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위

태풍정보가 나오고있던 TV가 갑자기 보이지않게 되었다.
정확하게는, 전파가 깨끗하게 들어오지 않게 되었다.
바람의 영향으로 안테나가 뽑혔거나 휘어진거라고 생각하면서, 위험을 감안하고 마당으로 나섰다.


「테…    …에에……    …테에… …에엥」


희미하게 들려오는 작은 목소리.
지붕 위에 붙어있는 구식 안테나에, 형틀처럼 자실장이 두 마리 꽂혀있었다.

순간적인 강풍에 날려온건가. 태풍의 힘 무섭도다.
2단으로 되어있는 안테나에서 상단의 간격이 작은 쪽에 작은 것이, 하단의 두꺼운 봉에 큰게 꽂혀있다.
두 마리는 잘못 만든 과메기처럼 바람에 흔들리고있다.
이러면 안테나도 감도가 나빠지겠지. 어떻게든 하지않으면 안된다.


2층의 베란다에서 실장링갈을 회화모드로 해서 말을 건다.

「거기, 민폐니까 내려와라」

『테에에에  내려갈수 있으면 진작에 내려가는테치이 그보다 이모토챠가 큰일난테치이』
『오네에…챠 아…픈……테…』
『정신차리는테치이! 이 닝겐상이 금방 구해주는테치이!』

아무래도 자매인 모양이다.
보아하니 언니실장은 오른어께로부터 오른손을 꿰뚫는것처럼 안테나에 꽂혀있고, 여동생은 두개골에 비스듬히 후비는것처럼 하나, 배에 찔린것처럼 하나, 왼발을 관통하는 것처럼 가느다란 봉이 하나 찔려있다.
출혈은 하고있는 모양이지만 비바람에 진작에 흘려나간 모양이다.

하지만 이 태풍 속에서 지붕 위에 올라가는 것은 자살행위이다.
헛간에서 쓸만한 도구를 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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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토쨩  정신차리는테치! 닝겐상이 금방 여기에서 내려주는테치!」

자신도 결고 얕지않은 상처를 입었으면서도 그것을 느끼게하지 않는 씩씩한 목소리로 언니실장이 외친다.
산적꼬치가 된 동생실장도 어떻게든 입을 움직여 목소리를 짜낸다.

「오네챠… 와타시들 살아나는테치…네?」
「물론인테치! 여기서 내려받아져서 상처를 치료받는테치!
 비가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쉬게 해주는테치! 어쩌면 밥도 나눠줄지도 모르는테치!」
「테에… 기대되 는 테체에…」

동생실장 앞에 스윽 하고 철봉이 나타난 것은 그 때였다.

「이모토쨩 그걸 붙잡는테치! 붙잡으면 닝겐상이 끌어당겨주는테치!」
「…이걸 붙잡으면 여기에서 빠져나갈수 있는테치?」
「그런테치! 몸에서 아픈 봉을 빼는테치!」
「…테에…!」

동생실장은 마지막 힘을 쥐어짜 끝이 Y자로 갈라진 철봉에 손을 뻗었다.
그 손이 철봉이 닿을랑 말랑하는 그 순간

서걱

스치는듯한 소리가 나더니 동생실장의 한 손이 바람에 날아갔다.

「테?」
「…이모토쨩?」

어안이 벙벙한 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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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바람 속에서 높은가지용 가위를 쓰는것은 어렵다.
바람을 맞고있기에 누르고 있는게 고작이다.
덧붙여 가만히 있던 동생실장이 날뛰고있어서 더 어렵다.
잘 끼워넣으면 안테나에서 떼어내는 것도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어쩔수 없다

결론을 내리고 당초의 목적을 우선해서 해결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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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맞으며 흔들거리는 가위의 끝이 동생실장의 옆구리에 박혔다.

푸욱

축축한 소리가 나면서 옷이 찢어지고 그 틈에서 내장이 새어나온다.

「테뱌아아아아아아!!」
「이, 이모토쨔앙ーーーー!?」

움직이지 못하는 머리를 경직시키면서 울부짖는 동생실장.
그 눈물투성이 얼굴에 열린 가위의 끝이 가로질러 긁는다.

「테지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

두 눈알에 깨끗하게 가로선이 그어진다.
상처를 통해 두 색의 피눈물이 섞여 시커먼 자주색으로 변색했다.

푸직 찌직

오른 귀와 오른 머리털, 두건의 일부와 소중한 뇌의 파편이 강풍 속으로 날려간다.

