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석의 일상 (14) 먹이도둑

‘베일’이라고 이름 붙여진 사육실장은 행복한 생활을 보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주인인 젊은 부부 밑에서 자라, 마침내 성체가 됐고, 지금도 따뜻한 애정을 받고 있다.
부부는 후타바 시에 있는 주택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곳에 살면서, 현관 앞에 달마시안 1마리를 기르고 있었다.
놀랍게도 그 달마시안은 베일과 친한 사이였다.


베일은 밖에서 동료인 들실장들이 쓰레기장을 헤집거나 공원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잔인한 주인 밑에서 비참하게 생애를 보내는 동료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것을 알고 있는 베일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다。

・・・・・・조금이라도 두 분과 1마리에게 보탬이 되고 싶은 데스ー


그리하여 베일은 제멋대로 말하지 않았고、식기를 나르고、바닥을 청소하는 그런 실장석이 되었다。
그 덕분에 베일은 더욱 부부에게 소중히 여겨지게 되었지만、남편은 종종 복잡한 표정으로、베일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베일은 개똥을 치우고、개집 주변에 있는 쓰레기를 청소하고 있었다。
가을이 되어 낙엽이 많아지는 바람에 베일은 청소하는 데 꽤 힘들어했다。

이 집에 있는 개는 얌전해서、베일이 와도 짖지 않고 그냥 오게 놔뒀다。
그 개는 아직 어려서 체온조절을 하지 못한 베일을 자신의 몸으로 데워주면서 같이 잠을 잤다。
그리고 성체가 된 베일과 서로 공을 가지고 놀거나、자신의 몸에 태워 산책을 하기도 했기에、당연히 둘을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주인은 청소를 하고 있던 베일에게 말을 걸었다。

「베일、너에게 할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

주인의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에、베일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왜인지 모르겠지만 개집 옆에 있는 ‘포획기’에 놓고 집으로 들어갔다。



남편은 베란다에 앉아 베일을 바라보고、어떻게 말을 시작해야할지 생각하는 것처럼 입에 오른손으로 입을 덮었다。

「・・・・・・베일、너가 여기에 왔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나니」

링갈(통역기)이 그녀의 말을 재빨리 번역했다。

「전혀 기억나지 않는 데스ー」

너무 어린 시절이라 관심을 가지고 기억하지 않으려는 것은 베일뿐만 아니라、실장석 전체가 그러했다。
하지만 주인은 조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겨 있다가、눈을 열고、자신의 사육실장을 바라보았다。

「조금、긴 이야기가 될지 모르겠지만 끝가지 들어주길 바래。딱 1년 전 이맘때와 같은 가을 어느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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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훔쳐간 모양이야」

아내가 쇼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남편에게 그렇게 말했다。속상한 듯 남편은 이렇게 말했다。

「또 들실장이 한 짓인가」

부부는 ‘포루토스’라는 달마시안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지만、왠지 모르게 부부가 먹이를 줄 땐 개가 거의 자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까진 그것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나중에  포루토스가 일어나면 자신의 앞에 놓여 있는 먹이를 먹으면 그만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년 전 가을쯤에 포루토스는 먹이를 먹기 힘들어졌다。왜냐하면 먹이 도둑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커다란 금속사발에 개 사료와 야채 때때로 돼지족발까지 넣어주는 것이、이 집의 개밥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개밥이、밥그릇 밖에、심지어 여기저기 흩어져있었다。

「버릇없어진 건가」

남편은 그렇게 중얼거렸다。그러나 꼼꼼히 살펴보면、포루토스는 목줄이 풀려있지 않았기에 여기서 움직일 수 없었다、그러나 음식은 집 앞길까지 흩어져있었다。
포루토스가 흐트러트린 것은 아니었단 것이다。

남편은 근처 후타바 시립 운동 공원에 들실장석들이 정착하기 시작했다는 말을 떠올렸다。

남편이 그 말을 들었을 때는。

・・・・・・개하고 산책할 때 그 놈들과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라고 말했다。

