이를 모으는 실장석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똑똑한 개체들은 가을에 구할수 있는 모든 먹이들을 모아 겨울에 대비한다.
엄지와 구더기는 사이가 좋은 걸로 유명하다
덧없는 약자끼리는 뭔가 통하는 게 있다는 것일까
행복하게 살고있는 그런 똥 벌레들을 보면 그 관계를 망가뜨리고 싶어지는건 학대파로서 당연한 일.
이번 학대는 그걸로 해보기로 했다.
우선 공원에서 행복하게 살고있던 엄지와 구더기 자매를 포획하여 집으로 가져왔다.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자실장을 손에 들어
차가운 수돗물로 싹싹 점막을 제거해 주니 자실장이 나를 보고 교성을 울렸다
[텟테레~ 테에?? 테치!! 닌겐상인 테치! 와타치 사육실장인 테치?!]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자라나와 드릴 모양으로 말리고 스커트가 팽창하여 앞치마를 만든다.
출산실
그 방은 사지가 없는 독라의 실장석들이 몇마리나 있었다.
정확하게는 금속제의 기구에 몸이 메달려, 실장영양제의 링거를 맞는채 「특수한 방법」으로 자실장을 출산당하고있다.
아니 계속 출산당하고있다.
움찔움찔 링거의 튜브를 흔들며 「매달린 실장」은 몇마리째인지도 모르는 자를 낳았다.
겨울이 다가오는 어느 날 공원에서 성체실장이 편의점 봉투를 팔에 매달고 귀로를 서두르고 있었다.
편의점 봉투에 담겨 있는 것은 식량이 아니라 나뭇잎과 헌 신문이다.
"다녀온 데스"
보금자리로 삼고 있는 골판지 하우스에 성체실장이 들어가자 그 모습을 본 자실장들이 테치테치하고 떠든다.
자실장은 울타리 밑에서 엿보고 있었다.
정원 바닥에 부딪치면서, 절반이 뭉개진 붉고 아마아마한 열매를.
달콤한 냄새가, 비염에 걸리기 쉬운 실장석 치고는 깨끗한 비강을 간질인다.
모친의 말이 뇌리를 지나갔지만, 그것이 무슨 상관이냐고 고쳐 생각한 자실장은 울타리를 빠져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