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에 먹는 구더기 데스파쵸



복더위에는 장어가 좋지만, 느끼해서 체하기도 쉽다. 한여름으로 치닫는 이 시기를 산뜻한 보양식으로 극복해 보자.

[재료]
토마토 800g (잘 익은 것)
구더기 실장 약 50마리
(머리와 옷이 부드러운 미숙 구더기)
양파 반통
오이 1개
빨간 피망 1개
마늘 1쪽
식빵 2장 (가장자리 제거)
레드 와인 식초 작은 병 1

[양념]
올리브 기름 큰 술로 2
타바스코 적당량
설탕 작은 술 2
소금·후추 적당량
생 바실잎 몇장


항상 사용하던 옥외 사육 식용출산석은 이번엔 쓰지 않는다. 봄부터 매주 자들을 낳아 왔으니 잠시 휴식이다. 꽃가루가 든 실장 사료를 일반 실장 사료로 바꿨다.

대신 지난 주의 바베큐 뒤에 고기를 한마리분 남겨 놓은 게 있다. 친실장 아래서 조금 자란 새끼 실장을 우리에서 끄집어 낸다.

"테쟈아ーーー아아앙! 츄에에에ーー엥!"
(마마아ー! 마마ーー! 구해주는 텟ーーー찌!)

"데쟈ーーー앗! 뎃스데스데스우ーー웃!
쟈ー앗! 데샤아아아아앗! 데스우우우우우우"
(그만하는 데스! 이 자는 못 넘겨주는 데슷!
너만은 절대 놓치지 않는 데스우우우우우우ー!)


다리를 놔!
아....귀찮다...


"츄에에에ーーー엥!"
(다리 아픈 테치ー!)


어, 다리가 끊어졌네...뭐...됐네.


"데샤아아-ㅅ! 데스ー데스데스우ーー!
데에에에엥ー데에에에에엥ーー!"
(큰일난 데스. 돌려-돌려주는 데스!
그 자까지 뺏아가지 마는 데에에에에엣!)

"테치ーーー! 아아아아아아아ーーー앙!
테에에에ー엥! 테에에에ー엥! 테에에에에에에에에ー"
(구해주는 테치이이! 먹혀 버리는 테챠아아!
마마ー마마ーーー마아아아아아아ーーーーー)

"데스우우우우우ーーー! 데에에에ーー엥!
오로로ー옹ー오로로ーー옹ー오-로로우오오오옹……"
(부탁하는 데스. 돌려주는 데스우우우!
인간님! 그 자를
죽이지 마는 데에에에에에
먹지 마는 데에에에에에 ……)


우선 야채 준비 부터. 시끄러운 새끼 실장은 냄비에 넣고 뚜껑을 덮어서 가둬 둔다.


"테츄우……테승테승……테ーー엥
테에에에 에엥 테에...에엥 ......"
(어두운 것 무서운 테츄우……
누가 구해주는 테에에에엥 ...
언니짱ー...엄지짱...구더기짜...앙……)


어둡게 하니 조금 조용해졌다. 편하게 됐다. 바로 야채 준비를 시작한다.


(또 배가르는 거 싫은 테치...
창자 끊기는거 싫은 테치...
방망질하고 소금 바르는 거 싫은 테치...)


토마토를 데치고 씨앗은 제거한다. 오이도 껍질을 벗긴 후 씨앗을 제거하고 채썬다.
빨간 피망과 양파, 마늘도. 빵은 잘게 찢는다. 재료와 조미료를 섞은 후 냉장고에 넣어 식힌다.


(꼬치되는 거 싫은 테치...
태워지는 건 더 싫은 테치이이이이...
스테이크 되기 싫은 테츄우우우우……)


자, 야채의 준비가 끝났으니 구더기 실장의 준비를 시작할까.


(죽는 거 싫은 테치아아...
아타치는 커서 자들 많이 낳는 테승테승.
테히이이잇!!)


