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소

단골 술집에 못 보던 메뉴가 늘었다.
이름하여 지소미소,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나는 즉시 그것을 주문했다.

먼저 온 맥주가 조금 줄었을 무렵, 주인장이 내 앞에 접시를 놓았다.

조금 널찍하고 얕은 접시에 얹혀 있는 것은 자실장 2마리...
심지어 살아있는 독라다.


단지 그것뿐이었다.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통째로 먹는 걸까?

뒤집어보거나 하며 시행착오를 하고있자 주인장이,
"그건 뇌를 먹는 거야, 뇌를." 하고 말을 걸었기에 어쩔 수 없이 먹는 방법을 듣기로 했다.

주인장이 손을 쓱쓱 씻는다.

"잠깐 실례." 하며 카운터에서 손을 뻗어 내 앞의 접시 위에 있는 자실장을 잡자, 자실장이 치이 하고 한번 울었다.

"이렇게 엄지하고 검지로 고리를 만들어서 머리를 고정하고."

마침 눈 주위를 붙잡힌 자실장이 천방지축 날뛴다.

"중지, 검지 순으로 꾹 짜내."

뽀직... 찍



순간 경련한 자실장의 양쪽 귀에서 분홍색 뇌가 흘러나온다.
여기에 소금이나 레몬을 뿌려 입으로 빨아들여 먹는 거란다.

어디 나도 먹어보자.
접시 위에서 머리를 감싸고 웅크려 떨고 있는 자실장에게 손을 뻗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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