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구두

내가 키우고있는 실장석은, 그림책을 읽어주면 무척 좋아한다.

특히 좋아하는 것은 「신데렐라」이다.

요즘은 매일같이 읽어달라고 조르곤 한다.

「와타시도 드레스 입고 유리구두 신고 걸어보고싶은데스」

어느날 링갈에 표시된 글자를 본 나는, 투명한 술잔 두 개를 실장석에게 보여주었다.

「유리 구두란다. 신어보렴」

실장석은 내민 술잔에 살며시 발을 넣었다.




술잔의 사이즈는 딱 맞았다.

실장석은 크게 기뻐하며 손을 휘저었다.

하지만 그 기쁨은 금방 사라졌다.

걸으려고 하면 술잔에서 발이 빠져버리는 것이다.

발목이고 뭐고 없는 실장석의 발의 구조상 어쩔수 없는 것이었다.

「어째서 걷지못하는데스우!」

칭얼거리는 실장석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특별한 날에만 꺼내는, 실장석이 마음에 들어하는 하얀 드레스를 내어주었다.

드레스를 입고 유리구두를 신고는 기념사진을 찍어주니 실장석의 기분은 일단 풀렸다.

그 다음에도 실장석은 미련이 가득한 모습으로 술잔을 바라보고 있었다.



다음 날, 일터에서 돌아와보니 방 안쪽에서 실장석이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보니까 치워놨던 하얀 드레스를 입은 실장석이 방에 쓰러져있었다.

발에는 어제의 술잔이 신겨져있었다.

아직도 포기하지 않았던건가.

실장석의 발을 쥐고, 술잔을 벗겨내려고 당겼다.

이상하네, 안빠지는데.

나는 다시 힘주어 술잔을 당겨보았다.

「데에에! 아픈데스우!」

당겨지는 아픔에 실장석이 소리를 지르지만, 술잔은 도무지 빠질 기미가 없다.



문득 마루바닥을 보니, 뚜껑이 열린 접착제가 떨어져있다.

「설마 너, 이 접착제로 발을 술잔에 붙인거냐?」

내 질문에 실장석은 침묵했다.

아무래도 그게 답인 모양이다.

이전에 부서진 가구를 수리하는데에 쓰는 것을 실장석이 보고있었던 적이 있었다.

그때에 접착제의 사용법을 기억해두고있었는지도 모른다.

발과 술잔이 붙은건 좋았는데, 걸어보면 균형이 잡히지않아 넘어져버린 것이리라.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찌되었든간에 술잔에서 발을 빼내지않으면 안된다.

나는 방금보다도 세게 힘을주어서 오른발을 당겼다.

「아파아파데즈우!」

실장석이 외치지만, 나는 마음을 독하게 먹고 오른발을 당기는 손에 힘을 주었다.

뿌지지직

피부가 벗겨져 찢어지는 징그러운 소리와, 실장석의 비명이 방에 울린다.

당길때마다 실장석이 날뛰었기에, 뽑아내는데에 상당히 시간이 걸렸다.



간신히 빠진 오른발은, 술잔에 붙어있던 부분의 피부가 몽땅 벗겨져서 빨갛게 물들어있었다.

입고있던 새하얀 드레스도 대부분이 피로 더러워져있었다.

실장석이 좋아하던 드레스도 이렇게 더러워져서야 이젠 입을수 없으리라.

「아픈데스, 아픈데스」

발에 손을 대고, 실장석은 방 안을 뒹굴고있다.

억지로 잡아뽑는것보다, 단번에 베어내는게 실장석의 고통이 적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통을 호소하는 실장석을 방에 남겨두고, 나는 식칼을 가지러 부엌으로 갔다.



실장석의 회복력은 보통이 아니다.

발을 베어내는 정도라면, 다시 자라날테니 문제는 없으리라.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부엌에서 살균을 마친 식칼과 별사탕을 들고왔다.

아픔으로 데히이 데히이 하고 소리를 내는 실장석의 입에 별사탕을 던져넣어준다.

실장석은 별사탕의 달콤함으로 고통에서 도피하는 것처럼, 무아지경으로 입 안의 단맛을 맛보고있다.

단맛에 정신이 팔려있는 틈을 타서, 나는 실장석의 왼발에 조준을 맞췄다.

손에 든 식칼을 단번에 휘두른다.

「뎃갸아아아아아아아아!」

실장석은 지금까지 들은적이 없었을 정도로 큰 비명을 질렀다.

비명과 함께 입에서 튀어나온 별사탕이, 내 뺨에 맞고 바닥에 떨어졌다.









1개월이 지났다.

실장석에게 영양이 풍부한 먹이를 준 보람이 있어, 상처는 금방 아물었다.

그 이후, 실장석이 「신데렐라」이야기를 조르는 일은 없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언제나처럼 실장석은 나를 마중하러 달려온다.

「주인사마, 어서 오시……데벳」

달려오던 실장석은,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넘어졌고, 바닥에 머리를 찧었다.

넘어진 원인은, 좌우 다리의 길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식칼을 버너의 불로 그을려 살균처리를 했다.

그리고 달궈진 식칼로, 실장석의 왼발을 잘라내었다.

실장석에게 있어 화상으로 입은 상처는, 회복되지 않는다.

나는 그것을 알고는 있었을텐데도.



냉정하게 있을 생각이었는데도, 나름대로는 동요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넘어진 실장석은 일어나더니, 또다시 어기적 어기적 나를 향해 달려온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언제나 뭐라 말하기 어려운 서글픔과 짜증을 느낀다.

요즘들어 자주 생각한다.

실장석의 좌우의 발 길이가 같아지면, 이 감정이 없어질지도 모른다.

실장석은 몇 번을 넘어지면서, 간신히 내 곁에 다가왔다.

나는 실장석을 칭찬해주면서, 그 몸을 안아올렸다.

실장석은 기쁜듯이, 내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나는 실장석을 안은 채로 현관에서 올라와, 부엌의 문을 천천히 열었다.


-끝

댓글 4개:

  1. 발이!! 발이 데스우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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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글쓴새끼 병신인가? 발자르고 칼로 지진게 아니고서야 그사이에 화상을 입을리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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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걍 막 실장석 알게된놈이 급 꼴려서 쓴듯. 이해도 존나 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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