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도리는 불사신

우리 집에서는 뒷마당에 자실장을 기르고 있다. 이름은 미도리.

미도리는 공원에서 내 뒤를 따라온 자실장. 웬지 불쌍해서 아버지 어머니 몰래 뒤뜰에서 키우는 중이다.

사실은 미도리에겐 나밖에 모르는 비밀이 있다. 미도리는 불사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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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르기 시작한지 일주일째, 미도리는 차에 치여서 엉망이 되어 버렸다. 나는 울다가, 울다가, 납작하게 되어버린 미도리를 살짝 헛간 뒤에 뉘어 놓고, 내일 묻어 줘야지 생각하며 잤다.

다음날 아침,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삽과 제사음식으로 쓸 실장 푸드를 가져갔더니, 헛간 뒤에서 미도리가 자고 있는게 아닌가? 목걸이도 옷도 어김없이 미도리였다.

"미도리?"
"텟츄?웅?"

미도리는 뺨에 손을 대면서 고개를 까딱하고 한바탕 울었다. 틀림없는 미도리이다! 언제나의 그 미도리가

아닌가! 죽었다고 생각했던 미도리가 사실은 살아 있었다! 옷이 좀 헐렁하게 되어 있고, 머리카락도 없었지만, 어제 그토록 피를 흘렸고 타이어에 휘말리고 머리를 땅바닥에 박아 버렸으니 어쩔 수 없겠지.

빨리 영양을 보충해 줘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제사음식으로 가져온 급식빵을 줬더니, 며칠 굶은 듯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맛있었어?"
"테츄웅 ♪"

미도리는 응석 부리듯 내 손에 비비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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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전날의 일이 신기해진 나는 도서관에 가서 실장석에 대한 책을 읽었다. 실장석은 상처의 치유가 빨라 심하게 다쳐도 밥을 주면 곧 원래대로 된다고 했다. 다 읽기 전에 저녁시간이 되어 버려서 책을 빌려서 집에 가기로 했다.

집에 가는 길에 실장석을 파는 가게에 들러, 없는 용돈을 털어 구더기 실장을 샀다. 들실장에게 구더기 실장은 특별식 이라고 했다. 도서관의 책에 씌어 있는 대로, 미도리에게 구더기 실장을 주니 스륵-스륵- 먹기 시작했다. 구더기 실장의 레퍄아-하는 비명소리가 커서 아버지 어머니에게 들키지 않을지 조마조마 했지만 별일 없이 구더기 실장을 완전히 끝낸 미도리는 그 자리에 벌렁 누웠다.

밤에 책을 계속 읽어 보니 실장석을 먹은 실장석은 계속 다른 실장석을 먹게 되어 버린다고 했다. 게다가, 구더기 실장은 실장석의 유충이라고!!!

몹쓸 짓을 했어- 라고 생각했지만, 실장석을 먹은 실장석은 성장이 빠르고, 튼튼하게 자란다고 책에 씌어 있어서, 들실장석의 경우가 이런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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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미도리는 몰라보게 컸다. 전날의 배는 되었다! 어디서 잡았는지, 독라 자실장을 우적-우적- 먹다가 내 모습을 보더니 한번 울었다.

"텟?승 ♪"

목에는 미도리의 목걸이. 틀림없이 미도리였다! 실장석은 하룻밤에 이렇게 크는 구나! 나는 기뻤다. 미도리, 대단하다! 나는 미도리를 안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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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미도리는 또 전날의 두배로 커져 있었다. 조각난 중실장의 넓적다리를 덥썩 물고 있다가, 내 모습을 보더니 큰 소리로 울었다.

"데스 ? 웅 ♪"

역시 목에는 미도리의 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나는 의아했다. 아무리 그래도 자라는 것이 너무 빠르지 않나? 책에는 사기생물이라서 뭐든 가능하다고 적혀 있긴 했는데...

얼굴에 중실장에서 튀긴 피를 뒤집어 써서 더러워진 미도리가 어리광 부리는 목소리를 내며, 내 쪽으로 달려왔다. 기분이 나빠서 그만 냅다 걷어차고 말았다.

"데, 데...?"

미도리는 왜? 하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내쪽을 바라봤다. 나는 더 생각하지 않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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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미도리는 또 차에 치여서 엉망이 되어 버렸다.

내가 안 받아 줘서 그런거야!
나 때문에 미도리가 차에 치였어!

나는 가책에 시달리며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냈다. 나는 울다가 울다가, 납작하게 되어버린 미도리를 다시 헛간 뒤에 뉘어 놓고, 날이 밝으면 잘 묻어 줘야지 생각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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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츄웅 ♪"

다음날 아침, 기적이 일어났다. 미도리가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목걸이를 하고 있다, 겨우 나흘 전과 같은 모습의 미도리이다!

"미도리?"
"렛츄-웅?"

미도리는 뺨에 손을 대며 고개를 까딱하며, 한바탕 울었다. 미도리를 집어 올려 보니, 많이 작아져 있다. 무리도 아닌게, 차에 치여서 납작하게 됐던 것이다.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행운!

나는 무심코 미도리의 볼을 비벼 주었다. 작은 미도리는 신기한 얼굴로 내 쪽을 바라봤다.





미도리에겐 나밖에 모르는 비밀이 있다.

미도리는 불사신이다.

어떤 상태가 되어도, 다음날 아침에는 건강한 모습으로 뒤뜰에 있다.

오늘도,
그리고 분명 내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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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면 공포물이 아니고 옷과 목걸이로 미도리르 구분하는 (부모님 몰래 키우는) 나이 적은 화자의 시선.

댓글 7개:

  1. 뒤진걸 가슴아파할까봐 부모가 새로 잡아다 놓은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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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들실장이 먹고 목걸이 뺏은 걸 모르는 똥닝겐 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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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그냥 전날미도리는 다음날 다른들실장한테 먹히고 목걸이 뺏긴건데 그걸 못알아보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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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자동차 사고당한 건 맞음. 근데 시신을 그대로 헛간에 갖다놨으니, 실장을 먹는 실장이 꼬인 것. 실장은 시신을 먹고 옷과 목걸이를 탈취, 미도리로 둔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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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그냥 들실장들이 사육실장 바꿔치기 하듯이 목걸이 훔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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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바꿔치기는 눈에 보이더라도 마지막에 엄지가 목걸이 차는건 부모가 몰래 기르는걸 이미 다 알고 놓아둔거 같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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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똥닝겐 개빡대가리데스..지체장애인은 사회에 나오지마는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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