냄비에 가만히 있는 새끼 실장을 끄집어 낸다.


"(챠아ーーㅅ!! 싫어ーㅅ!! 인간 저리 가는 테치이이이!!)"


새끼 실장의 입에 수도 꼭지를 끼우고 꼼꼼히 똥을 뺀 후 두 눈을 붉게 물들여 강제 출산시킨다.
어차피 모체가 일회용이므로, 임신 없는 즉석 출산으로 한다. 조미료로 준비한 타바스코를 쓰자.


"(…오...오베벳...쟈ーー앗! 배아픈 테치ーーーㅅ!)"

"텟테레ー"

"(배에서 뭔가 나오는 테챠ーー?!)"

"텟테레ー" × 50회 정도

"(구~구더기 짜아아아아앙?!)"


갓 태어난 구더기 실장들을 큰 체에 받아 놓고 흐르는 물로 점막을 제거한다. 새끼 실장을 강제 출산시켜 얻는 미숙 구더기 실장은
머리와 옷이 부드러워 독라로 하지 않아도 그대로 먹을 수 있다.

새끼 실장의 강제 출산은 위석의 힘을 소진시킨다. 바싹 말라붙은 새끼 실장은 야채 쓰레기와 함께 버린다.


"(........구더기짱?...아...아타치의 구더기…짜…앙……)"


구더기 실장을 큰 그릇에 옮기고 레드 와인 식초를 붓는다. 구더기들을 완전히 잠기게 하는 건 낭비. 몸의 3분의 1정도가 잠기게 한다.




"시큼한 레후!"
"코 매워 매워 하는 레후!"
"눈에 물들어 오는 레후"
"목 아픈 레후!"
"숨막히는 레후!"
"죽을 것 같은 레후"
"마마는 어디 레후!"
"구해주는 레후!"
"여기서 내보내 주는 레후ーー!"


"레푸!"
"레삐ー오!"
"프니후ー!"
"레삐이ー!"
"레큐-레큐!"
"아뱌뺘ー!"
"레피이ーー!"

"(구...구더기...짱…………마마..는...여....기...)"


식초 속에서 구더기 실장들이 이리저리 몸부림치며, 꼼꼼히 식초에 적셔진다.


"레..."
"레 히이..."
"레...후…"
"레ー"
"레큐..."


신음하던 구더기 실장들이 대충 조용해지면 체에 넣어 식초를 털어낸다.


"(…마마…텟테로...구…더…기…짜앙...
꼭...구하러...가...마마가...지금…가....는..)"


레드 와인 식초에 절여진 구더기 실장과 냉장고에서 차게한 재료를 섞어 믹서로 꼼꼼하게 간다.



""""""""""""""""""""""""""""""""""""""""""""""""""레뺘-ㅅ!""""""""""""""""""""""""""""""""""""""""""""""""""


"(...구더기짱..??!!!!...구...더...기...짜아아아아아ーーー앙ーーー!!!!)"


적록의 구더기 실장이 토마토의 빨간 색과 채소의 녹색을 더 짙게 해 준다.
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파괴되기 쉬운 채소의 비타민류나 구더기 실장의 위석성분 등이 그대로 살아 있다.
진하면서 간단히 마실 수 있는 상쾌한 냉수프는 더위먹은 몸에서 갈증을 씻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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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뎃승...데스우...오로로ーー옹……
뎃데로오ーー오오오옹……
데로로오오ーーー옹..."
(…너는 착한 새끼였던 데스우..
이제 낙원에 가는 데스우……
행복해지는 데스우우우우우...)


자, 부엌 설거지도 끝났고, 친실장에게 먹이를 줄까?


