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동네의 머슬

대학생이 된 나의 하숙처는, 작은 연립주택의 2층 끝방이었다.
방 창문에서는 바로옆의 작은 아동공원이 보인다. 거기에, 한마리의 기묘한 실장석이 살고있었다. 참으로 흥미깊은 실장석이라, 관찰파인 나에게 있어서는 복권당첨이나 마찬가지인 주거지라고 할수있다.





그 실장석은 아동공원의 구석진곳에 있는 나무상자에 살고있었다.
[데스우...뎃후우...]
담벼락에 걸쳐세워놓은 거울앞에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독라에 팬티한장이라는 꼴이면서도, 그 실장석은 실로 위풍당당하다. 독라실장석은 통상실장사회의 최하층으로 분류되지만, 이 실장석은 머리카락이 없다든가 실장복을 입고있지 않다는것따위는 털끝만큼도 신경쓰지 않는다.
존재자체가 실장석의 상식으로부터 이탈해있다고 말하는쪽이 올바르려나?

[뎃스..!]
불끈

양팔을 들어올린 포즈.
양팔로부터 상반신 전면을 강조하는 프론트 더블 바이셉스.
그 신체는 실장석이라 생각할수 없을만큼 이상할정도로 근육이 붙어있었다. 실장석의 몸은 저반발우레탄이나 단단한 두부따위로 일컬어지지만, 이녀석의 경우는 흡사 중장갑. 갈라진 복근, 두터운 대흉근, 나무줄기같은 팔다리의 근육. 등짝에는 어딘가 귀신을 연상시키는 근육모양이 새겨져있다. 잘 그을린 피부는 번들거리는 갈색이었다.
누가 맨처음 말한건지는 몰라도, 이녀석은 머슬이라고 불리고 있다.



머슬의 아침은 이르다.
새벽 5시에 눈을 뜨고는, 맑은날흐린날 상관없이 공원을 30바퀴 조깅. 이어서, 팔굽펴혀기, 스쿼트, 윗몸일으키기, 상체일으키기를 각각 100회씩 한다.

[데스...뎃! 데하아...]
울끈불끈.

그러고는 아침의 포징 연습.
프론트 더블 바이셉스, 프론트 랫 스프레드, 사이드 체스트등등 기본적인 포즈부터, 요가나 전위예술을 방불시키는 괴상한 포즈까지 폭넓다.
담벼락에 걸쳐놓은 거울앞에서,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포즈를 연구하고 있는듯 하다.



그후, 아침을 먹는다.
머슬의 식사는 어디까지나 간소하다. 공원에 돋아난 먹을만한 풀을 모아서, 조용히 먹는다. 그 모습은 흡사 수도승의 그것이다. 통행인에게 얻은 과자같은걸 디저트로 삼긴 하는 모양이지만, 체형에 비교하면 식사량은 꽤나 적을것이다. 그 소박한 식사로 그 이상한 근육을 유지할수있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몰래 무언가를 먹는 낌새도 없고말이지.
어째서일까?



7시를 지난 통학시간.
머슬은 공원의 입구에서, 통행인들을 상대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데스-. 뎃하...]
울끈불끈

가슴을 펴고 양손을 허리에 댄 프론트 랫 스프레드. 꿈틀꿈틀하고 움직이는 두터운 대흉근. 얼굴은 씽긋 웃고있지만, 분명히 말하건데 괴상함을 강조할뿐이다. 신장 40센티미터정도의 실장석이므로, 그렇게까지 무섭진 않지만.
조금 기분나쁘긴 하다.

"오~ 쩔어~"
"여전히 머슬이네~"
[데슷! 뎃후우...]

꿈틀꿈틀.
흥미진진하게 말을 걸어오는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머슬은 다종다양한 포즈와 함께 자신의 근육의 예술을 보여주고 있다. 몸을 옆으로 돌린 사이드 트라이셉스.
그 모습은 여러가지 의미로 빛나고 있었다.



"오, 머슬. 오늘도 좋은 근육이구만."
[데슷!]
불끈.

통근도중의 아저씨에게 포즈로 인사한다.
양팔을 앞으로 모아, 몸을 약간 앞으로 굽힌 포즈.
그 넘쳐흐르는 에너지를 나누어 주겠다는듯이, 근육을 불끈거리고 있었다. 의외로 효과가 있다는듯, 이 나눔포즈를 보면 그날하루 활기차게 보낼수있다는듯 하다.



