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나츠와 방문판매

코나츠 : 테츄~... 얼른 돌아오셰요테치"

거실에서, 장난감인 실장카를 가지고놀면서 용건이 있어서 외출한, 사육주인 인간가족의 귀가를 기다리는

사육자실장'코나츠'

(주 : 한자로는 아마도 小夏? 여자이름 夏(나츠)가 있으니 자실장이라서 코나츠라고 이름 붙인듯?)




아버지, 어머니, 토시아키, 장녀 이렇게 4인가족으로, 원래 토시아키와 같이 집에 남을 예정이었지만

토시아키 : 뭐가 아쉬워서 너랑 집보기 따윌 하냐

하며 밖에 나가버렸다.

코나츠로서도 토시아키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눈이 닿지 않는곳에서 자신을 학대하는 싫은녀석 이었기에

토시아키의 외출은 기쁜것이었다.

코나츠 : 그렇지만 혼자는 싫은테치이. 찌겨운테치! 외로운테치!

장난감인 실장카도 휙 하고 던져버리고 뒹굴거리는 코나츠. 아픔이나 배고픔도 그렇지만

아무도 상대해주지않는 고독도, 인간에게 의지하기 쉬운 실장석에게 있어서는, 인간이상의 고통을 느끼는 환경이다.

딩동~

집 안에 울려퍼지는 벨 소리. 코나츠도 안다. 누군가가 집에 방문한 신호.

코나츠 : 테챳? 누군가 온 테챳!

텟치텟치~~

하고 현관까지 달려나가 문너머로

코나츠 : 누구인테츗?

하고 묻는다. 바로 문을 열면 안되는건 실장석의 새끼라도 알고 있다.

??? : 아, 바쁘신데 죄송합니다! OX생명에 근무하는 사람입니다.

남성으로서는 높은 소리가 대답해왔다. 보험회사의 영업사원이었지만, 코나츠가 알 수 있을리가 없다.

코나츠 : ....? 그런거 잘 모르는테챳!

팔을 붕쯔붕쯔 휘두르며 소리지른다. 정체모를 방문자에게 코나츠는 경계심을 품는다.

영업사원 (테츄? 테챳? 이거 실장석인가?)

어쨌든 집주인이나 그에 준하는 사람을 불러내지 않으면 안된다.

영업사원 : 에또~ 마마는 집에 있어? 아가씨 혼자?

최대한 부드럽게, 아이를 달래듯이 말을 건다. 그 소리는 방문영업사원답게,

남성적이거나 낮은, 위압감을 느끼게 하지 않고, 귀에 친근하게 들리는 목소리였다.

그 소라에 코나츠는 의심을 푼다. 이 사람은 나쁜사람이 아닌것같다, 고.

코나츠 : 지금은 아타치 혼자 집보고있는중인테챳! 코나츠쨩 대단한테챳!

얼굴을 찡그리는 영업사원. 사탕이나 과자를 팔고 있는것이 아니다.

실장석의, 그것도 자실장따위가 고객이 될 턱이 없다.

영업사원 : 그런가~ 그럼 어쩔수없네. 그럼 나중에 아저씨 올테니까, 엄마나 아빠에게 잘 얘기해줘~

시간낭비임을 알고 되돌아가는 영업사원. 그 기색을 알아채고는 코나츠가 당황해서 말을 건다.

코나츠 : 테에? 잠깐 기다리는테치!

기다리라는 말이 의외였기에, 생각치도 않고는 눈을 동그랗게 뜬다.

영업사원 : 엥? 그러니까 아가씨, 엄마도 아빠도 안계신다고 하지 않았어?

빨리 다음 영업기회를 찾지않으면. 초조하지만 여기서 정중하게 대응하면

그것이 사육주에게 전해져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코나츠로서는 계속 혼자 집을 지키고 있던 외로움탓에 간신히 나타난 대화 상대를 놓치는 것은, 못내 아쉬움으로 느껴졌다.