외롭워 하지 마는 데스우...
거기에는 언니짱들이
많이 있는 데스우.
다시 만난 데스?
...
엄지 너는?
구더기짱은 잘 있는 데스우?
마마가 해 주지 못한 만큼
구더기짱한테
많이 프니프니 해 주는 데스...
정말 땅은 스테이크고
강엔 스시가 흐르는 데스?
산은 푸딩으로 된 데스?..
꽃밭은 예쁜 데스?...
거기 무서운 인간은
없는 데스...
이제 아플 일도
뜨거울 일도
없는 데스...
너에게 컨페이토 한 알이라도
먹여 주고 싶었던 데스우...
거기서 배불리 먹는 데스우우우.
zzz...


믹서에 남은 데스파쵸 국물을 실장 사료에 끼얹는다.
출산석이 더위를 먹으면 가을에 출산개체수가 줄어든다. 스태미나를 더해 주자.


...스테이크가 있는 데zz...
마마한테 가지고 와 준 데zz?...
맛있는 데zz...
너는 정말 착한 자인 데zzz...

……데이 zzz
……데이 zzz
……스피ーー zzz


우리에 먹이를 주러 가니 잠이 덜 깬 친실장이 새끼 실장의 다리뼈를 흐뭇하게 빨고 있다. 자의 고기가 꽤 맛있는 모양이지?

농협의 식용석 담당이 항상 하는 말이 있지. 실장석이 보여 주는 인간 비슷한 몸짓은 사람의 비호를 받기 위한 본능적 흉내라고.
어디까지나 인간용 연기일 뿐 사람이 안볼때면 본성을 드러낸다고 한다.
그 증거는 보다시피... 맛은 어쨌든 먹이의 분량이 부족했던 적은 한번도 없는데. 교활한 녀석이다.

어차피 이건 채란용 암탉 같은 가축, 맛있는 새끼를 많이 낳으면 그걸로 좋은 거다.
그릇에 실장사료를 담아 둔다. 일어났으면 먹으라구. 추석이 지나면 또 매주 낳아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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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야채 쓰레기를 버리려고 퇴비간에 갔다. 쓰레기통 속을 보니 야채 쓰레기 속에서 새끼 실장은 아직 죽지 않은 채 신음 소리를 낸다.


"(테...데...로ー...테-테...로...테...데...로......)"


위석의 힘을 소진했으니 곧 죽겠지만 만약을 위해 퇴비간에 던져 뒀었다.
그런데, 좀전에 젖은 쓰레기를 버린 후에 흙덮는 것을 깜빡한 탓에 퇴비에 파리 구더기가 슬어 있었다.


"(여…기....있는…테..치..구...더기짜…ㅇ)"


더이상 파리가 안 꼬이도록 삽을 가져와 흙을 덮어 놓았다.


"(…구더기짱이...많...은...테...치, 아타치 행복한...)"


이제야 생각하는 건데, 식용 구더기 실장의 "구더기"라는 명칭은 어떻게 좀 해줄 수 없는 건가?


-끝

댓글 7개:

  1. 텟테로데~ 결국 연기였던데스 교활한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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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런 친구들 보면 참 불쌍함. 본문 내에 실장석쪽 심리묘사도 분명히 포함되어 있는데 인간쪽 입장에 과몰입해서 그런건지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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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벌레에 과몰입하는 자네도 불쌍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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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런 친구 보면 참 불쌍함. 본문 내에 실장석이 자의 신체 일부를 맛있게 빨고 있는 묘사도 분명히 포함되어 있는데, 실장쪽에 과몰입해서 그런건지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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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이런 친구들 보면 참 불쌍함 본인이 얼마나 끔찍하게 자라왔으면 벌레새끼한테 공감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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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그 맛잇게 빨고 있다는 묘사 자체가 인간입장이잖아 ㅋㅋㅋㅋㅋㅋ 난독증인가
      자면서 손가락 빨듯이 혹은 배개 침 흘리듯이 별 의미 없는 행동이 크지 않을까 딱봐도 그냥 잠고대 하는거 같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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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일부러 인간을 닮게 묘사한 것이니 속아넘어간 인간은 실장석의 노예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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