"우와, 역겨워"
"뭐야 이 근육덩어리"
[뎃스]
울끈불끈발끈.

역겨워하는 고교생들을 향해 기합이 들어간 포즈를 들이댄다. 왼팔을 비스듬히 들어올리고 오른팔을 굽힌 투포환을 하는듯한 포즈.
머슬에게 있어 상대의 반응은 별로 상관없는모양이었다.



오전내내 꼬박 근력 트레이닝에 힘쓴다.
활주, 윗몸일으키기, 상체들어올리기, 스쿼트, 팔굽혀펴기, 뭔지 잘 모르겟는 체조. 도구가 없어도 할수있는것부터, 큼직한 돌을 붙들고 몇번이나 팔을 상하로 움직이거나, 중량10킬로그램의 바벨을 어깨에 이고서 그자리에서 몸을 굽혔다 편다.
휴식도 없고 멈춤도 없다. 식사나 수분보급조차 없다.
명백하게 오버워크레벨의 과잉트레이닝.
인간이 이것과 같은 트레이닝을 한다면, 역으로 근육이 망가져 수축해버릴터이다. 약물에 손을댄 잭 형님처럼. 머슬의 터무니없는 트레이닝은, 생물수준을 벗어난 재생력을 지닌 실장석이니까 가능한 것이다.



점심은 아침과 같이, 그 근처에 나있는 풀을 먹고 있었다.
옆에는 물이든 500미리리터의 페트병이 놓여있다.
여전히 간소하다.


오후에는 포즈의 연습.

[뎃스.....데스. 뎃핫......! 데후우......]

담벼락에 걸터놓은 거울을 마주보고, 자신의 육체가 가장 아름답게 비치는 모습을 탐색하고 있다.
거울은 높이 50센티미터정도로 전신을 비추기에 충분한 크기다. 누군가에게 얻은 모양으로 주운천으로 닦거나 하면서 소중하게 관리하고있다. 그외의 여러 트레이닝 용구도 얻은물건. 옆에는 보디빌딩의 사진집이 놓여있었다. 이것도 누군가에게 얻은물건인 모양이다.
어느것도 머슬의 보배로 언제나 소중하게 다루고 있다.
반쯤 재미로 이것저것 줘보고싶은 기분은 이해가 간다.
나는 관찰파의 유의로서 관찰대상인 실장석에게는 가능한 관여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뎃스우......]

배근을 꿈틀거리며, 자신의 근육미에 취해있다. 머슬은 상당한 자기애를 품고있는것같다. 아니, 근육애인가?



하교중인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포징.

[데스......데스......!]
불끈. 꿈틀꿈틀.

양손을 등에 붙이고, 양팔을 들어올린 백 더블 바이셉스.
이 포즈는 일반적인 실장석의 '아양'에 해당하는것 같다. 오른손을 입가에 대고 고개를 갸웃하는, 익숙한 동작. 그 대신 머슬은 자신의 육체를 들이대 보여준다. 보통 실장석의 아양은 역겹다고 하지만, 머슬의 근육아양은 역겨움을 뛰어넘어 어딘가 감탄스럽다.

"머슬, 여전히 역겨운 근육이구나-"
"이거 줄게~"

초등학생들이 호주머니에서 꺼낸 빵쪼가리를 던져준다.
머슬은 급식에서 남은 빵이나, 학교에 가져갔던 과자등을 얻는경우가 있다. 들실장이 인간상대로 아양을 부려봐도 뭔가 얻는일은 보통은 없지만, 머슬은 그 특징적인 모습덕에 먹을것같은걸 얻는일이 잦다.

[데슷]
불끈

보답삼아 근육미를 보여주는 머슬이었다.




[데스~데슷......]

간소한 저녁식사를 마친후, 슬며시 얻은것을 먹고있는 머슬.
그 비상식적인 근육의 영양원은, 근육에 대한 사랑일지도 모르겠다. 때때로 그런 감정이나 몰입같은 '생각'을 양식으로 성장하는 개체가 있다.
생물학적으로는 말도안된다. 하지만 그렇기에 재미있는 엉터리생물 실장석.




내가보는 한, 머슬은 현명한 개체인듯하다.
치명적으로 어긋나 있지만.
가끔 학대파들이 콘페이토인척 코로리나 도돈파같은걸 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것들을 받아도 먹지는 않는다. 독극물을 구분하는 지능이 있는 모양이다.
받은 독극물은 버리지 않고 보관하고있는데, 어디다 쓰려는 걸까?