「치이이이이이이 치이이이이이이이이」

결과적으로 안테나에서 빠져나간 머리가 바람에 휩싸여 흔들흔들 흔들린다.

「그럴수가 이야기가 다른테치이 이모토쨩을 제대로 도와주는테치이이이이!」

언니실장의 필사적인 외침은 링갈에 번역되는 일 없이 허공으로 사라져간다.
조준을 맞추기 힘들어하는 가위의 끄트머리는 이번에는 잘못해서 동생실장의 발을 상처입혔다.

찍 찌익 쟈리 뿌칫

안테나에 찔리지 않은 쪽의 다리가 상처투성이가 되어간다.
이젠 껍질과 약간의 지방으로 이어져있는 꼴이다.

「테에테에에에 오네쨩 거짓말쟁이테치이이이이이! 도와준다는거 거짓말이었던테치이이이이이!」
「말을 하면 안되는테치이이이이! 상처가 벌어지는테치이이이이!」
「닥치는테챠아아아아아! 벌써 진작에 테지이이이이이이이이!!!!?」

마음먹은대로 용케도 두 발을 끼운 가위가 닫혔다.
떨어져나가려고 하고있던 발은 물론, 안테나에 꿰어있던 발도 몸통과 눈물의 이별을 한다.

「테에에에에에에… 테에에에에에에… 테에에에에에에…」

몸통의 안테나 한 줄기만으로 지탱되고있는 자실장의 가벼운 몸은 바람을 맞자 빙글빙글 돈다.
얄궂게도 그 덕에 안테나에 보다 깊이 몸이 찔러져가게 된다.
그런 동생실장의 몸을 상냥하게 껴안듯이, 철의 턱이 어께끈처럼 덮어져간다.

「안되는테치이이이이! 이 이상은 이모토쨩이이이이이이이이이!」

닿지 않는 손을 뻗는 언니실장.

찰칵 끼리릭 착

약간 손에 느낌이 닿는 소리를 남기고, 가위의 입이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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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조각이 난 고기조각이 바람에 날려간다.
원래대로라면 회수하는 것이 도리일터이나, 이 경우에는 실례하지 않을 수 없다.

가위의 높이를 조정하고 언니실장 쪽을 본다.
아무래도 이쪽을 노려보면서 테챠테챠 말을 하고있다.
가위에서 손을 떼고 링갈을 기동해보려고 했지만…

…음, 마루 쪽에서 TV의 소리가 나는군.

아무래도 여동생을 떼어낸 덕분에 전파수신이 부활한 모양이다.
언니쪽은 날씨가 좋아지면 떼어주자.
집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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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똥닝겐 용서할수없는테치이이이이 이모토쨩을 잘도오오오오오」

언니실장은 분노로 타오르고있다.
눈 앞에서 끔살당한 여동생의 원수를 갚지않으면.
그러기 위해서는…여기에서 내려가지 않으면.

어께에서 팔을 꿰고있는 봉을 바라본다.

(이 정도… 팔 하나 정도는…)

거칠게 몸을 흔들었다. 격통과 함께 뿌지지직 하면서 조직이 찢어지는 소리가 난다.
끌어당긴 팔에 머리를 한계까지 비틀어서 이빨을 가져다 댄다.
빠직 하고 튕기는듯한 소리가 나고, 언니실장의 몸은 안테나에서 해방되었다.
찢어진 팔이 바람에 실려 사라져간다. 아프지만 어쩔수 없다.


「이모토쨩이 겪은 아픔은…」

옥상 위에 굴러떨어진 언니실장이 중얼거린다.


「이 정도가 아니었던테치이이이」

저주의 말을 중얼거리며 지붕의 기와 위를 굴러내려간다.


「똥닝겐 이 아픔은 반드시 오마에에게…」

빗물받이의 모서리에서 공중에 바운드하면서 결의를 새롭게 한다.



「오마에에게 갚아주는테치이이이이이!!」



2층의 지붕에서 돌바닥으로 떨어진 언니실장의 마지막 말이었다.


-끝

댓글 4개:

  1. 지옥가서 작은 쓰레기랑 럭키짱이나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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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럭키짱ㅋㅋㅋㅋ 시밬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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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공감.jpg랑 고민툰도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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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태풍에 날려서 온건 고의가 아니니까 좀 불쌍했었는데 안테나에서 내려주는걸 감사하진 못할망정 상처치료랑 밥까지 요구하는거보고 싹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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