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수

집에서 키우는 실장석 『스이』는 굉장히 더위를 탄다.
여름이 되면 언제나 집 안에 틀어박혀서 에어컨이 있는 방에서 자고있다.
원인은 살이 쪄서 그렇다.
옛날에는 보통이었던 체형이 지금에 이르러서는 훌륭한 국보석이 되어있다.
역시 애호파인 누나가 훈육한게 나빠서였을까.
내가 하는 말은 전혀 듣지도 않고.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런 생활을 하면 건강에도 좋지않으니, 오늘은 억지로라도 밖으로 데려나가기로 했다.


「데샤아아아아아!」
「슬슬, 밖으로 나가라. 돼지스이」
「데샤아아아아! 싫은데스. 더운데스. 죽어버리는데스」
「알게뭐냐, 당장 밖으로 나가, 돼지!」

아까부터 스이는 식탁 다리에 매달려서 떨어지질 않는다.
「밖에 나가자」라고 말하자마자 국보석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속도로 침대까지 가더니 국보석으로도 있을수없는 힘으로 식탁다리에 매달린다.
하지만 결국 실장석의 힘이기에 내가 약간 힘을 주어서 팔의 뼈를 부러뜨리자 간단히 떼어낼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문제가 있다.
그것은 내 누나이다.
스이는 내가 훈육을하면 누나에게

「저녀석이 와타시를 괴롭힌데스. 어서 맴매해주는데스」

그렇게 울면서 누나에게 고자질한다.
누나는 언제나 이유를 듣기도 전에 나에게 주먹을 날린다.
그 광경을 보면 스이는 웃는다.
무척 열받는 일이기에 그런 웃음을 본 날은 스이의 밥에 소량의 도돈파를 섞어서 앙갚음을 하고있다.

이전에

「애초에, 누나는 이젠 실장석에 흥미 없잖아」

하고 반론한 적이 있다.
누나는 현재, 실창석 『블루』를 키우고있다.
이유는 「성체가 된 스이는 귀엽지않아」라는 모양이다.
그래서 실장숍에 가서 블루를 사오더니 쓸모없어진 스이를 나에게 떠맡기고는 「스이 관리는 네가 해」라고 말해왔다.
게다가 「관리는 맡길게」라고 말한 주제에 내 훈육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정말이지 제멋대로이다.
누나에게는 면상에 대고 「전생에 실장석이었던거 아냐?」라고 말해주고싶지만, 솔직히 무서워서 입이 찢어져도 말할수 있을거같지않다.

그런 스이에게 내 말을 듣게 하는 방법은 세 가지 뿐이다.

1:먹이로 회유
2:블루에게 협력받는다
3:누나에게 직접 명령시킨다

솔직히 내가 폭력에 호소해도 누나에게 고자질당할뿐이라 나 혼자서 말을 듣게하는 것은 불가능이다.
조금, 아니 상당히 꼴사나운 모양새이다.

이번에도 말을 듣지않으니 먹이로 회유해보기로 한다.

「밖에 나가면 얼마 전에 생겼다는 실장석전문 빙수가게에 데려가줄게」
「데수우? 빙수가 뭐인데스? 맛있는데스?」
「그래, 이런 더운 날에는 제격인 먹을거다」
「데스!? 가는데스. 지금 당장 빙수 먹으러 가는데스」
「그러면 갈까. 후우〜 힘들다」

스이는 밖에 나갈 준비를 시작한다.
『그건 그렇고 실장석 전문이라는건 무슨의미야?』라고 생각하고있으니 스이는 거울 앞에 서서 이런저런 포즈를 잡고있다.

「뭐하는거야?」
「오마에는 바보인데스. 여자가 밖에 나갈때에는 몸가짐이 중요한데스」
「…안과 한번 가봐라. 그게 안되면 뇌신경과라도 가봐라」

내 비아냥을 가볍게 씹고, 스이는 마음에 들어하는 구더기가방을 집어들었다.
토트백으로, 안에는 실장폰과 콘페이토가 들어있다.
어께에 매면 20cm 정도의 저실장을 안고있는 것처럼 보인다.

「저기, 그러고보니 너, 저실장에 대해 상당한 집착이 있네.
 베게도 구더기모양이고, 속옷도 구더기무늬고, 그 가방도 그렇고. 왜 그런거야?」
「데스? 듣고싶은데스?」
「일단 신경쓰이니까 듣고싶은데」
「오마에따위에게 말해도 시간낭비인데스」
「…블루, 어이〜 블루!」
「데데에!? 기다리는데스. 말하는데스」

지금 블루는 산책하러 나가서 없지만, 스이에게 블루는 천적이다.
블루의 이름이 나온것 만으로 말을 듣는다.
역시 꼴사납다.