오후 7시 경과.
머슬은 거울을 비롯해 각종 트레이닝 용구따위를 척척 나무상자에 정리해 넣고는, 자신도 나무상자에 기어들어가 잠을 청한다.
일찍자고 일찍일어나는 건강한 생활을 하는것같다.




[보쿠]

머슬이 사는 공원에 실창석이 찾아왔다.

[데슷]
울끈불끈.

그에 대해 머슬은 자신의 근육과 함께 멋진 스마일을 보여주었다. 양손을 허리에 대고 상대에게 배근을 보이는 백 랫 스프레드. 배근을 꿈틀거리면서.
실로 역겹다. 역겨움이 한계돌파해서 성스러울정도다.

[보, 보쿠......?]

본능적으로 실장석을 공격하는 실창석이지만, 머슬의 괴상한 모습에 곤혹스러워한다. 이길수있을지 어떨지 보다, 머슬이 실장석인지 아닌지를 진심으로 의심스러워하는 모양이다. 금색의 가위를 내린채, 머리위에 물음표를 띄우고 있다.
그기분은 나도 잘 안다구. 이름모를 실창석. 이런 근육불끈불끈한 실장석같은건 없는게 보통이고 말이지. 나도 때때로 머슬이 진짜로 실장석인가 고민할때가 있었다.

[뎃! 슷!]

그에 대해 머슬은, 자신의 근육을 보여주고 있었다. 양팔을 크게 펼치더니, 가슴앞에 양팔을 교차시킨다. 더해서 윙크를 하며 어필. 아마도 DAIGO의 위시(일본 남자가수의 포즈.)을 흉내낸 포즈겠지. 상완근과 대퇴근을 강조하고 있다.
그 비상식적인 근육이 있다면, 실창석정도는 간단히 격퇴할수있을터이다. 실제로 30킬로정도의 웨이트를 들어올리는 실장석을 벗어난 파워를 가지고있다. 이전 관찰파인듯한 남자가 덤벨을 바벨대신해서 근력측정을 했었다.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일본의 들실장중에선 최강이 아닐까.
하지만, 머슬은 타인을 공격하기위해 힘쓰는짓은 하지않는다는듯 하다.

[보오쿠우......]

잠시 생각하더니, 실창석은 아무일 없었다는듯 그자리를 떴다.
못본걸로 친 모양이다.




[데샤아아아!!]

마라실장이 나타났다.

[데에, 슷]
불끈불끈

하지만, 머슬은 평소대로 자신의 근육을 보여준다. 왼손을 허리에 대고, 있는 힘껏 몸을 젖히고 오른손을 내지른 포즈. 대흉근부터 복근, 대퇴근까지 강조하고있다.
원피스의 행콕이 너무 내려다보다 도로 올려다보게되는 포즈를 참고했겠지.
자신의 근육을 보여주는 상대는, 인간이든 실장석이든 실창석이든 - 기본적으로 상대가 무엇이든 상관없는듯하다. 거기에는 자신의 근육에 대한 맹목적인 애정과 절대적인 자신이 엿보였다.
움찔하고 움직임을 멈추는 마라실장.
그리고.

[데에에에엥! 뎃스, 데에에에엥!]

울면서 쏜살같이 내빼버렸다.
결정적인 격의 차이를 일깨워진것일테지.
조금 불쌍하다.




당연하겠지만, 학대파도 손대지 않는다.
이 근육덩어리 상대로 어떤 학대를 해야할지 짐작이 안되기 때문이다. 학대파의 대다수는, 실장석의 '학대해주세요오오라'에 끌리는듯하다. 하지만, 머슬한테는 그런 기특한것이 없다.
있는것은 이해를 뛰어넘은 근육과, 실장석이라고 생각할수없는 위풍당당한 사나이의 오오라. 평범한 신경으로는 학대하고자 하는 생각조차 안든다.
그리고, 학대하는것보다 구경하는편이 재미있는것도 이유일터이다.
가끔 장난으로 도돈파나 코로리, 게로리따위를 주는정도지만, 머슬은 그것들을 받기만하지 먹지는 않는다.
먹지않지만, 보관하고있다.