게다가, 남자의 목소리는 날카롭지 않고 정중하며 인품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했다. 물론 이것은 영업용 목소리이지만,

단시간에 코나츠의 경계심을 풀고도 남는 효과가 있었다.

코나츠 : 기다리는테치! 기다려테치! 지금 여는테챠!

문 안쪽에서 철컥철컥 하는 소리가 들려 온다. 무시할 이유도 없어 가지 않고 잠시 모습을보고 있으면,

철컥 소리와 함께 천천히 레버 타입의 손잡이가 돌아 간다.

코나츠 : 텟츙~ 어서오세요, 코나츠의 집에 테치!

기운넘치게 구두주걱을 든 손으로 영업 사원에게 손을 흔든다. 구두주걱을 교묘하게 사용하여 연 것 같았다.

영업 사원 (저기 말야 ....... 그러니까 집에 너밖에 없다면 의미가 없다고...)

영업 사원 : 아니 대체 말야. 그래서 엄마와 아빠는 ......

코나츠 : 괜찮은테치! 괜찮은테치! 사양하면 안되는테치!

아장아장 영업사원에게 달려가 30㎝도 안되는 몸으로 전신의 힘을 담아 바지 자락을 잡고 집으로 끌어 들이려한다.

코나츠 : 아타치와 얘기하는테치! 놀아주는테치! 찌겨운테치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떼를 쓴다.

영업 사원 : 잠깐, 너말야

제멋대로의 행동에 역시나 짜증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일단 사육실장이기 때문에 난폭하게 취급 할 수 없으며,

코나츠의 머리를 누르거나, 잡힌 다리를 좌우로 빼며 넘어갈 수밖에 없다.

코나츠 : 함께 노는 테챠! 붕~붕~도 있는테츄! 그러니까 이쪽으로 오는테츄!

필사적으로 졸라대, 눈물과 콧물이 바지의 밑단까지 늘어져있다.

영업 사원 : 아, 좀 작작.....

토시아키 : 작작해라 이 분충!

갑자기 영업 사원의 뒤에서 노성이 울린다. 이 집의 장남 인 토시아키가 귀가한 것이다.

코나츠 : 텟? 테쟈뱟~~!

바지 자락을 잡고 있던 코나츠의 오른쪽 뺨에 토시아키의 발가락이 맹렬한 속도로 꽂혀,

치아와 턱뼈를 두들겨 부수면서 차날려 버렸다.

코나츠 : 고봇! 고벳! 쥬힌님......!

토시아키 : 불편을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영업 사원에 고개를 숙여 자신의 애완 동물이 저지른 무례를 사과하는 토시아키

토시아키 : 나중에 엄하게 '훈육'해놓을테니......

코나츠 : 테엣? 테헷?

'훈육'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몸을 굳히고는 덜덜 떨기 시작한 코나츠

이 후 자신의 몸에 부과될 공포와 고통을 예견하고 단번에 머릿속이 굳어버린것 같다.

영업사원 : ...... 아, 아뇨. 천만에요, 네

급전직하의 '구출극'에 아연해있는 영업사원이었지만, 정신을 차리고는 가슴을 쓸어 내린다.

토시아키가 지면에 주저 앉은 채 굳은 코나츠의 뒷머리를 꽉 움켜잡고는 거칠게 들어올린다.

코나츠 : 테햣! 그만둬쥬세요테뱟! 죄숑한테햣!

토시아키 : 우선, 왜 이렇게 됐는지 설명해라. '훈육'은 그 다음이다

영업사원에게 인사를하고 집에 들어 가려고하는 토시아키를

영업사원 : 저기 그 뭐냐, 만약 괜찮으시다면 꼭 소개하고 싶은 상품이 있는데......

하고 불러 세웠다





9 월도 막바지에 이른 무렵에는 늦더위도 완전히 지나가고 거실의 창문을 열면 가을 바람과 함께

가을의 벌레들의 소리가 들린다.