「와타시가 엄지였을때, 우지쨩과 지냈던데스.
 와타시들은 언제나 함께 있으면서 사이가 좋았던데스.
 그런 귀여운 우지쨩과 놀고있다가 학대파가 우지쨩을 죽인데스.
 우지쨩은 마지막까지 와타시의 이름을 부르면서 도움을 구했던데스.
 그런데도 와타시는 아무것도 할수 없었던데스.
 그 이후, 와타시는 그 우지쨩을 지켜주지 못한 대신, 다른 우지쨩은 죽어도 지켜주겠다고 결심한데스」
「흐음〜」

이녀석에 그런 과거가 있었을줄이야.
그러니까 실장폰의 대기화면도 저실장이고, 좋아하는 인형도 저실장인건가.
그런것치고는 저실장을 위해 뭔가 해주는건 본적 없는데.
짜증나면 구더기인형을 때리고 차기도 하고.
 
「그래서 준비는 다 된거냐?」
「약간만 더 기다리는데스. 오마에와 쓸데없는 이야기하다가 준비가 끝나지않은데스
 조금은 대가리 좀 굴리는데스」
저실장 관련이 쓸데없는 이야기였냐!

그런 태클을 마음속으로 넣고 기다리길 10분.
드디어 현관까지 도달했다.

현관문을 열자 화악 하고 뜨거워진 공기가 집 안에 들어온다.
밖은 쨍쩅한게 아마 기온도 38℃를 넘고있으리라.
매미의 소리가 한층 체감온도를 올린다.
멀리 보이는 빌딩이 일렁일렁거린다.

내가 스이의 목고리에 끈을 달기위해 스이쪽을 보자 스이는 없어져있었다.
평소에는 그렇게 느릿하게 움직이면서, 어째서 이럴때만은 민첩해지는걸까.
거실에서 땀투성이가 되어있는 스이를 찾았다.

「너말이지, 적당히해둬라」
「시끄러운데스. 저런 작렬지옥에 와타시를 데려나가서 죽일 생각인데스!」
「그렇게 더우면 보냉제 가져가도 돼
 너 그렇게 살쪄있는데 운동도 하지않으면 병이 든다구」
「데, 데, 데, 데, 데샤아아아아! 오마에 지금 뭐라고한데스.
 이 퍼펙트바디의 와타시에 대고 살쪘다고 말한데스
 용서할수없는데스. 당장 도게자하는데스!」
「시끄러, 뭐가 퍼펙트냐. 너, 지금 전국의 애호파를 적으로 돌린거야.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으니, 적당히 하지않으면 진짜 화낼거다」
「데프프프♪ 오마에가 뭘 할수있는데스.
 언제나처럼 주인님에게 처맞는 결말인데스」

완전히 무시당하고있네.
스이를 죽이면 누나는 분명히 화내겠지.
아니, 히스테리부리겠지.

「생물을 소중히 하지않다니 무슨 생각이야!」

하면서 날뛰지않을까.
스이를 깔끔하게 내버린 누나에게 뭐라 할 권리가 있을리가 없는데…
어쨌거나 언제나 쓰는 방법으로 가기로 한다.

「어쩔수없네. 그러면 빙수 대신에 이거라도 먹고있어」

그렇게 말하면서 콘페이토를 넘겨준다.
평범한 콘페이토는 아니지만.

「데프프프♪ 처음부터 얌전히 와타시의 말을 들었으면 좋았을거인데스.
 이건 사죄 대신으로 먹어주는데스」

나는 스이가 그것을 먹는것을 확인하고 내 방으로 돌아갔다.

5분 후

거실에 돌아오자 스이는 흰눈을 까뒤집고 자빠져있다.
죽었다든가 하는건 아니다.
가사상태에 빠진것 뿐이다.
원인은 방금 스이에게 준 콘페이토.
스이가 먹은 콘페이토는 실장석의 생명활동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것이다.
스이를 조용히 만들때나 떼쓰면서 이동하지 않으려고 할때 사용한다.

「그러면, 일단 자전거 짐받이에다가라도 묶어둘까. 영차!」

묵직하게 무거운 스이의 몸.
아무래도 또 찐 모양이다.
가볍게 보아도 15kg는 된다.
보통 실장석의 10배 이상의 무게라는건 너무하잖아?