[데스~데슷]
[텟치~]

머슬이 사는 공원에 다른 실장석이 흘러들어오는일도 있다. 이번에는 어딘가에서 이주에 성공한 친자인듯 했다. 성체 한마리에 자가 두마리. 꼴이 조금 너덜너덜하긴 하지만, 건강해 보인다.
머슬이 있는 아동공원에는 다른실장석이 없다. 환경적으로는 살아가더라도 이상하지 않지만, 거기에서 살아가는 실장석은 없었다.

[뎃스!]
불끈

친자를 향해 자신의 근육을 내보인다. 오른팔과 오른다리를 앞으로 내고, 왼팔을 뒤로 크게 빼서굽힌...아마도, 아돌의 자세를 흉내낸 포즈.
본실장으로선 인사일 셈이었을테지만.

[데...... 데갸아아아아아아]
[테챠아아아아!]
[테에에엥, 테에에엥!]

상식을 벗어난 그모습에, 친자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쳐버렸다.
이 공원에 들어온 실장석의 표준적인 반응이다. 머슬은 새로운 동료를 향해 인사를 하고자 하는것 같지만, 부자연스런 근육덩어리를 봐버린 보통의 실장석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공포에 질려 도망쳐버리는게 보통이었다.
역겹다기보다는 여상스러울 정도이고.

[데에에......]

도망쳐버린 친자의 뒷모습을 보며 어깨를 떨구-
-지 않고, 괴상한 포즈를 취하는 머슬. 짐작하건데 실망하는 포즈인듯 하다.
머슬은 이 작은공원에서 언제나 홀로였다. 그 원인이 자신의 이상근육이라는건 생각지도 못하는 모양이다. 만에 하나 눈치채더라도 개선할 생각은 없을테지.
단지, 다른 실장석이 살아가지 않는덕에 머슬 자신도 구제를 피하고있다.




8월 상순, 쾌청한 날 오후.
기온 37도.

[뎃하아]
불끈

찌는듯한 더위에도 아랑곳않고, 머슬은 자신의 근육을 단련하고 있었다. 용서없이 내리쬐는 한여름의 땡볕에, 그을린 피부에서 땀방울이 솟아오른다. 일사병에 걸려도 이상하지 않을터인데, 머슬은 언제나와 다르지 않게 건강했다.
근육이 있으니까 더위도 문제없을테지.
보통은 문제없을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10월 초순, 태풍부는날.
호우경보와 폭풍경보.

[뎃슷!]
불끈불끈

불어닥치는 강풍과 쏟아지는 소나기를 맞으면서, 머슬은 거친하늘을 향해 당당히 근육을 과시하고있다. 가끔 바람에 날려온 나뭇가지 따위가 부딛히지만, 자랑스런 근육으로 튕겨내고있다. 트레이닝용구류는 젖지않게 보관해둔 모양이다.
근육이 있으니까 태풍도 문제없을테지.
너무 깊게생각하는건 좋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1월 하순. 눈내리는 아침.
기온 영하 5도.

[뎃훗]
울끈불끈, 발끈.

펄펄 내리는 눈속에서, 머슬은 변함없이 건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보통 실장석이라면 동사했을 환경에서, 태연하게 자신의 근육을 단련하고 있다. 피부에서 아련히 증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근육이 있으니까 추위도 문제없을테지.
나도 드디어 머슬의 근육만능주의를 이해하게 되었다.



3월 하순. 맑은 어느날 저녁.
학대파가 나타났다.

"햣하~! 죽어라 근육벌레!"

내가 여기 이사온 이래 처음보는 머슬을 노리는 학대파였다. 학대파라기보다 학살파, 또는 햣하~파. 머슬에게 집적거리는 별종은 없을거라고 생각했지만, 일단 있기는 한모양이다. 까치집투성이의 머리칼에 구깃구깃한 옷을 입은 비쩍마른 남자.
1미터 가까운 빠루를 휘두르며, 머슬에게 덤벼든다.

[데슷]
불끈.

그에 대해 머슬은, 활기차게 자신의 근육을 들이대 보인다. 양팔을 머리뒤로 하고, 복근과 다리를 보이는 앱도미널스 앤 타이트.
학대파 상대로 실장석이 아양떨어 보이는 감각인걸가......?
아마 아닐것이다. 머슬은 그런 사소한건 신경쓰지 않는다. 누군가 온다면 어쨋건 일단 근육을 보여준다. 그정도의 조건반사다. 상대가 학대파라도 상관 없는건가.

"으랏쌰!"
까앙!