그렇게 남편이 잠시 가만히 있을 때

「이런、탁아된 건가」

「그 더러운 녀석들이 제 몸에 달라붙었을 땐、정말」

「싸지른 똥 때문에 생긴 피해가 너무 심했었죠」

남편은 지인으로부터 그런 말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 집에 있는 텃밭에도 피해를 끼쳤어」

「사온 식료품을 잠시 집 앞에 놔뒀더니、그 놈들이 가져가버렸어요」

이런 피해 상황까지 듣게 되었다。

이렇게 피해가 확산된 까닭은、가을이 되어 실장석의 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결국、자신의 집까지 피해를 당하게 되었다、이에 남편은 각오를 다졌다。
매일、먹이를 훔쳐가진 않았지만、그래도 훔쳐갈 땐 먹이의 일부가 없어진 것은 확실했다。
온후한 남편은 한두 번 훔쳐가는 정도론 화내지 않을 생각이었지만、계속 훔쳐가자 씁쓸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너 말이야、조금이라도 화내는 게 어때」

남편은 포루토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렇게 중얼거렸지만、정작 피해자인 그 개는 기분 좋아할 뿐이었다。이 개가 화를 내지 않는 것은 타고난 성격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물론 개가 일어나있는 시간에 먹이를 주면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남편이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난 뒤、집으로 돌아오면 이미 늦은 시간이 되어있었다。
아내도 외근을 하던 중 생긴、짧은 시간동안 집에 와 먹이를 주기도 했다。

「포루토스가 자신의 먹이를 지키면 되잖아」

아내가 불평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주인들이 프루토스의 식사를 걱정해주고 있을 때、정작 당사자인 개가 한가롭게 있다는 것은 괘씸해 보이는 장면이었다。


부부가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마침 TV에서 들실장이 끼치는 피해에 대한 특집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 프로그램의 내용은 들실장이 먹이나 필요한 물자를 구하기 위해、인가를 어지럽힌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프로그램 진행 중에 집안에서 기르는 개나 고양이의 사료까지 가로채려는 들실장의 모습까지 나왔다。하지만 그런 짓을 한 들실장들은 대부분 애완동물의 심기를 건드려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최후를 맞이하였다。


「내일 덫을 사올게、의외로 범인을 쉽게 잡을 수도 있을지 모르니깐 말이야」


주: 포획기




남편은 대형마트에서 포획기를 사와 개집 근처에 설치했다。

「발목 덫은 금지되었다는 거。알고 있니?」

달마시안은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주인이 포획기를 설치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너를 위해서 설치하는 거야、조금이라도 도와주는 게 어때」

주인은 쓴웃음을 지으며 슬라이드식 소형 동물 보호기형 발판 함정 포획기를 (국산품) 설치를 끝마쳤다。
원래라면 발목 덫을 설치하고 싶었지만、법률로 금지되었기에、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마을 안에 덫을 설치한다는 것 자체가 위험한 행위이기에、결과적으로 법을 만든 건 좋은 일이긴 했다。
포획기는 철망으로 만든 상자 안에 미끼를 설치하고、그 안에 무언가 들어가면 입구가 닫히는 심플한 구조였지만 해수 퇴치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물건이었다。


수일 후、도둑이 미끼를 쓸어가、포획기 안이 비게 되었다。

・・・・・・‘이건、예상외로 힘겨운 상대군’

그래도 남편은 포획기 안의 미끼를 다른 것으로 바꾸고 상태를 지켜보기로 했다、그는 장기전을 각오한 것이었다。
그로부터 3번、도둑이 미끼만 빼앗고 도망가서 포획기 안은 비어있었다。

결국、남편은 정기휴일을 맞아 애견의 먹이를 지키기로 했다。
지상에서 2중으로 된 창문 안은 볼 수 없었기에、남편은 들실장에게 발견되지 않고 감시를 할 수 있었다。
이미 들실장을 잡는다는 목적도 있었지만、그것보다 남편은 자신이 기르는 개의 먹이를 도난하는 행위를 용서할 수 없었다。
이윽고、녹색 인간 같은 것이 데스데스 거리면서 부지 내로 침입해왔다。

・・・・・・‘자 그럼 어떻게 해볼까’

남편은 서둘러 이중창을 열고 현관으로 뛰쳐나갔다。
들실장이 앞치마에 개 사료나 야채찌꺼기를 떨어뜨리고、집 앞길로 달리고 있었다。그 들실장의 뒷모습을 보면、필사적으로 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잡히면 죽는다!