자전거에 스이를 고정하고 서둘러 공원을 향한다.
중간에 경찰관에게

「그 실장석 네거냐? 훔친거 아니야?」

라고 심문당해버렸다.
확실히 옆에서 보면 그렇게 보일지도 모르겠군.
다음에는 좀 제대로된 운반방법을 생각하기로 하자.

공원에 도착한 나는 속히 스이를 깨우리고 했다.
일단은 가볍게 따귀를 두세방 때려보았다.
아직 자극이 적은지 일어날 기색이 없다.
어쩔수없으니 꿀밤으로 머리를 때려주었다.

「게벳!」

하고 얼빠진 소리를 내면서 드디어 일어났다.
아직 의식이 또렷하지않은지, 주변을 두리번두리번 하면서 머리를 매만지고있다.

「여기는 어디인데스? 와타시는 뭘 하고있었던데스?」
「여기는 공원. 그리고 너는 지금 산책중이야」
「데에〜 더운데스. 당장 돌아가는데스」
「1시간만 있다가」
「데샤아아아! 그렇게 있으면 죽어버리는데스.
 죽으면 주인님한테 일러주는데스」
「빙수 먹고싶지않아? 저기 보이지?
 저기 있는 건물 안에 실장석 전문 빙수가게가 있어」

나는 지금 우리가 있는 장소에서 500m 떨어진 장소에 있는, 하얀 작은 건물을 가리켰다.
스이는 눈을 부라리며 그 장소를 보고있다.

「오마에는 바보인데스. 저렇게 멀리 걸어가면 쪄서 죽어버리는데스」
「됐으니까 걸어. 너는 걷는것 만으로도 다이어트가 되니까.
 게다가 이런 더위를 겪고나서 차가운 빙수 먹으면 몇배나 맛있어진다구」
「데스!? 정말인데스?」
「아아, (아마도)정말이야」
「그러면 가는데스. 지금 당장 가는데스. 당장 데려가는데스」

그렇게 말하면서 스이는 나를 향해 만세 포즈를 취한다.

「…뭐하는거야?」
「뭐하는데스. 어서 와타시를 안아드는데스」
「웃기지마라! 네가 걷는게 목적이다. 당장 직접 걸어!」
「데샤아아아아!! 속인데스」
「속인거아냐. 애초에 내가 언제 너를 어떻게 속였다는거야」
「시끄러운데스. 말대답하지마는데스. 됐으니까 안아들고 데려가는데스」

더워 죽겠는데 이런 말싸움을 하고있으니 내가 열사병이 걸릴것같다.
방금 눈치챘는데, 발치에 땀으로 물웅덩이가 생겨있다.
탈수증상이 되어버리면 이녀석을 안아들고 돌아가지않으면 안된다.
시간이 없다고 느낀 나는 어쩔수없이 문자 그대로 목줄을 잡아끌고 가기로 했다.

「움직이기 싫으면 움직이지 않아도 돼. 나는 실력행사로 나갈 뿐이야」
「데프프프♪ 드디어 와타시의 말을 들을 생각이 든 데스.
 어서 와타시를 저기로 데려가는데스。」
「아아, 그렇게하지」

나는 힘껏 목줄을 잡아당기며 걷기 시작했다.

「데즈우!?」

얼빠진 소리를 내면서, 스이가 넘어져 얼굴을 강타당했다.
아무래도 지금 일격으로 앞니가 부러지고 코피가 난 모양이다.
즉시 일어서려고 하지만, 내가 목줄을 끌고있어서 제대로 일어설수가 없는 모양이다.
게다가 얼굴을 지면에 쓸리면서 이동하고있기에 얼굴 피부가 서서히 깎여나간다.

「헤햣! 헤햣!헤샤아아아아아아!!」
「뭐라는거야? 똑바로 말해」

스이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는 알고있다.
말하고싶은 내용도 대충 짐작이 간다.
하지만 과감히 무시하면서 앞만 보면서 걸어간다.

