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에 기별


구더기 실장과 엄지 실장은 왜 세트로 같이 다니는 경우가 많을까?

자기자신을 돌볼 수 있을지 조차 의심스러운 엄지가 왜 구더기의 뒷바라지를 하는 것인가?

함께 망하는 길 아닌가?

구더기들은 자실장들이 돌보도록 친실장이 시켜야 하지 않나?



나는 직접 실장충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새벽 일출 직전에 자명종 시계 알람으로 벌떡 일어났다.

재빨리 옷을 갈아입고 집을 나선다.



목표는 근처의 쓰레기장.

오늘은 실장충에게는 "밥 얻는 날", 즉 음식물 쓰레기의 날이다.

조금 떨어진 담 모퉁이에 몸을 숨기고 엿보니 계속들 도착한다.

줏은 물건인 듯한 빈 편의점 봉투를 손에 든 성체 실장충이 한마리.

잘 보니 실장옷도 그다지 더럽지 않고 머리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들실장치고는 깨끗하고 현명한 개체 같다.


하지만 할 일이래봐야 쓰레기 수집이다. 현명하다고 해도 실장석 레벨이니 그 기준은 낮다.

게으른 인근 주민이 어젯밤에 내논 듯한 쓰레기 봉투를 찾기 시작한 실장충.
(역주: 실장석 때문에 쓰레기는 반드시 아침에 내는 게 규정)

뒤에서 다가가도 알아채는 기색이 없다. 들실장으로 살아가면서도 경계심이 낮구나. 나는 링갈을 기동하고 말을 걸었다.




"— — 야"
"……데에에에에에엣!?"




놀라서 돌아보는 실장충. 모처럼 찾은 사과 속이 손에서 떨어졌다.

『 데에에에……인간 씨, 무슨 일인 데스?』

벌벌 떨고 있는 상대의 멍청한 얼굴과 링갈의 로그를 비교하면서 나는 실장충에게 말을 걸었다.

"아, 겁줘서 미안. 뭐 쓰레기장을 더럽힌다고 야단치는 건 아냐."

『 그……그건 미안한 데스. 그래도 와타시들도 살기 위해서 필사적인 데스』

학살파 앞에서 말했다간 “그럼 편하게 죽으시게나” 라고 사망 플래그가 세워질 대사이지만, 그건 그렇고.

아, 헛기침을 하고,




"실은 아침 일찍 쓰레기수집에 온 네가 실장충 치고는 현명한 개체같아서, 묻고 싶은 게 있다"

『 뎃……도대체 뭐 데스?』

"구더기와 엄지는 왜 항상 세트로 있어?"

『 뎃……?』

입을 떡 벌리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실장충.
그 포즈로 입가에 손을 대면 확실히 사망 플래그가 설 것이다.

『....그것은 자매 중에서도 특히 친하니까 그런 데스 』

" 사이좋아도 이상하지? 엄지가 자기랑 크게 사이즈 차이가 없는 구더기를 안고 있는 것을자주 보는데"

『 엄지짱이 작아서 구더기짱 돌보는게 무리라고 생각하는 데스우?』

오, 이쪽이 궁금한 것을 앞질러 말하네? 역시 내가 똑똑한 들실장충을 잡았어.
경계심이 결여돼서 ㅋㅋㅋ 이지만.

" 그렇다, 그걸 물어보고 싶었어. 너희들 친실장은 무슨 생각을 하고 엄지 따위에 구더기를 맡기는 거야?"



『 정조 교육의 일환 데스 』
(역자주: 정조교육 = 정서교육.성교육이 아님)

링갈의 로그에 뜻밖의 말이 표시돼 난 아무 생각 없이 "뭐?" 하고 되물었다.
이런 얼간이. 실장충을 상대로.




『 작은 엄지짱은 언니짱들에게 사랑을 받고 자라는 데스,
그래서 응석받이가 되기 쉬운 데스우 』

실장충의 설명이다.

『 그래서 자신보다 무력한 구더기짱을 돌보게 해서 자립심을 길러주는 데스 』

"하아…..꽤 착실한 대답이군. 그런 것을 너희들 실장충들이 다들 생각하고 있는건가?"

『 딴 집의 실장석들이 어떤지는 알 수 없는데스,
마마를 흉내내는 건지도 모르는 데스 』

"너는 일단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 와타시의 경우는 그런 데스. 엄지짱이 열심히 하고 지혜롭게 자라면, 언젠가 친실장이 될지도 모르는 데스.』

그래서 실장충과 말을 계속했다.

『 장래 훌륭한 친실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라고 와타시는 엄지짱에게 구더기짱을 맡기는 데스.』



"그건 제법인데. 하지만 구더기는 어떤가?
자기 주변의 시중은 다 엄지 몫이라서 그야말로 응석받이로 자라지?"

내가 말하니, 실장충은 "데..." 하며 엉거주춤 해진다.