가족은 단란하게 저녁식사를 한다

테이블 아래에서 두 눈을 뽑히고 손발도 비틀어 뽑힌 코나츠가 토시아키의 어머니에 들려 둘둘말린 붕대와 같은 꼴로

츄~ 츄~ 하며 빨대로 유동식을 삼키고 있다. 턱도 깨어져 있어서 단단한 음식은 무리였다.

아버지 : 오, 가엾게도.....

여동생 : 정말, 어째서 오빠는 그렇게까지나......

애오파의 가족 중에서, 혼자만 학대파인것도 꽤 큰일이다.

토시아키 : 그런데 말이야. 오늘 집에 보험회사 영업사원이 와서 이런걸 소개해줬는데말야....

보험회사의 영업사원이 두고 간 팜플렛을 테이블에 올렸다.

아버지 : 보험영업사원? 뭔가 이상한 권유였어?

의아해하는 아버지.

토시아키 : 아니 뭐, 한번 봐바. 보면 알 수 있다던데.

내용은 이랬다.

그 보험은 일반적인 '인간'에 대한 보험이 아닌 '사육실장'에게 적용되는 것임.

보험 적용 대상은 그 '사육실장'이 보험 회사가 인정하는 실장숍 또는 브리더에게서 구입 한 개체이며,

구입시 계약하지 않아도 그 사실을 증명하는 것 (영수증, 혈통서 등)을 갖추면 가입이 가능하다.

그리고 그 보장 내용은 '구입 한 날로부터 ○○ 일 이내에 실장석이 주인의 과실에 의하지 않고 사망 한 경우

사망한 실장석과 같은 시세 가격의 실장석을 보장한다' 등과 같은 추가 항목이 나열되어있다.

그리고 마지막 항목.

"구입 한 날로부터 일년 이내에"사육실장'이 주인의 과실에 의하지 않고 이른바'분충화'한 경우 보험 회사쪽에서 처분 한 후,

그 실장석과 같은 시세 가격의 실장석을 보장한다"

라는 것이었다.

영업 사원의 설명에 의하면, 제1회 보험 적용시는 간단한 서류를 제출하기만 하면 비교적 쉽게 보장받을 수 있다고한다.

아버지, 어머니, 여동생이 서로 상응 한 후 테이블 아래에서 비참한 모습을 드러내고있는 코나츠를 본다.

코나츠 : 츄~ 츄~...... 츄~ 츄~.......

여동생 : 최근 ...... 왠지 코나츠 제멋대로인거 같아....

불쑥 여동생이 중얼 거린다.

어머니 : 으응....... 나쁜 아이는 아닌거 같지만.....

어머니가 뺨에 손을 대고 생각에 잠긴다.

토시아키 : 실은 그 영업사원분께 코나츠가 놀아달라고 울면서 매달려서 좀 난리가 났었어

자신이 집을 비운 것은 슬쩍 얼버무리는 토시아키

아버지 : 그러면 안되지. 타인께 폐를 끼쳐 버려선......

여동생 : 이런 걸 두고 '분충'이라고 하는거 아닌가......

코나츠 : 츄~ 츄~...... 츄~ 츄~.......

코나츠를 구입한 펫샵의 이름이 책자에 기재되어있는 것을 확인하면서,

아직 한 살도 안된 코나츠의 앞길을 우려하면서도, 새롭게 받을 수 있는 영리하고 귀여운 가족에 대해서도 골똘히 생각했다.


-끝

댓글 7개:

  1. 테프프프... 곧 처분당하는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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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금새 태도가 돌변하는 엄마와 여동생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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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분충의 최후는 멀지 않은테치. 테프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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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분충에게 영원한 사육실장 같은 것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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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아..왜 애오파라고 했는지 알것같네 (그냥 토시아키가 학대파라 비아냥거리는줄만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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