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시아키의 연구생활

이상한 장치
섬뜩한 약품,
말이 없는 백의의 남자.

여기는 어떤 주상복합 빌딩의 한 방.

남자의 이름은 토시아키(利昭)
자신의 연구의 명목보다 오히려 실장석을 학대하는 행위에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는 그냥 궁금했다.
그것만으로 이번 실험을 하는 것이다.

성체실장석의 육체의 변모, 다시말하자면 성체의 실장석을 구더기로 변화시킨다
이 주제다.

필요한 장비는 갖추어져 있다.
시간은 넉넉하다. 사람과의 관계 자체가 없는 토시아키에게 시간은 공기나 다름없는 것이었다.

(자, 그러면 똥벌레가 필요한다. 개체간 애정이 깊을수록 재미있을것 같군
친과 자 전부 데려오자. 공원엔 별로 가고싶진 않지만... 연구하려면 어쩔수 없나)

그러며 토시아키는 백의를 벗고 다른 하얀 옷을 걸치고 공원으로 향했다

후타바 아동 공원.
놀이터의 그림자에 나무상자로 된 실장 하우스들이 있다.
애호파의 선물이지만, 실장석에게 있어서 살기 좋게 해준다는 그들의 이상을 생각하기는 귀찮다.
해도 떨어지고, 여름 벌레들의 울음소리가 기분 좋게 들려온다.
비가 오는 날도 끝나고 밤은 시원해지는 시기가 된 것이다.

[이 자들은 여름을 극복해낸 데스. 사랑스러운 와타시의 자]

나무상자속에서 놀고있는 자실장들을 보고 친실장은 중얼거렸다.
처음 자들을 낳고, 자들과 같이 보낸 여름
지금까지는 혼자서 지냈던 여름
봄에 태어난 자실장들은 참 씩씩한 것이었다.

문득 달콤한 냄새가 든다고 생각했을때, 친실장의 의식은 어두운 무언가에 삼켜졌다.


토시아키다. 목표를 찾아 잠시 관찰하고 있었던 것이다.
은폐 자체를 하지 않은 나무 상자.
인간이나 동족들께서는 이 호구를 잡아잡숴 주세요 하는 듯한 무방비였다
링갈에 표시된 내용을 보고 토시아키는 짧게 미소를 지었다.

(바보같지만 애정은 있는 개체인것 같군, 자실장들도 친실장을 따르는걸 보면 좋은 실험체다)

행동은 빨랐다. 최면가스를 이용해 실장석을 재우고 쓰레기봉투안에 넣고 돌아온 것이다.

수확은 성체하나, 자실장 두마리 엄지와 구더기 한마리씩.
그럭저럭 좋다.

(재밌구만, 빨리 실험을 하자)

돌아가는 발걸음은 가볍고 어느새 주상복합단지까지 순식간이었다.





친실장이 일어나 보니 손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데뎃!? 데쟈아아?!]

무슨 일인 데스? 와타시의 자들은 어디간 데스?

양 팔다리는 실같은 것으로 무언가 막대기에 고정되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게 몸은 공중에 매달려 있었다.
배꼽은 아래를 향하고 아래는 온통 흰색이다.
손발에 파고드는 실이 아팠다.

피눈물이 하얀 땅에 적록의 얼룩을 만든다.


[...앞으로 너는 구더기가 된다. 너는 재미있을것 같군]

목소리가 들렸다. 등족으로 부터이다

(인간인 데스!?)

떨어진 곳에서 자실장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마! 마마! 도와주는 테치! 와타치의 마마를 괴롭히지 마 테치!

[옷은 필요 없지]

[데 데샤아아아아아아!!!!!!]

친실장은 인간을 향해 최대한의 힘으로 위협했다.



토시아키는 작업대의 실장석을 내려다보고는 [너를 구더기화 하겠다] 라고 선언했다.
손발은 피아노줄에 구속되어있다.
작업하기 쉽게 등을 위로 향하게 했다.