『들실장중에서 구더기가 친실장까지 성장할 거라고 바라는 자는 거의 없는데스……』

"겨울이나 먹이가 부족한 시기에 마마와 언니짱들이 비상식량으로를 먹어 버려서? "

『 데... 그러지 않더라도 밥이 모자라서 고치를 못 만드는 데스……』

고개를 떨군 채 실장충이 말한다.



이 녀석도 핀치에 몰리면 구더기를 먹을 계획이 아주 없진 않았을 것.

궁금한 것에 충분한 대답이 되돌아 왔고 앞으로 또 도움이 될 것일지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는 영리한 실장충에 손을 대지 않고 그냥 인사만 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말 이외의 보답도 주지 않았지만 ...

쓰레기장 난입의 현장을 그냥 봐줬다 것으로 족하잖아?



애호구나,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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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집에 가서 조금 자고 다시 외출했다. 이번엔 공원으로.

현명한 실장충에게서 만족스러운 답은 얻었다.

그러나, 생각해보니 설문조사에 샘플 1건은 너무 적은 것이다.

별사탕을 몇 알 뿌려 보니 데스 데스 시끄럽게 바보실장충들이 당장 모여들었다.


『 내것 데슷! 다 내거인 데스! 가로채지 않는데샤아아아!』


동종을 밀치고 별사탕을 모으고, 그 자리에서 입에 쑤셔 넣고 있는 가장 분충인듯한 개체에 눈을 돌린다.

가족을 위해 아마아마한 선물을 가져가겠다는 생각도 없는 것일까.




"어이, 거기의 고귀한 분충! 힘만 세 보이는 너한테 주는 거다!"

『 뎃……
칭찬하는지 놀리는 건지 모르는 닝겐, 무슨 일인 데스?』

"너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제대로 대답하면, 이 별사탕을 자루로 주지"

나는 별사탕 자루를 분충앞에 내걸겠다.

『 데샤아아아! 뭐든지 답해 주는 데스! 그래서 빨리 아마아마를 보내는 데스!
선불데스!』

"바보, 먹으면 금방 더 달라고 하는 주제에 누가 선불을 하나?"

『그럼 빨리 질문하는 데슷! 늦는 데슷!
정말 느림보 데슷!』

더 이상 질문을 늦추면 답을 듣기 전에 숨통을 끊어 버릴 것 같아서 냉큼 질문을 했다.




"왜 실장충은 구더기와 엄지를 함께 두는 거야? 녀석들 대개 함께 있지?"

『……데에엣?』

순간 멍하니 멍청한 상판 대기를 띄어 보인 분충실장은 다음 순간 데프프프-하고 폭소하기 시작했다.
또 대답을 듣기 전에 죽여 버릴 뻔했다구.

내 자제심이 강했기에 망정이지.

『 그건 너무 쉬운데스! 엄지와 구더기를 세트로 라도 만들지 않으면
간에 기별이 안오는 데스!』

실장충은 단호히 잘라 말했다.

『 엄지에게 구더기를 인형이나 베개 대신으로 주는 데스!
그리고 항상 함께 있게 하는 데스!』

데프프프……
그리고 실장분충은 바보 웃음을 짓고,



『 구더기가 비상 식량인 것은 실장 세계의 상식 데스!
그래서 여차하면 구더기와 엄지를 함께 먹으면 되는 데스!』

"아아…… 그렇군"

분충에겐 분충 나름의 논리가 있다는 것이다.

일단 납득이 되어서, 나는 분충실장에게 별사탕을 봉투째 건네 주었다.

『 데프프프...또 뭔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오는 데스,
물론 아마아마는 잊지 않는 데스!』

"아, 그래……"


동류의 선망의 눈길을 끌면서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나를 외면하고 떠난 분충실장.




"……이런, 발이 미끄러졌다"


그 놈의 뒷머리를, 나는 걷어차 주었다.

"...데베에에에에에엣!?"

시끄러운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에 키스하는 분충씨.
거기에 주위의 눈치 빠른 동종들이 "데챠아아아아아앗!" 하고 소리를 지르며 몰려 갔다.

『 뭐 하는 데슷! 나의 아마아마 돌려주는 뎃……데갸아아아앗?
머리 잡아당기지 마는 데스!』

오-오-, 볼썽사납다.

아까보다 심한 별사탕의 쟁탈전이 분충들 사이에 시작되었어.

나의 질문에 답해 준 분충은 혼란을 틈타 독라가 되고 있다.


『 오로롱! 나의 아름다운 머리가 없어진 데스!
사랑스러운 실장옷도 없어진 데스우...』


빈틈을 보인 동종에게 용서가 없네, 분충들은.

아침 쓰레기장에서 만난 그런 현명한 개체는 레어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참견은 하지 않았는데.

분충 개체는 공원의 들실장들 속에서 얼마든지 발견되므로 봐줄 이유가 없지. 이게 나를 화나게 한 작은 답례야.

작은 의문도 풀렸겠다. 나는 시원해져서 공원을 떠났다.


역시 애호구나, 나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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