라는 것을 그 들실장도 알고 있는 것 같았다、아마 나름대로 영리한 부류에 속해있던 것 같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남편은 먹이 도둑을 추격했다。하지만、운이 나쁘게도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가 바뀌어 남편은 멈출 수밖에 없었다。
차들이 지나간 뒤 들실장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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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군、조금만 더 있으면 잡을 수 있었는데」

「다음 휴일에 붙잡도록 해볼까」

남편은 다음 정기휴일에 다시 재도전하기로 했다。

그리고 다음 정기휴일、남편은 들실장이 오는 것을 발견하고 신중하게 쫓기로 했다。
그 날이 되기까지 2번、먹이를 도둑맞았다。포획기 안도 비어있어、이제 남편은 자신이 직접 구제할 수밖에 없다고 각오했던 것이다。
남편은 손에 손상된 밀방망이를 들고、가차 없이 철퇴(밀방망이는 목재지만)를 내리칠 생각이었다。

・・・・・・‘사람들 앞에선、하지 않을 거지만’

남편은 얼마 전 TV 프로그램에서 노점상 주인이 실장석을 구제하는 장면을 봤지만、역시 기분 좋지 않다고 느낀 것이다。
그리고 특히 프로그램에 갑자기 나온 아이나 노인이、사람들이 쉽게 찾지 못하는 장소에서 구제를 하겠다고、결심하는 것은 딱해보였다。

어쨌든 남편이 먹이 도둑의 뒤를 쫓아가자、역시나 소문대로 그 들실장은 후타바 시립 운동공원으로 들어갔다。
남편은 만에 하나、사육실장이면 어떻게 하지、라는 걸로 불안해했었지만 안심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이제 가차 없이 구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스데스라고 소리 내며 들실장은 앞치마에 싼 먹이를 소중히 안고、수풀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크지만 낡은 골판지가、놓여있었다。
앞치마를 펼치고、들실장이 뭐라고 말하면서 골판지 뚜껑을 열었을 때。

「이야、안녕하세요」

남편은 밀방망이를 내리쳐、들실장의 머리에 명중시켰다。들실장의 머리는 함몰뇌어 뇌가 사방으로 튀었다。
타격을 받은 들실장의 입에서、데에、라고 정신 나간 목소리가 토하고 있는 피 사이에서 울려퍼졌다。

「너가 훔친 먹이는 내가 키우는 개의 것이다。그러니깐 너는 이제 구제당할 것이다」

남편은 그렇게 단언하면서、다시 한 번 밀방망이를 내리쳤다。겨우 일어나있던 실장석의 왼팔이 비틀어지면서、실장석은 공중에서 회전하다가 지면으로 떨어졌다。

「데에에에에에ーーーーー!!!」

실장석의 절규。그것은 상처를 누르면서、두 눈에、피눈물을 머금고 구제하러 온 인간에 대한 공포를 나타내는 것이었다。

・・・・・・‘아아、역시 좋은 기분은 아닌데’

‘구제한다고 말하긴 했지만 인간 같은 동물?을 구제하는 건、역시 좋은 기분이 아니군’。

그러나、여기서 주저하면、도로 아미타불이다。남편은 그렇게 생각하며 들실장을 끝장내려고 밀방망이를 들었다。

「데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남자가 밀방망이를 잡은 모습에 들실장은 비명을 지르며、골판지를 돌아봤다。