[옷은 필요 없지]

손을 들어 옷을 가위로 잘라 간다.
이제 알몸이 된 친실장은 데스데스 외치고 있다

(신발만은 자비를 베풀어주는 데스! 다 없어지면 안되는 데스)

다음엔 위석을 적출할려 했더니, 이 놈은 머리 정 중앙에 위치해 있었다.
뇌 바로 아래에 위치한것 같다
뇌가 손상되 반응이 없어져도 곤란하므로 위석 부근에 농도가 높은 영양제, 활성제의 혼합물을 주사해 위석 균열 대책을 만들어 둔다.

목 부근에서 척추를 따라 주사바늘을 삽입한다.
마치 날 생선에 대나무 꼬치를 꽂는 듯한 느낌.

바늘이 위석 부근에 도달하고 액체의 주입이 시작되었다.
친실장은 가벼운 저림과 기분의 고양됨을 느꼈다.


토시아키의 위석 보호 작업이 끝나자 칼과 펜을 꺼냈다.
펜으로 목을 한바퀴 둘러 선을 그리고, 또한 허리 중심과 엉덩이에 선을 긋는다.
그 위로 칼을 집어넣어 간다.

필요한것은 척추와 머리. 나머지는 자실장 먹이로 써도 좋겠다.
소리와 느낌까지 생선을 손질하는 것과 비슷하다.
뼈에 칼날이 지나며 빠득빠득 하는 불쾌한 소리를 울리고 있었다.

작업대에는 자실장들이 들어있는 수조가 있고, 친실장의 참상을 응시하고 있었다.

마마는 어떻게 되는 테치? 마마가 무서워무서워 아파아파 당하는 레치?
엄지는 여동생 구더기에게 친실장을 보여주지 않으려 등을 돌리고 있었다

데...데....데샤아....쿠헷!?

목의 살과 근육이 칼에 잘려나가 척추가 노출되었다.
골반과 근육 사이에 억지로 칼이 들어가 벗겨냈기에 심한 통증이 흘렀다.
왠지 비명이 나오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이미 기관지와 폐를 잘라냈기 때문이다

출혈은 매우 적고, 친실장은 의식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머리가 드디어 잘려나가 남은 신체에서 머리와 연결되 있는 척추가 덜렁거린다.

(마치 거대한 미끼를 문 물고기 같다. 정말 물고기처럼 생겼어)

친실장의 시야에는 검붉게 변한 자신의 육체가 이동하는것이 보였다


토시아키는 적풀한 [친실장의 중추]를 작업대 끝까지 옮긴다.
생리 식염수로 채워진 용기에 담아 죽지 않도록 해 둔다.

그리고 그 용기 안에 활성제와 약품으로 가볍게 유전자 조작을 해 둔 식용 구더기의 살점을 넣는다.
이제 내일쯤이면 친실장의 척추를 중심으로 구더기의 육체가 생성될 것이다.
친실장의 신체는 재생을 시작하려 하고, 이미 유전자 변형을 일으킨 구더기의 살점이
약품의 영향으로 재생의 우선순위로 인식된 본체, 즉 친실장에게 붙어 재생해 친실장의 몸을 구더기로 만들 것이다

(내일이 기다려지는군)

토시아키는 작업후 친실장을 바닥에 놓았다.




다음날 먹이를 주지 않은 자실장들은 배고픔에 시달리는듯 했다.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굶주림이 마음도 검게 물들여 간다.
자신의 자매가 고깃덩이로 보이지만, 결코 동족상잔은 하지 않는다.
이것만은 안되는 행위이다 라고, 교육되어 있기 때문이다.

너무나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자실장 두마리는 자신의 옷 앞치마를 물고 질겅거리고
엄지는 구더기의 물똥을 홀짝거리며 먹고 있었다.
구더기는 다른 자매의 배설물을 먹고 살아가고 있었다.

(마마는 어디간 테치? 왜인 테치? 어떻게된 테치?)
자실장 한마리는 부족한 머리를 회전시켜 자신의 의문과 혼란을 처리하려고 하고 있었다.



