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이제 시작일 뿐

여름 방학 오후.

농구부 연습에 나가기 전에, 세라복 차림의 중학교 2학년 누나가 초등학교 6학년인 동생에게 말을 걸었다.

"너, 실장석 어떻할거니?"
"엣?"

실장석이 UMA(미확인생물체)라면

초여름 밤.

"보세요! 이 사진! 쓰레기장 구석에 찍힌 이 녹색! 이게 실장석입니다! 실재한다는 증거 사진이라고요!"
"그런 생명체가 있을 리가 없잖아요. 암만 봐도 버려진 인형이잖아요!"

침을 튀기면서 사진 패널을 가리키는 자칭 오컬트 연구가와 지겹다는 얼굴로 고개를 젖는 모 대학 교수.

그렇다. 나는 "UMA는 실재하는?!" 풍의 프로그램을 보면서 컵라면을 홀짝거리고 있었다.

갈수기에 내리는 것

『여기는・후타바 방재입니다. 수도사업부로부터・알려드립니다.
 내일・오전 10시부터・갈수기 대책을 위하여・일부 공공시설의 급수를・중지합니다. 지역 주민 여러분도・절수에・협력을・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연일 이어지는 무더위.
끈적한 공기에 달라붙는듯한 느긋한 방송이 흐른 후 1주일 정도 지난 어느 날.

짓소화(慈葬花)

화창한 오후, 나는 왠지 모르게 공원으로 걸음을 옮겼다.

별다른 용무가 있던 것은 아니다.
근처 공원도 이제 단풍에 물들기 시작하여 산책을 겸해 사진이라도 찍어보려고 했던 것이다.

다만 공원에는 항상 있는 해수.
실장석이 여기저기 있어서 그것이 사진에 찍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 마리 짓밟으면 제멋대로 달아날 것이다.

지뢰

여기는 오랜 전쟁이 계속되는 땅
여기에는 지뢰처리에 종사하는 실장석들의 모습이 있다.
지뢰를 발견해서 그것을 닝겐상에게 알려주면 식사때에 이런저런 「포상」을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
위험을 피하기위해
「발견하면 당장 알릴 것」
「발견해도 절대로 만지지 말 것」
이 두 가지를 엄히 당부받은 실장석들은 오늘도 지뢰를 찾고있다.

고기와 천칭

집으로 돌아와보니 실장친자가 집을 어질러놓았기에 포획. 각각 따로의 수조에 넣어두니 칸막이 유리에 달라붙어서 데스데스 테츄테츄 시끄럽다. 가족애가 있는 친자인 모양이다.

「실장석, 거기에서 내보내주길 원하냐?」
「데스ーー데슷데슷!」

친실장은 자실장의 수조를 손가락도 없는 손으로 손가락질하며(모순이 있는 표현이다) 짖었다.

콘페이토의 밤하늘에

(1/16)
고원의 공기는 청명하고, 올려다보면 하늘에 별이 가득차 빛나고있다.
이 산에서 사는 실장석, 이른바 산실장의 친자는 질리지도 않고 밤하늘을 바라보고있다.

「마마, 예쁜테츄」
「별님이 반짝반짝하는테츄」

친실장은 「데스」하고 소리를 내면서 자실장들을 양 옆으로 껴안는다.
계절은 가을을 지나면서 여름에서 갑자기 겨울로 바뀌려고 하고있다.

빙수

집에서 키우는 실장석 『스이』는 굉장히 더위를 탄다.
여름이 되면 언제나 집 안에 틀어박혀서 에어컨이 있는 방에서 자고있다.
원인은 살이 쪄서 그렇다.
옛날에는 보통이었던 체형이 지금에 이르러서는 훌륭한 국보석이 되어있다.
역시 애호파인 누나가 훈육한게 나빠서였을까.
내가 하는 말은 전혀 듣지도 않고.

중국 냄비

토시아키는 긴장된 표정으로 주방에 서 있다.
철제 중국냄비를 센 불로 달구고, 기름을 두른다.
다진 마늘과 생강을 넣어 향을 돋운다.
중국냄비를 왼손에 파지하고 오른손으로 식재료가 든 그릇을 든다.

엄지 학대

어느 연립주택의 한 방에 엄지실장이 키워지고있다.
사육주인 남자는 학대파. 물론 학대목적으로 키우고있다.
하지만 방 안에 풀어놓고 키우면 금방 똥으로 더러워지므로 골판지로 울타리를 만들어 그 안에서 지내게 하고있다.
일정한 넓이는 확보하고 있기에 엄지실장들은 지루해하거나 하지않으면서 뛰어다니고있다.

「레츄ーーー!」

인간과 실장이 엮이는 방식

데갸아아아아아아아아악!


저녁의 뒷골목에 실장석의 비명이 울린다.

놀이터에 접한 이 길은 최근의 내비게이션의 발달로 말하자면 「샛길」이 되어 통행량이 증가함에 따라 교통사고의 위험이 지적되고있는 길이기도 하다.
이 실장석도 그 공원에 사는 개체의 하나로, 쓰레기장에서 저녁식사로 음식물쓰레기를 뒤지러 가는 도중이었다.

귀환

「뎃수ー웅!」

미도리가 태어나 처음으로 보는 대평원에 흥분해서 완만한 언덕을 굴러내려간다.

곧이어 가분수에 다리가 짧은 체형때문에 두 발이 아닌 몸 전체를 지면에 키스시키면서 구르는 미도리를 보면서 우리들은 웃어버렸다.

「미도리ー! 너무 멀리가면 놓고갈거야」

「데에ー엣?! 데에에엥 데에에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