머슬의 안면에 빠루의 배면이 내리 꽂혔다. 오른손에 든 빠루를 들쳐올리는듯한 풀스윙. 날아간 머슬이 담벼락에 부딪히고는 땅바닥에 떨어진다.
뭐였지, 방금 '까앙!' 하는 소리는?

"뭐지? 방금 그 느낌은...?"

남자도 자신이 휘두른 빠루를 쳐다보며, 이상하다는듯 고개를 갸웃했다.
실장석을 때린 감촉이 아니라는건 알겠지만, 아마도 상당히 예상외의 반응이었을거다. 때렸을때 소리도 기묘했고.
그러나, 머슬은 태연히 일어섰다. 안면을 있는 힘껏 쇳덩어리로 두들겨 맞았는데도 상처하나 없다. 보통의 실장석이라면 머리가 산산조각났겠지만. 과연 근육만능주의자.
하지만, 학대파 닝겐 상대로 어쩔거지...?
근육이 있으니까 학대파도 문제없다 - 라고 할수는 없을텐데.
머슬은 실장석으로서는 규격외의 존재지만, 빠루를 든 인간상대로 싸워볼만한 레벨은 아니다. 근력, 지구력, 내구력은 비상식적이라도, 순발력은 아직 상식수준이니까. 단단한 근육의 장갑이라해도, 빠루의 공격을 버텨넘기는건 무리일테지.
재미있는 관찰상대를 잃는건 아쉽지만, 끼어드는건 내 유의에 반한다. 그보다 미친놈같은 학살파를 상대하는건 싫고 말이지...
내 갈등을 뒤로하고, 머슬은 팬티에서 콘페이토를 한개 꺼내들고 입에 털어넣었다.
이건, 뭘하려는 짓이지?

[뎃스, 데스...뎃후우......!]

그자리에서 고속의 포징을 시작한다. 프론트 더블 바이셉스 에서 프론트 랫 스프레드, 사이드 체스트, 백 더블 바이셉스같은 기본포즈를 차례로 취하고는, 이번에는 오리지날 포즈를 취했다.
고속재생을 보는것 같아, 불길함은 평소의 수배에 달한다.

"역겹다고, 이 근육벌레!"

남자가 빠루의 앞뒤를 바꿔잡고, 머슬에게 내리찍었다. 방금은 L자의 배면으로 때렸지만, 이번은 튀어나온 못뽑기 부분. 거기에 한손도 아니고 양손으로 내려찍기. 아무리 머슬이라도, 이걸 맞았다간 무사하지 못할것이다.
하나, 머슬은 남자를 태연히 올려다보고는, 크게 입을 벌렸다.

[데즈앗]
와르르르르륵!
"끄아아아아악!!"

폭렬음이 울리고, 성대한 비명과 함께 남자가 뒤집어 진다. 얼굴을 감싸쥐고 다리를 버둥거리며 끙끙 앓는다. 머슬의 입에서 대포처럼 분사된 대량의 토사물을 직격당했다.
삼가 애도를 표합니다...
놓쳐버린 빠루가 지면을 구른다.
머슬의 삼각형 입가에, 녹색의 액체가 흘러내린다.
방금 먹은건, 아마도 게로리일것이다. 이전부터 학대파가 가끔 던져주던 독극물을 보존하고 있던 이유가 신경쓰였는데, 이런 사태를 대비한건가. 보통 게로리를 먹어도 이렇게 기세좋게 분출하진 않겠지만, 내장을 움직이는 근육덕택일테지.
응?

[데에에에아앗!!]

머슬은 갑자기 그자리에 꿇어엎드리더니, 흙이든 풀이든 닥치는대로 입에 쑤셔넣기 시작했다. 씹지도 않고 마구 집어삼킨다. 그러더니 팬티에서 꺼내든 또다른 콘페이토스러운 물건을 입에 집어넣고, 연속포징. 전신의 근육이 기괴하게 꾸물거린다.
이 움직임은 분명, 고속으로 근육을 움직여서 신진대사를 높이고 있는거라 생각되는데.
엄청 싫은 예감이...

"이씹색퀴가! 그냥 넘어갈줄알았냐! 이 토벌레똥벌레가...!!"

