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추위도 심해질 터라, 집에서 키우는 실장들에게 숄을 만들어 줬다.
체크 무늬의 핸드 타올에 붉은 리본과 잠금 장치를 붙여 만든  간단한 것이지만 꽤 괜챦은 "작품"이 되었다.
삼녀 엄지한테는 좀 너무 컸는지 비옷처럼 돼 버렸다.

"따뜻한 데스우♪
주인님 고마운 데스♪"
"기쁜 테치. 주인님 좋은 테치!"
"전부 잘 갖춰 입은 테치"
"와타치 마녀 같아진 레치♪"

제각기 기쁨의 목소리를 높이는 일가.
그러나 그 발밑에는 따돌려진 한마리.

"레훗, 레훗!
구더기짱만 따끈따끈한 펄럭펄퍽 없는 레후!
구더기도 펄럭펄퍽 좋은 레후"

자기만 숄을 받지 못해 울고 있는 막내 구더기 실장.

"구더기 너는 아직 더 커야 하는 테치."
"제멋대로 주인님을 괴롭히면 안 되는 데스."
"구더기짱은 와타치가 안고 따끈따끈에게 해 주는 테치."
"구더기짱은 아직 똥 오줌 싸니까 참는 레치."

구더기한테 다가가는 실장, 타이르는 실장, 저마다 달라도 모두 착하다.

"구더기 것은 없어, 구더기 너한테는 필요 없는 거니까"

"레에에-ㅇ, 심한 레후"





"왜냐면, 구더기짱은 앞으로도 집에서 키울거거든.
마마들은 밖에서 살아가야 하니까 춥지 않도록 이걸 준거고."



"레후?"
"뎃?!"
"텟?!"
"레치?"


"모두 5마리나 되면
역시 키우는 것이 귀찮고...
자, 기르기 쉬운 구더기짱만 남았으면 좋겠어.
나머지는 모두 공원에 갈거야."

"데에에! 전부 거짓말 데스우!"
"농담은 그만두는 테치이! 주인님!"

"거짓말도 농담도 아니야.
자, 구더기짱 이외는 이 상자 속에 들어가는 거야."

문답 무용으로 시끌시끌하는 일가를 골판지 상자에 넣어 간다.
마지막 이별 선물로 만든 방한복이지만 좋아해줘서 잘됐군.

"아닌 데스우! 남기려면 나를 남기는 데스우!"
"기다리는 테치이! 와타치는 사실은 주인님이 ... "

획,

건강해라.
지금이라면 월동 준비도 빠듯할 수 있지.
친자 4마리가 힘을 합쳐 강하게 살렴.

다녀와보니 구더기짱은…
코타츠 위에서 귤 껍질을 이불삼아 누워 있었다.
떨어지거나 하면 큰일이다.
그대로 조용히 수조로 옮겼다.
눈을 뜨면 프니프니라도 해 줄까.
올 겨울은 구더기랑 편하게 편하게 지낼까.


-끝


댓글 1개:

  1. 데스..실장석을 배려해주는 마음이 참으로 깊은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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