「그럼」

「데스! 데ー스데스데스! 데스ー!」

들실장은 뭔가 남자에게 호소한 것 같았지만、남편은 링갈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밀방망이가 내리쳐졌다。


남편은 시체를 내려다보며、순간 떠오른 것이 있었다。

「시체를 이대로 내버려둘 순 없겠지、자루를 가지고 와야겠다」

남편이 일단、밀방망이를 닦으려고 하면、


                  테치

라는 갸날픈 소리가 들려왔다。

남편은 귀를 기울여、간신히 골판지 안에서 그 소리가 났다는 것을 알아챘다。
남편이 뚜껑을 열면 골판지엔 신문이 깔려져있었고、그 아래 자실장 4마리가 서로 껴안으면서 자고 있었다。
잠꼬대인지 뭔가를 중얼거리면서、자실장들은 부모가 박살난 것도 전혀 모르는 표정으로 잠들어있었다。
남자는 뭐라고 말하기 힘든 표정으로 자실장 1마리를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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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베일、너야」

「・・・・・・・・・・・・・・・・・・・・・・・・」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한 건、잔혹하다고 생각하지만、너도 이제 커졌잖니。그러니까 가만히 있는 게 오히려 잔인하다고 생각해서 숨기지 않기로 하고 이야기하기로 했단다。
내 생각은 이래、그 들실장이 비록 자식들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지만 인간의 것을 훔친 이상、어떻게 해서든지 벌을 받거나 구제를 당해야 된다고 말이야。
이런 말을 듣게 되었으니、네가 나를 증오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
진실을 알게 되어 괴로울 거라고 생각하지만、사실은 사실이니까」

그렇게 말하고、남자는 베일이 대답하길 기다렸다。


「・・・・・・다른 3마리는 어떻게 된 데스」

「나는 4마리 전부를 데려갈 수 있게、근처 편의점에서 비닐봉투를 가지고 온 사이에 3마리는 없어져버렸어」

「・・・・・・・・・・・・・・・」

「미안해、그 때 너만 데려간 건、얕은 생각이었어」


그래서 주인이 혼자 공원에 갔던 것인가、라고 베일은 납득했다。

「아직 할 이야긴 남았어。이제 이 사실을 알았으니、너는 어떻게 할 거니。
이대로 내 집에 있어도 되고、그러기 싫다면 어디론가 떠나도 나는 상관하지 않을 생각이야
혹시 내 집에 있기 싫어도 사육실장으로 남고 싶다면、다른 주인을 찾아줄게。이건 내가 책임져야할 문제니깐」

「・・・・・・한 가지 더 알고 싶은 것이 있는 데스、이 사실은 사모님께서는 알고계신 데스?」

「아니、모르고 있어」

왜냐하면 이것은 내 책임이니깐、이라고 남편은 덧붙여 말했다。


별이 뜬 하늘 아래、베일은 잠자고 있는 포루토스에게 기댔다。그리고 조용히 별이 뜬 하늘을 봤다。

「저기 베일한테 무슨 일 있었어?」

「・・・・・・・・・・・・・・・」

부부는 현관에서 자신들의 사육실장을 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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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 후、베일은 여장을 갖추고 현관에 있었다。
베일의 비닐봉투에는 그 봉투를 전부 채울 수 있을 만큼 실장 푸드가 들어있었다。그리고 핸드백에는 물이 든 패트병이 있었다。
베일은 호신용으로 나무막대기를 끈으로 묶어 허리에 찼다。

「저기、정말로 가는 거야?」

「죄송한 데스ー。그래도 꼭 가야겠는 데스」

꽤 망설인 끝에、베일은 공원에서 살기로 결정한 것이다。


남편에게 사실을 듣고 난 다음날、베일은 이렇게 대답했다。

「와타시는 두 분께 정말 소중히 여겨져 행복했던 데스。두 분하고 포루토스를 정말로 좋아하는 데스。
마마가 당했던 일은 유감스러운 일이었던 데스、비록 와타시를 위해 한 일이지만 도둑질은 나쁜 일인 데스。
지금은 자매들이 어떻게 된지 신경 쓰이는 데스ー。혹시、아직 살아있다면 자매들과 만나고 싶은 데스。
그리고 가족이나 동료들의 고향에서、와타시 혼자 살고 싶은 데스。」