남자가 얼굴에 묻은 토사물을 손으로 훔치고, 어기적 어기적 일어선다. 머리칼도 옷도 토사물 투성이의 무참한 꼴이다. 눈물을 흘리면서 부들대고 있지만 아직 마음까지 꺾인건 아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머슬의 공격준비는 완료되었다. 팬티를 내리고는 학대파에게 등을 돌리고, 힘껏 앞으로 숙인다. 총배설구가 학대파를 조준했다. 방금 먹은건 도돈파겠지.
그것은, 즉--

[뎃스우우우우!!!]
뿌다다바바바바바닥!!!
"응끼야아아아아악!!!"

두번째 폭렬음에 이어 또다시 울려퍼지는 남자의 비명.
제트분사처럼 분사된 대량의 실장운치의 직격을 받고 남자는 벌러덩 나자빠져 쓰러졌다. 토사물에 이어서 실장운치를 그대로 뒤집어써서, 온몸에 녹색의 진흙을 쳐바른듯한 참상.
자업자득이긴 해도, 이건 불쌍하다.......

"으...으으....으아아아아아앙!!"

돌연 벌떡 일어난 남자가, 꽁지가 빠져라 줄행랑을 친다.
아무리 그래도 마음이 꺾인 모양이다.

[뎃스]
불끈

그 뒷모습을 향해, 머슬은 승리의 포즈를 보여주었다.
게로리와 도돈파를 먹었는데도 참으로 활기차다. 보통 실장석이 게로리와 도돈파를 연이어 먹었다면, 잘해봐야 빈사, 보통은 죽어버리지만, 머슬은 근육이 있으니까 문제없을테지.



그후 자신이 더럽힌 공원을 밤늦게까지 열심히 청소하는 머슬의 모습이 보였다.



내가 혼자살기 시작한지 일년이 흘렀다.

[데스우]
불끈.

양팔을 들어올려 전면 근육을 전부 강조하는 프론트 더블 바이셉스. 그을린 피부와 압축고무를 우겨넣은것같은 탄탄한 육체.

[오~ 쩔어. 역겨워]
[변함없이 초근육이네~]
[아하하, 괴상해~]

벗꽃잎이 흐트러지는 와중에, 통학하는 초등학생에게 자신의 육체를 과시하는 머슬과, 그걸 혐오반감탄반으로 쳐다보는 꼬맹이들.
1년 전과 변함없는 광경이 거기 있었다.


-끝

댓글 16개:

  1. 괴롭히려 만든 캐릭터인데 이러면 곤란한데스 당장 분충으로 돌아가버리는 데스

    답글삭제
  2. 명작엔 댓글데스우

    답글삭제
  3. 윾쾌한거 봐랔ㅋㅋㅋㅋㅋ

    답글삭제
  4. 신선한데스우ㅋㅋㅋ

    답글삭제
  5. 학대파 닝겐 똥독이나 올라 버리라는 데스우!!!

    답글삭제
  6. 아~ 머슬~ 멋지구나 전용수트 한벌 맞춰주고
    싶은 실장이네 근육미를 강조하는
    몸에 착 감기는 스판 소재나 라택스 같은걸로
    전신의 라인을 제대로 보여주는 레슬러 스타일의
    수트에 전용 운동용품 만들어주고 정기적으로
    보충제 줘가면서 얼마나 더 멋진 끈육을
    만들어 나가는지 보고싶다~

    답글삭제
  7. 머슬같은 실장석이 실장인화 되면은
    실장일때 단련한 특성을 그대로 가질까?
    아니면 그냥 일반적인 실장인처럼 호리 호리한
    체격일까? 특성이 그대로 유지 되는거면
    힘쎄고 강한녀자...

    답글삭제
  8. 데에에.. 파오후 똥닝겐들보다도 나은 실장인 뎃슷

    답글삭제
  9. 다른 공원으로 보내서 분충을 구제하는 테치

    답글삭제
  10. 아니근데 장난으로 코로리를 줘??

    답글삭제
    답글
    1. 머슬은 근육이 있어서 괜찮은 데스우
      [불끈]

      삭제
    2. 보통의 코로리라면 위석에 데미지를 줘서 스스로 파킨하게 만드는 데스웅
      하지만 머슬같은 경우는 몸 내부가 싹다 근육으로 꽉차있어서 데미지가 갈수는 있어도 파킨하지 못하게 근육으로 위석을 압박할것같은 데숭...

      삭제
  11. 다른것보다 도돈파/게로리/코로리를 어떻게 구분하는건지 신기하네..까딱 잘못 골라서 먹었다간 바로 실각행일텐데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