덕분에 5분 후에는 목적장소에 도달했다.
실장석이 걷는 속도였다면 그 몇배는 걸렸으리라.
여기에 올때까지 통행인이 나를 보는 눈이 싸늘했지만 가능한한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자 도착이야」

그렇게말하면서 스이를 보자 『조금 심했나』하는 죄악감이 들었다.
스이는 완전히 기절해서 움찔움찔 경직하고있다.
얼굴, 옷, 배 …몸의 앞쪽의 피부가 완전히 쓸려나가있다.
심지어 얼굴은 근육까지 보이고있다.
배쪽은 지방 덕에 거기까지는 이르지 않았다.
자세히 보니 혀도 절반정도가 없다.
심지어 고기 굽는 냄새도 난다.
보아하니 들실장이 이쪽을 빤ー히 바라보고있다.
내가 걸어온 길을 보니 피와 땀과 똥으로 만든 한줄기 선이 만들어져있다.

내가 스이를 보고 굳어있으니 주변에서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기, 저거 학대라는거 아냐?」
「그렇잖아. 싫〜다〜」
「엄마ー 저거 뭐야?」
「쉬잇! 보면 안돼요!」
「보쿠〜보쿠보쿠〜」
「굿잡!」
「맛있어보이는 냄새인데스♪」

역시 여러가지 의미로 주목을 받고있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가지고있던 실장활성제를 스이의 입에 넣었다.
역시 10분의 1. 『강철의 연금술사』의 호문클루스처럼 재생했다.
그래도 아직까지 기절하고있는 스이를 안아들고 서둘러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테이블에 앉아서 점원에게 콜라를 주문했다.
스이에게 빙수를 주문해주기위해 메뉴를 보니까

・딸기
・멜론
・블루스카이
・우지킨토키(* 宇治金時 : 한국의 녹차빙수격)

라고 되어있었다.
대체 어디가 실장석전문이라는거야?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좋아하는 우지킨토키를 주문했다.

주문한지 3분 후, 미인 언니가 쟁반에 우지킨토키를 들고 왔다.

「기다리셨습니다♪ 우지킨토키와 콜라입니다.
 주문은 이상이십니까?」
「네에♪」
「그러면 맛있게 드세요♪」

미소가 멋진 숏헤어인 언니이다.
『다음에 또 오자』하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나는 모처럼의 빙수가 녹는게 아깝다고 생각해서 스이를 깨웠다.

「어이, 일어나라. 빙수가 왔어」
「데수우〜? 여기는 어디인데스?」
「여기는 빙수가게. 자, 눈 앞에 있는게 빙수라는거다」
「데스!? 이게 빙수인데스! 맛있어보이는데스. 잘먹겠습니다데스」

스푼으로 떠서 입에 집어넣는 스이는, 나름대로 행복해보이는 얼굴을 하고있다.

「맛있는데스! 이 농후한 맛, 그야말로 일품인데스!」
「농후?」

스이가 말하는 의미는 알수없었지만, 그 녹색에 물든 얼음에 연유와 팥이 얹어있는 우지킨토키는 무척 맛있어보였다.
보아하니 녹차를 얼려서 만든것인가?
나도 먹고싶어졌다.

「여기요〜 딸기 하나 부탁합니다」
「아, 죄송합니다. 고객님, 고객님은 실장추를 먹으신 적이 있으신가요?」
「…네?」
「저희는 실장석 전문 빙수가게라, 실장시리즈를 먹은 적이 없으시면 입에 맞지 않으실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는건 스이가 먹고있는것은…

「어쩌시겠어요? 주문하시겠습니까?」
「…아뇨, 됐습니다. 아, 죄송합니다」
「네?」
「우지킨토키라는게… 뭘로 만든건가요?」
「실장석의 구더기와 실장금으로 만들어져있습니다」

나는 머리를 감싸쥐고 드러누워 몸부림치는 스이에게는 절대로 말하지않으리라고 생각했다.

다음날, 누나가 거리낌없이 스이에게 진실을 말했고,
진실을 알게된 스이는 두번 다시 빙수를 먹고싶어하지 않았다.


-끝

댓글 5개:

  1. 어째서 저 분충을 죽이지 않는데샤아아아아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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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누나랑 스이랑 가위질 시키고 싶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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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런 시부랄 분충에 인분충 누나의 콜라보라니 읽다가 암이 걸렸는데 그 암세포가 암에 걸려서 암이 도로 나은데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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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누나는 김치년에 남자는 찍소리도 못하는 한남충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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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잘 생각해보시는데스우. 애완동물은 주인을 닮는다는 말이 있는데스. 근데 그런 동물인 사육실장이 평균의 10배무게라면 주인이었던 누나도 필히 여성 평균 무게의 몇배는 될거라는 말인 데스. 그러면 평범한 체격의 남성으로는 죽어도 못이기는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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