「자매들을 찾는 건 집에 있어도 할 수 있는 일 아니니」

「사육실장인 채론、들실장들과 어울릴 수 없는 데스。그리고 자립하고 싶은 데스、자도 낳고 싶은 데스ー」

베일의 소망은 사육실장으로선 쉽게 이룰 수 없는 것이었다、왜냐하면 다산하는 실장석에게는 출산이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내는 느닷없는 베일의 결정에 반대했지만、베일의 결심은 확고하다는 것을 알고 납득했다。
하지만 자립하고 싶다는 것 이외에는 베일의 의지인지 알 수 없었다。그리고 남편도 아내와 같이 베일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부부는 할 수 있을 만큼、자신들이 가능한 정도까지 베일이 떠날 준비를 해주었다。옷은 새롭고 튼튼한 것을 사주고、실장 푸드도 영양가 높은 최고급품으로 준비해주었다。
그리고 공원에서 살 수 있도록 튼튼한 골판지도 숨겨 놨다。
사실 부부는 베일과 공원에 함께 가주고 싶었지만、베일이 인간과 함께 있는 모습을 들실장들이 보면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에 부부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이걸로 한계였다。



「정말로 신세를 졌던 데스、이 은혜는 평생 잊지 않겠는 데스ー」

「건강하게 지내 베일」

「건강하렴、베일」

나중에 부부는 공원에서 베일을 만나도 말을 건네지 못할 것이다。들실장들이 그 모습을 보고 사실을 알게 되면、위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부는 현관에서 베일을 배웅했다。달마시안 포루토스도 뭔가 눈치를 챘는지、지긋이 베일을 바라다보았다。

「포루토스도 건강히 지내란 데스ー」

베일이 오른손을 내밀면 프루토스는 앞발을 내밀었다、그 장면은 마치 서로 악수하는 것 같았다。


베일은 이제 할 말은 다했다고 느끼며、생각을 정리했다。

「모두、부디 건강하게 지내길 바라는 데스」

베일은 그 한 마디 인사말과 함께 머리를 숙이고 난 뒤、다시 뒤를 돌아보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부부와 개는 조용히 베일을 배웅한 뒤、베일의 모습이 없어졌지만 잠시 동안 그대로 있었다。

「괜찮을 거야」

「괜찮겠지、분명」

문득、남편은 포획기를 밖에 설치해둔 채로 놔뒀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남편은 무언가 말을 하고 난 뒤、조용히 포획기를 창고 한 구석에 놔두었다。

・・・・・・‘이제는 내가 낙엽을 모으지 않으면 안 되겠군’




END

댓글 7개:

  1. 마지막 말은 무슨 의미인 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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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냥 베일이 낙엽 치우던걸 이제 자신이 해야겠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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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데에...실장문학답지않은 결말인데스. 그렇다고 결말이 뚜렷한것도 아닌데스 사육실장을 포기한 멍청한 분충의 말로도 아닌 데스. 뭔가 끝부분 묘사는 베일이 치우던 낙엽을 이제 자기가 치워야된단 말말고 다른 의미가 있는거같은데 와타치 머리가 나빠서 잘 모르겠는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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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원래 행복하게 있다가도 그 행복을 박차고 나가서 데드엔딩을 맞는게 실장의 일상이죠 데프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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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제발로 낙원을 걷어찬 분충이 어떻게 될지는 뻔한 것 아님? 작가도 뻔한 내용을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서 저렇게 끝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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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이런 건 열린 결말이 여운이 남는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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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베일이 집 나가자마자 횡단보도에서 '지'하고 로드킬당하는걸로 끝날줄 알았는데 생각지도 않은 여운을 느끼고가는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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