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갯길 갓길에 차를 세우고 나는 "후우" 한숨을 쉬며 눈을 감았다.
하코자키 인터체인지부터 논스톱으로 시골 마을까지 5시간.
종일 차만 탄 나는 조금 지쳐 있었다.
"아직 한낮인가"
대시보드의 디지털 시계는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전에 타던 70계 체이서쪽이 운전도 즐거웠는데.."
신차로 구입한 마크 X지만 편한만큼 재미도 없어서 반년도 채 되지 않아 질렸다.
어느 초여름 저녁. 나는 귀가 전에 캔 주스를 사서 귀갓길에 있는 공원 벤치에서 마시고 있었다.
공원 안에 설치된 방재용 무선 스피커에서 '먼 산에 해는 지고'의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여섯 시다.
이것을 들으니 이제 오늘도 끝났구나 하는 감개가 솟아오른다.
주스를 다 마시고 나서도 나는 잠시 벤치에 앉아 휴대전화의 메일을 체크하고 있었다. 그때 수풀 속에서 실장석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서둘러 링갈 기능을 킨다.
내 집에서는 자묘와 자실장을 기르고 있다.
일주일 전쯤을 전후로 우리 집 뜰에 헤메 들어와서 그대로 눌러앉아 버렸다.
자묘 쪽은 털이 길어서 사자 같기에 '라인', 자실장 쪽은 어느 유명 화가의 이름을 따서 '프론'이라 지었다.
흔히들 고양이는 실장석의 천적이라 하지만, 프론과 라인은 무척 사이가 좋다.
골판지 상자 안에서 두 마리가 붙어 자는 모습이 너무 흐뭇하다.
그것은 어느 공원에서 일어난 일.
"쟈와-!?"
"테치-♪"
들자실장이 들자실홍 한마리를 붙잡았다.
체격 차이가 났기 때문에 자실홍은 속수무책으로 사로잡힌다.
자랑으로 여기는 금빛 트윈테일을 잡혀 사방으로 질질 끌려다닌다.
금세 붉은 옷이 흙에 갈색으로 물들고, 흰 피부가 벗겨져 붉게 짓무른다.
PC에 있던 현역 활동할 당시 스크를 쓰고 있던 블로그 백업본으로부터.
2010년 3월 25일부터 4월 7일까지 게재하던 구더기 이야기를 복각 투고해보았다.
당시 그린 것들을 오자·오용도 그대로 투고한다.
그것에 관한 의견이나 불만은 일절 거부한다.
구더기쨩은 어느 가을의 맑은 해질녘, 공원의 숲 속에서 태어난 레후.
[전회까지의 줄거리]
생후 한달 반 만에 겨우 주인님"토시아키"에게 구입된 고급 사육 자실장의 "푸치".
열심히 해서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해 노력하는데
그것은 모두 빗맞아 버려 오히려 토시아키의 호감도를 저하시키고 만다.
경솔하기 짝이없는 토시아키는 아무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 푸치의 행동을
오해하고 과잉처벌을 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