토시아키는 휴대전화의 알람에 잠에서 일어났다.
어젯밤 재생 용기에 넣어 두었던 실장석이 궁금하다.
그전에 자실장들의 수조에다 잘라 두었던 친실장의 몸에 향신료와 소금을 뿌리고 넣어 두었다

마마!! 테챠아아아아아아아아!!

(천천히 먹어라, 너희들한텐 과분한 음식이니까)


용기의 뚜껑을 열고 안을 본다.
추악한 살색, 마치 굵은 무 같은 육체
생생하게 움직이는 안구
약간 움직여지는 손발.


훌륭한 구더기다.


[안녕, 기분은 어떤가? 그 추하던 옛 몸이 그리운가? 너도 네 마마 뱃속안에서 이런 모양이었을 텐데?]

데히이이! 데샤아아! 데에에에! 데샤아아아아아!

[와타시의 몸이! 몸이이이이이이!]

링갈에는 착란해 광란에 이르른 실장석의 비명의 글자가 떠올라 재미를 준다.
그래 이래야지. 연구와 학대는 이렇게 하는 거다.

깨달으면 겁먹은 친실장의 눈이 나를 보고 있었다.

[네 자들한테 돌려주마 사이좋게 지내도록 친 구더기]

친 구더기 라고 부른다
친 구더기를 잡아 자실장들의 수조에 가기 시작했다

그때 친구더기의 얼굴은 정말 놀란 표정이었다.

자실장들은 앞치마를 피와 살점으로 물들이고 허겁지겁 굶주림을 채우고 있었다
으적으적 쩝쩝 하는 천한 소리를 내면서, 고기를 씹고 구토를 하며 피와 점막을 삼켜 간다

엄지와 구더기는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죽은것 같다.
수조 가장자리에서 대단한 얼굴을 한채 죽어 있었다.

데에에에! 데에에에에에엥!!!

[와타시의 자가!! 와타시의 살을 먹고 있는 데스!!! 엄지가 죽은 데스! 구더기도 죽은 데스!!]

[마마!! 맛있..어..아아! 테챠아아아아!]

한쪽 자실장이 동족상잔을 견디지 못하고 포만감을 내세우며 발광하기 시작했다


챠아아아아아!!
(오네챠! 테챠아아아아!)

친구더기를 수조에 넣어 자실장들에게 말했다

[다시 태어난 너희 부모다. 잘 대해주도록]

첫 자실장은 갑자기 나타난 친구더기를 보고 그냥 우뚝 서 있었다.
냄새. 그걸로 자신의 부모라고 인식하고

[테츄우우~ 미안한 테치~ 테챠! 먹긴 했지만 마마 솔직히 너무 맛있었는 테챠! 테챠아아아아악!!]

순간 팔을 크게 휘두르더니 먹다남은 친실장의 몸뚱이에 다시 내달려 고기를 질겅질겅 씹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파킨!!

위석이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데,, 뎃... 데갸아아아아아앗!! 데갸아아아아!
친의 외침이 들려온다

그러나 토시아키에게는 들리지 않는다
토시아키는 갑자기 방문한 친구를 문 밖에서 응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야 토시아키(利昭)! 적당히 좀 해라! 멋대로 대학교 기재를 무단으로 가져가다니! 일단 문 열어!!]

[시끄러워 토시아키(トシアキ)... 내 연구 방해하지 마! 난 니들하고 연결은 이미 끊었어.]
*동명이인

[아니 그러니까 가져간 장비를 내놓으라고! 이번 결합실장 생성에 사용해야 한단 말이야! 네가 가져갔잖아 그 보온생성용 용기. 식염수 넣는 그거!]

토시아키와 토시아키가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옥신각신하고 있는 동안에도
친구더기는 과거의 추억에 잠겨 있었다.
뛰어노는 자신의 새끼들, 언젠가 자립해 나갈 자신의 새끼들

왜 이런 일이 일어난 데스? 이상한 데스! 어째서?

분명 꿈일 것인 데스... 눈을 뜨면.. 와타시의 자들이 있을 것인 데스...

파킨!



-끝

댓글 1개:

  1. 아닌척 하더니 결국 분충 본성이 드러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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